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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쟁탈전'…보험만 석달새 1.1조 이탈
40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자금을 둘러싸고 금융회사 간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보험업권이 올 들어 유일하게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 들어 1조원 넘게 줄어든 반면 은행과 증권업계에선 각각 3조원 넘게 증가하면서다. 최근 보험사들이 암보험 등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저축보험 및 연금 상품에 소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보험사의 연금 사업이 축소되고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중장기적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연금 쪼그라드는 보험업21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6개 생명·손해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96조363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 확정급여(DB), 확정기여(DC),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을 모두 합한 수치다. 작년 말(97조4975억원)과 비교해 1조1336억원 쪼그라들었다.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228조998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조2302억원 증가했다. 국내 14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총액은 같은 기간 3조6931억원 급증하며 107조6188억원을 기록했다.그동안 보험업권은 은행에 이어 ‘퇴직연금 2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작년 증권업권이 처음으로 보험업권을 역전한 후 올 들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된 후 보험업권의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올해 기금형 퇴직연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부담 요인이다. 시장에선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시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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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락하자 빚투 확산…"신용대출, 5월이 더 불안"
넉 달 연속 쪼그라들던 신용대출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2주 남짓 동안 증가폭이 1조원을 넘어서자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금융당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권 안팎에선 꺾이지 않는 대출 수요와 금리 인하 압박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741조50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4997억원(0.3%) 증가했다. 이미 지난달(1조7992억원) 가계대출 증가폭을 넘어섰다.이달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이달 1~17일에만 1조596억원(1.0%) 늘었다. 신용대출은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는데 이달 들어선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관세 전쟁으로 주춤한 증시에 뛰어든 해외 빚투(빚내서 투자) 투자자들이 최근 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급락한 이후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가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약 37억달러로 지난달 순매수액(41억달러)의 90%에 육박했다. 2월(30억달러) 순매수액은 이미 뛰어넘었다.마이너스통장 잔액도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이달 1~17일 6435억원(1.7%) 증가했다.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이달 들어 24조1882억원(3.7%) 급감했다.주택 거래가 급증한 것도 신용대출 수요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자금은 주택담보대출로 충당하더라도 취득세, 공인중개사 중개수수료와 같은 거래비용은 신용대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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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2년來 최대…지방銀 6%P 벌어져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인 예대금리차가 역대급으로 커지고 있다. 요지부동인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다. 벌어진 예대금리차로 은행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이자이익을 거두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는 1.47%포인트로 집계됐다. 불과 6개월 새 0.44%포인트 뛰어 2023년 5월 이후 근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마다 사상 최대 예대금리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2월 예대금리차(1.40%포인트)가 은행연합회가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22년 이후 가장 컸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일부 지방은행은 예금금리와의 격차가 최대 6%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예대금리차가 커지는 것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박재원/장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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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카드 대출도 연체율 치솟았다
국내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악화로 인해 카드 대출로 눈을 돌렸던 이들이 높은 이자에 허덕이다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해서다.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3.5%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 3.0%에서 1년 새 0.5%포인트 뛰었다. 특히 올 들어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2005년 8월(3.8%) 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신용카드 대출은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가 주로 활용하는 수단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4.31%로 집계됐다. 최근 신용카드 대출 연체가 급증한 것은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져서다.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이 급한 단기 자금 마련을 위해 이용하는 신용카드 대출을 갚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 사정이 취약한 차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다중 채무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곳곳에서 연체가 늘면서 은행들의 카드 관련 실적도 쪼그라들고 있다. 농협은행의 카드 부문 이익은 2023년 2889억원에서 지난해 2730억원으로 5.5% 감소했다.