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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해외법인서 6000억 배당 들여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해외법인의 이익잉여금 6000억원가량을 국내로 들여왔다. 국내 자회사 지원과 함께 각종 설비투자 재원으로 쓸 예정이다.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LG전자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596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배당액(1567억원)보다 280.6% 늘어난 규모다. 2021년 1분기 해외법인 배당 수입은 0원이었다.올 1분기 해외법인별 배당액은 인도법인 3916억원, 태국법인 1607억원, 싱가포르법인 25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이 3조~4조원에 달하는 인도법인의 배당액이 가장 컸다.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LG전자는 해외에서 들여온 자금 일부를 LG디스플레이에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3월(6500억원)과 4월(3500억원) 두 차례에 걸쳐 LG디스플레이에 1조원을 대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대출금 사용처에 대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영자금 용도로 쓸 것”이라고 공시했다. LG전자는 해외법인 배당액 일부를 국내 투자비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해 4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최근 본격화하는 ‘자본 리쇼어링’(해외법인 자금의 국내 반입)에 LG전자도 동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해외법인으로부터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들여온 자금으로 전기차 전용 공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올 1분기에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법인에서 8조4400억원을 들여왔다. 지난해 동기(1275억원) 대비 60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정부가 올 들어 법인세법을 손질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자본 리쇼어링이 이어지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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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애플도 구애…'파운드리 제왕' TSMC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는 최근 챗GPT와 엔비디아가 촉발한 ‘인공지능(AI) 붐’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생성형 AI 개발 및 운영에 필수적인 최첨단 반도체 생산 1위 기업이어서다. 문제는 정치다. TSMC의 본국인 대만이 미·중 갈등에 휘말리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등에 업고 2나노 공정으로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올해 들어 31.6% 급등했다. 지난 13일엔 종가 기준 593달러로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15일에도 전일 대비 4대만달러(0.68%) 오른 591대만달러에 마감했다.TSMC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들의 주문을 받아 생산을 담당한다.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60.1%다. 올 들어 TSMC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AI용 칩 수요가 폭등할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심리였다. 챗GPT 등 생성형 AI 개발 및 구동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인데, 이를 TSMC가 대부분 생산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차세대 AI 칩도 TSMC에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주가도 AI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뛰었다. 엔비디아와 애플 등이 TSMC에 AI용 반도체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월 한 달간 대만 증시에서 16.4%, 엔비디아의 AI 실적이 가시화된 5월 11.2% 올랐다.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최근 경쟁자들과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TSMC는 최첨단 2㎚(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공정 제품 생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미 애플과 엔비디아 등을 2㎚ 제품의 핵심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는 2025년 양산이다. TSMC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 공정 양산을 시작하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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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12만원' 주가 더 뛰나…3억 풀베팅한 '36년 LG맨'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1987년 어느 날. 부산대 기계공학과 학생인 조주완은 면접을 보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당시 금성사(현 LG전자) 면접을 위해 들른 여의도 LG트윈타워 규모에 놀랐다. "트윈타워에 반했다"고 했다. 그는 면접에 합격해 입사한 이후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등에서 근무하다 2019년 본사로 복귀했다. 2021년에는 LG전자 사장이 됐다.36년 동안 LG전자에 몸담으면서 회사 흐름을 꿰뚫고 있는 그가 올들어 회사 주식 3억원어치를 매입했다. 회사 주가가 최근 큰 폭 올랐지만, 상승 여력이 더 남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사장은 지난 13일 LG전자 주식 1000주를 1억2350만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12만3500원이다. 앞서 지난 3월 29일에도 회사 주식 2000주를 2억272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당시 주당 매입가격은 11만3600원이었다.올들어서만 3억5070만원어치 주식을 사 모은 것이다. 현재 조 사장이 보유한 LG전자 주식은 총 5373주다. 전날 종가를 적용하면 6억7000만원어치다.조 사장은 2019년에 회사 주식 861주를 사들인 이후 3년 동안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4년 만인 올들어 매입을 재개하고 나섰다.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주주가치 부양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회사 흐름을 훤히 아는 최고경영자(CEO)가 주식을 사들인 데 대해 앞으로 주가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이 회사 주가는 지난 2일 8만6400원에 마감했다.