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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위기마다 정부 등판…안좋은 선례 우려
앞으로 미국에서 정부가 지원을 보장해야 부실 은행의 매각이 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매각 과정에서 정부가 자금 지원 등으로 인수자를 뒷받침해준 선례가 생겨서다.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위기를 겪은 은행이 결국 파산하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같은 금융당국이 지원을 약속해야 해당 은행의 인수자가 나타나는 악순환이 앞으로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SVB와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자들이 모두 정부 지원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JP모간체이스는 지난 1일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FDIC는 JP모간에 5년간 500억달러를 고정 금리로 제공하기로 했다. 퍼스트시티즌스는 SVB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FDIC와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SVB와 관련해 FDIC의 예상 손실액은 200억달러다. 뉴욕커뮤니티은행은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암호화폐와 일부 대출 자산을 FDIC의 법정관리 상태로 남겨두며 인수 대상에서 제외했다.마야 로드리게스 MRV어소시에이츠 금융위험 컨설턴트는 “이제 은행들은 FDIC가 개입하기 전에 부실해진 은행을 인수하길 원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울프 피치레이팅스 북미은행 책임자는 “인수 의향자에게 매물의 법정관리와 FDIC 지원까지 기다릴 동기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문제가 발생한 은행이 무너질 때까지 대기했다가 FDIC가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인수 의향을 밝히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란 뜻이다.한편 JP모간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허용을 들며 최근 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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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금리 인하 부적절…은행 위기는 해결돼" [질의응답]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며 "(인플레이션 해소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러한 관측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을 끝으로 Fed가 금리를 동결하거나 연내 상당 폭으로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는 상반된 발언이다. 실리콘밸리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파산 이후 추가 은행위기 가능성에 대해선 "이러한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질의응답이다.▶6월에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고 해석해도 될까.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온화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수정했나-파월 의장(이하 파월): 오늘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동결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아마 3월 성명서에서 위원회가 추가적인 정책 완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장을 봤을 것이다. 그 문장은 더 이상 성명서에 없다. 삭제했다. 대신 우리는 정책이 확정되는 정도를 애기할 때, 특정 요인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 이상 (정책 완화를) 예상한다고 말하지 않는 건 의미 있는 변화다 그래서 우리는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고 6월 FOMC 회의에서도 그렇게 접근할 것이다. 위원들의 전망은, 나부터 말하자면 올해 경제가 완만히 성장할 것이라는 건 가능성이 높은 경우가 아니라는 점부터 말씀드린다. 대체로 경기 침체가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나는 이를 현대 경기 침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보다 실업률 상승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의에서 나온 위원들의 전망을 특징짓고 싶지는 않지만 대체로 이와 비슷하다.▶부채 한도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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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도 투자했는데…美 상가 부동산, 말 그대로 '대폭락'
미국의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실률을 넘어섰다. 담보대출 이자율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건물 임차 수요마저 줄어들자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을 해준 은행을 비롯해 저금리 시절 앞다퉈 빌딩을 사들인 전 세계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투자손실을 입고 있다. 美 상가 부동산 가격 44% 폭락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 그룹의 조사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미국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12.9%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스타 그룹이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로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무실과 상가에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직장인 1인 당 사무실 면적은 2015년 대비 12% 줄었다.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강도 긴축 기조가 겹치면서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그린 스트리트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후 사무실 빌딩 가격은 25% 하락했고, 쇼핑몰 가격은 19% 내렸다. 쇼핑몰 가격의 경우 2016년과 비교하면 44% 급락해 사실상 반토막난 것으로 추산된다.향후 전망도 어둡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기업들은 사무실 공간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생활용품 판매 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 지난 23일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미국 내 480개 소매 매장을 닫기로 했다. 투자은행 UBS는 향후 5년 간 미국 소매점 5만개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은행·연기금 자산 부실화 우려부동산 침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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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0원' 韓 은행 수익성, 美의 절반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들의 이자이익 확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 비중이 30%를 웃도는 미국 은행들은 계좌 유지 등 고유 업무에 수수료를 매겨 수익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공공성을 주문하는 금융당국과 서비스 유료화에 부정적인 소비자 정서가 바뀌지 않으면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이자이익 비중 ‘반토막’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미 은행 간의 수익구조 및 수익성 비교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총이익(41조1810억원) 중 비이자이익(1조641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였다. 2020년까지는 10%를 웃돌았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반토막 났다. 5대 은행의 모기업으로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포함한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로 범위를 넓혀도 작년 비이자이익 비중은 15% 수준에 그쳤다.