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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더 밀리면 끝장… 中과 손잡은 LG, 유럽서 '500弗 가전 승부수'
중국 최대 가전기업 메이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조9000억원에 달했다. 2021년 영업이익이 6조4000억원이었으니 수익성이 3년 만에 39% 뛴 셈이다. 메이디의 빠른 성장을 부른 건 ‘가성비’다.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선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가격에 품질도 괜찮은 가전제품을 쏟아내자 중국 본토는 물론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가 문을 열었다.같은 기간 프리미엄 가전시장만 노크한 LG전자는 정반대 길을 걸었다. LG전자 생활가전·TV 부문(H&A, HE사업본부)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3600억원으로, 2021년(3조3000억원)보다 약 29% 줄었다. 프리미엄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중저가 시장을 중국 업체에 내준 결과다.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와 손잡고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다. ◇ 품질·가격, 둘 다 잡는다LG전자가 보급형 가전시장에 눈을 돌린 건 지난해부터다. 이대로 손을 놓고 있다간 성장성이 큰 시장이 ‘중국판’이 될 것이란 위기감에서다. 동남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LG전자의 기존 제품으로 승부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기존 생산방식으로 중국의 가격을 맞출 방법을 찾는 건 불가능했다.중국 업체와의 합작개발생산(JDM)은 이런 고민이 낳은 결과물이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중국 파트너사를 물색했다. 대상은 글로벌 무대에서 LG전자와 직접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이 있는 업체로 좁혔다. 그렇게 스카이워스와 오쿠마를 최종 파트너로 선정했다. 세탁기를 공동 개발한 스카이워스는 자체 브랜드 제품을 내면서 다른 브랜드 제품도 수탁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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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가전 '역발상'…中업체로 中 잡는다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와 손잡고 60만원대 초저가 냉장고와 세탁기를 출시한다. 중국에 단순히 생산만 맡기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제품 기획·개발부터 함께 진행하는 합작 개발 방식(JDM)이다. ‘중국 천하’가 된 글로벌 중저가 가전시장을 뚫기 위해 압도적 가성비를 갖춘 중국 기업과 손잡았다는 점에서 “LG전자가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부터 중국 가전업체와 협업해 만든 드럼세탁기와 냉장고를 유럽 전역에서 판매한다. 중국 중견 가전업체인 스카이워스와 9㎏짜리 드럼세탁기를, 오쿠마와 400L급 2도어 냉장고를 공동 개발했다.LG전자가 중국 기업과 가전제품을 공동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계, 디자인, 제품 개발은 LG전자가 주도하고 중국 업체가 참여하는 형태다. 세부적으로 모터, 콤프레서 등 핵심 부품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등은 LG전자가 개발해 공급하고, 범용 부품에 대한 설계, 가공, 생산은 중국 업체가 도맡게 된다. LG가 기획한 제품의 생산만 중국에 맡기는 기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주도권을 갖고 기획·개발하는 JDM 방식이다. 생산은 중국 업체가 담당하되 LG 브랜드를 달고 출시한다. 품질관리와 애프터서비스(AS)도 LG 몫이다.냉장고와 세탁기 가격은 각각 500달러(약 68만원) 안팎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하이센스가 유럽에 내놓은 동급 냉장고(400달러·55만원)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LG의 브랜드 파워와 AS 신뢰도를 감안할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차로 평가한다.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JDM의 사업성이 검증되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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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5조 LNG 유동화...KKR 메리츠 2파전 유력
SK이노베이션의 5조원 규모 LNG 자산 유동화 거래에 메리츠증권과 KKR이 뛰어들었다. 인수전 참여가 유력했던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막바지까지 참여 여부를 고민하면서 사실상 2파전으로 진행된다. 압도적으로 낮은 금리를 자신하는 메리츠 측과 거래 종결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KKR사이에서 SK그룹이 협상력을 발휘할 지가 관건으로 꼽힌다.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치러진 SK이노베이션의 LNG발전소 등 자산 유동화거래에 메리츠증권과 KKR이 참여했다. 이번 거래는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광양·파주·여주·하남·위례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5곳과 해외 LNG 광구 등 LNG 밸류체인 전반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KKR은 지난해부터 SK측과 접촉해 거래 성사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이전인 2021년 SK E&S의 도시가스 자산을 유동화해 3조원을 공급한 전례도 있어 이번 거래 성사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KR은 LNG 자산을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에 옮긴 후 이 SPC가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전량 인수하는 구조를 짜고 있다. 추후 SK 측이 약속한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자산을 전량 인수해가는 구조다.메리츠 측은 전체 5조원 규모의 CPS를 발행하면서 SK이노베이션에 콜옵션을 주고, 약속한 기한 내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면 전체 자산을 매각(드래그얼롱)하는 구조를 짜고 있다. 최근까지 전체 5조원 중 선순위로 4조원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자기자본으로 후순위 1조원을 담당하는 구조를 고안했지만 수요가 몰리지 않자 일부 구조를 바꾼 '플랜B'도 검토하고 있다. L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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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생명 신민식 CIO 바뀐다
