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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에…건전성 관리 한숨 돌린 4대 금융
고공 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자 금융지주들이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환율 상승으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커져 위험가중자산(RWA) 규모가 불어날 우려를 덜어낼 수 있어서다. 주주환원 확대에 한창인 금융지주들로선 자본 건전성 관리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위험가중자산 감소 기대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2원40전 오른 1402원4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1398원) 5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내려온 뒤 1390~1400원대를 유지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사태와 미국의 ‘관세 폭탄’ 여파로 지난달 초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다 지난달 9일(1484원10전) 정점을 찍고 차츰 내리막을 타는 추세다. 미국과 중국이 통상 협상을 시작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통화절상 압박에 나선다는 관측이 나오며 환율 방향이 바뀌는 양상이다.상승 곡선을 그리던 환율이 자본건전성 관리에 악재로 작용한 금융지주에 반가운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지주는 환율이 오르면 보유 중인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커지면서 그만큼 RWA 규모도 늘어난다.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RWA는 총 1209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54조원 증가했다.금융권에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핵심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0.01~0.0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값으로 주주환원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당국은 밸류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에 CET1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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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美 국채 매각?…"관세협상 카드로 쓸 수도"
일본 정부가 자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양국 관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이 관세 조치를 거둬들이지 않으면 미 국채를 팔아치울 수도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은 2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쉽게 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 “(협상) 카드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주가와 국채 가격, 달러 가치가 모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와 관련해 “다양한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가토 재무상은 미국 국채 보유 배경에 대해 “미국을 지원하기 위해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며 “여차하면 (환율) 개입을 위한 유동성을 고려하며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은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드를 사용할지 말지는 별도 판단”이라고 했다.일본은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이다. 재무성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598억달러 수준이다. 환율 개입 재원 등으로 갖고 있는 유가증권 대부분이 미국 국채로 추정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도할 경우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해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 국채값이 폭락하자 관세 부과 유예 조치를 내린 바 있다.다만 가토 재무상의 발언이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에노 쓰요시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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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성장률 '반토막'…금리 年0.5% 동결
일본은행이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0.5%로 대폭 낮췄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라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준금리는 시장 예상대로 연 0.5%로 동결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각국 통상 정책 전개와 영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예단 없이 점검하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은행은 1일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5%로 제시했다. 올해 1월 전망치(1.1%) 대비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는 1.0%에서 0.7%로 낮췄다. 일본은행은 “각국 통상 정책 영향으로 해외 경제가 둔화해 자국 기업 수익 등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완화적 금융 환경에도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0.5%로 인상한 뒤 3월에 이어 2회 연속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다만 “경제와 물가 전망이 실현되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기존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NHK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경제·물가 영향을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올해 2.2%, 내년 1.7%로 전망했다. 1월 전망치 대비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낮췄다. 일본은행은 “성장 속도 둔화로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이후 성장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으로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 2%’ 목표 달성 시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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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다음은 환율전쟁?…美, '제2 플라자 합의' 요구할까
한·미 간 통상 협의의 주요 의제에 ‘환율 정책’이 포함돼 당국과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고질적인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관세 다음 단계로 무역상대국에 통화 절상 압박을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를 높여 일본의 수출·제조업 경쟁력을 약화한 1985년 ‘플라자 합의’의 악몽이 한국에서도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란 보고서’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달러 가치 절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무역정책의 근간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 보고서는 ‘약달러’를 유도하면서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에 50년, 100년 만기 미국 장기 국채 구매를 요구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다.미란 위원장은 이를 플라자 합의를 본떠 ‘마러라고 합의’라고 이름 붙였다. 제2 플라자 합의라고 불리는 이유다.