반면 미국 5대 은행(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 US뱅크)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221억8993만달러로 총이익(3494억8241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9%에 달했다. 5대 은행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증하는 4706개 전체 상업은행과 저축기관의 평균 비이자이익 비중도 27.9%를 기록했다.국내 은행의 수익성 지표도 미국 은행의 절반 수준이었다. 은행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이 대표적이다. 국내 은행의 작년 평균 ROA는 0.52%다. ROA가 0.52%라는 것은 은행이 1000원을 굴려 연간 5.2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미국 은행의 ROA는 1.12%에 달했다.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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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자장사 욕하기 전에, 규제부터 풀어야"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은행 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 탓에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 확대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20개 국내 은행장들은 전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 건의했다.이날 간담회는 은행권의 과점 체제 해소 등을 위해 운영 중인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한 은행권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은행권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한 이자이익 의존도 축소는 물론 타 업권과의 경쟁 활성화 차원에서도 규제 완화과 필효하다고 설명했다.대표적인 게 은행들의 투자일임업 허용이다.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운용하는 일임업은 은행권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현재 일임업을 할 수 있는 곳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으로 금융투자업에 한정돼 있다. 은행의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만 투자일임업이 허용된 상태다.한 시중은행 자산관리(WM)담당임원은 "방카슈랑스나 펀드는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돼 안정성이 없다"며 "판매 수수료를 늘리려다가 불완전판매가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자본비율 규제 등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당국은 올해 2~3분기 중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신용팽창기에 자본을 최대 2.5% 추가 적립하고,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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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셀프 연임' 막는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비롯해 은행권 지배구조의 감독·검사를 강화한다. 소유분산 기업으로 꼽히는 은행권 CEO들의 ‘셀프 연임’을 막기 위해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의 면담을 정례화하고 상시 감시도 추진한다. 지난해 발생한 16조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 사태와 관련해선 은행장을 포함한 고위 경영진에 대해 제재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CEO 선임 절차 평가금감원은 4일 은행부문(금융지주 포함) 주요 감독·검사 현안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 방침을 발표했다.금감원은 그동안 재무상태와 자산 건전성에 중점을 뒀던 은행 감독·검사를 지배구조 중심으로 개편해 내년까지 중점 감독·검사하기로 했다. 은행에 대한 상시검사 때 이사회의 구성 및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검사에서도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경영 승계 절차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금감원과 은행 이사회 간 면담은 은행별 최소 연 1회로 정례화한다. 금융지주·은행 이사회 의장과의 고위급 간담회를 상·하반기에 나눠 열고 상시면담도 한다. 금감원은 이달 첫 번째 순서로 KB금융지주·국민은행 이사회와 면담할 예정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이사회 의장은 가급적 몇 개 지주·은행을 묶어 금감원장이나 수석부원장, 부원장 등이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금감원은 핵심 감독 수단인 은행 경영실태 평가에도 지배구조 관련 평가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지배구조는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수익성 유동성 리스크관리 등 6개 경영실태 평가부문 중 경영관리 하위 항목에 포함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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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 쪼그라든 글로벌 M&A…거래액 10년 만에 최저
지난 1분기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득세한 여파다. 지난달 미국과 유럽발 은행 위기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휘청이면서 M&A가 잇따라 미뤄진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1분기 글로벌 M&A 규모가 5751억달러(약 753조원)로 1조1000억달러(약 1441조원)를 기록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5657억달러를 나타낸 2012년 이후 최저치다. 딜로직은 “100억달러 이상 대형 딜 거래 건수가 특히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유럽이 큰 타격을 받았다. 1분기 유럽의 M&A 규모는 8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미국의 M&A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2827억달러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 기간 29% 줄었다.지난해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 1분기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Fed는 올 들어 두 차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75~5.0%다.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며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지 1년 만에 4.5%포인트를 올렸다.급격한 금리 인상은 은행 위기를 촉발했다.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가 잇따라 파산하며 공포 심리가 확산했고, 이전부터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던 세계 9위 IB인 크레디트스위스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이후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등도 위기설에 휩싸였다. 은행 위기가 신용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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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 숨 고르자 국내 기업 외화채 발행 봇물
