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몸값 3분의 1 토막 난 '디홀릭커머스', 유니슨캐피탈이 인수
일본에서 패션 플랫폼 디홀릭을 운영하는 국내 스타트업 디홀릭커머스를 국내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이 인수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시기 유동성을 등에 없고 몸값이 급등했던 스타트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성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아직 영업 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금 유치에 실패하면서 생사의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탄탄한 국내외 사모펀드와 대기업들이 ‘줍줍’ 기회를 노리고 있다. 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유니슨캐피탈은 디홀릭커머스가 발행하는 신주 400억원을 사들여 지분 60%를 확보했다.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600억원으로 2019년 마지막 투자유치 당시 1500억원에 비해 3분의 1 토막 났다. 거래 전 이 회사의 주요 주주는 86.63%를 보유한 창업자 이동환 대표, 유진그룹-위벤처스 벤처조합 12.51% 등이었다. 거래 성사 후 이 대표와 위벤처스는 소액 주주로 남게 됐다.디홀릭커머스는 지난 2001년 다홍(DAHONG)이라는 소형 여성 패션몰로 시작했다.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2006년 중국에서 패션 플랫폼 ‘쓰상치이’, 2008년 일본에서 ‘디홀릭(DHOLIC)’을 오픈했다. 이후 일본 시장에 집중하기로 하고 ‘동대문 패션’을 일본에 맞게 현지화하는 전략을 짰다. 현지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일본 소비자들이 주문 후 3~4일 만에 한국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배송망도 구축했다.이후 디홀릭은 연간 온라인 거래액(GMV) 1100억원(2020년 기준)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9년 말에는 유진그룹-위벤처스 투자조합으로부터 1
-
[단독] 정의선 회장이 직접 낙점 '파격'…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이규복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열쇠인 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재무통인 이규복 현대차 전무(54)가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낙점한 파격 인사로, 비교적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핵심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운영을 맡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1968년생인 이 대표는 부산 출생으로 낙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재무통이다. 현대차에서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을 거쳐 직전까지 현대차에서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과 차세대ERP혁신센터장을 맡았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유능한 실무형 인재로 꼽힌다. 2018년부터 현대글로비스 대표를 맡아 온 김정훈 사장은 퇴임하게 됐다.이 신임 대표의 '미션'은 신사업 추진과 이를 통한 글로비스 주가 부양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열쇠다.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수월해진다.재무통인 이 대표의 부임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소 사업과 스마트 물류, 로보틱스 등 다양한 미래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그룹 명예회장은 올해 초 각각 보유 지분 3.29%와 6.71%를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칼라일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박한신/김일규/김형규 기자 phs@hankyung.com
-
[단독] 포스코 노조 "민노총서 나가겠다"
포스코 양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포스코지회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탈퇴 절차를 밟고 있다. 금속노조가 포스코 직원의 권익 향상을 외면하고 조합비만 걷는다는 불만이 팽배해진 영향이다.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는 지난 28일부터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벌이고 있다.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지회 형태의 조직을 기업형 노조로 전환하는 안건에 관한 투표다. 투표는 30일까지 이뤄지며 개표 결과도 이날 나온다. 전체 조합원 264명 중 과반이 참석하고 참석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포스코지회의 금속노조 탈퇴 투표는 이번이 두 번째다. 3~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탈퇴 찬반투표를 한 결과 찬성률 66.9%로 안건이 가결됐다. 하지만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이의를 제기했고, 고용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재투표가 이뤄지고 있다.포스코지회는 가결을 자신했다. 지회는 의견문을 통해 “금속노조가 조직 형태 변경은 불법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며 “대다수 포스코 조합원은 탈퇴를 찬성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노조 "민노총, 태풍 피해 외면…우릴 ATM 취급"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의 탈퇴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금속노조의 공식 입장은 ‘탈퇴 불가’다. 노조 규약상 개인별 탈퇴만 가능하며, 하부 조직인 지회 단위의 집단 탈퇴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징계’ 카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집단 탈퇴를 막기 위해 포스코 조합원들이 선출한 지회장과 수석부지회장, 사무장을 제명하고 대의원들에
