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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삼성생명 자회사로…금융당국 승인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을 19일 승인했다. 삼성화재의 자사주 소각에 따른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본지 3월 19일자 A18면 참조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안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삼성화재의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이 14.98%에서 15% 이상으로 올라가는 데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덜게 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다른 계열 금융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다. 삼성화재만 예외적으로 별개 법인으로 존재했다.지난 1월 삼성화재가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변수가 됐다. 삼성화재는 현재 15.93%인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 경우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은 16.93%까지 올라간다.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다른 회사 주식을 15%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 비율을 넘으면 금융위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받지 못하면 15%를 초과하는 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에 삼성생명은 지난달 13일 금융위에 승인을 신청했다.자회사 편입이 확정되면서 삼성화재 주주들은 오버행 우려를 덜게 됐다. 두 회사는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해도 삼성생명 손익이나 자본 비율 등은 변화가 없다”며 “자회사로 편입해도 양사 경영 활동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고 말했다.삼성화재 추가 지분 매입 계획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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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타이틀' 동시 겨냥…한투·미래에셋證, 상반기 IMA 취득 나선다
이르면 상반기 국내 최초의 종합투자계좌(IMA) 증권사가 등장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IMA 제도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며 그간 몸집을 불려온 증권사들이 신청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비슷한 시기에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IMA 제도 구체화 막바지 작업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IMA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MA 제도가 만들어진 2016년엔 8조원 요건을 갖춘 곳이 없었다 보니 구체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건전성 규제와 원금 지급 상품의 성격 규정 등을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희망하던 IMA 사업 전개에 따른 레버리지 비율 완화나 난외계정(재무제표의 별도 기록 계정)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IMA는 증권사가 고객의 예탁금을 운용하면서 ‘원금 보장’이라는 표현을 최초로 명시하는 계좌다. 은행의 예금계좌와 비슷하지만 수익률은 더 높다. 증권사 관계자는 “조달 예탁금의 70%를 회사채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금융 투자 수익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연 5~6%까지 책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업계에선 IMA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직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두 회사의 인가 신청이 발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요건에 해당하는 곳은 이들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신종자본증권을 7000억원어치 발행하며 이달 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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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상상인저축은행에 경영개선 권고…강제 구조조정 돌입
업계 10위 상상인저축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강제 구조조정 명령인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한 탓이다.금융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1단계에 해당하는 경영개선 권고를 의결했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금융회사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강제 조치다. 경영개선 권고, 요구, 명령 세 단계로 나뉜다. 경영개선 권고를 받은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처분,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의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상상인저축은행이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건 자산 건전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26.71%다. 고정이하 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됐거나 향후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이다.금융당국이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리면서 업권 전반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은 2조7554억원으로 업계 10위 수준이다. 고객 수는 14만8342명에 달한다.금융권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처럼 회사가 파산하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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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홈플러스 관계기관 점검회의..."협력업체 적극 지원"
정부가 홈플러스의 협력업체 대금 지급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단기사채 등과 관련해 위법 소지가 발견되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기업은행과 함께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 관계기관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이날 회의에서는 전반적인 상황, 홈플러스의 대금 지급 동향 및 협력 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금융지원 현황 등을 점검하고 이후에도 관계기관 간 협의·대응을 지속하기로 했다.금융당국은 은행권의 홈플러스 협력업체 지원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살피기로 했다. 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국민은행 등 은행권은 홈플러스 협력 업체에 대해 원금 상환 없는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을 지원하고 있다.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연체될 경우 운전자금으로 대환할 수 있는 특약 대출을 내준다. 신규 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는 최대 5억원의 긴급자금지원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돕고 있다.산업부는 홈플러스 측이 변제계획을 책임 있게 성실히 이행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거래채무 약 3400억원을 상환했으며, 소상공인 영세업자 채권을 우선순위로 순차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정부는 법원의 회생 절차 진행 과정에서 협력업체 대금 지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가 함께 추가적인 대응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금감원은 전날 홈플러스 회생 신청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을 살피기 위해 신영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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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 평가위원회 출범
