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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그룹, 고려아연 '단타'로 나흘 만에 8억 벌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자회사 한국프리시전웍스가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한 고려아연을 장내에서 사고 팔아 나흘 만에 약 8억원을 벌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에 맞서 지분 매입 경쟁을 하는 와중에 일어난 거래인 만큼 그간 최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됐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진짜' 우군이 맞느냐는 얘기가 나온다.한국프리시전웍스는 고려아연 주식 1만주를 지난 17일 매수해 21일 전량 매각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입 가격은 약 79억8000만원, 매각 가격은 약 87억9000만원이다. 나흘 만에 약 10.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사들여 투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각했다고 밝혔다.한국프리시전웍스의 모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고려아연 지분 0.7%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최 회장과 절친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그간 최 회장의 우호 주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지분을 사들여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대신 이를 매각해 단기 차익을 내는 거래를 하자 업계에선 둘 사이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도 있다. 최 회장 측 우호 세력에 균열이 일어나면 경영권 방어는 더욱 어려워진다.한국프리시전웍스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지분 50.1%를 보유하고, 조 회장이 29.9%,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이 20%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회사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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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측, 영풍정밀 공개매수 성공…고려아연 지분 1.85% 확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혀왔던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22일 KB증권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설립한 SPC인 제리코파트너스가 지난 2~21일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549만2083주가 청약됐다. 최대 매수 목표였던 551만2500주의 99.6%로, 총 발행주식총수의 약 34.9%에 이른다.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영풍정밀 지분 34.9%를 추가 확보하면서 영풍정밀 경영권을 방어하게 됐다. 장씨 일가 지분은 21.25%, 최씨 일가 지분은 35.45%에서 70.35%로 높아졌다. 영풍정밀은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혀왔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가져가면 최 회장으로부터 지분 1.85%를 빼앗아 오게 되는 셈이라 사실상 의결권 3.7%를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MBK도 지난 14일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마쳤다. 처음 2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2만5000원으로 매수가를 한 차례 올렸다. 이후 최 회장 측이 주당 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자 같은 수준으로 매수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후 최 회장 측이 최종 매수가로 3만5000원을 제시했다. MBK가 최종적으로 확보한 물량은 목표한 수준의 0.01%인 830주 확보에 그쳤다. 영풍정밀 주가는 양측의 공개매수 종료와 함께 급락했다. 17.51% 하락한 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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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2차 가처분 기각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영풍이 최 회장 등 3명을 상대로 낸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21일 기각했다.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3조6852억여원 규모의 자사주를 공개 매수한다고 밝히자 영풍 측은 이를 막아 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앞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를 하겠다며 공개매수 기간인 9월 13일부터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게 해달라면서 한 차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기각한 바 있다.양측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35명에 달한다. 영풍 측이 20명, 최 회장 측이 15명이다. 영풍 대리인단에는 법무법인 세종과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와 함께 홍승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선임됐다.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분쟁 사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상당수가 대리인 나섰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용상 변호사와 고창현·유해용·진상범·박철희·조현덕 변호사 등 15명의 변호사가 함께했다.2차 가처분 소송을 마친 조현덕 김앤장 변호사는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률상 말도 안되는 주장 하면서 또다시 거짓말 해온 것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처분이 인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유포해왔다"며 "공개매수에 선량한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비도덕적 목적의 이번 소송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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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2차 가처분도 기각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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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처분 심문 '3가지 쟁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18일 MBK파트너스 측이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을 열었다. 재판 결과에 따라 고려아연이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매수 중단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최대 변수로 꼽힌다. 심문 내내 양측 사이엔 날선 공방이 오갔다.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에 손해인지 △임의적립금을 배당가능이익에서 공제해야 하는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의결한 이사들에 배임 혐의가 있는지 등 크게 세 가지 쟁점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다. 