-
"내일 주가 급락할까"…두산밥캣 2067억 주식 블록딜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NH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이 보유한 두산밥캣 주식 50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처분한다. 할인가를 적용해 주식을 대거 매각하는 블록딜이 진행된 직후 통상 주가는 급락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등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98%(500만주)를 매각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이날 종가를 반영하면 2067억원 규모다. 매각 예정 가격은 이날 종가보다 7.01~11.00% 싼 3만6800원~3만8450원가량이다. 매각 주관사는 NH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NH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은 수익스와프(PRS)를 통해 2018년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10.6%(986만6525주)를 매입했다. PRS는 기준가격보다 두산밥캣 주가가 높으면 그만큼의 상승분을 증권사들이 두산에너빌리티에 지급하는 계약이다.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그만큼을 두산에너빌리티가 금융사에 지급한다. 증권사는 PRS를 통해 확보한 주식의 주가흐름을 헤지(위험회피)하는 계약이다. 동시에 매각업체로부터 수수료도 받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증권사는 PRS 기준 가격을 주당 3만4800원으로 설정했다. 증권사들이 두산밥캣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두산에너빌리티에 손실을 끼치지 않는 한편 매각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높은 만큼 이번 매각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권사로부터 매각 수익을 챙길 전망이다. 두산밥캣의 좋은 실적이 주가를 밀어올린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1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
[단독] 법원 "같은 회사채 산 사모펀드, 투자자 50명 넘으면 공모"
금융위원회가 회사채에 투자하는 시리즈펀드의 ‘사모펀드 쪼개기’ 논란을 두고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벌인 소송전 2라운드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다. 똑같은 회사채를 사들인 사모펀드들은 같은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모두 합쳐 50명 이상이면 공모펀드 규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4-1부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전 대표인 A씨에게 과징금 1460만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한 판결에 불복해 낸 항소심에서 최근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시리즈펀드에서 개별 펀드들은 서로 같은 종류의 증권에 해당한다”며 “파인아시아운용은 합산 투자자 수가 50명 이상임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A씨의 중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금융당국이 파인아시아운용이 설정해 판매한 회사채 시리즈펀드의 투자자 모집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비롯됐다. 이 운용사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현대중공업, 금호석유화학, 대한항공, 한독 등이 같은 날 발행한 회사채를 여러 개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각 펀드별 투자자는 모두 50명 미만으로 모았다.증선위는 이를 50명 미만의 투자자로 구성한 여러 펀드로 같은 종류의 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쪼개기’라고 판단하고 2020년 7월 A씨에게 과징금을 부과했다. 똑같은 회사채에 50명 이상이 투자했기 때문에 각 펀드는 모두 공모로 봐야하며, 이 운용사는 증권신고서 제출 등 자본시장법상 공모펀드 모집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이에 반발한 A씨는 “펀드별로
-
[단독] 역전드라마 쓴 MBK파트너스, 칼라일 제치고 메디트 새주인된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토종 치과 구강스캐너 기업인 메디트를 2조원 중후반에 인수한다. MBK는 GS-칼라일 컨소시엄 등 글로벌 운용사를 제치고 메디트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트 경영권을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과 매각자문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유니슨캐피탈은 지난달 말 1차 우협으로 선정됐던 칼라일과 협상 기간이 종료되자 기존의 입찰 참여자였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CVC캐피탈 등 복수의 원매자들과 협상을 진행해왔다.거래 대상은 유니슨캐피탈과 창업자 장민호 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메디트 지분 100%다.매각 금액은 2조원 중후반 수준이다. 당초 칼라일이 제시했던 3조원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양측은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거래 종결은 내년 초가 될 예정이다.MBK가 메디트에 관심을 보인건 칼라일과의 우협 기간이 종료된 후다. MBK는 메디트의 성장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뒤늦게 인수전에 참전했지만 발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최종 승기를 잡았다.메디트 인수전은 앞서 지난달 25일 우협에 선정됐던 GS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 계약을 맺지 않으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섰다. 유니슨캐피탈은 이후 KKR 등을 비롯한 모든 투자자에게 인수 기회를 열어놨다.칼라일과의 협상 불발의 직접적 요인은 메디트의 10월 실적이었다. 10월 실적은 회사가 매각 과정에서 제시한 당월 목표치보다 40%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후 가격 등 세부