금융위원회가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3년간 유예하는 기업을 선정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5월 관련 규정 개정을 마무리한 뒤 6월부터 기업으로부터 유예신청을 접수한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계·감사 지배구조 평가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회계·감사 지배구조 평가는 단순히 주기적 지정을 유예할 회사를 선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과 감사인이 지향할 회계·감사 베스트 프랙티스(모범 관행)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외부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상장회사 등이 6년동안 외부감사인을 자유선임한 이후, 3년간 금융당국이 지정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회계․감사와 관련한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 대해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3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기업은 9년동안 외부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할 수 있다.당시 우수 기업 선정 기준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할 평가 위원회를 구성했다.평가위원회는 외부감사법에 따라 지정유예 여부를 결정하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문기구다.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권재열 경희대 교수, 김이배 덕성여대 교수, 서원정 공인회계사회 부회장, 송민섭 서강대 교수, 윤승영 한국외대 교수, 지승민 고려대 교수 등 7명으로 꾸려졌다.최종학 교수는 “주기적 지정제가 도입된 뒤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기업 지배구조가 우수해 지정 필요성이 낮은 기업들도 분명히 있다”며 “감사위원회가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조직이 잘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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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5번째 매각 실패…메리츠, 노조 방해에 인수 포기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석달 만이다.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예금보험공사가 매각 작업을 대행 중인 MG손보는 이로써 5번째 매각까지 실패했다.메리츠화재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각 기관의 입장차이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예보는 메리츠화재의 결정 직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2022년 4월 결정한 이후 이미 약 3년이 지났으며 매각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예보는 먼저 인수 희망자를 찾는 시장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5번에 걸친 매각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수 후보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실시했던 4차 공개매각에서 메리츠화재와 두 곳의 사모펀드(PEF)가 입찰에 참가했으나 매수 조건을 맞추지 못해 유찰됐다. 이후 예보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하고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시장에선 예보가 가교보험사를 세운 뒤 MG손보를 인수하거나 MG손보 전체를 청·파산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교회사는 2012년 저축은행 줄도산 사태 때 예보가 활용했던 방식이다.가교보험사를 설립해 MG손보가 보유한 계약 중 예금자보호(5000만원)가 되는 계약들을 인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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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ETF로 '부동산 재간접펀드' 투자 허용…"분산투자 용이"
이달부터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재간접리츠, 부동산·리츠 ETF 투자가 가능해진다.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의 일환이다.현행 자본시장법은 과도한 보수수취나 복잡한 상품 개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가 재간접펀드에 투자(소위 '재재간접' 또는 '복층 재간접' 투자)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로 인해 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실물투자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해 투자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금융당국은 ETF가 상장 재간접리츠 및 부동산·리츠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운용주체의 과도한 보수 수취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재재간접을 넘는 4단계 이상 구조는 허용하지 않으며, 투자자에게 유리한 운용보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금융위원회는 "현재 개별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소수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의 부동산 시장 분산투자가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펀드 자산을 주기적 평가 및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공정가액으로 평가하는 자산에 대해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가 연 1회 이상 평가하도록 하고, 부동산·인프라펀드 등이 투자한 자산을 평가하는 경우 외부 전문기관이 최근 1년 이내 제공한 가격을 우선으로 고려하도록 했다.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은 오는 18일 각각 공포 및 고시될 예정이다. ETF의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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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대표관리인 전격교체…청산 가능성 내비친 금융당국
