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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생물보안법 'K바이오'엔 기회…中 대신 글로벌 파트너 꿰찬다
생물보안법이 발효되면 중국 바이오 기업과 경쟁 구도에 있는 한국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에서 생물보안법 통과로 직접적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와 에스티팜 등 원료의약품 기업이다.생물보안법 제재 대상에는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됐다. 품질, 수익성 등으로 무장한 우시바이오는 아시아 대표 CDMO 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 170억위안(약 3조2000억원)을 올렸다. 이 중 47%(약 80억위안)는 북미 지역에서 벌어들였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회원사 가운데 79%가 우시바이오 등 중국 CDMO에 의존한다.업계에서는 국내 CDMO 기업을 우시바이오의 빈자리를 메울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공장 신증설 등으로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우시바이오와 계약이 끊긴 물량을 수주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내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우시바이오가 강점을 보이던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본격 생산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제조 파트너를 바꾸는 데 보통 5~8년 걸리므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신규 계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원료의약품 기업도 수혜주다. 에스티팜은 지난달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에 신약 원료를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본래 중국 기업에서 원료를 받던 제약사지만 생물보안법 제정으로 공급사를 바꾼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 시생산 원료 공급을 시작한다”며 “생물보안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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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헬스케어 정리…바이오로직스는 키운다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롯데헬스케어를 정리하는 대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밝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바이오 역량을 ‘올인’하기로 했다.9일 바이오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한 달여간 비상경영체제를 거치며 롯데헬스케어 사업을 접고, 롯데헬스케어가 투자한 바이오 기업 지분 정리 작업에 들어가기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헬스케어의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사업은 정리하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롯데웰푸드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4월 롯데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야심 차게 출발한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주로 선보였다. 하지만 주력 사업으로 내세운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까지 겹쳤다. 지난해 롯데헬스케어는 매출 8억원, 영업손실 229억원을 기록했다.CDMO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사업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2년 6월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1년 만에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인수하며 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22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함에 따라 CDMO 사업 전망 자체는 밝은 편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투자해 인천 송도에 36만L 규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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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치, CVC캐피탈로부터 2000억원 유치…"해외 M&A 자금확보"
파마리서치가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5일 발표했다. 파마리서치는 이번 투자금을 해외 인수합병(M&A)에 우선적으로 활용한 뒤 주요 국가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데 쓸 예정이다.파마리서치는 CVC캐피탈(이하 CVC)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CVC는 운용자금이 약 280조원에 달하는 유럽계 사모펀드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CVC는 헬스케어 기업을 포함해 세계 130개 이상 기업에 투자한 선두 사모펀드”라며 “단순 자금조달을 넘어 CVC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재생의학 및 미용 전문기업 파마리서치는 스킨부스터 ‘리쥬란’, 관절강 주사 ‘콘쥬란’ 등을 개발한 회사다. 지난해 261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절반 가까이를 리쥬란 콘쥬란 등의 의료기기에서 벌어들였다. 리쥬란의 경우 중국, 싱가포르, 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준비 중이다.이번 투자금은 해외 M&A, 글로벌 현지시장 개척뿐 아니라 연구개발(R&D)에도 대폭 쓰일 계획이다. 기존 제품 고도화, 신제품 개발 등을 위해 R&D 자원을 투자하는 식이다. 김신규 파마리서치 대표는 “CVC의 투자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고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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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이노베이션, CAR-T 개발사 ‘베리스모’ 100% 자회사 편입
