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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10대 그룹이 밸류업 프로그램 선도적으로 참여해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은 22일 국내 10대 그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10대 그룹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SK· LG·POSCO홀딩스·롯데지주·한화·GS·HD현대·신세계 등의 재무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정 이사장은 "현재 금융업종 중심으로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공시되고 있고, 하반기에는 다양한 업종으로 공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인 10대 그룹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도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재무 담당 임원들은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밸류업 공시(예고 공시 포함)를 한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는 전날 예고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2024년 4분기 중 공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총 20개사다. 전체 상장사의 0.6% 수준이다. KB금융, 키움증권, 우리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등 금융권 기업이 다수를 차지해 타 업종 기업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는 "향후 설명회 등을 통해 기업의 밸류업 공시 사례를 안내하고, 우수기업 사례를 발굴하는 등 상장기업의 공시 참여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다음달 중 발표하고, 연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및 밸류업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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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롯데상사 합친다…"연매출 5조 식품회사 탄생"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롯데상사가 합병을 추진한다. 롯데웰푸드와 유지류 등 농축수산물을 수입·유통하는 롯데상사를 합병해 제조 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합치면 연매출 5조원에 이르는 대형 식품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다음달 롯데상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롯데웰푸드가 비상장사인 롯데상사를 흡수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상사 일부 팀은 지난 3월부터 서울 영등포 롯데웰푸드 본사로 출근해 양사 통합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해왔다.롯데상사는 버터, 마가린에 들어가는 유지원료와 호주·미국산 소고기 등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회사다.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각각 지분 44.86%, 32.5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191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냈다. 전체 매출의 35.2%(2529억원)가 롯데웰푸드와의 거래에서 나왔다.롯데웰푸드가 롯데상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유지 식품 등의 제조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7월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덩치를 두 배 가까이(2021년 매출 2조1454억원→2023년 4조664억원) 키웠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다소 낮아졌다. 롯데웰푸드의 매출 원가율은 2021년 65.8%에서 지난해 72.2%로 높아졌다.롯데웰푸드 사업 부문은 건과(제과), 빙과, 유지 식품, 육가공 등으로 나뉘는데, 특히 롯데상사에서 주로 원재료를 떼 오는 유지 식품 부문과 육가공 부문이 원가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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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수출·헬스 '양날개'로 날았다
롯데웰푸드가 해외 사업과 헬스·웰니스 부문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롯데웰푸드의 매출이 4조20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롯데웰푸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335억원) 대비 49.8% 증가한 1006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매출은 1조99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2% 줄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B2B)용 식자재 사업 축소로 매출은 줄었지만, 여름 성수기 빙과 판매량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제로(0) 칼로리 아이스바와 ‘졸음번쩍껌’, ‘이지프로틴’ 등 롯데웰푸드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헬스·웰니스 부문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0㎉ 아이스바는 현재까지 3000만 개 넘게 팔렸다. 0㎉ 아이스바의 선전으로 2분기 빙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196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졸음번쩍껌 매출도 42% 증가했다.롯데웰푸드의 지난해 국내 매출 중 헬스·웰니스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9%였다. 롯데웰푸드는 헬스·웰니스 부문 매출 비중을 2028년까지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해외 사업도 실적 증대에 기여했다. 인도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생산성 증가로 올 상반기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5.6%, 37.6%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인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제과·빙과업체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인도 제과업체 패리스를 인수해 롯데인디아로 사명을 바꾸고 국내 식품업체 중 처음으로 인도에 진출했다. 롯데인디아의 매출은 2022년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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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롯데건설 회사채 미매각…연 5.8% 금리로 추가청약
