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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시장 ‘제번스의 역설’과 기업의 대응전략 [삼일 이슈 프리즘]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는 그의 저서 <석탄 문제(The Coal Question)>에서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을 제시했다. 이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단위당 소비 비용이 낮아져 오히려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현상을 뜻한다.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전력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며 에너지 소비 효율성은 극대화됐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소비 증대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에는 단순한 에너지 비용 절감 이상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기업 경영진은 제번스의 역설이 암시하는 장기적인 에너지 소비 패턴 변화와 재무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AI 통해 예측 및 최적화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력소비 증가율은 4.3%를 기록했고, 2027년까지 매년 4%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3년 전력소비 증가율인 2.5%를 상회하는 것으로, 매년 일본의 전력 수요량과 맞먹는 전력량이 추가되는 수준이다. 국내 전력시장 또한 2023년까지 5년간 전력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1.5~2%를 기록했으며, 장기적으로도 2.5%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AI를 활용한 효율적인 전력 시장 운영 및 활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전력 수요와 공급의 정확한 예측 및 최적화 능력이다. AI 기반 예측 시스템은 기상 정보, 생산 계획, 과거 전력 소비 패턴, 사회 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통합해 수요를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과거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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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작은 위기에도 휘청…'최적화의 덫'에 걸린 세계 경제
‘가성비’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을 줄인 단어로, 음식이 됐든 옷이 됐든 화장품이 됐든 간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선의 소비를 하려는 마음이 담긴 표현이다.우리는 비단 소비뿐 아니라 삶의 모든 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가장 빠른 지름길,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주식 종목, 가장 큰돈을 벌 수 있는 커리어는 모든 사람의 관심사다. 그만큼 ‘최적화’ 욕구는 우리 사고방식에 깊이 녹아들어 있다.<최적화라는 환상>은 최적화라는 원칙이 항상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저자 코코 크럼은 미국의 응용 수학자다.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고, 과학 컨설팅 업체 리워드코 창업자다. 세계 최고 테크 기업이 모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식을 찾는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저자는 테크업계의 효율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 환멸을 느끼며 최적화의 폐해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다.책은 최적화가 인류 발전을 이끈 원리를 설명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량, 더 많은 돈,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욕구는 인류 성장의 강력한 동기가 됐다. 덕분에 과학 기술, 경제 시스템, 산업 모두 숨 가쁜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다. 농업, 경제, 에너지, 카지노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최적화가 절대적인 원칙이자 하나의 시대정신이 됐다.저자는 최적화 추구가 인류 발전에 지대하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동시에 그 이면에 숨겨진 문제들을 지적한다. 인류가 눈앞의 최적화에 집착해 사회는 유연성과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게 크럼의 주장이다.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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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쏠라, 130억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 [VC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지난 한 주간 간편식, 소프트웨어, 에너지코팅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메디쏠라, 130억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맞춤형 푸드케어 솔루션 기업 메디쏠라는 총 13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프리미어파트너스, 삼성벤처투자, 레드뱃지퍼시픽이 주요 투자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메디쏠라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메디쏠라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에쓰푸드 부사장 출신으로 존쿡델리미트 등 리테일 브랜드의 설립부터 마케팅, 영업, 운영까지 전반을 주도하며 식품 산업 내 경험 기반 혁신을 이끌어온 이승연 대표와 KB인베스트먼트에서 헬스케어·바이오 분야 투자를 주도했던 이돈구 대표가 의기투합해 2021년 12월 기획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프리A 라운드를 통해 약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금융 AI 기술 기업 혜움, 105억 규모 시리즈 B 투자 유치금융 AI 기술 기업 혜움이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IBK기업은행, 쿼드벤처스가 후속 투자를 단행했으며,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혜움은 2017년에 설립됐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사업자의 편의를 돕는 AI 기술 연구 기업으로 출발해 세무·재무 분야의 자동화를 선도했다. 