국내 기업들의 외화채 발행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공기업뿐 아니라 사기업들도 외화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 및 유럽의 은행권 불안이 다소 완화된 시기에 외화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9일 3억2000만 호주달러 커버드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커버드본드란 기업이 중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주금공의 커버드본드에 ‘AAA’ 신용등급을 매겼다. 주금공이 호주 달러 표시 채권인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당초 주금공은 3월 중순쯤 외화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한 뒤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최근 들어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인수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 완화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다시 조달에 나섰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금공은 4년물 유로화 커버드 본드 발행을 추진하는 등 조달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다른 공기업들도 외화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 29일 5억 달러 규모 외화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7일 열린 북빌딩(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총 10억달러 규모의 외화채 발행을 결정했다. 3년물 5억5000만달러, 5년물 4억5000만달러 규모다.공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사기업들도 외화채 시장을 찾고 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25억 달러 규모 외화채를 조달했다. 3년물 12억달러, 5년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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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청문회서 난타당한 Fed "은행 규제 강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은행 감독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마이클 바 미국 중앙은행(Fed)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SVB 사건을 계기로 1000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은행에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 규제 기준을 자산 5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높였는데 다시 1000억달러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바 부의장은 “당국의 경고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검토가 이뤄질 것이고 당국이 적절한 규제 수단을 가졌는지도 점검할 것”이라며 “자산 1000억달러 이상 은행에 대해 자본 및 유동성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SVB 사태는 잘못된 경영의 교과서 같은 사례”라며 “은행 파산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이 돼서야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덧붙였다.이날 청문회 석상에 같이 선 마틴 그루언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회장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따른 보험 비용이 모두 2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루언버그 회장은 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까지 전액 보호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사태 확산이 있을 수 있었다”며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루언버그 회장은 “SVB 예금자 중 상위 10위의 총예금은 133억달러에 이른다”며 “5월 1일까지 이번 일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미국 의원들은 Fed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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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역대급 저평가…나올 악재 다 나왔다"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주가가 ‘역대급 저평가 상태’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올 만한 악재는 모두 다 반영된 상태여서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얘기다. 다만 단기간에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2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0.38배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증시가 폭락한 2020년 3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의 PBR은 0.26배에 그쳤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통한다.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은행주의 PBR은 역사적 하단 수준”이라며 “사실상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악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장 금융회사 주가를 종합해 보여주는 KRX 은행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7.19% 하락했다.국내 대형 은행은 미국과 같은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나 부실화 가능성이 작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평가다. 그런데도 주가가 약세인 것은 경기 침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정 연구원은 “은행주의 주가 부진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경기·부동산 침체와 건전성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져 일단 국내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4대 금융지주가 올초 약속한 주주환원 방침이 조기 시행되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현재 주가를 보면 투자자들은 주주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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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PBR 역사적 저평가…나올 악재 다 나왔다"
국내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역대급 저평가 상태'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단기간에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2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0.38배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증시가 폭락했던 2020년 3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의 PBR은 0.26배에 그쳤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통한다.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은행주의 PBR은 역사적 하단 수준"이라며 "사실상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장 금융회사 주가를 종합해 보여주는 KRX 은행지수는 최근 1개월 동안 7.19% 하락했다.국내 대형 은행은 미국과 같은 뱅크런이나 부실화 가능성은 작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평가다. 그런데도 주가가 약세인 것은 경기 침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은행주의 주가 부진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경기·부동산 침체와 건전성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져 일단 국내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4대 금융지주가 올초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이 조기 시행되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현재 주가를 보면 투자자들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런 환경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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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머문 美 은행권, 미완의 금융개혁이 위기 초래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미국 은행권 위기가 금융 개혁의 미완성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80년대 은행 줄도산을 겪은 뒤 40년간 제대로 된 금융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은행 위기가 1980년대 은행 줄도산 사태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1980년부터 시작된 은행 파산사태는 1994년까지 1617개 은행과 1295개의 저축은행이 파산하거나 정부 지원금을 받아 연명했다.