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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 기업 재평가" 제2의 메리츠 어디?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편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 메리츠그룹 3사가 상한가로 치솟으면서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주주친화 기업들이 재평가받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주친화 끝판왕 어디?22일 메리츠금융지주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른 3만4750원에 마감했다. 메리츠화재(29.97%)와 메리츠증권(29.87%)도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는 비상장사로 전환한다.이와 함께 최소 3년 이상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으로 매년 7000억원(작년 실적 기준)가량이 주주환원에 투입되는 셈이다.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소액주주 보호 제도가 강화되면서 주주친화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 기업들이 재평가받기 좋은 환경이 도래했다”고 설명했다.SK㈜는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SK그룹은 계열사 최고경영자 성과평가(KPI)에 주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계열사들의 주가가 오르면 지주사인 SK㈜ 주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다.작년 12월 SK㈜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8위였던 SK머티리얼즈를 흡수 합병했다. 자회사 중복 상장을 없애 기업가치를 높인 것이다. 지난 3월에는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을 자사주로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내년 3월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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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여전"…삼성·SK·롯데계열사 연 7~8%로 자금조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자금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삼성 SK 롯데 두산그룹 계열사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연 7~8%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나 휴비스 등은 정부 보증을 바탕으로 연 6~7%에 근근이 자금을 조달했다. 연초보다 2~3배 비싼 금리를 제공해도 자금을 조달하기 팍팍한 기업들도 많다.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17일 롯데그룹 계열사인 부산롯데호텔은 만기 1년 사모사채 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8.5%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5일 만기 2년 사모사채 800억원어치를 연 7.1%에 발행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17일 만기 1년 6개월에 사모사채 50억원어치를 연 8.5%에 발행했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연 7~8%대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신용보증기금은 오는 25일 코오롱인더스트리(발행액 650억원) SK에코플랜트(300억원) 휴비스(200억원) 한솔테크닉스(200억원) 등이 발행한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3년 만기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찍는다. P-CBO는 기업들이 회사채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발행금리는 SK에코플랜트가 연 7.1320%로 결정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연 6.442%) 한솔테크닉스(연 6.3120%) 휴비스(연 6.2120%) 등은 6%대로 결정됐다.하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데다 기준금리마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다.단기자금시장은 특히 팍팍하다. 전날 91일물 CP 금리는 전날보다 0.04% 오른 5.3%에 마감했다. 한 달 가까이 연고점을 경신한 CP 금리는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회사채 무보증 3년물(AA-급) 금리는 전날보다 0.011% 오른 연 5.427%에 마감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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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 감사인에 안진…"독립성 문제로 내부 검토"
현대자동차의 새 외부감사인으로 딜로이트안진이 지정됐다. 삼정KPMG는 SK㈜와 SK이노베이션의 감사인으로 지정되면서 SK그룹 주요 계열사 감사를 모두 맡게 됐다. 2018년 말 본격 시행된 새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에 따라 금융당국이 이들의 새 감사인을 지정한 결과다.금융감독원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 등 신외감법에 따른 감사인 지정 결과를 회사와 외부감사인에 지난 11일 본통지했다. 본통지를 받은 기업들은 2주 이내에 지정감사인과 감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한 회사가 6년 이상 동일 감사인을 선임한 경우 이후 3년 동안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삼정KPMG는 내년부터 SK㈜,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현대미포조선 등의 감사를 맡게 됐다. 삼정은 올해 자유 선임 시장으로 돌아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신한금융지주 등의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재계 2위 SK그룹 지주회사 감사까지 맡으면서 올해 수임전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올해 주기적 지정 대상 기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 현대차의 감사인 자리는 딜로이트안진이 가져갔다. 안진은 1986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자동차의 외부감사를 맡아왔다. 2019년 삼정KPMG가 현대차 감사 계약을 따낸 지 3년 만에 당국 지정에 따라 감사인 자리를 되찾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삼정KPMG와 2021사업연도에 33억원 규모의 감사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감사 계약 규모 2위에 해당한다.업계에서는 독립성 문제 등을 이유로 현대차의 감사인이 재지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딜로이트안진이 현대차의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용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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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감사인 지정 통보…현대차-안진, SK-삼정, LG-삼일