금융당국이 매각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MG손해보험의 대표관리인을 전격 교체했다. MG손보 매각 및 청·파산 작업을 주관하는 예금보험공사 출신 인사를 MG손보 대표관리인에 앉혔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MG손보 처리 방침을 ‘관리’에서 ‘구조조정’으로 바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는 최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기존 금융감독원 출신 대표관리인 윤진호 대표를 경질하고, 후임에 안병율 전 예보 조사기획부장을 선임했다. MG손보는 2022년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된 뒤 당국에서 정한 관리인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기존 관리인 네 명은 금감원 출신 3명, 예보 출신 1명이었다. 안 전 부장은 지난달 예보가 MG손보의 감사 담당 관리인으로 파견한 인물이다. 한 달 만에 경영 총괄을 맡게 됐다. 윤 대표는 향후 책임 소재 등을 우려해 MG손보 노동조합의 실사 방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는다.MG손보 매각 작업은 작년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가 선정된 뒤 ‘올스톱’ 상태다. 메리츠화재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MG손보 노조가 실사 작업을 방해해서다. 노조는 예보를 상대로 100% 고용 승계와 함께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이번 관리인 교체를 두고 MG손보가 청·파산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표관리인을 금감원에서 예보 출신으로 바꾼 것은 청산 절차를 추진하는 걸 염두에 둔 조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MG손보 정리에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며 “빠르게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금융위원회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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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악몽' ELS…예·적금 창구서 못 판다
앞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원금 손실 위험이 큰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은 은행 예·적금 창구에서 팔 수 없다.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를 허용하면서다. 판매 대상도 원금 100%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특정 소비자 등에게만 투자를 권유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다만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은행에 대한 제재 수준과 관련해선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국 200여 개 점포만 판매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홍콩 H지수 ELS 현황 및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2023년 하반기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한 후 1년여 만에 나온 대책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ELS는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 구조인데,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채 예·적금을 다루는 은행의 일반 점포에서 판매가 이뤄졌다”며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갖춘 일부 거점 점포를 통해서만 ELS를 판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당초 당국은 전면 판매 금지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소비자 선택권 제약 등을 고려해 거점 점포 한정 방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LS 판매가 가능한 거점 점포는 전국 200~400개 규모로 예상된다. 5대 은행 전체 점포(약 3900개)의 5~10% 수준이다. 거점 점포 안에서도 별도 층이나 출입문으로 분리된 전용 상담실에서만 ELS를 팔 수 있다. 여기에 관련 자격증이나 일정 경력을 갖춘 전담 직원만 판매가 가능하다. ELS 외 기타 고난도 투자 상품은 일반 점포에서도 취급할 수 있지만 판매 창구를 일반 예·적금 창구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판매 대상도 제한된다. 투자 성향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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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증권사 '회사채 담합'] PF 손실 증권사, 회사채 지렛대로 기업과 '관계맺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회사채 출혈 경쟁이 심해진 기점을 2023년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서 찾는다. 당시 금융위는 회사채 발행 주관사라고 하더라도 만기가 다른 회사채에는 투자할 수 있다고 판단해줬다. A사의 2년물 회사채의 대표 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A사 3년물에는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사채 발행 기업들은 “2년물 주관사를 맡으려면 3년물 수요예측에 낮은 금리를 제시하라”고 증권사들에 대놓고 요구하기 시작했다.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은 증권사에 회사채 금리를 낮출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증권사들은 주관사 명단에서 배제하고 있다. 이달 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한 대기업은 매일 수요예측 참여 희망 증권사들을 소집해 자신들이 원하는 금리만큼 낮춰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채 주관사가 과거 2~3개 수준에서 최근 7~8개까지 늘어난 배경이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채권연구센터 센터장은 “회사채 발행 상위 30개 기업이 전체 회사채 물량의 50%를 차지하는 만큼 구조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대기업들의 입김이 커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증권사의 큰 수익원이었던 부동산금융 시장이 망가진 영향도 컸다. 더 이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대형사는 물론 중소 증권사까지 대거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채 발행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대기업과 맺은 관계를 통해 향후 계열사의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 주관, 퇴직연금 등을 때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전통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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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영업 일부정지…이석우 대표 '문책경고'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 일부 정지와 대표이사 문책경고 등 제재를 받았다.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지원하고 고객확인 의무를 수십만 건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5일 두나무에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 정지 3개월과 임원 문책경고 등 제재 조치를 통보했다. 영업 일부 정지는 다음달 7일부터 6월 6일까지 신규 가입 고객의 가상자산 외부 이전을 제한하는 조치다. 기존 고객은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고, 신규 고객도 가상자산 매매·교환과 원화 입출금 등은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FIU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문책경고)와 준법감시인(면직) 등 임직원 9명에게 신분 제재 조치도 내렸다. 금융회사에서 문책경고는 연임을 비롯해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을 제한받는 만큼 ‘중징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두나무는 법상 금융회사로 분류되지 않아 이 대표의 연임에 법적 제한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FIU에 따르면 두나무는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9곳과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 총 4만4948건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나무는 특금법상 고객확인 의무와 거래제한 의무도 수십만 건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번 제재가 업비트의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FIU 관계자는 “이번 건은 처벌이 아니라 제재이기 때문에 사업자 신고 불수리 사유에 해당하진 않는다”면서도 “지적 사항에 대한 시정 여부 등을 면밀히 고려해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내부통제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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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목 공매도…내달 말부터 재개
