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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닛산 '배터리 동맹'…캐즘 뚫고 실적 반등하나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전기자동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맞서 경쟁사와 협력하거나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배터리 공장을 일본 닛산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전기차 투자액을 줄이고 캐나다 공장 건설도 연기하기로 했다. ◇포드, 닛산과 배터리 공장 공유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 켄터키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닛산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SJ는 “곧 가동 예정인 배터리 공장에서 닛산에 공급할 배터리도 함께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포드가 2021년 한국 SK온과 합작해 설립한 블루오벌SK의 생산시설이다.포드 전용으로 설계된 이 공장이 외부에 개방되는 건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부문에서 50억달러(약 6조93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전망된다. 포드는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고율 관세로 연간 15억달러(약 2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철회했다.포드는 닛산과 협력해 실적 악화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 감소로 생긴 배터리 공장의 유휴 시설을 경쟁사에 제공해 관련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닛산은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여 관세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닛산은 최근 2만 명을 감원했다. 일본 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도 철회하는 등 캐즘에 대응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미국 현지에서 필수 부품 조달을 늘려 고율 관세와 보조금 요건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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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테무·쉬인 겨냥…저가 소포에 수수료
유럽연합(EU)이 역외에서 들어오는 ‘저가 소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겨냥한 조치다.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20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저가 소포당 2유로(약 31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수수료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수료가 매겨질 소포 가격 기준은 미정이다.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전자상거래 단속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EU로 들어오는 해외 전자상거래 제품에 ‘취급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후 회원국 의견을 수렴해 수수료를 2유로로 확정한 것이다. EU는 150유로 미만의 저가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EU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알리바바,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타깃이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지난해 22유로를 넘지 않는 소포가 약 46억 개, 하루 평균 1200만 개씩 EU로 유입됐다. 해당 물량의 91%는 중국산이었다.미국도 이달 2일 중국에서 들어오는 800달러(약 111만원) 미만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했다. 중국에서 발송된 800달러 미만 소포는 물건 가격의 54%를 관세로 내거나 100달러의 고정 수수료를 내야 한다.멕시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도 올 1분기에 수입품 면세 제도를 폐지하거나 관련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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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추가 수주 유력"…두산에너빌 신고가
원전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발(發)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와 맞물려 원전 기업의 해외 수주 기대가 커져서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5.11% 급등한 3만910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주일간 주가 상승률은 31.87%에 달했다.두산에너빌리티 시가총액은 약 25조원으로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기업 중 13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말 21위였는데 이달 들어 여덟 계단 뛰어올랐다. 1주일간 비에이치아이 주가는 23.03% 올랐고 우진(15.73%) 현대건설(12.53%) 등도 마찬가지였다. ‘HANARO 원자력iSelect’(14.39%), ‘ACE 원자력테마딥서치’(11.96%) 등 원자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1주일 새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최근 원전주가 각광받은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전 강화 정책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자력발전 용량을 지금의 네 배로 늘리기 위한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100GW 수준인 원전 발전 용량을 2050년엔 400GW로 늘릴 방침이다. 여기에 원자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독일이 최근 입장을 바꿨다.AI산업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원자력발전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발전 용량은 2023년 말 372GW에서 2050년 950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수주 기대도 커졌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해외 빅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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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과 통화했지만…우크라 휴전은 '산 넘어 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 시간가량 통화했지만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간극만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가 매우 잘됐다고 믿는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의 통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다.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화가 진전될 것이란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 후 기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근본 원인 제거’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괴뢰 정부로 교체하고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중립을 보장받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러시아는 휴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러시아군이 점령한 크림반도를 비롯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영토를 요구하고 있다.우크라이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비현실적인 요구를 밀어붙인다면 전쟁을 질질 끌겠다는 의미”라며 “미국과 유럽, 세계는 추가 제재를 포함한 응분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양국은 협상 사전 조건부터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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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보유액…中, 189억달러 줄였다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 순위에서 영국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2019년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6년 만에 영국에 2위 자리까지 내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채 보유 축소를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하고 있다.18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외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총 9조495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의 보유액은 7654억달러로 전월보다 189억달러 줄었다. 1~2월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3월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로써 중국은 3위로 밀려났으며, 영국(7793억달러)이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일본으로 1조1308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1258억달러로 18위였다.