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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는 글로벌 제2 생산허브"…중동·아프리카에도 수출
인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요즘 가장 많이 찾은 해외 거점이다. 최근 1년여간 세 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다. 22일 정 회장이 찾은 곳은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였다. 현대차 해외법인 중 처음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자리를 직접 챙기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장을 계기로 인도법인을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 허브로 키우기로 했다.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대부분 인도에 재투자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연 150만 대 생산체제세계 최대 인구대국(14억4000만 명)인 인도는 올 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8.2% 증가했다. 인도 정부의 예상치(7.3%)를 웃도는 수치다. ‘탈(脫)중국’에 나선 글로벌 기업을 인도가 껴안은 결과다. 인도는 중위연령이 28세로, 한국(46세)보다 크게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덕분에 지난해 410만 대였던 인도 승용차 시장 규모는 2030년 500만 대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현대차가 해외법인 중 최초로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사람들이 주식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인도 기업’이란 인식이 생길 것”이라며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와 차별을 걱정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현대차는 이번 상장으로 유치한 4조4000억원가량 대부분을 인도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공장의 생산시설 확충 공사에 1조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푸네공장은 이를 통해 내년 연 25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춘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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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印 최대규모 상장…정의선 "인도가 미래"
22일 오전 7시 인도 뭄바이에 있는 인도증권거래소 출입구에 긴 줄이 늘어섰다. 하나같이 정장을 빼입고 있었다. 모두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공모액 기준)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의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이었다. 인도 자본시장 관계자 등 참석자 250여 명은 접시에 담긴 심지에 불을 켜고 신에게 바치는 힌두교 의식인 ‘아르티(Aarti)’를 거쳐 입장했다. 인도증권거래소 관계자는 “10년 넘게 근무했는데 이번 기념식이 규모가 가장 크다”고 했다.현대차 인도법인이 이날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공모주 청약에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글로벌 큰손이 몰려 공모가는 예측범위(1865~1960루피) 최상단인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결정됐다. 청약 경쟁률은 2.39 대 1이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며 “현지화에 대한 헌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현대차 인도법인의 ‘몸값’은 190억달러(약 26조원)로 평가받았다. 국내에 상장된 현대차 시가총액(49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지분 17.5%를 팔아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손에 넣었다. 나머지 82.5%는 현대차가 계속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날 인도증권거래소에서 시가총액 60위로 마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사람들이 주식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이제 ‘인도 국민기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기념식에서 만난 한 기관투자가는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라며 “이런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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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IPO 규모 '세계 2위'…지멘스·네슬레 등 다국적 기업 집결
글로벌 컨설팅 회사 언스트&영(EY)에 따르면 인도 증시 기업공개(IPO) 규모는 올해 3분기까지 94억4000만달러로 미국(273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한국 IPO 시장(21억달러)은 물론 중국 시장(68억달러)도 제쳤다.니르베르 시두 HSBC 인도법인 투자은행(IB) 공동대표는 22일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 상장 기념식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인도 증시는 이제 미국 증시 이상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갖췄다”며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가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서울지점 대표는 “인도 증시는 미국 증시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며 “1억 명에 달하는 인도 개인투자자의 지지를 받으면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러 글로벌 기업이 인도 증시 문을 두드린다”고 했다. 성장성 큰 인도 시장인도는 시장이 덜 성숙한 나라로 꼽힌다. 에어컨이 대표적 사례다. 보급률이 9%에 불과해 아직도 보기 드문 가전제품으로 꼽힌다.바꿔 말하면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인도 에어컨 시장 규모는 2억8580만달러다. 스태티스타는 2029년까지 에어컨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12.07%로 전망했다. LG전자를 비롯해 볼타스, 다이킨, 파나소닉 등 가전 기업이 인도에 진출한 이유다. 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2분기 기준 224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26.4% 증가했다.인도 내수 시장이 커지자 글로벌 자금도 자연스럽게 인도 증시로 몰리고 있다.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조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6월 기준 5조달러로 급격히 불어났다.그동안 국내 기업은 해외 상장 시 주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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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대국 인도, 잠재력 무한…전세계 투자자 문의 쏟아져"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정치적 안정도도 높다는 게 인도의 매력입니다.”카우샬 샤 코탁마힌드라은행 투자은행(IB) 부문 주식자본시장(ECM)본부장(사진)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글로벌 기업의 상장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상장기념식에서 만난 샤 본부장은 “인도 내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마케팅 포인트가 커진다는 점도 인도 증시 상장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했다.세계은행은 인도 소비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12%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이 비율이 5%, 미국 4%, 한국은 3%다. 인도 중산층은 최대 8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지멘스, ABB인디아, 유니레버, 마루티스즈키 등도 인도 증시 상장을 선택한 이유다. 샤 본부장은 “내수 시장의 견고한 성장을 보고 현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코탁은 씨티그룹, HSBC, JP모간, 모건스탠리 등과 함께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주관을 맡았다. 샤 본부장은 기업공개(IPO) 관련 실무를 담당했다. 샤 본부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임에도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며 “아이오닉 등 전기차(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새로운 모델을 계속 내놓는 것도 좋은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기념식에는 다른 상장 주관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존 메처 씨티 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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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고급차, 동남아선 맞춤형車로 승부
