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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마을] "어설프게 성공할 바에야 차라리 실패하는 게 낫다"

    [책마을] "어설프게 성공할 바에야 차라리 실패하는 게 낫다"

    “성공은 버려라.” “어설픈 성공은 때로 실패가 된다.”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사진)는 <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에서 경영인이라면 당연히 추구해야 할 성공을 버리라는 과감한 주장을 펼친다. 야나이 회장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작은 옷 가게를 연매출 30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키운 주인공이다. 책은 야나이 회장이 유니클로를 세계 최대 의류 기업으로 일구며 터득한 경험담과 교훈이 담겼다.제목에서 드러나듯 ‘성공에 안주하지 말라’가 야나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관통하는 말이다. 그는 “현상 유지는 최고로 멍청한 짓이며, 안정 지향이야말로 회사를 망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이 철학은 유니클로가 ‘플리스 열풍’으로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던 시절 일화에서 잘 드러난다. 유니클로는 2000년대 초반 내놓은 플리스 재킷이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쳤다. 한국에서도 ‘국민 아이템’으로 불릴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그 덕에 유니클로의 생산량과 매출액은 2년 사이 네 배로 늘었다.이런 폭발적인 성장에도 야나이 회장은 방심하지 않았다. 저자는 오히려 ‘플리스 열풍’이 다 지나고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었을 때 마음이 놓였다고 말한다. 유행으로 이룬 성과는 성장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팽창”이라는 이유에서다.저자는 매출 하락을 예상하고 생산량을 계획적으로 줄여나가며 대응했다. 야나이 회장은 이 결정을 운전에 비유한다. 그는 “신나게 달리다가 급제동을 걸면 관성의 법칙 때문에 몸 전체가 앞으로 고꾸라질 위험이 있다”며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위험하지 않도록 누군가는 안전벨트 기능을 해

  • [책마을] 총 대신 관세가 무기인 시대…'지경학'에서 찾은 해법

    [책마을] 총 대신 관세가 무기인 시대…'지경학'에서 찾은 해법

    물리적 전쟁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 국가는 총 대신 ‘관세’를, 탱크 대신 ‘수출 통제’를 무기로 삼는다.기획재정부 공무원이자 정책학 박사인 주현준 씨가 쓴 신간 <지경학의 부활>은 보이지 않는 경제안보 전장에서 미국이 설계하는 제재 정책의 구조와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여기서 지경학은 지정학(geopolitics)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말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처럼 경제를 수단으로 삼아 국가들이 힘을 겨루는 현상을 다루는 학문이다.이 책의 저자는 기재부 부이사관으로, 25여 년간 국제 금융과 제재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2018년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등 미국의 제재 정책에 대응해 미 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제재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워싱턴DC 파견 근무를 포함한 다년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게 됐다.이 책의 차별점은 미 정부의 시각에서 제재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분석했다는 데 있다. 특히 저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의 ‘제도분석프레임워크(IAD)’를 활용해 미국 제재 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살펴봤다. 이에 따르면 미 정부는 제재 정책을 수립할 때 크게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첫째,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 둘째, 자국 내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 셋째, 핵심 전략국의 협력을 얻는 것이다. 예컨대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인플레이션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식이다.하지만 이 세 가지 목표는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트릴레마 상황에 놓이는

  • 조너선 핑글 "관세 폭풍에 글로벌 투자자 이탈…美, 심각한 재정 압박 받을 것"

