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 차등의결권·포이즌필 없는 韓…"경영권 분쟁 늘어날 수밖에"

    투자은행(IB)업계에선 경영권 방어 제도가 취약한 국내 규제 환경 때문에 기업들이 분쟁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해외 주요국에 있는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신주인수선택권), 황금주 등이 허용되지 않다 보니 국내 기업들엔 자사주 매입만이 사실상 경영권을 방어할 유일한 수단이다.그간 재계에선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차등의결권은 주당 부여되는 의결권 수가 다른 주식을 말한다. 경영자 등이 보유한 특정 주식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거나(복수의결권), 반대로 특정 주주에겐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을(무의결권) 수 있다.국내에선 현행법상 1주 1의결권 원칙에 위배돼 인정되지 않는다. 의결권이 남용될 위험이 있지만 적은 지분으로도 확실하게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비슷한 개념으로 ‘황금주’도 있다. 단 한 주만으로도 주주총회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단번에 무산시킬 수 있다.특정 주주 지분만을 희석할 수 있는 ‘포이즌 필’도 외국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이 제도가 있으면 기존 지배주주는 시가보다 싸게 주식을 사 외부 세력의 인수 시도 자체를 저지할 수 있다.미국과 일본, 프랑스는 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을 모두 도입했다. 영국이나 독일 등 다른 유럽 주요 국가들도 최소 1개 이상은 시행하고 있다.한국은 반대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약하는 제도가 더 많다. △감사(위원) 선임 시 3% 의결권 제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집중투표제 정관 변경 시 3% 의결권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황금낙하산, 초다수결의제 등이 있

  • 사모펀드가 '분쟁공식' 바꿨다…경영권 공격 사정권 기업만 212곳

    사모펀드가 '분쟁공식' 바꿨다…경영권 공격 사정권 기업만 212곳

    경영권 분쟁 사례는 올해 들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오랜 동업자 관계에서 갈라선 고려아연 외에 한미사이언스와 같은 가족 간 분쟁, 에프앤가이드·래몽래인 등 최대주주와 기존 경영진의 다툼, KT&G 등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까지 사례는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경영권 승계가 활발해지고 사모펀드(PEF)나 다른 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낮아진 점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부상도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기업 실적이 예상을 밑돌거나 주주와 경영자 간 경영 방식에 이견이 생기자 경영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영권 취약 기업 급증13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의 집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국내 상장사 479곳 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33% 미만인 기업은 212곳이다. 통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전체의 3분의 1 미만이면 경영권이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다른 주주들이 규합해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최대주주 지분율과 나머지 주요 주주의 합산 지분율(국민연금 제외) 간 격차가 10%포인트 미만일 정도로 작은 곳도 49개에 달한다.투자은행(IB)업계에선 금호석유화학 한진칼 한솔케미칼 등 전통적인 대기업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등 게임사, 한미사이언스 HLB 광동제약 등 바이오 기업을 대표적인 ‘사정권’ 내 기업으로 꼽는다. 가족 간 잠재 갈등이 남아 있는 DB와 DB하이텍, 2대 주주인 쉰들러가 경영권 공세를 펴온 현대엘리베이터도 분쟁 가능성이 있다.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는 “

  • 올들어 73社…경영권 분쟁 '역대 최다'

