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 'ELS사태' 고개 숙인 이복현…불법 공매도엔 "엄정 대처"

    'ELS사태' 고개 숙인 이복현…불법 공매도엔 "엄정 대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불법 공매도와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지속해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 2~3개를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한두 달 내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조성자(MM)나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의 공매도까지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좀 더 점검해보겠다”며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이 원장은 이날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콩H지수 기초 ELS 등 고난도 상품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면밀하게 감독하지 못해 국민들께 고통과 불편을 드렸다”며 고개를 숙였다.은행의 성과 체계를 손질해 ELS 사태 재발을 막겠다고도 했다. 은행들이 ELS를 판매하는 직원에게 성과 가산점을 부여해 불완전 판매를 부추겼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이다. 그는 “은행 직원의 성과를 평가할 때 고객 이익을 고려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연내 가시적 성과지표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 기준이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분쟁 조정 기준안과 다른 데 대해서는 “과거에는 개별 사안보다 신속한 조정을 더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준안은 법원이 인정하는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손해액 산정과 관련한 인자를 종

  • 은행 이익 급증에 지난해 글로벌 배당금 2200조원 기록

    은행 이익 급증에 지난해 글로벌 배당금 2200조원 기록

    지난해 세계 기업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경제매체 CNBC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의 ‘글로벌 배당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글로벌 배당금은 약 1조6600억달러(약 220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로 애플, 엑손 모빌 등이 뒤를 이었다. 벤 로프트하우스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주식 소득 담당 총괄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업의 현금흐름이 강세를 유지해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 충분한 화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산업별로 보면 역대급 배당금 기록에는 은행업계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이자율 덕분에 마진이 상승해 배당 재원을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496억달러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은 분기별 배당금을 인상한다고도 밝혔다.다만 중국 은행들은 은행업계의 ‘배당 붐’에서 제외됐다고 야누스 헨더슨은 전했다. 야누스 헨더슨 관계자는 “호주 광산업체 BHP, 영국 광산업체 리오틴토, 브라질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등 대기업이 배당금을 삭감해 전체 배당금 증가분을 상쇄했다”고 말

  • 'ELS사태' 고개 숙인 이복현…"면밀하게 감독하지 못했다"

    'ELS사태' 고개 숙인 이복현…"면밀하게 감독하지 못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 대해 "감독당국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이 원장은 이날 서울시 여의도동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홀에서 진행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콩 H지수 연계 ELS를 비롯해 고난도 상품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면밀하게 감독하지 못해 국민들께 고통과 불편을 드렸다"며 이같이 사과했다.은행의 성과 체계를 손질해 ELS 사태 재발을 막겠다고도 했다. 은행들이 ELS를 판매하는 직원에 성과 가산점을 부여하면서 불완전 판매를 부추겼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이다.그는 "은행 직원의 성과를 평가할 때 고객 이익을 고려하는 방안 등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이달 당국, 업계, 학계,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내 가시적인 성과 지표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ELS 손실 피해자가 판매사로부터 손실금의 최대 100%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배상기준 도입 취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손해보상비율, 배상안 산정 등은 법원의 판단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사법적 결정에 준하는 배상안을 설계했다"고 했다.그는 이어 "배상안에 따른 은행 부담은 크지 않다"며 "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규제 기준이 8%인데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은 15.31%로 높았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이날 “불법 공매도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세력에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도 했다.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에 대해서는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

  • "판매 금지" vs "거점점포만 허용"…은행 ELS 규제 논의 본격 착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고난도·고위험 상품 판매 제도 개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를 보완하는 한편 고위험 상품 판매를 장려하는 금융사의 영업 행태와 관행을 전면 점검한다. 은행에서 ELS 등 고위험 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됐음에도 불완전판매 문제가 나온 만큼 조사를 거친 뒤 원인에 맞는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금융당국은 현행 법령을 보완하는 한편 금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금소법을 비롯한 여러 준칙과 규정을 보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법령이 아니라 금융사의 영업 행태, 관행, 내부통제 문제로 접근해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원금 비보장성 상품 중 20~30% 이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은행의 고난도 신탁상품 판매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전날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신탁을 통해 고난도 상품이 판매되는 것의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향후 제도 개선을 검토할 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자산관리센터 등 은

