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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거래소 합병 심사…올 들어 3건 그친 스팩 상장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신규 상장이 올해 들어 급감했다. 금융당국의 깐깐한 합병 심사 기조로 우회상장 경로로 스팩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0개에 달한 스팩 신규 상장이 올 들어 이날까지 단 3건에 그쳤다. 전체 신규 상장 종목 40개의 7.5%에 불과하다. 매년 30~40% 비중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역대 최대 스팩 상장 기록은 2022년으로 45건에 달했다.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심사 기조로 원활한 신규 상장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일반 상장에 준하는 수준의 자료를 요구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스팩 합병 기업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어 있다고 판단하면 정정 증권신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 19일 삼성스팩9호와의 합병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2차전지 장비회사 케이지에이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했다.스팩 상장을 주관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23년 공모가 뻥튀기로 논란이 된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스팩 합병 기업의 가치 평가 방식을 문제 삼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스팩 상장을 찾는 예비 상장사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스팩은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을 목적으로 증권사가 미리 상장해 놓는 ‘껍데기 회사’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은 직상장과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실패 부담이 적다. 직상장이 어려운 벤처기업이 우회상장 통로로 많이 활용해 왔다.개인투자자의 스팩 공모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증시에 입성한 뒤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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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 웨이브 통합요금제 출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 요금제’를 내놨다. 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 합병을 조건부 승인한 직후 출시된 이번 통합 요금제를 두고 업계에선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던 양사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티빙과 웨이브는 신규 요금제 ‘더블 이용권’을 내놓는다고 16일 밝혔다. 하나의 구독권으로 양사 콘텐츠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이번 통합 요금제를 구독하는 소비자는 개별 구독 합산 이용료 대비 최대 39% 할인받을 수 있다.더블 이용권은 티빙과 웨이브가 제공하던 오리지널 콘텐츠부터 주요 채널 실시간 방송, 영화, 한국프로야구(KBO)·한국프로농구(KBL) 리그 라이브 스포츠 중계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을 눈앞에 뒀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시너지 전략을 테스트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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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합금철社 DB메탈의 위기…계열사 합병에 또 제동 걸려
DB그룹이 계열사 DB메탈의 처분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DB메탈은 국내 1위 합금철 회사로 수년 전만 해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가져다준 회사다. 그러나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해 현재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그룹 내 부동산 개발회사와 합병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금융감독원에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골프장 운영사 DB월드가 지난달 24일 제출한 DB메탈 합병 증권신고서에 전날 정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DB월드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DB메탈 흡수합병을 결의했다. DB월드와 DB메탈의 합병 비율은 1대 0.03624다. 합병가액은 각각 1만1341원, 411원이다. 금감원이 제동을 걸면서 합병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선 3개월 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DB메탈은 국내 1위 합금철 회사다. 연간 50만톤에 달하는 생산 규모를 갖췄다. 한때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중국 저가공세로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작년 영업손실 126억원, 순손실 76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은 2022년 6709억원에서 작년 매출 2003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작년 말 자본잠식률은 79.3%에 달했다.DB메탈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강원 동해시에 있는 합금철 공장 가동률은 19.57%에 그쳤다. 2021년 말 가동률 73.81%에 비해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DB메탈은 현재 15개 생산라인 가운데 두 개의 라인만 가동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직원 약 300명 가운데 160명 이상을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DB그룹은 DB메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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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 차헬스케어-차케어스 합병 후 상장 추진
차바이오텍이 비상장 자회사 차헬스케어와 차케어스를 합병한 뒤 상장을 추진한다.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안정적 실적을 내는 차케어스와 합병해 차헬스케어의 실적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내년 6월까지 차헬스케어와 차케어스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차헬스케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2027년 12월까지 차헬스케어를 상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차헬스케어와 차케어스 간 합병을 2026년 6월까지 마무리하기로 약속했다.차헬스케어는 2013년 차바이오텍에서 물적분할한 병원 운영 전문회사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을 비롯한 7개국에서 90여개 병원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최대주주인 차바이오텍의 자금 지원 및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차바이오텍이 지분 72.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차헬스케어는 2023년 매출 7012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67억원이다. 매출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상황이다. 2021년 상장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선정했으나 이후 구체화하지 않은 이유다.차바이오텍은 비교적 안정적 실적을 내는 차케어스를 차헬스케어와 합병해 실적 안정성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차케어스는 의료 및 병원 시설관리, 가족 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다. 