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 현재는 12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들어서만 40%가량 오른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LG전자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회사 vs(전장부품) 사업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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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출신이 창업한 엔닷라이트…'친정'서 투자유치 성공 [허란의 VC 투자노트]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이 창업한 3차원(3D) 콘텐츠 기술 스타트업 엔닷라이트가 삼성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엔닷라이트는 일부 구주를 포함해 21억원 규모 시리즈 A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초 80억원의 시리즈 A 투자금을 조달한 데 이은 추가 투자유치다.엔닷라이트는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인 박진영 대표와 김선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20년 공동창업한 스타트업이다. 2021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4기에 선정돼 다방면의 액셀러레이팅을 지원받았다.엔닷라이트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을 기반으로 웹 기반의 3D 디자인 서비스 '리볼브(revolve)'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삼성전자 C랩의 지원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스타트업 행사 '비바 테크놀로지 2023'에 참가해 해외 고객사를 만나며, 리볼브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삼성벤처투자는 “엔닷라이트 우수한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내다본 투자로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선태 CTO는 “리볼브는 그동안의 3D 디자인 협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웹 기반의 3D 디자인 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진영 대표는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육성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이루어진 투자유치라 더욱 의미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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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삼성에 수천억 피해 주고 200억 상생안…개선의지 없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에 ‘갑질’한 혐의를 받는 미국 브로드컴의 자진시정안(동의의결안)을 기각하면서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들어간다. 브로드컴이 낸 자진시정안이 피해보상에 미흡하다고 보고 위법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가 제재 결정을 내리면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을 대상으로 수천억원대 피해배상 소송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브로드컴 피해보상 미흡”브로드컴은 구매 주문 승인을 하지 않거나 부품 선적을 중단하는 방법을 통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스마트기기 부품 공급에 관한 장기계약(LTA) 체결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LT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브로드컴의 스마트기기 부품을 매년 7억6000만달러어치 이상 구매하고, 실제 구매금액이 그에 미달하는 경우 차액을 보상해야 했다.공정위는 앞서 미국 통신칩 제조사인 퀄컴의 신고를 받고 2019년부터 브로드컴의 혐의를 조사했다. 지난해 1월엔 제재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브로드컴은 지난해 7월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이후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낸 동의의결안에 대한 심사 절차를 개시했다. 당시 공정위는 브로드컴 측이 제시한 자진시정안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브로드컴이 삼성전자가 본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시정 방안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고 보고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브로드컴은 경쟁질서 회복 방안으로 △부품 공급계약 체결 강제 금지 △부품 선택권 제한 금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또 거래질서 개선 방안으로 △반도체·정보기술(IT) 상생기금 200억원 조성 △삼성전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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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쓰는 韓 기술주…카카오 2년새 60% 하락
미국 빅테크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사이 국내 대표 기술기업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실적과 성장성의 차이가 엇갈린 주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카카오 주가는 2년 사이(2021년 6월 14일~2023년 6월 13일) 60.42% 하락했다. 2년 전 14만2500원이던 주가는 13일 기준 5만6400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의 성장성을 믿고 장기 투자했다면 원금의 반도 건지지 못하게 된 셈이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38만7000원에서 20만1000원으로 48.06% 떨어졌다. 이 기간 애플은 40.86%, 테슬라는 21.3% 올랐다. 엔비디아는 119.11% 상승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한·미 양국 모두 좋지 않다. 그럼에도 미국 빅테크 기업은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다.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0년 4559억원에서 지난해 5803억원으로 27.28% 증가했다. 네이버는 같은 기간 1조2153억원에서 1조3047억원으로 21.8% 늘었다.같은 기간 애플은 80.18%(662억8800만달러→1194억3700만달러), 테슬라는 601.79%(19억5100만달러→136억9200만달러), 엔비디아는 76.2%(121억4300만달러→213억9700만달러)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 대부분이 국내에서 나오지만 해외 빅테크는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적 증가율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라면 주가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제조업 기반의 국내 빅테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며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년 전 8만500원이던 삼성전자는 올초 5만원대로 떨어졌다가 이날 7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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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쉰다…삼성전자 '금요 휴무제' 도입
