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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150곳 밸류업 공시…시장 웃도는 성과"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추진 이후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이 늘어나고, 해당 기업 주가도 시장 수익률을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자본시장연구원은 8일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 세미나’에서 유가증권시장 기업 시가총액 기준 약 50%에 해당하는 150개 상장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작년 자사주를 취득한 상장기업은 전년 대비 1.46배 증가했고, 자사주 취득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75배 늘었다. 작년 상장기업의 배당금도 전년 대비 12% 불어난 것으로 집계했다.밸류업 공시 기업의 주가 흐름도 좋았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공시 기업의 최근 주가가 동종 업종 평균 대비 3%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배당 절차 개선책도 투자자 편익을 늘렸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강 실장은 “배당금 규모 확정 이후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기업 비중이 2023년 7.3%에서 작년 14.1%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023년 1월 배당기준일 전에 배당금액을 확정해 공시하도록 하는 ‘배당절차 선진화’ 제도를 시행했다.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정책 가운데 복수 거래소 체재, 한계 기업의 퇴출 방안까지 안착한다면 일반 주주의 권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양수도 방식의 인수합병(M&A) 시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나 물적분할 후 자회사가 상장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가 일부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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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조각투자 제도권 편입
금융위원회가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등 자본시장 주요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도화한다.금융위는 8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금융혁신법상 혁신금융 서비스(샌드박스)로 운영한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공식 제도로 인정하는 의미가 있다. 시행령과 규정은 오는 9월 30일 시행된다.비상장주식 유통플랫폼은 증권플러스비상장, 서울거래비상장 등 두 곳이 2020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앞으로는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를 받은 기업이라면 비상장주식 유통플랫폼으로 등록할 수 있다. 자기자본 60억원, 매매 체결 전문인력 1명, 전산 전문인력 8명 등 요건을 갖추면 된다.조각투자 유통플랫폼 사업에 대한 ‘발행 관련 투자중개업’ 인가 단위도 신설된다. 인가 요건과 업무 기준 등은 비상장주식 유통플랫폼과 비슷하게 제도화할 예정이다.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도 나온다. 주당 가격이 높은 주식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2022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뒤 8개 증권사가 출시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누적 이용자가 17만1000명, 매수 주문 체결 금액은 1228억원까지 늘었다.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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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글로벌 평가 긍정적"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추진해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과제를 찾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상장시장의 질적 성장, 불공정거래 조사 체계 정비 필요성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 세미나’에서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의 주주환원 노력을 확대한 결과 외국인 투자 확대,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증가, 글로벌 지수 편입 등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 부위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대표 성과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 의무화, 외환시장 개방 확대 등을 통한 자본시장 접근성을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 계좌 개설 수는 2023년 월평균 105건에서 지난해 월평균 396건으로 약 4배 증가했다.김 부위원장은 “대체거래소(ATS) 도입 이후 거래가 순차적으로 확대되면서 복수 시장 구조가 안착하고 있다”며 “상장폐지 제도 개선은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일반주주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2022년 말부터 물적분할 관련 공시 강화, 내부자 거래 사전 공시, 전환사채 제도 개선, 자사주 관련 공시 강화, M&A 공시 개선 등 전방위적인 제도 개선을 실시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경우 7일 기준 150곳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다. 상장사의 5.9%에 해당하는 수치다.불공정거래 대응도 한층 강화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조치한 불공정거래 사건 건수는 2022년 81건에서 지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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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DSR 수도권·지방 차등 적용…MG손보 처리방안 이달 중 밝힐 것"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수도권과 지방에 차등 적용한다. 매각이 무산된 MG손해보험 정리 방침은 이달 내놓는다.▶본지 5월 7일자 A17면 참조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월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관련해 이달 구체적 방안을 발표하겠다”며 “기본적으로 지방과 수도권은 차이를 두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DSR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현재 은행권 40%, 2금융권 50%가 적용된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금리에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붙여 전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현재 적용 중인 2단계 DSR에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수도권 1.2%포인트, 지방 0.7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하고 있다. 7월 3단계 시행 시엔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고 은행권과 2금융권 모든 대출에 가산금리 1.5%포인트를 더하는 게 당초 구상이었다.당국은 수도권엔 기존 계획대로 1.5%포인트 가산금리를 적용하되 지방엔 이보다 낮은 수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위원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이나 경기 상황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지방의 DSR 규제를 현 수준보다 완화해주는 것은 아니고, 규제 강화 속도에서 수도권과 차이를 두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한 MG손보 처리 방안에 대해선 “시장의 불확실성과 계약자 불안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달 처리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가교보험사를 설립해 MG손보 계약을 일정 기간 관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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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정리 위해 '가교보험사' 세운다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회사인 MG손해보험을 정리하기 위해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가교보험사를 세워 임시로 MG손보 계약을 관리한 뒤 대형 손해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하거나, 제3자에 자산부채이전(P&A) 형태로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청산·파산이나 감액 이전 등은 계약자 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검토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국내 ‘1호 가교보험사’ 되나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가교보험사는 예보가 부실 보험사를 정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임시 회사를 뜻한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 예보가 가교저축은행을 설립하고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 부채를 이전받아 운영한 것과 비슷한 형태다. 이번에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면 국내 보험업권에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지난 3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한 뒤 금융당국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에 MG손보 계약을 넘기는 방안을 타진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회사마다 전산과 시스템이 달라 즉시 계약을 이전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MG손보 계약을 회사 전산과 통합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문제는 MG손보 부실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점이다. MG손보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2023년 말 76.9%에서 작년 말 4.1%로 주저앉았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 건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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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금융위, 이번주 승인여부 결정