  • 금감원, 건설사 고강도 신용위험평가 나선다

    금융감독원이 건설업 등 위기 업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은행권엔 투명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확립을 주문했다.금감원은 12일 은행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위험 요인으로 가계·기업 등 취약부문 부실 위험을 꼽으면서 시스템 리스크 확대에 대비한 관리·감독 강화 방침을 밝혔다.금감원은 건설업 등 취약 업종 및 부채 과다 기업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엄정하게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건설업뿐 아니라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위험평가는 채권은행이 부채비율 등에 따라 기업을 A(정상)~D(구조조정 대상)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제도다.금감원은 기업 부채와 관련해 주채무계열 평가 등을 통해 잠재 부실을 조기에 포착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채가 많은 기업집단(그룹)을 주채권은행이 통합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 부문의 충당금 적립 수준을 점검해 은행의 손실 흡수능력 강화도 유도할 계획이다.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선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내실화, 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올해 은행산업의 위기 대응능력 제고와 지배구조·내부통제 개선에 초점을 두고 감독·검사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문화가

  • 홍콩 ELS 손실, 차등 배상…대부분 20~60% 받을 듯

    홍콩 ELS 손실, 차등 배상…대부분 20~60% 받을 듯

    은행과 증권사가 2021년 이후 판매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의 최대 100%까지 배상할 수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차등 배상’ 기준이 제시됐다.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판정을 받은 은행은 통상 손실의 최소 30% 이상을 물어내야 한다는 원칙도 공개됐다. 금감원은 판매사와 투자자의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상 비율을 결정하는 홍콩 H지수 분쟁 조정기준(배상안)을 11일 발표했다. 배상 비율은 판매사 요인(23~50%)을 먼저 확정한 뒤 개별 투자자 요인(±45%포인트)과 기타 조정 요인(±10%포인트)을 가감해 산정한다. 다수 사례가 20∼60% 범위에 분포할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판매사 요인은 적합성, 설명 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원칙 위반에 따라 20~40%를 적용한다. 최근 11개 금융회사(은행 5개·증권사 6개) 현장검사 결과, 은행이 모든 투자자에 대해 적합성 또는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고 금감원은 판단했다.여기에 내부통제 부실 책임과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따라 3~10%포인트를 가산한다. 이에 따라 은행은 투자자 손실의 최소 30~40%를 배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말 기준 홍콩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18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까지 만기 도래액 2조2000억원 중 1조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추가 손실은 4조6000억원, 전체 손실은 6조원 안팎으로 금감원은 예상했다.이복현 금감원장은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며 “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강현우/최한종 기자

  • 은행 '이자 장사' 끝?…'임원 전담 운전기사'도 없앴다

    은행 '이자 장사' 끝?…'임원 전담 운전기사'도 없앴다

    이자이익을 앞세운 은행권의 ‘실적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다.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권은 판매관리비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신규 채용 축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LS 배상 1조원 웃돌듯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5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작년 1분기(4조9015억원) 보다 6.5%(3197억원) 줄어든 수치다. ‘리딩뱅크(1등 금융지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보다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의 순익은 지난해 1분기 1조49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127억원으로 5.7%(849억원),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조3880억원에서 1조3606억원으로 2.0%(274억원)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우리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0.4%(1150억원)와 10.1%(924억원) 감소한 9872억원과 8213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금융지주 순이익의 70% 이상을 차

  • 무디스, 韓은행업 신용 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무디스, 韓은행업 신용 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은행 산업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영업 환경 및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반영해 신용도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국내 은행 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신용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무디스는 "향후 12∼18개월 내 은행의 영업 환경과 수익성의 약화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해 지난해 1.6%에서 올해 1.5%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질수록 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가 줄어 NIM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은행 영업 환경도 악화할 전망이다. 경기 둔화로 자금 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터넷 은행의 점유율 확대 등으로 대출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무디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의 대출 시장 점유율은 2022년 말 2.2%에서 지난해 9월 말 2.7%로 상승했다.은행 대출 연체율도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무디스는 은행 평균 연체율이 지난해 0.38%에서 향후 18개월 이내에 0.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무디스는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에 따른 보상 가능성도 고려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와 관련한 배상 기준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국내 은행권의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 "홍콩 ELS 배상, 임직원 제재와 연계 않겠다"