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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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악재 걷히고 비은행 성장…금융지주 실적 축포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악재가 걷힌 데다 탄탄한 이자이익이 뒷받침돼서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 등 돌발 변수가 없으면 올해 4대 금융지주는 물론 지방 금융지주, 인터넷은행까지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과 고환율, 기업 연체율 증가 등 악재가 산적한 만큼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악재 사라지자 이익 쑥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8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2549억원) 대비 13.54% 늘어난 역대 1분기 최대액이다. 작년 1분기 홍콩 ELS 관련 대규모 손실 충당금을 쌓은 KB금융은 올 1분기 1조5926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8% 급증한 수치다. 홈플러스 사태 관련 일부 충당금(550억원) 부담이 있지만 은행, 비은행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1조3478억원에서 1조4711억원으로 이익이 늘며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부진, 퇴직금 적립 여파 등으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비슷하거나 소폭 줄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변수 많아 낙관하기 어렵다”지방 금융지주도 호실적을 예고했다. 작년 4분기 적자(-377억원)를 낸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는 올 1분기 1381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JB금융지주도 지난해 1분기(1732억원) 대비 소폭 늘어난 1754억원의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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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키코 손실 물어내라" VS 은행 "배상땐 배임 우려"
방송용 셋톱박스 개발기업 원글로벌미디어는 2007년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신용등급 AAA이던 이 회사는 2008년 신한은행의 권유로 환율변동 위험에 대비하는 통화옵션 상품 키코(KIKO)에 가입하면서 고꾸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이상으로 급등하자 순식간에 3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해서다. 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원글로벌미디어는 연 12%가 넘는 금리로 대출을 받았으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해 2016년 3월 끝내 폐업했다.원글로벌미디어를 비롯해 재영솔루텍, 일성하이스코, 남화통상 등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키코 불완전 판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배상 결정을 이행하라는 소송에 나서면서 키코 사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또다시 불붙을 전망이다.◇피해 기업 “명백한 불완전 판매”이번 소송에 나선 4개 기업은 2019년 금감원이 키코 계약을 불완전 판매라고 명백하게 규정한 만큼 강제 규정이 없더라도 손해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이 배상 결정의 핵심 근거로 인용한 대법원 판례에서도 “통화옵션 계약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행위는 적합성의 원칙을 위반해 고객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리는 불법행위”라고 규정했다. 황택 키코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건실하게 성장하던 수많은 기업이 키코 사기로 한순간에 공중 분해됐다”며 “금감원의 결정대로 은행들이 피해액의 일부라도 반드시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키코 사태가 터진 건 2008년이다. 14개 시중은행과 키코를 계약한 중소기업은 980여 곳에 이른다. 매출이 4500억원 선이던 J사는 키코로 1000억원 가까운 손실액이 발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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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탈리아에선 "은행이 책임져야"
키코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키코 사태가 터지면서 200여 개 중소기업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줄소송을 제기했으나 수년간의 공방 끝에 2013년 9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은행 측 손을 들어줬다.그러나 키코와 비슷한 파생상품 사건에 대한 외국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994년 포장지 제조사 깁슨그리팅스가 뱅커스트러스트은행이 제시한 금리변동 파생상품을 계약해 엄청난 손실을 본 사건에 대해 “파생금융상품의 구조 속에 포함된 마이너스 시장 가치를 알려주지 않은 행위”라며 사기적 거래행위 금지조항 위반으로 1000만달러의 제재금을 은행 측에 부과했다.이탈리아 밀라노 형사법원은 2012년 도이체방크 등이 밀라노시에 파생상품 계약의 마이너스 시장 가치를 고의적으로 숨긴 행위를 형사상 사기죄로 처벌했다.김성묵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키코 판매는 불공정계약일 뿐 아니라 시중은행들과 외국계 금융회사와의 ‘백투백(back to back)’ 거래로 국내 기업의 손실금이 모조리 외국으로 넘어간 만큼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키코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명백히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정선 중기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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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홈플러스 사태' 관련 시장 실태 파악 나서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각 금융업권별로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있다.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자산운용사에 공문을 보내 홈플러스 부지를 매입한 부동산 펀드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금감원은 홈플러스와 관련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해 해당 부동산을 담은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다.앞서 금감원은 지난 10일 증권사·은행·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에 공문을 보내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CP), 회사채 등과 카드대금채권 및 전자단기사채를 기초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증권(ABSTB)의 개인투자자 판매 금액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해당 금융채권 판매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신용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불완전 판매 의혹이 제기되자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이다.금융권에서는 홈플러스와 관련된 금융채권은 7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다수가 개인 투자자 등 리테일에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 성격상 무보증 후순위 채권인 경우가 많아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금감원은 은행에도 홈플러스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홈플러스 사태와 연결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바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 현황을 세부적으로 파악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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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엔화예금 1조엔 붕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이 한 달 만에 15% 급감했다. 