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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이 꺼낸 '순환출자 고리'…위법 판결땐 경영권 방어 치명타
지난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사진) 측에 유리하게 의결된 사항들이 법원 문턱을 넘을지에 기업들의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 측이 MBK파트너스·영풍의 공세를 막기 위해 무리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후 고려아연 측은 대타협을 제안했지만 MBK·영풍 측은 이를 거절하고 형사 고발 등 강공을 예고하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고려아연이 보인 행보가 ‘묘수’가 아니라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이사 상한선 규정 등의 안건을 통과시키며 외형적으론 일단 승리했다.하지만 향후 법적 리스크가 많아 이번 방어책이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바둑에선 ‘묘수를 두면 진다’는 격언이 있다.가장 큰 쟁점은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해외 법인 인정 여부다. 고려아연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을 피하고 의결권을 늘리기 위해 호주 회사인 SMC를 이용했다. 해외 법인에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든 것이다.최 회장 측은 정작 그러면서 ‘순환출자 내의 회사끼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25.4%)의 의결권을 제한했다.두 번째로 SMC가 ‘유한회사’(LTD)라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유한회사는 순환출자를 규정하고 금지하는 국내법(공정거래법과 상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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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어제 주총은 무효…최윤범 등 관련자 형사 고발할 것"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중인 MBK·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대한 법적 조치를 24일 예고했다. 전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순환출자에 따른 상호주라는 논리로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자 탈법 행위라며 관련 인물들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했다. MBK·영풍 측은 이날 오전 개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사진)은 “그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유상증자까지 검토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상호주 제한 카드를 마지막에 쓴 이유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 측이) 너무나 절박해서 넘지알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주총이 열리기 하루 전날 고려아연 주주 중 하나인 영풍정밀 법인이 갖고 있던 영풍 지분 10.33%를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 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만들어지고, 영풍과 고려아연은 '상호주' 관계가 됐다는게 최 회장측 주장이었다.임시주총장에서 MBK·영풍 측이 “상호주 제한은 근거가 없다"고 맞섰지만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에 따라 영풍 측의 의결권은 제한된다"고 말하며 주총을 강행했다. 결국 고려아연 측이 상정했던 집중투표제, 이사 인원수 상한 등 주요 안건이 통과되면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김 부회장은 이를 두고 최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지 위해 불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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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의결권 막고 주총 강행…최윤범 '위태로운 방어'
▶마켓인사이트 1월 23일 오후 4시 52분 23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는 아수라장이었다. 주총 전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상호주 방어책이 나오면서 파행은 예고된 상태였다. 원래 이날 주총은 넉 달 동안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자를 가르는 자리였다. 하지만 양측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은 채 주총은 겉돌았다. 곳곳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주총장 입구에는 붉은 조끼를 입고 띠를 두른 고려아연 노동조합원들이 MBK파트너스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오전 9시 열릴 예정이던 주총은 7시간가량 지연돼 오후 4시께 시작해 오후 10시께 끝났다. 주총 의장권을 쥔 최 회장 측이 “주주명부와 위임장 확인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며 주총 지연을 알리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 측은 “주총 파행을 유도하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양측의 대립은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보유한 영풍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극한으로 치달았다. 최 회장 측은 전날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약 10.3%를 고려아연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넘겨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었다. 상법상 순환출자 구조 내 회사 간에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MBK·영풍 연합 측은 즉각 반발했다. SMC는 해외법인이자 유한회사로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게 MBK 연합 측 주장이다. 영풍 측 법률대리인은 “이런 식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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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의 꼼수' 고려아연…주총서 순환출자 이용해 MBK-영풍 의결권 배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다시 한번 법정다툼으로 가게됐다. 고려아연이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법적 논란이 있는 상법 조항을 이용해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여론의 비판까지 감수하는 '꼼수'를 동원하면서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영풍 의결권 없어"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4%의 의결권을 투표에서 제외하고 주총을 강행했다. 전날 저녁 고려아연의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은 영풍주식 10.3%를 최씨 일가 등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상호간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순환출자 고리내 회사간에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국내 상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국내 공정거래법상 신규 순환출자 고리 형성은 불법이다. 고려아연측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호주에 본사를 둔 SMC를 이용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다. 일종의 편법이다.