주로 내부 거래를 통한 영업으로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2023년 매출 460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67억원이다. 매출 규모는 차헬스케어가 10배 이상 크지만, 순이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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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슈퍼마켓 공룡 탄생 무산 위기…크로거·앨버트슨 합병 빨간불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슈퍼마켓 합병으로 알려진 크로거의 앨버트슨 인수가 무산될 위기다. 이에 앨버트슨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장중 최대 6%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오리건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슈퍼마켓 크로거와 앨버트슨의 합병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수 있다”며 합병 계획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이 판결이 내려진지 한시간 만에 워싱턴주의 판사도 경쟁을 상당히 약화시킬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했다. 콜로라도 소송은 아직 계류 중이다.크로거는 2022년 10월 앨버트슨을 약 25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슈퍼마켓 합병으로 불린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올해 2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식료품 가격이 인상되고 수십만명의 근로자 처우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거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오리건 콜로라도 워싱턴 3개의 주(州) 연방지방법원의 판사들이 검토해왔다. 지방법원이 잇따라 합병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크로거와 앨버트슨의 합병은 불투명해졌다. 이날 인수 주체인 크로거 주가는 이날 2% 가량 상승했고, 피인수 주체인 앨버트슨 주가는 정규 장에서 하락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6% 하락하기도 했다. 크로거와 앨버트슨은 미국에서 각각 5위, 10위 소매업체로 세이프웨이 본스 해리스티터 프레드마이어 등 수십개의 식료품 체인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 동안 슈퍼마켓은 경쟁에서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크로거와 앨버트슨은 월마트와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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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합병 임박…'메가OTT' 뜬다
SK스퀘어와 CJ ENM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 2500억원을 투입했다. 토종 OTT 1위와 3위 기업인 티빙,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전략적 투자다. 두 회사를 결합해 ‘절대 강자’ 넷플릭스와 어깨를 견줄 만한 토종 OTT를 만든다는 목표다. ○재무구조 개선·투자 재원 확보SK스퀘어와 CJ ENM은 27일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웨이브에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티빙 대주주 CJ ENM(지분 48.9%)이 웨이브 대주주 SK스퀘어(40.5%)와 함께 웨이브가 새롭게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사업 결합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우선 웨이브의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만기가 28일 도래한 것을 해결하기로 했다. 투자금 대부분을 재무적투자자(FI)에게 기존 전환사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나머지 금액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합병법인은 내년 상반기께 출범할 전망이다. 합병 계획을 마련한 것은 지난해 말이지만 1년 가까이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티빙 주요 주주 중 13.5%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했다. KT는 기존 유료방송 1위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합병에 동의하지 않았다.업계에서는 KT 설득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CJ ENM을 비롯해 젠파트너스앤컴퍼니(지분 13.5%), 에스엘엘중앙(12.7%), 네이버(10.7%) 등 다른 티빙 주주는 일찌감치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웨이브 지분 19.8%씩을 보유한 KBS·MBC·SBS 등 웨이브 주주 측도 모두 합병에 동의했다.SK스퀘어와 CJ ENM은 본계약을 마무리하는 대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 합병법인을 출범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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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커진 자본시장…금감원, 칼 빼드나
금융감독원이 31일 자본시장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양측의 과도한 경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주주 피해가 우려되자 본격적인 개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금감원은 이날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한다고 30일 발표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두산그룹의 기업구조 개편, 신한투자증권의 1357억원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에 대해 금감원의 입장과 점검 현황 등을 알리는 자리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이 참석해 각 사안을 설명할 예정이다.금감원은 그동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놓고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양측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양측이 서로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충당부채와 투자주식 손상 의혹 등 회계처리와 관련한 심사도 벌이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심사 과정 중이라 당장 결론을 낼 수는 없으나, 현재까지 파악한 각 사안의 대략적인 방향은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선한결/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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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일 현안 브리핑…고려아연·두산·신한證 등 설명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최근 각종 굵직한 사안에 따라 불거진 시장 변동성과 불신을 완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30일 금감원은 31일 서울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두산 그룹의 기업구조 개편, 신한투자증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운용 거래 관련 1350억원대 손실 사태 등에 대해 금감원의 입장과 점검 현황 등을 알리는 자리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이 참석해 각 사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발표로 긴급히 마련한 자리는 아니다”라며 “현안을 아우르는 설명회가 필요하다는 논의를 하던 차에 일정이 전날 확정됐다”고 했다. 금감원은 그간 자체적으로 각 사안을 들여다봐 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놓고는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양측에 대해 공개매수 과정에서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양측이 서로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까닭에서다. 금감원은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양쪽에 대해 충당부채·투자주식 손상 의혹 등 회계처리 관련 심사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심사 과정 중이라 당장 결론을 낼 수는 없으나, 현재까지 파악한 각 사안의 대략적인 방향과 개연성은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31일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요구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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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업재편 재시동 건 두산…에너빌리티 '개미 구하기' 묘수 나온다