지난달 원·엔 환율이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자 그동안 엔화 가치가 낮을 때마다 엔화를 사 모은 ‘엔테크’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090억엔으로 전월 말(1조693억엔) 대비 1603억엔(15.0%)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월말 기준 엔화예금 잔액이 1조엔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8월(9950억엔)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엔화예금 규모는 원·엔 환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이 100엔당 910원대에서 850원대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작년 상반기엔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엔화예금 잔액이 늘었다. 이에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작년 6월 말 역대 최대인 1조2929억엔까지 불어났다.이후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과 국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원·엔 환율이 오르자 국내 엔화예금 잔액은 점차 줄었다. 특히 지난달엔 원·엔 환율이 28일 기준 100엔당 975원44전으로 2023년 5월 17일(977원81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엔화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고,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것이란 기대에 따라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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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큰손 잡아라"…은행 특화점포 확대
시중은행들이 외국인 고객을 노린 특화점포를 대거 확대하고 나섰다. 외국인의 국내 금융 거래가 급증하면서다. 은행권은 외국인이 핵심 고객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통번역 등 외국인 전용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전국으로 퍼지는 외국인 점포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서울 독산동에 외국인 특화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경남 김해에 외국인 금융상담 특화점포를 열었다. 연내 경기 안산 시화공단, 부천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새 점포를 마련하기 위한 검토 작업도 벌이고 있다.하나은행도 올해 안에 인천 남동공단에 외국인 전용 컬처뱅크를 추가하기로 했다. 컬처뱅크는 은행 창구와 함께 무료 진료소, 다문화 라이브러리·휴게공간,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 오픈키친 등을 갖춘 복합 문화시설이다.광주은행은 지난달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외국인 전용 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첫 센터는 외국인 근로자 집중 거주 지역인 광주 흑석동에 마련했다. 이곳에선 단순 환전·송금 업무를 비롯해 대출 등 다양한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국민은행도 전국 8곳에 외국인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 600만 명 돌파은행들이 앞다퉈 특화점포를 늘리는 것은 외국인이 금융권 큰손으로 떠올라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2022년 544만9426명에서 작년 말 596만5639명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처음으로 4대 은행의 외국인 고객이 600만 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외국인의 금융 거래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은행들이 앞다퉈 특화점포와 관련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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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LTV 담합' 2년째 결론 못내놓고…또다시 재조사한다는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 2023년부터 진행한 조사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2년 만에 다시 현장 조사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과점 체제’ 지적에서 시작된 공정위의 무리한 조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0일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본점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4대 은행 간 ‘정보 교환 담합’ 여부가 쟁점이다.공정위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이 2020~2022년 7500개에 달하는 LTV 자료를 공유하고 그 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낮춰 금융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보고 있다. LTV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 돈을 빌려 줄 때 대출 한도를 정하는 비율이다. 공정위 측은 “4대 은행 직원들은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드 카피 형태로 LTV 정보를 교환했다”며 “LTV 정보 교환이 담합에 해당할 수 있어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4대 은행은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LTV 비율은 은행 지점 또는 앱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라는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이 LTV를 조정한 시기가 모두 다를 뿐만 아니라 추세도 각각 다르다”며 “LTV 정보가 교환됐는데도 LTV 비율이 높아진 사례도 있어 공정위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대출 과정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LTV를 낮춘다고 해서 대출 금리가 오르고 결국 소비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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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서 빠져나간 '뭉칫돈', 암호화폐로 흘러들어갔다
