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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감원 "보험사 회계 오류" vs 업계 "기업 자율 무시"
보험업계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보험사마다 서로 다르게 회계처리를 해온 사안을 “하나로 통일하라”고 지시해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보험사와 회계법인은 “기업의 자율을 존중하는 IFRS17 원칙을 무시한 ‘규제 만능주의’가 반복됐다”고 반발했다. 반면 금감원은 “IFRS17 기준서에 따라 판단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보험사 회계처리에 추가적인 개입 의사를 시사하며 IFRS17을 둘러싼 혼란이 한층 확산할 전망이다.“금감원이 기업 자율 무시”IFRS는 ‘기업이 자신의 경제적 실질을 가장 잘 안다’는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기업과 회계 전문가들이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판단했다면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회계처리도 인정한다. IFRS17이 도입된 후 보험사들이 서로 다른 회계처리 방식을 쓴 이유다.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소멸계약 회계처리’ 이슈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을 유사계약군끼리 묶어 관리하고 있는데, 계약집합에서 발생한 금리 변동 효과를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한다. 이때 계약집합 가운데 일부 계약이 해약, 사망 등으로 소멸하면 보험사들은 남아 있는 기타포괄손익을 당기손익으로 즉시 인식하거나(A안), 계약집합의 듀레이션(만기)에 걸쳐 나눠 반영했다(B안). 최종적인 합산 이익은 A안과 B안이 동일하다.보험사들은 회계법인 등의 자문을 통해 각자 상황에 맞는 회계처리 방식을 썼다. 삼성생명(A안)과 삼성화재(B안)도 서로 다르게 회계처리를 해왔다. 삼성생명은 작년까지 A안으로 회계처리를 했지만 올 1분기부터는 B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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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쓸어담는 외국인…올 상반기 '역대 최대' 순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주를 사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투자 순매수 규모가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상장주 총 22조88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금감원이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반기 기준 가장 큰 규모다.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증권(ETN) 등은 제외한 결제 기준 수치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상장주식을 2조898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전월(1조5290억원 순매수)에 비해 약 1.8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 3월(5조1020억원 순매수)에 비해서는 약 43% 적다. 외국인은 작년 11월 이후 8개월 연속 국내 주식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 1조9490억원, 코스닥시장 9490억원만큼을 순매수했다. 미국·영국투자자가 순매수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들어 미국 투자자는 국내 상장주를 13조6910억원 규모로, 영국 투자자는 10조972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싱가포르 등의 외국인 투자자는 올들어 국내 상장주를 순매도했다. 지난달엔 미국(2조1110억원), 룩셈부르크(1조370억원), 영국(5680억원) 순으로 순매수세가 강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투자자는 2조87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량은 859조2000억원 규모로 시총의 30% 수준이다. 전월대비 67조9000억원가량 보유량이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시가총액 비중은 작년 말(27.4%)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상장채권은 1조450억원만큼을 순회수했다. 3개월만에 순회수 전환했다. 상장채권 4조371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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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파두 뻥튀기 상장’ SK하이닉스 2차 압수수색
‘뻥튀기 상장’ 의혹을 받는 파두를 수사하는 금융감독원이 파두의 거래처인 SK하이닉스에 대해 2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4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서울 중구 소재 SK하이닉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파두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4월 이후 경기 이천에 있는 본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이번 수색 과정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된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두 내부 자료와 대조해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파두의 최대 거래처였다.파두는 지난해 8월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파두의 2023년 연간 매출 추정치는 1203억원이었다. 그런데 상장 이후 2분기에 매출 5900만원, 3분기에 매출 3억2000만원에 그치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졌다. 파두가 부진한 매출을 감추고 상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3월에는 파두의 기업공개(IPO)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거래소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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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PF 부실 틀어막자 '이자+α' 요구…'깜깜이 수수료' 논란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틀어막았던 시기에 일부 금융기관이 만기 연장 대가로 높은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순위 대출기관 지위를 내세워 연장 대가로 다른 대출기관 모르게 고액 수수료를 받아낸 것이다. 