롯데건설이 기관투자가 대상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건설채를 외면하는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고 절반 이상의 물량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만에 계열사 지원 없이 자금조달에 나선 이 회사는 고금리를 앞세운 추가 청약을 진행해 물량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1년6개월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을 비롯해 회사채 15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 1년6개월물에 570억원, 2년물에 200억원 등 77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완판(완전 판매)에는 실패했다.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혹독한 시장 분위기를 견뎌내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회사로 꼽혔다.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압박이 커지면서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지원에 나선 바도 있다. 2022년 10월부터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의 회사채에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이 회사채도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인 ‘A+’ 대신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인 ‘AA+’로 평가됐다. 발행금리를 끌어내린 것은 물론 완판에도 성공했다.올들어 건설채가 시장에서 소화되는 양상이 나타난 것도 롯데건설이 회사채 시장에 홀로 등판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GS건설이 지난 5월에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리테일 수요가 상당했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롯데건설보다 한 단계 낮은 ‘A’ 수준이다. GS건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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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까지 갔던 'NFT 대장 원숭이' 94% 폭락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시장 열풍을 이끌었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의 가격이 2년2개월 만에 94% 폭락했다.9일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BAYC 거래 최저가는 이날 기준 2만9033달러(약 4100만원)다. 2022년 5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47만2755달러(약 6억5400만원) 대비 6% 수준으로 폭락했다. BAYC는 다양한 표정과 옷차림의 원숭이 이미지를 내세운 프로필 사진 묶음(PFP)이다.BAYC는 2021~2022년 NFT 유행을 이끈 상품이다. 2022년 개당 43만4000달러(약 6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각종 아트페어나 전시회에 BAYC가 작품으로 걸리는 일은 예사였다. 에미넘, 저스틴 비버 같은 연예인들도 이 NFT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올해 초만 해도 NFT 시장에선 희망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NFT 데이터 플랫폼인 NFT고에 따르면 NFT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 18일 56억4382만달러(약 7조8100억원)에서 올 3월 10일 128억1017만달러(약 17조7300억원)로126% 늘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이 2만6741달러(약 3700만원)에서 6만8508달러(약 9500만원)로 156% 오른 것과 맥을 같이했다.2분기가 되자 두 가상자산의 운명이 엇갈렸다. NFT 시가총액은 9일 58억4398만달러(약 8조900억원)로 4개월 만에 반 이상이 줄었다. 이에 비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5만7248달러(약 8000만원)로 같은 기간 16% 내리는 데 그쳤다. NFT 거래량도 급감했다. 크립토슬램이 집계한 2분기 NFT 거래 규모는 22억8000만달러(약 3조16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4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하면서 암호화폐가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은 것과 달리 NFT는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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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롯데케미칼 재무구조에…롯데 계열사 신용도 줄하향
롯데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무더기로 하향 조정됐다.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결과다. 롯데케미칼이 '계열사 뒷바라지'에 큰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했다.롯데케미칼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지주는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물산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렌탈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캐피탈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롯데케미칼 신용도의 발목을 잡았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 지난해에도 3477억원의 적자를 냈다. 고유가 기조, 중국발 증설 부담 심화, 전방 수요 침체 등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서다.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고 정밀화학·동박·수소 등 신규 사업을 육성하는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여전히 기초화학 부문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과 사업재편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재무 부담도 과도한 편이다.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기준 3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6조4000억원으로 뛰었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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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봉지·참치캔 기술로 배터리까지 포장…율촌화학·동원의 대변신
‘신라면 너구리 새우깡 양파링 먹태깡….’농심의 스테디셀러 제품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하지만 이들 제품 포장지를 만드는 농심 계열사 율촌화학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농심에 라면·과자 봉지를 납품하는 율촌화학이 투자자와 배터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봉지를 만드는 알루미늄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를 감싸는 소재를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1조원대에 달하는 2차전지 소재 납품 계약도 맺었다. 그사이 회사 ‘몸값’은 3~4배 뜀박질했다.동원그룹의 동원참치 캔을 만들던 동원시스템즈, 롯데제과에 과자 봉지를 공급하던 롯데알미늄도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과자 봉지와 참치 캔을 제조하던 회사들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日 독식 체제 깨뜨린 韓 소부장율촌화학은 올해 대대적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골판지 사업부를 태림포장에 넘겼다. 이 회사의 골판지 사업부는 라면·과자를 담는 박스를 생산해 농심에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 550억원을 올렸다. 안정적 실적을 내는 이 사업부를 430억원에 매각한 건 2차전지 설비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이 회사가 2차전지 소재 업체로 전환을 공식화한 건 2022년이다. 그해 9월 LG에너지솔루션,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와 10억420만달러(약 1조3900억원) 규모의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3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은 배터리를 감싸 양극재와 음극재를 보호하는 핵심 소재다. 계약 규모는 2023년 매출(4145억원)의 3배가 넘는다.신라면 포장재, 라면 박스를 만들던 회사가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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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학 3社 임원 127명, 자사주 매입…주가 방긋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롯데그룹 화학부문 3사 임원 127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11일 롯데케미칼은 총 93명의 임원이 지난 3~4일 자사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2억3983만원어치에 해당하는 2155주를 매입했다. 