하지만 현재까지는 미국이 실제로 마러라고 합의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1985년과 달리 인위적으로 통화를 절상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미국은 한국보다 앞서 협상을 시작한 일본에 엔화 절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특정 환율 목표를 요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다만 미국 정부가 관세 철폐를 위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원화 약세가 무역적자를 초래했다”며 한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르면 다음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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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대이동'…달러 빈자리, 유로화·獨국채가 채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던 미국 국채와 달러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와 경기 침체 우려가 변화 파고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글로벌 자금은 독일과 일본 국채, 유로화와 스위스 프랑 등으로 흩어지고 있다. 미국 중심인 ‘하나의 안전 자산’ 시대가 저물고 비(非)미국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美 장기채·달러 인기 ‘휘청’최근 미국 장기채가 흔들리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최근 한 달 국내에 상장된 국공채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다. 수익률은 -7.31%다.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PLUS 미국채30년액티브’ 등도 각각 -7.26%, -5.5%로 낮았다. 모두 미국 30년 만기 국채가 기초자산인 상품이다. 9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로 금리가 5% 넘게 튄 것이 직격탄이었다. 그간 금리가 오를 때마다 수십억원어치씩 미국 국채를 사들이던 강남권 고액 자산가도 최근 들어 매수에 신중해졌다는 후문이 나온다.달러화 역시 휘청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종가 기준 줄곧 100 이하를 맴돌고 있다. 올 들어 처음이다. ‘KODEX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같은 관련 ETF는 10일부터 6거래일 하락 폭이 8.39%에 이른다. 황호봉 대신자산운용 글로벌본부장은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며 미국 자산 신뢰가 꺾인 데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며 “미국 국채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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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엔화·유로화…안전자산이 대세
금, 엔화, 유로화 등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 미국 국채와 달러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아 나선 영향이다.1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1일 장중 트로이온스당 3220.2달러까지 치솟았다. 연초 대비 20% 넘게 오른 금액으로, 역대 최고가다. 국내 금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 금현물(24K·순도 99.99%)은 11일 g당 15만원에 육박한 14만9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기록한 최고가에 근접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카드를 쥐고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면서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금 가격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발표되긴 했지만,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실물 금(골드바)을 구매하거나 KRX 금시장에서 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도 있는데, 가장 간편한 투자법으로는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꼽힌다. 금값이 오르면서 올 들어 금 ETF는 좋은 성과를 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의 수익률은 35.08%에 달했다.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도 16~17% 수익을 냈고, 금 현물을 담은 ‘ACE KRX금현물’은 13.77% 올랐다.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한 투자 수요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10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전날보다 2% 넘게 오르며 1년9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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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엔화가치 올리나…베선트 "관세협상 안건"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에서 엔화 가치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과도한 엔저에 미·일 정부 모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는 만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를 올리는 데 뜻을 모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8일 일본과의 상호관세 협상과 관련해 SNS에 “일본은 여전히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라며 “관세, 비관세 무역 장벽, 통화 문제, 정부 보조금과 관련한 생산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환율을 협상 아젠다로 삼겠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상호관세 발효 전인 지난 7일 전화로 관세 문제를 협의한 뒤 협상을 이끌 담당 장관을 지정했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장관이 담당자다. 일본에선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협상을 주도하고 환율과 관련해선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를 문제 삼아왔다. 일본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과도한 엔저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간헐적으로 엔화를 사들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입 물가를 잡기 위해 엔화 약세를 시정하는 방향으로 타협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다만 미·일이 협조 개입에 나서더라도 외환시장 규모가 너무 커진 탓에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러 약세 유도는 인위적 환율 조작을 금지한 주요 7개국(G7) 합의에도 어긋난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는 환율 조작을 피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향후 협의에서 참고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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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發 퍼펙트 스톰…"세계 경제 침체 확률 6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강행 여파로 세계 경제에 ‘R(경기 침체)의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에 맞서 각국이 보복관세에 나서 무역이 축소되고 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 위축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JP모간체이스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관세 인상으로 올해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미국 경제가 올해 4분기에 역성장할 것으로 봤고, UBS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점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는데 투자은행은 이보다 훨씬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18년 만에 A+에서 A로 강등했다. 