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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물가·소비 다 높다…'금리인상 장기화' 전망에 달러·국채 금리↑
지난달 미국 경제가 고용과 물가에 이어 소비까지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지킨 사람들이 고물가에도 지갑을 열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둔화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미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실업자가 늘고, 경기는 위축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무색해졌다.Fed의 피벗(정책 기조 전환)은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15일(현지시간) 달러 가치와 국채 금리가 반등했다. 다만 “일시적 호조”라는 신중론자들의 목소리도 아직 크다. ○달러·미 국채금리↑15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7% 오른 103.92를 기록했다. 장중 104.11까지 올라 최근 6주만의 최고치를 썼다.달러 가치는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반영한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Fed가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자 9월 114선까지 올랐다가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11월 꺾였다. 이달 초에는 101.22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강력한 1월 경제지표가 잇따라 나오자 다시 힘을 얻고 있다.지난 14일 확 오른 국채 금리도 2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국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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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선 차관 "국내 경제 펀더멘털 이상 無..한국 투자 매력도 커질 것"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올 하반기한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 일부 해결되면서 한국 시장을 보는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 차관은 14일 롯데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실물 경제의 위험으로 상반기까지는 국내 상황이 어렵겠지만 3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부터 양일간 국제 신용평가사와 주요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화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을 진단하고 국내 경제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를 비롯해 블랙록, 블랙스톤, 모건스탠리, 씨티, JP모간, 바클레이즈, UBS 등이 참석했다. 방 차관은 상반기까지는 국제 실물 경기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유럽 경제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고, 중국의 리오프닝은 3분기 쯤 반영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연간 1.6%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도 하반기쯤에는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5%대, 2분기 4%대 상승률에 이어 3분기에 3%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기관들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고 평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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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주식 매수할 때 아냐"…대형 IB 한 목소리로 경고
미국의 투자은행(IB)들이 연달아 주식 매수를 자제하라는 경고를 내놨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에서 상승장이 펼쳐졌지만, 이는 미 중앙은행(Fed)의 영향력을 등한시한 투자라는 분석이다.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애널리스트는 30일(현지시간) 투자자 서한에 "주식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건 투자자들이 뭔가 놓치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며 "최근 상승장은 1월 계절 효과와 12월 공매도를 쇼트커버링(환매수)이 맞물려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15%가량 하락한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5% 상승했다. 1월 기준으로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5%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실적 전망치를 웃도는 기업에 과도 매수했고, 전망치를 밑돌아도 매수세가 이어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는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개선했다고 분석했다.윌슨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너무 낙관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 실적은 예상보다 나쁠 것이고, 마진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Fed에 맞서 싸우지 말라'는 격언을 잊은 듯 보인다"고 했다.Fed가 오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릴 거라는 전망을 경계하라는 지적이다. 0.25%포인트만 올리는 게 곧 금리 인하로 직결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도 상승 랠리를 경계했다. 미슬라브 마테이카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미래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되레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수익이 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애널리스트도 "경기침체 위험은 전혀 줄지 않고 단순히 미뤄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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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불확실성 시대의 도래, 2023년 산업별 변화와 전망은?[삼정KPMG CFO Lounge]
인간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상황은 무엇일까.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이 불확실성에 느끼는 공포에 대해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감정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두려움은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코앞까지 와있는데 그것이 언제 덮칠지 모를 때, 우리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2023년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계속되는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높은 수준에 도달한 인플레이션 등 예측할 수 없는 글로벌 경제 이슈들로 인해 '초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된다. 명확한 분석과 진단으로 격변하는 시장 환경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 23개 주요 산업에서 2023년 어떤 위기와 기회가 있을지 살펴봤다.2023년에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기조에도 엔데믹에 따른 회복세 및 시장 외연 확대 등 환경 변화로 하반기 이후 일부 업종별 수요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게임을 비롯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휴대폰, 에너지·유틸리티, 자동차, 정유·화학, 제약·바이오, 항공, 관광, 유통, 화장품, 손해보험 등 12개 산업은 일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비교적 경기 민감도가 낮은 게임산업의 경우 주요 게임사의 신규 대작이 출시될 예정이고, 인기게임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업체들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개발한 AAA급 게임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흥행 및 시장 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은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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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늪' 빠진 선진국…복지 포퓰리즘에 성장이 멈췄다