    조너선 핑글 "관세 폭풍에 글로벌 투자자 이탈…美, 심각한 재정 압박 받을 것"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0.5%에 그칠 겁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대거 빼내는 시나리오는 올해 최대 리스크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조너선 핑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핑글은 월가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이코노미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트럼프 관세’에 따른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핑글은 인터뷰에서 관세 여파로 올해 미국 경기가 확연히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십 년간 미국으로 유입되던 글로벌 자본이 정책 불확실성으로 빠져나가면 미국 자산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소비자 지수와 고용지표 중 무엇을 주목해야 하나요.“코로나19 이후 소비자심리지수 등은 좀처럼 신뢰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때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죠. 이번에도 결국 고용지표 등에서 그 영향이 드러날 것입니다. 해고 공지 증가, 장비 주문 감소 등 측정할 수 있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부분 3월 이전 발생해 관세 영향이 아직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어요.”▷1년 내 경기 침체가 올까요.“성장세가 매우 부진한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UBS 글로벌팀은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일부 철회해도 이미 도입된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어요. 올해 경제가 2023년이나 2024년보다 확연히 둔화할 겁니다.”▷침체 신호는 언제쯤 뚜렷해질까요.“5월 발표되는 4월 기업 투자 및 고용 보고서에서 더 명확해질 것으로 봅니다. 특히 고용지표에 나

  • [책마을] 노력·의지·이타심…日 '경영의 神'이 강조한 평범한 원칙

    [책마을] 노력·의지·이타심…日 '경영의 神'이 강조한 평범한 원칙

    첨단 소재·부품 회사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와 더불어 일본 3대 경영인으로 꼽힌다.1959년 교세라의 전신 교토세라믹을 세울 당시 이나모리의 나이는 스물일곱 살에 불과했다. 300만엔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벤처기업 교세라는 현재 시가총액 2조4700억엔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이나모리가 1984년 설립한 다이니덴덴(현 KDDI)은 일본 2위 이동통신사로 성장해 시총이 11조1700억엔에 이른다. 그는 65세가 된 200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46년간 모은 퇴직금 6억엔을 전부 모교인 가고시마대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히고 불교에 귀의해 승려의 길을 걷기도 했다.그러나 이나모리는 금세 경영 현장에 돌아왔다. 2010년 파산 위기를 맞은 일본항공(JAL)이 그에게 ‘SOS’를 쳤다. 그때 이나모리는 팔순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녹슬지 않은 노장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나모리는 무보수 회장직을 맡아 2년8개월 만에 JAL을 도쿄 주식시장에 다시 상장하고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JAL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이나모리 회장은 2013년 퇴임했다.그는 생전 젊은 경영자 육성에도 앞섰다. 경영 아카데미 ‘세이와주쿠’를 설립해 일본은 물론 한국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에서 1만 명 넘는 경영인을 배출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젊은 시절 세이와주쿠 수강생이었다.이나모리는 2022년 8월 90세를 일기로 노환으로 사망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과 엄격한 경영 원칙을 지키면서도 소박한 성격, 넓은 인품을 지닌 경영인으로 기억되는 이나모리는 일본인이 가장

  • 파월 "관세 여파 예상보다 훨씬 커 딜레마"

    파월 "관세 여파 예상보다 훨씬 커 딜레마"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에 빠지면 물가와 성장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관세 인상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며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등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Fed의) 양대 책무가 충돌할 어려운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파월 의장은 관세가 적용되면 일부가 국민에게 전가돼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관세에 따른 공급망 교란도 물가 상승의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품목관세 대상이 된) 자동차업계를 보면 공급망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으며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 없이는 모든 미국인에게 이익이 되는 장기적인 강력한 노동시장 조건을 달성할 수 없다”며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겠다고 강조했다.파월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을 두고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자유무역)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현재 관세 여파가 1930년 제정한 스무트-홀리 관세법보다 크다며 미국이 구조적으로 더 위험한 지역이 된다면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하거나 양적완화(대규모 국채 매입)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Fed 풋’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조정을 당장은

