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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혹한기…日대기업은 지갑 열어 스타트업 키웠다

    투자 혹한기…日대기업은 지갑 열어 스타트업 키웠다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UFJ은행의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미쓰비시UFJ캐피털은 지난 2월 일본 최대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웰스나비에 150억엔(약 1332억원)을 투자했다. 모기업의 금융 서비스에 웰스나비 솔루션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웰스나비는 이번 투자금으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미쓰비시UFJ캐피털은 일본의 대표적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대기업 VC)로 꼽힌다. 이 CVC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918개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미쓰비시UFJ캐피털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투자 대상(스타트업)과 성장하면서 우리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 비결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인공은 CVC다. 대기업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 생태계를 키우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복잡한 규제로 CVC 활동에 제약이 많은 한국과는 대조적이다.4일 미국 스타트업 분석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투자 건수 기준 글로벌 CVC 상위 10개사의 절반을 일본 기업이 차지했다. 1~3위가 모두 일본 CVC였다. 해당 기간에 미쓰비시UFJ캐피털이 22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가장 많았다. SMBC벤처캐피털(18개), 미즈호캐피털(15개) 등 다른 일본 기업도 3위권에 올랐다. 다음으로 미국(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과 한국(KB인베스트먼트, 삼성넥스트)의 2개사가 10위권에 들었다.CVC가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면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본 펀드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일본 스타트업 펀드의 지난해 말 기준 투자 잔액은 97억달러로 10년 전(13억3000만달러)보다 일곱 배 이상 늘었다. 투자 잔액은 VC 펀드 중

  • 생성AI 뒤쳐진 애플의 반격…"캐나다 스타트업 '다윈AI' 인수"

    생성AI 뒤쳐진 애플의 반격…"캐나다 스타트업 '다윈AI' 인수"

    애플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다른 빅테크에 비해 생성AI 경쟁에 뒤처진 애플이 기술력 보강을 위해 인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최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접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애플이 생성AI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이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한 시점은 올해 초다. 이에 수십 명의 다윈AI 연구원이 애플의 AI 사업부에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 공동 창업자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대학의 AI연구원인 알렉산더 웡도 이번 인수에 따라 애플의 AI 조직의 이사로 합류했다.다윈AI는 제조 과정에서 부품을 시각적으로 검사하기 위한 AI 기술을 개발해왔다. 록히드 마틴, 인텔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윈AI의 핵심 기술은 AI 시스템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기기에 생성AI를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다윈AI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가 아닌 애플의 기기에서 AI를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애플의 다윈AI 인수는 올해 애플에서 챗GPT와 같은 생성AI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 생성AI 개발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생성AI 경쟁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AI 스타트업 인수 전략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스마트폰에 AI 기능을 탑재한 ‘AI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애플도 올해 내놓는 아이폰 운영체

  • K스타트업에 꽂힌 '글로벌 큰손' 투자자

    K스타트업에 꽂힌 '글로벌 큰손' 투자자

    올 들어 해외자금을 유치한 국내 스타트업이 늘었다. 얼어붙은 벤처 투자 시장에 해외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11일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 1~2월 해외 기업·기관의 한국 스타트업 투자는 32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건) 대비 1.7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해외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총투자유치액은 1774억원으로 전년(745억원)보다 늘었다.벤처 혹한기를 맞아 크게 줄었던 해외 벤처자금 유입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해외 투자자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는 120건으로 2021년(241건) 2022년(257건) 대비 반토막 수준이었다.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금액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엔 해외 VC의 국내 투자가 주춤했다”며 “올초 다시 좋은 사례가 나오고 있는 건 시장에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멘털 헬스케어 플랫폼 회사인 유쾌한프로젝트는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VC인 500글로벌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교육 실습 플랫폼 기업 엘리스그룹도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벤처투자 자회사인 버텍스그로스의 투자를 받았다.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1월 글로벌 투자사 BRV캐피털매니지먼트와 프랑스 VC인 코렐리아캐피탈 등에서 75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K콘텐츠와 헬스케어 분야에 해외 투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스타트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해외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스타트업 산업군은 콘텐츠였다. 실리콘밸리 VC 앤드리슨호로위츠의 주도로 7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지식재산권(IP) 인프라 기업 스토리프로토콜이 대표적이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암