고령화로 인한 경제성장 정체에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대응한 선진국들이 성장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확대된 고령층의 표심을 의식해 각국 정부가 성장보다 복지에 초점을 둔 정책을 쏟아내면서 성장 정체는 장기화하고 있다. 인프라 교육 등 미래를 위한 투자 확대와 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진국 경제성장률 1%로 추락지난 16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고령화와 포퓰리즘 등으로 인해 선진국의 장기 경제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선진국으로 분류한 40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00~2020년 연평균 1.1%에 그쳤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 동안 1인당 GDP 증가율인 2.25%에 크게 못 미친다.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는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전소득 등 복지 확대는 연금 지출을 늘리고, 인프라와 교육 등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을 축소시킨다. 이는 장기적인 성장 정체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이 같은 저성장은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도 선진국의 GDP 증가율은 2% 미만에 머물렀다. 영국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GDP 증가율이 연평균 1%를 밑돌았다. 세계 GDP의 중위값 이상을 달성하고 있는 국가들의 1인당 GDP 증가율도 2027년까지 연평균 1.5%에 그칠 전망이다. 캐나다, 스위스 등은 0%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도 내년 1%대로 떨어진 뒤 10년간 장기 둔화할 것이란 예상이다.이는 20세기와 대조된다. 20세기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숙련 노동자가 시장에 쏟아졌고 여권(女權) 신장으로 여성 노동력도 증대됐다. 세계화로 무역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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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운전자본 관리·활용의 중요성[권영대의 모빌리티 히치하이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실행했던 저금리 시대가 올해 들어 종식됐다. 지난 3월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네 차례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75bp씩 올리는 소위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왔다. 이로써 연초에 제로 수준이었던 미국의 기준 금리는 지난 11월 기준으로 3.75%~4.00% 수준에 이르렀다.연준이 이렇게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게 된 가장 큰 배경에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있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CPI) 상승률은 지난 6월에 9.1%로 최고점을 찍으면서 금융당국에 경종을 울렸다. 그 이후에 물가 상승률은 완만하게 하강곡선을 그렸고 최근에는 물가 상승률이 작년 말 이후 최소폭을 기록하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1월 CPI 상승률이 7%대에 머무르면서 금융당국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의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연준은 기존의 ‘자이언트 스텝’에서 한 발 물러나되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소위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022년에 일어난 이런 금융환경의 변화는 지난 10년 동안 저금리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해온 기업들에게는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2019년에는 미국에서 금리 상승의 기조가 보였으나 팬데믹 발생 이후에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여 금융시장은 다시금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장세로 돌아섰다. 결과적으로 팬데믹이라는 예측 불가한 요소로 인해 저금리 시대가 당초보다 길어졌던 것이다.또한, 금융 조달 비용은 낮은 와중에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선매입이 이득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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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들이 본 불확실성 시대의 기업 및 경제 성장[삼정KPMG CFO Lounge]
KPMG는 2015년부터 매년 글로벌 CEO들의 기업 및 경제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은 '글로벌 CEO 설문조사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 8회째 발간된 CEO Outlook에는 전 세계 11개국 1325명의 CEO가 참여했다. 연간 5억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내는 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CEO의 3분의 1은 연간 매출액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기업이다. 올해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인도,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의 CEO가 참여했다. 응답자들은 은행, 자동차, 에너지, 인프라, 테크놀로지, 통신, 소비재·유통, 생명과학, 제조, 보험, 자산관리 등 11개 주요 핵심 산업의 CEO들이다.해마다 발간되는 '글로벌 CEO 설문조사 리포트'를 통해 현 시점의 글로벌 CEO 어젠다를 확인할 수 있다. 또 CEO들의 우선순위 변화를 살펴보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어디에서 찾을지, 올해의 리스크 관리 중점 분야는 어디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올해 조사에서는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CEO들이 기업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고 있는지 그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다. CEO의 76%는 경기 침체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며, 응답자의 81%가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했다.아울러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비즈니스 확장 및 혁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향후 3년간 기업 성장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제3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십(26%), 혁신·R&D(연구·개발) 등과 같은 내적 성장(Organic Growth) 전략(22%)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향후 3년간 기업들의 M&A 니즈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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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최악은 아닐 것…내년 반등할 수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와중에도 기준금리가 급상승한 미국, 겨울 에너지난이 우려됐던 유럽의 경제가 선방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내년 중 글로벌 경제가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됐다.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기준금리에도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11월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각각 46.3, 47.8로 모두 50을 밑돌았다. PMI는 기업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이 조사에서 재료비와 운송비용이 떨어져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됐다고도 응답했다. 