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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해외매각 막으려…제련업도 국가핵심기술 신청
고려아연이 자사의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했다. 21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번에 신청한 국가핵심기술은 두 가지다.첫 번째는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이다. 두 번째는 안티모니 금속 제조 과정에서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이다. 안티모니는 희소금속의 일종으로,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로 쓰이며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업계에선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경영권 확보 후 해외에 매각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김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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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모던하우스 매각 재추진
MBK파트너스가 모던하우스 매각 작업을 재개한다. 2년 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당시엔 고금리 여파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딜이 성사되지 않았다.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 매각 절차를 준비 중이다. 매각 주관사는 UBS다. 2년 전엔 골드만삭스가 주관 업무를 맡아 매각 작업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MBK파트너스는 이랜드그룹의 홈리빙 사업부인 모던하우스를 2017년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는 7000억원 초반이었다.모던하우스는 홈데코 시장 국내 1위 업체다. 시장 점유율은 38%에 달한다. 홈데코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2030년까지 홈데코 시장이 연 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올 상반기 기준 모던하우스는 전국 핵심 상권에 18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흑자 운영 중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전환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이 수익성을 유지하는 건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모던하우스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온라인 매출액 연 평균 성장률은 28%를 기록했다. 3분기 말 기준 모던하우스 자사몰 회원수는 250만명에 달한다. 4년 전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모던하우스는 지난해 413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57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매출 4400억원, EBITDA 6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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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 회장 "韓 기업 지배구조 개편 주도할 것"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이 바이아웃 펀드를 활용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을 집중 공략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컴퍼니와 고려아연 등의 투자한 것처럼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을 이끌어낼 것이라고도 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MBK파트너스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기업 지배구조는 중요한 투자 주제"라며 "일본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이며, 한국이 뒤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지배구조를 겨냥한 사모펀드(PEF)들의 활발한 투자로 일본 전체 지배구조 시스템이 한층 투명해지고, 책임감 있고 역동적으로 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김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으로 한국엔 가족 소유 기업이 많다는 점을 강조해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대기업 중심의 구조라는 점은 같지만 한국에선 가족 소유가 일반적이며, 대기업 재벌은 3세, 4세까지 소유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따른 구조적 장애물이 있긴 하지만 한국은 일본보다 시장 성격이 역동적이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이번 인터뷰는 향후 MBK파트너스의 투자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회장은 이달 초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고려아연 인수 추진 배경으로 지배구조와 주주가치를 꼽으며 지배구조 개선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한편 MBK파트너스는 전날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가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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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고려아연 유상증자, 증권사 조사서 유의미한 사실 확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전격 철회 결정과 관계없이 현재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조사를 이어간다고 공언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절차에 참여한 증권사의 주의 의무 소홀 가능성에 관해선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유상증자 철회했더라도 조사의 결은 그대로"이 원장은 지난 13일 홍콩 투자설명회(IR)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고려아연의 장중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결정을 두고 "철회 결정이 조사 지속 여부와 조사 강도 등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관련 불공정거래 가능성은 이미 조사 사건이 된 만큼 (철회했더라도) 이미 정해진 단계별 절차를 거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사안을 두고 그간 금감원 조사팀의 의심에 대해 오해라고 주장해온 것들이 있는데 이번 유상증자 취소가 사안에 대한 상호 신뢰에 현실적으로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이는 아주 부차적인 이야기"라며 "조사·검사는 기존 결대로 간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4~23일 자사주 공개매수를 한 뒤 종료 일주일만인 지난달 30일엔 2조5000억원 규모 '기습 유상증자'를 발표해 시장의 논란을 샀다.그간 당국 안팎에선 고려아연이 영풍·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돈을 빌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하고, 매입 자금은 사실상 주주가 갚도록 하는 구조를 미리 계획해 실행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신주발행가액(67만원)이 자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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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최윤범 "고려아연 2.5조 유증 철회"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지분율 격차(4.5%포인트)를 뒤집을 수 있는 ‘역전 카드’가 무산된 셈이다. 