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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홈플러스 경영진 "부도 막으러면 회생 불가피"
홈플러스 경영진이 "부도를 막기 위해선 회생 절차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채권자와 소상공인에게 고개를 숙였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이후 갑작스런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0일 만이다. 소상공인들의 변제를 우선한다며 "대기업들이 양해해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회생 미리 계획한 적 없다" 해명 나선 MBK14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회생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여러 기업과 거래관계를 트는 유통 기업은 부도가 나기 시작하면 급전직하로 무너지기 시작한다"며 "오히려 그동안 홈플러스는 경쟁사보다 성장세가 더 좋았고, 갑작스러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단기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이 강등된 후 자구책이나 대주주의 자금 투입 등도 없이 불과 4일만에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대해 각종 비판들이 제기되자 김 부회장이 나서서 이를 해명한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경영이 악화한 홈플러스의 회생 계획을 미리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들이 줄줄이 상환 불능에 빠진 가운데 홈플러스가 회생을 미리 계획했다면 투자자들을 기만한 '사기판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미상환된 홈플러스 카드대금 ABSTB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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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벼랑 끝 전술' 통할까…홈플러스 운명 움켜진 채권단 [도마 위 MBK②]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한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는 시각이 짙다. '벼랑 끝 전술'을 통해 홈플러스의 주요 채권자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 이자 비용을 깎으려는 의도다. "수틀리면 방을 빼겠다"는 식으로 홈플러스 점포의 건물주를 압박해 임대료를 낮추려는 속내도 있다. MBK의 뜻대로 이뤄질 진 미지수다.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이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다 계약 조건도 MBK에 유리하지 않아서다. 회생 절차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법원의 결정도 변수다. 만만치 않은 채권단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는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금융그룹이다. 홈플러스가 메리츠에 진 빚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금리는 연 10% 수준이다. 지난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난항을 겪던 MBK의 손을 유일하게 잡아준 게 메리츠이다보니 불리한 조건이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업계에선 MBK가 이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회생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보고 있다. 기업회생에 들어가면 금융채무는 동결된다. 한 달에 약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메리츠에 주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연 10%대의 고금리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회생에 들어간 기업의 채권단은 일반적으로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채무 조건을 완화해준다.메리츠가 MBK의 이런 전략에 순순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을 빌려주면서 홈플러스가 보유한 모든 부동산 자산을 신탁 방식으로 담보로 잡았다. 신탁 방식으로 넘긴 자산에 대한 담보권은 기업회생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메리츠가 마음만 먹으면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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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홈플러스 사태' 관련 신영증권·신평사 검사 착수
금융감독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유동화증권 등과 관련된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금감원은 이날 오후 4시 홈플러스 기업어음(CP) 등 인수 증권사인 신영증권과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매긴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신영증권 검사는 금융투자검사3국이, 신용평가사 검사는 금융투자검사1국이 담당한다.금감원은 “홈플러스 회생 신청 관련 언론 등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 및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이를 염두에 두고도 시장에서 유가증권을 발행했다는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제기됐다.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CP와 전단채 등 1880억원, 카드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증권(ABSTB) 4000억원 등 총 6000억원에 추산됐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신영증권 등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가 홈플러스의 신용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했다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신영증권은 일부 증권사과 공동으로 홈플러스를 형사고소하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법정관리(기업회생)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속이고 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도록 한 만큼 사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사흘 전 신용평가사로부터 관련 사실을 알았지만, 유동화증권 발행 결정은 그 전에 이뤄졌다고 반박했다.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의 검사는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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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들였는데 '천재들의 대실패'…홈플러스는 왜 망가졌나 [도마 위 MBK①]
"회사에 대한 이해와 전체적인 문제 진단없이 체질부터 고친다는 것은 무모한 짓입니다."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2015년 9월, 당시 전략 컨설팅 업계에선 전례없는 '큰 장'이 섰다. 인수금액만 7조2000억원에 달했던 홈플러스의 인수후통합(PMI)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다. 홈플러스가 보유 중인 자산과 인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컨설팅 업계에선 이번 프로젝트만 따내면 향후 10년은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일반적인 PMI 프로젝트는 반년이면 마무리됐지만, 홈플러스 프로젝트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당시만해도 전략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 내부에선 자신감이 가득했다. 인수를 두고 MBK파트너스와 경쟁했던 어피너티·KKR 컨소시엄의 밸류업 자문을 도우면서 회사에 대한 스터디는 누구보다 먼저 면말하게 끝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당시 베인 측은 석달간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동고동락하며 홈플러스 변화를 위한 '8개의 핵심 계획(key Initiative)'을 만들었다. 신선식품에 특화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근거리 배송 확대, 매장 리모델링 등을 통해 회사의 체질 변화에 성공하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2000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획이었다.MBK파트너스가 계약 당일 밤 약 3000억원을 더 베팅하면서 KKR·어피너티를 제치고 홈플러스를 품자 베인은 곧바로 MBK파트너스를 찾아가 홈플러스 핵심 계획을 경영진 앞에서 발표했다. 컨설팅사를 '지지고 볶기'로 유명한 KKR 어피너티 밑에서 뼈를 깎아가며 만든 보고서였던만큼 자신감도 넘쳤다.하지만 결과는 맥킨지의 압승이었다. 맥킨지는 미국 본사의 저명한 백인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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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도 3000억 날릴 위기…'홈플러스 RCPS' 뭐길래