혜움의 대표 서비스로는 사업자 세무 처리를 지원하는 '혜움 레포트 2.0', 사업자 경정청구 서비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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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XR(확장현실) 시대를 대비한 기업의 전략은? [삼정KPMG CFO Lounge]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의 가상현실 세계 ‘오아시스’는 사람들이 현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또 다른 세계로 그려진다. 단순 공상과학적 상상으로 여겨진 영화 속 모습은 최근 빅테크의 투자, AI(인공지능) 발전 등으로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기술이 고도화되고, XR 적용 산업 범위가 확대되며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으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XR 투자 확대, AI 발전이 촉진한 XR 생태계 혁신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XR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2025년 1월 HTC 그룹의 XR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하며 기술력을 강화했다. 애플은 2023년 6월 AR 헤드셋 개발기업 미라(Mira)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역량을 키웠다.이와 같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들은 차세대 XR 디바이스 개발과 전용 운영체제(OS)를 공개하며 XR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 퀄컴과 협력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2024년 12월 공개했으며, 삼성전자는 2025년 1월 이를 탑재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선보였다. 소니 또한 CES 2025에서 3D 콘텐츠 제작 특화 XR 디바이스 ‘XYN 헤드셋’을 발표하며 XR 활용 영역을 확장 중이다.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또한 XR 생태계 혁신을 앞당기는 주요 요인이다. AI는 IT 인프라, 반도체, 센서 기술을 발전시켜 XR 디바이스 성능을 향상시키고,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와 XR 환경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메타는 2024년 9월 AI 스마트 글라스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AI 에이전트 ‘메타(Meta) AI’가 내장된 이 디바이스는 사용자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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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라는 미생이 일으킨 파장 [정삼기의 경영프리즘]
지난 1월 27일, 미국 증시는 충격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기술 기업들의 시가 총액이 1조 달러나 증발했습니다. 엔비디아는 17퍼센트가 하락한 6,000억 달러로 미국 주식 시장 역사상 하루에 가장 큰 폭락을 기록했습니다. 인공지능(AI) 생태계의 다른 기업들도 비슷했습니다. 공황의 원인은 딥시크라는 무명의 중국 스타트업이 출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중국 주식시장은 올해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국 기술 기업을 담은 홍콩 항셍 기술 지수는 1월 중순 이후 40퍼센트 이상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국 기술기업들은 평온을 되찾았습니다만 활기는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의문의 꼬리는 이어집니다. 미국 빅테크들은 거품이 끼었던 것일까? 딥시크 모멘트 이후 어떤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혹은 장기적으로 승자가 될까? 과연 중국 AI 세상이 오는 것일까? 한국은 AI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일까? 이런 가운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델 제작, 클라우드 서비스 등 AI 생태계와 밀접한 기업들의 운명이 궁금해집니다. 먼저 딥시크 학살로 충격이 가장 컸던 분야는 하드웨어입니다. 최고 사양의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는 칩 수요가 줄어들면서 압박을 받을 것입니다. AMD와 같은 경쟁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만의 TSMC는 13퍼센트 하락했습니다. 충격은 칩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센터 서버 랙을 만드는 HPE와 델도 휘청거렸습니다. 네트워킹 장비 업체 아리스타, 칩 과열을 막는 냉각장비 업체 버티브 등도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에너지 기업들도 피바다에 휩싸였습니다. 전기 장비 제조업체 지멘스에너지와 원자력에 사용되는 우라늄 업체 카메코도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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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AI 시대에는 '공감 지능' 가져야 성공한다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공감 지능 시대>는 이 질문에 ‘공감 지능’이라고 답한다.저자 김희연은 LG그룹 최초 여성 최고전략책임자(CSO)와 LG그룹 전자 계열에서 처음으로 여성 전략그룹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영·AI 관련 칼럼니스트로 일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외이사로 있다. 책에는 저자가 영어영문학과 출신 은행원에서 증권사 IT(정보기술) 애널리스트, LG디스플레이 임원까지 세 차례 전직을 거친 독특한 커리어에서 얻은 경험담과 교훈이 담겼다.<공감 지능 시대>는 AI 시대 인간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답을 ‘찾는’ 존재고, 인간은 해답을 ‘만들어 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공감 지능이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저자가 말하는 공감 지능이란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맥락과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질문과 결정에 도달하는 능력이다. 책은 이 능력이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공감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이 지난 30여 년간 전혀 다른 업종을 옮겨 다니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문성이 아니라 사람을 들여다보는 태도에 있었다고 말한다.저자는 공감 지능을 키우는 세 가지 ‘눈’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일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눈이다. 두 번째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혁신을 준비하는 자세다. 마지막은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을 구별하는 시선이다. 이런 자세가 데이터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인간 심리를 포착하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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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내리막' 홈플러스 회생 불확실성 커져…메리츠, 채권 회수 가능할까
