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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난 시진핑·푸틴 "외부 간섭 반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나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중국중앙TV(CCTV)는 3일 두 정상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첫머리발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존경하는 국가주석”이자 “소중한 친구”라고 칭했다. 시 주석도 같은 표현으로 화답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정상회담이 50분 가까이 이뤄졌다고 전했다.두 정상은 서방 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혼란스러운 국제 형세와 외부 환경을 맞아 양국이 대를 이은 우호의 초심을 유지하고, 중국과 러시아 관계의 독특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정당한 권익과 국제 관계의 기본 규칙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가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순환 의장국 직책을 맡아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중심의 신흥국을 통칭) 단결과 ‘신냉전’ 방지, 불법 일방 제재 및 패권주의 반대에 나서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인테르팍스통신은 두 정상이 시베리아 서부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계약 체결을 서두르라고 양국 관계자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이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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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중국 정부도 뚫었다…역대급 호재 '빵빵'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 감소로 매출 둔화를 겪었던 테슬라가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자동차를 공급하게 됐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판매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슬라 모델 Y, 중국 정부 조달 목록에 포함돼4일 장쑤성 정부조달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는 '장쑤성 당·정부기관·단체 조직 2024~2025년 신에너지 자동차 기본 계약 구매 입찰 공고'에서 장쑤성 정부의 신에너지 차량 조달 목록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 자동차를 정부 조달 품목에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조달 목록에 포함된 데에는 중국이 외국인 투자 급감 속에서 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고위 관료들은 공식 석상에서 해외 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는 지난 1일 외국인 투자 업무 좌담회에서 "투자 유치 사업이 직면한 새로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외국 자본 투자를 유치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리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국내외 기업이 대규모로 장비를 업데이트하고 정부 조달 및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차별없이 지원해야 한다"며 "핵심 분야의 대외 개방을 촉진하고,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를 제한했던 조치를 느슨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中 시장 FSD로 잡을까중국 시장에서 테슬라는 BYD보다는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지만, FSD로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 중국 판매량은 3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세지만 중국 내 FSD 출시 소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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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민' 메이퇀, 주가 고공행진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을 운영하는 메이퇀뎬핑의 주가가 연일 오름세를 타고 있다.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메이퇀뎬핑은 지난 2일 0.99% 오른 112.2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40%가량 뛰었다. 온라인 배달 시장의 급성장에 맞춰 의약품 배달, 드론 배송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점이 호평받고 있다.메이퇀뎬핑은 2010년 설립된 중국 최대 배달 앱 메이퇀의 운영사로 2018년 9월 홍콩증시에 상장됐다. 음식료품 배달부터 호텔·항공권·영화·공연·자전거 예약, 택시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엔 의약품 구매도 가능해졌다.국내 사업자로 따지면 배달의민족과 야놀자, 카카오T, 인터파크 티켓, G마켓의 서비스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올 3월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홍콩을 시작으로 중동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최근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메이퇀뎬핑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33억위안(약 13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억위안(약 9845억원)으로 45.3% 늘었다. 현지 증권가에선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오상증권은 지난달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8%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48홍콩달러에서 151홍콩달러로 올렸다.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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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증시, 美·中 갈등 완화 기대…중국 증시 '사자'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중국 증시는 미·중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0.73%. 0.25%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도 전장 대비 0.01% 소폭 상승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TV토론이 끝나자 중국 증시에서 매수세가 강해졌다. 시장은 중국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점을 호재로 해석했다.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우크라이나 지원 등의 현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지만 미·중 무역 갈등 문제는 짧게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상승한 종목은 2887개, 하락한 종목은 1984개였다. 217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국유기업주와 전력주가 강세를 보였고 주류, 부동산 업종은 하락했다. 주요 종목 중에서는 페트로차이나가 6% 이상 상승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당분간 중국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큰 이벤트는 7월 중순 열리는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다. 지난 27일 중국공산당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3중전회를 7월 15~18일 베이징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3중전회는 향후 5~10년 동안의 중국 경제정책 청사진을 수립하는 회의로, 시장은 강력한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서방과의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떤 경제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베이징=이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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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협"…美, 中 통신사 3곳 조사