  • 벤처캐피털, 자사주 소각 타고 '훨훨'

    벤처캐피털, 자사주 소각 타고 '훨훨'

    DSC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비롯한 벤처캐피털(VC) 상장사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과감한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결과다. 투자한 회사들의 기업가치가 부각된 영향도 작용했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DSC인베스트먼트는 5.94% 오른 4015원에 마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같은 날 개장 직후 6.48% 치솟아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해 0.17%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최근 3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상승 폭은 더 컸다. 이 기간 DSC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각각 33.39%, 23.31% 뛰었다.과감한 주주환원책 발표가 두 회사 주가를 밀어 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6일 보유한 자사주 전량(140만2716주)을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98억원 규모다. 같은 날 DSC인베스트먼트도 보유 자사주의 ‘3분의 1’ 수준인 31만5278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동시에 상장 이후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발표했다.벤처캐피털 상장사들은 그동안 주주환원에 인색해 일반 투자자의 원성을 샀다. 하지만 주주친화책을 독려하는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주주환원책을 쏟아내는 상장사가 늘었다. 금융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벤처캐피털 업체들도 밸류업 프로그램에 화답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투자한 회사의 기업가치가 부각된 것 역시 벤처캐피털 상장사 주가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벤처캐피털 업체인 컴퍼니케이는 지난달 29일 주가가 가격제한폭(상승률 29.89%)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만났

  • 2년 만에 몸값 7000억…LG '벤처 선구안'

    2년 만에 몸값 7000억…LG '벤처 선구안'

    설립한 지 1년밖에 안 된 새내기 스타트업 흄AI가 LG 눈에 들어온 건 2022년께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건강 관련 소프트웨어가 LG 제품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표정 등을 감지해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이 AI 소프트웨어의 상품성을 확인한 LG는 그해 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그 사이 흄AI의 소프트웨어는 입소문을 타고 병원, 헬스케어업체, 연구기관 등 미국 내 2000여 곳으로 납품처를 넓혀나갔고 LG는 후속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성장성 있는 스타트업을 통째로 사들이기보다는 초기 투자를 통해 실력을 꼼꼼히 살펴본 뒤 ‘될성부른 나무’로 확인된 곳에만 추가 투자하는 ‘LG식 미래 기술 확보 전략’을 펼친 것이다. ○후속 투자로 시너지 노려7일 산업계에 따르면 LG는 흄AI가 진행하고 있는 2라운드 투자자 모집에 참여하기로 했다. LG가 실력 있는 초기 AI 스타트업에 ‘팔로 온 투자’(후속 투자)를 한 건 흄AI뿐만이 아니다. LG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용 캐릭터를 개발하는 인월드AI에도 시리즈A(2022년)와 시리즈B(2023년) 투자에 거푸 참여했다.LG의 눈은 정확했다. “AI 시대가 본격 열리면 인월드AI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란 LG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면서 설립 2년밖에 안 된 이 회사의 몸값은 5억달러로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스타트업을 통째로 매수하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벤처기업의 기술 개발 과정 등을 지켜보며 투자 규모를 늘리는 방식을 택한다”고 말했다.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방점은 LG 계열사 협업 여부에 찍혀 있다. 인월드AI의 기술을 활용해 LG유플러스가 메타버스 서비