홈플러스가 한달 전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실적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4주간 주간 실적은 한주도 빼놓지 않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악화됐다. 홈플러스 회생의 전제조건인 실적 호전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채권자들도 한숨을 쉬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을 지원한 메리츠금융그룹 역시 약속된 이자는 물론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메리츠도 3500억원의 신규 자본 확충을 하며 관련 후폭풍에 대비하는 모습이다.불 난데 부채질하는 금감원2일 대체데이터 제공업체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발표된 지난달 첫째주 신용카드 결제액은 작년 동기 대비 7.10% 감소했다. 둘째주에는 -14.46%로 매출 감소폭이 더 커졌고, 셋째주 -13.81%, 넷째주 -12.19%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나갔다.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대대적인 세일에 나선 기간인만큼 더욱 뼈아프다. 홈플러스는 2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할인행사인 '홈플런 이즈백' 행사를 했으며, 다음날인 13일부터 19일까지 '앵콜! 홈플런 이즈 백'을 통해 세일을 연장했다.세일에도 카드 매출이 감소한 것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향후 영업 활동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기존에 발행된 상품권을 먼저 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월 첫째주 이마트의 카드결제액이 작년 동기 대비 2.91% 증가하는 등 경쟁업체들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반사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이같은 홈플러스의 매출 부진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소비자 이탈이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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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테크놀로지스, AI 서비스 플랫폼 최초로 누적 투자 1000억 돌파 [VC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지난 한 주간 플랫폼, 소프트웨어, 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생성형 AI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 830억 규모 시리즈 B 투자 유치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은 83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해 최종 1080억 원 규모로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고 31일 발표했다.이번 추가 투자 유치에는 신규로 참여한 굿워터캐피탈이 리드 투자자로 나섰다. 기존 투자사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캡스톤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 앤틀러, Z벤처캐피탈(ZVC) 등도 함께했다. 지난해 10월 뤼튼은 서비스 개시 1년 10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뤼튼은 캐릭터 채팅 서비스를 다음 달 3일 별도의 웹·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인 크랙(Crack)으로 정식 출시하고, AI 검색과 생산성 도구 ‘나만의 AI’ 등의 기능을 탑재한 뤼튼 본 서비스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폐기물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리코, 585억 규모 시리즈 C 투자 유치사업장 폐기물 수거 서비스 '업박스(UpBox)'를 운영하는 리코(Reco)가 총 585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는 한국을 포함해 31개국에서 이케아 리테일을 운영하는 잉카 그룹의 투자 부문 '잉카 인베스트먼트'가 리드 투자사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는 잉카 인베스트먼트의 첫 한국 투자 사례이자, 최근 순환 경제 관련 기업에 10억 유로(1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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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 성과, 건전한 기업지배구조에서 시작된다 [안진 클로즈업]
최근 기업의 장기적인 재무 성과를 결정하는 요소로 ‘기업지배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윤리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거버넌스 전략은 점차 주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딜로이트 글로벌 이사회 프로그램이 글로벌 30개국 이사진 177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보고서인 ‘이사회의 이해관계자 신뢰제고 및 측정방법(2023)’에 따르면, 응답자의 95%는 ‘이사회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구축하고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고, 82%는 ‘CEO가 이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업지배구조가 단순한 내부통제를 넘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재무적 성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이러한 맥락에서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매년 발표하는 지배구조 우수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기업의 재무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연도 전후의 재무실적 추세’와 ‘지배구조 우수기업과 지배구조 취약기업 간 재무실적 이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이다.KCGS에서는 매년 기업지배구조등급을 7단계[탁월(S) ~ 매우취약(D)]로 분류하여 발표하고 있다. 최근 3년(2021년~2023년)간 기업지배구조등급에서 ‘탁월(S) ~ 양호(B+)’ 등급을 받은 기업을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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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관련 내부통제의 실무적인 취약점 [회계로 보는 디지털 세상]