-
[단독] 이영민 세경하이테크 대표, 이상파트너스에 경영권 매각
코스닥시장 상장사 세경하이테크의 최대주주가 창업주 이영민 대표(사진)에서 사모투자펀드(PEF) 이상파트너스·자비스자산운용 컨소시엄으로 바뀐다. 이상파트너스는 최대주주로서 2차전지 등 신사업 투자를 주도하고, 이 대표는 2대 주주로서 기존 사업을 이끄는 식으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상파트너스·자비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이날 최대주주 변경을 동반한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다. 이 대표 보유 지분 31.82% 중 21%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800억원에 컨소시엄에 양도한다. 2006년 세경하이테크를 창업한 이 대표는 최대주주에선 물러나지만 2대 주주로서 최고경영자(CEO) 직을 유지한 채 주력 사업인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부품·소재 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세경하이테크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접을 수 있는 초박형강화유리(UTG)를 보호하는 광학필름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하는 기업이다. 스마트폰 데코필름과 글라스틱 경쟁력도 손에 꼽힌다. 이 대표가 일부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전략적인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세경하이테크는 폴더블폰 광학필름에 대한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최근 수 년간 매출이 2000억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회사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돌파구로서 색다른 경험과 능력을 가진 PEF를 전략적투자자(SI)로 맞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경하이테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683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
-
해운경기 꺾이자 HMM 조기매각 선회…지분 '쪼개팔기'도 테이블에
산업은행이 예상과 달리 HMM 조기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당초 정부와 산은은 HMM의 경쟁력을 더 높일 때까지 민영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각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급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LX판토스를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CJ그룹 등 인수 후보군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해운업 경기 하락으로 HMM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은 매각 작업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산은, “지금이 매각 적기”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산은의 해묵은 골칫거리였던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통매각하는 ‘대형딜’을 성사시켰다. 강 회장은 산은이 보유한 민간기업 지분은 신속히 처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자금을 통해 산은 본연의 정책금융기관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자칫하면 매각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해운업계에선 새로 건조된 선박이 대거 인도되는 내년부터 ‘치킨게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HMM 수익성도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HMM은 2015년 2분기부터 5년가량 적자를 내다 2020년 2분기 흑자전환한 뒤 최근까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HMM 실적이 꺾이기 전에 서둘러 매각하는 게 산은이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빨리 HMM 매각에 시동을 건 배경이다. 판토스, 현대, 포스코 등 후보군산은은 보유 지분 20.69%를 전량 매각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곳에 지분을 통째로 팔지, 2~3곳에 쪼개 팔지
-
[단독] HMM 민영화 시동 건 産銀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HMM 지분(20.69%) 매각에 나섰다. 물류기업 판토스를 보유한 범(汎)LG 계열 LX그룹과 경영권 매각을 위해 사전 접촉했고,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CJ그룹 등과도 접촉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조기 민영화가 추진되는 것이다. 산은은 HMM의 최대주주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LX 측과 산업은행의 고위 관계자가 만나 HMM 지분 매각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산은과 LX 측은 실무팀을 꾸려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실무팀은 자금 여력, 매각 지분 비율 등 쟁점을 모두 다룰 계획이다.산은은 LX 외에 HMM 경영권 인수 가능성이 있는 잠재 후보군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도 “복수의 기업을 상대로 HMM 매각과 관련한 시장 상황을 파악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산은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분을 한 회사에 모두 팔지, 2~3개 회사에 쪼개 팔지는 시장 상황과 인수 가능 기업의 자금 여력 등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한 기업이 산은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HMM은 산은과 2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등 정부 측 지분이 40%가 넘는데, 해양진흥공사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 조건으로 HMM 지분을 상당 기간 계속 보유할 방침이다.이지훈/황정환 기자