최근 자동차업계 화두는 ‘프렌드 쇼어링’이다. 동맹 또는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프렌드 쇼어링이라는 큰 틀에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현대차는 한국 공장을 글로벌 허브로 두고, 전 세계 주요 거점에서 현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 공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제값 받는 차’를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고, 체코 등 유럽 공장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공장에선 현지 맞춤형 전략 차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식이다. 인도는 그중에서도 현대차가 가장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차의 ‘빅픽처’다.인도 다음으로 현대차가 주목하는 곳은 중동 시장이다.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은 올해 상반기 119.9%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운영하는 글로벌 13개 공장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현지에서 주문이 쏟아져 연일 야간·주말 특근을 하고 있을 정도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차량만 생산하는 튀르키예 공장에서 내년부터 전기차도 제작할 계획이다. 중동 시장에서 몰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연간 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공장을 추가로 짓고, 2026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글로벌 전략은 경쟁사와의 과감한 동맹이다.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고, 철강·알루미늄 등 핵심 원·부자재 공동 구매를 포함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와 GM은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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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만난 정의선 "인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기여"
“인도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습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인도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6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현지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정 회장은 “인도 정부의 관심과 인도 국민의 사랑 덕분에 현대차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현대차그룹은 인도 첸나이에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에 기아 1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 푸네에 짓고 있는 현대차 3공장은 내년 하반기 완공된다. 정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모디 총리를 인도 3공장 준공식에 초대했다.정 회장은 “인도에서 전기차 모델을 지속 출시하고 전기차 충전망 구축 및 부품 현지화 등 인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며 인도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정 회장은 또 “현대차그룹은 최근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전 세계 자동차산업의 ‘게임 체인저’로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소 생태계를 신속하게 조성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등 순환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인도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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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 인 인디아' 10년, 글로벌 생산기지 우뚝…유니콘만 117개
인도는 중위연령(인구 분포상 한가운데 연령)이 28세이고 인구의 42.7%가 25세 미만인 ‘젊은 국가’다. 이들이 제공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력이 정부의 제조·서비스업 육성 정책과 맞물리며 인도는 가파른 경제 성장을 거듭해왔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속에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새로운 기회까지 잡으며 인도가 머지않아 ‘비욘드 차이나’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두터운 청년층이 경제성장 핵심인도는 1991년 경제개혁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정보기술(IT) 산업 발전, 제조업 현대화, 인구 증가 등이 인도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0년 500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2612달러로 다섯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전문가들은 인도의 두터운 청년층이 인도 경제 성장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21일 언스트&영 분석에 따르면 2030년 인도의 생산가능인구는 전체 인구의 68.9%를 차지할 전망이다. 많은 선진국이 누리지 못하는 인구 배당 효과(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경제가 성장하는 것)를 인도는 누릴 수 있는 것이다.젊은 층 주도하에 창업 열기도 뜨겁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오리오스벤처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은 117개다. 이 중 62%인 73개사가 2020년 이후에 유니콘기업으로 등극했다. 미국(유니콘기업 704개) 중국(335개)에 이은 세계 3위다. 10주년 맞은 ‘메이크 인 인디아’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 발표한 ‘메이크 인 인디아’(제조업은 인도에서) 정책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생산성이 낮은 농업 중심의 사회구조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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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대표 "美리츠·金 비중 각 10% 적절…위험 대비할 때"
