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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예고한 MBK…최윤범측 "게임 안 끝났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유통 주식 물량의 20% 안팎을 들고 있는 기관투자가 중 5.34%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매수에 ‘법적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MBK 연합의 손을 들어준 결과다.이에 따라 75년 동안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공동경영은 MBK 주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막을 내릴 공산이 커졌다. 경영권 분쟁에 승리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만큼 고려아연의 미래사업 투자 여력이 마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막 내린 75년 공동경영MBK·영풍 연합은 14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5.34%의 주주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K·영풍 연합은 영풍 측이 보유한 기존 지분율(33.13%)을 합쳐 총 38.47%를 손에 쥐게 됐다. 최 회장 측은 오너 일가 지분과 기존 우호 지분, 영풍정밀 보유지분 등 34.05%에 베인캐피탈이 매수하는 지분(2.5%)을 합쳐 36.55%가 될 예정이다.오는 23일까지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및 베인캐피탈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지분은 14.66%다. 유통물량 20%에서 MBK가 매수한 5.34%를 뺀 수치다. 베인캐피탈 지분을 뺀 신규 자사주(12.16%), 기존 자사주(2.40%), 경원문화재단(0.04%) 지분을 고려하면 의결권 없는 주식 비중은 14.6%가 된다. 의결권 있는 주식(85.4%)으로 환산하면 MBK·영풍 연합은 총 45.04%의 의결권을 확보해 과반에 바짝 다가선다.주주총회에서 승기는 MBK·영풍 연합이 잡을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모든 주주가 주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MBK·영풍 연합이 주주가 여럿인 최 회장 측보다 세 규합이 쉬워서다.특히 최 회장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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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출혈경쟁…신사업 부담 커졌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는 끝났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예정대로 진행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에 최대 3조2000억원의 내부 자금과 차입금을 투입하기로 한 만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탈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금액은 모두 4조7700억원이다. 주당 89만원에 최대 414만 주(약 20%)를 사들이기 위해 마련한 실탄이다. 이 중 고려아연 몫은 3조2000억원이다. 고려아연은 1조원가량을 메리츠금융그룹 등에서 빌렸다. 기존 부채와 합산하면 매년 내는 이자 비용만 4400억원에 달한다.문제는 고려아연이 기존 제련업과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2차전지소재·자원순환)에 2030년까지 15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데서 비롯된다. 아무리 돈을 잘 버는 고려아연이라 해도 감당하기 힘든 규모여서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영업이익 7073억원을 올렸다. 결국 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MBK는 투자금에 자사주 매입금, 차입비용, 배당금 등을 합치면 2030년 부채비율이 244.7%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업계 관계자는 “향후 6년 동안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을 다시 20%대로 끌어내리려면 영업이익을 전량 차입금을 갚는 데 쓸 정도로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고려아연과 손잡은 대기업들도 미래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5063억원을 들여 니켈 제련소 건립에 들어갔다. 한화그룹과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구체 사업을 함께하는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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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도 안 거치고 임의적립금으로 공개매수, 무조건 배임"
"자사주 취득 한도에서 임의적립금을 공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김용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이 주주총회에서 자원사업이나 해외에 투자하기로 약속하고 오랜 기간 쌓아온 임의적립금을 주총도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을 하겠다는데, 이는 회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용재 교수는 최근까지 금융위원회에서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모든 금융행정 관련이슈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주립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 등을 거쳤다. 주 연구분야는 자본시장법과 금융법이다. 김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고려아연을 상대로 '임의적립금' 논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회사 배당가능이익이 임의적립금을 포함해 6조원이 넘는다며 약 3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지만 영풍-MBK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왔다. 주총에서 이미 임의적립금 사용목적을 정해뒀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개매수 자금으로 쓸 순 없다는 논리였다. 이들 연합의 계산에 따르면 임의적립금을 제외했을 때 사용가능한 자금은 600억원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임의적립금의 사용목적은 주식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주주총회가 정한 건데 이걸 이사회 결의만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해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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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분쟁공식' 바꿨다…경영권 공격 사정권 기업만 212곳
경영권 분쟁 사례는 올해 들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오랜 동업자 관계에서 갈라선 고려아연 외에 한미사이언스와 같은 가족 간 분쟁, 에프앤가이드·래몽래인 등 최대주주와 기존 경영진의 다툼, KT&G 등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까지 사례는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경영권 승계가 활발해지고 사모펀드(PEF)나 다른 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낮아진 점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부상도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기업 실적이 예상을 밑돌거나 주주와 경영자 간 경영 방식에 이견이 생기자 경영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영권 취약 기업 급증13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의 집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국내 상장사 479곳 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33% 미만인 기업은 212곳이다. 통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전체의 3분의 1 미만이면 경영권이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다른 주주들이 규합해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최대주주 지분율과 나머지 주요 주주의 합산 지분율(국민연금 제외) 간 격차가 10%포인트 미만일 정도로 작은 곳도 49개에 달한다.투자은행(IB)업계에선 금호석유화학 한진칼 한솔케미칼 등 전통적인 대기업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등 게임사, 한미사이언스 HLB 광동제약 등 바이오 기업을 대표적인 ‘사정권’ 내 기업으로 꼽는다. 가족 간 잠재 갈등이 남아 있는 DB와 DB하이텍, 2대 주주인 쉰들러가 경영권 공세를 펴온 현대엘리베이터도 분쟁 가능성이 있다.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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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73社…경영권 분쟁 '역대 최다'