HLB이노베이션이 미국의 CAR-T 치료제 개발사인 베리스모테라퓨틱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5일 밝혔다. HLB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미국에서 임상이 진행 중인 첨단 세포치료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향후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 개선도 기대한다.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100% 자회사인 HLBI USA가 베리스모와 삼각주식교환 및 합병을 진행한다. 거래방식은 HLB이노베이션이 HLBI USA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이어 HLBI USA도 HLB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에 참여, 이를 통해 확보된 HLB이노베이션의 보통주를 베리스모의 구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이후 HLBI USA와 베리스모가 합병절차를 완료하면, HLB이노베이션은 베리스모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HLB이노베이션이 베리스모를 인수하는 방식은 과거 HLB가 미국 신약기업인 엘레바테라퓨틱스를 삼각합병 방식으로 인수한 것과 유사하다.HLB는 지난 2019년 미국 자회사와 엘레바의 흡수합병을 통해 엘레바의 지분을 모두 확보했다. 이후 리보세라닙의 임상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신약개발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 개선을 이뤄냈다. HLB이노베이션도 HLB의 성장모델을 따를 예정이다. 베리스모는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한 펜실베니아대학(유펜) 연구진들이 참여해 설립한 바이오 기업이다. 성공 경험과 함께 독보적인 기술력이 집약된 KIR CAR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중인 임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특히 베리스모는 유펜과 협업을 통해 CAR-T 의약품 생산과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대학의 교수들이 전임상 연구 및 임상에도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CAR-T의 아버지라 불리는 &l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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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으로 암진단' 큐브바이오, 내년초 나스닥 도전
세계 최초로 소변 암 진단키트를 개발한 큐브바이오가 내년 1분기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스팩(SPCA) 합병을 진행한다고 2일 발표했다.큐브바이오는 미국 상장을 위해 스팩 기업 마운틴크레스트와 합병 본계약을 맺었다. 스팩 기업이란 비상장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위해 설립된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를 뜻한다. 비상장사는 기업공개(IPO) 대신 스팩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할 수 있다.큐브바이오는 지난 5월 마운틴크레스트와 텀시트(주요거래조건서)를 체결한 뒤 본격적으로 미국 상장을 준비했다. 연말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짓고 내년 1분기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뒤 시가총액 15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이 회사는 대사물질의 농도를 분석하고 암 유무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몸속 에너지가 한정된 상태에서 암세포가 생기면 아미노산, 칼슘, 포도당 등 체내 대사물질에도 변화가 생긴다. 큐브바이오는 고감도 바이오센서와 특정 효소물을 활용해 대사체 농도를 측정한다. 이 회사 시약에 소변을 넣은 뒤 5분이 지나면 결과가 나온다.회사 관계자는 “소변 검체를 이용한 검사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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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맥박이 멈췄다…연구소 폐쇄·중고 세포배양기 매물 쏟아져
미국에서도 탐낸 희귀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한 A사는 최근 임상 1상에 성공하고도 2상을 포기했다. 벤처캐피털(VC)들이 후속 투자를 주저해 운영자금이 바닥나는 바람에 연구인력을 대거 내보냈기 때문이다.바이오업계의 자금난이 장기화하면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구조조정, 유휴 장비 매각, 인력 감축에 나서는 것은 물론 연구소를 폐쇄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신약개발산업의 ‘공동화(空洞化)’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팔 건 다 팔고 직원도 내보내”1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다국가 임상은 2020년 15건에서 2023년 31건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글로벌 임상시험에 나서는 유망 신약 후보물질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임상 건수 증가는 바이오기업에 비용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신약개발이 잘될수록 더 많은 임상 비용이 들기 때문에 회사는 역설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1분기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고 연구개발 인력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일부 바이오기업은 자체 연구시설을 없애고 여러 기업과 돈을 모아 ‘공유 연구실’을 마련해 연구 기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국내 바이오산업의 자금 혹한기가 1~2년 더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 회계법인 대표는 “우량 기업들도 장기전에 대비해 미리 ‘실탄 구하기’에 나서면서 어려워진 바이오회사들은 대부분 경영권을 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바이오 연관 산업도 직격탄신약개발이 타격을 받자 임상시험수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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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암흑기…"1000社 잠재적 매물"