금융위원회가 이번 주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 심사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안건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했다. 금융위는 이번 안건소위를 끝으로 다음달 2일 정례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위 정례회의엔 금융위원장과 금융위 부위원장,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 등 9명 위원이 참석한다.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1월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을 3등급으로 낮춰 자회사 편입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지주사가 금융당국에서 자회사 인수를 승인받으려면 종합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다만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경영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미만이라도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신속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대통령 선거 이후엔 조직개편 및 인사 등을 이유로 심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서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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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 규제 완화…지급여력 150→130%로
보험회사가 지켜야 하는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기준이 기존 150%에서 130%로 낮아진다.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보험업법 시행령·감독규정을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달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된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당국은 후순위채 중도 상환 및 인허가 등의 요건으로 보험사에 킥스 비율 150%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금리 하락 등으로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급락해 규제 준수가 어려워지자 당국이 권고치를 조정하고 나섰다.해약환급준비금 적립 비율 규제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킥스 비율이 190% 이상일 때 준비금을 80%만 적립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170% 이상이면 된다.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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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찾아 돈 좇아'…금융엘리트 관료, 민간으로 엑소더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떠나 민간 기업을 택하는 금융 엘리트 공직자가 급증하고 있다. 낮은 연봉과 격무에 지쳐 민간 금융회사로 떠나는 사례가 많다. 과거 로펌 고문이나 금융사 사외이사로 떠난 이직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 들어선 암호화폐거래소, 패션 플랫폼, 방위산업체 등으로 옮기는 이가 늘어나는 추세다.23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최근 1년간(3월 말 기준) 금융위, 금감원 직원이 인사혁신처의 취업 심사를 받은 건수는 총 56건으로 집계됐다. 3년 전(2021년 4월~2022년 3월) 45건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예전엔 금융 부처를 나온 이직자 절반 이상이 로펌 고문으로 이동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았다. 전관(前官)의 도움이 필요한 고객이 로펌을 찾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등 금융사 사외이사, 고문, 전문위원 등으로 적을 옮기는 이도 많았다.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특히 비교적 젊은 4급 직원이 짐을 싸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2023년 1월 퇴사한 금감원 4급 출신 A씨는 신한라이프 차장급으로 옮기기 위해 심사받았다. 또 다른 4급 B씨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팀원을, C씨는 네이버 손자회사인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매니저를 택했다.금융 엘리트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직업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년간 취업 심사를 받은 56건 중 두나무, 빗썸 등 암호화폐거래소 관련 업체가 심사 대상에 오른 횟수는 총 5회였다. 과거 최다 이직처인 로펌(5회)과 같다.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권(4회), 증권사(4회), 저축은행(3회) 등 전통 이직처를 웃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려대 등 민간 기업과 대학으로 이직하려는 사례도 등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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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미국서 VC 만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출장을 떠나 벤처캐피탈(VC) 등을 만난다.17일 금융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20~26일 미국 보스턴과 뉴욕,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한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중심지인 보스턴에서 21일 바이오 VC 업계 간담회를 열어 현지 벤처투자 생태계와 제도를 살펴보고, 국내 바이오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국내 금융권의 역할에 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다음날 뉴욕에선 세계 최대 대체투자회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최고위급 인사 등을 만난다.마지막 행선지인 실리콘밸리에선 산업은행 넥스트라운드 행사에 참석해 국내 창업·벤처기업의 미국 진출 및 현지 자금조달 활동을 지원한다. 세계 최대 기업벤처캐피탈(CVC) 중 하나인 인텔캐피탈 대표와도 면담할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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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KCGI의 한양증권 인수 제동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잠정 중단됐다. 금융당국의 KCGI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KCGI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을 의결했다. KCGI는 올해 1월 22일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통상 60일 안에 심사를 완료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세청 세무조사라는 변수 등장으로 심사를 중단하기로 했다.지난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KCGI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보다는 대규모 기획조사를 주력으로 한다. 국세청에서 혐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일각에서 KCGI의 제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 배경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검찰 금융감독원 금융위 등의 조사나 검사가 진행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며 “일반 세무조사가 아니라 특별 세무조사인 만큼 제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심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이 심사 전면 백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6개월 단위로 심사 재개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한다. 해당 시점까지 국세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거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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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첫 임기 채운 부위원장