시장에선 MBK·영풍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수세에 몰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주주 설득에 나서는 등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75년 공동 경영’에 마침표를 찍는 최종 승부는 이르면 연말께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종 승부는 주주총회에서 갈려고려아연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최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에 기존 주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 날 하한가로 직행하는 등 시장 혼란을 부른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이다.이에 따라 승기는 MBK·영풍 연합이 잡게 됐다.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 회장과 ‘백기사’를 합한 지분율은 35.33%로 추정된다. MBK·영풍 연합이 공개매수 이후 장내매수로 1.36%를 더 사들인 반면 최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 한국투자증권(지분율 0.8%), 한국프리시전웍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자회사·0.7%)가 지분을 전량 매각한 여파다.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해 7%대를 보유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를 직접 찾아가 “고려아연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건 현 경영진”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 도입”최 회장은 이날 “이른 시일 내 이사회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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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고려아연 매수단가 87만원…언제까지 장내매수할까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공개매수와 장내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약 6.7%를 확보할 때 주당 평균 매수단가가 약 87만156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내에서 주당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지만 아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진행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의 매수단가인 89만원보다도 MBK 연합의 평균 매수단가가 낮다. 시장에선 '실탄'이 여전히 충분한 MBK 연합이 언제까지 장내매수를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 연합은 공개매수로 지분 5.34%(110만5163주), 장내매수로 지난 11일까지 지분 1.36%(28만2366주)를 확보하는 데 총 1조2094억원을 투입했다. 주당 평균 매수단가는 약 87만1560원이다. MBK 연합의 장내매수 평균 단가는 103만4400원에 달한다. 장중 130만원이 넘는 가격에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개매수 단가가 83만원인 만큼 전체 주당 평균매수 단가는 아직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단가인 89만원보다 낮다.MBK 연합이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는 데 투입한 1조2094억원 중 실질적인 펀드 자금은 3661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공개매수 때는 자금의 80% 이상을 차입금으로 냈고, 장내매수 때는 차입금 비중이 30% 수준이었다. MBK 연합은 차입금을 대거 동원했지만 NH투자증권에 뚫어놓은 한도 대출 1조7150억원 중 절반 이상인 8748억원이 남았다. 업계에선 MBK 연합이 추가 장내매수에 나설 '실탄'은 충분하고, 평균 매수단가 역시 아직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MBK 연합이 최 회장 측과 공개매수 단가 인상 경쟁을 이어가지 않은 게 장내매수 부담을 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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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2조5000억 '기습 유증' 결국 철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국 철회했다. 지분 가치 희석 우려에 소액주주들이 크게 반발한 데다 금융감독원이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고려아연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13일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주주 및 시장에서 당사가 진행하고자 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 방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유상증자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 측은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표면적 이유를 밝혔지만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금감원도 고려아연의 대규모 기습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점에 대규모 유상증자 작업에 착수했으면서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이후 회사 재무구조에 변경을 가져오는 구체적인 장래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유상증자 추진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철회했지만 금감원은 최 회장 측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 회장 측이 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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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주총 개최 시점 놓고도 치열한 수싸움… 최윤범 반격 카드 나올까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히는 임시 주주총회의 개최 시점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르면 연내 법원 판단에 따라 임시 주총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법원 판단 전 임시 주총 소집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임시 주총을 자진해서 열면 개최 시점을 최 회장 측이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요구한 임시 주총 소집에 응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MBK 연합은 지난달 28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한 뒤, 이사회가 임시 주총 소집 절차를 밟지 않자 지난 1일 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서를 냈다.MBK 연합은 임시 주총에서 14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고,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임시 주총이 열리면 최 회장 측은 지분율 구도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현재 MBK 연합의 지분율은 38.47%로 최 회장 측 지분율(18.01%)보다 앞선다.최 회장 측이 백기사라고 여기는 우호 세력의 지분까지 더하면 34.41%에 달하지만 이중 한국투자증권(0.8%) 등이 이미 지분을 매각하면서 우호 세력 일부가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습 유상증자'를 추진한 탓에 국민연금과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다른 고려아연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는 점도 최 회장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현재로서 임시 주총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 열릴 가능성이 크다. 