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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잃어버린 10년'…1위 타이틀 연이어 뺏겼다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처음 칼을 겨눈 것은 2016년 11월이다. 박근혜 정부 때 터진 ‘국정농단 사태’가 발단이었다. 정치 논리와 여론 재판에 휩쓸린 이 회장은 결국 두 차례에 걸쳐 560일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이게 끝이 아니었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태에 관한 관심이 잦아들 즈음인 2020년, 이 회장에 대한 수사 방향을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틀었다. 이 회장은 새로 시작된 불법 승계 재판 법정에만 100차례 넘게 출석했다. 그때마다 국내에 묶여 로펌과 대응 전략을 짜야 했다.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할 ‘국가대표 기업’의 총수가 발이 묶인 동안 삼성의 경쟁력은 서서히 약해졌다. 2016년 48.0%인 D램 점유율이 지난해 41.1%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16.0%에서 9.3%로 추락했다. 한때 1위를 차지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지난해 19%로, 애플(18%), 샤오미(14%), 비보(8%)에 다 따라잡혔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선장을 잃은 지난 10년 동안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했다”며 “굳이 일을 벌여 시끄럽게 하지 말자는 ‘보신주의’가 조직 곳곳에 스며들다 보니, 이렇다 할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이 나올 리 없었다”고 말했다.투자 적기를 놓친 ‘잃어버린 10년’의 여파는 삼성의 위기로 이어졌다. 삼성이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축소한 게 2019년 무렵이었다. 인공지능(AI)이 대세로 떠오른 10여 년 전부터 구글 애플 등이 AI 업체를 ‘쇼핑’하는 걸 삼성은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삼성의 대형 M&A 시계는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한 2016

  • 이재용 '10년 사법 리스크' 털어냈다

    이재용 '10년 사법 리스크' 털어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2심 재판에서 19개 혐의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불법 승계 의혹과 국정농단 사태 등 2016년부터 햇수로 10년째 계속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일단락됐다.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사령탑이 경영에 전념할 여건이 마련된 만큼 반도체 근원 경쟁력 회복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진출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고법판사 김선희·이인수)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시세 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기소했고, 1심 법원은 지난해 2월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합병을 위해 수립한 계획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의 적법한 대응 방안이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보고서도 조작으로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서도 “거짓 회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업계에서는 지난 10년간 이 회장을 옥죈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된 만큼 삼성이 본격적인 ‘위기 극복 프로젝트’를 펼칠 것으로 내다본다.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무너진 조직 기강을 다잡기 위해 2022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메시지를 낸 뒤 새로운 형태의 그룹 컨트롤타워 신설

  • "폴더블폰 기술株 매력 커진다"

    가전 업체들이 폴더블폰에 이어 트리폴드폰, 롤러블 노트북 등 다양한 외형의 전자기기 출시 계획을 공개해 관련주 재평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메리츠증권은 2일 최근 폴더블 패널 생산 둔화에도 기술 향상이 관련 시장 성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폴더블 시장은 성장 규모보다 듀얼폴딩, 롤러블 등 기술적 변화가 핵심”이라며 “장기적으로 폴더블 관련주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 XT’를 출시했다. 레노버는 지난달 열린 ‘CES 2025’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노트북인 ‘씽크북 플러스 6 롤러블’을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넣었다. 여기에 내년 애플까지 폴더블폰을 판매하면 본격적으로 폴더블 기기 시장이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 보급률은 2024년 1.5%에서 2028년 4.8%로 4년 사이에 3.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연구원은 “내년 폴더블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관련주가 재평가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공급사인 세경하이테크, 파인엠텍이 선호주”라고 했다.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폴더블 패널 출하량은 2240만 대로 직전 연도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폰 내구성 문제, 경기 침체에 따른 가격 부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조아라 기자