4월은 달력으로 보면 두번째 분기의 시작이다. 그러나 회계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3월말까지 감사 및 세무 등의 바쁜 업무를 마치고 다시 새로운 한 해를 여는 달이기도 하다. 따라서 회계업종에서 4월 초는 새해와 같다. 기업의 회계부서도 마찬가지다. 3월에 주주총회 등을 마무리하고 이제서야 2025년을 시작한다는 생각일 수 있다. 결산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는 때라고 할 수도 있지만 벌써 시작된 2025년의 과제들이 이미 산적해 있어 맘 편하게 쉬는 것도 쉽지 않다.오늘은 이러한 숙제 중 하나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유예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를 받는 자산총액 1,000억 이상의 상장사는 2025년부터 모두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보고서’에 ‘자금 부정(횡령 등) 예방 및 적발을 위한 통제활동 등’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영어에 이런 표현이 있다. “Dance like no one is watching, but perform like everyone is.” ‘춤은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자유롭게 추되, 무대 위에서는 모두가 지켜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하라’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다양한 의미의 해석이 있지만 보여지는 순간의 책임을 의미할 것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을 상세히 보여 줘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공연의 시간이 되었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 챙겨 보아야 하는 숙제가 많으리라 생각한다.많은 기업들이 이미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남들에게 보여주는 시점에서 자신이 잘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평가해 보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내부통제 가이드라인과 같은 교과서적인 내용을 준비하는 것 이외에도, 필자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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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음소거’의 약자인가요? [EY한영의 비욘드 뷰]
최근 몇 년간 ESG 경영은 전 세계 기업들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전방위적인 관심과 기대가 쏟아지던 시기를 지나며, 일부에서는 과도한 쏠림 현상이 ESG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ESG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제품 및 생산 과정이 친환경적이고, 경영형태가 사회적 규범에 준하는 프로세스를 준수하며, 의사결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지향한다. 이러한 가치들이 기업 경영 전반에 자연스럽게 내재된다면, 굳이 ‘ESG’라는 용어를 별도로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ESG가 사라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의미로 ESG가 사라지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한 산업계 대상 발표에서 ESG를 ‘음소거’의 약자인 E(음), S(소), G(거)에 빗대어 많은 기업 내부에서 ESG 용어가 활발히 언급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 바 있는데, 이러한 표현이 적지 않은 공감을 얻었다.특히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 비교적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온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하면서, 2017년 1기 집권때와 유사하게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의 행정명령에 또 다시 서명했고, 이에 따라 미국의 재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국제 기조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기후변화 이슈를 포함한 ESG 경영이 이전처럼 빈번하게 다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내외 많은 기업이 ESG 추진에 있어 속도조절론을 검토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SG 규제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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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투자 성패 가르는 건 자본 사이클
글로벌 자산운용사 마라톤에셋매니지먼트의 투자 전문가들이 쓴 60편의 보고서를 묶은 책 <마라톤 투자자 서한>이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금융투기의 역사> <금리의 역습> 등을 쓴 에드워드 챈슬러가 편집하고 서문을 덧붙였다.마라톤의 투자법은 ‘자본 사이클 분석’으로 요약된다. 이는 가치투자 전략이나 성장주 투자라는 이분법과는 궤를 달리한다. 호황과 불황의 주기적 순환 속 우수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틈새시장과 기업을 찾는 게 골자다.일반적으로 자본은 고수익 사업으로 유입된다. 자본 유입은 기업의 신규 투자로 이어지고, 투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생산 능력을 증대시킨다. 하지만 물건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면 가격은 떨어진다. 이는 해당 기업의 수익을 억누르게 된다. 수익이 낮으면 자본은 유출된다. 자본 유출은 다시 생산 능력 감소를 불러오고, 시간이 가면서 희귀해진 물건은 값이 올라간다. 그러면 해당 기업의 수익은 회복된다.투자의 통찰은 이런 돈의 흐름을 읽는 데서 나온다. 마라톤은 자본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는 ‘사이클’에 주목한다. 돈의 흐름과 해당 기업이 경쟁 우위, 틈새시장의 관계를 따져 ‘자본이 급격히 유입되고 경쟁이 격화된 업종이나 기업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자본 유출이 일어나면서 투자는 감소하고 경쟁 상황이 보다 양호한 곳’은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참고할 만하다.