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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좀비 기업들 '파산 쓰나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 사이에서 ‘파산 쓰나미’가 일고 있다. 고금리로 자금 조달 환경이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좀비 기업’들을 연명하게 했던 정부 지원금이 끊긴 것이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각국 통계청과 법원 자료를 인용해 올해 1~9월 미국의 기업 파산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2010년 이래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올해 큰 폭으로 반등했다.같은 기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도 파산한 기업 수가 전년 대비 13%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8년 만에 최고치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선 무려 25%의 증가율이 확인됐다. 독일 통계청 데스티타스는 “지난 6월부터 매달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이 지속해서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도 30% 넘는 증가율이 나타났다.현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덴마크(144.51, 100=2008~2009년), 스웨덴(132.28), 영국(112.62), 스페인(112.87), 핀란드(108.76), 노르웨이(107.67) 등에서 금융위기 때보다 파산 건수가 늘었다.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10월까지 12개월간 전 세계 투기등급(투자부적격등급) 기업의 부도율을 4.5%로 집계했다. 과거 평균치인 4.1%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 대형 약국 체인 라이트에이드, 벨기에 소매업체 아이디얼스탠다드인터내셔널, 영국 금융회사 하야홀드코2 등이 파산 대열에 오른 대표 사례들로 거론된다.영국 컨설팅 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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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PO 앞둔 네이버웹툰, 베스트바이 출신 CFO 영입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베스트바이 재무 총괄 출신인 데이비드 리(사진)를 네이버웹툰 미국 본사로 영입했고, 자체 콘텐츠를 해외 플랫폼에 공급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14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골자로 한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내년 미국 증시에 네이버웹툰의 IPO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 몸집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며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웹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데이비드 리를 영입했다. 데이비드 리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재무 총괄 출신이다. 델몬트푸드 전략·재무 총괄, 임파서블푸드 CFO 겸 COO를 지내는 등 미국 기업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전략을 챙겨온 김용수 네이버웹툰 전략실장이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신임 CFO 겸 COO, CSO를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네이버웹툰은 볼 만한 콘텐츠 IP를 영상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에서 2018~2021년 연재된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가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8명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내년 미국을 비롯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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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에서 7900억으로…뉴욕증시서 씨 마른 中기업 IPO
중국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 당국에 공개하기로 한 후 1년간 중국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올 들어 뉴욕증시에서 2억달러(약 2630억원) 이상 규모의 중국 기업공개(IPO)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블룸버그 자체 집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전체 IPO 규모도 크게 줄었다. 2021년 130억달러(약 17조1500억원)였던 중국 상장사들의 IPO 규모는 올해 6억달러(약 7900억원)로 95% 급감했다.약 1년 전인 지난해 12월 1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감사하는 중국 본토와 홍콩 소재 회계감사법인에 대해 감리 권한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미국은 앞서 오랜 기간 중국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사 불투명을 지적해왔으나 중국은 국가 보안을 이유로 자국 기업에 대한 감사 정보를 미 당국에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미 의회는 2020년 자국 회계기준에 따른 감리를 3년 연속으로 거부한 기업들은 뉴욕증시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했다.이 법에 따라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중국 기업 200여 곳이 2024년부터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 당국의 회계감사법인 접근 권한에 동의했다.양국의 합의로 알리바바와 핀둬둬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대기업의 상장폐지 위험은 줄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신생 기업들의 미국 IPO가 부진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해외 당국의 감사를 받게 된) 중국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규제를 우려해 해외 증시에서 대규모 IPO를 고려하지 않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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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 미국채30년커버드콜ETF 14일 상장
KB자산운용이 미국채30년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인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 ETF’를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 ETF는 30년 만기 미 국채에서 발생하는 쿠폰 이자와 콜옵션 프리미엄으로 투자자에게 매달 분배금을 지급한다. 연환산 분배율은 10월 말 기준 평균 8~10% 수준이다.기초지수는 ‘블룸버그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OTM 커버드콜 지수’다. 잔존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 40종목과 해당 ETF의 콜옵션으로 구성됐다.