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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당근 내민 美 "핵무기 포기 땐 300억달러 투자"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이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 다양한 ‘당근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사안을 잘 아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하기 전날인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아랍 동맹국과 비밀 회담을 하고 이란과의 협상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이날 회담에서 나온 논의 내용에는 이란이 군 사용 핵 개발(우라늄 농축)은 포기하고 민간용 핵 프로그램만 구축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200억∼300억달러(약 27조∼40조원)를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투자 비용은 미국 정부가 아니라 아랍 동맹국이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다. 이란에 일부 제재를 해제하고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 해외 동결 자금에 이란 정부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을 독자적인 우라늄 농축 기능이 없는 민간 용도 핵 시설로 전환하고, 그 비용을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 아랍 국가가 부담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런 각종 제안이 모두 초기 단계 아이디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 역량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양보할 수 없는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CNN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핵 협상을 하루빨리 재개해 외교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이란이 협상에 응할 만한 적절한 유인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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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5% 관세' 車부품 품목 확대…한국 타격 불가피
미국 상무부가 25% 관세를 부과하는 자동차 부품 종류를 확대한다. 미국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부품사뿐 아니라 수입 부품을 활용해 미국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현대자동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도 관세 영향권에 놓였다.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은 지난 24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으로 수입될 때 25% 관세를 적용받는 자동차 부품 목록에 새로운 품목을 추가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포고문을 통해 자동차 및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무부에 관세 대상 부품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부품, 전자부품 등에 25%의 추가 관세가 5월 3일부터 적용되고 있는데 여기에 다른 부품이 추가되는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는 오는 7월 1일부터 특정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상무부는 앞으로 매년 1월, 4월, 7월, 10월 네 차례 각각 2주간 정기적으로 업계 요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상무부는 미국 제조업체나 관련 협회가 특정 부품의 관세 부과를 요청하면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4일간의 공개 의견 수렴 절차도 포함된다.관세 대상 부품이 확대되면 국내 기업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자동차 부품은 지난해 미국으로 135억달러(약 19조원)어치 수출되는 등 미국은 한국의 최대 차 부품 수출 시장이다.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 비중도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상승했다.미국으로 수출하는 부품사 가운데 60% 이상은 이미 관세 부담을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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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미국 주담대 심사 때 자산으로 인정
미국 국책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주담대를 받는 개인 자산을 평가할 때 암호화폐도 포함하기로 했다. 주담대를 받을 때 암호화폐도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연방주택금융청(FHFA)은 25일(현지시간) ‘단독주택 담보대출’ 위험을 평가할 때 대출자가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현금화하지 않고도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지시했다. 윌리엄 풀테 연방주택금융청장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부합한다”고 밝혔다.풀테 청장은 이날 공개된 지침에서 암호화폐 같은 추가 자산을 고려하는 것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대출자의 전체 재무 상황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고신용 대출자의 지속적인 주택 소유를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암호화폐는 주식과 채권 시장 밖에서 부를 쌓을 수 있는 신흥 자산”이라고 명시했다.암호화폐가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두 기관이 자산 평가 때 고려해야 할 구체적인 암호화폐를 명시하진 않았다.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주담대 시장에서 중요한 자금 공급원이다. 은행의 주담대를 ‘매출 채권’ 형태로 매입한다. 대출자 입장에서 보면 주담대 보증 기관이다. 두 기관은 보증 여부를 심사할 때 대출자의 소득과 신용점수 등 재산 상황을 평가하는 절차를 거친다.이번 지침은 암호화폐 보유분도 재산에 반영하라는 의미다. 지금까지 암호화폐는 자산 평가에서 배제됐다. 변동성, 규제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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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軍정보국 "이란 핵시설 완파 실패"…공습효과 논란
미국 국방부 내 정보당국이 벙커버스터 등을 동원한 이란 핵시설 공격의 초기 평가 결과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를 완전히 파괴하지 못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고 백악관도 “완전히 틀린 정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이틀 만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선언했지만 공습 효과를 두고 논란이 커진 것이다. ◇“핵 프로그램 6개월 늦춘 효과”CNN과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정보담당 조직인 국방정보국(DIA)이 미군 중부사령부의 ‘전투 피해(이란의 피해) 평가’를 근거로 작성한 초기 평가를 인용해 이번 폭격이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지난 21일 ‘미드나이트 해머’(한밤중의 망치)로 명명된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에 나섰다. 7대의 B-2 폭격기를 활용해 벙커버스터 14발을 투하하고 잠수함에서 30기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세 곳의 핵시설을 타격했다.하지만 CNN은 관련 내용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농축우라늄은 농축 수준을 높이면 ‘핵무기 원료’가 될 수 있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준무기급인 60% 농축우라늄을 총 408.6㎏ 비축했다고 밝혔다.CNN 취재에 응한 다른 소식통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도 대부분 보존됐다며 “DIA의 평가는 미국이 아마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파한 게 아니라) 최대 수개월 퇴보시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시설 파괴도 대부분 지상 구조물에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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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뒷마당' 중남미서 존재감 키우는 中…항만 31곳에 영향력
