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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석유화학, 中 독점하던 러 제품 수입 가능해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 변화를 읽는 키워드는 러시아 이란 중국 등 크게 세 가지다. 세 나라와 미국의 협상 등에 따라 에너지 가격과 조달처가 달라질 가능성이 커서다.첫 번째 키워드는 러시아다. 트럼프 대통령 의도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값싼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가 다시 글로벌 시장에 쏟아진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인 만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유·석유화학 업체에는 호재다. 중국은 그동안 유럽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석유제품을 싼값에 수입한 뒤 가공해 세계에 뿌렸는데, 우리 기업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산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트럼프 정부의 이란 제재 강화도 시장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원유 수출량을 ‘제로(0)’로 떨어뜨리기 위해 최고 수위 제재에 나섰다. 중국은 이란 석유를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10~20달러 싸게 말레이시아 등을 통해 우회 수입했는데, 이 루트를 막겠다는 얘기다. 중국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한국은 반사이익을 얻는다.마지막 키워드는 중국이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LNG 등을 수출했고, 중국은 미국에 태양광 패널 등을 팔았다. 트럼프 정부가 강력한 ‘중국 봉쇄’를 내세운 만큼 이런 교역은 깨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을 줄이면 남은 물량은 한국과 일본으로 흘러 들어올 확률이 높다. 중국은 관세 보복 조치로 미국산 LNG에 1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에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이 끊기면 한화큐셀 등 국내 기업이 만드는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 여러모로 트럼프 에너지 정책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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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마이웨이'…美 증시·경기 침체돼도 '관세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경기 침체와 증시 하락을 감수하고도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관세를 내고 싶지 않다면 미국에 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美에서 제조하면 관세 없어”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을 예상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도 “(미국 경제에)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것은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며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은 강력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며 “주식시장을 너무 신경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이 중국을 본다면 주식시장을 볼 수가 없다. 그들은 100년이라는 긴 안목을 지녔다”며 “반면 미국은 분기별로 보고 분기별로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경기가 침체하고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하는 일(관세 정책)은 미래를 위한 엄청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더 이상 배를 만들지 않는다”며 “(하지만 관세 정책으로) 혼다, 도요타 등이 미국으로 오고 있으며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TSMC)가 2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장을) 지으라는 말이냐’는 질문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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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이 기회로…'그림의 떡' 캐나다 원유, 韓 수입 길 열려
캐나다산 원유는 그동안 한국 정유사엔 ‘그림의 떡’이었다. 두바이유보다 10~20% 싼 가격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들여오고 싶지만 하루 생산량(494만 배럴·작년 10월 기준)의 81%(약 400만 배럴)가 미국으로 수출돼 도무지 끼어들 틈이 없었다.수십 년간 이어진 북미 에너지 판매 지형도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변화를 부른 ‘트리거’는 한 달 뒤로 예정된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관세 10%(일반 제품은 25%) 부과 조치다. 미국이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줄일 가능성이 커진 데다 캐나다 정부도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출처 다변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값싼 캐나다 원유를 국내에 들여올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 두바이유보다 20% 저렴1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캐나다산 원유를 현 정유시설에서 정제할 수 있는지 검증 작업을 마쳤다. 캐나다가 원유 수출 다변화에 나서면 스폿 형태로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검증 결과 두바이 원유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한 만큼 곧바로 도입할 수 있다”며 “원유 기업들과 수입 관련 논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캐나다산 원유 도입에 적극적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일본 정유사 에네오스와 함께 캐나다 원유를 30만 배럴 시범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가격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5~6달러 낮았다. HD현대오일뱅크도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국내 정유사가 캐나다산 원유에 눈독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캐나다산 원유(WCS)는 배럴당 54.01달러로, 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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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크라 회담 시작 "정보 공유 중단 해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보 공유 중단 조처가 거의 해제됐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뭔가를 진지하게 해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또 10~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번주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를 중단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러시아 관세 부과와 관련해 “많은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러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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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열연강판 값, 트럼프 취임 이후 33% 뛰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여파로 미국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한 달 반 사이 33%나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이후 6주 연속 상승하며 t당 100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이 덕분에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씨엠,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사의 미국 시장 가격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12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매긴다.9일 원자재 분석기관 CRU에 따르면 지난 5일 미국 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t당 999달러로, 지난해 2월 14일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t당 924달러)과 비교하면 한 주 만에 8.1%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 20일) 직후인 22일 열연강판 가격이 t당 750달러이던 데 비하면 6주 만에 33.2%나 상승한 것이다. 