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2013년 11월 1조3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 말 1조1840억달러에서 2018년 말 1조1240억달러로 줄었고, 2022년 말에는 8670억달러로 떨어졌다. 2023년 말에는 8160억달러로 감소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 감소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이은 또 다른 경고음이라고 분석했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나티시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미국 국채를 매각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 신호”라며 “이런 경고는 수년 전부터 있었으며 미국은 진작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통계가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말 기준 수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래드 세터 미국외교협회(CFR)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채권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단축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지난 6주간 중국의 비축량에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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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부채 50,000,000,000,000,000…'셀 아메리카' 부채질하나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국가 부채 증가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자국 국채와 달러화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를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 증가할 일만 남은 美 연방 부채이번 무디스 조치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은 Aaa에서 Aa1으로 낮아졌다. 오스트리아, 핀란드와 같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지난 10여 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 재정적자로 급격히 증가해왔다”며 “이 기간 연방 재정지출은 늘어난 반면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국가 부채는 현재 36조2200억달러(약 5경740조원)에 달한다. 2004회계연도만 해도 국가부채가 7조3000억달러대였는데 20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정부 재정수입보다 재정지출이 컸기 때문이다. 연방정부가 2001년 이후 매년 재정적자를 기록해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2016년부터는 사회보장제도, 의료 서비스, 이자 지급에 들어가는 돈이 재정 수입보다 빠르게 늘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출이 급증했다. 국가 부채는 미국 경제 규모의 1.2배에 달한다.문제는 앞으로도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를 공약하면서다. 감세로 줄어드는 수입을 관세로 충당하고 지출을 절감하면 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지만 시장에선 쉽게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 미국 국채 매도 이어지나무디스는 그동안 3대 국제신용평가회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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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리바바 AI 제휴…엔비디아는 中에 R&D센터
애플이 중국 알리바바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제휴에 나섰다. 미국 기업이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워싱턴DC 정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뉴욕타임스(NYT)는 18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애플의 알리바바와 AI 협력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관계자들은 애플 임원과 만나 협력 조건, 데이터 공유 범위, 중국 규제당국과의 법률 계약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AI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기업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돕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레고리 앨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AI센터 소장은 “애플과 알리바바 협력은 미국 정부의 초당적 중국 AI 견제 노력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엔비디아는 상하이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상하이 시장과 만나 중국 고객 요구에 맞춘 기술 개발을 논의했다. 지식재산권 이전 등 법적 민감성 때문에 핵심 설계와 생산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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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협상 끝나자 우크라 드론 공격…트럼프 "푸틴과 통화할 것"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이 결렬된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해 최소 13명이 숨졌다.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연쇄 통화를 예고하며 ‘중재 외교’에 다시 나섰다.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크림반도 등에서 사히드형 자폭 드론 62기를 발진시켰다. 우크라이나는 이 중 36기를 격추했지만 나머지는 수미, 오데사, 하르키우 등 민간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을 가해 큰 피해를 남겼다. 수미주 빌로필랴에서는 여객버스를 직격한 드론 공격으로 9명이 사망했고, 오데사에서는 인프라 공격으로 다수의 주택과 차량이 파손됐다.이번 공습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불참한 채 실무급 대표단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고위급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후 발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와 대화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휴전과 관해) 반드시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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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N 수익률 톱10 '지각변동'
이달 수익률 상위 10개 상장지수증권(ETN) 가운데 8개가 특정 업종을 추종하는 주식형 ETN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편입종목을 5개 이하로 줄인 미국 인공지능(AI)·빅테크 관련 ETN의 성적이 뛰어났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 ETN 378개 중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 레버리지 미국 AI TOP3 ETN’이 차지했다. 수익률은 32.14%다. ‘미래에셋 2X 미국 테크&반도체 TOP3 ETN’(30.55%), ‘KB 레버리지 FANG 플러스 ETN(H)’(20.54%), ‘N2 월간 레버리지 방위산업 Top5 ETN’(20.42%) 등도 수익률이 높았다. 나스닥100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는 ETN 두 개를 제외한 1~10위 상품이 모두 국내외 AI·반도체 또는 방산 관련 ETN이었다.ETN 시장에서 그동안 업종 기반 상품은 원자재 관련 상품과 비교해 주목받지 못했다. 많은 투자자가 원자재처럼 변동성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수단으로 ETN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작년부터 증권사들이 편입 종목을 5개 이하로 좁힌 업종 주식형 ETN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특정 종목 비중을 키워 투자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수익률 1위 상품인 미래에셋 레버리지 미국 AI TOP3 ETN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세 종목만 추종한다. 이달 엔비디아 주가가 23.79% 치솟으면서 성과도 돋보였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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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빠진 러·우크라 휴전협상, 실무 회담도 '안갯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3년 만에 추진한 첫 직접 협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릴 예정이던 회담은 양국 정상이 불참하는 것은 물론 실무 협상 일정도 하루 연기됐다. 실질적인 휴전 논의는커녕 정치적 기 싸움으로 흘러가자 ‘김빠진 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실무 협상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도착 지연으로 하루 미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한 뒤 “대표단이 16일 이스탄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협상의 출발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15일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역제안하자 푸틴 대통령은 차관·국장급 인사로 구성된 대표단만 파견하며 거리를 뒀고, 결국 우크라이나도 실무진만 보내기로 했다.러시아 측 협상단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측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이끈다. 하지만 협상 시작 전부터 설전이 오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대표단을 “장식용”이라고 깎아내렸고, 러시아는 “광대 같은 발언”이라고 맞받았다.휴전 방식에 대한 입장 차도 뚜렷하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안’ 이행을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2022년 협상안의 연장선상에서 “장기적 평화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이 협상안은 당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사실상 항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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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리아 제재 13년 만에 해제