이런 사실이 사업장 공매 처분 과정에서 뒤늦게 수면 위로 불거졌다. 연장 수수료만큼 손실이 커지는 중순위·후순위 대출기관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부실 PF 사업장 처분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주단 사이에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장 대가로 연 7% 이자에 9% 수수료 붙여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캐피탈사로 구성된 서울 강남구 역삼동 832-21 일대 사업장 중순위 대주단은 최근 대리금융기관 KB증권과 신탁회사 KB부동산신탁을 상대로 ‘공매 배당금 정산 관련 업무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 사업장은 공매로 넘어간 뒤 KT에스테이트와 라살자산운용이 1550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들이 조만간 잔금을 치르면 선순위 지위를 갖는 메리츠부터 자금을 분배받는다. 중순위 대주단은 선순위 대주단이 연장 수수료에 해당하는 72억원은 받아가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탁사가 선순위 대주단에 수수료를 분배하게 되면 부당이익 반환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중순위 대주단은 선순위인 메리츠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이 브릿지론을 연장해줄 때마다 연장 수수료 명목으로 3%씩 받아가고 있었단 사실을 공매 낙찰 후에야 인지했다. 차주인 시행사는 브릿지론을 세 차례 연장하며 선순위 대주단에 연장 수수료로 총 72억원(대출금의 9%)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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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공시 쏟아졌던 이 제도, 내년 하반기부턴 금융 상장사도 적용
기업이 재무정보를 전산언어로 입력해 공시하는 체계인 확장 국제표준전산언어(XBRL)가 내년 반기보고서부터 금융업 상장법인에도 적용된다. 기업들은 도입을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연간 사업보고서에 XBRL 주석 공시를 처음으로 시작한 상장사 156개사 중 4분의 1이상인 42개사가 대거 '정정공시 대란'을 겪은 전례가 있어서다. 1일 금융감독원은 금융업 상장법인 중 개별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곳에 대해 2025년 반기보고서부터 XBRL 주석 재무공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에 상장한 금융업 상장법인 중 자산총액 10조원이 넘는 법인은 내년 8월 제출하는 반기보고서부터 재무제표를 본문과 주석까지 XBRL로 작성해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에 해당하는 금융사는 작년 결산 기준 27개사다.금감원은 개별자산총액 2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금융사(작년 결산 기준 14개사)에 대해선 2026년 8월 제출하는 2026년도 반기보고서부터, 2조원 미만 금융사(작년 결산 기준 93개사)에는 2027년 8월 제출하는 2027년도 반기보고서부터 XBRL 주석 재무공시를 적용할 방침이다. 금감원과 유관기관 등의 지원 인력, 회계법인 가용 상황 등을 고려해 자산규모별 그룹을 나눠 단계적으로 제도를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날 주요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 비상장법인에 대해서도 XBRL 주석 재무공시를 도입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금융업 비상장법인은 기존엔 재무제표 본문에 대해서만 XBRL을 쓰고 있다. 금감원은 "주요 은행 등 금융업 비상장법인에 대해선 금융업 상장법인의 XBRL 주석 재무공시가 안착된 이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XBRL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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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좀비 사업장' 정리…만기 연장 까다로워진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이 까다로워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7일 은행연합회 등 11개 협회·중앙회 및 7개 관계기관과 PF 대주단 상설협의회를 열고 PF 대주단 협약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만기 연장이나 이자 유예에 기댄 ‘좀비 사업장’을 빠르게 정리하기 위한 조치다.만기 연장 의결 기준을 종전 ‘3분의 2(66.7%) 이상 찬성’에서 ‘4분의 3(75%) 이상’으로 높였다. 2회 이상 만기 연장 시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의 사업성 평가가 의무화된다.이자 유예는 원칙적으로 기존에 발생한 연체 이자를 상환한 경우에만 허용한다. 연체이자를 50% 이상 상환하고 잔여 연체금의 상환 일정을 제출하면 이자 유예를 결정할 수 있다.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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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수율 떨어지면 충당부채 높여야…올해 비상장법인 중점 점검분야는