황진구 부사장, 이영준 부사장도 각각 1100주, 1068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임원 18명과 롯데정밀화학 임원 16명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2100주(1억69만원어치)를 사들인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와 2400주(1억1487만원어치)를 매입한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 등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는 대표뿐 아니라 지난해 말 상무보로 승진한 신임 임원도 모두 참여했다.이날 롯데 화학 3사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전날에 비해 8.61% 올랐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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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SK온,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 신용도 주시해야"
SK온,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등 주요 대기업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 나왔다.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한국신용평가는 16일 열린 ‘주요 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SK그룹에서는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한신평은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각각 ‘A+(안정적)’,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2차전지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한국신용평가의 분석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떨어져 나온 뒤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1조6836억원으로 감소했다.대규모 투자로 외부 차입도 늘어나고 있다. SK온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2조9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5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성 개선 등 영업실적 추이는 신용도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실적 부진 장기화로 자금 조달 환경이 저하되면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SK온의 대규모 자금 소요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5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춘 바 있다. OLED TV 최대 시장인 서유럽 시장의 수요가 부진한 데다 중국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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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부진에 흔들리는 대기업 재무구조”…신용평가사의 경고
SK·LG·롯데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화학을 비롯한 핵심사업 부문 실적이 나빠진데다 배터리 등 신사업을 위해 조달한 차입금 부담도 불어난 결과다. 내수 비중이 높은 신세계·CJ그룹 신용도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등 '캐시카우' 부문 위축나이스신용평가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크레딧 세미나'에서 그룹별 신용 리스크를 분석했다. SK그룹의 차입금이 120조원에 육박하는 등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SK그룹의 합산 차입금 규모는 2019년 61조원대에서 2023년 117조원대로 급증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같은 기간 44조원대에서 81조원대로 뛰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눈덩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석유화학 부문의 적자가 쌓이면서 차입금이 불었다”며 “자산매각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유상증자 등으로 차입금 증가속도는 다소 더뎌졌다”고 말했다.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SKC을 비롯해 석유화학 부문이 나빠진 시장분위기에 따라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며 "배터리를 비롯한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온 등 배터리 부문에 대해서는 “전기차 수요와 수주 물량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증설을 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LG그룹의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같은 기간 18조4000억원에서 36조9000억원으로 2배가량 늘다. 석유화학(LG화학)과 디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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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GV·롯데시네마 줄폐업…곳곳서 임대차 해지 '잡음'
극장을 상영하는 대형 멀티플렉스 운영사들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방 영화관 구조조정에 나섰다. 20년짜리 초장기 임대차 계약을 해지해 리스 부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극장 소유주인 영화관 펀드 자산운용사들과 마찰까지 이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양상이다.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는 최근 대전 둔산점 임대인인 리치먼드자산운용에 대전 둔산점 영업 종료에 따른 임대차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공문을 송부했다. 롯데컬처웍스는 계약 해지 근거로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을 제시했다. 위약금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던 롯데컬처웍스는 수익이 나지 않는 지방 영화관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경북 경산점 임대차 계약 해지에 따른 민사 소송에서 “위약금의 62%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받았다.영화관 업계 1위 CJ CGV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임대차 계약 해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인천 논현점을 폐쇄한 뒤 JB자산운용에 ‘영화관 폐업 관련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다. 2034년까지 남아 있는 임차 계약을 해지한단 내용을 담았다. 잔여 임대차 계약에 따른 위약금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영화관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임의 계약 해지가 불가능한 구조로 짜여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점포 늘리기 경쟁을 위해 초장기 계약을 맺었다가 업황 악화를 이유로 막무가내식 해지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장기 임대차 계약 맺었던 멀티플렉스-운용사롯데시네마 대전 둔산점은 2014년 연 영화관이다. 당시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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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中 사드보복 상징 '롯데월드 선양' 매각