국내 정규직 12만 명의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월 1회 금요 휴무제’를 도입한다. 대다수 삼성전자 직원은 매달 월급날인 21일이 속한 주 금요일에 자유롭게 쉴 수 있다.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의 자율성을 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부분적인 주 4일 근무제를 시작한다. ‘4조 3교대’ 근무를 하는 생산직 등을 제외한 삼성전자 직원은 매달 월급날인 21일이 속한 주 금요일에 쉴 수 있다. 당장 오는 23일부터 시작한다. 한 달에 한 주, 주 4일 근무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가전·스마트폰 등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 구분 없이 시행한다. DS부문은 쉬는 금요일의 명칭을 ‘패밀리데이’, DX부문은 ‘디벨로프먼트(development)데이’로 부르기로 했다. 직원들은 패밀리데이(디벨로프먼트데이) 전에 부서장에게 ‘쉬겠다’고 보고하면 쉴 수 있다. 다만 월 필수 기본 근무시간(160~168시간)을 채울 수 있어야 금요일 휴무 신청이 가능하다.부분적 주 4일제는 지난 3~5월 임금 교섭 과정에서 노사가 도입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직원 사기를 고려해 사측이 먼저 부분적 주 4일제를 제안했고, 직원들로 구성된 ‘사원협의회’가 수용했다.‘월 1회 금요 휴무제’는 유연한 근무제를 도입하고 직원에게 근무시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세계적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매월 1주에 한해 주 40시간을 채운 직원에게 금요 휴무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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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 40시간 일하면 월 1회 휴무"…회사가 먼저 제안
삼성전자를 브랜드 가치 세계 5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뭘까. 총수의 대규모 투자 결단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지만 내부에서 꼽는 첫 번째는 ‘인재 제일’ 경영철학과 이를 뒷받침한 합리적인 인사·근무 제도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자율출퇴근제’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최고의 인재를 유치했고 직원들의 생산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월 1회 금요 휴무제’도 시대의 트렌드인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보장해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유연근무는 글로벌 트렌드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년 전부터 한 달에 한 주만 주 4일 근무를 허용하는 ‘부분적 주 4일 근무제’ 시행을 검토했다. 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유연한 근무제 도입이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 즈음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일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스타트업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빨아들인 것도 검토에 들어간 배경이었다.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제 확산으로 ‘어디서 얼마나 일하든 성과만 내면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도 감안했다. 구글, 애플, 메타(옛 페이스북) 등 삼성전자가 경쟁사로 여기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 3일 출근·2일 재택’ 등 유연한 근무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이들 기업은 암묵적으로 ‘주 5일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근무 일수나 시간을 강제하지 않고 개인별 성과를 중심으로 직원들을 평가한다.임직원 중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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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공장 통째 베껴 中에 '복제공장' 만들려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설계 노하우가 집적된 자료를 몰래 빼내 중국에 ‘복제 공장’을 지으려던 일당이 한꺼번에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전자 전직 임원이 주도한 이번 범행으로만 최대 수조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 등을 지낸 A씨를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A씨와 함께 삼성전자 협력회사인 B사를 통해 반도체공장 설계 자료를 빼낸 공범 6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A씨는 삼성전자에서 18년, SK하이닉스에서 10년 동안 임원으로 재직한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그는 2015년 중국 청두시로부터 자본 약 4600억원을 끌어와 중국에 회사를 세우고, 대만의 한 전자제품업체로부터 8조원대 투자를 약정받아 싱가포르에 반도체업체 C사를 따로 설립했다. 이후 고액 연봉을 내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반도체 인력 200여 명을 C사로 영입했다.회사 자본과 인력 확보를 마무리한 A씨는 2018년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불과 1.5㎞ 떨어진 지역에 복제공장을 짓는 작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설계도면 △클린룸 조성 조건(BED·베이식 엔지니어링 데이터) 등을 몰래 획득해 생산기지 건설에 무단으로 활용했다. 해당 설계 자료는 삼성전자가 3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영업비밀이다.검찰은 이 자료의 가치가 최소 3000억원, 최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설계도면 작성 비용만 최소 1428억원, 최적의 공정배치도 도출 비용은 최소 1360억원, BED 기술 개발 비용은 최소 124억원으로 추산했다.