    "홍콩 ELS 배상, 임직원 제재와 연계 않겠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피해 배상과 임직원 제재를 연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은행이 스스로 배상 기준을 마련하도록 제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6일 “은행권이 ELS 투자로 부당한 피해를 본 금융소비자에게 배상하는 것과 이를 이유로 임직원을 제재하는 것은 별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번 ELS 손실 사례들은 경우의 수가 매우 다양한 데다 반드시 위법으로 보기 어려운 회색지대가 많다는 점에서 제재를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당국의 이런 방침은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임직원 제재 절차를 병행한 것과 비교된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DLF 투자손실 40~80%를 배상하라는 분쟁조정안을 내놨다. 은행들은 조정안 수용이 과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해 배상을 미뤘다. 금감원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하자 그제서야 조정안을 받아들였다.당국 고위 관계자는 “당시 제재가 적법했느냐를 떠나서 배상과 제재를 동시에 진행한 것은 연결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회사 현재 경영진이 전임자들의 과오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제재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은행이 선제적으로 배상안을 만들기가 쉬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과 금융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에 합의하면 더 이상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금감원은 이르면 이번주 11개 금융회사의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H지수 ELS 사태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간

  • 홍콩 ELS 투자 손실, 정부가 설계한 제도로 일어났다

    홍콩 ELS 투자 손실, 정부가 설계한 제도로 일어났다

    정부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8년 전에 인지하고도 은행과 개인투자자의 ELS 투자가 홍콩 H지수에 집중되도록 제도를 설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 ELS 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올해 수조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부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행태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감독을 제대로 해오지 못한 책임이 큰 만큼 정부가 은행과 ELS 투자자 사이의 배상안을 직접 마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봤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9년 12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이 방안을 통해 금융당국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가 기초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자산을 5개 주가지수로 제한했다. 한국의 코스피200과 미국의 S&P500,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일본의 닛케이 225, 홍콩 H지수를 뜻하는 HSCEI 등이다.독일 국채 금리처럼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기초자산으로 위험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이 규제는 결과적으로 홍콩 H지수 ELS 투자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정부가 ELS의 기초자산을 딱 다섯 가지로 제한하는 바람에 은행은 홍콩 H지수보다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타국 주가지수 기반의 ELS를 판매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ELS의 기초자산을 다섯 가지 주가지수로 제한한 정부는 동시에 은행에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에 대한 '이자 장사' 대신 비이자수익을 적극 확대해 전체 이익에서 이

  • 홍콩 ELS 손실액, 6000억 넘었다…금융당국, 책임분담 기준 고심

    홍콩 ELS 손실액, 6000억 넘었다…금융당국, 책임분담 기준 고심

    은행권에서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가 올해 들어 6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책임 분담 기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에서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발생한 홍콩H지수 ELS 손실액은 6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률은 54.2%에 달한다. 만기가 된 원금 1조1746억원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5384억원만 고객에게 상환됐다.H지수가 12,000대까지 치솟았던 2021년 판매된 ELS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 손실액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상반기 10조2000억원, 연말까지 15조4000억원의 H지수 ELS 만기가 도래한다. 현재 5500선을 밑돌고 있는 H지수 급등이 없으면 절반 가까운 7조원대의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금융감독원은 이달 H지수 ELS 판매사 11곳(은행 5곳,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2차 검사를 마무리하고 책임 분담 기준안 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앞선 투자를 통해 얻은 이익의 일부를 손실에서 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H지수 ELS에 투자해 1000만원의 이익을 본 투자자가 이번에 3000만원 손실을 봤다면 기존 이익인 1000만원 중 상당액을 손실액(3000만원)에서 빼는 방식이다. H지수 ELS 가입 고객의 재가입자 비율이 90%(은행 90.8%, 증권 92.3%)를 웃도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금융권에서는 과거 이익을 손실 산정에 반영하는 것은 금융투자상품의 수익 보장과 원금 보전을 금지(자본시장법 제55조)하고 있는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법 행위에 따른 손실 배상은 민법에 따라 가능하다”면서도 “H지수 ELS 투자로