암호화폐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자 대체투자 자산으로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고평가 우려가 나오는 미국 증시와 부진한 국내 증시 사이에서 갈 곳 잃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작년 말부터 예치금 급증10일 금융감독원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암호화폐거래소 원화 예치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의 지난해 한 달 평균 예치금은 6조2396억원이었다. 암호화폐거래소 예치금이 한 달 평균치를 넘어선 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10월)한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다. 지난해 10월 4조6882억원이던 예치금은 11월 8조832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같은 달 미국 대선에서 친(親)암호화폐 행보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도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빨라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2월(10조6978억원) 10조원을 넘어선 예치금은 올 1월까지 두 달 연속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별로 보면 지난달 기준 예치금은 업비트가 7조75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빗썸(2조5184억원) 코인원(2383억원) 코빗(1311억원) 고팍스(121억원) 순이었다.암호화폐 거래대금 역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을 웃돌고 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9조9000억원,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10조원에 달했다. 올해 초까지 급등한 암호화폐는 최근 가격 조정에 들어갔지만 거래는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 예·적금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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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17조 '역대급 순이익'…KB, 사상 첫 '5조 클럽' 눈앞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지난해 말까지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해 수익성이 많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과 함께 보험 계열사의 호실적이 기대되는 KB금융은 사상 처음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열지 주목된다.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16조80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14조9279억원) 대비 1조8738억원(12.6%) 증가했다. 2022년 고금리 상황에서 거둔 사상 최대 실적(15조5309억원)을 웃도는 수치다.KB금융 순이익은 5조592억원으로 추정돼 사상 처음 순이익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KB손해보험, KB라이프 등 보험 계열사가 회계 기준 변경으로 실적 개선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신한금융(4조7898억원) 하나금융(3조8235억원) 우리금융(3조1292억원) 순이다.금융지주가 역대급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은행들이 지난해 말까지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해 여·수신 금리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작년 12월 평균 예대금리 차는 신규 취급액 기준 1.46%에 달했다. 같은 해 8월(0.94%) 이후 넉 달 연속 확대됐다. 예대마진이 늘어나며 지난해 4분기 이익이 대폭 증가했다.회사별로는 KB금융이 지난해 4분기 순이익 7210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2554억원)보다 182.3% 급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5497억원에서 7085억원으로 28.9%, 하나금융은 4438억원에서 5945억원으로 3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3920억원으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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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기보다 '쏠쏠'…年 4% 넘는 6개월 예·적금 챙겨볼까
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내려가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 하락 상황을 감안해 장기 예금 금리를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오래 묵혀둔 예금보다 단기 예금이 더 후한 이자를 받는 사례가 흔해졌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단기 예금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년 만기보다 쏠쏠한 6개월지난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 예금 평균 금리는 연 3.01%로 나타났다. 3년 만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2.66%였다. 긴 만기가 좋은 금리를 보장해주지 않는 것이다.금리 격차는 기본·우대금리에서 모두 나타났다. 6대 은행의 6개월 만기 예금 기본금리는 평균 연 2.70%였다. 여기에 약 0.3%포인트 우대금리가 더해졌다. 이에 비해 3년짜리 장기 예금은 우대금리가 평균 0.1%포인트에 그쳤다. 6개월 만기 예금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6개월 만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2.94%로 3년 만기 예금의 평균 금리(연 2.82%)를 앞질렀다.상품마다 최고 금리가 많게는 0.6%포인트 벌어졌다. 부산은행에서 판매하는 LIVE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상품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금리가 연 2.90%다. 하지만 같은 상품의 가입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최고 금리가 연 2.30%로 떨어진다. 1년 이하 단기 예금에만 특판 이율을 적용하고 있어서다.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상품 금리가 연 3.0%로 책정돼 있는데 3년짜리는 연 2.50%로 금리가 0.5%포인트 낮아진다. 특히 3년 만기 예금 최고 금리가 3개월 미만(연 2.7%)보다 낮다. 단기 적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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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에도…계속 낮아지는 은행 예·적금 금리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에도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지방은행이 선제적으로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낮추자 1주일 사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까지 연달아 수신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세를 반영해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시에 향후 3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예·적금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은행권 연달아 수신 금리 인하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17일 4개 주요 수신 상품의 기본금리를 0.05~0.2%포인트 인하했다. 만기가 12개월인 ‘중도해지괜찮WA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3.05%에서 연 2.85%로 0.2%포인트 낮췄다. ‘행운박스예금’의 기본금리도 만기(6~36개월)에 따라 연 2.5~3.2%에서 연 2.4~3.1%로 일제히 0.1%포인트 내렸다.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로 동결한 이달 16일 이후 하루 만에 광주은행이 수신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우리은행도 20일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의 약정이자율(기본금리)을 내렸다. 만기가 12개월인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기본금리는 연 2%에서 연 1.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만기에 따라 0.2~0.3%포인트 낮췄다.전북은행은 21일 ‘JB 주거래예금’을 비롯해 8개 수신 상품의 기본금리를 0.1~0.3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같은 날 ‘코드K 정기예금’을 비롯한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만기별로 0.1~0.2%포인트 인하했다.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도 5000만원 초과 잔액만 연 2.8%에서 연 2.7%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