올해 상장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분쟁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고려아연, 한미사이언스 등 동업자나 가족 간 갈등 외에 창업자와 투자사 간 충돌, 저평가된 기업을 겨냥한 공세 등 다양한 유형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조 단위 현금을 보유한 사모펀드(PEF)와 경영권 분쟁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은 금융회사가 가세해 분쟁 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기업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공시한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 분쟁 소송)은 73개사 242건이었다. 집계를 시작한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건수다. 지난해 같은 기간(71개사 219건) 대비 10.5% 증가했다.올해는 특히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을 둘러싼 분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60건(27.6%)에서 올해 100건(41.8%)으로 늘었다. 기존에는 주로 코스닥시장 기업의 소액주주가 대주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고려아연, 한미사이언스, 금호석유화학, 다올투자증권, JB금융지주 등 대기업과 금융사가 대거 분쟁에 휘말렸다.경영권 분쟁 유형도 다양하다. 상속 과정에서 가족 간 갈등으로 촉발된 한미사이언스, 동업자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은 고려아연과 에프앤가이드,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 싸움이 예고된 티웨이항공과 쏘카 등이 대표적 사례다. 최대주주인 배우 이정재 씨와 창업자가 분쟁 중인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 등도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저평가 기업의 가치 상승과 지배구조 개선 요구 압박 강화, PEF 등 외부 자금을 활용한 공개매수 활성화,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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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 고려아연·영풍정밀 치열한 공개매수 수싸움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 공개매수 기간 종료가 거래일 기준 하루 남은 가운데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주주들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진행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선택지까지 고려해 가장 큰 이득을 남기기 위해서다. 주주들 입장에선 남들은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충분히 응하고, 자신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구조다.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0.63% 오른 7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 측이 이날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올렸지만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주가가 오르지 않은 건 가처분 소송으로 인해 최 회장의 공개매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이런 공포심을 기회로 보고 있다. 다른 주주들이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대거 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고려아연의 실질 유통 지분은 19%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지분 약 7%와 패시브 펀드가 보유한 지분 약 5%도 잠재 유통 지분이다.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올리면서 최대 매수 수량도 기존 17.5%에서 20%로 늘렸지만 잠재 유통 지분을 고려하면 아직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지분을 사겠다는 건 아니다. 공개매수 경쟁이 끝나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끝나는 14일 장 마감 시간까지 주주들 사이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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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없다" 선긋기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가격 경쟁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추가적인 가격 인상 경쟁을 벌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MBK파트너스는 9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각각 주당 83만원, 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MBK와 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83만원까지 재차 끌어올렸다. MBK파트너스는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며 이미 기존 주주들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해 드리는 가격”이라며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최윤범 회장이 추가로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경우 배임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회사 자금을 추가로 집행하면 회사에 끼치는 손해가 커져 배임 가능성이 생긴다 게 MBK·영풍 연합 측 설명이다. 앞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MBK&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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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인수전, 정부 입장 변하나 "국가핵심기술 적극 검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보유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기업을 외국 기업에 매각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MBK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안덕근 장관은 전날(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 힘 의원(울산 중구)의 질의에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이고, 고려아연이 가진 제련 기술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 산업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기업과 협의해 향후 국가핵심기술 (지정)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고려아연이 가진 기술을 MBK가 가져가면 안 그래도 전구체 시장의 90%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철금속이나 이차전지 소재 산업이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서 (고려아연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지금까지 산업부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민간 기업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안 장관의 발언은 정부의 기존 입장이 변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지난달 24일 산업부에 자사가 보유한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가공 기술에 관한 국가 핵심 기술 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산업부는 지난 4일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의 '국가첨단전략기술 및 국가핵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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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살까 말까"…이론적 공개매수가 상단 '125만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그러니까 고려아연 주식을 사? 