-
[단독] '한전 나비효과'에 은행까지 돈가뭄…"200兆 풀어야 위기 넘겨"
시중은행이 한국전력에 대한 대출을 재개하면서 ‘블랙홀’처럼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던 한전채 문제는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문제가 풀린 건 아니다. 올해 30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의 자금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금경색에 대비해 미리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기업들의 연말 자금 수요도 상당하다. 5대 금융지주는 연말까지 95조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은행채 발행과 예금금리 인상은 정부 요구에 따라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은행들로선 자금 조달이 제한된 상황에서 돈을 풀어야 하는 이중고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 억제의 ‘나비효과’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전은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25조5000억원어치의 한전채를 찍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10조4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AAA등급 한전채 금리는 연초 연 2.71%에서 이달 연 5.95%까지 치솟았다.문제는 ‘한전채 폭탄’ 여파로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대규모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의 위기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진 것이다.한전은 이미 올해 3분기까지 약 22조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겨울철에 적자가 더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영업적자는 30조~35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금 수요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은행권 대출만으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정부는 한전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짜내고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는 한 적자 구조가 바뀌지
-
[단독]위기의 메쉬코리아, 유진기업-스톤브릿지가 인수 추진
레미콘·건자재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유진그룹이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고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인수를 추진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스톤브릿지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메쉬코리아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를 대상으로 주식담보대출 360억원을 제공한 OK캐피탈은 앞서 지난달부터 매각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회사 경영권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다. OK캐피탈은 이날 오후 주주단 회의에서 메쉬코리아 주주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향후 매각 작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올해 초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14.82%)와 김형설 사내이사(6.18%)는 지난 2월 OK캐피탈로부터 보유 지분 전량인 21%를 담보로 360억원을 대출했었다. 경영진은 투자 유치를 통해 대출금을 갚을 계획이었지만, 올 들어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빙하기가 오면서 돈줄이 마르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유 대표는 결국 경영권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인수자로 나선 유진그룹은 물류 기업인 유진로지스틱스의 자회사 유진소닉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소닉은 전국 1500대의 직영 차량을 기반으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홈플러스, SSG닷컴, GS리테일, 오아시스 등으로 일반 택배나 화물로는 소화가 어려운 냉동·냉장·가구 설치, 새벽·주간 등 물류업계의 틈새시장으로 떠오른 특수 배송을 주로 취급한다.재무적 투자자로 나선 스톤브릿지는 유진소닉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유진소닉은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소닉의 지난
-
[단독] 2조원 쏟아부어도 판매 뚝…현대차·기아 '中 사업 유지' 기로에
‘판매 부진, 과잉 투자, 비효율적 지배구조.’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현지에서 겪고 있는 ‘3중고’다. 차가 안 팔리니 현금이 들어오지 않고, 2010년대 과도하게 구축한 생산설비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과의 합작구조는 이해관계 상충을 불러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이 존폐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한계 달한 현대차그룹 中 사업‘180만 대(2016년)→46만 대(2021년).’ 현대차·기아의 중국 현지 판매량이다. 5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기아 중국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가 작년 말에 이어 올해 3분기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직접적인 이유다.