  • LG, AI 스타트업 투자 꽂힌 이유는

    LG, AI 스타트업 투자 꽂힌 이유는

    설립한 지 1년 밖에 안된 ‘새내기 스타트업’ 흄AI가 LG 눈에 들어온 건 2022년께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건강 관련 소프트웨어가 LG 제품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표정 등을 감지해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이 AI 소프트웨어의 상품성을 확인한 LG는 그해 말 국내 기업중 유일하게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그 사이 흄AI의 소프트웨어는 입소문을 타고 병원, 헬스케어 기업, 연구기관 등 미국내 2000여 곳으로 납품처를 넓혀나갔고, LG는 후속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성장성 있는 스타트업을 통째로 사들이기보다는 초기 투자를 통해 실력을 꼼꼼히 살펴본 뒤 ‘될성 부른 나무’로 확인된 곳에만 추가 투자하는 ‘LG식 미래기술 확보 전략’을 펼친 것이다.  후속 투자로 시너지 노려7일 산업계에 따르면 LG는 흄AI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2라운드 투자자 모집에 참여키로 했다. LG가 실력 있는 초기 AI 스타트업에 ‘팔로우 온 투자’(후속 투자)를 한 건 흄AI 뿐이 아니다. LG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용 캐릭터를 만드는 인월드AI에 대해서도 시리즈&nb

  • "어려울 땐 한 명보단 두 명"…'투톱 CEO' 내세운 스타트업

    "어려울 땐 한 명보단 두 명"…'투톱 CEO' 내세운 스타트업

    벤처 혹한기를 맞아 복수의 대표를 두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명품 커머스 플랫폼 머스트잇은 1일 김홍균 최고제품책임자(CPO·왼쪽)를 공동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창업자인 조용민 대표 ‘원톱 체제’에서 13년 만에 ‘투톱’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어때 출신인 김 신임 대표는 지난해 8월 머스트잇 리더십 재편 때 새롭게 합류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제품 개발을 이끌고 조 대표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로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또 다른 명품 플랫폼 트렌비도 지난해 하반기 창업자인 박경훈 단독대표 체제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이종현 대표(오른쪽)를 신규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국내 사업을 총괄하고 박 대표는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 집중한다.벤처 혹한기로 성장성 확보에 고민이 큰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리더십 변화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케팅 출혈 경쟁에 적자가 컸던 명품 플랫폼들이 대표적이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감을 내기 위해 내놓은 특단 대책”이라고 말했다.재정난을 겪다가 hy에 인수된 부릉(김형설 채윤서 공동대표), 혹한기 구조조정을 단행한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필성 최문우 공동대표)도 지난해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세무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창업자인 김범섭 대표 외에 정용수 CPO를 공동대표로 세웠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템 발굴에만 강점이 있는 창업자에게 투자사들이 먼저 공동대표를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고은이 기자

  • 美 VC 업계 '잠긴 돈'만 413조원…스타트업 '줄파산' 우려

    美 VC 업계 '잠긴 돈'만 413조원…스타트업 '줄파산' 우려

    미국 벤처캐피털(VC) 업계에 413조원 넘는 현금이 묵혀 있는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금리에 창업 생태계 사정이 악화하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역대급으로 축적됐던 투자금의 발이 묶이게 됐다는 분석이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VC 업계에서 아직 집행되지 않은 미소진 투자 자금(드라이파우더) 규모는 현재 3110억달러(약 413조6000억원)에 달한다. 팬데믹 기간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난 덕에 4350억달러(약 578조4000억원)어치 역대급 규모의 투자 자금이 조달됐는데, 이 중 실제 집행된 건 절반뿐이었다.VC 투자자들이 신생 기업에 대한 ‘과감한 베팅’을 망설이면서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 사정은 매우 빠듯해졌다. 그 결과 VC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도 한층 낮아진 상태다. 스타트업들의 파산 건수는 1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화상회의 솔루션 개발업체 호핀(Hopin), 트럭운송업체 콘보이(Convoy) 등 한때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던 회사들이 줄줄이 폐업의 길로 들어섰다.VC들은 창업기업보다는 이미 자리를 잡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눈을 돌리거나 이미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미 VC 업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회사로 평가되는 스라이브캐피털은 자사가 이미 투자하고 있던 핀테크 스타트업 스트라이프에 18억달러를 추가로 넣었다. 이 회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2대 주주로,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 매입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스라이브캐피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친동생 조시 쿠슈너