국민연금이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로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투자한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RCPS는 높은 수익률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주목받았으나, MBK파트너스의 과도한 차입금 조달과 홈플러스 경영 실패 책임으로 미지급된 이자는커녕 투자 원금 회수조차 어렵게 된 상황이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5년 9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에 RCPS 5826억원, 보통주 295억원 등 총 6121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리파이낸싱 및 배당금 수령을 통해 3131억원을 회수했다.RCPS는 일정 기간 후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특정 조건에서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전환권이 함께 있는 복합금융상품이다. 투자금을 채권처럼 안전하게 상환받을 수 있으면서도, 회사 인수 후 주식을 취득한 수익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인수 자금 7조2000억원 가운데 약 7000억원을 중순위 조달로 채우기로 했는데, 이 부분은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RCP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아울러 국민연금 등 기존에 거래해온 기관투자자들에게 만기 5년에 배당 3%, 만기이자율 연 복리 9%를 투자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의 저금리와 비교해 볼 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는 평가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조건도 달렸다.하지만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부채성 자금을 과도하게 끌어들인 것이 문제가 됐다. MBK파트너스는 선순위 담보대출로 기존 차입금을 포함해 4조3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하면서 대주단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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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26%↑…황제株 재등극
고려아연 주가가 다시 100만원대로 치솟았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이를 저지하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격돌을 예고하면서다.12일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04% 급등한 106만5000원에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작년 12월 말 이후 두 달 만의 100만원대 회복이다.시장에선 이달 말 예정된 고려아연 주총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연초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연합 측 의결권을 회복시켰다. 연합 측 지분율이 40.97%로, 최 회장 측(34.35%·우호 지분 포함)보다 높아져 우위를 점하게 됐다.다만 법원이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인정함에 따라 연합 측 승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수주주를 결집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최 회장 측은 ‘상호주 제한’이란 제도를 활용해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 행사를 막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가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새로운 상호주 관계가 형성된 만큼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주장이다. 상호주 제한은 두 회사가 서로 10% 초과 지분을 보유하면 각사가 상대방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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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이라 안전하다"는 말에 3억 투자…증권사 불완전판매 의혹
“3개월 단기채권이라 안전하다고 설명해서 투자했는데….”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모씨(70)는 홈플러스 자산유동화증권(ABSTB)에 3억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게 생겼다. 작년 12월 유진투자증권 B지점에서 안정적인 단기채권이 나왔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이 직원은 “홈플러스가 망하겠느냐”며 매매를 설득했다.같은 증권을 통해 3개월 단기채권을 가입한 투자자는 “가입당시 증권사 직원이 홈플러스는 부채보다 자산이 많아 3개월안에 부도날 가능성이 없다며 단기채권을 권유해서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해 홈플러스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해 손실을 본 투자자 30여명이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었다. 하나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가입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불완전판매 의혹도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홈플러스 자산유동화증권 상품을 미리 알고 오는 투자자에게만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게 일반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상품 투자를 권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어머니가 하나증권 압구정지점에서 ‘홈플러스 카드대금 채권이 싼 가격에 나왔다’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상품에 가입해 2억원 가량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 사례처럼 홈플러스 단기채권에 투자해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 규모가 최소 3000억~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어음(1160억원)과 전자단기사채(700억원), 유동화증권(4019억원) 등을 포함한 채권 발행액은 총 7619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주관한 신영증권은 약 3000억원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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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MBK 형사고발 검토…기업회생 직전 1000억대 채권 발행 논란