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댁 고려아연 대표는 지분우위를 바탕으로 이날 MBK-영풍측 이사의 이사회 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편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고려아연측은 오전 9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주총을 6시간이 지난 오후 3시까지 '중복위임장 검사'를 명목으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던 주주들의 참석이 필요한데, 참여하지 않자 그 사이 설득에 나선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차 등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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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상호주 카드'에 상법 전문가 “제도 취지에 어긋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상호주 제한' 제도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를 시도한 것을 두고 상법 전문가들은 '시간끌기'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호주에 따른 의결권 제한은 외국 법인이자 유한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꼼수'를 통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주장도 나온다.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법 369조는 A사의 자회사가 B사의 주식 10% 이상을 보유하면 B사가 가진 A사의 의결권은 사라지도록 규정한다. 순환출자 구조로 계열사간 경영권을 보호하는 걸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정이다. 상호주 제한 규정은 2005년 세이브존과 이랜드의 경영권 다툼 때도 활용된 바 있다.최 회장 측은 이 규정을 이용해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했다. 기존에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하던 영풍 지분을 SMC에 넘겨 ‘영풍→고려아연→SMC→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든 것이다.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에는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제는 유한회사와 외국 법인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꼼수’로 의결권 행사를 가로막는 것은 대주주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자본주의 정신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재판부가 MBK·영풍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결권 제한 규정은 외국 법인에는 기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면서도 “법원이 넓게 해석해 예외를 인정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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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 논란에 고려아연 주총 파행 예상…MBK "상법 어긋난 탈법적 행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 하루 전 기습적으로 내놓은 '상호주' 카드는 상법상 적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호주에 따른 의결권 제한은 한국 법인이자 주식회사에만 적용되는 데 최 회장이 동원한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은 외국 법인이자 유한회사이기 때문이다. 법리적으로 오류가 있더라도 일단 경영권을 방어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최 회장 측이 또 한 번 무리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23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법 369조 제3항에선 A사의 자회사가 B사의 주식 10% 이상을 보유하면 B사가 가진 A사의 의결권은 사라진다. 순환출자 구조로 계열사간 경영권을 보호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규정이다.최 회장 측은 이 법안을 이용해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꼼수'를 내놨다. 기존에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하던 영풍 지분을 SMC에 넘겨 '영풍→고려아연→SMC→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영풍의 의결권을 사라지게 만들었다.문제는 SMC가 외국 법인이라는 점이다. 상법 제618조에 따라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국내 법인에만 적용된다. 더군다나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주식회사에만 적용된다. SMC는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최 회장이 이런 문제가 있는 데도 SMC를 끌어들인 건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는 걸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최 회장의 논리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주총 의장권을 최 회장 측에서 쥐고 있기 때문에 최 회장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선임 안건 등의 표결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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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직전…최윤범 '마지막 반격'
고려아연이 임시주주총회 전날인 22일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최윤범 회장 측이 보유한 영풍의 지분을 고려아연의 손자회사로 넘겨 ‘순환 지분구조상의 회사끼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상법상 규정을 활용하기로 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즉각 “고려아연 측이 상법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다”며 “주주총회를 파행시키려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22일 오후 8시께 고려아연은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취득액은 총 575억원이다. SMC는 호주에 있는 메탈 제련회사다. 고려아연이 선메탈홀딩스(SMH)를 100%, SMH가 SMC를 100%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이로써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구조가 완성됐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25.42%다. 최 회장 측이 순환출자라는 깜짝 카드를 동원한 근거는 상법 제369조 제3항이다. 이에 따르면 A사 혹은 A사의 자회사·손자회사가 다른 B회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 B사가 갖고 있는 A사 지분은 의결권이 없다. 순환구조상의 같은 계열사끼리 경영권을 보호하는 것을 막으려는 규정이다. 이 조항이 적용된다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의결권을 상실한다. 영풍이 보유하고 있는 25.42% 지분의 의결권이 사라지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의결권은 15.55%로 줄어들어 과반에 크게 못 미치게 된다. 14명의 신규 이사를 이사회로 진입시키기 불가능하다. 고려아연은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 의결권을 배제하고 임시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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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연합, 사실상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내놓은 마지막 카드인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안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다.21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풍이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통과돼도 이를 통해 이사를 선임할 수는 없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총에서 이를 도입하고 곧바로 이를 통해 이사를 선임하는 건 상법상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이 어려워지면서 이번 주총에서 승부는 MBK 연합 쪽으로 기울게 됐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40.97%를 보유 중이다. 