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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위기 온다"…달러 쟁여놓는 4대 은행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차입금이 1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외화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해외 금융회사에서 외화를 차입해 대출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외화 대출 수요 급증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차입금 평균 잔액은 46조5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31조4508억원)보다 47.9%(15조777억원) 급증한 규모다.외화 차입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이었다. 올 3분기 국민은행의 외화 차입금 평균 잔액은 18조3630억원으로 전년(10조8137억원)보다 69.8% 늘었다. 이어 우리은행이 50.7%(6조8060억원→10조2581억원) 증가율을 기록했고, 신한은행(34.9%·6조5818억원→8조8835억원)과 하나은행(24.4%·7조2493억원→9조239억원)이 뒤를 이었다.전체 조달액 가운데 외화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3분기 국민은행의 전체 조달액(475조6670억원) 가운데 외화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지난해(2.5%)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은행(1.9%→2.6%), 신한은행(1.7%→2.1%), 하나은행(1.8%→2.1%) 등도 각각 0.7%포인트, 0.4%포인트, 0.3%포인트 늘었다.외화 차입금이 급증한 것은 기업의 외화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3분기 외화 대출금 평균 잔액은 23조2360억원으로 지난해(16조1048억원)보다 7조1312억원 증가했다. 외화 대출 증가는 ‘환율 급등’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초 1200원 안팎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점점 올라 9월 1445원50전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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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전 나비효과'에 은행까지 돈가뭄…"200兆 풀어야 위기 넘겨"
시중은행이 한국전력에 대한 대출을 재개하면서 ‘블랙홀’처럼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던 한전채 문제는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문제가 풀린 건 아니다. 올해 30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의 자금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금경색에 대비해 미리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기업들의 연말 자금 수요도 상당하다. 5대 금융지주는 연말까지 95조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은행채 발행과 예금금리 인상은 정부 요구에 따라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은행들로선 자금 조달이 제한된 상황에서 돈을 풀어야 하는 이중고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 억제의 ‘나비효과’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전은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25조5000억원어치의 한전채를 찍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10조4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AAA등급 한전채 금리는 연초 연 2.71%에서 이달 연 5.95%까지 치솟았다.문제는 ‘한전채 폭탄’ 여파로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대규모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의 위기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진 것이다.한전은 이미 올해 3분기까지 약 22조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겨울철에 적자가 더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영업적자는 30조~35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금 수요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은행권 대출만으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정부는 한전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짜내고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는 한 적자 구조가 바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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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전채 부담 떠안는 은행…4대銀, 한전에 2조 이상 공급
하나은행이 한국전력에 6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포함해 은행은 연말까지 2조원 이상을 한전에 대출할 예정이다. 그동안 회사채 시장이 도맡아온 한전의 자금줄 역할을 은행이 떠안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도 무작정 자금을 공급할 수 없어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선 정부와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1차 입찰을 실시해 하나은행으로부터 600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대출금리는 연 5.5~6.0%로 알려졌다. 한전은 총 네 차례 입찰을 통해 연내 2조원 이상을 시중은행 대출로 확보할 계획이다. 2차 입찰 예정일은 22일로 하나·국민·우리은행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회사채 수준의 금리만 보장되면 은행 차입 규모를 더 늘려도 된다”고 말했다.시중은행의 한전 대출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신용등급 AAA급인 한전이 올해 대규모 적자로 인한 자금난을 메우기 위해 한전채를 무더기로 발행하면서 자금시장이 교란되자 정부가 한전에 ‘한전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늘리도록 한 것이다.5대 금융지주는 한전 대출을 포함해 증권사, 건설사 지원 등을 위해 연말까지 총 95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은행도 ‘내 코가 석 자’라는 점이다. 은행은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를 더 찍거나 예금을 더 받아야 하는데 정부가 은행채 발행과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 등이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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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급한 보험사, 두달간 채권 5兆 팔아…캐피털債 금리는 3배 '껑충'