신영증권이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를 형사고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 기업어음(CP)과 유동화증권을 포함해 약 5000억원의 단기자금 조달을 주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결정으로 자사가 유치한 개인 고객이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한 신영증권과 하나증권 등이 MBK와 법적 다툼을 벌일 가능성 크다고 보고 있다.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MBK와 홈플러스에 대한 형사고발 여부를 오는 11일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결정의 도화선이 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사흘 전까지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을 발행한 것이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미리 알고도 홈플러스 ABSTB를 개인 투자자들에 판매하도록 했다고 신영증권은 의심하고 있다.이에 MBK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이 과도한 상황에서 금융시장 상황에 밝은 MBK가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신용평가사는 1년에 한번씩 정기평가를 시행한다. 홈플러스는 2022년 정기평가 때부터 매년 신용등급 한단계씩 하락했다. 2023년 2월 A3+에서 2024년 2월 A3, 2025년 2월 A3-로 내려갔다. 홈플러스와 MBK측이 지난달 28일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미리 알고 대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사흘 전인 지난달 25일 신영증권을 통해 820억원의 ABSTB를 발행했다. 같은 달 10일과 17일에도 각각 25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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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풀린 집중투표제, 소액주주 요구 커지나
집중투표제가 올해 기업 주주총회에 최대 이슈가 될 예정이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을 인정하면서 제도가 재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집중투표제 도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기업은 코웨이, DB하이텍, 롯데쇼핑, 이마트 등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허용 여부와 관련 대주주와 행동주의펀드·소액주주간 정면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들은 국내 주요 20대 기업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그동안 재계에서는 집중투표제의 등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소액주주의 의견을 대변하는 이사가 다수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단기적 주가 상승이나 배당 확대만 추구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연매출 12조원이 넘는 대기업 고려아연에 집중투표제가 정식 도입된 이상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대규모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논의했던 야당이 다시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재계가 비판해온 집중투표제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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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적자에도…MBK 펀드는 28% 수익
국내 3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돌연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유통업계뿐 아니라 금융사와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선제적 조치”란 회사 측 설명이 온전히 납득되지 않는 데다 대주주가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기 때문이다. (1) 최대주주와 최대 채권자 간 충돌이번 사안의 핵심은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 간 ‘충돌’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금융권 채무(2조500억원)의 약 60%인 1조2000억원의 채권자는 메리츠금융그룹 3개사(증권·화재·캐피털)다. 이 채무의 금리는 연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 한 곳에만 연 1200억원 안팎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한 해 2000억원 안팎의 영업 손실을 내는 상황에서 이런 고금리 채무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게 유통 전문가들의 진단이다.MBK는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한 뒤 금리 등 채무 조건을 완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금융사에 조건 완화를 권고할 가능성이 있다.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임대료를 조정할 여지도 생겼다. 홈플러스 매장 상당수가 리츠 소유 부동산을 빌려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CR)리츠 등 홈플러스에서 임대료를 받는 리츠가 최근 줄줄이 투자자산 부실 가능성을 공시했다. 홈플러스의 연 임대료는 약 500억원에 달한다. (2) 43조원 굴리는데 돈 없나MBK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에서만 300억달러(약 43조원)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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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0원'이어도 MBK 3호펀드 대박...RCPS 투자자만 전전긍긍
MBK파트너스가 초유의 홈플러스 회생 절차로 시장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블라인드펀드 운용에서는 실질적인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에 투자한 3호펀드의 수익률이 홈플러스를 제외하고도 펀드의 성패 기준인 8%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다만 블라인드펀드 외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통해 힘을 실어준 국민연금 등 일부 출자자(LP)들의 손실이 불가피한만큼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가 2013년 조성한 3호펀드는 이미 다른 포트폴리오사들의 투자금 회수에서 크게 성공해 내부수익률(IRR) 2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의 3호 펀드 출자자 중 대다수는 잔여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의 가치를 이미 0원에 가깝게 판단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3호펀드에서 약 3조2000억원을 투입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나머지 금액은 금융기관 대출 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3호 펀드에는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 해외 LP들도 대거 참여했다. 업계에서 MBK의 3호 펀드 포트폴리오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받는다. ING생명을 포함해 대성산업가스, 두산공작기계, 일본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등 MBK의 '대박' 포트폴리오가 대다수 포진해 있다. 두산공작기계는 1조1300억원에 인수한 후 2조4000억원에 매각해 두 배 성과를 냈다.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도 1조원에 인수 후 4조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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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회생신청 진짜 목표는 '메리츠 이자+임차료 인하'