신민식 한화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이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내정된 뒤 후속 조직 개편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신 CIO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후임 CIO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창민 전략투자본부장(전무)과 박성수 대체투자사업부장(상무) 등이 CIO 후보로 거론된다. 신 CIO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해 트레이딩본부장 등을 지냈다. 2021년부터 한화생명으로 소속을 옮겼다. 신 CIO의 당초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업계에선 신 CIO의 경질을 여 부회장의 인사이동 이후 후속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여 부회장을 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을 한화생명 각자대표로 내정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생명은 CIO 교체를 시작으로 연쇄 인사이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다음달 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권 신임 대표와 이 신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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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판 업데이트 X //금융사, 소액 분쟁 소송 못건다
1000만원 이하의 소액 금융 분쟁이 벌어졌을 때 금융당국의 조정안을 소비자가 받아들이면 금융회사는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소액 금융 분쟁에 ‘편면적 구속력’을 도입하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반영하기로 했다. 적용 대상으로 ‘1000만원 이하 소액 분쟁’을 유력하게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편면적 구속력은 금융사가 금융감독원 산하 기구인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조치다. 금융소비자가 분조위 조정안을 수락하면 그 자체로 재판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여도 금융사가 거부하면 조정이 성립되지 않고 소송으로 이어졌다.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새 정부가 국정과제에 관련 내용을 담아 제도 도입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여당 내에서 제도 도입에 공감대가 큰 만큼 신속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A4면에 계속 서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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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미래에셋 간판 걸고 기금 수익률 경쟁…'2% 쥐꼬리' 벗어난다
정부가 퇴직연금 도입 20년 만에 연금 운용 방식을 기금형으로 바꾸는 대수술에 나선 것은 20년째 은행 예금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저조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퇴직연금 적립금의 82.6%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 퇴직연금의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2.93%에 그쳤다. 정부는 전문 운용기관이 주식·채권은 물론 대체투자까지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기금을 운용하면 국민연금처럼 연평균 7% 수준의 수익률 달성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공단 대신 민간 중심 ‘복수 기금’ 체제로개편안의 핵심은 50조원 이상 퇴직연금 기금을 여럿 설립해 수익률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에 있다. 기금화 논의 초기에는 국민연금처럼 별도 공단을 설립하거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재는 민간 금융회사가 직접 참여하는 복수 기금 체제가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국정기획위원회 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공단 설립에 따른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지난 20년간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한 금융회사의 사업 기반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간 주도 복수 기금 체계가 실용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가입자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업계 반발을 고려한 절충안”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KB금융,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기금을 조성하고 수익률로 경쟁하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운용자산이 50조원 이상은 돼야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뿐 아니라 대체투자 자산 등에도 안정적으로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현재 퇴직연금 시장은 저위험·저수익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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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퇴직연금 '민간기금' 만들어 경쟁시킨다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를 복수의 대형 민간 기금이 경쟁하는 구도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운용자산 50조원 이상인 민간 기금 여러 곳이 수익률 경쟁을 벌이면, 가입자가 투자 성과를 보고 자신의 퇴직금을 굴려줄 기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9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퇴직연금 기금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세부 실천 과제로 최소 50조원 규모의 복수 민간 기금을 출범시켜 경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ABP), 호주(슈퍼애뉴에이션) 등 연금 선진국 모델을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설계 중이다.