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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소재 직접 산다…현대차 '밸류체인 빅픽처'
현대자동차그룹이 21일 포스코그룹과 철강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잡은 건 오랜 기간 공들인 ‘전기차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한 밑그림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를 직접 대량 생산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배터리 연구개발(R&D) 등에 목돈을 쏟아부으며 관련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전기차 판매목표는 326만 대. 전체 판매목표(974만 대)의 33.5%다. 신차 세 대 중 한 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란 얘기다. 전기차 시대의 주인공이 되려면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 밸류체인을 완벽하게 꿰뚫어야 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그래야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배터리 셀 업체와의 가격 협상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어서다.현대차그룹의 ‘배터리 장악’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미 작년부터 배터리 원자재 확보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미국 솔리드파워(2018년), SES, 팩토리얼(2021년) 등 배터리 개발 업체에 투자하는 걸 넘어 작년부터는 중국 성신리튬, 간펑리튬 등에서 수산화리튬 등 원자재를 직접 공급받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작년 6월엔 세계 2위 리튬 생산 업체인 칠레 SQM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확보한 원자재를 배터리 생산 업체에 제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테스트 생산용으로도 쓰고 있다.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장기적으론 자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한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주도권을 쥐는 업체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첫 시험무대는 인도네시아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투자한 첫 배터리셀 공장(HLI그린파워)이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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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깬다…현대차·포스코 '車·鐵 동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기로 한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 포스코그룹이 동참한다. 두 그룹은 전기로를 활용해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함께 진행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을 돌파하기 위해 국내 기업끼리 손을 잡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본지 4월 14일자 A1, 3면 참조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21일 서울 현대차 강남사옥에서 ‘철강 및 2차전지 분야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발표했다.협약에 따라 포스코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쇳물 기준 연 270만t짜리 제철소를 짓는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투자금 58억달러(약 8조2000억원) 중 절반을 현대제철 등 계열사와 외부 투자자로부터 조달하기로 했는데, 포스코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구체적인 투자액과 지분율, 조건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포스코는 조(兆) 단위 투자를 통해 생산라인 일부를 넘겨받는 방안을 현대차그룹과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그룹은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에서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R&D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원자재(리튬·니켈 등)→배터리 소재(양극재·음극재 등)→배터리 셀→완성차’로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와 호주에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을 통해 양·음극재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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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위 반짝 입성…현대차 제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5위에 반짝 입성했다.18일 오전 10시20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9% 급등한 84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8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52주 신고가(84만8000원)로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38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근소한 차이로 현대차를 역전했다.최근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2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재차 제동이 걸리면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 차례 수정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을 요구했다. 결과 기재 수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앞서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할인 없이 참여해 조달하기로 했다. 통상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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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車 기업 도울 것"…현대차그룹株 동반 질주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제조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의 주가가 15일 동반 상승했다. 미국이 자동차 관련 관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다.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이날 4.29% 상승한 1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는 3.37% 올라 8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부품 기업도 대부분 크게 올랐다. 자동차 범퍼 등을 생산하는 성우하이텍은 7.72%, 조향 장치 제조사 화신은 6.99% 뛰었다. HL만도(6.23%), 에스엘(5.94%), 한온시스템(3.16%)도 상승했다.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련 품목 관세 완화 조치를 시사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자동차 기업을 도울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기업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부터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와 별도로 수입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다음달 3일부터는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25% 관세를 매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완화 여부가 국내 완성차·부품 기업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와 차량 부품은 한국의 최대 대미 수출 품목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완성차 413만 대 중 273만 대가 해외에서 팔렸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43만 대는 미국을 향했다.