금융위원회 출범 이후 최초로 임기를 끝까지 다 채운 부위원장이 나온다. 주인공은 김소영 부위원장(58)이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다음달 16일 3년 임기를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 조기 대선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차관급 정무직 인사가 임명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2008년 금융위 출범 이후 부위원장이 임기를 꽉 채운 건 김 부위원장이 처음이다.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 등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17일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금융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부위원장 자리를 먼저 채웠다.김 부위원장은 이미 ‘역대 최장수 부위원장’ 기록을 갈아치운 상태다. 기존 역대 최장수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2년10개월 동안 근무한 정찬우 전 부위원장(2013년 3월~2016년 1월)이다.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부위원장 임기는 3년이고 연임도 1회 가능하지만 임기 2년을 넘긴 사람은 정 전 부위원장과 김 부위원장 둘뿐이다.당초 지난해 말 부위원장을 비롯해 금융위 고위급 인사가 계획돼 있었지만 계엄과 탄핵 정국 영향으로 인사가 지연돼 김 부위원장이 예상치 못한 ‘롱런’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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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금융 족쇄' RWA 개선 움직임…은행지주 계열 IB 숨통 트이나
금융당국이 위험가중자산(RWA) 제도 개선에 착수하면서 은행지주 산하의 투자은행(IB)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RWA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본격화했다. RWA 가중치 적용 방식을 유연화하는 등의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9일에는 은행지주사 산하 증권사들의 연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발표 내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RWA 제도 개선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세계적으로 바젤Ⅲ 규제가 도입되면서 국내에서도 은행지주 단위의 자본건전성 관리가 강화돼 왔다. 금융당국은 은행지주 산하 금융회사들이 연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2%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밸류업 정책에 따라 CET1을 13%대 수준으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CET1은 RWA가 높아질수록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RWA 가중치가 높은 사모펀드(PEF) 출자나 인수금융 등 IB성 거래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IB의 주요 수익원인 인수금융은 딜 구조에 따라 RWA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PEF가 회사를 인수할 때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차주가 일반 기업이 아닌 SPC일 경우 신용등급이 없어 RWA 가중치가 150~200%까지 높아질 수 있다. 비상장사 역시 신용등급이 없거나 낮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RWA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인수금융 수요가 많은 중소형PEF나 미들마켓(중견기업 인수 시장)에는 실질적인 자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한 시중은행 인수금융 담당자는 "PEF에 출자하면서 인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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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부동산PF 돈줄 막히나…"집값상승·공급절벽 우려"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비롯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건전성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부동산에 쏠려 있는 증권사의 수익 구조를 기업금융 등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취지지만, 부동산개발 시장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금융위원회는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큰 틀에서 종투사의 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유도하면서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구체적으로 금융위는 부동산 채무보증과 대출에 대한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를 손보기로 했다. 현재는 부동산 투자 형태에 따라 NCR 위험 가중치를 일괄 적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사업 진행 단계, 담보인정비율(LTV), 분양·보증 여부 등에 따라 위험값을 세분화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예컨대 PF 채무보증은 현재 위험가중치 18%를 일괄 적용하고 있으나, '고 LTV·브리지론' 단계인 경우 최대 90%까지 상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금융위는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자기자본 100%) 규제를 확대한 '부동산 총 익스포저 한도 규제'도 신설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오는 6월까지 세부 내용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아울러 증권사 발행어음 조달액 대비 기업 모험자본 공급 비중을 올해 10%에서 2028년 25%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반면,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 한도는 현행 30%에서 2027년 10%까지 축소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부실 PF 사업장에 대해 구조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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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투사 PBS 대상 VC·리츠로 확대된다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가 운영하는 전담중개업무(PBS)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PBS는 투자자에게 자산관리, 대차, 총수익스왑(TRS)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해 높은 수익률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종투사가 PBS를 제공할 수 있었던 대상은 집합투자기구(펀드), 사모펀드(PEF), 공제회 등 일부 제도권 기관투자자에 한정됐다.금융위는 PBS 서비스 대상을 벤처캐피탈(VC)과 리츠(REITs), 신기술사업투자조합(신기사) 등 대체투자 참여 기관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VC, 리츠, 신기사가 자본시장법상 펀드(집합투자기구)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실무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PBS 고객 범위를 대체투자 전반으로 확대하게 되면서 증권사들은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성장기업 중심의 투자를 하는 VC의 경우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PBS 수요가 집중됐던 헤지펀드 시장이 라임 사태 이후 크게 위축돼 있던 상황에서 VC, 리츠 등으로 확장되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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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잠재성장률 하락·인구구조 변화 속 자본시장 역할 더욱 중요"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추진해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돌아보고 미래 과제를 찾는 포럼을 열었다. 자본시장의 미래 전략을 그리는 전담 부서를 신설해 각종 정책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자본시장전략포럼에서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하락,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등 추세적 변화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자본시장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자본시장전략포럼'을 만들고 금융위에 '자본시장전략기획과'를 신설했다.김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는 시장안정을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 만전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이 대내·외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국내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이라는 3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은 지난달 31일 기준 총 131곳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의 5.1% 수준이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는 코스피 시가총액 중 절반을 차지하는 상장사가 밸류업에 참여했다.기업의 주주환원도 확대됐다. 지난해 2분기부터 1년간 상장사 자사주 매입 규모는 22조8800억원으로, 전년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