“미국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금에 10%씩 자산을 배분해 위험에 대비할 때입니다.”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사진)는 17일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시장은 ‘버블’을 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투자 경력 32년 차 홍 대표는 한국금융연구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팀장, 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쳤다. 2021년 프리즘투자자문을 세워 다양한 자산군의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올해 미 증시 랠리는 ‘서학개미 열풍’을 부를 정도로 가팔랐다. 그는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은 경제지표에 비춰봤을 때 과했다”며 “내년 초 이후 언제든 미 증시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홍 대표는 “부동산 없이 주식에만 몰두하는 젊은 투자자에게 금리 인하 수혜가 예상되는 리츠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며 “최소 1년은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손쉬운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인덱스펀드’(VNQ)와 ‘슈와브 US 리츠’(SCHH)가 특히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두 상품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24.11%, 25.2%다.홍 대표는 금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게 점쳤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697.2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는 “금 가격과 나스닥지수는 역의 관계”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 증시 폭락 사태 당시에도 증명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점 경신에 따른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성장주 버블이 붕괴될 수 있는 내년까지 전체 자산의 10%를 금으로 대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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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중동 대형 수주 '싹쓸이'…로템, 폴란드서 방산 수출 '세일즈'
‘정의선 효과’가 내린 곳은 현대자동차 기아 등 자동차 계열사뿐이 아니다. 현대건설 현대로템 현대글로비스 등 비(非)자동차 계열사들도 지난 4년간 한 뼘씩 컸다. “모기업에 기대지 말고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이 뿌리내리면서 단순히 몸집이 커지는 걸 넘어 성장의 질(質)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현대건설이 그랬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은 29조65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6% 늘었다. 정 회장이 취임하기 전 해인 2019년(17조2788억원)과 비교하면 71.6% 증가했다. 건설 불황으로 신음하는 경쟁 업체들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은 덕분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 사업 일부를 수주하는 등 중동과 남미에서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도로·항만 등 그동안 잘한 사업뿐 아니라 전기차,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등 향후 신규 발주가 쏟아질 미래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네옴시티 현장을 찾은 것은 물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여러 차례 회동하는 등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준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한동안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현대로템도 다시 태어나고 있다. K-2전차와 고속철을 잇따라 해외에 내다팔며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 벽을 넘어섰다. 이 현장에도 정 회장이 있었다. 지난해 9월 폴란드를 찾아 방산 수출 세일즈에 힘을 보탠 것. 현대로템 매출은 정 회장 취임 전인 2019년 2조4593억원에서 지난해 3조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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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 임원보고' 받는 정의선…'파괴적 혁신' 이끈 송곳질문
자동차는 수많은 제조업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역사가 100년이 넘다보니 미국, 유럽, 일본 등 지역마다 ‘전통의 강자’가 즐비한 데다 전기차란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같은 신흥 강자들도 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유럽의 맹주’ 폭스바겐과 미국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전통의 강호들도 뒷걸음치고 있다.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0년 10월 정 회장 취임 후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몇몇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2019년 279조원이던 그룹 매출(연결대상 제외한 29개사 기준)은 올해 4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9조원 정도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27조원을 웃돌았다. 2019년 3.5%이던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10.7%로 뛰었다. 빅5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판매 순위는 5위에서 3위가 됐다. 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 719만 대에서 올해 740만 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는 자동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건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빼고 현대차그룹의 약진은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청의 리더십…수익성 개선에 집중업계에선 정 회장 리더십의 핵심으로 ‘빠른 판단’을 꼽는다. 미심쩍은 게 없을 때까지 임직원들에게 송곳처럼 묻는 치열함과 그에 대한 해법을 여러 경로로 듣는 경청이 낳은 결과다. 정 회장은 수시로 주요 임원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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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號 4년…현대차그룹, 순익 3배·시총 2배 '점프'
순이익 3배(2019년 9조원→2023년 27조원), 시가총액 2배(2019년 43조원→이달 11일 92조원), 매출 54%(2019년 279조원→2023년 432조원) 증가.2020년 정의선 회장(사진)이 현대자동차그룹 사령탑에 오른 뒤 4년 동안 만들어낸 숫자다. 정보기술(IT) 등 첨단 업종이 아니라 전통 제조업에서 이처럼 단기간에 ‘몸집’과 ‘내실’을 동시에 불린 기업은 드물다. 시장에서는 14일 취임 4주년을 맞는 정 회장의 리더십을 현대차그룹 변신의 비결로 꼽는다.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건설 등 29개 계열사(연결 대상 계열사 제외)의 지난해 순이익은 27조2272억원으로, 정 회장 취임 직전 해인 2019년(8조9784억원)보다 세 배 많다. 같은 기간 매출은 279조612억원에서 432조1839억원으로 150조원 넘게 증가했다.그룹의 쌍두마차인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시가총액은 2019년 말 42조7046억원에서 지난 11일 92조4656억원으로 113% 상승했다. 올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률(10.7%)이 글로벌 톱5 중 1위에 오른 덕분이다.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약진 이유를 ‘정의선 리더십’에서 찾는다. 시장 트렌드를 꿰뚫는 안목과 빠른 실행력, 미래를 준비하는 과감한 투자가 현대차그룹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다.