말아?"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싸움의 본질을 향한 관심은 잦아들었다. 주가의 상승 여력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고려아연 주가를 뒤흔들 변수는 공개매수가다.고려아연이 보유 자금을 총동원하면 단순 계산으로 공개매수가를 125만원까지 인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종가(77만6000원)보다 61.1% 높은 가격이다. 이 회사가 굴리는 최대 4조7700억원의 현금을 동원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4조7700억원은 내부자금과 조달한 차입금, 재무적 투자자(FI) 베인캐피털 현금을 묶은 금액이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조달한 차입금, 베인캐피털 자금(4560억원)을 합치면 4조77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1조2161억원에 달했다. 별도기준 현금성자산(1629억원)과 단기금융회사 예치금(1530억원), 단기투자자산(9002억원) 등을 합친 금액이다.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차입금 3조1000억원을 조달했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을 비롯한 메리츠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사모사채 1조원을 발행했다. 지난달 말에는 기업어음(CP)으로 4000억원을 조달했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1조7000억원 규모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 약정한도 계약을 맺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셈이다.고려아연과 손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베인캐피털도 4559억원까지 자금을 쓸 수 있다. 보유자금 859억원에,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 3700억원을 합친 금액이다.고려아연은 동원할 수 있는 실탄 4조7700억원 가운데 3조1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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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격이라도 다르다"…고려아연 공개매수 세금 둘러싼 궁금증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회장 양측이 '맞불 공개매수'로 조건이 동일해진 가운데 세금이 서로 달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개매수 가격이 같더라도 일반 공개매수냐 자사주 공개매수냐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 차이가 난다. 공개매수에 응하려면 각각의 차이를 파악한 뒤 판단해야 한다. 4일 고려아연이 공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양도소득세가 아닌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세법상 고려아연이 매수하는 주식은 주권을 회사에 반환하는 절차로 주권의 양도가 아닌 '의제 배당'에 대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한 세법 전문가는 "2011년 상법 개정 이후 양도로 판단한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자사주 거래는 통상 소각을 전제해 배당으로 간주돼왔다"며 "공개매수신고서에 의제배당이라고 직접 명시한 만큼 이번 경우엔 배당소득세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의 경우 일반 공개매수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22%가 부여된다. 자사주 공개매수엔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일 경우 15.4%를 내지만 2000만원 이상일 경우엔 종합과세가 적용돼 49.5%를 적용받게 된다. 이들 입장에선 공개매수에 응하기보다는 시장에서 공개매수가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에 주식을 파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국내 법인이라면 일반 공개매수나 자사주 공개매수 모두 세율이 9.9~26.4%로 동일하다. 핵심은 해외 기관투자가들이다. 자사주 공개매수의 경우 배당 조항에 따라 22%의 원천징수세 과세 대상이 된다. 다만 한국과 조세조약을 맺은 곳이라면 세율이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5~16.5%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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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모를 '쩐의 전쟁'…MBK도 '83만원 공개매수' 맞불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마지막날 공개매수가를 상향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MBK는 4일 오후 공개매수가를 기존 75만원에서 10.7% 올린 83만원으로 추가 인상했다. 앞서 66만원이던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두 번째 인상이다. 발행주식총수의 약 7%였던 최소 매수수량도 삭제했다. 최대 매수수량 목표치(14.6%)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응모된 주식은 모두 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최대 매수수량을 초과하면 안분비례해 매수한다.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 양측의 공개매수 조건이 동일해진 가운데 MBK 측은 "세금을 고려하면 우리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엔 '주권 양도'가 아닌 '의제 배당'으로 취급돼 개인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 대신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자사주라 주식을 파는 게 아니라 회사에 다시 돌려준다는 개념으로 세법에선 배당으로 본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경우엔 양도차익에 배당소득세가 15.4% 원천징수된다. 연 2000만원 이상인 경우 종합과세가 적용되면 최고세율이 49.5%까지 치솟는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와 영풍의 정당한 공개매수가 방해를 받았다"며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 리스크가 많고 회사와 남은 주주들에게 끼치는 재무적 피해가 크다는 점이 충분히 인식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생각해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MBK 연합의 공개매수는 10일 더 연장돼 이달 14일 종료된다. 고려아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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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최윤범 회장 지분 담보로 잡아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백기사로 참전한 베인캐피탈이 최윤범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확보했다. 