의결권 기준으로는 약 46.7%다. MBK 연합의 손을 들어준 해외 기관투자가 등과 고려아연 주총 참석률 등을 고려하면 MBK 연합은 사실상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MBK 연합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사 14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1(최 회장 측) 대 1(MBK 연합 측)' 구도다. MBK 연합이 추천한 인사들이 모두 이사회에 진입하면 이사회를 장악하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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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올해도 파워맨 등극…젋은 IB뱅커 '빅딜 해결사' 부상[마켓인사이트 출범 13주년]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과 UBS증권 이경인 부회장(대표)이 한국 자본시장의 최고 ‘파워맨’으로 공동 선정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거버넌스 개선'을 내걸고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또한번 이정표를 남겼다.연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시작된 구조조정에서 SK그룹의 리밸런싱, 롯데케미칼의 위기에서 촉발된 롯데그룹의 비주력자산 매각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사업재편을 두루 도운 이경인 UBS 부회장도 김 회장과 함께 영향력 있는 인물 공동 선두에 올랐다. '고려아연 분쟁' 꺼낸 김병주, 영향력 1위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19일 국내외 증권사와 연기금,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급 56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김병주 회장과 이경인 대표는 응답자(44명) 가운데 9명(20.5%)의 득표를 각각 얻었다.김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국내 자본시장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면서 건재함을 드러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시작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거버넌스 개선'을 내건 새로운 PEF 투자 철학을 제시하면서 자본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는 지난해 11월 MBK파트너스의 연차총회에서 "한국과 일본 PEF 시장에선 기업 지배구조개선이 티핑 포인트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이경인 부회장이 이끄는 UBS는 지난해 해당 그룹들이 단행한 대다수 '빅딜'에 주관사를 맡으며 투자은행(IB) 중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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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일단 웃었지만…법원 '집중투표제' 판단에 운명 갈려
국민연금공단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측이 MBK·영풍 연합에 맞서기 위해 꺼낸 집중투표제에 힘을 실어줘 다음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방어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이 최 회장 측 손을 들어준 것은 그간 국민연금이 집중투표제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 관련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라고 판단해서다. 경영권 방어책으로 집중투표제를 들고나온 최 회장 카드가 먹힌 셈이다. 오는 23일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즉시 이사 선임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법원 판단에 따라 경영권 승부가 날 것으로 분석된다.최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려면 집중투표제 안건 통과가 반드시 전제돼야 했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은 특별결의 사안이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법상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가 집중투표제 관련 정관을 변경하려는 경우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최대 3%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른바 ‘3% 룰’이다.양측 모두 10%씩 더 확보해야 집중투표제 안건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5% 넘는 우군을 얻었다. MBK 측은 의결권 기준 46% 넘게 확보했지만 3% 룰을 적용받으면 24% 수준으로 줄어든다. 경제계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은 40%에서 57% 수준으로 확대된다. 양측 모두 10%씩 더 잡아야 안건을 저지하거나 통과시킬 수 있다. 지분 4.51%를 보유한 국민연금 표심이 꼭 필요하던 이유다.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어 MBK 연합이 과반에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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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보트’ 국민연금, 17일 고려아연 의결권 향방 논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공단이 오는 17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에서 의결권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책위는 17일 회의를 열고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심의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수책위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 등을 논의·결정하는 전문위원회다. 국민연금 수책위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고려아연 안건을 ‘콜업(요청)’ 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장사 의결권 행사는 기본적으로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가 결정한다. 하지만 수책위 위원 3분의 1 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콜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4.51%를 보유하고 있는 경영권 분쟁 캐스팅 보터로 꼽힌다.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여서다. 격돌하는 양측과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소액주주의 보유 지분은 7~8% 수준으로 추정된다.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회의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안건을 임시 주총에 상정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집행임원제 도입 △신규 이사 14명 선임안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최 회장 측은 7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제출했다.가장 쟁점인 안건은 집중투표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MBK 및 영풍 연합에 맞서기 위해 꺼낸 카드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10명의 이사를 선임할 땐 주식 1주당 10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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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잘한 경영권 싸움"…고려아연 지분 3% 처분한 국민연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보유 지분을 기존 7.49%에서 4.51%로 줄였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을 실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려아연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10월 28일 기준 고려아연 지분을 4.51%(93만4443주) 보유하고 있다고 6일 공시했다. 지난 보고서 작성기준일인 지난해 3월 13일 기준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49%(156만6561주)를 보유 중이었다. 반년 만에 고려아연 지분 약 3%를 매각했다.