회계 감사인들은 올해 비상장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해 충당·우발부채, 무형자산, 수익인식의 회계 처리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따져볼 전망이다. 25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24회계연도 비상장회사의 재무제표 중점 점검분야를 충당부채·우발부채, 무형자산, 수익인식, 유동·비유동 분류라고 발표했다. 각 분야의 분류, 회계처리, 공시 등의 적정성을 주로 점검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매년 경제 이슈와 주요 지적사례 등을 추린 뒤 내외부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를 거쳐 중점 심사분야를 선정해 사전 예고한다. 회사와 감사인이 주요 이슈에 대해 회계 오류를 내거나 신중하지 못한 회계처리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공회는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243사에 대해 15개 중점 점검 이슈를 심사해 회계처리 위반사항이 발견된 24사(10%)에 대해 조치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이날 충당부채·우발부채 회계처리와 관련해 판매 후 품질보증, 손실부담계약, 손해배상소송 등 각종 소송 등에 대한 지출 예상비용을 면밀히 반영하라고 조언했다. 관련해 자원의 유출 가능성이 높거나 이행에 소요되는 금액을 신뢰성있게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엔 충당부채로 인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공회는 충당부채의 변동성, 매출액 대비 충당부채의 비율, 회사의 타법인 지급보증이 자산규모에 비해 큰 회사 등을 심사대상회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한공회는 영업권과 개발비 등 무형자산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주관적 추정 단계에서 자산 규모를 과도하게 추산하거나 손상을 미인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한공회는 "무형자산은 식별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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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파산 땐 코인 다 못 돌려받는다
다음달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더라도 가상자산거래소가 파산했을 때 투자자가 사들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소가 의무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대상에 현금인 예치금만 포함돼서다. 금융당국은 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건전성 점검에 나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를 포함한 가상자산 사업자의 경영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코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가상자산 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했다. 2013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가 처음으로 설립된 뒤 11년 만에 관련 법이 생긴 것이다.이 법은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매매하기 위해 거래소에 예치한 현금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거래소는 이용자의 예치금을 자체 보관하지 않고 은행에 보관해야 한다. 거래소가 파산하더라도 누구도 이 예치금을 상계(채권·채무를 소멸)하거나 압류할 수 없다. 파산 시 관리기관인 은행은 이용자에게 예치금을 우선 지급해야 한다.하지만 투자자가 거래소를 통해 사들인 가상자산은 예치금보다 보호 수준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이 시행되더라도 거래소는 투자자의 가상자산을 제3의 기관에 별도로 보관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자체 지갑(가상자산 보관 장치)에 보관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래소 소유의 가상자산과 분리하고, 해킹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인터넷과 단절된 지갑에 보관하기만 하면 된다.압류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고, 가상자산을 투자자에게 우선적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거래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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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조사 중 불공정거래 222건…불법공매도 엄정 대응"
금융감독당국이 주가조작(시세조종)을 비롯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222건을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올초(174건) 대비 약 27.5% 늘었다. "조사 중인 불공정거래 사건 222건"24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검찰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올들어 제1차 불공정거래 조사·심리기관협의회(조심협)를 열고 불공정거래 관련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조심협은 조사 기능을 맡은 금융위·금감원, 심리 기능을 가진 거래소, 수사기관인 검찰 등이 불공정거래 협력 대응을 위해 구성한 협의체다. 작년 2월 출범했다. 조심혐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이 조사중인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은 지난달 기준 222건으로 집계됐다. 전달(211건)에 비해 10건 늘었다. 지난달엔 9건에 대해 조사를 마쳤고 20건은 신규 착수했다.같은 기간 한국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징후 21건에 대해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는 올들어 시장감시 과정에서 포착된 불공정거래 징후에 대해 월평균 약 17건을 심리하고 있다. 기업 대표가 직접 허위사실 유포해 주식 매도…'검찰 고발'이날 조심협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주요 불공정거래 조치사례를 발표했다. 비상장사인 A사의 대표이사 B씨는 상장사인 C사와 유상증자 참여, 양사간 제품 공동 개발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C사의 미공개 정보를 지인 D씨에게 전달해 주식매매에 이용하도록 도운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C사의 직원 E씨는 일하던 중 같은 정보를 취득해 정보가 공개되기 전 C사 주식을 매수하기도 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B, D, E씨를 각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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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PF 연쇄부실 뇌관 될라…'부동산 신탁' 대수술