재계 3위 현대차그룹의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새 외부감사인으로 딜로이트안진이 지정됐다. 삼정KPMG는 SK㈜와 SK이노베이션의 감사인으로 지정받으면서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감사를 모두 맡게 됐다. 2018년 말 본격적으로 시행된 새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에 따라 금융당국이 이들의 새 감사인을 지정한 결과다.금융감독원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 등 신외감법에 따른 감사인 지정 결과를 회사와 외부감사인에게 지난 11일 본통지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한 회사가 6년 이상 동일 감사인을 선임한 경우 이후 3년 동안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삼정KPMG는 내년부터 SK㈜,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현대미포조선 등의 감사를 맡게 됐다. 삼정은 올해 자유 선임 시장으로 돌아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신한금융지주 등의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재계 2위 SK그룹 지주회사 감사까지 맡게 되면서 올해 수임전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올해 주기적 지정 대상 기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 현대자동차의 감사인 자리는 딜로이트안진이 가져갔다. 안진은 1986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자동차의 외부감사를 맡아왔다. 2019년 삼정KPMG가 현대자동차 감사 계약을 따낸지 3년 만에 당국 지정에 따라 감사인 자리를 되찾았다.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삼정KPMG와 2021사업연도 33억원 규모의 감사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감사 계약 규모 2위에 해당한다.다만 업계에서는 독립성 문제 등을 이유로 현대차의 감사인이 재지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딜로이트안진이 현대차의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용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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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3년5개월 만에 한국 방문…이재용·최태원 등과 '네옴시티 회동'
오는 17일 방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사진)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5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 관련 그룹 총수들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인 1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 일행은 방한 기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스위트룸을 비롯해 400실을 통째로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그의 방한은 2019년 6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당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환담을 나눴다. 이 회장은 석 달 뒤인 2019년 9월 사우디 출장길에 빈 살만 왕세자를 다시 만나 산업, 에너지,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첫날인 17일 롯데호텔에서 이 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을 비롯해 최 회장, 정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재계 총수들과 네옴시티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는 전체 부지가 서울 면적의 44배인 2만6500㎢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다. 이번 방한 기간에 사업을 같이 추진할 기업을 찾고 다양한 투자 유치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주요 기업 중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현재 네옴시티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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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골칫거리' 역사 뒤안길로…SKC, 부실 자회사 없앤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SK그룹은 오랜기간 한 계열사로 골머리를 앓았다. SKC 계열사 SK텔레시스 이야기다. 이 회사가 2009년 내놓은 휴대폰 브랜드인 ‘W폰’, ‘조인성폰’ 등 피쳐폰은 스마트폰에 금세 밀렸다. 휴대폰 사업이 흔들리면서 무더기 적자를 냈다.부실이 깊어진 SK텔레시스에 자금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SKC가 SK텔레시스에 부당한 지원을 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SKC는 고민 끝에 그룹의 악몽이 되버린 SK텔레시스를 없애기로 가닥을 잡았다.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C 자회사인 SKC솔믹스는 내년 2월 1일 SK텔레시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SKC솔믹스와 SK텔레시스의 합병비율은 1대 0.14다. SKC는 두 회사 지분 100%(의결권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SKC는 합병 배경에 대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사업 주체를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표면적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부실 계열사를 없애기 위한 포석이 짙다.SK텔레시스는 핸드폰 사업이 휘청이면서 2010~2015년에 무더기 적자를 냈다. SKC는 SK텔레시스를 지원하기 위해 2012년 9월과 2015년 4월 SK텔레시스에 각각 199억원, 7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2015년 7월에는 반도체케미칼 사업부를 넘겼다.SKC의 SK텔레시스에 대한 지원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당시 SKC 경영진이었던 최신원 전 회장과 조대식 의장 등이 공모해 SK텔레시스에 부당 지원에 나서면서 SKC에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였다. 지난 1월 법원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최 전 회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 조 의장에겐 무죄를 선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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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다 3~4%p 더 높게"…삼성·SK·롯데도 '돈맥경화'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지난달 삼성 SK 롯데 한화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연 6~7% 금리에 근근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예금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연 3.83%)보다 3~4%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냉각된 자금시장 탓에 고금리에 근근이 유동성을 마련하면서 이자비용 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새로 자금을 조달할 때마다 연간 수십억원씩의 이자비용이 불어나는 것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사모사채 300억원어치를 연 7.05% 금리로 발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에 사모사채 200억원어치를 연 4.3%에 찍었다. 6개월 새 조달금리가 3.75%포인트나 치솟은 것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연 7%대 금리로 겨우 자금을 융통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31일 사모사채 200억원어치를 연 7.08%에 발행했다.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도 지난달 21일 사모사채 200억원을 연 7.1%에 찍었다. 지난 5월 사모사채 발행금리(연 4.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SK그룹 상황도 비슷하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 SK렌터카는 지난달 20일 공모 회사채로 10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금리는 연 6.11~6.2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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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첫 장기 CP 발행 추진…"조달 구조 다각화"