전문가들은 미국이 관세 25%를 그대로 적용하면 국내 완성차 기업의 영업이익이 연간 최대 10조원가량 쪼그라들 것으로 본다. 관세를 반영해 현지 가격을 올리면 그만큼 수요가 줄고,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마진을 희생해야 한다. 작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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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美투자 핵심은 관세 아닌 시장성"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210억달러(약 31조원)에 이르는 미국 투자계획을 발표했을 때 시장 일각에선 “너무 섣부른 결정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관세 폭탄’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불요불급한 투자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루이지애나 제철소 가동 시점이 2029년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에 따른 관세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정작 제철소 가동 시점에 미국이 다시 무관세 정책으로 돌아서면 현지 생산의 이점이 반감된다는 의미였다.이에 대한 산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관세 대응이 아니라 현지 생산의 필요성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얘기다. 관세와 보조금은 기업이 투자 타이밍을 고르는 하나의 ‘계기’였을 뿐, 투자를 결정한 더 중요한 이유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초석 다지기’란 설명이다.실제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전부터 미국 투자 확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2016년부터 판매량이 꺾인 뒤 미국이 핵심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703만3000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24.3%(170만8293대)가 미국에서 팔렸다.현대차그룹이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 계획을 떠올린 것도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점유율 확대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생산한 강판으로 곧바로 자동차를 만들면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져 자동차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현지에 공장을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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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배당 5조원 급증…모범생은 車·보험·증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작년 총배당액이 1년 전보다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주환원(밸류업) 정책과 함께 비과세 배당(감액배당) 등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보험·증권주의 배당금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배당수익률 2.91%로 높아져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CJ와 강원랜드, 넥센타이어 등 3개사의 배당기준일이 지나며 모든 상장사의 결산배당이 마무리됐다. 기존 국내 상장사의 배당기준일은 예외 없이 12월 말이었지만 2023년부터 주주총회 이후로 정할 수 있게 됐다. 배당액 확정 후 배당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이른바 ‘벚꽃배당’이 확산한 배경이다.상장회사협의회가 2024사업연도 상장사(12월 결산기업)의 총 현금배당액을 산출한 결과 48조1458억원으로 계산됐다. 전년(43조1185억원) 대비 5조273억원 증가했다. 배당을 계획하고 있는 상장기업은 같은 기간 1165개사에서 1189개사로 2.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배당 규모는 11.7% 커졌다.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배당금액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3년 40조9347억원을 현금배당했지만 작년엔 4조7956억원 많은 45조7303억원으로 늘렸다. 코스닥 상장사 현금배당은 2조1823억원에서 2조4136억원으로 2313억원 불어났다. 증가율은 10.6%다.전체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중)은 2023년 2.47%에서 지난해 2.91%로 높아졌다. 배당금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유가증권시장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2.95%에서 3.29%로 올라갔고, 코스닥 배당수익률은 2.05%에서 2.56%로 높아졌다. ◇배당 크게 늘린 ‘밸류업 모범생’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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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상호관세"…트럼프, 한국 더 세게 때렸다 [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해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만든 자유무역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오늘은 미국 경제 독립선언의 날”이라며 상호관세 부과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미국인은 우리의 희생으로 다른 나라가 부유하고 강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우리가 번영할 차례”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일방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상호관세와 기본관세 두 가지를 적용했다. 주요 대미 흑자국 등 57개국에 국가별로 다른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그 밖의 다른 교역국에는 일괄적으로 10%의 기본관세를 매겼다. 국가별 상호관세는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이다. 한국에는 26%를 적용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별도 자료와 달리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라고 발언해 혼선을 일으켰다.상호관세 부과로 한국이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특히 한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EU와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20개국 중 가장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아마도 가장 최악은 한국과 일본 등의 나라들이 부과하는 비금전적인 장벽”이라며 한국과 일본에서 팔리는 차의 81%, 94%가 자국산이라고 했다. 한국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적용하면서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은 것이다.중국은 상호관세율이 34%지만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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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관세 펀치'에 급락한 亞증시…韓은 '공매도 변수'까지 덮쳤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28일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하락해 단숨에 2500대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크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 인공지능(AI) 반도체주 ‘버블’에 대한 불안감, 오는 31일 재개하는 공매도, 배당락 등 네 가지 악재가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파랗게 질린 아시아 증시코스피지수는 이날 1.89% 급락한 2557.98에 거래를 마쳤다. 2600선 위로 올라선 지 2주 만에 다시 250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는 1.94% 하락한 693.