  • 국가 총부채비율 역대 정권 중 첫 하락

    국가 총부채비율 역대 정권 중 첫 하락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의 국가 총부채와 가계부채 비율이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총부채와 가계부채 비율이 각각 244.5%, 90.1%로 2017년 이후 7년 만에 하락했다고 11일 밝혔다. 국가 총부채란 정부와 기업, 가계의 부채를 모두 합한 수치다.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국가 총부채 비율은 250.4%, 가계부채 비율은 97.3%였다. 2000년 이후 집권한 정부 가운데 국가 총부채와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5년(2017~2022년) 동안은 국가 총부채와 가계부채 비율이 각각 43.7%포인트, 12.5%포인트 상승했다.다만 지난해 말 총부채 규모는 6232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데 저출생·고령화로 복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지 않으면 부채 비율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尹 건전재정 기조에도 목표 비율 미달…차기정부 고삐 풀면 국가신용 타격예산·보조금 등 지출 구조조정…세수 감소 탓 목표 달성 못해국가 총부채와 가계부채 비율이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 하락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재정 건전성 강화 정책 기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부채를 늘려 성장을 유도하는 경제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지출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했다.정부는 취임 첫해부터 노조·비영리단체 보조금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2년 682조원이던 총지출을 2023년 611조원으로 줄였다. 국회 문턱을

  • [책마을] 작은 위기에도 휘청…'최적화의 덫'에 걸린 세계 경제

    [책마을] 작은 위기에도 휘청…'최적화의 덫'에 걸린 세계 경제

    ‘가성비’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을 줄인 단어로, 음식이 됐든 옷이 됐든 화장품이 됐든 간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선의 소비를 하려는 마음이 담긴 표현이다.우리는 비단 소비뿐 아니라 삶의 모든 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가장 빠른 지름길,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주식 종목, 가장 큰돈을 벌 수 있는 커리어는 모든 사람의 관심사다. 그만큼 ‘최적화’ 욕구는 우리 사고방식에 깊이 녹아들어 있다.<최적화라는 환상>은 최적화라는 원칙이 항상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저자 코코 크럼은 미국의 응용 수학자다.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고, 과학 컨설팅 업체 리워드코 창업자다. 세계 최고 테크 기업이 모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식을 찾는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저자는 테크업계의 효율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 환멸을 느끼며 최적화의 폐해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다.책은 최적화가 인류 발전을 이끈 원리를 설명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량, 더 많은 돈,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욕구는 인류 성장의 강력한 동기가 됐다. 덕분에 과학 기술, 경제 시스템, 산업 모두 숨 가쁜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다. 농업, 경제, 에너지, 카지노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최적화가 절대적인 원칙이자 하나의 시대정신이 됐다.저자는 최적화 추구가 인류 발전에 지대하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동시에 그 이면에 숨겨진 문제들을 지적한다. 인류가 눈앞의 최적화에 집착해 사회는 유연성과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게 크럼의 주장이다. 책은

  • [책마을] AI 시대에는 '공감 지능' 가져야 성공한다

    [책마을] AI 시대에는 '공감 지능' 가져야 성공한다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공감 지능 시대>는 이 질문에 ‘공감 지능’이라고 답한다.저자 김희연은 LG그룹 최초 여성 최고전략책임자(CSO)와 LG그룹 전자 계열에서 처음으로 여성 전략그룹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영·AI 관련 칼럼니스트로 일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외이사로 있다. 책에는 저자가 영어영문학과 출신 은행원에서 증권사 IT(정보기술) 애널리스트, LG디스플레이 임원까지 세 차례 전직을 거친 독특한 커리어에서 얻은 경험담과 교훈이 담겼다.<공감 지능 시대>는 AI 시대 인간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답을 ‘찾는’ 존재고, 인간은 해답을 ‘만들어 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공감 지능이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저자가 말하는 공감 지능이란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맥락과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질문과 결정에 도달하는 능력이다. 책은 이 능력이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공감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이 지난 30여 년간 전혀 다른 업종을 옮겨 다니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문성이 아니라 사람을 들여다보는 태도에 있었다고 말한다.저자는 공감 지능을 키우는 세 가지 ‘눈’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일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눈이다. 두 번째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혁신을 준비하는 자세다. 마지막은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을 구별하는 시선이다. 이런 자세가 데이터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인간 심리를 포착하고, 비