은행 예금과 초우량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이 장기화하면서 보험 증권 캐피털 등 제2금융권이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시장의 ‘큰손’ 보험사들은 채권을 사들이기는커녕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5조원 가까운 규모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의 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캐피털사는 1년 만에 채권 금리가 세 배 치솟는 등 사실상 자금 조달 길이 막히고 있다. 수년간 저금리 호황을 누린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시장 전반에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보험사 석 달째 채권 순매도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보험업계는 이달 들어 19일까지 2조4900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10월 한 달간 2조2319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2조원이 훌쩍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다. 장기물 채권 시장의 큰손인 보험사들이 이렇게 장기간 대규모로 채권을 순매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달 초 금융당국이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 매도를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보험사들은 앞뒤 사정을 가리지 않고 현금 확보에 혈안이 됐다. 내년 시행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유동성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데다, 보험업계가 2012년 경쟁적으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도 올해부터 만기가 속속 돌아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금 수요가 커졌다. 더욱이 최근 은행 예금으로 갈아타기 위해 보험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1년 만기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시중은행 예금과 비교하면 통상 만기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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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자금조달 '골머리'…예금금리 인상경쟁·은행채 발행 자제 권고에 난처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과 수신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시중은행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마땅한 자금 조달 방안을 찾지 못해서다.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총 51조원 규모의 은행채 발행을 계획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까지 발행한 은행채는 42조1700억원이며, 잔액은 8조8300억원이다. 은행별 잔액은 국민 3조2100억원, 우리 3조1200억원, 하나 2조5000억원이다. 신한은행만 발행 계획(12조원)을 모두 채웠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들은 연말까지 은행채를 발행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발행 자제 요청에 제동이 걸렸다. 자금 시장 경색을 해소하려면 은행채 발행을 줄여 회사채 구축 효과를 막아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은행채 관련 일괄신고서 규율을 완화했다.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 예정 금액을 사전에 일괄 신고해야 하는데, 발행액을 줄일 때는 당초 계획의 20% 한도 내에서만 허용됐다. 당분간은 은행이 은행채를 예정보다 훨씬 적게 발행하더라도 제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은행들은 자금 조달 대부분을 예금에 의존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면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예금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구하면서다.은행들은 난처해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대출받기 위해 은행 창구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은 1169조2000억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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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부자 고객에 집중"…JP모건 "소매금융 더 강화"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은행들의 투자은행(IB) 사업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은행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기업공개(IPO), 주식 및 채권 발행 등 IB 부문에 집중한 골드만삭스는 3분기 실적이 좋지 못했다. 반면 개인대출,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은행들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된 모습이다.골드만삭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2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했다. 매출은 119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실적(136억1000만달러)보다 11% 줄었다. IB 부문 수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올해 3분기 IB 부문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7% 감소했다. 반면 자산관리 부문은 18% 증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자본시장 한파에 맞서려 체질 개선에 나섰다. 소매금융, 자산관리, IB, 플랫폼 솔루션 등 4개 부문으로 이뤄진 조직을 3개로 통폐합한다. 기업 고객, 고액 자산가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소매은행 사업에선 사실상 철수하겠다는 뜻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고객층이 넓어 봐야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며 “고액 자산가와 및 기관투자가 등의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소매금융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은행은 선방한 분위기다. JP모간체이스는 올해 3분기에 매출 327억달러를 올렸다.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10억달러 웃돈 수치다. 금리 인상이 실적 개선을 도왔다. JP모간의 예금대출 마진 차는 3분기에 2.09%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1.62%)보다 커지며 순이자이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뱅크오브아메리카의 3분기 매출은 235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 등 소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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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 “부동산PF 부실에 캐피탈사 유동성 리스크 현실화 커져”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신용평가사의 진단이 나왔다. 반면 은행과 보험 등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PF 부실 등을 충분히 견딜 기초체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A등급 이하 캐피탈사 등급 하방 압력 확대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한국기업평가가 공동으로 주최한 ‘불안정한 시대의 위험과 기대요인’ 세미나에서 “최근 캐피탈사가 유동성 경색을 겪는 주된 원인은 금리 상승보다는 부동산PF 부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며 “부동산PF 이슈가 먼저 해결되기 전에는 유동성 문제가 쉽게 풀리긴 어렵다”고 말했다.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캐피탈사의 조달금리는 올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캐피탈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1.9%로 집계됐다. 하지만 신규 캐피탈채 발행금리(AA-등급, 3년물)는 6%를 넘었다. 이런 금리상승이 지속되면 캐피탈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올해 10월말 2.7%에서 내년 6월말 3.9%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윤 연구원은 “부동산PF 중에서도 브릿지론으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브릿지론은 향후 부동산PF로 전환되는 걸 전제로 하지만 최근 금융기관들이 부동산PF를 취급하지 않으려 하다 보니 브릿지론이 부실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은행과 보험사, 캐피탈사 등 금융기관들은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자산을 늘려왔다. 다만 은행과 보험사 등은 안정적인 선순위 대출 위주로 취급했지만 캐피탈사는 상대적으로 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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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회장 만난 김주현 위원장, 9일엔 은행장 회동