판매량은 46만 대에 불과하지만 두 회사의 생산능력은 210만 대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들어 중국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판매량으로 추산하면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숨가쁘게 돌아가야 할 생산설비가 투자금을 불태우는 고철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과잉 투자의 1차적인 이유로 중장기 리스크에 대한 분석이 소홀했다는 점이 꼽힌다. 현지에서의 단기 급성장에 취해 고급화하는 현지 수요 흐름, 브랜드 가치 관리 등을 놓쳤다는 것이다. 내실을 다지기보다 생산설비부터 확장한 대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으로 돌아오고 있다.중국 현지회사와의 합작 구조도 현대차그룹 중국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손잡고 있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위에다그룹은 모두 국영기업이다. 중국 정부와 현대차그룹의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회사의 이익만 취하기도 어려운 구조다.사업 지속 기로에 선 현대차
-
[단독] 기아 中법인 또 '완전자본잠식'
기아 중국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가 올해 3분기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1차 완전자본잠식’ 이후 9개월 만에 또다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판매 부진에 과잉 투자, 비효율적 지배구조 등이 겹쳐 중국 사업이 ‘밑 빠진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6일 기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위에다기아의 자산·부채 총액은 각각 2조1240억원, 2조2792억원이다. 자본총계(자산-부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 회사는 중국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과 기아가 50 대 50으로 투자한 합작사다. 원래는 기아(50%), 위에다(25%), 둥펑(25%) 등 3자 체제였지만 둥펑이 작년 말 지분 전량을 위에다에 넘겼다.작년 말 완전자본잠식 상황에 처한 위에다기아는 올초 7200억원을 증자했지만 9개월 만에 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2016년 65만 대에 달하던 판매량이 올해 3분기까지 6만8000대 수준으로 급감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기아는 러시아 사업에 투자하려고 준비한 1조원가량을 중국법인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형규/김일규 기자
-
[단독] 국민연금, 운용역 기지로 1000억 혈세 아꼈다
국민연금이 미국과 유럽 과세당국에 납부한 세금 중 약 1000억원을 돌려받는다. 미국에서는 면세 혜택을 받는 해외적격연기금(QFPF)으로 인정받았고, 유럽에선 ‘최혜국대우’를 주장해 받아들여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무자들이 해외에서 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수년에 걸쳐 관련 세제를 면밀히 연구한 결과다. 연금 안팎에선 "기금운용본부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혈세를 아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미국 국세청(IRS)으로부터 미국 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면서 냈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중 비과세부분에 해당하는 300억원을 환급받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회 예산심사위원회 최종 승인이 나는 데로 해당 대금이 국민연금으로 납입될 예정이다.이번 세금 환급은 2017년 미국 연방세법 조항(897조(L))의 개정으로 QFPF에 대한 비과세 규정이 신설되면서 이뤄졌다. 해당 규정엔 미국 외 국가의 연기금·공제회들이 일정 조건을 충족해 QFPF으로 인정받으면 미국에서 부동산 자산의 거래로 얻은 양도차익에 비과세혜택를 주는 내용이 포함됐다.국민연금은 이미 미국 세법상 국부펀드로 분류돼 주식·법인에 대한 양도세는 면제되거나 한·미조세조약에 따라 일부만 납부해왔다. 부동산 거래에서도 법인 형태의 거래에선 면세가 됐지만, 자산이 오가는 거래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양도차익의 21%를 현지에서 세금으
-
[단독] 빈 살만 오는 날, 에쓰오일 8兆 베팅
에쓰오일이 울산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사업인 ‘샤힌(shaheen·매의 아랍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투자 규모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 속에 이뤄진 대규모 투자 결정이어서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오는 17일 서울 공덕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샤힌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아람코를 지배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회사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확정하는 것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8조원 이상을 들여 울산 에쓰오일 공장 일대에 에틸렌, 폴리에틸렌(PE)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설비가 준공되면 연간 180만t 규모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내년 착공해 2026년 준공할 예정이다.에쓰오일은 이번 투자에 따라 매출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7%에서 2030년 25%로 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 에틸렌 가격(t당 850달러 안팎)을 적용하면 연간 15억3000만달러(약 2조원) 규모 매출이 더 늘어난다. 정유 부문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바뀌어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출렁이던 실적도 변동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김익환/차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