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주가가 뛰자 공개매수에 응하거나 장내에서 매각하면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응했는지 장내매각을 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국민연금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 중인 회사의 경우 처분 방법과 처분 가격 등을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업계에선 국민연금 자금을 받아 위탁 운용 중인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이번 공시는 지난해 10월 28일 기준으로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 주총의 주주 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0일 기준으로는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을 추가 매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캐스팅보트로서 역할은 다소 쪼그라들었다. MBK 연합(40.97%)과 최 회장 측(17.5%) 지분율 격차도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다만 이번 임시 주총의 승부처로 꼽히는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여전히 국민연금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박종관/류병화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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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장학재단, 제18기 장학생 모집
MBK장학재단이 2025년도 대학 입학예정자를 대상으로 1월 2일(목)부터 오는 13일(월)까지 제 18기 장학생을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MBK 장학재단은 우수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자 지난 2007년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설립했다.장학생 모집에는 별도의 선발 전형이 없으며 지원자의 성별, 출신지역, 진학 예정 대학 또는 전공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재정적으로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우수한 능력과 미래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2025년 대학 입학예정자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공개모집을 통한 신청서 접수 후,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장학생을 선발한다. 수시, 정시 지원자 모두 지원할 수 있다.장학금 혜택은 다양하다. 입학금 전액을 지원하며, 한 학기 평점 3.0 이상 유지 시 학업 종료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한 학기 20만원 교재비는 물론, 해당자에 한해 매 학기 ‘학업장려비’도 제공한다.별도 선발 조건이나 기준이 없는 대신, 장학생들은 ‘Pay it forward(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환원한다)’라는 MBK 장학재단의 가치를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지난 18년 간 MBK 장학재단을 통해서 총 202명의 수혜 학생들이 배출됐다. 장학생들은 재무 및 회계 분야는 물론, 의료계, 법조계, 교육계, 외교, 공학, 음악, 미술, 공연 및 영화계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차세대 리더들로 성장하고 있다. 김병주 MBK 장학재단 이사장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에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온전히 학업을 마치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주역들로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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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의 '집중투표제 카드' 법적공방 예고...복잡해진 표대결 셈법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마지막 카드로 꺼낸 '집중투표제'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구도를 또 한번 뒤흔들고 있다. 상법상 이번 주주총회에선 집중투표제 도입까진 가능하더라도 당장 이를 활용해 이사를 선임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 회장 입장에선 일단 집중투표제만 도입시켜도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혼란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 회장 마지막 카드, 상법상 불가능"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 연합은 다음달 23일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과 동시에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최 회장 측을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의안 상정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BK 연합은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은 집중투표제가 도입된 다음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이번 임시 주총에서 동시에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상법 제382조2의 제1항에선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다시 말해 집중투표 방법으로 이사 선임을 청구하려면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고려아연은 현재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을 배제하고 있다. 이 정관이 변경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 청구는 유효하지 않다는 게 MBK 연합 측 설명이다.집중투표제 도입과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을 동시에 추진하는 걸 허용하는 건 주주 평등의 원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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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회장, 포브스 '올해 아시아 대표적 자선가'로 선정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올해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선가로 선정됐다. 2021년과 2022년에 이은 세 번째 선정이다.MBK파트너스는 김 회장을 비롯해 일본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 리테일링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타다시 야나이, 중국 샤오미의 설립자 겸 CEO인 레이쥔 등 15명이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아시아의 자선가에 이름을 올렸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에선 김 회장이 유일하게 선정됐다.포브스는 김 회장의 교육에 대한 비전과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모교인 하버포드 대학교에 윤리적 리더십 인스티튜트 설립을 위해 2500만달러(약 358억원)를 기부했다. 김 회장은 당시 "윤리적 사고와 의식이 없는 리더십은 영혼이 없는 신체와도 같다"며 "새롭게 설립되는 인스티튜트는 다양한 학문적 교류와 국제적인 참여를 통해 윤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새롭게하고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윤리의식을 갖춘 리더십을 실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 회장은 2021년 서울 북가좌동 가재울중앙공원에 들어설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다. 기부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으로 명명된 이 도서관은 지난 11월 착공식을 열었다. 2027년 2월 완공 예정이다.김 회장은 MBK 장학재단을 통해 선발된 장학생들에게 대학교 4년간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는 활동 역시 18년 째 이어가고 있다. MBK 장학재단이 배출한 장학생들은 올해까지 총 202명에 이른다.김 회장은 2010년 하버포드 대학 기숙사인 '김기영 홀' 건립을 위해 기부하고, 2018년 다른 모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부교수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