법원은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사건의 심문기일을 오는 27일로 정했다. 심문기일이 끝난 뒤 1~2주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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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이르면 연내 임시주총…'폭탄 유증' 전략 무력화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소집하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열린다.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경영권을 방어하려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전략이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8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MBK 연합이 신청한 임시 주총 소집허가 사건의 심문기일을 오는 27일로 정했다. 통상 임시 주총 소집허가 사건은 심문기일 한 번으로 종결된다. 법원은 심문기일을 마친 뒤 MBK 연합과 고려아연 양측에 준비서면 제출 기간을 1~2주일 정도 더 주고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법원이 임시 주총 소집을 허가하면 임시 주총 날짜는 신청인인 MBK 연합이 정한다. MBK 연합은 최대한 빨리 임시 주총을 열어 표 대결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14일간의 주총 소집 통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1월 임시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MBK 연합은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지난달 28일 회사 측에 요구했다. 신규 이사를 진출시켜 이사회를 장악한 뒤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MBK 연합에 비해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약 3.5%포인트 가량 뒤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주총 소집 절차를 밟지 않고 대신 2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발행 예정인 신주 중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해 자신의 우군으로 삼아 MBK 연합의 공격을 방어한다는 전략이었다.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이 계획엔 차질이 빚어졌다. 기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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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투증권, 고려아연 지분 전량 매각…'최윤범 우군' 이탈 본격화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 지분 0.8%(15만8861주) 전량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이상 급등한 상황에 차익을 거둘 기회를 포기했다가 자칫 배임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자신의 우군이라고 주장해온 백기사 군단에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임 우려에 결국 등 돌린 한투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일부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주당 89만원)에 응해 정리했고, 나머지는 공개매수가 끝난 뒤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을 때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그간 최 회장 측의 백기사로 분류됐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최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1월 고려아연이 ㈜한화와 LG화학 등과 자사주를 교환할 때 재무적투자자(FI)로서 고려아연 자사주를 사들여 보유해왔다. 매입가격은 주당 65만7807원, 총 1045억원을 투입했다. 정확한 평균 매도단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90만원 안팎에 팔았다고 가정하면 4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고려아연과 한국투자증권 사이에는 이미 미묘한 관계 변화가 감지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분쟁 초기 최 회장 측의 백기사로 등장해 재무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번 분쟁에서 최 회장과 적잖은 거리를 뒀다. 최 회장 측이 진행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사도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이 맡았다. 한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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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이사회 결의 없이 ㈜한화 지분 7.25% 매각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1500억원 규모의 ㈜한화 지분을 매각했다. 회사의 전략적 제휴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주요 자산 처분을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한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고려아연은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 7.25%(543만6380주)를 한화에너지에 주당 2만7950원, 총 약 1520억원에 매각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지분은 2022년 11월 고려아연이 ㈜한화와 자사주를 교환해 확보한 지분이다. 당시 고려아연은 주당 2만8850원에 ㈜한화 지분을 샀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고려아연은 약 49억원의 손해를 봤다.고려아연은 이런 거래를 추진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 측은 회사의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데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건 문제라고 주장한다. 상법 393조에선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당시 ㈜한화와 전략적 사업제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 교환을 한 만큼 이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분 매각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는 게 MBK 연합 측 주장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금액 기준(자산 총액의 5%)에 미치지 못해 이사회 결의가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이번 거래로 표면적 손해는 약 49억원이지만 한화에너지가 지난 7월 주당 3만원에 ㈜한화 공개매수를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손해는 더 크다. 고려아연이 한화에너지가 진행한 공개매수에 응했다면 약 1631억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지난 7월에 지분을 팔았다면 111억원을 더 벌 수 있었다는 얘기다.고려아연 측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이번 지분 매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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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려아연에 정정신고서 요구…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 계획 차질