“국내 1000여 개 바이오기업 모두 잠재적 매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한 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업체 대표의 말이다. 자금난 장기화 여파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구조조정, 유휴 장비 매각, 인력 감축, 임상 중단 등으로 연명하는 바이오기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사실상 ‘떨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유한양행 등 일부 ‘스타’ 제약·바이오기업이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등 주목받고 있지만 대다수 바이오기업은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 1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고 바이오 장비 직거래 마켓에 의약품 보관용 냉동고, 세포배양기, 고속원심분리기 등 58건의 매물이 나와 있다. 5개월 전(34건)보다 70% 증가했다. 협회가 운영하는 이 마켓에 올라오는 중고 장비 매물 건수는 바이오 업황 바로미터의 하나다. 한 바이오기업 연구원은 “의약품 보관용 냉동고와 세포배양기 등은 바이오기업이 서너 대씩 보유해야 하는 기본 장비”라며 “최근 현금이 급한 나머지 이런 기본 장비마저 내다 파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다.연구실마저 폐쇄한 무늬만 바이오기업인 곳도 한둘이 아니다. 항암제 신약개발사 A사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신약개발사 B사는 벤처캐피털에서 수백억원의 투자를 받아 유망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최근 직원을 모두 내보내고 대표 혼자만 남은 1인 기업이 됐다. 한 회계법인 대표는 “이대로 투자 경색이 지속된다면 연말에는 국내 1000여 개 바이오회사 중 절반가량이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휴면기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바이오벤처의 자금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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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바이오 투자 냉각…정부 '심폐소생술' 절실
바이오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된 것은 과도한 상장(IPO) 관련 규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바이오업계가 3년 넘게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지만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약개발의 ‘젖줄’ 역할을 해야 할 벤처캐피털(VC)이 유명무실해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제2의 알테오젠’이 나오려면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펀드 조성 등 정부의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1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꼽는 대표적 규제는 한국거래소의 비현실적인 상장제도다. 한국거래소는 자기자본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손실(법차손)이 3년간 2회 지속된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기술특례상장 바이오기업은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제도 자체가 바이오산업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신약개발은 보통 10년 넘게 걸리는데, 이 기간에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오를 제조업과 같은 회계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벤처캐피털이 법차손 규정 때문에 바이오 투자를 주저한다”며 “회계감사인이 판단해 회사 재무 상태가 나쁠 경우 ‘한정의견’을 내면 해결될 일을 정부가 이중으로 규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미국 등 선진국 어디에도 법차손 규제가 없다. 미국은 매출, 순이익, 시가총액 등 여러 조건 중 한 가지만 지켜도 상장이 유지되지만 한국은 한 가지만 못 지켜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다. 한 상장사 대표는 “지난해 미국 화이자가 매년 수천억원씩 영업적자를 기록해온 신약 개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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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비용 감당 힘들다"…우량기업도 매각 물밑협상
우량한 바이오·헬스케어업체들도 인수합병(M&A) 물밑 협상이 한창이다. 독보적인 신약 기술을 가진 바이오기업도 수천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글로벌 임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1일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사 바이오·의약·헬스업종 M&A 추진 건수는 25건으로 전년 동기(19건)에 비해 31% 늘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상반기 비상장사 바이오·의약·헬스기업의 M&A 규모는 6177억원으로 전년 동기(4625억원)보다 33.5% 증가했다. 한 글로벌 M&A자문회사 임원은 “1세대 경영자의 은퇴 시기 도래, 새로운 성장동력 및 자본의 필요성 등으로 한국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M&A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고 말했다.M&A업계에 따르면 유전자 진단업체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국내 대표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업체 아미코젠 등 공개된 매물 외에도 보톡스업체 A사와 의료도소매업체 B사, 의료기기업체 C사, 인공지능(AI) 바이오기업 D사, 재생의료업체 E사 등이 비공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업계에선 바이오 분야로 진출을 꾀하는 오리온이 지난 1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강자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것을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창업자인 김용주 대표가 경영을 이어가면서 신약 기술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대기업으로부터 수혈받았기 때문이다.최근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해외 매물 대신 국내 매물로 시선을 돌리고 있고, 사모펀드(PEF)가 미용·의료기기 분야 매물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인 데일리파트너스의 이승호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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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 뜨고 배터리 지고…증시 물갈이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권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코스닥시장에선 10개 종목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로 금융주와 바이오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면서다.