최악의 경우 최 회장은 본인의 고려아연 지분을 베인캐피탈에 빼앗길 수도 있다.4일 고려아연가 공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최윤범 회장 측과 지난 2일 주주간계약을 체결해 이들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질권을 설정했다. 최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총 15.6% 중 최 회장 등 일부만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베인캐피탈이 풋옵션 부여 등 일정 수익률 보장을 약속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총 3조1000억원 자사주 공개매수에 4295억원을 투입하는 베인캐피탈은 공개매수 성공 시 고려아연 지분 2.5%를 확보하게 된다. 소수 지분 투자인 만큼 하방을 보장받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려아연 관계자는 “(최씨 일가 지분) 전체가 담보로 제공된 건 아니고 베인캐피탈이 취득하는 지분 가치를 고려해 담보가 설정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주주간계약엔 양측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예외적인 사유가 아닌 한 고려아연 주식을 매각하지 않기로 한 내용도 담겼다. 베인캐피탈은 또 예외적 사유가 발생할 경우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최 회장은 주주간계약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직접 또는 제3자를 지정해 베인캐피탈이 소유한 주식을 사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20일간 고려아연 주식 최대 18%를 주당 83만원에 매수한다. 최소 주식 매수수량은 없앴다. 이날 고려아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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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경영권 지키자고 年 이자만 1900억"…MBK '작심 비판'
고려아연 공개매수 마지막 날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차입 공개매수'라며 비판 수위를 올렸다.MBK파트너스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윤범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금전적·재무적 차원에서도 남은 주주들에게 큰 피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MBK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2조7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했을 때 순자산이 9조8000억원에서 7조1000원으로 27% 가량 감소하게 된다. 4000억원 기업어음(CP)까지 더하면 차입금이 총 3조1000억원까지 불어나 부채비율도 36.5%에서 95%까지 오른다. "반기말 기준 순현금 상태였지만 차입 공개매수 뒤엔 2조원 순차입 상태로 즉시 전환된다"며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1.73배까지 올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NICE신용평가는 고려아연에 'AA+/안정적'을 부여하면서 이 지표가 0배를 상회할 경우를 등급하향 검토 요인으로 꼽았다. 자사주를 최대 7% 고금리로 빌려올 경우 연간 이자가 약 1860억원에 이른다는 점도 지적했다. MBK는 "연간 1860억 이자비용으로 당기순이익이 약 4130억원 줄어들 것이며 EPS(주당순이익)는 약 12.5%, BPS(주당순자산)는 약 14% 감소하게 된다. 남은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그만큼 훼손된다"고 말했다. 향후 5년간 계획하고 있는 약 14조원 투자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 모든 게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 때문"이라고 덧붙였다.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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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초유의 카드' 통했다…MBK 반격 초읽기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내놓은 자사주 공개매수 카드에 시장이 반응하며 고려아연 주가가 MBK 연합이 제시한 공개매수가인 75만원을 넘어섰다. MBK 연합이 이날 장 마감 전까지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공개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치솟기 시작해 77만4000원까지 올랐다. 오전 9시 40분기준 5.75% 오른 7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MBK 연합이 제시한 공개매수가인 75만원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됐다.이날 고려아연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최대 18%의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하자 주가가 반응했다. 최소 매수 조건을 없애 공개매수 실패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없앤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 이상으로 유지되면 고려아연 주주들은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응할 요인이 크지 않다. 장중에 더 비싸게 팔 수 있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응해도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 9시 40분 기준 고려아연 거래량은 약 36만주다. 이날 거래된 주식은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응할 수 없다.MBK 연합은 이날 장 마감 전까지 공개매수 조건을 정정할 수 있다. 가격을 상향하거나 매수 수량을 늘릴 수도 있다. MBK 연합이 공매매수 조건 정정 신청서를 제출하면 공개매수 기간은 10일 연장된다. 이날 신청서를 내면 공개매수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23일보다는 일찍 끝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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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경쟁 '숨은 승부처' 영풍정밀 놓고…막판 '수 싸움' 치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에 맞서 공개매수가를 상향한다. MBK 연합과 최 회장 측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는 주당 3만원으로 같지만 매수 목표량은 MBK 연합이 더 많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숨은 ‘키포인트’로 꼽힌다.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 연합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주당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5000원(25%) 상향 조정한다. 공개매수 조건 변경으로 4일 끝날 예정이던 MBK 연합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4일까지로 연장된다.MBK 연합이 공개매수가를 높이는 것은 최 회장 측 대항 공개매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3분의 1씩 지분을 나눠 가진 법인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영풍정밀 지분 최대 25%를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양측의 공개매수가는 3만원으로 같지만 매수 수량은 MBK 연합이 43.43%로 더 많다. 주주들은 공개매수가가 같으면 수량이 더 많은 쪽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 회장 측이 영풍정밀을 지키려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거나 수량을 늘려야 한다.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최 회장 측 지분율이 더 높지만, 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가져가면 최 회장은 고려아연 의결권을 3.7% 넘겨주는 셈이다.이런 상황 때문에 양측 모두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달 13일 MBK 연합은 전 거래일 종가(9370원)보다 113.4% 높은 2만원을 첫 공개매수가로 제시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