정부가 퇴직연금 기금화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 수준에 그쳐 노후 보장 시스템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퇴직연금은 가입자나 사업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해야 해 투자금 대부분이 ‘원금보장형’에 몰려 있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2.93% 수준이다. 이에 전문기관이 펀드 형태로 모아서 운용하는 ‘집합적 확정기여(CDC)형’으로 진화시켜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가입자가 기존 퇴직연금을 기금으로 옮길지는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투자 가능 자산에 벤처, 부동산, 인프라, 비상장주식, 사모펀드(PEF) 등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군을 포함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고용부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 방침을 밝혔는데, 국정기획위는 더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는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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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젠스타메이트, '에비슨영' 브랜드와 결별…독자 행보 나선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젠스타메이트 그룹이 글로벌 부동산 회사 '에비슨영'과 결별하고 독자 행보에 나선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젠스타메이트는 에비슨영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단독 브랜드 체제로 전환한다. 그동안 국내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사업 역량을 충분히 입증한 만큼 글로벌 브랜드 대신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197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된 에비슨영은 세계 100여 곳에 약 5000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부동산 기업이다. 아시아 지역에는 2019년 젠스타메이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처음 진출했다. 젠스타메이트는 '에비슨영코리아'를 설립해 에비슨영 브랜드를 앞세워 상업용 부동산 매입·매각 자문 등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자체적인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활용보다는 자체 브랜드 강화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업체가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빌리는 사례는 흔하다"며 "젠스타메이트의 경우 내부적으로 독자 노선을 걸을 만큼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젠스타메이트는 최근 글로벌 지수 개발 전문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와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지수 개발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방대한 국내 시장 데이터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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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퍼시픽운용, 4성급 호텔 '포포인츠 조선 명동' 품는다
퍼시픽투자운용이 서울 중구 저동2가에 있는 4성급 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명동'을 품는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포인츠 조선 명동을 매각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날 퍼시픽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예상 매각가는 2400억원 중반대로 파악된다.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진행한 현장 투어에 국내외 기관투자자 20곳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KB자산운용, 퍼시픽투자운용, 블루코브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한국부동산투자신탁 등 5곳이 지난달 말 진행된 입찰에 참여했다.이지스자산운용은 원매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거친 후 인수 가격, 딜 클로징 가능성 등을 고려해 퍼시픽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매 계약은 올해 10월 체결할 예정이다.2020년 10월 개관한 포포인츠 조선 명동은 지하 3층~지상 26층, 375실 및 부대시설로 조성됐다. 연면적 2만1658㎡ 규모다.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명동 상권도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다. 2040년까지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 국민연금이 출자한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 1호를 통해 SK디앤디로부터 이 호텔을 1665억원에 선매입해 운영해오다 내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매물로 내놨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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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글로벌 PEF CLSA, 'K뷰티 대모' 정샘물에 베팅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CLSA캐피털파트너스(CLSA)가 화장품 브랜드 ‘정샘물뷰티’에 500억원을 투자한다. 