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8월 30일)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인 5개 종목의 순위가 바뀌었다. 시총 상위 4대장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순위 변동이 없었다. 현대차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치고 시총 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책의 영향으로 올 들어서만 시총이 11조원 불어났다.상반기 밸류업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금융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0위권 밖에 있던 KB금융과 신한지주가 나란히 여덟 계단씩 오르며 각각 9위, 10위에 안착했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홀딩스는 7위에서 11위로, 삼성SDI는 11위에서 14위로 떨어졌다. 업황이 악화된 네이버와 LG화학도 10위권에서 이탈했다.코스닥시장에선 순위변동이 더 크게 일어났다. 1년도 안 돼 시총 10위 종목 전체가 바뀌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을 달군 2차전지 관련주가 밀려나고 제약·바이오주가 시장 주도주로 떠오르면서다.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알테오젠은 지난달 27일 에코프로비엠을 밀어내고 코스닥 시총 1위 자리에 올랐다. 자체 개발한 히알루로니다제 ‘ALT-B4’의 기술 수출 소식 등이 주목받으며 올해 주가가 세 배 이상 폭등했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5조원대에서 현재 1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HLB도 지난달 말 시총 3위에 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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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미래 먹거리, 최태원 장녀가 발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맏딸인 최윤정 SK바이오팜 본부장(사진)이 회사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방사성의약품(RPT)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오너 3세인 최 본부장의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 사업 로드맵을 설명하는 온라인 콘퍼런스콜을 30일 열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최 본부장이 발표와 질의응답을 맡았다.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최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임원으로 승진한 뒤 외부에서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사들여 오는(기술이전)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이 7900억원을 들여 홍콩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을 기술이전해온 것도 최 본부장의 작품이다.최 본부장은 방사성의약품 세부 사업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내년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두 개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방사성 치료제뿐 아니라 진단제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2026년 진단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허가당국에 제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방사성의약품은 암세포에 ‘핵폭탄’을 전달하는 원리의 차세대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보다 효능이 좋으면서 부작용은 적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최 본부장은 “FL-091은 블록버스터 가능성이 충분한 약물”이라며 “내년 하반기 미국과 한국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하고, 2034년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했다.SK바이오팜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후속 타자로 방사성의약품,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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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진 팀장 "다음 주도주는 바이오…자산가 관심 커졌다"
“자산가 사이에서 바이오 업종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 팀장(사진)은 29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카멀라 해리스 등 미국 양당의 대통령 후보가 모두 약가 인하 정책과 생물보안법에 우호적”이라며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관련 종목으로 눈을 돌릴 때”라고 강조했다.그는 미국 바이오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팀장은 “셀트리온은 지난 3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짐펜트라’를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처방집 등재 계약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짐펜트라 매출은 올해 3000억원 수준에서 2030년엔 7배 늘어난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약가 인하와 생물보안법 등 현지 정책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시행 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미국 진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다음달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중국 기업이 담당하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물량이 국내 업체로 넘어올 가능성도 커진다. 금리 인하에 실적 개선까지 더해지며 제약·바이오 업종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바이오 다음으로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업종으로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련 종목을 추천했다. 신 팀장은 “특히 완성차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밸류업 지수를 구성할 때 제조업 영역에서 편입할 만한 섹터가 자동차 외에 많지 않다는 의견이다. 신 팀장은 “금융 섹터에선 밸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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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혹한기 끝났나…바이오 기업 속속 IPO 도전장