5대 금융지주로부터 95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을 이끌어낸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들과 회동한다. 실제 자금 공급 주체인 은행권의 협조를 부탁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시중은행장·지방은행장·인터넷전문은행장과 간담회를 연다.KB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일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 이후 자금 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연말까지 95조원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풀기로 했다.5대 금융지주는 회사채 매입을 비롯한 유동성 공급 확대로 73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증권시장안정펀드 참여로 12조원, 각 금융지주 계열사 중에 자금난을 겪는 회사를 위한 자금 지원으로 10조원 등 총 95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은행장들과 만나 5대 금융지주의 이번 시장 안정 자금 공급 취지 등을 설명하고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에 은행권이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주요 은행 자금운용 담당 실무자 및 민간전문가로 꾸려진 ‘은행권 금융시장 점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주 1회 개최하기로 했다.지난 3일 첫 회의에선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 대출 시장에서의 자금흐름과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최근의 시장 상황에 대응한 은행권의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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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창업자 "은행 인수 검토"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를 설립한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자오 CEO는 2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웹서밋 콘퍼런스 인터뷰에서 “바이낸스는 암호화폐산업과 전통 금융 사이의 다리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전통적인 은행 업무,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인수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다. 자오 CEO는 은행 인수뿐 아니라 지분 투자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낸스가 은행과 협력할 때 해당 은행에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은행에 투자해 은행 가치 상승분의 일부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오 CEO는 지난달 “바이낸스가 기업 인수 등에 올해 10억달러(약 1조4200억원) 이상을 쓸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블룸버그는 “자오 CEO의 발언은 디지털 자산과 전통적인 금융이 점점 더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확연히 드러낸다”고 했다.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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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잇단 주주친화…"연속성 있어야 주가 상승"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주친화적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26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6일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공시한 후 11영업일간 주식 821억원어치를 취득했다. 약 2주 동안 추가 매입해 소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신규 취득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인상 덕분에 순이익이 증가한 게 주주 환원책을 펼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주주 환원정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사주 소각 발표 이후 반짝 상승하던 신한지주 주가는 최근 5거래일간 약 5% 떨어졌다.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는 은행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최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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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株에 부는 주주환원바람…"연속성이 중요"
은행들 사이에서 주주친화정책 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인상기 늘어난 순이익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 소각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꾸준히 주주친화적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26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6일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공시한 후 11영업일간 821억원어치 주식을 취득했다. 앞으로 약 2주 동안 추가 매입이 이뤄진 후 자사주 소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신규 취득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상기 거둔 높은 순이익이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주주환원정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소각 발표 이후 반짝 상승하던 신한지주 주가는 최근 5거래일 간 5% 떨어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는 은행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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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R 규제 6개월 미룬다고 은행채 발행 줄어들까
채권시장의 ‘돈맥 경화’를 풀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자금 경색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25조8800억원어치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0월 들어서도 이날까지 16조4700억원어치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전체 발행 채권 대비 은행채 비중은 39.1%에 달한다. 신용도 높은 은행채가 채권 발행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일반 회사채 수요는 감소했다. 은행채가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회사채를 구축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줄이기 위해 은행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조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부가 내놓은 채권시장안정펀드도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83개 금융회사를 통해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인데, 펀드를 꾸릴 때 각 금융사가 돈을 마련하려면 결국 채권을 발행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기업대출도 늘어나고 있어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9조4000억원 늘어난 115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개월 연속 증가세다.