  • "지옥문 열렸다"…북미 생산기지 둔 삼성·LG·기아 '비상'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 왔다.”미국 정부가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지난 1일 국내 산업계 반응은 이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차례 관세 폭탄을 예고했지만 상당수 기업은 협상 과정에서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시행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미국의 빠르고 강력한 관세정책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둔 국내 기업은 생산 전략을 다시 짜느라 분주해졌다. 당장 관세 폭탄에 따른 미국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돌리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서다. 국내 주요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새로 세우는 동시에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만드는 가전 물량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에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제조하는 가전 공장을, 티후아나에서 TV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멕시코 냉장고 물량 일부를 광주 공장으로 옮긴 데 이어 추가로 생산 물량 조정에 나섰다.LG전자도 멕시코에서 제작하는 냉장고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있는 세탁기 및 건조기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에 생산 기지를 뒀다. LG전자는 클라크스빌 공장 뒤편에 현재 규모 공장을 네 개 더 지을 수 있는 땅을 마련해 놨다.현대자동차그룹은 멕시코에서 만든 차량을 캐나다, 남미, 유럽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기아는 연 40만 대 생산 규모를 갖춘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K4 12만

  • 올해 실적 버팀목은 'AI 무장' 갤S25…4000억 번 하만도 힘보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겹친 영향이다.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작보다 훨씬 세진 신형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5가 나온 데다 폴더블 신제품, 첫 확장현실(XR) 기기가 줄줄이 출시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삼성전자는 31일 연 작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어나고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할 것”이라며 “플래그십 제품 위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는 물론 태블릿, 웨어러블, XR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신형 폴더블 제품은 올 하반기, 삼성전자의 첫 XR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은 연내 출시된다.모빌리티, 로봇 등 미래 먹거리에도 힘을 준다. 지난해 4분기 TV·가전 사업의 두 배에 달하는 영업이익(4000억원)을 벌어들인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오디오 자회사 하만이 대표적이다. 하만은 전장 수주를 이어가는 동시에 프리미엄 오디오 제품 판매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삼성전자는 로봇 사업에 대해선 “글로벌 톱티어 수준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자체 기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내 유망 로봇 AI 플랫폼 업체와 협업해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TV와 생활가전 사업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TV와 생활가전 부문은 작년 4

  • 딥시크 쇼크에 삼전 실적 경고…K칩스株 '악몽'

    딥시크 쇼크에 삼전 실적 경고…K칩스株 '악몽'

    1주일 만에 개장한 국내 증시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에 크게 흔들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2% 급락했다.31일 코스피지수는 0.77% 하락한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496.95까지 하락하며 2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는 9.85% 떨어진 19만9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미반도체(-6.14%), 테크윙(-8.18%), HPSP(-7.56%) 등 주요 부품·장비업체 주가도 일제히 주저앉았다.삼성전자는 2.42% 하락한 5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밑돈 영향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각각 2.1%, 18.5% 밑돌았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23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액은 1조3767억원으로, 시장 전체 순매도액보다 많았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010억원, SK하이닉스를 28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증권업계에선 ‘반도체주 급락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딥시크의 등장이 엔비디아 수익성을 갉아먹을 것’이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등장 이후 AI의 범용성이 본격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개인 컴퓨터나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에 AI가 도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AI 대장주’ 엔비디아에는 일단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 우세하다.심성미 기자

  • 삼성 '반도체 겨울'…1분기도 계속된다

    범용 D램 가격 하락,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지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둔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손실 확대,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저사양 HBM 수출 규제 가능성….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5중고’에 빠졌다. 수요 둔화와 중국의 물량 공세가 겹쳐 범용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데다 부가가치가 높은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선 돌파구를 찾지 못해서다. 삼성 안팎에선 “올 1분기 삼성 반도체부문이 영업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1일 2024년 4분기 확정 실적(매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공개했다. DS부문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3조8600억원)보다 24.9% 급감했다.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에서 2조원 넘는 적자를 낸 데다 첨단 메모리 공정을 확대하느라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스마트폰·PC용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저가 물량 공세가 겹쳐 범용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엔비디아의 최신 고사양 AI 가속기인 ‘GB200’ 출하가 늦어지면서 AI 데이터센터에 함께 들어가는 eSSD 주문도 줄었고, 파운드리에선 대형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딥시크 쇼크’에 빠진 미국이 대(對)중국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 삼성의 HBM3(4세대 HBM)를 내장하는 엔비디아의 중국용 ‘H20’ AI 가속기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새로운 리스크도 떠안았다.삼성은 내부적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