중국 기업이 중남미 지역에서 운영하거나 건설에 참여한 항만만 31곳에 달한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밝혔다. 중국이 미국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CSIS 보고서를 인용해 중남미 내 31개 항만이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기존에 파악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CSIS는 지적했다.보고서는 이 중 킹스턴 항만을 ‘서반구에서 가장 위험한 항만’으로 지목했다. 중국 국유기업 차이나머천츠포트가 항만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멕시코 만사니요, 베라크루스도 중국의 영향력이 큰 항만으로 분류됐다. CSIS는 “만사니요와 베라크루스 항만이 마비되면 미국 경제에 각각 하루 1억3400만달러, 6300만달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항만은 미국과의 무역량, 미국 해군 활동 빈도, 미국 군사 시설과의 거리, 전략적 요충지와의 인접성 등 다양한 항목에서 미국에 미치는 위험도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파나마 운하 항만이 중국 기업에 장악돼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홍콩계 CK허치슨은 파나마운하의 핵심 항만인 발보아 항만과 크리스토발 항만 운영권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약이 미뤄졌다. 중국 관영 매체 대공보는 이 매각 건과 관련해 “중국인을 배신한 비굴한 굴복”이라고 비난했다. 헨리 지머 CSIS 연구원은 “중국의 반응만 봐도 항만 통제권이 단순한 물류 차원을 넘어 전략적·정보적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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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디지털 격차' 키운다
인공지능(AI)이 국가 간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가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가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양분돼 국가 간 새로운 의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각각 26개, 22개의 AI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28개로 집계됐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5개), 한국과 일본(각 4개) 등이 25개 AI 센터를 뒀다. 반면 AI 센터가 없는 곳이 150개국이 넘는다.AI 데이터센터를 건설 및 운영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많고 규모가 크며 건설에만 수십억달러가 든다. 무엇보다 핵심 기술인 엔비디아 칩은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다. NYT는 이 같은 불균등한 분배가 세계를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로 나누고 있다고 꼬집었다.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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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권교체' 압박 하루 만에 이란 굴복…핵개발도 포기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정권 교체’ 압박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 세 곳을 폭격한 지 이틀 만이다. 이란이 ‘미국의 힘’에 굴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공식 휴전 시작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밝힌 휴전안에 따르면 먼저 이란이 마지막 공격을 마친 뒤 12시간 휴전을 시작한다. 이후 이스라엘이 12시간 휴전을 이어간다. 휴전 기간에 공격이 없으면 양측이 동시에 휴전에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휴전 사실을 알린 시각을 기준으로 하면 양측 모두의 휴전이 시작되는 시각은 25일 오후 1시께로 예상된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휴전에 동의한다”며 “(휴전안) 위반 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도 이스라엘을 향한 막판 공습 이후에 “휴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핵심 핵무기 시설까지 공격당한 이란이 휴전에 나선 건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한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초기부터 “우리는 정전이 아니라 이란이 핵 야망을 완전히 포기하는 ‘진짜 끝’을 원한다”고 못 박았다. 휴전 발표 전날에는 이란의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노골적인 정권 교체 위협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런 위협은 이란 지도부에 체제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시작 직후 수도 테헤란 인근에 있는 지하 벙커로 은신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암살 위협을 받는 상황도 이란의 휴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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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美기지에 미사일 쏘겠다"…이란, 사전 통보후 발사
이란이 미군의 핵시설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14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사전 통보했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상징적 수준의 보복을 통해 확전을 피하려는 일종의 ‘약속 대련’을 한 것이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 14발을 발사했다. 이 기지는 중동 내 미군 기지 중 전략적 중요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이란 측은 “미국의 공습에 사용된 벙커버스터와 동일한 수의 미사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이란 국가안전보장최고회의(SNSC)는 “보복 강도를 정밀하게 조율했다”며 “카타르와 그 국민에게는 어떤 피해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SNSC와 군 통합지휘부의 공동 지휘 아래 IRGC가 수행했다.미국 측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사일 14기 중 13기가 요격됐으며, 1발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에 그냥 뒀다”며 “미국인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이란이 사전에 알려준 덕분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그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카타르 정부가 공격 계획을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다만 공격을 받은 카타르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직접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도 “카타르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비판했다.