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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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추격 쉽지않네"…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 36% 감소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매출이 전분기보다 3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도 더 벌어졌다.12일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10대 파운드리 업체 매출 합계는 올 1분기 273억300만달러(약 35조39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335억3000만달러)에 비해 18.6% 감소했다.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주문량이 급격히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매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34억4600만달러(약 4조4800억원)로 전분기보다 3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12.4%로 전분기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업계 2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업계 1위인 TSMC의 점유율은 60.1%로 전분기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이 회사의 파운드리 매출은 167억3500만달러(약 21조5600억원)로 전분기보다 16.2% 감소했다.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파운드리(시장점유율 6.6%), UMC(6.4%), SMIC(5.3%), 후아홍그룹(3.0%), 타워(1.3%), PSMC(1.2%), VIS(1.0%), 동부하이텍(0.8%) 순으로 집계됐다.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주력제품인 8인치, 12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 주문이 모두 줄었다. 올 2분기에 최첨단 기술인 3nm(나노미터) 공정 제품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매출이 일정 수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TSMC 매출 감소율은 삼성전자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엔비디아의 주문량이 늘어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불어난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TSMC에 위탁물량이 늘렸다는 평가가 많다.엔비디아는 GPU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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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망해요? 정말 괜찮죠?"…SK하이닉스 괴롭힌 '황당 루머'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정말 괜찮은 거 맞죠.""대우그룹 꼴 나는 거 아니죠?"요즘 SK하이닉스 내부 사정을 묻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한국은행의 임원까지 SK하이닉스 실적과 재무구조에 대해 궁금해했다. SK스퀘어 SK온 등 적자를 내는 SK그룹 계열사 상황까지 묶어서 '위기설'을 키우는 목소리도 있다.하지만 SK하이닉스 부채비율은 최악의 경우에도 올해 80%대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대마불사(大馬不死)'를 넘어선 '반도체불사'의 시대"라며 SK하이닉스를 밝게 보는 전문가들도 적잖다. 외국계 투자은행(IB)도 이를 반영해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6만원으로 높여 제시했다.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말 부채비율은 71.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부채비율 평균(114.85%)을 밑돈다.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고려해도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설 가능성은 적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9조490억원이다. 이를 고려해 단순 산출한 올해 말 부채비율은 79.2% 수준이다. 올해 설비투자(약 9조원)를 고려해도 올해 말 부채비율은 88.9%에 머무를 전망이다. 재무구조의 대표 척도인 부채비율로 보면 안정적 수준이다. 적정 부채비율 수준에 논란이 많지만, 금융당국은 통상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보고 있다.차입금 상황도 안정적이다. 올 1분기 말 총차입금은 28조7577억원이다. 여기에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은 7조9427억원이다. 상당수 차입금은 차환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회사 현금성자산도 비교적 넉넉하다.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포함)은 6조1362억원이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자사주 2012만6911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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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가 만든 '품질의 삼성'…JY '초일류 삼성'으로 계승한다
1993년 6월 7일 나온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에는 회장 취임 이후 5년 반 동안의 위기감이 담겨 있었다. 삼성 임직원이 ‘국내 1위’라고 자평하던 삼성전자 가전제품은 선진국에서 찬밥 대우를 받았다. 생산라인에선 불량 부품을 칼로 깎아 억지로 끼워맞추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대로 가다간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하며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낸다. 목표는 ‘글로벌 일류기업’. 삼성 경영의 패러다임은 이때부터 ‘양(量)’에서 ‘질(質)’로 바뀐다. ‘품질의 삼성’ 기반6일 삼성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이 제시한 신경영의 핵심은 ‘품질 최우선’이다. 당시 그는 삼성이 자만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국내 1등’이란 자만심이 제품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1993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가전매장에서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삼성 제품을 본 이 선대회장은 “한쪽 구석 먼지 구덩이에 처박힌 것에 왜 삼성이란 이름을 쓰냐”며 임직원을 질타했다.팔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질’을 중시해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고 강조했다. 불량이 발생하면 가동을 중단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라인스톱제가 시행됐다. 