한동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던 바이오 기업의 상장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2년여간 이어져 온 바이오 투자 혹한기가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서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7~8월에만 엑셀세라퓨틱스를 비롯해 6개 기업이 증시에 신규 입성했다. 상반기에 바이오·헬스케어 신규 상장사는 5곳에 불과했다.티디에스팜 주가가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에 성공하고 이엔셀 등은 장중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기록하는 등 상장 직후 성적표도 좋았다.후발 주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에이치이엠파마, 셀비온, 쓰리빌리언 등 다수 바이오 기업이 9월 기업공개(IPO)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사 셀비온은 9월 5~11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도 9월 6~12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해 10월 상장을 목표로 한다. 지난 7월 거래소 예심 승인을 받은 희귀질환 진단 기업 쓰리빌리언도 이번 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 기업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6월 이후에만 동국생명과학 등을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에 속한 IPO 기업 10여 곳이 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신약 개발사부터 의료기기, 재생 의학, 필러, 진단키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상장에 도전한다.바이오 및 헬스케어는 한때 국내 IPO 시장에서 유망 업종으로 손꼽혔던 업종이지만, 한동안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수년간 많은 바이오 IPO 기업이 특례 상장 제도 등을 활용해 증시에 입성했지만 실제로 시장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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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켐바이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 제출
듀켐바이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한다.이번 코스닥 이전 상장은 기업 가치 제고와 자금조달 및 주식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됐다.듀켐바이오는 2009년부터 방사성의약품 제조소를 운영했다. 2014년 코넥스에 진출하며 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와 인력을 구축하고 제품군을 확대하며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기반을 다져왔다.그동안 꾸준히 제조 시설과 유통망 구축에 집중한 듀켐바이오는 현재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제조소를 포함해 전국에 국내 최다인 12곳의 방사성의약품 제조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치매, 파킨슨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진단제, 암 진단제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실적 또한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듀켐바이오의 매출액은 2021년 109억원, 2022년 324억원, 2023년 347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8.7% 증가한 52억원을 기록했다.특히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90%이다. 올해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 국내 승인에 이어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까지 글로벌 시장에 등장했다. 듀켐바이오는 각 신약의 국내 임상 과정에 진단제를 공급하기도 했다. 치매 치료제 공급이 본격화되면 방사성의약품 진단제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여기에 최근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을 인수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역량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듀켐바이오는 최근 방사성의약품 R&D 전문기업 ‘라디오디앤에스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기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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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퇴사임원과 스톡옵션 지급 관련 소송에서 최종 패소
신라젠 이전 경영진과 과거 퇴사한 임원 간의 스톡옵션 지급 관련 소송이 지난한 과정 끝에 결판이 났다. 퇴사임원이 2018년 처음 소를 제기한 뒤 약 7년 만이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면서 신라젠은 공탁했던 57억원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신라젠은 이전 경영진이 퇴사한 임원 대상으로 한 스톡옵션 지급 관련 소송에서 회사가 최종 패소했다고 26일 밝혔다.이전 신라젠 경영진은 퇴사한 임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미지급하기 위해 청구인과의 소송을 진행해왔고 2019년 현금으로 57억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회사는 57억원의 현금을 공탁금을 예치하고 상고해 2심을 진행했으나 2심 역시 회사의 패소로 결론났다. 그럼에도 당시 신라젠 경영진은 이에 불복하여 추가로 57억원을 중복으로 공탁하여 대법원에 상고하는 결정을 진행했다. 이렇게 묶인 금액이 총 114억원이었다.이후 약 4년간 이어진 대법원 소송 과정 중 신라젠은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전면 교체됐다. 회사측 관계자는 “대법원 최종 판결이 확정돼 대법원 상고 때 공탁한 현금에서 일부 이자를 제외하고 회사가 환급받을 예정”이라며 “회사가 환급받을 예상 금액은 55억원 내외로 예상된다”고 했다.공탁했던 나머지 57억원은 승소한 퇴사 임원에게 지급될 예정이다.이 관계자는 이어 “이전 신라젠 경영진 및 최대주주가 진행한 소송이기에 현재 회사 측에서 소송 취지 및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대법원 상고 시 중복으로 공탁했던 약 55억원 내외의 현금이 회사로 다시 유입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현금이 추가로 회사로 확보되어 재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