미국이 중국 국영 통신업체 세 곳의 미국 클라우드 및 인터넷 사업이 국가 안보에 미칠 잠재적 위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4월 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통신사를 겨냥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린 지 두 달 만이다.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이 미국 사업을 통해 미국 내 데이터 접근권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무부는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을 상대로 소환조사와 위험 분석을 마쳤으며 차이나유니콤 조사도 진행 중이다.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상무부가 중국 통신사의 미국 내 사업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상무부는 아직 조사 관련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들 회사가 민감한 미국의 데이터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는 등의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이번 조사는 적성국 기업이 미국 내 데이터를 악용할 수 있다는 국가 안보 우려에서 시작됐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및 인터넷 트래픽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선택 절차)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정보를 빼돌리거나 조작할 수 있다는 취지다. 차이나텔레콤은 미국에서 해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통신시설인 해외 분기국사(PoP) 8개를 운영 중이다.미국 정부는 조사 대상을 클라우드 사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상무부 관리들이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있는 차이나모바일의 데이터센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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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 생산 확 늘리는 中…"제재할 테면 해라"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판) 생산을 대거 늘리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추가 제재에 대비해 반도체 ‘자급자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웨이퍼 30%, 中이 생산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들의 올해 웨이퍼 생산량이 월간 890만 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내년 웨이퍼 생산량은 올해보다 14% 더 늘어난 1010만 장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성장세인 6~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의 생산력 증대로 중국은 2025년 글로벌 웨이퍼 총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수출통제 수위를 잇따라 높이면서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를 비롯해 화훙반도체, 넥스칩, SiEn, 창신테크놀로지 등 중국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게 SEMI의 진단이다.SEMI는 또 중국이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구형 반도체 수요에 부응하고자 파운드리 생산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지난 1분기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1분기 SMIC는 17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4.3%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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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상장직후 폭등락…美나스닥, IPO 심사 강화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가 중국과 홍콩 사업체의 기업공개(IPO) 심사를 강화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소식통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의 IPO 신청 기업들은 최근 심사가 강화되며 절차가 몇 주 이상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 증시 침체로 해외 상장 규제를 완화하자 중소기업들이 미국 IPO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나스닥으로부터 IPO에 앞서 주식을 매각한 기존 주주의 신원에 대한 집중 질의를 받고 있다. 주식 가치 평가를 뒷받침할 문서와 투자 과정에서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 증명하는 은행 서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과거 중국 중소기업의 사기성 자금 모집과 주가 조작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나스닥시장에서 홍콩 핀테크 기업 AMTD디지털은 상장 직후 주가가 320배 폭등했고 그다음달 중국 의류업체 아덴택스그룹 주가는 130배로 치솟았다. 이후 몇 달 만에 이들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다. 올해도 중국과 홍콩 20여 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총 1억9500만달러(약 2700억원)를 모았으나 주가가 폭락한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달 상장한 중국 교육 소프트웨어 업체 지아드 주가는 4달러에서 네 배 가까운 15달러를 넘었으나 현재 상장가의 4분의 1 이하인 0.9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지정학적 긴장 확대로 미국에서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상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이후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 이상 조달한 중국 기업은 5곳에 불과하다. 중국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해 4억4100만달러(약 61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중국 기업의 미국 IPO 중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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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전기차·전력설비株가 반등 주도할 것"