  • 삼성 영업익 급감 경보…2분기 HBM·파운드리 '큰손' 확보 사활

    삼성 영업익 급감 경보…2분기 HBM·파운드리 '큰손' 확보 사활

    “반도체(DS)부문은 올 상반기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삼성전자는 31일 배포한 작년 4분기 실적 보도자료에 DS부문 사업 전망을 이렇게 적었다.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졌다. DS부문 임원들은 ‘단기적 약세’ ‘불확실성’ ‘수요 부진’ 같은 표현을 반복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실적 부진을 예고한 건 올 1분기에 모든 악재가 ‘퍼펙트 스톰’처럼 몰려온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들의 메모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엔비디아 대상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 납품 가능성이 있는 2분기를 ‘반전의 계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딥시크 여파에 단기 불확실성 증대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판매 증가로 전 분기 대비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9% 줄었다. 4분기 부진은 PC·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 감소와 중국의 저가 D램 물량 공세 영향으로 분석된다.올 1분기 상황은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3년 4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의 영업적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모바일, PC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도 강화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D램 가격이 10%대 중반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고부가가치 HBM도 1분기엔 실적에 보탬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HBM3E 12단 개선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이 주문을 늦추고 있어서다. ‘믿을맨’으로

  • '딥시크 쇼크'에 삼전 실적 경고까지…위기의 K칩스株

    일주일 만에 개장한 국내 증시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쇼크에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지수는 장 중 2500선 밑으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는 12% 넘게 급락했다.31일 코스피지수는 0.77% 하락한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496.95까지 하락하며 2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9.85% 급락한 19만9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장 중 11.86% 하락하기도 했다. 한미반도체(-6.14%), 테크윙(-8.18%), HPSP(-7.56%) 등 주요 반도체 부품·장비 기업 주가도 일제히 주저앉았다.삼성전자는 2.42% 하락한 5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한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하회한 영향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으로 각각 컨센서스를 2.1%, 18.5% 밑돌았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23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액은 1조3767억원으로 시장 전체 순매도액보다 많았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010억원, SK하이닉스를 28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증권업계에서는 "이날 반도체주 급락은 과도하다"는 의견과 "딥시크의 등장이 엔비디아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AI의 범용성이 본격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개인 컴퓨터나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에 AI가 도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는 더 늘

  •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익 6.5조…연구개발 투자 10.3조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익 6.5조…연구개발 투자 10.3조

    삼성전자가 매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024년 연간으로는 매출 300조9000억원, 영업이익 3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연간 매출은 2022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31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 1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서버용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3% 증가했다.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연구개발비는 미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며 분기 최대 10조3000억원, 연간 최대 35조원을 기록했다.  4분기 환영향 관련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으나 그 외 통화는 환율 하락으로 통화간 환영향이 상쇄되면서 전사적으로 7000억원의 소폭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 "값비싼 엔비디아 AI칩 필요한가?" vs "고성능 칩 수요 더 커질 것"

    "값비싼 엔비디아 AI칩 필요한가?" vs "고성능 칩 수요 더 커질 것"

    딥시크 출현은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산업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 ‘H800’을 써서 반도체 관련 투자 비용을 미국 AI 기업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는 소식의 영향이 크다. 반도체업계에선 “5000만원 넘는 엔비디아 고사양 AI 가속기를 쓸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과 함께 “고성능 AI 가속기를 쓰면 AI 성능을 더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온다. 빅테크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지만 엔비디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해지고 있다. ○흔들리는 AI 반도체 ‘규모의 법칙’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7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16.97% 급락했다. 28일 8.93% 반등했다가 29일 다시 4.10% 하락하는 등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굳이 엔비디아의 값비싼 AI 가속기를 써야 하냐’는 의구심이 주가를 요동치게 했다. 최근 2~3년간 빅테크는 A100, H100 등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AI 가속기를 구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실리콘밸리에선 ‘AI 가속기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 더 나은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AI 스케일링(규모) 법칙’이 통용됐다.딥시크의 등장으로 이런 스케일링 법칙에 의문이 생겼다. 딥시크는 메타가 최신 AI 서비스 개발에 사용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인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AI 모델 개발비를 줄였다. ‘AI 반도체에 대한 더 많은 투자→더 좋은 AI 서비스’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빅테크 등 고객사가 고사양 AI 가속기 주문을 줄이면