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월 2일(686.63) 후 약 3개월 만에 700선을 내줬다. 일본 닛케이225지수(-1.8%), 대만 자취안지수(-1.59%)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42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62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7881억원 등 현·선물 1조5464억원어치 를 내다팔았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관세가 미국 경기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다음달 2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도 부과될 예정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차의 45%를 수입하는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물가는 0.2~0.3%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며 “자동차 값이 올라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5%가량 줄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국을 비롯한 대미 수출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에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멕시코와 일본, 한국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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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현대차·SK온 美 합작법인에 15억弗 지원
수출입은행이 현대자동차·SK온 합작 법인의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에 총 15억달러를 지원한다.윤희성 수출입은행장(가운데)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SK온 합작 법인의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윤 행장은 “국내 제조사 기술로 생산한 배터리를 국내 완성차 업체에 장착하는 ‘K배터리 동맹’ 구축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터리 등 첨단 전략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은도 전방위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수은은 이날 방문한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에 대출 8억달러와 보증 7억달러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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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쇳물 뽑아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 … 현대차가 유일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10억달러(약 31조원) 미국 투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관세 대응’과 ‘수직계열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해외 1호 생산거점을 루이지애나주에 마련하고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량을 120만 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걸 직접 하는 회사는 현대차그룹뿐이다. 자동차 뼈대와 핵심 부품(현대모비스 등)도 현지에서 만든다. 물류(현대글로비스)도 직접 한다. 철강재와 주요 부품 등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보다 꼼꼼하게 품질 관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트렌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음을 산 덕분에 관세율을 낮출 가능성이 생긴 것도 이번 대규모 투자의 성과로 꼽힌다. ◇물류 중심지에 제철소 건설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는 2028년까지 4년 동안 진행된다.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분야는 자동차(86억달러)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26일 미국 조지아주에 문을 여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규모를 연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앨라배마(현대차)와 조지아(기아)에 있는 기존 공장의 생산설비 현대화 작업도 벌인다. 이를 통해 현재 연 100만 대 수준인 미국 생산능력을 120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한국(연 331만 대)에 현대차그룹의 ‘넘버2’ 생산 국가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톱티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자체 제철소 건립이 필수라고 봤다. 자동차 원자재의 핵심인 철강재를 직접 만들어야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 생산 원가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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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발표하자" 백악관이 먼저 요청…공화당 실세 한자리에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달 11일 ‘팩트시트’(보도 참고자료)에선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이달 10일에도 “기업들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시장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대기업 12곳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현대차그룹을 포함했다.현대차그룹도 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곧 문을 여는 미국 내 3호 공장인 조지아주 ‘현대차 메타플랜트’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을 타진하기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백악관에서 현대차그룹에 투자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준비 과정은 길지 않았다. 짧은 기간에 미국 방문 계획을 세우고 발표를 준비하느라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은 긴박하게 움직여야 했다. 발표 전날인 24일 백악관이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트럼프 대통령 일정표에는 ‘루이지애나주지사와 발표’라고만 적혀 있었다. 미국 측 참가자 명단도 막판까지 계속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백악관 발표에는 현대차그룹에서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총 4명이 배석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함께했다. 특히 지난해 현대차가 영입한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보 출신 성 김 사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전후 워싱턴DC와 서울을 수시로 오가면서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출신인 김일범 현대차 부사장도 성 김 사장을 보좌해 막후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미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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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국내도 24조 투입 '사상 최대'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투자 규모는 미국을 압도한다. 