“올 하반기 중국 증시에선 전기차, 건설기계, 전력 설비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겁니다.”고정희 한화자산운용 해외주식운용팀 부장(사진)은 20일 “중국 증시가 최악의 바닥을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인인 그는 2008년 한화그룹 중국 공채 1기 출신이다. 17년간 중국 증시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며 여의도에서 손꼽히는 ‘중국통’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부장은 부동산 위기가 초래한 중국 경기 위축이 진정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개선세인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에도 자동차 수출은 동유럽과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 중”이라고 했다. 주가도 반등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수출 실적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가 30.58% 올랐다. 중국 지게차 1위 업체 안후이압력, 전력 자동화 업체 궈뎬난루이테크놀로지도 아프리카와 중동 수요가 늘며 같은 기간 각각 19.25%, 11% 상승했다.그는 중국 고배당주에 주목하라고 했다. 중국에선 중국공상은행(연 배당수익률 7.58%), 중국건설은행(7.8%), 중국 장쑤성에서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장쑤익스프레스(6.01%)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이 종목은 현지 투자자가 몰리기 시작해 주가가 올 들어 16~27% 올랐다.부동산 관련 종목은 투자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중앙정부 개입으로 지난 4월부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롱포그룹홀딩스(24.62%), 반케(32.26%) 등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추격 매수하기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했다. 고 부장은 “중국은 정부 발표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고 순환매도 잦다”며 “부동산시장은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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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K조선 15兆 지원…"세계 1위 굳힐 골든타임"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들이 국내 조선업계 수주 경쟁력을 위해 중·대형 조선사 6곳에 총 107억5000만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공급한다. 주요 시중은행이 중형 조선사에 RG를 발급하는 것은 수주 불황으로 중형 조선소의 줄도산이 이어진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조선업계는 269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RG 특례보증 비율 95%로 상향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17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을 열고 조선업 수출·수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과의 조선업 1위 경쟁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다.산업부는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특례보증 비율을 기존 85%에서 95%로 상향했다. 시중은행이 선박 선수금의 100%만큼 RG를 발급해주면 그중 95%는 무보가 보증을 선다는 의미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은행이 지는 실제 부담은 5%에 그치는 것이다.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하면서 받는 선수금(통상 건조대금의 약 40%)에 대해 금융기관이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환급할 것을 보증하는 제도다. 발주처는 선지급금을 떼일 것을 우려해 조선사가 RG를 받아와야만 계약을 체결한다. RG가 없으면 사실상 수주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구조인데, 시중은행은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 등으로 중소형 조선사에 RG를 발급하는 것을 꺼려왔다.정부의 이번 정책 지원으로 국내 시중은행 9곳이 중형 조선사 선박 수주(총 9척)에 필요한 2억6000만달러 규모의 RG를 발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발급하기로 한 RG(4억2000만달러)까지 포함하면 총 6억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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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글로벌 자금 쏠림 가속…신흥국行 돈줄은 말랐다
최근 수년 동안 전 세계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 기조와 적극적인 산업 지원, 중국 등 다른 신흥국에 대한 직접투자 비중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미공개 자료를 인용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을 넘어 이뤄진 투자의 3분의 1 가까이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이전까지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평균 18% 수준이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등 일부 국가의 탈달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을 통해 제공한 대규모 인센티브도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에 기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삼성전자를 꼽으며 “총 4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텍사스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지어 64억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입해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도 한창이다.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이 일제히 미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2년부터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려 채권 등 금융 투자 자금도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과거엔 중국에 빠르게 자본 투자가 이뤄졌지만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이후엔 투자금 유입이 크게 줄었다. 각국의 대외투자(크로스보더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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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마다 달랐던 中 지도이념…경제따라 바뀌었다
중국 정치 지도자들은 시대별 지도 사상을 제시했다. 중국의 변화 과정은 시대별 핵심 사상과 키워드를 살펴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현대 중국은 마오쩌둥의 마오쩌둥사상과 함께 시작됐다. 1949년 혁명을 성공시킨 마오쩌둥은 중국 공산당을 이끌고 정권을 잡았다. 그는 농촌을 혁명의 근거지로 삼는 등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 현실에 맞게 적용한 마오이즘을 공표해 중국의 지도이념으로 삼았다. 자본주의 사회가 전복된 이후에도 사회주의 완성을 위한 지속적인 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그는 1958~1960년 무모한 ‘대약진운동’과 1966년부터 이어진 ‘문화대혁명’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냈고, 중국을 파산 직전까지 끌고 갔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 말 권력을 잡은 덩샤오핑은 마오주의에서 탈피해 부유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부유해져야 한다는 ‘선부론’을 주창했다. 사상해방과 실사구시라는 두 가지 틀에서 점진적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덩샤오핑 이론은 1999년 중국 헌법에 추가돼 국가 지도이념으로 자리잡았다.1991~2011년 장쩌민과 후진타오 집권 시기 중국 경제는 연평균 10.4%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과 계층 간 격차가 심해진 것은 숙제였다. 당시 서부대개발, 동북진흥, 중부궐기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한 배경이다. 장쩌민은 공산당이 중국의 선진 생산력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한다는 3개 대표론을 지도이념으로 삼았다. 후진타오는 ‘과학적 발전관’을 지도이념으로 내세웠다. 국민총생산(GDP) 만능주의 노선을 수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조화사회’ 건설을 강조했다.시진핑 주석은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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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정책 비판 말라"…또 재갈 물리는 中