SK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장기 CP를 발행하기로 했다.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장기 CP 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용등급 AA급 대기업까지 장기 CP 시장을 찾는 등 조달 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10일 총 2000억원어치 장기 CP를 발행할 예정이다. 3년물 1000억원, 5년물 1000억원 규모다. SK가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보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할 방침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CP의 신용도를 최고 등급인 'A1'으로 매겼다.업계에서는 SK가 자금 조달 전략 다각화를 위해 장기 CP 시장을 찾은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쉬운 장기 CP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CP는 투자위험과 자금 활용 방안 등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내야 한다. 하지만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아 미매각으로 평판이 깎일 우려가 적은 편이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AA급), 통영에코파워(A+급) 등 대부분 기업들이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조달 금리가 다소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SK의 장기 CP는 3년물 연 5.629%, 5년물 연 5.745%에 금리가 책정됐다. SK의 장기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최근 들어 일부 AA급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연 6%대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대표적인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을 피해 CP 시장에서 자금 조달 우회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들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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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롯데·효성 계열사까지 '돈맥경화'…신보에 보증 SOS 쳤다
롯데건설은 요즘 매일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에 자금 운용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단기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자금줄이 꼬인 뒤부터다. 롯데그룹 계열사뿐만이 아니다. SK, 효성을 비롯한 주요 그룹 계열사 등도 공모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지난 8~9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겨우 자금을 조달했다. 정부가 뒤늦게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단기차입금(만기 1년 미만)이 530조원을 웃돌고 있는 데다 경기 악화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도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P-CBO ‘문전성시’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롯데·효성·무림그룹 계열사들은 8~10월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P-CBO는 신보 등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회사채와 대출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중소기업이나 자금 사정이 열악한 기업이 즐겨 쓰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돈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던 대기업들이 P-CBO 발행에 나선 것은 그만큼 자금시장이 팍팍하다는 의미다.효성화학(1000억원)을 비롯해 코리아세븐(900억원) 대우건설(800억원) 여천NCC(700억원) 풀무원식품(700억원) 휴비스(500억원) 롯데건설(300억원) 등은 8월 26일 P-CBO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달 30일엔 효성중공업(700억원) SK에코플랜트(600억원) 다우데이타(500억원) 대우건설(200억원) 코리아세븐(100억원) 등이 P-CBO로 자금을 마련했다.오는 27일에는 무림페이퍼(500억원) 코스맥스(200억원) 한신공영(150억원) 등이 P-CBO로 자금을 확충한다. LG그룹 농업화학 계열사인 팜한농, 코오롱인더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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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경 될 때까지 뭐 했나"…대기업들 줄줄이 'SOS'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SK그룹과 롯데그룹, 효성그룹, 무림그룹 계열사들도 두 달 전부터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이들 기업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지원을 받아 자금을 융통했다. 그만큼 자금시장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는 의미다. '흑자도산'의 그림자가 대기업 발치까지 다가온 것이다. 정부가 부랴부랴 50조원 넘는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꺼냈지만 "이 지경될 때까지 뭐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27일 무림페이퍼(발행액 500억원) 코스맥스(200억원) 한신건영(150억원) 등이 발행한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찍는다. P-CBO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회사채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지난 8월 26일에는 효성화학(1000억원) 코리아세븐(900억원) 대우건설(800억원) 여천NCC(700억원) 풀무원식품(700억원) 휴비스(500억원) 롯데건설(300억원) 깨끗한나라(150억원) 등이 P-CBO를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지난 9월 30일에는 효성중공업(700억원) SK에코플랜트(600억원) 다우데이타(500억원) 대우건설(200억원) 코리아세븐(100억원) 등이 P-CBO로 자금을 마련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팜한농도 P-CBO를 통한 자금조달을 타진한 바 있다.P-CBO는 통상 중소기업이나 자금 사정이 나빠진 기업들이 즐겨 쓰는 자금조달 통로다. 대기업들마저 P-CBO 발행에 나선 것은 그만큼 자금시장이 경색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23일 열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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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관리 책임질게요" 한국공간데이터, 40억원 시리즈A 유치 [김종우의 VC 투자노트]
공간관리 플랫폼 스타트업 한국공간데이터가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CJ인베스트먼트가 후속 투자를 집행했고 SK디앤디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누적 투자금은 75억원을 넘겼다.2018년 문을 연 한국공간데이터는 공간 관리 멤버십 구독 서비스인 '클리니어'를 내놨다. 고객사별로 배정된 전담 매니저가 공간의 미화부터 수리, 비품 관리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다. 기업 사무실, 공유 오피스, 기업형 임대주택, 호텔, 리조트 등이 주요 고객사다.또 회사는 클리니어 서비스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간 관리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스페이션'을 선보였다. 현재 클리니어 팀에 메뉴얼 작성, 현장 업무 배정, 일정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클리니어 고객들이 스페이션을 통해 공간 관리에 필요한 요소를 타임라인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이준협 CJ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커지고 있는 프롭테크 시장에서 한국공간데이터가 가진 성장세를 눈여겨봤다"며 "디지털 수용성이 낮은 부동산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 건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산업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김현우 한국공간데이터 대표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영업 분야 인력 채용, 서비스 고도화 등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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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중단한 오일뱅크…14조 이라크 사업 접은 한화