롯데그룹이 중국 ‘롯데월드 선양’을 매각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2016년 말 건설을 중단한 지 7년여 만이다. 롯데월드 선양은 롯데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처럼 백화점, 호텔, 테마파크, 극장과 오피스, 주거시설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단지로 조성하려던 대규모 프로젝트다. 사업 중단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보복의 대표 사례로 꼽힐 만큼 상징성이 컸다.롯데쇼핑 등 롯데 계열사들이 출자한 롯데글로리프로퍼티스 선양은 작년 12월 중국 선양시 황구구 자회사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계약액은 두 회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선 약 4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받아야 할 매각대금 일부가 남아 계약이 완전히 이행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롯데글로리프로퍼티스 선양은 애초 약 3조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연면적 145만㎡ 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2014년 백화점, 극장 등을 먼저 완공한 뒤 2016년 말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가 경북 성주 골프장 롯데스카이힐을 정부에 사드 부지로 제공하자 중국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선 탓이다. 롯데는 중국에서 롯데월드 선양뿐 아니라 유통, 식품 사업을 대규모로 펼치고 있었다. 롯데마트와 슈퍼 매장은 112곳에 달했고, 백화점도 5곳 운영했다. 롯데컬처웍스가 12개 극장을, 롯데홈쇼핑은 5개 지역 TV홈쇼핑 사업을 벌였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등은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사드 보복이 극심해지면서 대부분의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해야 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수시로 매장 문을 닫게 했고, 중국 소비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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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업황부진·中공세 '삼재'…석유화학주 '터널끝' 안 보인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화학주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부진한 업황도 실적 예상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고금리와 고환율도 석유화학업종에 악재가 될 수 있어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황 악화에 고유가까지 덮쳐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학주를 담은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지수는 최근 1개월(3월 18일~4월 18일) 사이 1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가 0.6% 내린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에너지와 석유화학주가 유독 부진했다.개별 종목별로 보면 석유화학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석유화학 대장주로 꼽히는 LG화학은 한 달 사이 13.9% 빠졌고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16.6% 하락했다. 금호석유(-14.0%), 한화솔루션(-7.7%)도 부진했다.석유화학업체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도 업계에서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30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에틸렌스프레드는 t당 186달러에 그쳤다. 지난 2월 평균(t당 226.5달러)보다 악화했다.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공급을 내재화한 것도 국내 화학주 발목을 잡고 있다.수익성 악화로 재무 상태가 나빠진 석유화학업체들은 잇달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LG화학(신용등급 AA+)이 지난달 회사채로 1조원을 조달한 데 이어 금호석유화학(A+), SK케미칼(A+) 등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들은 회사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 비율이 5000%에 육박한 효성화학(BBB+)과 여천NCC(A)는 미매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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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5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 '완판'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3년 만에 열린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꾸준한 실적 개선과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날 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300억원 모집에 2000억원, 3년물 200억원 모집에 590억원이 각각 접수됐다.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회사채의 공모 희망 금리로 이 회사 개별민평금리에 ±30bp(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2년물 –11bp, 3년물 –16bp 수준에서 목표 물량을 채웠다. 대표주관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이 맡았다. 확보한 자금은 채무상환 및 시설자금에 사용될 계획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은 건 2021년 5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700억원 모집에 178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그동안은 사모채 시장 등에서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발행을 위해 약 2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NDR)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수요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탄탄한 실적도 흥행 비결로 꼽힌다. 지난해 연결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8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가량 늘어났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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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에프엔비 "M&A로 中 식음료 시장 공략"
“중국과 신흥국 식음료 시장을 공략하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방침입니다.”박철범 흥국에프엔비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는 식음료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으로 초고압공정 기술을 토대로 프리미엄 비가열 처리 과일 농축액·스무디와 같은 음료를 생산한다. 주스·커피·디저트 등 카페 토털 솔루션을 연구하고 판매하는 사업도 한다. 사실상 ‘우리동네 카페 사장님 파트너’로 보면 된다.흥국에프엔비는 차별화된 제품 기획 및 개발 역량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 제품만 200여 종이다. 국내 호텔·레스토랑·카페에서 사용하는 과일 농축액 시장(규모 500억원 추정)에선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JW메리어트, 포시즌스, 안다즈, 그랜드하얏트, 롯데 등 5성급 호텔과 리조트에 다양한 주스를 공급하고 있다.박 대표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시대를 처음 열었다”며 “올해는 중국 수출 확대 등 해외 영업력을 강화해 실적 상승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음료 회사 M&A를 검토해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