두 사태 모두 높은 금리 수준이 파산의 원인을 제공했다. 1980년대에는 폴 볼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주도로 금리는 1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금리를 1년 새 4%대로 끌어올렸다.금리가 급격히 치솟자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급감했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잔존 만기) 격차가 위험할 정도로 벌어졌다. 1980년대 미 정부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장려했다. 주로 30~40년짜리 장기 대출 상품이었다. 대출금을 상환받는 시점보다 당장 갚아야 할 이자 비용 탓에 저축은행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기 시작했다.SVB도 듀레이션 관리에 실패하며 파산했다는 분석이다. 단기 부채를 늘리고 장기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저금리로 자본을 조달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택했다. 금리가 치솟자 SVB도 두 전략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사태를 키운 배경엔 회계 부실이 있다. 두 사태 모두 손실을 인식한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가치가 아닌 장부 가치로 자산을 평가해서 발생한 문제다. 자산을 매입한 금액 그대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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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이어 우리은행도 '코코본드' 조기 상환…위기 확산 차단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우리은행이 다음달 콜옵션(조기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코코본드(상각형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한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 전액 상각 사태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선제 조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독일 도이체방크 위기설로 시작된 ‘뱅크데믹(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불길이 국내 은행권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콜옵션 행사 나선 금융사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25일 콜옵션 만기가 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2013년 4월 발행)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코코본드는 만기가 없거나,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영구채 성격이 강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7월 4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6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 콜옵션 행사일이 돌아온다.전날 신한금융은 다음달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1350억원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만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콜옵션 행사 방침을 미리 밝힌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 시스템 우려 확산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며 “스케줄에 맞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신한지주의 자금버퍼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하나금융그룹도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예정대로 행사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10월 180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1월 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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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 숨 고르자…국채금리·유가 급등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이 다소 잦아들면서 미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가 동반 상승했다. 은행 위기발 실물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완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27일(현지시간)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전장보다 0.2%포인트 넘게 상승해 연 4.0%를 웃돌았다. 지난 24일 연 3.55%까지 하락하며 최근 6개월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낙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소폭 상승한 연 3.536%에 거래됐다.국내 장·단기 국채 금리도 대부분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 바로미터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8%포인트 오른 연 3.258%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23%포인트 상승한 연 3.281%에 장을 마쳤다.국채 금리 상승은 전날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온 영향이다. 유럽과 미국의 은행 불안을 키운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SVB가 인수자를 찾자 은행 위기가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보다 3.55달러(5.12%) 오른 배럴당 72.81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4.25% 올랐다.시티인덱스의 금융시장 수석분석가 피오나 신코타는 “투자자가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는 당국의 노력에 무게를 두면서 유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가 원유 수출을 중단하며 공급 우려도 제기됐다.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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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위기로 경기침체에 더 가까워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미국, 유럽 등 주요 경제대국의 경기침체 위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 압박을 받는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기업 돈줄이 막히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닐 카슈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사진)는 26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은행 위기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그는 “은행 위기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지 불분명하지만 이는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새해 시작과 함께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 SVB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가 스위스(크레디트스위스), 독일(도이체방크) 등으로 옮겨붙으면서 경기 비관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카슈카리 총재는 “예금 인출 속도가 둔화하고 소규모 지역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2주 동안 은행과 차입자들이 불안에 떨면서 자본시장이 폐쇄됐다. 이것이 이어진다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카슈카리 총재는 오는 5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금리 동결 또는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카슈카리 총재가 경기침체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Fed 내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졌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미 국채 시장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