  • "벤처 보릿고개 길어진다"…좀비 VC 판치고 자진 폐업 줄이어

    "벤처 보릿고개 길어진다"…좀비 VC 판치고 자진 폐업 줄이어

    문화·콘텐츠 분야 전문 투자사로 2022년 초 설립된 실버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폐업했다. 문을 연 후 1년6개월 동안 펀드 결성을 한 건도 하지 못했다. 세 차례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탈락했다. 지난해 모태펀드 규모가 축소되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VC업계로 옮겨온 ‘벤처 한파’3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투자사 5곳의 벤처캐피털(VC) 등록이 말소됐다. 지난해 허드슨헨지인베스트먼트, 심포니인베스트먼트, 실버레이크인베스트먼트, 서울경영파트너스에 이어 올 초 이랜드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이랜드벤처스까지 VC 사업을 포기했다. 한 중소형 VC 관계자는 “벤처시장 유동성이 심하게 축소되면서 신생 VC와 중소형 VC 중 폐업을 고려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했다.벤처투자조합(벤처펀드)을 운용하지 못하는 VC도 부지기수다. 유동성 축소 국면에 벤처투자시장 자체가 얼어붙으면서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DIVA) 기준 국내 VC 356곳 중 45곳이 벤처펀드 결성과 투자 집행을 하지 않았다. 펀드 결성은 VC 투자 업무의 첫 단추다. 펀드 결성 없이 고유계정(자본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지만 벤처펀드와 비교했을 때 투자 규모와 성과 면에서 차이가 크다.신규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사기로에 놓인 VC가 적지 않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등은 ‘1년간 미투자’를 이유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자본잠식으로 경영 개선 요구를 받은 곳도 지난해 8곳, 올해 들어 1곳이다. 수년 전 만든 펀드 한두 개로 연명하고 있는 투자사도 많

  • 꽉 막힌 돈줄…벤처 투자도 '개점휴업'

    국내 벤처캐피털(VC)업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VC 여덟 곳 중 한 곳은 지난해 펀드 결성 및 투자 실적이 전무하다.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자금 확보에 실패해 폐업하는 VC도 부쩍 늘었다. 자금줄 역할을 하는 VC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국내 스타트업 시장 전체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30일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DIVA)에 따르면 국내 VC 356곳 중 45곳은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과 투자 실적이 아예 없었다. 벤처투자 시장이 경색되고 출자자(LP)들이 출자 규모를 축소하면서 펀드 결성 기회를 잡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한 중소형 VC 소속 심사역은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해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VC도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자본잠식을 이유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시정명령을 받은 VC는 9곳이다. 2021년(4곳), 2022년(6곳)보다 증가했다. 벤처투자법에 따르면 ‘자본잠식률 50% 미만’이라는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투자사는 자본금 증액 등 경영 개선 요구를 받고, 기간 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VC 라이선스 박탈 등 불이익을 받는다.‘좀비 VC’가 늘면서 VC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실버레이크인베스트먼트 등 VC 4곳의 등록이 말소됐다. 올해 들어서도 이랜드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이랜드벤처스가 VC 라이선스를 반납했다.대기업이 세운 VC인 CVC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 서울반도체는 최근 CVC인 서울경영파트너스를

  • 美 스타트업 투자 2년새 '반토막'

    美 스타트업 투자 2년새 '반토막'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자금 조달 사정이 악화하면서다. 반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한 일본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금이 몰렸다.2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 총액은 전년 대비 29.5% 감소한 1706억달러(약 228조원)로 집계됐다. 저금리로 스타트업 투자가 정점을 찍은 2021년과 비교하면 50.9% 줄어든 수준이다.스타트업 업계 불황은 벤처캐피털(VC) 큰손들의 거래 건수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585억달러(약 78조원)를 관리하는 세계 최대 VC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의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는 총 20건으로 2021년 194건에 비해 89.6% 줄었다. 같은 기간 앤드리슨호로위츠의 투자 건수도 239건에서 145건으로 감소했다.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성사시킨 스타트업 투자는 7건에 불과했다.다만 생성형 인공지능(AI) 부문 투자는 급증했다. 지난해 생성 AI 투자 규모는 254억달러(약 33조9500억원)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투자금의 3분의 2 이상이 오픈AI와 앤스로픽, 두 기업에 들어갔다. 이 자금은 VC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등 대형 테크기업에서 나온 것이다.업계에서는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높이며 VC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는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시사했기 때문이다.계속해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선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이 전 세계 VC의 일본 투자 펀드를 조사한 결과 아직 집행되지 않