주요 기업들이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14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신도시 건설사업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변수가 불거지면서 내실 다지기에 나선 기업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1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7일 ‘비스마야신도시 및 사회기반시설 공사’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 공사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 NIC가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한화건설이 2012년부터 단독으로 추진한 이 사업은 비용만 14조원을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2027년 말까지 이라크 비스마야 지역에 주택 10만 가구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NIC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스텝이 꼬였다. 이 사업과 관련한 한화건설의 미수금·미청구공사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8280억원(상각처리대금 제외)으로 나타났다.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부실을 일찌감치 털어내기 위해서다.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오는 31일 흡수합병한다.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7일 충남 서산 대산 공장에 3600억원을 들여 추진하던 원유정제설비(CDU)·감압증류기(VDU) 설비 투자를 전격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CDU·VDU는 원유를 끓여 휘발유 경유 중질경유 등의 정제유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2019년 투자를 결정했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투자를 미루다 이번에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폭등 탓에 공사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한화솔루션도 1600억원을 들이는 질산유도품(DNT)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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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强달러 비상대응"…기업들 "글로벌 수요둔화 예상보다 심각"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달러 강세와 이로 인한 주요국 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필요한 적기 조치를 하겠다”며 “경제팀은 24시간 점검 체계로 빈틈없이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주재한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가) 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글로벌 경기가 급랭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에 대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기 둔화 장기화될 수도”이날 회의는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경제 불안요인에 대해 기업과 금융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1·2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땐 참석하지 않았던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간판 계열사의 재무와 전략담당 고위 임원들이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 건의사항을 기탄없이 말해달라”고 했다.다수의 회의 참석자는 △금융·외환 시장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 등 리스크 요인을 거론하며 “주요 선진국 경기가 내년까지 부진하면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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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서 나온 광물' 재활용 의무화
정부가 배터리를 만들 때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폐배터리 순환경제를 시장 주도로 재편해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배터리 광물 원산지 규정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1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이 모두 참여하는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다음달 출범해 폐배터리 광물의 의무 재활용 등을 담은 ‘배터리 순환 경제 시스템’ 마련에 착수하기로 정부와 조율을 마쳤다. 주요 배터리 3사와 완성차 업체가 사용 후 배터리의 회수·유통·활용에 대한 주도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이 함께 협의해 세제·연구개발(R&D)·금융 지원을 총망라한 종합지원책을 담은 ‘사용 후 배터리 육성법안’을 내년 상반기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 폐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니라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데 이은 후속 조치다.이번 법안은 신규 배터리를 제조할 때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니켈·코발트·구리 등의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향후 연평균 31.8% 성장해 2027년에는 약 15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50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 된다.폐배터리 재활용은 IRA의 새로운 돌파구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미산 전기차를 우대하는 내용을 담은 IRA는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광물을 미국 혹은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재가공할 경우 북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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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비수도권에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67조원 투자한다
SK그룹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이외 지역에 5년간 67조원을 투자한다. 그룹 성장동력인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등 이른바 ‘BBC’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최태원 회장(사진)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SK그룹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투자 및 연구개발(R&D)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SK그룹은 5년간 국내에 179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투자계획을 지난 5월 내놨다. 이 중 비(非)수도권에 37.4%인 67조원을 투자해 지방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비수도권 투자는 △반도체·소재 30조5000억원 △그린(친환경) 22조6000억원 △디지털 11조2000억원 △바이오·기타 2조8000억원 등으로 나뉜다. SK 관계자는 “5월 공개한 투자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비수도권에 예정된 투자 계획을 따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5년간 충북 청주에 짓는 신규 반도체 라인 M15X에 모두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 이번 투자의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차세대 전력반도체용으로 주목받는 SiC웨이퍼 제조공정 확대를 위해 최근 1900억원을 들여 경북 구미2공장의 웨이퍼링·에피 그로잉 생산설비를 증설했다.새로운 투자계획도 내놨다. 2025년까지 구미에 1조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SK㈜머티리얼즈는 내년까지 경북 영주·상주, 세종 등에 1조원을 투입해 특수·산업 가스와 배터리 소재 생산공장을 신설·증설한다. SK E&S도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충남 보령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를 구축한다.SK그룹은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