올해만 24조30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1년 전(20조4000억원)보다 19% 늘렸다. 한국이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의 중심지인 만큼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는 국내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분야별로 현대차는 올해 R&D에 1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승부를 가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관련 기술을 끌어올리고, 수소 관련 기술도 손에 넣는 게 목표다. 경상투자 분야에는 모두 12조원을 들인다. 전기차 전환과 신차 대응 생산시설 확충, 제조기술 혁신, 고객 체험 거점 등 인프라 보완이 주요 투자 분야다.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작년엔 기아 ‘광명 이보 플랜트’를 가동하고 소형 전기차 EV3 생산을 시작했다. 올 하반기엔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를 완공하고 목적기반차량(PBV)을 생산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8000억원이 들어가는 전략투자 분야의 핵심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이다.양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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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넘는다…韓 외교통상 불안 속, '민간외교관'된 정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한국은 속수무책이었다. 일본 유럽 등 주요국마다 정상이 ‘투자 보따리’를 내놓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랬지만 리더십 공백에 빠진 한국은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 마당에 장관급 회담은 하나 마나였다.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큼지막한 선물을 건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한국에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풀어낸 민간 외교관’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 발표로 한국이 적어도 다른 국가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 현대차, 미국 정부와 직접 접촉정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10억달러짜리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 그 옆자리에 선 건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서열 3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었다. 한국 기업인이 세계 정치·경제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이 자리에 선 해외 기업인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웨이저자 TSMC 회장 정도였다.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미국 정부와 접촉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인 2023년 8월 해외 대관 조직인 ‘글로벌 폴리시 오피스’(GPO)를 꾸려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대외 활동을 벌여왔다.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자동차를 넘어 한국 산업계를 겨냥한 미국의 관세 압박을 완화하는 데도 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은 나라보다 우호적인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트럼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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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31조 투자…트럼프 "위대한 기업"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스벨트룸. 시계가 오후 2시15분을 가리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기다리고 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손을 맞잡은 그는 “오늘 우리는 아름다운 발표를 할 겁니다”라고 말한 뒤 마이크를 정 회장에게 건넸다. 한국 기업인이 세계 정치·경제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현직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선 첫 장면은 이렇게 연출됐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현대차그룹이 루이지애나에 미국 내 1호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립하는 등 4년간 21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달 2일로 예고된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야별로 자동차 생산 86억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63억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등이다. 이번 투자액은 현대차그룹이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40년 동안 투자한 금액(205억달러)을 넘어서는 규모다. 미국을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기지’로 삼은 것이다.정 회장이 이날 “현대차그룹이 미국 산업의 미래에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화답했다.핵심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해 일관 생산시스템을 갖춘다는 데 있다. 현대제철의 해외 첫 생산 거점인 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생산한 연 270만t 규모의 철강 제품을 활용해 앨라배마(현대차·생산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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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거래소 'VI' 속출…변동성 경고음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거래 가능 종목이 늘어나며 변동성 완화장치(VI)가 잇달아 발동되고 있다. 이달 말 거래 종목이 추가되면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5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날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에서 총 27번의 VI가 발동됐다. 지난 4일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현대차(4회)와 기아(1회)를 비롯해 네이처셀(5회), 성우하이텍(5회) 등의 주가가 요동쳤다.네이처셀의 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적 치료제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개장 직후인 오전 8시 가격제한폭(29.95%)까지 뛰어 가격 안정화 장치가 발동됐다. 첫 VI 발동 당시 체결량은 10주에 불과했다.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현대차도 프리마켓 개장 이후 4초 만에 VI가 울렸다. 체결량은 701주였다. 전날 넥스트레이드 정규장 종가 대비 10.54%(23만6000원) 급등해 이날 오전 8시4초부터 6분간 네 차례 VI가 발동됐다.개장 전 단일가 매매 방식을 적용하는 한국거래소와 달리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에서 접속매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호가를 제출하면 해당 가격에 즉시 체결될 수 있다. 빠른 거래가 장점이지만 유동성이 작은 프리마켓에선 소규모 거래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오는 31일 800개 종목으로 거래가 확대되면 주가가 빈번하게 급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