블랙스톤이 국내 대표 미용실 브랜드 ‘준오헤어’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K뷰티의 원형을 만들어 온 두 창업자 브랜드가 연이어 글로벌 PEF의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LSA는 정샘물뷰티의 투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정샘물뷰티는 지난해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 매장은 200여 개국에 1300여개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 3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EBITDA 대비 15배의 몸값을 인정 받은 셈이다. 투자자로 나선 CLSA캐피털파트너스는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IB CLSA의 사모펀드(PE) 부문으로, 중국 국유 금융그룹 시틱(CITIC) 산하에 있다. 이들이 운용중인 펀드 운용규모(AUM)는 50억 달러(6조원) 수준이다. 다만, CLSA는 이번 딜에서 블라인드 펀드를 쓰지 않고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어 국내 출자자(LP)들로부터 일부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투자를 계기로 한국 투자 시장에 저변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CLSA는 2014년에도 국민연금과 30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해 넥센타이어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지원한 바 있다. 정샘물뷰티는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회사의 해외 진출을 도울 투자자를 찾았다. CLSA의 투자 성격이 이와 잘 맞았다는 평가다. CLSA는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투자에 주력하는 하우스다. 앞서 정샘물 뷰티에 2021년 투자한 곳도 패밀리오피스 성격이 강한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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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 회계업계 최초 딜 부문 매출 2000억 돌파
삼일PwC가 지난해(2024년 7월~2025년 6월) 딜 부문에서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국내 회계법인 중 딜 부문 연 매출이 2000억원 문턱을 넘어선 건 삼일PwC가 최초다. 민준선 딜 부문 대표가 취임 첫해부터 눈에 띄는 실적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삼일PwC는 지난해 딜 부문에서 약 20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약 1880억원) 대비 매출이 8%가량 늘었다. 딜 부문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재무자문과 회계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문 수수료를 받는 조직이다.딜 부문 매출 2000억원 돌파는 삼일PwC의 숙원이자, 모든 회계법인의 목표였다. 지난해 극심한 딜 가뭄으로 '빅4' 회계법인 딜 부문 평균 매출이 1~2% 늘어나는 데 그친 상황에 거둔 성과인 만큼 더 큰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삼일PwC의 딜 부문은 지난해 6월 취임한 민준선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다. 민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삼일PwC에 입사한 정통 '삼일맨'이다. 그는 취임 첫해부터 삼일PwC의 딜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우선 삼일PwC 내부의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글로벌 IB 출신 인재를 파트너로 영입하고, 실무급 인력도 수혈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IB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고 평가받던 재무자문 역량을 끌어올리고, 네트워크도 강화했다.주로 중소형 딜에만 목을 매던 회계법인의 관행도 깼다. 글로벌 IB와 경쟁하며 '빅딜'을 적극적으로 수임했다. 크로스보더 딜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티븐 정 파트너를 비롯해 외국어가 유창한 크로스보더 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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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창립 멤버 위세욱 부대표, 회사 떠난다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위세욱 부대표가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앵커PE는 실무급 인재에 이어 핵심 인력까지 빠져나가며 인력 줄이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누적된 투자 실패와 보수적인 사내 문화 등이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위 부대표는 올 연말을 끝으로 앵커PE를 퇴사하기로 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다. 위 부대표는 올 초에도 잠시 휴직을 했다가 업무에 복귀했으나 앵커PE를 떠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위 부대표는 안상균 대표, 변성윤 대표와 함께 2012년 앵커PE를 설립한 창립 멤버다. 앵커PE의 국내 투자를 주도한 키맨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업계에서 위 부대표의 퇴사 소식을 앵커PE의 위기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배경이다.앵커PE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운용사다.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고, 유망 테크·정보기술(IT) 기업들의 몸값이 조정되자 앵커PE는 큰 타격을 입었다.프레시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라인게임즈, 이투스 등이 앵커PE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사다. 앵커PE는 특히 카카오가 벌이는 신사업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깐부'로 활동했으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법리스크와 중복 상장 논란이 맞물리며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회사 상황이 어려워지자 실무급 인력들이 먼저 줄퇴사를 이어갔다. 최근에도 실질적인 업무를 도맡던 상무급과 이사급에서 퇴사자가 나왔다. 