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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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연기금 CPPIB, 국내 의류업체 사옥에 투자한 까닭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국내 임대주택 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40년 업력의 의류업체 세미어패럴이 사옥을 매각했다. 사옥과 토지를 포함해 매각가는 약 355억원으로 인수자는 CPPIB·엠지알브이(MGRV), 퍼시픽자산운용이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다. MGRV는 디벨로퍼로 코리빙하우스 '맹그로브'를 운영 중이다. 코리빙하우스는 주방 등 일부 시설을 공유하는 형태로, 기숙사와 유사한 임대주택을 말한다. 세미어패럴은 1985년 만들어진 의류업체다. 30년 넘게 여성 의류 브랜드 요하넥스를 운영해왔지만 오프라인 의류 산업이 점차 사양화되면서 사업 매각을 고민했다. 회사 인수 대상자를 찾던 중 부동산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이때 MGRV가 세미어패럴 사옥을 인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이 진행됐다. CPPIB는 투자금을 찾던 MGRV의 손을 들어줬고, 양사는 임대주택 설립을 위한 5000억원 규모의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합작사 지분은 CPPIB가 95%, MGRV가 5%로 알려졌다. 양사는 영등포 세미어페럴 외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여러 임대주택 투자 및 건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GRV는 세미어패럴 인수를 통해 서울 영등포구의 약 1만9800㎡(6000평) 규모 사옥을 민간 임대주택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MGRV는 최근 세미어패럴 사옥에 멸실 신고를 하고 구청에 용도변경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정부가 2023년 하반기부터 임대형 기숙사 제도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이 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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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바이오, 120억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 [VC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지난 한 주간 의료, 플랫폼, 보안기술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차세대 표적 항암제 개발 기업 다임바이오, 120억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다임바이오가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메리츠증권,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중소기업은행 등 여러 금융 기관들이 참여했다. 다임바이오는 이를 통해 차세대 표적 항암제 'DM5167'의 임상1상 완료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DM3159'의 비임상 독성시험 진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DM5167은 PARP-1 저해제로 혈액독성을 극복하고 우수한 뇌전이 투과성을 갖춘 항암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으로부터 임상 1상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연구 개발비 지원도 받았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DM3159는 미각수용체 'TASR GPCR'을 표적으로 하며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모델에서 신경세포 보호 및 재생 효과를 나타냈다. 현재 비임상 독성 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브,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모빌리티 기업 무브가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B투자를 유치했다. 무브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수요 예측, 최적 경로 분석 및 차량 배차 자동화 등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 국내외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무브는 AI 기술을 활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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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경쟁 [Lawyer's View]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전 세계적으로 혁신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AI에 관한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 정립과 AI 산업의 체계적 육성, AI 위험의 사전예방 등을 위한 법률 마련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1월 21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 제정·공포되어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AI’란 ‘학습, 추론, 지각, 판단, 언어의 이해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전자적 방법으로 구현한 것’을 말하고, ‘AI시스템’이란 ‘다양한 수준의 자율성과 적응성을 가지고 주어진 목표를 위하여 실제 및 가상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 추천, 결정 등의 결과물을 추론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말하며, ‘생성형 AI’란 ‘입력한 데이터의 구조와 특성을 모방하여 글, 소리, 그림, 영상, 그 밖의 다양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AI시스템’을 말한다.생성형 AI는 오픈AI의 Chat GPT 출시 이후 많은 사업자들이 이를 개발, 출시하고 있고 연관산업 활용도 많아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되면서 혁신을 촉진하며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기술과 자본 등에 대한 많은 투자가 요구되므로, 시장을 선점한 사업자들에 의한 지배력 남용이나 불공정거래행위 발생 우려, 가치사슬 내 수직통합 등으로 인한 경쟁제한의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024. 12. 17. 국내 생성형 AI시장의 경쟁상황 및 잠재적 경쟁, 소비자 이슈를 분석한 「생성형 AI와 경쟁」이라는 정책보고서를 발간하였는데, 이는 국내외 주요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면실태조사 결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