  • "전기차 전환 지연에 또"…2차전지, 주가 바닥 언제일까

    "전기차 전환 지연에 또"…2차전지, 주가 바닥 언제일까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 연기로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다만 2차전지 업종이 올해 2분기부터 실적 개선될 수 있어 현재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4.22% 떨어진 6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36%), 에코프로머티(-3.17%) 등 관련 계열사도 동반 하락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2.80%), 포스코퓨처엠(-1.82%), 금양(-3.15%), 삼성SDI(-1.73%) 등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0.59%), 엔켐(14.68%)만 오름세다.이들 업체의 약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보급 계획 수정 전망이 불러왔다. 1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올봄 배기가스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신차의 배기가스 배출 총량을 규제해 미국 신차 시장 내 전기차 비중을 2032년까지 67%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에서 자동차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규제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여기에 국내 2차전지 시총 상위 8개 사 고평가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국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종목의 평균 주가매출비율(PSR)이 9.9배로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셀 상위 10개 업체 평균인 1.1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발표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셀 상위 10개 업체의 주가가 평균 29% 하락했지만, 한국에서 셀을 제외한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업체의 주가는 평균 144%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업체와의 경쟁과

  • 홍콩H지수 ELS 손실, 올 5000억 넘었다

    홍콩H지수 ELS 손실, 올 5000억 넘었다

    올 들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ELS 판매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를 마친 뒤 책임 분담 기준안을 내놓고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나서기로 했다.▶본지 2월 7일자 A1·5면 참조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초 ELS 상품 가운데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9733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다. 이 중 고객이 돌려받은 돈은 4512억원으로 손실액은 5221억원에 달한다. 손실률은 53.6%다.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의 H지수 ELS 상품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홍콩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전체 손실액은 7조원 안팎까지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금융감독원은 이달 16일부터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인 5개 은행과 6개 증권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에 나선다. 지난달부터 진행한 1차 현장검사에서는 은행들이 고령층에 노후 자금이나 암보험금에 대해 투자를 권유한 사례를 확인했다. 추가 검사를 통해 또 다른 문제 사례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금감원은 1·2차 검사 내용을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말까지 책임 분담 기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은행이 고객에게 손실 가능성을 명확하게 알렸는지, 고령층에 알기 쉽게 상품 설명을 했는지, 투자자가 과거 고난도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지 등에 따라 배상 비율이 결정될 전망이다.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나선다. H지수 ELS뿐만 아니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게 맞는지 원점에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최한종 기자

  • 日銀, 금리 동결했지만…'3월 인상론' 힘받는다

    日銀, 금리 동결했지만…'3월 인상론' 힘받는다

    일본은행이 올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했다. 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출구전략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려 출구전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일본은행은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를 단기와 장기 두 가지로 운영하는 장단기금리조작(YCC)을 유지하고,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를 연 0±1%로 동결했다.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량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우에다, 출구전략 ‘깜짝’ 발언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노토반도 지진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현상 유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극히 높다”며 “물가가 안정적으로 2% 이상을 유지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끈질기게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 경제에 대해서는 “임금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기업의 움직임 역시 완만하게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우에다 총재는 향후 금융정책 방향에 대해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어지는지 확인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물가목표(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현재 실시 중인 다양한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과 물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끈질기게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rsquo

  • 하나은행 "기업대출 늘려 리딩뱅크 수성"

    하나은행 "기업대출 늘려 리딩뱅크 수성"

    하나은행이 기업대출을 앞세워 공격적인 대출자산 확대에 나섰다. 정부의 가계빚 억제 방침에 따른 가계대출 감소분을 기업대출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2022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기업금융을 강화해 처음으로 은행권 순이익 1위에 올랐다.2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자산을 17조원가량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작년 3분기 말 507조원(신탁자산 제외) 수준인 자산 규모를 신한은행(510조원)보다 키우겠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은 연초부터 만기가 돌아온 기업대출을 연장하는 등 우량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인 신용카드 가입과 외환거래 확대 등 부수 거래를 통해 기업대출의 수익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하나은행은 작년에도 5대 은행 가운데 기업대출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하나은행의 작년 12월 기업대출 잔액은 157조9412억원으로 2022년 말(137조8962억원)보다 14.5% 증가했다. 액수로는 1년 새 20조원 넘게 불어났다. 국민(7.7%, 12조5483억원) 신한(6.1%, 8조8973억원) 우리(10.3%, 13조2777억원) 농협(6.9%, 8조8709억원)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1위였다.하나은행은 기업대출 가운데서도 우량 자산으로 꼽히는 대기업 대출을 늘렸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12월 대기업대출 잔액은 27조7623억원으로 2022년 말(21조2068억원)에 비해 30.9% 증가했다.하나은행의 기업 중심 대출자산 확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22년 ‘리딩뱅크’(1등 순이익 은행)에 오른 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2조76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국민은행(2조8554억원)을 바짝 뒤쫓고 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은 23.3%로 국민은행(12.0%)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