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미국 경기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의 매파적 동결 혹은 매우 완만한 속도로의 인하가 전망된다”며 “변동성 완화 시기에 효율적인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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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美 '오일 붐'…원유 생산 사상 최대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산 원유의 범람으로 국제 유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석유 시추 인허가를 내준 덕분에 원유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1320만 배럴로 2019년 11월 기록한 종전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연평균 일일 생산량도 129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년 전에 비해선 두 배 수준의 연간 생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산 원유의 대규모 공급으로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초가을 배럴당 90달러에서 최근 7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과거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한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유가 상승을 노리고 생산을 줄여 미국은 압도적인 생산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에도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린 미국 기업들의 투자 열기는 거세질 전망이다.코로나19 팬데믹 시기까지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대규모 원유 시추 인허가를 내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알래스카 윌로 유전을 비롯해 17개의 대형 석유 시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생물다양성센터는 이들 유전에서 누적 32억t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국제 사회도 미국의 석유 붐을 가로막지 못할 전망이다. UAE 두바이에서 이날까지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합의문에 넣는 데 실패했다. 술탄 아메드 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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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아메리칸 오일 붐'…美 원유 생산 사우디의 1.5배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산 원유의 범람으로 국제 유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석유 시추 관련 인허가를 내주고 있어 당분간 원유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독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1320만 배럴로 2019년 11월 기록한 일일 1300만배럴을 넘어섰다. 연평균 일일 생산량도 129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년 전에 비해선 두 배 수준의 연간 생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산 원유의 대규모 공급으로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초가을 배럴당 90달러에서 최근 7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과거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유가 상승을 노리고 생산을 줄인 탓에 미국은 압도적인 생산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1310만 배럴로 사우디(890만배럴)의 1.5배에 이른다. 전쟁 비용을 조달하려고 시설을 최대로 가동 중인 러시아(990만배럴)의 생산량 역시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엑슨모빌은 이달초 내년 원유 탐사와 생산 시설 등 투자 예산을 연간 270억달러로 올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엑손모빌은 셰일가스 기업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스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전방위로 생산 확대에 나섰다. 셰브런과 옥시덴탈 역시 석유 기업 인수를 단행하는 등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우디와 UAE 등 석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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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밀린 美백화점 몰락…1등 메이시스도 'M&A 타깃'
미국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를 58억달러(약 7조6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투자회사들이 제안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e커머스가 급성장해 백화점산업이 쇠퇴하고 주가도 떨어진 가운데, 메이시스가 미 전역에 보유한 매장의 부동산 가치를 노린 거래 제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 아크하우스매니지먼트와 자산운용사 브리게이드캐피털매니지먼트가 메이시스 주식을 주당 21달러, 총 58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메이시스 측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투자회사들이 제시한 가격은 메이시스의 8일 종가(17.39달러)에 약 21%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인수 의향자들은 향후 실사를 거쳐 인수 제안가를 높일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아크하우스는 사무실, 아파트 등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는 회사다. 브리게이드캐피털은 소매업에 주력하는 투자사로 미 백화점 기업인 JC페니, 니만마커스 등에 투자했다.메이시스는 백화점 매장 약 500개에 고급 백화점 체인인 블루밍데일스 매장 32개, 블루밍데일스 아울렛 매장 21개 등을 보유한 거대 유통기업이다. 뷰티 전문 매장인 블루머큐리 매장도 158개 운영하고 있다. 매년 추수감사절에 뉴욕에서 진행하는 메이시스의 퍼레이드는 1924년부터 100년간 이어지며 미국인이 가장 기다리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이런 외형과 달리 메이시스 주가는 올해 들어 15.8% 떨어졌다. 전고점인 2021년 11월 19일(34.71달러) 대비 반토막 났다. 2015년 기록한 70달러 선 대비로는 4분의 1 수준이다. 2020년 팬데믹 직격탄을 맞으면서 JC페니, 니먼마커스 등 대형 백화점이 줄파산했고, 팬데믹 이후에는 e커머스의 급성장과 전문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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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6400억에 사겠다"…美 최대 백화점, 기업 사냥꾼에 먹히나
글로벌 투자사 연합이 최근 미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를 58억달러(약 7조64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데믹과 e커머스의 급성장으로 백화점 산업이 쇠퇴한 가운데 메이시스가 미 전역에 보유한 매장의 부동산 가치를 노리고 접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인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브리게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메이시스 주식을 주당 21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메이시스 측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총 58억달러 규모다.메이시스 주가는 지난 8일 뉴욕증시에서 17.39달러에 마감했다. 투자사 연합이 제시한 가격은 약 21%의 주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투자사 연합은 향후 실사를 거쳐 인수 제안가를 높일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아크하우스는 사무실과 아파트 등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는 회사다. 브리게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소매업에 주력하는 투자사로 미 백화점 기업인 JC페니, 니만 마커스 등에 투자했다.WSJ에 따르면 자사 펀드를 통해 이미 메이시스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는 이러한 제안을 메이시스 측과 논의했다. 메이시스는 이사회를 열어 인수 제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 측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미 최대 백화점 법인인 메이시스는 백화점 매장 약 500개에 고급 백화점 체인인 블루밍데일즈 매장 32개, 블루밍데일즈 아울렛 매장 21개 등을 보유한 거대 유통 체인이다. 