신용도가 낮은 지방·중소 건설사의 사업에 부동산 신탁사가 연대 보증을 서주는 ‘책임준공확약 관리형 토지신탁’(책준형 신탁)의 건전성 관련 규정이 크게 까다로워진다. 책준형 신탁은 지난 수년간 신탁사의 주요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 부실을 신탁사로 전이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쇄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결국 정부가 수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23일 금융당국 안팎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신탁사의 책준형 신탁 건전성 기준 강화안을 올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책준형 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위험값 산정 기준을 차입형 신탁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책준형 신탁과 차입형 개발신탁의 총합이 신탁사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총량 규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책준형 신탁은 신용도가 낮은 시공사가 PF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부동산 신탁사가 사업 위험을 분담하는 신탁 상품을 뜻한다. 신탁사가 대주단에 “약속한 일정 내에 사업장이 완공될 것”이라고 확약을 제공하는 형태다. 만일 사업장이 제때 준공되지 않으면 신탁사가 대주단에 준공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 시공사의 부실이 신탁사에 그대로 옮겨지는 구조다.책준형 신탁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 신탁사들은 한동안 사업 몸집 줄이기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더라도 일정 한도 이상으로 사업을 키울 수 없게 된다. 건설업계에선 이 같은 조치가 이미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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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별도등록' 폐지하자…외인 계좌개설 2.5배로 증가
정부가 해묵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한 지 6개월만에 외국인 투자자의 신규 계좌 개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36개 증권사와 은행에 새로 만든 국내 계좌는 총 1312개로 집계됐다. 월평균 262.4건이 새로 생긴 셈이다. 작년(월평균 105건)의 약 2.5배 수준이다. 이달들어 지난 12일까지는 외국인 계좌 120건이 신규개설됐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한 작년 12월15일 이후 지난 12일까지 약 6개월간 신설된 외국인 계좌는 총 1432건이었다. 이중 법인이 1216개를, 개인이 216개를 새로 틀었다. 작년 12월 이전엔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이나 채권 등 상장증권에 투자하기 전에 금융감독원에 별도로 인적사항을 등록해 투자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했다. 이 제도는 상장주에 대한 외국인 한도를 관리하기 위해 1992년 도입됐으나 외국인 한도 제한이 1998년 원칙적으로 폐지된 이후에도 약 30년간 유지됐다. 등록에 시간이 소요되고 필요 서류도 많아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 이후부터는 법인이 LEI(법인부여표준화 ID)를, 개인은 여권번호를 활용해 증권사에서 계좌 개설을 할 수 있다. 기존에 투자자 등록을 한 외국인은 기존 투자등록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김소영 금융위원장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이후 계좌 개설이 편리해짐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계좌 개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데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위는 등록제 폐지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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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마른 'IPO 대어'…지난달 주식 발행액 70% 급감
대형 기업공개(IPO) 가뭄 여파로 주식과 회사채 발행 실적이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들의 주식과 회사채 총발행액은 21조1783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4649억원 줄었다. 주식 발행 규모는 2096억원으로 전월 대비 4938억원(70.2%) 급감했다. IPO가 네 건으로 지난 4월에 비해 절반 이상 줄고 중소형 IPO가 주를 이룬 영향이 크다. 유상증자도 지난달 1031억원으로 전월 대비 10.5% 감소했다.회사채는 지난달 20조9687억원 발행됐다. 전월 대비 2조9711억원(12.4%) 감소했다. 이 중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가 2조145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4%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가장 작은 규모다. 일반 회사채 중 비중이 높은 차환 용도 발행이 연초에 대거 몰려 2분기엔 발행량이 줄어들었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만기별로는 중기채(1년 초과 5년 이하) 발행 비중이 4월 97.7%에서 전달 84.4%로 하락했고 1년 이하 단기채 발행은 비중이 0%에서 6.8%로 높아졌다.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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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 조달 14.1% 감소…"IPO·일반회사채 발행 줄어"