피치는 “미국의 상호관세가 중국의 성장과 재정 전망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호관세 발표 후 처음 열린 이날 뉴욕증시에선 다우,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동반 폭락해 시가총액이 3조달러나 허공으로 날아갔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82% 내린 101.905로 마감하며 약 6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한때 6개월 만에 최고인 유로당 1.1달러까지 치솟았고, 최근까지 달러당 150엔 안팎에서 움직이던 엔화값도 146엔대로 상승(엔화 강세)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 선이 무너졌다. 위험자산 회피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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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세계경제 침체 확률 60%"…피치, 中 신용등급 하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부분의 교역 국가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 문턱에 들어섰다. 미국의 관세 적용과 각 국의 보복 대응이 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소비 지출을 억누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3일(현지시간) JP모간체이스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올해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가 1968년 이래 가계와 기업에 대한 최대 규모의 세금 인상으로 이에 따른 상대국의 보복 관세, 미국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 등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실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여파가 확산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중국의 외화표시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피치는 등급 하향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전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미국의 경제 압박으로 향후 성장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202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하며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위험 회피 심리를 보이며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면서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보다 1,679.39포인트(-3.98%) 떨어진 40,545.9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4.45포인트(-4.84%) 급락한 5,396.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50.44포인트(-5.97%) 급락한 16,550.61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폭락으로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 약 3조달러가 하루 새 증발했다.반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0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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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본으로부터 해방"…트럼프 관세가 자초한 진짜 위기 [빈난새의 빈틈없이월가]
시장에 공포의 그림자가 짙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이라며 전 세계를 겨냥한 관세 정책을 발표한 다음날 미국 주식 시장은 폭락했습니다. S&P500은 4.8% 하락해 5,400 밑으로 떨어졌고, 다우지수는 4%, 나스닥은 6% 급락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투매가 벌어졌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의 수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34%)은 물론이고 미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대거 보유한 베트남(46%)과 대만(32%), 미국의 전통 우방인 한국(25%), 일본(24%), 유럽연합(20%)도 예외없이 고율 관세 대상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로지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를 기준으로 산출한 상호관세율을 가리키며 "미국을 약탈하던 나라들에 우리는 그래도 관대하게 대한다"고 했습니다. 전후 글로벌 무역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이 관세 정책은 앞으로 어떤 폭풍을 몰고 올까요. 월스트리트에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즉 '스태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이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로까지 확산했습니다. 가장 교과서적인 답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이게 아닐 수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의 가장 큰 리스크는 관세로 인한 상품 무역의 변화가 아닌, 미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자본의 둔화라는 의견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무역적자는 축소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미국 국채 시장을 떠받쳐온 막대한 해외 자본 유입도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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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에 '美 예외주의'가 무너진다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와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전방위 관세 전쟁에 돌입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월가에선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은 다르다’는 ‘미국 예외주의’가 득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미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고 미국으로 유입되던 글로벌 자금도 유럽과 중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불안한 미국 경제 상황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4일 한때 103.95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109.35와 비교하면 5% 가까이 하락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의 강달러 기조가 깨진 것이다. 반면 한때 유로당 1달러가 깨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며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강세다. 최근 유로당 1.08달러대로 올라섰다.주식시장은 명암이 더 엇갈린다.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3.6% 하락했다. 지난해 23% 넘게 올랐지만 올해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유럽 지역 시가총액 상위 6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스톡스유럽600은 올 들어 8.3%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18.1% 뛰었다. 지난해 전 세계 증시를 주름잡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 7’도 올해는 힘을 못 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달러화와 미국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최근 25년 새 거의 없던 일이라고 보도했다.설상가상으로 자금 시장에서도 ‘탈미국’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모닝스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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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다 기준금리 낮아진 스위스…엔 캐리 다음은 프랑 캐리?