은행채뿐만 아니라 신용도가 높은 산금채(산업금융채권)와 중금채(중소기업금융채권)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부 대책에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8조원에서 16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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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않는 '킹달러 시대'…"연말께 환율 1500원 뚫는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400원은 ‘빅 피겨(big figure)’로 불린다. 보기 드문 상징적 숫자라는 뜻에서다. 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 숫자가 표시된 것은 2009년 3월 20일(종가 기준 1412원50전)이 마지막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였다. 1400원은 ‘심리적 저항선’으로도 여겨진다. 환율이 이 기준을 넘어서면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경제 전반의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보는 것이다.지난달 22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다. 여전히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웃돌고 있다.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수입 물가 상승과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로 금융 불안이 가속화된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이 환율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다.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연말께 1500원 선까지 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부터는 외환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하반기 평균 환율이 1280원까지 내려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연말까진 강세 이어질 듯한국경제신문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연말 원·달러 환율 예상값이 평균 1441원으로 집계됐다. 상단은 1500원이다. 1990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두 차례뿐이다.환율 추가 상승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는 미 Fed가 11월과 12월에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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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이자 수익 '쑥쑥'…美 은행주, 활짝 웃었다
고금리에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됐다.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시장 기대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장 한파로 쪼그라든 주식 거래 수익을 메우고도 남는 이자 수익을 낸 덕분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형 은행들은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낙관했다. BoA, 이자 수익 전년 대비 24% 늘어미국 2위 은행인 BoA는 지난 3분기 매출이 245억달러(약 34조8500억원)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추정치(235억달러)와 전년 동기 매출(228억달러)을 모두 웃돈 수치다. 순이익은 71억달러(약 10조1000억원)였다. 마찬가지로 시장 추정치(64억달러)를 넘어섰다. 호실적에 이날 BoA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 오른 33.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BoA 실적이 개선된 것은 Fed의 금리 인상 기조로 이자 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3분기 BoA의 순이자수익(NII)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138억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의 56%를 차지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금리를 인상한다. 이 과정에서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이 얻는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BoA의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상업 대출과 가계의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난 결과다. 주식 거래 수익(15억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4% 줄었지만 채권 거래 수익(26억달러)은 27% 늘었다.브라이언 모이니한 BoA 최고경영자(CEO)는 “사업 전반에 걸쳐 고객이 증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견조한 지출과 재정 회복력을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돈을 예금하고 있다&rd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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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활짝 웃은 미국 은행들…BoA '어닝 서프라이즈'
고금리에 미국 대형은행들이 웃었다.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시장 기대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장 한파로 쪼그라든 주식 거래 수익을 메꾸고도 남는 이자 수익을 낸 덕분이다. 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민간 경제는 건재하다는 낙관론이 은행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자 수익 전년 比 24% 늘어BoA는 "지난 3분기 매출이 245억달러(약 34조8500억원)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이 조사한 월가 추정치(235억달러)와 전년 동기 매출(228억달러)을 모두 웃돌았다. 순이익은 71억달러(10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시장 추정치(64억달러)를 상회했다. 호실적 발표에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6.1% 오른 33.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BoA는 지난달 기준 총자산이 3조734억달러(약 4400조원)에 달하는 미국 2위 규모 은행이다.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조로 이자 수익이 급등한 덕을 봤다. 지난 3분기 BoA의 순이자수익(NII)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138억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의 5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에 맞춰 시중 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이 얻는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 조달 비용 대비 이자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수익률은 지난 3분기 2.06%로 전년 동기(1.68%)보다 0.38%포인트 늘었다.BoA의 대출 잔고도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상업 대출과 가계의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서다. 주식 거래 수익(15억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4% 줄었지만 채권 거래 수익(26억달러)이 27% 늘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A 최고경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