  • HBM 수요 줄어드나…하이닉스·삼성도 '초비상'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 중인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딥시크로 촉발된 ‘미·중 인공지능(AI)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빅테크가 엔비디아 AI 가속기 구매량을 줄이거나 미국 정부가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원천 차단하면 한국 반도체 회사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3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과 고객사 동향을 파악하며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중국 AI 서비스 개발사 딥시크가 엔비디아 저사양 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를 썼다는 소식이 알려져 ‘AI 가속기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 HBM은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이다.미국 빅테크가 딥시크처럼 저사양 AI 가속기 활용도를 높이고 엔비디아 고성능 AI 가속기의 주문을 줄이면 SK하이닉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고 사양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5세대 HBM인 ‘HBM3E’를 포함해 엔비디아 고성능 제품용 HBM의 90% 이상을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HBM 사업에서 올린 매출은 5조8510억원으로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수요 둔화가 현실화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서 HBM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최신 HBM은 일반 D램의 네 배 정도 가격에 팔린다.미국 정부가 H20 등 엔비디아 저사양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막으면 삼성전자에 타격을 준다. 트럼프 행정부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견제하기 위

  • 상장사 영업이익률, 11년 만에 '최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이 꺾인 게 주요 배경이다.3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23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연결 기준)은 4.3%를 기록했다. 2013년 이후 첫 4%대다.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것은 매출원가가 높거나 판매·관리비 지출이 많다는 의미다.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3년 5.5%에서 2017년 8.5%까지 올랐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에 5.5%로 내려왔다.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덕에 2021년 8.0%로 반등했으나 2년 만에 4%대로 주저앉았다. 당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 급감했고, SK하이닉스는 7조7000억원 넘게 적자를 냈다.자산총액이 작은 기업일수록 이익률이 부진했다. 자산총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3년 -5.9%였다. 1000억원 이상~5000억원 미만 기업과 5000억원 이상~2조원 미만 기업의 평균 이익률은 각각 3.3%, 4.5%를 기록했다.류은혁 기자

  • 반도체주 '딥시크' 충격…"中사업 소부장株엔 기회"

    반도체주 '딥시크' 충격…"中사업 소부장株엔 기회"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이 미국 기술주를 강타하자 증권가는 국내 증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내놓은 추론형 AI 언어 모델 ‘R1’은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AI 소프트웨어 회사 등에 각각 다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우선 중국 AI산업이 덩치를 키우면서 중국의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묶인 국내 소부장 기업 등이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엠케이전자,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적이다. 엠케이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사들인 중고 장비를 중국 내 중소 반도체 기업에 재판매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증착용 장비 등을 중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 중 86%가량이 중국 판매에서 나왔다.AI 서비스에 거액을 투자해 온 주요 정보기술(IT) 플랫폼·소프트웨어 업체엔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딥시크가 R1을 완전개방형(MIT 라이선스)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누구든 R1 모델을 자유롭게 수정해 상업용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트업 등이 기반 기술 없이 AI 서비스를 내놓는 게 가능하다.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의 투자심리는 악화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딥시크가 저성능 반도체인 H800을 썼다고 주장하는 만큼 고성능 칩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주로 만드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는 엔비디아 고성능 칩 H100 등의 핵심 부품이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 타격은 훨씬 덜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HBM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엔 4세대 HBM인 HBM3를 납품 중이다.중장기

  •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Aa2' 유지…전망은 낮춰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24일 삼성전자의 선순위 무담보 채권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 기술 리더십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신용등급 전망은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것일 뿐 재무적인 영향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무디스가 삼성전자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한 건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가전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강력한 시장 지위’와 ‘브랜드’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현금성 자산(작년 3분기 말 기준 103조원)을 보유한 것도 등급 유지 배경으로 꼽았다.Aa2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체계에서 Aaa,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다. 무디스는 2022년 9월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상향 조정했다.무디스는 그러나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은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내렸다. 하향 이유에 대해 “AI칩 기술 리더십의 불확실성이 증가했고 향후 12~18개월간 수익성이 보통(moderate)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점유율 1위를 SK하이닉스에 빼앗긴 점을 반영한 것이다.글로리아 추엔 무디스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 리더십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과 시장 변화를 감안하면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는 AI 칩 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