신정은/김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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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법인 22일께 상장…4.5조 조달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시에 상장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보유 지분 17.5%를 구주매각해 4조5000억원가량을 손에 넣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 자금 대부분을 인도에서 생산시설 확충에 쏟아붓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인도를 한국에 이은 ‘제2의 글로벌 생산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가치 25조원인도 증권거래위원회는 9일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인도법인은 주식 공모 절차를 거쳐 오는 22일께 현지 증시에 이름을 올린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공모 규모는 전체 지분의 17.5%다. 현대차 보유 지분을 공모주로 내놓았다. 총 1억4219만4700주로, 공모가 밴드는 1865~1960루피(약 2만9860~3만1380원)로 정해졌다.현대차에 유입되는 자금은 최대 4조4620억원이다. 2022년 상장한 인도 생명보험공사(25억달러·약 3조3600억원)를 뛰어넘는 인도 증시 최대 공모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투자자들이 현대차 인도법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824만 대를 판매했다. 인도 승용차 시장에선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점유율 2위다.공모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25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현대차 시가총액(62조530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도법인 상장이 완료되면 현대차 보유 지분은 82.5%로 축소된다. “글로벌 수출허브로 육성”현대차가 인도법인을 따로 상장한 건 인도를 ‘제2의 글로벌 생산허브’로 삼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14억 인구대국인 인도는 세계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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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둔화 우려, 글로벌 자동차주 '뚝뚝'
글로벌 자동차 경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주가 하락세를 보였다.2일 현대차는 2.87% 떨어진 23만7000원에 마감했다. 기아도 1.2% 하락한 9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5거래일간 각각 7.24%, 5.8% 내렸다.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에스엘(-3.39%), 화신(-1.87%), 금호타이어(-2.87%) 등 부품·타이어주도 이날 약세를 보였다.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대표적 경기소비재인 자동차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한국 자동차 수출은 54억8300만달러로 4개월 만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4월(67억8300만달러)보다는 13억달러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0.4% 급감했다.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는 지난달 30일 북미 지역 출고 위축, 중국 시장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5거래일간 11.66% 급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려왔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위축되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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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나란히 신용등급 'AAA'로 상향
현대차·기아 신용등급이 나란히 최우량인 'AAA'로 상향조정 됐다. 두 회사가 함께 AAA 등급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기아의 실적·재무구조가 괄목할 만큼 좋아진 결과로 풀이된다.한국신용평가는 11일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A(안정적)’로 올렸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국내 시장에서의 확고한 시장 지위와 개선된 제품 경쟁력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연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양한 시장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생산역량이 업계 최상위 수준"이라며 "지속적 투자로 시장 변화 대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현대차·기아가 이번에 받은 'AAA'는 19개로 이뤄진 한국신용평가의 신용 등급 체계상 가장 높은 등급이다. 현재 공기업·금융기관을 제외하면 국내 일반 기업 가운데 AAA급 신용도를 보유한 곳은 KT&G, SK텔레콤, KT뿐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신용등급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4월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A’로 올린 바 있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AAA’ 신용도로 복귀했다.기아가 AAA급 신용도로 올라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기아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기아의 신용등급을 'AA+(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조만간 신용등급이 ‘AAA’로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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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건식공정 파일럿 라인 가동 시작"
전기자동차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은 우려를 넘어 현실이 됐다. 관련 업계는 이제 ‘어떻게 빠르게 극복해 내느냐’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 전기차 회사와 배터리 회사들은 제품·공정 혁신을 해내고 있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9일 나왔다.김윤창 삼성SDI 연구소장(부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충남 천안에 국내 최초로 건식공정 파일럿 라인을 완공해 시험 생산을 시작했고, 이름은 ‘드라이EV(DryEV)라인’”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꿀 건식공정은 설비투자비를 최대 30% 줄이는 기술로, 공식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2차전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으로 이뤄진 활물질을 액체 상태(슬러리)로 만들어 금속 극판에 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높은 열로 극판을 건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믹싱-코팅-건조-압연’ 총 네 단계에 걸친 ‘습식공정’이 필요하다. 반면 건식공정은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로 처리해 코팅한다. ‘믹싱-필름화’ 두 단계로 공정이 줄어든다. 김 부사장은 “결국 캐즘을 극복하려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공정 설비 혁신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투자비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최경환 SK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고체 배터리’로 시장 침체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최 CTO는 “배터리 개발·생산 절차를 보면 안전을 위한 요소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가열성 전해질을 고체화하는 방식 등을 통해 안전 관련 비용을 줄이면 전체 비용도 크게 줄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