다음달 말부터 모든 상장기업의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전면 금지에 나선 지 5년 만이다.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례간담회에서 “공매도를 재개하게 되면 전(全) 종목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시스템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다음달 31일 전면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거래다. 그는 “1년 넘게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했기 때문에 일부 종목만 재개할 이유가 없다”며 “대외 신인도 측면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당국은 개별 종목의 변동성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한시 완화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좀 더 많은 종목이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도록 한두 달 기준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차기 거래일에 공매도가 자동으로 금지된다.양현주/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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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은행 대출금리 내려갈 때 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이 24일 전 종목 공매도 재개 카드를 꺼내 든 건 외국인 투자자를 향한 ‘구애의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 해외 기관 사이에서 ‘공매도 전략을 쓸 수 없는 증시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확산해 있어서다. 다만 공매도 허용 후 주가지수 하락을 염려해 온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무마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금리 산정 관행과 관련해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돼야 한다”며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선진국지수 편입 기대 커질 듯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가 다음달 말부터 전면 재개돼도 자본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며 “일부 개별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요건을 한시 완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과거 데이터를 통해 공매도 영향과 효과를 따져봐야 하는 만큼 다음달 구체적 완화 기준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과열 종목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당국은 팬데믹 직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가 2021년 5월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된 350개 종목에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2023년 11월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태를 계기로 완전 금지했으나 외국인 이탈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선진국 증시 가운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곳은 한국뿐이다.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려는 조치라지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열을 막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증권업계 숙원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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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자본시장 밸류업 정책 흔들림 없이 추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본시장 관련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투자를 독려했다.김 부위원장은 21일 JP모간이 주최한 코리아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국내·외 기관투자가 약 20개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진행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주요 추진방향을 설명했다.김 부위원장은 “공정·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불공정거래에 대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임원 선임 제한 등 다양한 제재 수단을 도입하는 등 더욱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제도개선과 관련해선 전산시스템 의무화,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의 상환기간 제한 등 법제화 및 시스템 구축 등의 후속조치가 마무리돼 다음달 31일부터 차질 없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김 부위원장은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 1단계 의무화 등이 시행되고 있다”며 “올해는 투자자의 거래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자본시장의 유통 플랫폼이 다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3월 대체거래소(ATS) 출범, 6월 파생상품 자체 야간시장 개장, 3분기 비상장주식 플랫폼 인가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주주가치 존중 기업경영’ 확립을 위한 정책방안도 홍보했다. 김 부위원장은 “물적분할, 내부자거래, 자사주, 배당 등과 관련하여 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이 완료됐다”며 “국회의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합병·분할시 주주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에도 정부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김 부위원장은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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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신탁 돌려막기’ 증권사 무더기 중징계...과태료 289억 부과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계좌에서 ‘채권 돌려막기’를 일삼은 증권사들에 대한 무더기 제재가 확정됐다. 기관경고 및 기관주의 조치와 함께 289억원 규모의 과태료도 부과됐다. 다만 앞서 금융감독원이 결정한 제재 수위보단 낮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3차 정례회의를 열어 증권사 9곳의 채권형 랩·신탁 운용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에 대한 기관 제재를 확정했다. 제재 대상은 하나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등 9곳이다. 이 가운데 SK증권을 제외한 8개 증권사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기관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등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SK증권에 대해선 기관주의로 의결했다. 불법 자전거래에 자사가 설정한 펀드까지 동원한 교보증권에 대해선 사모펀드 신규 설정과 관련해 업무 일부정지 1개월 조치가 내려졌다. 아울러 증권사 9곳에 대해 총 289억72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를 결정했다. 이들 증권사는 기관이나 법인 자금을 유치하기&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