뷰티 전문 매장인 블루머큐리 매장도 158개 운영하고 있다. 매년 추수감사절에 뉴욕에서 진행하는 메이시스의 퍼레이드는 1924년부터 100년간 진행된 연례 행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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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EC, 투자자문사 AI 사용 실태 조사…"규제 나서나" 촉각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한경DB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투자자문사에 대한 인공지능(AI) 사용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회사가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감독하는지 물은 것이다. SEC가 향후 투자자문사들의 AI 사용 규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최근 다수의 투자자문사에 AI 관련 주제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WSJ는 규제 준수 컨설팅 회사인 비질런트 컴플라이언스가 입수한 문서를 토대로 “SEC가 AI 관련 마케팅 문서,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에 사용되는 알고리즘 모델, 제3자 제공업체 및 준수 교육을 포함한 주제의 세부 정보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SEC의 이번 조사는 일부 자문사가 AI 기술 채택에 나섰거나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시작됐다. 세계 최대 투자자문사인 블랙록은 구글 출신의 통계학자와 스탠퍼드대 공대 교수가 공동 대표로 있는 AI 연구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JP모건도 뉴욕에 AI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8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자산 관리 분야에서 “AI가 놀라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AI가 투자자를 지원하고 인간이 식별할 수 없는 추세와 패턴을 감지하는 데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이번 조사를 두고 앞으로 SEC가 투자자문사들의 AI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AI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공개적으로 금융 산업의 AI 채택 증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피해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AI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를 예상치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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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플레 논쟁은 '현재진행형'…"물가 잡혔다" vs "충분치 않다"
미국에서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디플레이션까지 일어나고 있지만 월가에선 여전히 인플레이션 논쟁이 뜨겁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등이 둔화하긴 했지만 아직도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 2%를 훨씬 웃돌고 있어서다.7일(현지시간) 월가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던) 미국 소비자 행동의 특이점이 실제로 사라졌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특이점은 두 가지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 정책으로 쌓인 초과저축액이 국민들의 소비를 촉진시켰다. 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공포가 가라앉으면서 여행과 외식 등 그간 누리지 못했던 부문에서 소비가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초과저축액이 소진되고, 서비스 부문이 이끌던 임금상승률도 둔화 추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CE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5%이고 3개월 평균은 2.4%(연율)다. 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이다. PCE는 Fed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CPI보다 더 비중 있게 참고하는 지표다.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과 고용주의 복리후생 비용 등 CPI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물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반면 경제가 식어가고 있긴 하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미국의 10월 비농업 부문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1%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2~3%보다는 여전히 높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생산성이 연평균 1% 높아진다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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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요 확 줄었다…구리값도 하락
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국제 원유뿐 아니라 경기 예측 지표인 구리 가격까지 최근 하락 전환했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원유와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퍼지면서다.전문가들은 수요 약세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금리와 노동시장 냉각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美·中 경기 둔화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73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달 꾸준히 올랐지만 이달 들어 하락 전환했다. 11월 2일 3.6725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12월 1일 3.9315달러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 전환했다.구리 가격이 11월에 오른 것은 파나마와 페루 등 주요 생산국의 구리 광산에서 광부들의 파업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 완화 기대에 따른 달러 가치가 한때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하지만 12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고, 내년 성장률도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각종 산업용 재료로 널리 쓰이는 구리는 실물 경제 흐름에 대한 예측력이 뛰어나 ‘닥터 코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구리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중국은 구리를 포함한 비철금속의 최대 소비국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중심으로 중국의 부동산 시장도 위기를 맞았다.미국도 주택 경기가 악화하긴 마찬가지다. 미국은 최근 모기지 금리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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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이어 구리 가격도 하락 전환…경기둔화에 원자재 수요 급감하나