금융감독원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추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습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30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과반 지분 확보를 막고, 우리사주조합에 신주를 배정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최 회장 측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금감원은 지난달 30일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6일 공시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거짓이 기재 또는 표시돼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않아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유상증자 추진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며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정정요구를 통해 보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고려아연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즉시 정지됐다. 고려아연이 3개월 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유상증자 계획을 자진 철회한 것으로 간주된다.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는 예견된 일이다. 금감원은 지난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추진한 기습 유상증자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점에 대규모 유상증자 작업에 착수했으면서도 공개매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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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의 프랜차이즈 진출, 축복인가 재앙인가 [이인석의 공정세상]
한경 로앤비즈가 선보이는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소식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화제다. PEF와 재벌 간 경영권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침체한 시장 분위기와 달리 PEF에 대한 관심은 연일 높아지고 있다.PEF 제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2004년경이다. 외국 자본에 대항하는 국내 자본을 육성한다는 취지였다. PEF는 이후 기업지배권(의결권)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국내 기관 전용 PEF의 수는 1126개, 약정액은 136조4000억원(약정이행액 98조9000억원)에 달한다. 2016년에 비해 PEF는 3배 이상, 약정액은 2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최근에는 식음료(F&B) 프랜차이즈로 투자 대상이 확대하면서 PEF와 민생과의 접점도 커지는 중이다.PEF 제도는 민간에 흩어진 부동자금을 끌어모아 투자자금으로 만든다는 순기능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투자 대상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경영권 거래가 용이해진다. 치킨·커피 가격↑… "서민 물가만 올라"PEF는 어느새 자본시장의 첨병이 됐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기대수익을 달성한 기업을 되팔아 투자액을 회수하면 투자 대상 기업은 빈껍데기만 남는다는 인식이 대표적이다.F&B로 투자 대상을 확대한 PEF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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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의 금감원' 불러들인 최윤범 회장의 결정적 오판 [차준호의 썬데이IB]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경영권 분쟁 과정이 추후에 책이나 영화로 제작된다면 가장 극적인 장면은 10월 30일 오전, 최 회장이 주재한 고려아연의 이사회다. 양측의 팽팽한 대치가 최 회장 측의 단 한 번의 결정적 오판으로 극적으로 뒤집힌 순간이기 때문이다.공시 직후 하한가로 급락한 회사 주가와 주주들의 원성은 시작에 불과했다. MBK로 대표 되는 '야만인들'에 시달리던 최 회장과 이사회는 이제 '문 앞의 금융감독원'까지 맞이하게 됐다. 이사회 참석자들과 회사 측이 의사결정의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시장에는 여러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자폭 유상증자 왜?...우군 떠났나최 회장 측은 2조5000억원 유상증자안 외에 이사회 결정 직전까지도 보유 중인 자사주 2.4% 중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방안을 안건으로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폭탄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여러 논란과 법적 쟁점이 잇따랐겠지만 지금처럼 큰 파장을 일으킬 사안은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MBK와 영풍 연합 측도 우리사주를 활용한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대응 준비를 서둘렀지만 내부에선 "밀어붙이면 당장 막아세울 시간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유상증자는 이론상 가능하지만 시장에 줄 충격과 주주들의 민심 이반을 고려할 때 이를 단행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게 MBK 측 관계자들의 분위기다. 첫 번째 변수로는 최 회장이 믿었던 우군들의 '배신'이 꼽힌다. 지난달 23일 자사주 공개매수에 최 회장 측이 우군으로 고려했던 상당수가 참여해 시세 차익을 본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현재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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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날짜 실수'라는 고려아연…금감원 "해명 미흡" [금융당국 포커스]
경영권 분쟁 중 자사주 매입 기간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고 당초 밝혔던 고려아연이 이번엔 '날짜를 착오 기재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관련 부정거래 가능성 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은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10월14일 시작한 실사, 유상증자 실사와는 별개”1일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일반공모 증자를 검토한 것은 지난달 23일 자기주식 공개매수 종료 이후”라며 “실사보고서에 10월14일부터라고 기재된 것은 착오로 잘못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4~23일 자사주 공개매수를 벌였다. 이후 일주일만인 지난달 30일엔 약 일주일만에 2조5000억원 규모 '기습 유상증자'를 발표해 시장의 논란을 샀다. 고려아연은 당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했다.고려아연의 이날 주장은 지난달 14일 시작한 실사는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와는 별개의 일이었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14일부터 미래에셋증권이 한 일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차입금 처리를 위한 부채조달 실사였을 뿐이고, 당시 결과를 이후 유상증자 실사에도 활용하면서 신고서에 착오 기재가 됐다는 얘기다. 고려아연은 “투자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한 점에 대해 양해 말씀을 드린다”며 “실제 사실관계를 당국과 시장에 정확하고 성실하게 설명해 논란을 적극 해소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 “4영업일만에 대규모 유상증자? 현실적으로 믿기 어려워”금융감독원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