미국이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시리아에 부과한 모든 제재를 13년 만에 해제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흐마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번 제재 해제는 시리아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번 회담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동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다.미국은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해 학살 등 인권 탄압 논란이 일자 이듬해 시리아와 단교했다. 시리아를 장악한 알아사드 정권에는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 수출 통제, 대테러 제재 등을 가했다.미국의 제재 해제는 시리아 정국 변화 때문이다. 시리아 과도정부 실권자인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지난해 알아사드를 몰아내고 13년여간 이어진 내전을 끝냈다. 알아사드는 이란과 러시아의 후원을 받으며 중동에서 반미 군사연대 일원 역할을 했다. 새 정부는 친서방·친아랍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제재 해제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양국 정상의 만남은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난 후 25년 만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샤라 대통령에게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국교 정상화 협정)에 서명하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샤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회사가 시리아의 석유, 가스 분야에 투자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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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젤렌스키·푸틴, 이스탄불서 담판 짓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발발 3년여 만에 처음으로 평화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미국이 중재자로 나선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자 간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협상은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이뤄진다. 미국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담당 특사가 협상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목요일(15일) 푸틴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참석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참석을 요청했다”며 “그가 자리한다면 푸틴 대통령 참석에 추가적인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동을 순방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참석자 명단을 발표하겠다”며 푸틴 대통령 참석 여부에 관해 즉답을 피했다.이번 협상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일 ‘이스탄불 회담’을 제안한 게 발단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 전날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 4개국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30일 휴전’을 요구한 직후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당시 유럽 정상은 “지금이 전쟁을 멈출 마지막 기회”라며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면 새로운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유럽 압박에 맞서 회담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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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 공포'에 쇼크 상태…Fed, 10월에 금리 내릴 것"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네이선 시츠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경제 둔화와 인플레이션 중에 둔화 위험이 더 장기적이고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여름에 인내심을 가지고 경제 상황을 지켜본 뒤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경제, 소폭 마이너스 될 수도”그는 “9월 금리 인하도 가능성은 있지만 확신할 순 없다”며 “9월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하려면 매우 급격한 경기 위축이 나타나야 하는데 미국 경제는 여전히 탄탄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가 악화하고 있지만 실물 지표인 소비 지출은 상당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그는 미국 경제는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점차 쌓이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 둔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부과 전에 앞당겨 소비하고 하반기엔 지출을 아낄 것으로 내다봤다.시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소비와 노동시장이 함께 악영향을 주고받는 “역(逆)스파이럴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보복성 소비와 노동력 부족이 겹치며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올랐는데, 올해는 이와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가 둔화하고 기업이 그 영향을 받아 임금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설명이다.그는 “현재로선 미국의 하반기 평균 경제성장률을 대략 0%로 보고 있다”며 “어쩌면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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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순방지는 '중동'…이스라엘은 빠졌다
집권 2기 첫 번째 공식 순방지로 중동을 선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13일 도착해 본격적인 순방 일정에 나섰다. 미국의 주요 동맹인 이스라엘이 순방 대상에서 제외돼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외교 기조가 바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우디에 도착해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순방은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으로, 외교 전략보다 경제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핵심 우방국인 이스라엘이 순방 대상에서 제외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동 외교 기조에 균열이 생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말기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하며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수교를 이끌어냈다. 당시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국교 수립이 후속 과제로 거론됐지만 이번 순방에서는 의제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외교가에선 “하마스와의 전면전, 이란 핵협상 병행 등으로 이른바 ‘빅딜’ 외교가 전면에 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1조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경제 협력 성과를 도출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일가의 중동 지역 사업도 이번 순방 배경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 기업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사우디 부동산 개발업체와 UAE 정부 계열 암호화폐 기업, 카타르 국부펀드 등이 지원하는 골프장·주택단지 프로젝트 등 총 6건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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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관세' 피해 무차별 확산에…美·中 이틀만에 '속전속결 담판'
미국과 중국이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발표한 협상 결과는 지난 수개월간의 미·중 관세 전쟁이 일단락됐음을 뜻한다. 양국은 ‘무역 단절’ 수준으로 끌어올린 초고율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미국은 펜타닐 관세 20%와 기본관세 10%만 남기기로 했고, 중국도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부과한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 조치는 14일부터 최소 90일 이상 적용된다. ◇이틀 협상으로 “완전한 재설정”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SNS에 양국이 “큰 진전을 이뤘다”며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완전한 재설정 협상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국이 실제로 ‘빅딜’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중국 측은 이번 회담에 임하는 과정에서도 협상을 가장한 협박에 결코 응하지 않겠다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반면 미국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6일 스위스 회담 계획을 공개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는 표현을 쓰지 않고, 관세라는 말조차 많이 사용하지 않으며 “이번 회담은 무역협상 자체보다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틀간의 협상에서 양국은 예상보다 빠른 진전을 이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네바에서 진행된 협상은 10일 10시간, 11일 수시간에 그쳤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1일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합의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은 아마도 양국 간 차이가 생각한 것처럼 크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중국 측도 협상 뒤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허리펑 부총리는 &ld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