    올해 상장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분쟁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고려아연, 한미사이언스 등 동업자나 가족 간 갈등 외에 창업자와 투자사 간 충돌, 저평가된 기업을 겨냥한 공세 등 다양한 유형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조 단위 현금을 보유한 사모펀드(PEF)와 경영권 분쟁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은 금융회사가 가세해 분쟁 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기업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공시한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 분쟁 소송)은 73개사 242건이었다. 집계를 시작한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건수다. 지난해 같은 기간(71개사 219건) 대비 10.5% 증가했다.올해는 특히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을 둘러싼 분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60건(27.6%)에서 올해 100건(41.8%)으로 늘었다. 기존에는 주로 코스닥시장 기업의 소액주주가 대주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고려아연, 한미사이언스, 금호석유화학, 다올투자증권, JB금융지주 등 대기업과 금융사가 대거 분쟁에 휘말렸다.경영권 분쟁 유형도 다양하다. 상속 과정에서 가족 간 갈등으로 촉발된 한미사이언스, 동업자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은 고려아연과 에프앤가이드,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 싸움이 예고된 티웨이항공과 쏘카 등이 대표적 사례다. 최대주주인 배우 이정재 씨와 창업자가 분쟁 중인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 등도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저평가 기업의 가치 상승과 지배구조 개선 요구 압박 강화, PEF 등 외부 자금을 활용한 공개매수 활성화,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분쟁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KO승' 없을 듯…"주총 표 대결로 전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KO승' 없을 듯…"주총 표 대결로 전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1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마지막으로 인상하면서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은 이제 주주들의 선택에 맡겨졌다. 전체 지분의 18~20%로 추정되는 고려아연 주식 유통 물량의 대부분을 들고 있는 기관투자가는 ‘리스크 최소화·수익 극대화’ 방정식을 풀기 위해 장고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기관투자가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MBK 연합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보유 지분을 나눠 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에 실패해 이사회 장악을 위한 주주총회 표 대결로 전장이 바뀔 것이란 얘기다. ○엇갈리는 기관투자가들고려아연 기관투자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사실상 양측 공개매수에 모두 참여, 고려아연 공개매수 참여 등 두 가지뿐이다. MBK 연합은 최대 14.61%의 지분을 주당 83만원에 사겠다고 제안했고, 고려아연은 최대 20%를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가격만 보면 당연히 고려아연 제안에 ‘올인’하는 게 맞다. MBK 연합의 제안에만 응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변수는 법적 리스크다. MBK 연합의 공개매수는 이달 14일 끝나는 반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23일 종료된다. MBK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는 21일 안팎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올인한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공개매수 경쟁이 끝나면 주가는 경영권 분쟁 전 주가인 50만~55만원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업계에서 기관투자가가 양측의 공개매수에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자산운

  • 티웨이항공 갑작스런 ‘경영권 분쟁' 배경은…물밑 백기사 확보 움직임이 '도화선'

    티웨이항공이 뒤늦게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강력한 2대주주로 떠오르며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를 긴장시키면서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하다. 대명소노는 지난 7월부터 티웨이항공 주주로 합류했지만 시장은 3개월이 지나서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주목했다. 티웨이홀딩스 측이 백기사를 찾아나선 정황이 포착되면서 분쟁 가능성이 갑자기 고개를 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3년의 고려아연'과 닮아있다"는 관전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관련 종목들이 경영권 분쟁 테마주로 묶이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날(10일) 17.81% 오른 3770원에 거래를 마쳤고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 티웨이홀딩스 최대주주 예림당(39.85%), 대명소노그룹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도 모두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은 티웨이항공이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 격차가 적다는 점에서 분쟁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주주로 등장한 건 지난 7월이다. 당시 2대주주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계약을 체결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지분 26.77%를 넘겨받았다. 인수가는 주당 3290원으로 당시 시가(2485원)보다 32%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었다. 이 거래로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29.97%)와의 격차는 3.2%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5% 지분 신고를 하면서 경영권 참여 목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직 어떤 움직임이 있는 것은

  • 회사채·CP 줄차입에…고려아연 신용리스크 부각

    회사채·CP 줄차입에…고려아연 신용리스크 부각

    고려아연이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차입금 조달을 늘려가고 있다. 경영권 방어용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불어나는 차입금에 기업 신용등급 ‘AA+’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신용평가는 지난달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기업어음(CP) 등 단기 신용등급도 최상위 등급인 ‘A1’을 받았다.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기업 신용등급 ‘AAA’부터 ‘D’까지 총 10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AA+’는 최상위 등급인 ‘AAA’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 일반 기업 가운데 LG화학, 포스코, 네이버, 삼성물산 등이 ‘AA+’ 신용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려아연이 ‘AA+’ 신용도를 확보한 건 '무차입 경영'의 결과다. 이 회사는 넉넉한 현금창출력 덕분에 차입금 조달을 최소화했다. 차입금 조달에 나서지 않는 만큼 2013년 이후 신용평가업계를 찾지도 않았다. 신용도가 확정된 이후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그동안의 무차입 경영 기조를 포기했다는 점이다. 대신 그동안 찾지 않던 시장성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메리츠증권의 도움을 받아 사모채 1조원을 발행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의 지원으로 CP 4000억원 조달도 마쳤다.신용평가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고려아연 신용등급 하방 변동 요인으로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재무 부담 상승 △지배구조 불확실성으로 인한 사업 및 재무안정성 저하 등을 내걸었다. 나이스