재판부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종료를 앞둔 만큼 21일까지 최대한 빠른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MBK 연합 측이 제기한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을 맡았던 재판부가 이번 사안도 다룬다. ① 자사주 공개매수, 회사에 손해인가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을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가처분이 인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주 공개매수의 목적은 오로지 MBK 측 공개매수를 저지하는 데 있고, MBK 공개매수가 이미 종료된 이상 의결권 보유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사주를 비싼 가격에 사들일 실익이 회사에 없다는 논리였다. 회사의 적정가격이란 경영권 분쟁 등이 없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이란 게 판례의 입장이라며 지난 10년간 유지됐던 30~55만원 사이가 적정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크게 상회하는 89만원에 자사주를 사들인다면 그 차액만큼 회사에 손해가 되고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시점에 수조원 손해를 입게 된다. 무엇보다도 막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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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2라운드…"배임" vs "적대적 인수·합병 대응"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 첫 심문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3조6000억원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MBK파트너스-영풍과 지분율 격차를 약 1.92%까지 좁혀질 수 있어 법원 결정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가처분 신청의 인용 및 기각 여부는 이르면 21일 나온다.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 심리로 열린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양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시도를 각각 배임과 적대적 인수 방어로 규정하며 충돌했다.이번 가처분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3조6852억여원 규모의 자사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히자 영풍이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신청한 것이다.양측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35명에 달한다. 영풍 측이 20명, 최 회장 측이 15명이다. 영풍 대리인단에는 법무법인 세종과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와 함께 홍승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선임됐다.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분쟁 사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상당수가 대리인 나섰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용상 변호사와 고창현·유해용·진상범·박철희·조현덕 변호사 등 15명의 변호사가 함께한다.영풍 측 대리인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최윤범 현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간 모든 주주가 희생을 감수하면서 적립한 이익금을 여기에 사용하려 한다. 이는 배임 행위"라고 지적했다.대리인은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10년간 30만원∼55만원을 유지해왔는데 최 회장은 89만원에 매수하려 한다. 이는 주식의 실질 가치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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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계획된 변신"…김병주 회장이 대기업 긴장시키는 이유 [차준호의 썬데이IB]
"큰 형님도 살겠다고 고군분투하는데…앞으로 뭐먹고 살아야할 지 고민이 더 커졌네요"(한 국내 대형 PEF 운용사 대표)올 한해 자본시장의 가장 큰 이슈였던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공격을 지켜보는 사모펀드(PEF)들의 관전평은 엇갈린다. "진정한 미국식 자본주의의 도입"이라며 MBK를 응원하는 운용사와 "우리한테까지 불똥이 튀면 어쩌나" 우려하는 운용사로 양분된다.재계 최고경영진 사이에서도 'MBK 쇼크'가 주요 저녁자리 화두로 회자되고 있다. 한 그룹에선 임직원이 MBK파트너스 관계자를 만나면 문책하겠다는 '경고'도 떨어졌다고 한다. "앞으로 MBK파트너스와는 거래하지 말자"는 소극적인 저항에서부터 각 기업끼리 자사주라도 더 교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초기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MBK는 왜 거버넌스를 들고 나왔나MBK파트너스의 '변신' 배경을 두곤 업계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 돈은 벌만큼 벌었다는 창업자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오랜기간 재계에 품어온 숙원을 하나씩 꺼낼 것이란 설명도 있지만 곁가지에 가깝다. 본질적인 원인은 한국에서 바이아웃 PEF가 갈수록 먹고살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데 있다.올 들어 성사된 M&A에서 PEF가 성과를 본 사례는 손에 꼽는다. 한앤컴퍼니는 오랜기간 매물로 남았던 한온시스템을 일부 정리했지만 막바지 가격을 깎아달라는 인수측 요청까지 받아들어야 했다.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 핑계를 대기에도 저금리가 끝난지는 4년차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증시는 역대급 호황이다. 서로 펀드 규모 경쟁을 벌이던 KKR 칼라일 블랙스톤 등 글로벌 PEF들이 급변하는 거시경제 환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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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상속세가 지배구조 흔드는 '트리거'…개편 논의는 공회전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 50%(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 60%)는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를 흔드는 ‘트리거’로 지목되고 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오너 일가의 지분이 급감하면서 외국계 자본과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한 구조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해 정부가 상속세 최고세율 50%에서 40%로 인하, 최대주주 할증평가 20%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상속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야당은 ‘부자 감세’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이런 내용의 상속세법 개정안을 정기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 5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1999년 45%에서 50%로 오른 이후 25년째 유지되고 있다. 대기업 최대주주의 경우 여기에 할증(세금의 20%)이 붙어 세율이 최고 60%로 뛴다.과도한 상속세는 국내 기업들이 ‘장수 기업’으로 성장하는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목된다. 예컨대 창업주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라도 2세가 물려받으면 지분율이 40%로 낮아지고, 이를 3세가 물려받으면 16%까지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사업해서 번 돈에 세금을 물리고, 최대주주가 사망할 때 또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가업 승계가 되겠느냐”는 불만이 나온다.