일본 기준금리가 2년6개월 만에 스위스를 넘어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에서 벗어났다. 저금리의 엔화를 조달해 고수익 자산으로 운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지난 20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25%로 내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금리 인하는 다섯 차례 연속이다. 일본은행(BOJ)은 19일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준금리는 스위스보다 높아졌다. 일본 기준금리가 세계 최저를 탈피한 것은 스위스가 금리 인상 기조를 접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스위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스위스와 일본의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그동안 일본의 낮은 금리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원천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리 역전으로 외환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구치 게이이치 리소나홀딩스 수석전략가는 “캐리 거래의 조달 통화로 스위스프랑이 선택되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를 팔고, 달러 등을 사는 거래를 수반하는 만큼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 7월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61엔을 넘었지만 이달 들어 달러당 149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즈키 히로시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외환전략가는 “작년 여름처럼 극단적인 엔 캐리 트레이드를 의식한 거래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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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주춤하자…서학개미, 달러 RP로 피신
증시 불안이 심화하며 단기 피난처 역할을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가 3년 반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 주식시장 상승세가 꺾이자 달러 자산을 잠시 맡겨 두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화와 엔화 강세를 점친 RP 상품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 ‘달러 운용처’로 급부상한 RP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로부터 매수한 RP 잔액은 93조697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0월 후 가장 많은 수치다. 2022년 말 60조원 밑으로 내려온 RP 잔액은 지난해 말 83조4102원까지 회복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약 4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RP는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함께 대표적 파킹형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잠시 투자자에게 팔았다가 이자와 함께 다시 사들이는 구조다. 기초자산은 주로 국채, 회사채 등 안전성이 높은 채권으로 구성된다.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형, 1주일 미만에서 1년까지 보유 약정을 하면 더 높은 이율을 제공하는 약정형 상품으로 나뉜다. 원화 RP를 기준으로 주요 증권사의 평균 수익률은 연 2.25~2.5%(수시입출금형·개인 기준)다. 연 0.1% 수준인 시중은행 수시입출금 계좌보다 수익률이 높아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최근 RP 잔액을 끌어올린 상품은 달러 RP다. 달러 표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연 3.5~3.9%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하루평균 달러 RP 거래 잔액은 201억6395만달러(약 29조1954억원)로 전년 동기(149억2012만달러) 대비 35.15%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로 이탈한 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최근 미국 증시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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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月배당 주는 펀드…한국투자증권, 국내 최초로 출시
한국투자증권이 달러로 매달 배당금을 지급하는 ‘한국투자MAN다이나믹인컴월배당 펀드(USD)’를 선보인다.이 상품은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는 외화 월지급식 공모펀드다. 지난해 11월 판매를 시작한 원화 월지급식 펀드가 흥행하자 분배금을 외화로 지급하는 펀드를 새로 출시했다.이 펀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만그룹의 ‘Man 다이나믹 인컴펀드’에 재간접 투자한다. 글로벌 국채와 하이일드 회사채 등 저평가된 글로벌 채권 자산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으로 달러 현금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 업종이나 지역은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선정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연환산 8~9%가량의 배당금을 매달 달러화로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8일부터 판매된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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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처' 찾는 투자금…나도 金·달러 나눠 담아볼까
불확실성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등한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며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딜레마도 심화하고 있다.금융시장 변동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투자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달러예금, 골드뱅킹 등 대체투자 상품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나눠 담을 시기”라고 조언했다. 달러예금 잔액 2년 만에 최대치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총 656억6117만달러(19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21억달러 넘게 늘어났다. 월말 기준으로 2023년 1월(682억 3181만달러) 후 2년여 만의 최대다.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달러예금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상당 기간 ‘강(强)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반영됐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고환율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러 매도로 차익을 실현하는 대신 추가 상승 가능성을 더 높게 본 투자자들이 서둘러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자산의 일정 비중을 달러로 가져가는 환테크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겠다는 구상이다.금리 메리트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달러예금에 투자자가 몰린 배경이다. 달러예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