  • '공장 증설' 거짓말로 200억 유치…하이소닉 前 대표 징역 3년 확정

    해외에 공장을 증설한다는 거짓 공시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이를 경영권 방어에 사용한 전 하이소닉(옛 지투하이소닉) 대표의 징역형이 확정됐다.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류모 전 하이소닉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류 전 대표는 2016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후 이 가운데 194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당시 회사는 베트남 공장 증설을 위해 자금을 조달한다고 공시했지만 경영권 분쟁 상대인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류 전 대표는 2018년 실적 악화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회사를 급매하는 과정에서 새 경영진이 된 인수자 곽모 씨의 횡령을 방조한 혐의도 받았다.1심은 류 전 대표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5년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충분한 자금이 없음에도 허위 공시, 보고 의무 불이행 등 일반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여러 부정한 수단 등을 사용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2심은 징역 3년에 벌금 100억원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BW 발행대금 중 약 172억원을 상환해 피해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며 “횡령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으로 회사를 상장폐지 위기에 이르게 한 곽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이 확정된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을 확보하려 한 류 전 대표에게 더 중한 형을 부과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봤다. 대법원

  • 김앤장 vs 세종 '고려아연 공개매수' 전략 대결

    김앤장 vs 세종 '고려아연 공개매수' 전략 대결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공개매수’가 경영권 확보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개매수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지주회사 전환, 상장폐지 등에 활용된다.주식 투자자들이 공개매수로 인한 이해득실을 면밀히 계산하는 동안 로펌업계에서는 치열한 법리 공방을 통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취득을 인정하는 중요한 판결을 끌어냈다.○경영권 방어 위한 자기주식 취득 ‘인정’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 2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개매수 기간 회사의 자사주 취득이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고려아연 손을 들어줬다.1차 가처분 소송의 주요 쟁점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주체인 영풍의 특별관계자인지 여부였다. 자본시장법 제140조는 “공개매수자 및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공고일부터 종료일까지 공개매수에 의하지 않고는 그 주식을 매수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법원은 영풍과 고려아연을 공동 보유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이 자본시장법상 ‘별도 매수 금지 의무’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봤다.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25.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지난달 13일 MBK와 공동으로 고려아연 주식 14.61%를 취득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 의사에 반하는 ‘적대적 공개매수’로 판단한 셈이다.이 판결 직후 고려아

  • "고려아연 살까 말까"…이론적 공개매수가 상단 '125만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고려아연 살까 말까"…이론적 공개매수가 상단 '125만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그러니까 고려아연 주식을 사? 말아?"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싸움의 본질을 향한 관심은 잦아들었다. 주가의 상승 여력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고려아연 주가를 뒤흔들 변수는 공개매수가다.고려아연이 보유 자금을 총동원하면 단순 계산으로 공개매수가를 125만원까지 인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종가(77만6000원)보다 61.1% 높은 가격이다. 이 회사가 굴리는 최대 4조7700억원의 현금을 동원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4조7700억원은 내부자금과 조달한 차입금, 재무적 투자자(FI) 베인캐피털 현금을 묶은 금액이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조달한 차입금, 베인캐피털 자금(4560억원)을 합치면 4조77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1조2161억원에 달했다. 별도기준 현금성자산(1629억원)과 단기금융회사 예치금(1530억원), 단기투자자산(9002억원) 등을 합친 금액이다.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차입금 3조1000억원을 조달했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을 비롯한 메리츠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사모사채 1조원을 발행했다. 지난달 말에는 기업어음(CP)으로 4000억원을 조달했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1조7000억원 규모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 약정한도 계약을 맺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셈이다.고려아연과 손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베인캐피털도 4559억원까지 자금을 쓸 수 있다. 보유자금 859억원에,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 3700억원을 합친 금액이다.고려아연은 동원할 수 있는 실탄 4조7700억원 가운데 3조1000억