기재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평가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방 기회발전특구로 이전·창업하는 중소·중견기업은 한도 없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해 상속세를 물리지 않는 방안도 추진한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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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딜레마' 빠진 최윤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지난 14일 마무리되면서 이제 시장의 눈과 귀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집중되고 있다. 오는 23일 끝나는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MBK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최 회장이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한 만큼 청약이 많으면 MBK연합 지분율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고, 청약이 적으면 MBK가 추후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 회장 측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진행하고 있는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할 수 있는 주식 유통물량은 1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연합(38.47%), 최 회장 측(34.05%) 지분에서 자사주 및 재단(2.44%), 국민연금 보유지분(7%), 상장지수펀드(ETF)·패시브 펀드 등(3~4%)을 제외한 수치다.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로 17.5%, 베인캐피탈 자금으로 2.5%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4일 마무리된 MBK연합의 공개매수에 5.34%가 응해 자사주 공개매수 가능 물량은 12~13% 수준(베인캐피탈 2.5% 제외)으로 축소됐다.업계에선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이 많을수록 최 회장 측에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데다 소각하기로 한 만큼 고려아연이 많이 사들일수록 의결권 있는 지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MBK연합의 의결권 지분율은 올라간다. 고려아연이 유통물량 12~13%를 모두 자사주로 사들일 경우 MBK연합의 의결권 지분율은 45%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은 MBK 측의 지분 매수를 막기 위한 카드였지만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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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예고한 MBK…최윤범측 "게임 안 끝났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유통 주식 물량의 20% 안팎을 들고 있는 기관투자가 중 5.34%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매수에 ‘법적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MBK 연합의 손을 들어준 결과다.이에 따라 75년 동안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공동경영은 MBK 주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막을 내릴 공산이 커졌다. 경영권 분쟁에 승리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만큼 고려아연의 미래사업 투자 여력이 마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막 내린 75년 공동경영MBK·영풍 연합은 14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5.34%의 주주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K·영풍 연합은 영풍 측이 보유한 기존 지분율(33.13%)을 합쳐 총 38.47%를 손에 쥐게 됐다. 최 회장 측은 오너 일가 지분과 기존 우호 지분, 영풍정밀 보유지분 등 34.05%에 베인캐피탈이 매수하는 지분(2.5%)을 합쳐 36.55%가 될 예정이다.오는 23일까지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및 베인캐피탈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지분은 14.66%다. 유통물량 20%에서 MBK가 매수한 5.34%를 뺀 수치다. 베인캐피탈 지분을 뺀 신규 자사주(12.16%), 기존 자사주(2.40%), 경원문화재단(0.04%) 지분을 고려하면 의결권 없는 주식 비중은 14.6%가 된다. 의결권 있는 주식(85.4%)으로 환산하면 MBK·영풍 연합은 총 45.04%의 의결권을 확보해 과반에 바짝 다가선다.주주총회에서 승기는 MBK·영풍 연합이 잡을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모든 주주가 주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MBK·영풍 연합이 주주가 여럿인 최 회장 측보다 세 규합이 쉬워서다.특히 최 회장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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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에서 시작된 갈등…'동업 상징' 서린상사 경영권 싸움이 결정타
75년 동안 한몸처럼 지낸 고려아연과 영풍 오너들은 어쩌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사이가 됐을까. 그 시작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갈등의 씨앗은 영풍이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서 운영하는 석포제련소(사진)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 싹텄다.환경부가 석포제련소 폐수에 카드뮴 등 중금속이 들어 있는 걸로 의심해 2018년 조사에 들어간 게 발단이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이듬해 석포제련소의 제련 원료와 폐기물 수용 한도가 차자 최윤범 회장이 이끄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영풍 폐기물을 처리하는 건 고려아연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며 거절했다. 진실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영풍은 “폐기물이 아니라 잔재물 재처리를 논의한 것”이라고 하고, 고려아연은 “폐기물을 대신 받아달라는 것”이라고 반박한다.이렇게 시작된 갈등은 고려아연의 신사업 투자로 옮겨붙었다. 최 회장이 2022년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배터리 소재 등 세 가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내놓은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장 고문 측이 반발한 것. 2033년까지 12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보니 고려아연 부채는 2019년 410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불었다. 장 고문은 “무(無)차입 경영이라는 공동경영의 원칙을 어겼다”고 반발했다.최 회장이 뒤이어 현대자동차, 한화그룹, LG화학 등과 고려아연 자사주를 맞교환하자 갈등은 폭발했다. 최 회장 측은 “사업적 우군을 모은 것”이라고 했지만, 장 고문 측은 “공동경영 원칙을 깬 것”이라고 맞받았다. 결정타는 지난 6월 고려아연이 영풍과 함께 비철금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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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우위 점한 MBK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14일 5%가 넘는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해서다. MBK 연합은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장악에 나설 계획이다.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BK 연합이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5.34%의 주주가 청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주식은 MBK 연합이 주당 83만원에 사들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89만원)보다 낮지만,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매입 가처분 신청’ 등 법률 리스크 탓에 상당수 주주가 MBK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MBK 연합의 지분율은 장씨 오너 일가 지분 33.1%를 더해 38.47%가 됐다.