대형 기업공개(IPO) 가뭄 등의 여파로 지난달 기업의 직접 금융 조달 실적이 전월보다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과 회사채 발행 실적이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 19일 금융감독원의 '2024년 5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들의 주식과 회사채 총 발행액은 21조1783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4649억원 줄었다. 지난달 주식은 2096억원, 회사채는 20조9687억원 각각 발행됐다.주식 발행은 전월 대비 4938억원 감소해 70.2%가 줄었다. 기업공개 건수가 4건으로 지난 4월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고, 중소형 IPO가 주를 이룬 영향이 크다. 유상증자는 대기업의 유상증자가 줄면서 1031억원으로 전월 대비 10.5% 감소했다. 회사채는 일반 회사채 중심으로 발행규모가 줄었다. 전월대비 2조9711억원(12.4%) 감소했다. 일반회사채 신규 발행이 만기도래금액보다 적어 지난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순상환 기조가 나타났다. 일반회사채 발행(2조1450억원)이 전월대비 50.4% 줄어 올들어 가장 적은 규모였다. 비중이 높은 차환 용도 발행이 감소했다. 차환용도 회사채 발행이 연초에 대거 몰리면서 2분기엔 발행량이 잦아들었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규 발행이 줄고, 신규 발행건 중에선 단기채 비중이 늘어나는 등 단기 관망세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만기별로는 중기채(1년 초과 5년 이하) 발행 비중이 지난 4월 97.7%에서 지난달 84.4%로 하락했다. 1년 이하 단기채 발행은 비중 0%에서 6.8%로 늘었다. 5년 초과 장기채 비중은 2.3%에서 8.9%로 상승했다. 금융채는 은행채 발행이 줄면서 전월(18조2019억원)보다 2.0% 감소한 17조8312억원어치 발행됐다. 자산유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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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PF 충당금 더 쌓아라"…저축은행 "2분기 모두 적자날 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신속하게 매각하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각 저축은행이 2분기 말 결산 과정에서 PF 사업장별 사업성을 평가하고 부실 수준에 따라 충당금을 쌓도록 지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시에 충당금을 반영하면 적자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는 지난달 13일 나온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방안’에 따라 브리지론과 본PF, 토지담보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대거 쌓아야 한다. 저축은행이 그동안 ‘정상’ 또는 ‘요주의’로 건전성을 분류해온 PF 사업장 다수가 ‘고정이하’(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서다.앞서 금융당국은 “전체 PF(230조원) 가운데 약 5~10%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발표했다. 구조조정 사업장 대부분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보유 물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저축은행업권이 그동안 PF 사업성을 양호한 것처럼 평가하고 만기 연장을 통해 부실을 이연시켜 왔다고 보고 있다.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 저축은행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하고, 매각이나 경·공매 등을 통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게끔 유도한다는 구상이다.저축은행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2분기 결산 과정에서 충당금을 일시에 반영하면 순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2분기에 79개 저축은행 모두 적자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올 상반기에만 약 5000억~6000억원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업계는 “충당금을 분기별로 나눠서 쌓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금융감독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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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저축은행 솎아낸다…수도권 M&A도 허용
저축은행업계가 인수합병(M&A)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M&A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다. 지방 대형 저축은행의 수도권 진출 허용과 당국의 부실 저축은행 정리 방침이 맞물리면서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본지 6월 18일자 A1, 17면 참조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 경쟁과 혁신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합병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보다 조금 더 진전된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18일 밝혔다.수도권 저축은행 M&A 활성화 방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여파로 일부 저축은행에 부실이 쌓여가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현행 규제 아래에서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경영이 악화해 당국이 매각 명령을 내린 수도권 저축은행만 인수할 수 있다.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로 대규모 도산이 발생한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전국을 6대 영업구역으로 나눴으며, 구역 확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저축은행 M&A 규제를 2015년 도입했다.당국은 지난해 7월 동일 대주주가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네 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핵심인 수도권이 대상에서 빠진 탓에 조치 이후 1년 가까이 M&A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금융당국은 수도권 M&A 허용으로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는 동시에 은행, 상호금융 등 다른 업권과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강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