  • 영풍그룹 결별 수순…최윤범家, 영풍 주식 300억어치 매각

    영풍그룹 결별 수순…최윤범家, 영풍 주식 300억어치 매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뒤부터 영풍 주식을 줄매각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300억원어치나 처분했다. 경영권 방어자금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최윤범 회장 등 최 회장 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풍 주식 7만9300주를 298억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37만6597원이다. 지난 2일 영풍 종가(34만5000원)보다 9.15% 높은 가격이다.고려아연과 영풍 등 영풍그룹은 황해도 출신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동업해 세운 회사다. 이들의 후손인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와 최 회장 일가는 영풍과 고려아연 그룹 계열사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영풍의 경우 장 고문 일가가 지분 52.62%를 보유 중이다. 최 회장 일가는 17.81%(영풍정밀 보유 지분 포함)를 쥐고 있다.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업체다. 하지만 석포제련소가 환경 문제에 휘말리고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조업이 중단됐다. 그만큼 적자도 불어나 지난해 영업손실로 1698억원을 기록했다.고려아연을 놓고 최윤범 회장 일가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영풍 지분의 전략적 가치는 거의 없다. 영풍의 기업가치가 향상될 재료도 없다. 최 회장 일가가 영풍 주식을 매각하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처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영풍 주가도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 회사 주가는 경영 분쟁이 불거진 지난달 20일 장중에 64만9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 4일 34만까지 폭락했다.처분한 자금으로 경영권 방어 실탄에 쓸 것이라는 분석이 나

  • DCM

    역대급 '쩐의 전쟁'…IB, 때아닌 초호황

    증권회사들이 고려아연 분쟁으로 최대 2500억원가량의 이자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에 각각 공개매수용 ‘실탄’을 공급한 결과다. 격화하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증권사들은 표정 관리에 나섰다.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나선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은 직간접적으로 5조5000억원가량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만 대략 2500억원에 이른다.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자금 마련을 위해 메리츠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사모사채 1조원을 발행했다. 지난달 말에는 기업어음(CP)으로 4000억원을 조달했다. 고려아연 우호 주주로 참여한 베인캐피탈은 한국투자증권에서 3700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1조7000억원을 빌렸다.최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제리코파트너스도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참여하기 위해 하나증권을 통해 1000억원을 차입했다. 고려아연, 베인캐피탈,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자 비용은 1809억원이다. 차입금 조기상환권 등을 반영하면 이자 비용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에서 1조6270억원가량을 조달해 700억원의 이자 비용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공개매수가 상향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의 차입금 조달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만큼 증권사 이자 수입도 불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도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로 참여해 적잖은 주관 수수료를 챙길 전망이다.증권사는 물론 로펌도 적잖은 자문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 고려아연 '쩐의 전쟁'에 몰래 웃는다…2500억 버는 회사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고려아연 '쩐의 전쟁'에 몰래 웃는다…2500억 버는 회사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이 싸움의 진정한 승자는 증권사·로펌이네요."여의도 증권가가 요즘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상당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어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5조원 넘는 실탄을 조달한 결과다. 증권사들이 양측에 실탄을 대면서 이자수입으로만 최대 2500억원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을 비롯한 로펌들도 적잖은 수입을 챙길 전망이다. 비용지출이 커지는 만큼 고려아연 분쟁 당사자들의 '승자의 저주' 우려도 불거졌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나선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은 직간접적으로 5조5000억원가량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과 최 회장 일가, 베인캐피털이 메리츠금융그룹과 하나은행, 하나증권,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3조570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MBK파트너스도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627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마련했다. 영풍도 단기차입금 형태로 금융회사서 3000억원을 차입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만 대략 2500억원에 이른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자금 마련을 위해 메리츠캐피탈 메리츠증권을 비롯한 메리츠금융그룹으로 1조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1년으로 금리는 연 7%대로 설정됐다. 'AA+(안정적)'로 평가받는 고려아연 공모채 조달금리는 연 3%대다. 공모채보다 4%포인트 높게 발행하면서, 메리츠금융그룹도 적잖은 이자수입을 올린 셈이다. 연간 700억원의 이자수입이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이 채권에 대해 조기 상환할 권리가 있어 가능하면 빠르게 상환할