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유통주식 15% 안팎을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MBK 연합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45.04%로 올라간다. 최 회장 측이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해서다. 시장에선 주총에 불참하는 주주가 10% 이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MBK 연합이 사실상 절반이 넘는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MBK 연합은 확실하게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장내 매수와 우호 지분 설득도 검토하고 있다.최 회장 일가와 우호 지분은 36.55%다. 의결권 지분율로 환산하면 42.79%다. MBK보다 2.25%포인트 낮다. 게다가 최 회장 우호지분으로 분류된 18.4% 중 일부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MBK 연합은 다음달 임시 주총을 소집할 계획이다. MBK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MBK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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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연합,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승기 잡았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14일까지 약 5% 이상의 지분이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응하면서다. MBK 연합은 기존 보유 지분을 더해 약 40%의 지분을 확보했다. MBK 연합은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표 대결을 벌이면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5% 이상의 지분이 응했다. MBK 연합은 주당 83만원에 이 지분을 모두 사들인다. 영풍과 장씨 오너일가가 보유하던 기존 지분 33.1%에 공개매수로 사들인 지분을 더하면 약 40%에 달한다.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준비 중인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이뤄져 남은 유통 주식(약 15%)을 모두 사들여 이를 소각하면 MBK 연합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과반에 가까워진다.같은 날 끝난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MBK 연합이 최소 29% 이상의 지분을 공개매수로 확보해야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응모 수량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 가격으로 MBK 연합이 제시한 가격(3만원)보다 높은 3만5000원을 제시한 영향이 크다. 다만 영풍정밀 공개매수 결과와 상관없이 MBK 연합은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MBK 연합은 오는 17일 공개매수 결제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임시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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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일가 '헤어질 결심' 속출…주목받는 삼천리 '69년 동업'
에너지기업 삼천리그룹 공동창업주 고(故) 유성연·이장균 명예회장 집안의 동업 체제가 69년 이어지고 있다. 삼천리그룹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동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동업 체제는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것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이 동업 관계를 청산하는 가운데 더 주목받고 있다.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이상·이하 대기업집단) 88곳 가운데 서로 다른 두 가문이 공동경영 하는 대기업은 삼천리가 유일했다.황해도 출신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동업해 세운 고려아연과 영풍 등 영풍그룹은 지난달 사실상 동업 관계를 청산했다. 지난달 19일 최윤범 회장 일가가 경영하는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 회장 일가를 특수관계자에서 제외하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했다. 장형진 회장이 경영하는 영풍도 최근 최 회장 일가를 특수관계자에서 제외했다. 1949년부터 이어진 동업 관계를 75년 만에 청산한 셈이다.1955년 창업과 함께 이어진 삼천리 동업 관계는 여전히 탄탄하다. 두 사람은 숯을 제조해 판매하다 연탄으로 사업 반경을 넓혔다. 당시 유성연 명예회장은 연탄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사장을 맡고, 이장균 명예회장은 원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는 부사장 형태로 역할을 나눠 회사를 키웠다. 이장균 명예회장의 일가가 연탄을 판매하는 삼천리, 유성연 명예회장은 탄광을 비롯한 석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는 삼탄(현 에스티인터내셔널)의 경영을 맡았다.하지만 석탄과 연탄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변신을 꾀한다. 삼천리는 1982년 경인도시가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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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인삼공사 1.9조에 사겠다"…잠잠했던 KT&G 또 분쟁 조짐
KT&G를 상대로 주주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한국인삼공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KT&G 이사회에 제안했다. 매각 계획이 없는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이사회에 먼저 제안한 것은 한국에선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식이다. 올초 주주총회 이후 잠잠하던 KT&G가 또다시 분쟁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FCP는 이날 KT&G 이사회에 한국인삼공사 지분 100%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인수의향서(LOI)를 보냈다.한국인삼공사는 1999년 KT&G가 홍삼 사업 부문을 현물 출자해 100% 자회사로 설립한 회사다. ‘정관장’이 한국인삼공사의 대표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 1조3691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인수 제안 가격인 1조9000억원은 지난해 한국인삼공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멀티플 10배를 적용해 산정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지난해 초 방경만 KT&G 사장(당시 수석부사장)이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한국인삼공사는 EBITDA 멀티플 7~8배의 가치가 적정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보다 50%가량 높은 가격을 인수가로 제안했다”고 말했다.한국에선 낯설지만 이사회에 먼저 인수 의사를 전하는 건 미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에선 흔한 M&A 방식이다. 미국에선 이사회가 해당 제안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제안을 받아들이고 매각을 결정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안에 반대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명확히 밝히거나 더 좋은 조건을 역제안한다.다만 한국에선 KT&G 이사회가 FCP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답변을 내놓아야 할 의무는 없다.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