  • "기업 경영활동 저해"…한덕수 대행,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

    "기업 경영활동 저해"…한덕수 대행,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상법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한 권한대행이 행사한 7번째 거부권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41번째 거부권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한 대행은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 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어 "상법 개정안은 기업의 경영의사결정 전반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결국 일반주주 보호에도 역행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해 야권 주도로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여당과 경영계는 이처럼 상법을 손질할 경우 소액주주들이 기업 이사를 상대로 배임·사기죄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주충실의무’ 조항을 바탕으로 회사의 정상적 경영 활동에 개입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일부 정부 관계자가 재의요구권 행사에 반대했다. 이복현

  • 글로벌 부채 100조달러 시대…"빚 이자가 국방비보다 더 부담"

    글로벌 부채 100조달러 시대…"빚 이자가 국방비보다 더 부담"

    세계 국가 및 기업의 부채 총량이 지난해 100조달러(약 14경6000조원)를 넘어섰다고 경제협력기구(OECD)가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OECD가 이날 공개한 '2024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누적 부채 발행량은 55조달러, 신흥국이 10조2000억달러, 기업은 35조달러로 집계됐다. 총부채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38조달러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OECD는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유산으로, 채권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시행한 대규모 재정 지원이 더 깊은 불황을 피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신규 발행한 채권은 24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OECD 회원국이 15조7000억달러, 신흥국이 2억8000만달러, 기업이 6조1000억달러의 빚을 냈다. 정부의 부채 이자 부담은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이자 지급 비중은 2023년 3%에서 지난해 3.3%로 올랐다. 이자비 지출은 국방비 지출을 넘어섰다. OECD 회원국의 고정금리 부채 중 약 3분의 1이 2027년이 만기로, 이를 리파이낸싱할 경우 GDP 대비 이자 지급 비율은 평균 0.2%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고 OECD는 분석했다.또 OECD는 저소득·고위험 국가가 가장 큰 리파이낸싱 위험에 직면해있으며 이들의 부채 중 절반 이상이 향후 3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고 그중 20% 이상은 올해가 만기라고 전했다. 채권 보유 주체별로는 중앙은행의 비중이 줄고 해외 투자자 및 가계 비중이 늘었다. 중앙은행의 채권 보유 비중은 2021년 29%에서 지난해 19%로 감소했다. 기관투자자 비중도 33%에서 31%로 축소됐다. 반면 해외 투자자는 29%에서 34%로, 가계는 5%에서 11%로

  • 'R 공포' 덮친 美…"올 침체 확률 40%"

    'R 공포' 덮친 美…"올 침체 확률 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강행 방침에 미국 경제가 ‘R(경기 침체)의 공포’에 빠졌다.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 빠질 확률이 40%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나스닥지수가 4% 폭락하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2% 이상 하락하며 ‘블랙먼데이’가 연출됐다. 이날 나스닥지수 하락폭은 2022년 9월 13일(-5.16%) 후 2년6개월 만의 최대였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9% 넘게 뛰어 7개월 내 최고치로 치솟았다.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경기나 증시가 침체하더라도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백악관은 증시가 급락하자 “주식시장의 동물적 감각과 경제 상황 사이에는 강한 차이가 있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JP모간체이스는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0%에서 40%로 높였고,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51% 떨어진 배럴당 66.03달러에 마감했다. 달러화도 약세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3% 내린 103.751을 기록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에 25% 할증료를 적용함에 따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에 추

  • 美 'T공포' 역풍에 고용도 반토막…1분기 역성장 전망

    美 'T공포' 역풍에 고용도 반토막…1분기 역성장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T(tariff·관세)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관세를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미국 민간 고용 증가세도 둔화세를 보이며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간기업 고용지표 둔화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 2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7만7000명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1월 증가 폭(18만6000명) 대비 크게 줄어든 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만8000명)를 밑돌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정책 불확실성을 키워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된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책적 불확실성과 소비자 지출 감소가 지난달 해고, 고용 둔화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4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캐나다·멕시코·중국 관세 부과의 여파로 전 거래일보다 1.22% 하락한 5778.15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다우지수는 1.55%, 나스닥지수는 0.35% 떨어졌다.소비재 업체가 관세 직격탄을 맞았다. 북미 전자제품 판매업체 베스트바이와 유통체인 타깃 주가가 각각 13.3%, 3% 떨어졌다.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과 멕시코는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의 1, 2위 공급원”이라며 “공급업체가 관세 비용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소비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도 “관세 때문에