휴대폰 불량률이 11% 이상으로 치솟은 1995년 3월엔 ‘애니콜 화형식’을 통해 품질경영의 의지를 공표했다. 삼성 관계자는 “품질경영은 삼성이 스마트폰, TV 등의 사업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삼성은 이 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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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문화재·의료공헌…국민에게 남긴 'KH 유산'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유족은 그의 뜻에 따라 사회 환원에 힘쓰고 있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미술품 등 일명 ‘KH(이건희) 유산’이다.삼성 총수일가는 이 선대회장 유산의 약 60%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2만3000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국립미술관 등에 기증했고, 1조원 규모 유산을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 치료 등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유족이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 상당 부분을 매각하리라는 재계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삼성의 사회공헌은 문화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이 선대회장은 2004년 리움 개관식에서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시대 의무”라고 말했다.전국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 특별 전시를 통해 163만 명의 관람객이 기증품을 만났다. 2025년에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2026년엔 미국 시카고미술관과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전시된다.삼성 총수일가는 의료 분야에도 1조원을 기부했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 기부한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2027년 완공되는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세우는 데 쓰인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설에 투입된다.나머지 3000억원은 소아암이나 희귀 질환 환아 지원, 치료 연구 등에 쓰인다. 10년간 환아 1만7000명가량이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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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내려 대출·지분 매각…삼성家 대출 금액 4조 넘어
삼성가(家)의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최근 2조원 넘는 대출을 받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별세 후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다. 유족은 지금까지 6조원가량을 납부했고, 3년간 추가로 6조원을 내야 한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홍 전 관장과 이 사장, 이 이사장은 주식을 담보로 2조원 넘는 대출을 받았다. 홍 전 관장이 1조4000억원, 이 사장 5170억원, 이 이사장은 1900억원이다. 이전에 받은 대출까지 합치면 세 사람의 주식담보대출은 4조781억원에 달한다.홍 전 관장 등은 보유 지분도 매각했다. 홍 전 관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약 2000만 주, 이 사장은 삼성SDS 약 150만 주, 이 이사장은 삼성SDS 300만 주와 삼성생명 350만 주를 팔았다.이는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다. 삼성가는 매년 2조원 이상을 내고 있다. 삼성가의 상속세 납부로 국내 상속세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한국 상속세수는 2020년 3조9000억원에서 이 선대회장 별세 후 2021년 6조9400억원, 2022년 7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삼성가의 또 한 가지 부담은 대출 이자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세 모녀가 받은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2년 전 연 2%대에서 현재 연 5%대로 크게 올랐다. 이들이 부담하는 대출 이자만 연간 2000억원 이상이다.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떨어진 점도 악재다. 일부 매체에선 이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크게 늘어났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이 선대회장 별세 후 유산을 상속받으며 주식 자체가 증가한 영향이다. 주가가 올라 지분 가치가 늘어난 게 아니라는 의미다. 이들이 상속받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주식만 따지면 지난 3년 사이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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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경영 전략회의…이번엔 분위기 다르다?
삼성전자,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이 잇따라 경영 전략회의에 나선다. 매년 열리는 회의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이를 준비하는 계열사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올해는 ‘삼성 신경영 30주년’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DX(디바이스경험)부문 전략회의를 오는 20~22일 열 예정이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 Z플립5·Z폴드5 마케팅 전략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이끄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20일 전략회의를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이후 사업 전략 등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SK그룹은 15일 경기 이천시의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등과 함께 SK그룹 최고경영진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3대 연례 회의다. 확대경영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이 참석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세운다.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관련 기업 실적이 부진한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지난달 8일부터 계열사별 상반기 전략보고회의를 열었다. LG전자 등 주요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