이란은 이번 작전에 &l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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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 비트코인, 중동 포화에 휘청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10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다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2일 오후 11시15분께 10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낙폭을 키우며 23일 오전 5시20분께 9만8467달러로 주저앉았다. 미국의 공습 후 이란의 보복과 미국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아래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비트코인 가격은 다소 반등해 오전 7시께부터 다시 10만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지만 최근 1주일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고관세 정책 여파로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상승하면서 “안전자산 면모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의 하락세로 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선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제도 변화 등 특정 상황에서만 안전자산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안전자산 대표주자인 금은 반대로 움직였다. 국제 금 현물가격은 이날 오전 7시께 트로이온스당 3388.96달러까지 올랐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인 15일 사상 최고가(3500.1달러)에 근접한 3444.26달러를 찍은 이후에도 3300달러 이상에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금값은 4월 급등한 뒤 한 달여간 조정받으며 지난달 중순 310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중동 위기와 더불어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미 달러와 국채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금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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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보복 예고에…뉴욕 '9·11 악몽'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 이후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당국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내 테러 위협을 경고하고 나섰다.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이란과의 갈등으로 미국에서 위협 수준이 높아진 상태”라며 “친이란 해커가 미국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저강도 사이버 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란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조직이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란은 2020년 1월 자국 군사 지휘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계속 표적으로 삼아왔다”며 “이란 지도부가 미국 내 목표에 보복 폭력을 촉구하는 종교적 선언을 하면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이 자발적으로 폭력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미국 내 테러 사건 다수는 반유대주의 혹은 반이스라엘 정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재 이스라엘·이란 갈등은 추가적인 테러 계획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국토안보부는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고 지역 당국 및 정보기관과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며 의심스러운 행동을 포착하는 즉시 신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전국 테러주의 경보 시스템(NTAS)도 “폭력적 극단주의자나 증오 범죄 집단이 보복 목적으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2001년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WTC)가 붕괴한 뉴욕은 ‘최고 경계 상태’에 들어갔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미국의 이란 핵 시설 폭격 이후 뉴욕시가 종교·문화·외교 관련 주요 시설에 경찰 배치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뉴욕시 대중교통청(MTA)과 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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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봉쇄 조짐에 전운 감도는 호르무즈…美 "자멸 행위"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방안은 ‘벼랑 끝 전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국 경제 동맥을 스스로 끊는 자해 조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과거에도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호르무즈 봉쇄’ 거론한 이란이란 의회(마즐리스)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직후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다만 이는 최종 결정은 아니다. 해협 봉쇄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SNSC)에 있다. 이란의 각종 분쟁과 안보, 외교 사안 등에 대한 결정은 대부분 이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회의 결정은 최고지도자 재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결국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부는 하메네이의 손에 달려 있다.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주요 석유 수송로이자 ‘병목 지점’이다. 길이 약 160㎞에 폭은 가장 좁은 곳 기준으로 50㎞ 정도에 불과하다.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량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이다.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운송량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세계 석유 소비량의 20% 통과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대부분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향한다. 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거친다고 분석했다. 이런 호르무즈해협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해협 봉쇄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협할 회심의 반격 카드로 꼽힌다.하지만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이란에도 직격탄이다. 이란은 미국 제재로 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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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견제 내걸고…'러 앞마당' 중앙亞 휘젓는 시진핑