퇴사자가 많아 앵커PE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실무급 이력서가 업계에 나뒹굴고 있다는 얘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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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KR 내쫓고 경영권 사수"…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 TACE 경영권 분쟁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인 태안안면클린에너지(TACE)를 두고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TACE의 개인 주주들과 사업 자금을 댄 재무적투자자(FI)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국내 PEF 랜턴그린이 맞붙었다. 개인 주주들은 발전소가 정상 가동된 뒤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겠다는 약속을 깨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FI를 내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I들은 정부 인가가 지연되는 틈을 타 개인주주들이 경영권 매각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주주 변경 가로막힌 TACE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ACE의 지분을 각각 45%씩 보유 중인 이재호 씨와 김상권 씨, 지분 10%를 보유한 황태훈 씨는 최근 하나증권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KKR과 랜턴그린이 보유한 1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및 전환사채를 비롯해 296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개인주주들은 리파이낸싱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KKR과 랜턴그린의 투자금을 돌려주고, TACE의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당초 이 씨 등 개인주주들은 TACE의 경영권을 KKR과 랜턴그린에 넘기기로 했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의 폐염전과 폐목장 부지 615만㎡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TACE 사업은 수천억원의 개발 자금 투입이 필요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개인주주들은 2021년 10월 KKR과 랜턴그린에 지분 100%를 100억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후순위채권과 전환사채로 1900억원을 투자받았다.전기사업법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전기사업의 최대주주 변경은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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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가조작 발 못붙이게 금융위·금감원·거래소 '합동 대응단' 꾸린다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기관이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원팀’으로 뭉친다. 이재명 대통령이 “새 정부에선 주식시장에서 불법을 저질러 돈 버는 일이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데 따른 조치다.26일 국정기획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이르면 다음달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가칭)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세 기관에 쪼개져 있는 불공정거래 조사 업무를 한곳으로 모아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합동 조직이 꾸려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만드는 국정기획위에서도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통합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합동대응단은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등의 불공정거래 조사 인력이 파견돼 꾸려진다. 정규 조직이 아니라 태스크포스(TF) 같은 한시적 조직 형태다. 인원은 수십 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파일럿 테스트 개념으로 소수 인원으로 시작한 뒤 인력을 최대 100명 안팎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재명 대통령 "주가조작 패가망신" 경고에 칼빼든 금융당국'한국판 SEC' 나오나…국정위서도 '통합기관' 설립 검토정부가 발 빠르게 합동대응단 설립에 나서는 건 이재명 대통령의 불공정거래 근절 의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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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회사 주식담보 PRS는 대출”…대기업 자금조달 ‘비상’
파생상품 거래인 주가주식스왑(PRS·Price Return Swap)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PRS는 되사올 것을 약속하고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부채로 인식되지 않아 대기업의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PRS 자금을 주로 대주는 증권사의 회계 감사인이 PRS 계약을 대출로 인식해야 한다고 해석하면서 급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일, 삼정 등 주요 회계법인들은 회계기준원에 질의 과정에서 나온 “자회사 주식을 통해 체결한 PRS 계약은 파생상품이 아닌 대출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참고해 관련 해석을 내부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은 PRS를 활용해 급전을 조달해왔다. SK그룹과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일종의 주식 담보 대출에 가깝지만, ‘담보로 잡은 주가 등락에 따른 손익은 기업이 부담한다’는 특성에 따라 PRS는 지금까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재무제표에 표시돼 왔다. 하지만 PRS 본질을 따져보면 회계처리를 달리해야 한다는 게 회계업계 설명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만기 도래 시 연장을 통해 채권처럼 차환되는 PRS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으로 고금리 대출과 다른 게 없다”고 말했다.증권사 입장에서 PRS가 대출로 잡히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삼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