MBK파트너스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결정한 건 구조적으로 낮출 수 없는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생법원을 앞세워 1조2000억원을 빌려준 메리츠금융지주 고금리 이자와 점포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장기 계약으로 맺은 매장 임차료 부담을 대폭 깎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고정비용 부담을 줄이면 기업회생에 따른 영업 타격을 감안해도 매년 1000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는 회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게 MBK 판단이다. 담보신탁이 변수인 '메리츠 채무'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작년 5월 메리츠금융지주 계열사들한테서 1조20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받았다. 이자율은 연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매월 100억원 정도의 이자를 메리츠에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MBK는 홈플러스의 슈퍼마켓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매각해 대출을 조기에 상환하려 했지만 적당한 매수자를 구하지 못했다.관련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홈플러스는 메리츠에 이자 지급을 유예하게 된다. 이후 채권단 협의 과정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채무 이자율을 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원론적으로 메리츠는 기업회생과 상관 없이 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 대부분을 신탁 형태로 담보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담보신탁이 설정된 부동산은 사실상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이전된다. 기업회생 절차와 관계 없이 메리츠는 언제든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의 자산을 경매에 부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악의 경우라도 경매를 통해 대출 원금과 이자를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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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홈플러스 "상거래 채권 지급 재개"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 개시로 인해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고 6일 밝혔다.식품업체, 물류업체 등 협력 업체들에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서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처럼 대금 미지급 우려가 커지자 상거래 채권자들을 우선적으로 안심시키려는 분위기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곧이어 법원이 개시를 결정하면서 모든 채권들에 대한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지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가용현금 잔고가 3090억원으로 3월에만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한다"며 "일반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금일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생 절차에 따르면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되며, 개시 결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지급 결제가 이뤄진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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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지원받는 MBK…홈플러스 이어 네파도 '빨간불'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민연금 자금을 지원받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홈플러스 외에도 인수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엑시트(자금회수)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아서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역시 법정관리까진 아니지만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9900억원에 네파를 인수했다. 이 중 4800억원가량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자금은 2008년 조성한 2호 블라인드 펀드 등을 통해 조달했다. 국민연금이 앵커 출자자(LP)로 이 펀드에 참여했다.2013년 4703억원이던 네파의 매출은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인 2015년부터 뒷걸음치기 시작해 2023년에 3136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새 매출 약 33%가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8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아웃도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게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MBK파트너스의 주요 경영 판단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MBK파트너스는 2015년 티비홀딩스와 네파를 합병해 인수금융 부담을 사실상 네파에 떠넘겼고, 이에 네파는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로 인해 네파의 부채 비율은 2013년 34%에서 2023년 말 기준 231%까지 치솟은 상태다.MBK파트너스는 국내 홈데코 시장 1위인 모던하우스의 엑시트를 추진하고 있다.앞서 MBK파트너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랜드리테일로부터 2017년 6860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를 홈플러스에 입점시키는 등 융합 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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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일파만파...M&A 시장에 불어닥친 'MBK 포비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10년만에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딜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4조원 펀드를 앞세워 빅딜을 싹쓸이했던 MBK는 평판 악화로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은 물론이고, 여론 악화로 여타 PEF 활동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기업가치 6조원 수준까지 거론되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2조원 규모인 반도체 장비사 HPSP, 1조원대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거래 등 국내에서 진행중인 대형 경쟁입찰 거래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올해 초부터 조단위 경쟁입찰 거래에 MBK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SK스페셜티, 에어프로덕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8조원 규모로 조성한 5호 펀드 소진을 위해서라도 올해 한국 시장 주요 빅딜에 활발히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하지만 MBK의 최대 규모 딜이자 랜드마크 거래였던 홈플러스의 투자 실패 여파로 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기업의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거래와 핵심 인력 확보가 중요한 정보기술(IT)·테크 기업 딜에서 위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M&A 때 인수자의 사업 '지속가능성'도 중요한 정성적 요인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투자 실패로 MBK파트너스를 새주인을 맞을 임직원들의 동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매각 이후에 자신들에게 닥칠 평판 리스크도 신경 쓰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있더라도 잡음이 덜할 곳을 찾는 경향이 있다"라며 "홈플러스 회생절차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홈플러스 충격은 MBK파트너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