중국이 중앙아시아 5개국과 ‘영구적 선린 우호 및 협력 조약’을 체결하며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앙아시아 정상들과 무역, 광업, 농업 부문에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같은 시기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견제하며 중앙아시아에서 세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통적 영향권을 침해당한 러시아의 심기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앙亞서 입지 다지는 中시 주석은 지난 1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2차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영구적 선린 우호 및 협력 조약’을 맺었다. 무역, 에너지,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이는 2023년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 1차 정상회의에 이은 두 번째 회의로, G7 정상회의 개최 시기와 겹쳐 사실상 G7을 견제하려는 ‘세몰이 외교’라는 해석이 나온다.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공개 석상에서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관세 전쟁과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패권주의는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며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국제 정의를 수호하고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를 반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중국은 이들과 경제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 교역액은 올해 1~5월 기준 2864억2000만위안(약 395억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15억위안(약 2억890만달러) 규모 무상 원조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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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英과 첫 무역협정 체결…영국산 車 10만대에 관세 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뒤 개별 국가와 협정을 최종 타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지난달 8일 전화 통화에서 기본 합의를 도출한 데 이어 이날 서명을 통해 협상 절차를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우리는 방금 협정문에 서명했고 끝났다. 우리의 관계는 환상적”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도 “이번 협정은 자동차와 항공 우주 분야에 적용되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말했다.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미·영 경제 번영 협정’을 공개했다. 협정문을 보면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연간 10만 대 규모로 쿼터(할당량)를 설정하고 10%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이 외국산 차량에 부과하는 25% 관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는 기존 25% 관세가 당분간 유지된다. 다만 영국이 공급망 보안 및 생산시설 소유권과 관련한 미국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려 노력하는 조건으로 영국산 철강·알루미늄 등에 ‘최혜국 대우’ 관세율을 적용하도록 할당량을 신속하게 설정하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대부분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최혜국 대우 관세율이 0%인 점을 보면 쿼터 물량에 한해 관세를 면제해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부가 브리티시스틸의 실질적 통제권을 확보했지만 법적 소유주는 여전히 중국 징예그룹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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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에 "중국산 부품 줄여라"…공급망 재편 속도
미국이 베트남에서 조립해 자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중국산 기술 의존도를 줄이도록 베트남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무기로 본격적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로이터통신은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베트남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중국산 부품·기술 사용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은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핵심 생산 기지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상당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어 이번 협상의 쟁점으로 부상했다.지난해 중국은 베트남에 전자부품, 컴퓨터, 휴대폰 등 기술 제품을 약 440억달러어치 수출했다. 이는 중국의 전체 베트남 수출 중 약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베트남이 중국산 첨단 기술 의존도를 낮추길 원한다”며 “이는 중국 부품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베트남산 제품에 최고 46%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둔 베트남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관세 부과 시한인 7월 8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양국 간 최종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이르면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베트남 정부도 현지 부품 조달 확대를 위해 기업과 협의하고 있지만 기술 확보와 전환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현지 공급망 전문가인 카를로 치안도네는 “베트남은 공급망 규모와 정교함 측면에서 중국보다 15~20년 뒤처져 있다”고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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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잉, 中 항공사에…여객기 인도 재개
미·중 관세 전쟁으로 중단된 미국 보잉 여객기의 중국 항공사 인도가 재개됐다. 양국 무역 휴전 합의 이후 처음이다.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보잉은 14일(현지시간) 중국 지샹항공에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인도했다. 이 항공기는 전날 미국 시애틀 북부 페인필드공항을 이륙해 중국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관세 전쟁 이후 미국 본사에서 중국 항공사로 처음 인도하는 것이다.지난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항공사들은 당국 지시에 따라 같은 달 중순부터 보잉 항공기 인수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중이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무역 휴전에 합의하면서 인도 재개가 가능해졌다.보잉과 중국 항공사 간 인도 재개 움직임은 최근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달 9일에는 중국 샤먼항공이 주문한 단·중거리용 여객기 보잉 737맥스 항공기 한 대가 저장성 저우산 보잉 완성센터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원래 4월 미국 시애틀로 회송된 기체다. 최근 인도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기종이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확인돼 보잉 경영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지만 중국 인도 재개를 계기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이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