탄탄한 고용시장과 견조한 소비도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미국 실업률은 3.7%로 역대 최저치(3.5%)와 큰 차이가 없다.유럽은 따뜻한 겨울 날씨 덕에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의 타격이 아직 크지 않다. 애덤 포즌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미국과 유럽은 상대적으로 짧고 완만한 경기침체를 겪은 후 내년 4분기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돼 경제가 반등하면 세계 경제도 힘을 얻을 것이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약 2%로 코로나19 이전 10년간 평균(3.3%)보다는 낮지만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불확실성이 크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최근 악화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가라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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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내년 韓 성장률 2.2%→1.8%…"고물가·고금리로 성장 모멘텀 잃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지난 9월에 제시한 2.2%와 비교해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계 경제가 2024년부터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이때까지도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OECD는 22일 한국 및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담긴 ‘경제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주요 국제기구 가운데 한국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제시한 것은 OECD가 처음이다. 지난달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0%로 예측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9월 2.3%로 전망했다.국내 연구기관 중에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0일 1.8% 예측치를 내놨고,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1.7%로 내다봤다.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한 데 비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9월과 동일한 2.2%로 전망치를 유지했다. 그만큼 한국 경제 상황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부정적이란 의미다.OECD는 2024년 세계 경제는 2.7%, 한국 경제는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1%대 이하 성장을 기록한 적은 한국은행이 1954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68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1.6%),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0.7%) 등 과거 네 차례의 경제위기 모두 1%대 이하 침체기는 1년에 그쳤다.OECD는 “한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간 소비 위축,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 압박 등을 꼽았다. 특히 증가하는 부채 상환 부담은 주택 가격 조정을 가속화할 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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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인간 계산기' 조롱받던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파워맨' 됐나
1950년대 초 젊은 경제학자 폴 볼커는 미국 뉴욕연방은행 안 사무실에 처박혀 ‘인간 계산기’처럼 일했다. 출세는 꿈도 못 꿨다. 당시 미국 중앙은행 수뇌부에는 은행가와 변호사, 하물며 아이오와주 양돈업자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지만 경제학자는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증권 중개인 출신인 당시 중앙은행 의장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은 대놓고 경제학자들을 무시했다. “중앙은행에는 계량경제학자 50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건물 지하에 있죠.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분석에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드러내지만 내가 보기엔 그 근거가 빈약하거든요.”이런 혐오는 20세기 중반 미국 지도층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경제학자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정책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미국 뉴욕타임스 경제·비즈니스 담당 주필인 빈야민 애펠바움이 쓴 <경제학자의 시대>는 그 과정을 좇는다.그는 1969년부터 2008년까지를 ‘경제학자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1969년은 시카고학파의 태두인 밀턴 프리드먼이 세계적 권위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한 해다. 이후 경제학자들은 과세와 공공 지출을 제한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세계화를 향한 길을 마련하는 데 막강한 힘을 휘둘렀다. 다들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소개한다.그중 하나가 1973년 미국의 징병제 폐지다. 배경 요인은 많다. 베이비부머가 사회에 나오기 시작했고, 베트남전 반대 목소리도 강해졌다. 하지만 모병제가 더 낫다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이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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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성장률 1.8%로 추락…美 같은 빠른 금리인상 안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 2.3% 대비 0.5%포인트 낮췄다.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미국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처럼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했다.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와 하나금융연구소(1.8%)가 내년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긴 했지만 국책연구소가 1%대 성장률을 예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1%대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한 해는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0.8%),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0.7%) 등 총 네 차례뿐이다.KDI가 내년 성장률을 낮게 예상한 건 수출과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KDI는 내년 총수출 증가율이 1.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10.5%)과 올해(4.3%)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KDI는 총소비 증가율도 올해(4.4%)보다 내년(3.1%)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경기 둔화 영향으로 내년에 0.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3.2%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내년 경제를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에 침체의 골이 깊을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내년 상반기 성장률을 1.4%, 하반기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대내외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점진적으로 파급되면서 내년 상반기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금리 인상 정책이 필요하지만, 내년에는 경기 둔화가 예측되고 물가 상승률도 조금 내려가는 모습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낮다”고 했다.