전 세계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국제 원유뿐 아니라 경기 예측 지표인 구리 가격까지 최근 하락 전환했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원유와 원자재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다.전문가들은 수요 약세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금리와 노동시장 냉각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美·中 경기 둔화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73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달 꾸준히 올랐지만 이달 들어 하락 전환했다. 11월 2일 3.6725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12월 1일 3.9315달러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 전환했다.구리 가격이 11월에 올랐던 것은 파나마와 페루 등 주요 생산국의 구리 광산에서 광부들의 파업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 완화 기대에 따른 달러 가치가 한 때 하락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하지만 12월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고, 내년 성장률도 4%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리는 실물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닥터 코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특히 중국은 구리를 포함한 비철금속의 최대 소비국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중심으로 중국의 부동산 시장도 위기를 맞았다.미국도 주택경기가 악화하긴 마찬가지다. 미국은 최근 모기지 금리가 연 7%를 넘어서면 주택 거래량이 급감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기존주택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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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디플레 그림자…WTI, 70달러 밑으로 '뚝'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미국에선 내구재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전 세계에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69.38달러로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전날 종가보다도 2.94달러(4.1%) 내려갔다.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보다 2.9달러(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 역시 7월 초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이밖의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방침에도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것은 전 세계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로 원유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선 내구재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무디스는 5일 중국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의 과도한 부채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이유로 중국의 국가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이미 미국에선 국제 원유 가격 하락이 휘발유 소매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휘발유 평균 소매가가 1월 3일 이후 최저인 갤런 당 3.2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1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9월 중순 고점 대비로는 15%가량 하락한 것이다.BOK 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현재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 중심&rd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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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용 냉각…"고임금-인플레 악순환 끝났다"
미국 경제를 강하게 떠받치던 노동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넘쳐나는 일자리와 구인난에 따른 고임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이른바 ‘임금-물가 스파이럴(나선소용돌이)’이 드디어 끊어졌다는 평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미국 노동부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구인 건수는 전월보다 61만7000건 감소한 870만 건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40만 건에도 크게 못 미쳤다.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2022년 3월 1200만 건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노동부는 미국 전역 1만6400개 사업장을 포함한 민간 부문과 연방 주정부 및 지방정부 등을 조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인·이직 보고서를 발표한다. 10월엔 주요 업종별로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부문에서 23만6000건이 줄었고, 금융·보험에서 16만8건이 감소했다.노동시장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이직률은 2.3%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직률은 2022년 4월 3%를 찍은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이직률이 낮다는 것은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일자리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물가 상승 둔화 속도 빨라질 듯미국 노동시장은 고금리 상황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을 훨씬 웃도는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소비를 진작했다. 외신에선 임금과 물가가 나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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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얼어붙나'…일자리 2년 7개월 만에 최저
미국 경제를 강하게 떠받치던 노동시장이 드디어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미국 노동부가 5일(현지시간 ) 발표한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구인 건수는 전월보다 61만 7000건 감소한 870만건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40만건에도 크게 미달했다.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2022년 3월 1200만 건의 3분의 2수준에 그쳤다.주요 업종별로 보면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부문에서 23만6000건이 줄었고, 금융·보험에서 16만8건이 감소했다.뜨거운 노동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이직률은 2.3%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직률은 2022년 4월 3%에 도달한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미국 고용주들은 올해 10월까지 월평균 23만 9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이 또한 2022년 40만개에 비해 둔화한 수치다. 끊어진 임금-물가 스파이럴… 물가 둔화 속도 빨라질 듯미국 노동시장은 고금리 상황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을 훨씬 웃도는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소비를 진작했다. 외신에선 임금과 물가가 나선 소용돌이(스파이럴)를 만들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미국의 9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33만6000개 늘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만개 증가)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전달(22만7000개)보다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