  • 고려아연, 베인캐피탈 하나·한투서 1.5조 조달…6000억 추가 대출가능

    M&A

    고려아연, 베인캐피탈 하나·한투서 1.5조 조달…6000억 추가 대출가능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를 위해 하나은행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약 1조5000억원을 조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이번 대출로 약 479억원, 한국투자증권은 약 146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계산된다.고려아연은 4일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를 위한 약정을 공개했다. 고려아연은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부터 고정금리 5.5%로 9개월간 1조1634억원을 빌릴 예정이다. 베인캐피탈은 한투로부터 3436억원을 5.7% 금리로 9개월간 대출한다. MBK-영풍 연합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대출받은 금리와 기간 모두 유사하다.고려아연은 이번 경영권 방어에 최소 1400억원의 이자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지난해 순이익 5334억원의 2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금이 모두 자사주 소각에 쓰이는 만큼 매년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출 이자를 갚는데 사용해야 한다. 이는 MBK파트너스 측에도 부담이다. 고려아연을 인수하더라도 매년 1000억원 이상을 대출 상환에 사용해야 해서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의 공개매수 상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출 한도에 여유를 뒀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1조7000억원을 조달하는 단기차입금을 조달하는 계약을 맺은 만큼 하나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총 6000억원의 자금을 더 빌릴 수 있다. 이 자금을 전액 활용해 자사주 15.5%를 사들일 경우 공개매수가를 95만원까지 올릴 여력이 있다.금융기관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총동원되고 있는 모양새다. MBK파트너스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위한 공개매수에서 NH투자증권과 영풍으로부터 약 1조7619억원을 차입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위한 이자 비용에 지출한 금액은 약 811억원

  • 침묵하던 이복현, 고려아연 분쟁에 "과열 우려"

    침묵하던 이복현, 고려아연 분쟁에 "과열 우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공개매수 전쟁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MBK파트너스의 작년 말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공격에 이어 이번에도 줄곧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엄포를 놓으면서 그 진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금감원은 이 원장의 고려아연 관련 발언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29일 발표했다. 이 원장은 지난 27일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지나친 경쟁이 시장 불안을 불러오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공개매수 관련자 간 경쟁 과열로 보인다”며 “공개매수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개매수자, 대상회사뿐 아니라 사무 취급자 등 기타 관련자에 대해서도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은 이 원장 발언을 놓고 연이어 입장문을 냈다. MBK파트너스는 “금감원의 당부 사항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MBK를 중국계 펀드·자본이라고 지목하는 근거 없는 루머 등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도 “MBK는 공개적으로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던 매수가를 상향하면서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고 반박했다.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금감원의 당부 사항을 왜곡하거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 경영권 분쟁 한미약품…모녀 vs 형제 또 표대결

    경영권 분쟁 한미약품…모녀 vs 형제 또 표대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두고 오너 일가 모녀와 형제가 다시 표 대결을 벌인다.한미사이언스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1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딸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임시 주총을 요청하면서 소집됐다.임시 주총에서는 3자 연합이 제안한 안건이 상정된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건 등이다. 회사 측이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제안한 감액 배당 건도 표결에 부친다.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와 형제 측 인사가 선임되면서 양측 이사 수는 5 대 4로 형제 측이 유리하다. 3자 연합은 정관 개정과 신규 이사 선임을 거쳐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계획이다.업계에서는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정관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자 연합과 특별관계자 지분은 48.13%다. 형제 측과 특별관계자 지분은 29.07%다. 정관 개정이 불발되더라도 신 회장이나 임 부회장이 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신규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을 확보하면 된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5 대 5 구도로 바뀌면 이사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고 경영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이영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