  • 美 큰손도 스타트업 투자 줄였는데…대호황 누리는 '이 나라'

    美 큰손도 스타트업 투자 줄였는데…대호황 누리는 '이 나라'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다.28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 총액은 전년 대비 29.5% 감소한 1706억달러(약 228조원)로 집계됐다. 0%대 저금리 상황이 지속돼 스타트업 투자가 정점을 찍은 2021년과 비교하면 50.9% 감소했다.불황은 줄어든 벤처캐피털(VC) 업계 큰손들의 거래 건수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585억달러(약 78조원)를 관리하는 세계 최대 VC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의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는 총 20건으로 2021년 194건에 비해 89.6% 줄었다. 같은 기간 안드레센호로위츠의 투자 건수는 239건에서 145건으로 감소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성사시킨 거래는 7건에 불과했다.다만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 부문은 급성장했다. 지난해 생성형 AI 투자 규모는 254억달러(약 33조9500억원)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다만 투자의 3분의2 이상이 오픈AI와 앤트로픽 두 기업에 돌아갔다. 자금 역시 VC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등 대형 테크기업에서 나왔다.시장에서는 올해 스타트업 투자가 지난해보다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는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서다.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몰렸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이 전세계 VC의 일본 투자펀드를 조사한 결과 아직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대기자금(드라이파우더

  • 뭉칫돈 13조 몰린다…日스타트업 투자 대기 자금 '역대 최대'

    뭉칫돈 13조 몰린다…日스타트업 투자 대기 자금 '역대 최대'

    일본의 스타트업(신흥 벤처기업) 투자를 준비하는 글로벌 투자금액이 97억달러(약 12조9699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9일 영국 조사회사 프레킨이 전세계 벤처캐피털(VC)의 일본 투자펀드들을 조사한 결과 아직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대기자금(드라이파우더)이 97억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에 비해 10%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13억3000만달러였던 2013년에 비해 대기자금이 7배 늘었다.일본에 VC 자금이 몰리는 배경은 오랜 금융완화에 따른 저금리와 정책지원이 꼽힌다. 일본 정부는 2022년 8000억엔 규모인 스타트업 투자액을 2027년 10조엔으로 늘린다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그동안 일본은 경제규모에 비해 스타트업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운용자산이 500억엔(약 4515억원)을 넘는 대형 VC들도 늘어나고 있다.일본 스타트업 대기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세계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영세하다는 평가다. 프레킨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세계 스타트업 대기자금은 5500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일본 투자를 준비하는 자금은 2%에 불과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 "獨 파산 기업 올해 30% 넘게 늘어날 것"

    올해 독일에서 파산한 기업 수가 전년 대비 30% 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10월 관할 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기업 수가 전년 대비 24%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정부 지원금으로 연명하던 좀비 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에너지 가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독일보험협회(GDV)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신용보험사들이 기업 파산에 따라 지급한 보험료는 전년 대비 44% 불어난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로 집계됐다.독립 컨설팅업체 팔켄슈티크는 연간 매출이 1000만유로(약 145억원)를 초과하는 독일 기업의 파산 건수가 올해 3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장서우 기자

  • '로펌VC' 에이유엠벤처스, 첫 블라인드펀드 결성

    국내 로펌이 최초로 세운 벤처캐피털(VC)인 에이유엠벤처스가 블라인드펀드 설정에 성공했다. 에이유엠벤처스는 펀드 자금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에이유엠벤처스는 블라인드펀드 ‘에이유엠 파이오니어 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에이유엠벤처스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종 승인과 등록이 마무리됨에 따라 조만간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에이유엠벤처스는 스타트업 전문 로펌인 최앤리 법률사무소가 작년 5월 설립했다.에이유엠벤처스는 앞으로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엄세연 대표파트너가 투자 대상 발굴 및 펀드 운용을 총괄한다.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