  • 소비절벽 이어 투자절벽…성장률 1.5%도 무너지나

    올해 1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제의 3대 축이 모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는 작년 11월 이후 두 달 만으로, 감소폭은 더 커졌다. 경기 침체 신호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 설비투자는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해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 100 기준)로 전달보다 2.7% 낮아졌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2월(-2.9%) 후 4년11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세부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달보다 각각 2.4%, 0.8% 줄었다.설비투자 부진이 두드러졌다. 1월 설비투자는 전달에 비해 14.2% 감소했다. 역시 코로나19로 기업이 투자를 큰 폭으로 줄인 2020년 10월(-16.7%) 후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기계류 투자가 12.6% 줄었다. 건설사의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은 4.3%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줄었다.움츠러든 소비도 반등하지 못했다.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각각 0.7% 떨어졌다가 같은 해 12월(0.2%) 소폭 상승했지만 올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옷과 신발, 가방을 비롯한 준내구재 소비가 2.6% 감소한 영향이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도 0.5% 줄었다.생산·소비·투자가 나란히 감소한 것은 관세전쟁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5%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익환/박상용 기자

  • [책마을] 정신건강은 국가 경제까지 좌우한다

    [책마을] 정신건강은 국가 경제까지 좌우한다

    한국인의 자살률은 2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7.3명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 삶의 만족도는 OECD 38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이다. 국민의 정신 불건강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심리치료는 왜 경제적으로 옳은가>는 우울증·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치료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득과 경제성에 집중하는 책이다. 특히 단순한 약물치료가 아니라 심리치료가 발생시키는 경제적 효과를 수많은 연구와 조사를 통해 수치로 제시하고 있다.이런 접근은 이 책의 저자들이 직접 고안한 정책을 영국 정부가 실행하도록 설득하는 데 쓰인 방식이기도 하다. 노동경제학자인 리처드 레이어드와 임상 심리학자 데이비드 클라크는 2008년 영국 정부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에게 전문적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 주역이다. 자신들이 만든 ‘심리치료 접근성 확대 프로그램’(IAPT)을 추진하기 위해 관료와 정치인들을 오랜 기간 설득했다. 그 과정에서 심리치료가 단순히 ‘도덕적으로 온당하기 때문’이라거나 막연히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보다 ‘경제 성장과 직결된다’고 입증하는 방식을 택했다.저자들은 국민의 정신질환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GNP)을 매년 최소 7% 감소시키고 있다고 단언한다. 실업률 상승, 생산성 저하, 의료비 지출 증가, 자살 증가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이만큼이란 얘기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 치료를 받고 회복해 정상적으로 일한

  • 野, 기업성장 옥죄는 反시장 입법 쏟아내

    더불어민주당이 시장 지배적 온라인플랫폼을 사전 지정하고 일부 플랫폼 기업이 수수료를 인상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가맹점주, 대리점주 등이 요청하면 단체협상권을 주는 법안도 관철하겠다는 목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성장과 친기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당은 반시장적 법안을 밀어붙인다는 지적이 나온다.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 민생 입법 촉구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을지로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법, 단체협상 5법(온플법·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생협력법·가맹사업법·대리점법), 자동차 정비업자 보호법 제정과 자영업자 계약안정성 강화,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 등을 주요 입법 과제로 제시했다.내수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시름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지만 기업 부담을 키우는 법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특히 독과점 플랫폼 업체를 사전 지정하고 배달·숙박·패션 앱 등 온라인플랫폼에 중개수수료 상한제와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온라인플랫폼법이 가장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단체협상 5법도 문제를 안고 있다. 가맹점주와 대리점주, 플랫폼 자영업자, 수탁업자 등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을지로위원장을 맡은 민병덕 의원은 “거대 기업과의 불공정한 거래에서 단체 협상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약자들은 계속해서 불리한 계약을 강요당할 것”이라며 “‘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계는 자영업자에게 근로자 지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