두산그룹이 원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업 재편안을 재가동한다. K원전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이를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한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는 ‘개미’ 투자자와 금융당국의 지적을 수용해 절충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기는 대가로 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이 받는 로보틱스 주식을 당초보다 크게 늘리는 ‘묘수’를 낸 것이다. 21일 이사회 여는 두산그룹20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21일 그룹 사업 재편을 위한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이사회를 각각 연다. 지난 7월 발표한 사업 재편안과 구조는 동일하다. 다만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을 대폭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기존 1 대 0.031에서 약 30% 오른 1대 0.04 안팎으로 합병 비율이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렇게 되면 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로보틱스 주식이 3.1주에서 4주 안팎으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금융당국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새로운 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두산은 이사회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께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재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밥캣을 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투자자 비판 수용해 절충안 내놓을 듯두산의 사업 재편 방안은 애초 취지와 달리 시장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밥캣의 모회사가 되는 신설 법인 가치가 너무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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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두산 지배구조 개편 관련해 외부발언 한 적 없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사안에 대해 "두산이 시장의 시각과 주주 가치 환원 기조에 맞는 쪽으로 수정해 진행할 것으로 기대와 예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해서는 시장에서 (합병) 가액이라든가 의사결정 경위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이 많았고, 금감원도 금융전문가로서 그런(확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거듭 증권신고서 반려요청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건에 대해선 제가 외부적으로 발언한 적은 없다"며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한 것은 맞지만, 제가 사안에 대해 두산이 어쨌다저쨌다 한 적은 없다"고도 했다.이 원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장이 본인의 의견을 너무 많이 이야기한다"며 "실제로 문제가 있다면 조사를 하면 될텐데,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굳이 (공개) 발언을 한 사례가 많다. 시정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두산그룹 구조재편을 두고 지난 8월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시가가 기업의 공정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주주들의 목소리가 다양하다면 경영진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제시한 양사간 합병비율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당시 이 원장은 "두산이 최근에야 조금 투자자설명(IR)에 나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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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 엑시트 나선 투자자들 "리벨리온과 합병 실익 크지 않아"
반도체 기업 사피온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사용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사피온이 연말까지 추가 투자유치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은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합병이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이번 엑시트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피온의 시리즈A에 투자한 대다수 FI들이 내년 1일부터 풋옵션을 사용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온코리아의 모회사인 사피온은 지난해 8월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 하나증권PE-KDB인베스트 비롯해 대보정보통신, 하나금융그룹, 미래에셋벤처투자-위벤처스, E1가 참여했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전략적투자자(SI)는 풋옵션을 발동하지 않고 투자사로 남고, FI들은 풋옵션을 활용해 대부분 엑시트하는 분위기"라며 "다른 투자사들에게 매수 의향을 물어봤으나 관심이 적어 풋옵션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PE-KDB인베스트도 내년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사피온은 연말까지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 풋옵션 발동 요건이 성립된다. 사피온은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방식으로 투자받았다. 약정 기간 내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채권과 마찬가지로 원금과 이자 상환을 받을 수 있다. 사피온이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면 합병법인 주식을 받아 보유하면 되지만, 원금과 이자를 빠르게 회수하고 싶다면 풋옵션을 행사하면 된다.대다수 투자사들은 투자금 회수를 선택했다. 사피온의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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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월가와 경쟁"…초대형 증권사 탄생