대외경제정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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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정책으로 인플레 조절 확인하려면…"최소 2년은 걸린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려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 최소 2년이 걸릴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실물 경제에 도달하는 시차가 나타나서다.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통화기금(IMF)의 10월 세계 경제 전망을 인용해 금리 변화가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데 1년이 걸리고,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데에는 3~4년이 소요될 거라고 진단했다.과거에도 통화정책과 실물경제에 시차가 났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이끌던 존 볼커 전 의장은 1979년 기준금리를 2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는 곧장 침체 국면에 돌입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3년이 지난 뒤에 완화되기 시작한 것이다.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통화 정책이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조절하는 단기 대출금리는 즉각적으로 바뀌지만 가계 대출과 기업 대출 금리가 변경되는 데엔 시간이 걸린다. 계약을 갱신할 때까지 여유 기간이 남아있어서다.금리가 올라가도 실물경제에 도달하는 데에도 수개월이 걸린다. 높은 이자율 탓에 가계와 기업이 대출 규모를 축소해도 실제 계획을 수정하는 게 수월하지 않아서다. 가계 입장에선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부동산 및 자동차, 인테리어 계획 등을 곧장 취소하기 어렵다. 기업도 채용 계획이나 대형 프로젝트를 순식간에 철회하긴 힘든 상황이다.통화정책과 실물경제에서 빚어진 시차는 여러 차례 연구된 바 있다. 2013년 체코 중앙은행은 선진국의 경우 금리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려면 최소 2년 이상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영국중앙은행과 독일연방은행이 2016년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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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번진 독과점 논란…대통령 참모들은 주워담기
“독과점으로 시장이 왜곡되면 국가가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한 것이다.”지난 17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윤 대통령이 카카오 메신저와 택시호출 앱 등의 독과점 논란에 관한 질문에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게 화근이 됐다. 이런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가 독과점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수석비서관급 회의 이후 나온 대통령실의 메시지엔 독과점 관련 내용은 없었다.대통령의 추가적인 메시지가 없었는데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선 기자들의 질문이 공정위의 독과점 관련 제도 개편에 집중됐다. 대통령실은 독과점 규제와 관련한 제도 개편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오후 늦게 김은혜 홍보수석 명의의 서면 브리핑 자료도 추가로 내놨다. 이 자료에도 독과점 규제 제도 개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대통령실 참모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언론은 윤 대통령 발언을 앞세워 “정부가 카카오의 독과점을 대대적으로 수술한다”고 보도했다. 실제 정부의 정책 방향과 궤를 달리하는 내용들이다.윤 대통령은 최근 출근길 회견에서 간결하고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기와 같은 혼선도 사라졌다. 하지만 유독 경제 관련 사안에 대해선 대통령 발언을 참모들이 주워 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출근길에 윤 대통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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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경제 견고…강달러·인플레 걱정말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속되는 ‘강(强)달러’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를 낙관했다.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취재진에 “달러 강세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지독히 견고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리건주 주지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티나 코텍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오리건주를 방문했다.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걱정하는 건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이라며 “다른 나라들의 경제 성장과 견실한 정책 부족이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영국 파운드화 폭락 등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펼친 경제 정책을 “실수”라고 지적하며 “영국의 경제정책이 실수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고 했다.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를 낙관했다. 물가 상승 억제가 힘든 상황이지만 경제 순항을 예견했다. 불러드 총재는 미 중앙은행(Fed) 내에서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자는 매파에 속하는 인물이다. 지난 13일 미 노동부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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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아진 복합위기 파고…물가·수출·경기 더 불안해졌다
한국 경제의 복합위기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유국의 감산, 글로벌 무역 성장 둔화 가능성 등 글로벌 악재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고물가·고환율·고금리·저성장 등 복합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한국 경제가 자칫하면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5일(현지시간)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감산을 결정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산유국들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47달러까지 뛰었지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하락해 지난달 80달러 선으로 밀렸다. 문제는 OPEC+의 감산 결정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면, 한국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5.6%인데, 7월 6.3%를 찍은 뒤 두 달 연속 둔화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제시한 '10월 물가 정점론'이 들어맞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뛴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석유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6.6%였는데 이는 지난 1월(1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7월엔 석유류 물가가 30% 이상 뛰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지난 5일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여부가 향후 물가의 최대 변수"라고 지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인데, 자칫하면 다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우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