중국 당국이 다음달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당 중앙위 결정에 반대되는 공개 발언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며 “당 주요 정책에 대해 무책임한 의견을 제시하고 당원 결속을 훼손하는 공개 댓글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공산당원 9000여만 명이 타깃이지만, 사실상 14억 중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중국은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수출 부진으로 인한 기업 불황과 청년 실업 등 내부 변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중 관계 악화와 대만·남중국해 문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을 상대로 벌이는 관세전쟁 등으로 대외 여건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부에서 시진핑 주석과 당 지도부 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올 여건이 조성됐다.중요한 시기를 앞둔 만큼 당분간 정부에 불리한 종류의 통계는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이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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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세 꺾인 中 산업생산…금리 10개월째 동결
부동산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와 수출은 강세를 보였지만 전문가 전망은 부정적이었다.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중국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로이터 추정치(6%)와 전월치(6.7%)를 모두 밑돌았다. 고정자산 투자도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해 추정치(4.2%)에 미치지 못했다.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베이징 등 대도시(1선)의 5월 신규주택 가격은 작년보다 3.2% 하락했다. 지난 4월(-2.5%)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올 들어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1% 줄었고 주거용 부동산 판매는 30.5%나 감소했다.5월 소매판매는 3조9211억위안(약 744조5700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7% 증가하며 추정치(3%)를 뛰어넘었다. 1, 2월(각각 5.5% 상승)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 약세로 인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소비자 지출을 늘리려 하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는 큰돈 쓰기를 꺼리고 있다”고 했다.수출도 강세였다.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해 추정치(6%)를 웃돌았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미국이 각각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10개월 연속 동결(연 2.5%)했다. 인민은행이 국내 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은행 순이자마진 하락과 위안화 약세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들어 미국 달러 대비 2.1% 넘게 하락했다.임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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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車 관세인상 검토…中, EU에 맞불 놓나
중국이 유럽산 고배기량 휘발유차의 관세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세율을 최대 38.1%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 데 따른 ‘맞불 전략’으로 풀이된다.중국 현지 매체 위위안탄톈은 14일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는 엔진 배기량이 2.5L 이상인 유럽산 고배기량 휘발유 자동차에 잠정 관세(덤핑 조사 과정에서 임시로 부과하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자동차업계가 EU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중국 정부에 유럽산 차량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추이판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업계에서는 관세를 25%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중국 승용차협회에 따르면 매년 중국이 수입하는 배기량 2.5L 이상인 유럽 승용차는 18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중국이 유럽에 수출한 전기차보다 많다. 미국 컨설팅회사 로듐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수입한 중국산 전기자동차는 115억달러(약 16조원)어치로 집계됐다.중국이 세율을 올리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위위안탄톈은 전했다. 12일 EU는 8개월에 걸친 반(反)보조금 조사를 마치고 중국산 전기차에 평균 31%포인트에 달하는 잠정적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해 발표했다. 이에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EU의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음날 밝혔다.김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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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국 변신한 中…韓엔 없는 COTC 6곳 가동하며 증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 석유화학 기업에 ‘넘버원 고객’이었다. 2017년엔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으로 가는 배에 실었을 정도다. 추세가 바뀐 건 2020년부터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엑슨모빌, 독일 바스프 등 기술을 갖춘 기업들과 손잡고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다.12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4600만t 생산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작년엔 에틸렌 생산량을 5200만t까지 늘렸다. 1090만t인 한국의 5배에 달한다.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자국 수요는 줄어들다 보니 중국의 에틸렌 수입 물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15년 74%였던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지난해 98%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이 비율은 118%에 달할 전망이다. 내수를 다 채우고도 남아도는 만큼 18%는 해외에 풀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중국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 건 공격적인 투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7개 석유화학 기지 육성’ 정책을 통해 최근 10년 동안 동부 해안가에 석유화학 단지를 집중적으로 건설했다.이 같은 결과로 하나둘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꿈의 설비’로 불리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는 대규모 COTC 설비가 아직 없다. 중국은 201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헝리 석유화학단지를 시작으로 이듬해 저장 석유화학 1단지, 헝리브루나이 등 6개 공장을 잇따라 열었다. 이들 6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은 연 1030만t으로 한국 전체 생산량과 비슷하다.김우섭/오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