중국 3대 증권사인 궈타이쥔안과 하이퉁이 합병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총자산이 315조원 규모로 1위 시틱증권을 단숨에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제일재경과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5일 궈타이쥔안은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퉁을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병은 일류 투자은행을 건설하고 업계의 질적 발전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법인이 합병할 경우 총자산(작년 기준)은 1조6800억위안(약 315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 시틱증권의 1조5061억위안(약 282조9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궈타이쥔안이 주식을 발행해 하이퉁 상하이증시 상장주식(A주) 및 홍콩증시 상장주식(H주) 소유자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진다. 궈타이쥔안은 자금 조달을 위해 A주를 신규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투자은행(IB)을 만들어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중국 당국 의지가 반영됐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시진핑 국가주석은 작년 10월 금융공작회의에서 “월가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을 육성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난 2월 취임한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도 2035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B를 2~3개 만들겠다고 밝혔다.중국의 증시 부진과 자본시장 침체도 이번 합병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지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2021년 12월 대비 약 23% 하락했다. 특히 하이퉁은 올 상반기 매출이 88억위안(약 1조6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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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로보틱스 끝내 합병 철회했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지배주주만을 위한 합병”이라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압박에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해온 합병을 포기한 것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대표이사 명의 주주서한을 통해 “사업 구조 개편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돼도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애초 두산은 ①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지분율 46.0%)인 두산밥캣을 분리한 뒤 ②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①번만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은 상장된 상태에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이관된다. 두산은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반영해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주주총회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이런 방식으로 사업 재편이 이뤄지면 ㈜두산의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어려워진다.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하는 규제 때문이다. 글로벌 1위 건설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2020년 로봇업체인 마블로봇을 인수하는 등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두산밥캣은 신성장 동력을 찾을 길이 좁아졌다. 재계에서 “합법적인 사업 재편 작업에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두산밥캣을 떼어낸 두산에너빌리티는 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여력을 갖게 된다.김형규/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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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압박에 '백기'…M&A 어려워진 두산밥캣 '성장 플랜' 차질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두산그룹이 준비해온 ‘새판 짜기’가 틀어졌다. 구조 개편의 핵심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일부 소액주주가 “최대주주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몰아붙인 여파로 29일 합병 계획을 철회해서다. 현행법에 따라 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등 불법 소지가 없는 데다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해야 할 합병 여부를 사실상 금융당국이 ‘힘’으로 가로막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날개 꺾인 두산 사업 재편두산이 그룹 사업 재편 방안을 내놓은 건 지난달 11일이다.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 소재를 3대 축으로 계열사 역할을 재편하는 내용이었다. 핵심은 스마트머신이다. 성장성이 큰 로봇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영업이익 1조3899억원을 올린 그룹 ‘캐시카우’ 밥캣을 적자기업인 로보틱스와 합병하기로 했다. 법이 정한 합병 비율(밥캣 1주에 로보틱스 0.6주)대로 합병하면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지주사인 ㈜두산의 밥캣 지배력이 높아진다.금감원이 문제 삼은 게 이 대목이다. 이 원장은 “시가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더라도 현행법상 일부 할증·할인을 할 수 있다”며 “합병신고서에 대해 무제한 정정요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금감원이 계속 정정요구를 하면 두산은 예정된 날짜에 주총을 열 수 없어 사실상 합병이 무산된다. 두산이 합병을 포기한 이유다.두 회사는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통해 “사업 구조 개편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돼도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철회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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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군불 때는 이복현 "지배주주만 위한 합병 계속…개선 필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합병이나 공개매수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 미비를 근거로 재차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21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서울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연구기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엔 기업지배구조연구소, 한국ESG기준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ESG연구소,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연구원, 삼일PWC거버넌스센터 등에서 전문가 열두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이 상법개정안 관련 간담회를 직접 주최한 것은 지난 21일 상법 분야 학자 다섯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연 데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이 원장은 오들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일반주주를 포함시키는 상법 개정 필요성을 수차례 제기하고 있다.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의 이익 보호' 대신 ‘회사 및 주주의 이익 보호’로 바꾸는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우려가 크고 부처간 이견이 크다는 이유로 상법 개정안 추진을 '일단 보류'한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금감원이 초대한 전문가들은 기업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 여부를 놓고 갈린 의견을 내놨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우찬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 거버넌스는 경영자(총수)가 회사 또는 주주의 이익이 아니라 본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