관세 전쟁을 처음 시작한 트럼프 1기 시절(2017년 1월 3일 t당 775달러→3월 21일 944달러)보다 상승폭이 훨씬 크다.수입 철강 관세를 반영해 미국 철강사들이 열연강판 가격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지 압연사들이 철강재 가격 인상을 우려해 미리 열연강판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 자동차용 강판, 컬러강판, 강관 등 여러 철강재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열연강판 가격이 오르면 다른 철강재 가격도 자연스레 뛴다.국내 시장에서 국산 열연강판은 7일 t당 81만원으로 1월 초(t당 82만원)보다 소폭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으로 가는 물류비(t당 50달러)와 관세(25%)를 더해도 약 760달러로 미국산보다 24% 저렴하다. 미국 기업들이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철강재를 쓸 이유가 생겼다는 얘기다.그동안 포스코(열연강판·후판·전기강판 등),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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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감자·돼지고기 관세인하 압박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농산물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한국 농산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에 관세를 압박하는 가운데 이를 지렛대 삼아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거나 관세를 재협상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일부터 외국산 농산물 관세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농산물은 사료용 옥수수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이기 때문에 관세 분쟁 대상은 아니다.돼지고기, 감자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한국은 미국의 4대 감자 수출국에 포함된다. 현재는 병충해 등을 이유로 3개 주에서 생산한 감자만 수입한다. 감자칩용으로 30% 관세를 적용한다. 일반용 수입은 관세가 304%에 달해 사실상 수입이 어렵다. 이에 따라 11개 주로 수입 가능 대상 지역을 늘리고 관세도 재협상하자는 게 미국 측 입장이다.돼지고기도 관세 분쟁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 돼지고기 수입량은 2022년 11만6000t에서 지난해 16만2000t으로 많아졌다. 수입 돼지고기의 35.4%를 차지한다. 돼지고기 관세는 국가별로 4만5000t까진 0%, 그 이상은 25%다. 값싼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면 물가 안정을 유도할 수 있지만 국내 농·축산가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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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에 화물운임 뚝…항공·해운업계 비상
화물 운임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컨테이너 해상 운임(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은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고, 항공 운임(BAI00·발틱항공운임지수)은 올 들어서만 20% 떨어졌다. 관세를 앞세운 미국의 전방위 통상 압박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물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항공·해운업체들은 관세전쟁이 일단락될 때까지 ‘보릿고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해운 운임 14개월 만에 최저9일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SCFI는 지난 7일 기준 1436.3으로 올 들어 42.7% 떨어졌다. 지난해 고점이던 7월 첫째 주(3733.8)와 비교하면 61.5% 낮은 수치다. SCFI가 1500 밑으로 떨어진 건 2023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SCFI는 전 세계 15개 노선의 운임(20피트 컨테이너 기준)을 보여주는 지수다.항공 화물도 마찬가지다. 홍콩 TAC인덱스에 따르면 BAI00은 3일 2034.0으로 지난해 12월(2602.0)보다 21.8% 하락했다. 항공 화물 운임은 통상 해운 운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화물 운임 추락을 부른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다. 수입품 가격이 관세만큼 오르는 만큼 자국산 수요가 늘어난다. 이는 물동량 감소로 이어진다. 중국 유럽 멕시코 캐나다 등도 보복 관세를 예고한 만큼 물동량 감소는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미국이 지난달 4일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매긴 데 이어 이달 4일부터 추가로 10%를 부과한 게 운임 하락의 결정타가 됐다고 본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쏟아진 ‘밀어내기 물량’이 사라진 것도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향후 운임이 떨어질지, 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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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희소금속 전쟁…가격 6배 폭등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 무기 등을 제조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안티모니와 비스무트 등 희소금속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나선 영향이다. 국내 기업은 희소금속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에 대비해 재고 확보와 수입처 다변화에 나섰다.9일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반도체와 방탄유리, 탄약 제조 등에 쓰이는 비스무트는 지난 5일 ㎏당 77.16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1월 3일 13.23달러에서 두 달여 만에 여섯 배가량 올랐다. 비스무트는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며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자 지난달 4일 비스무트와 인듐, 텅스텐 등 5개 희소금속의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탄약과 미사일, 포탄 제조 등 방산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 가격도 급등했다. 작년 1월 19일 t당 1만3300달러이던 안티모니는 지난달 28일 6만2000달러로 1년 만에 4.7배 올랐다. 작년 9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들어간 여파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태양광 패널 등에 쓰이는 인듐 가격은 1년 전 t당 260달러에서 지난 5일 400달러로 53.9% 상승했다.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방산 등 국내 주요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주요 기업은 희소금속 비축 물량을 점검하는 동시에 중국 외 수입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연과 구리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안티모니와 인듐, 셀레늄 등을 부산물로 얻는 고려아연과 LS MnM은 희소금속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김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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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붙은 머스크·루비오…트럼프, 누구 손 들어줬나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미국 연방 공무원 인력 감축을 주도하는 가운데 머스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7일 뉴욕타임스(NYT)는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머스크와 루비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앞에 두고 연방 공무원 대거 해고 문제에 관해 말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루비오 장관이 인력을 충분히 해고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이에 루비오 장관은 “머스크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퇴직한 국무부 직원 1500명은 해고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따졌다. 루비오 장관은 머스크가 국무부 산하인 국제개발처(USAID) 해체를 두고 화가 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각료회의에서 루비오 장관은 “이미 해고한 사람을 재고용하는 ‘해고 쇼’를 벌이고 싶은 것이냐”고 반박하며 국무부 개편 계획을 설명했다. DOGE가 꼭 필요한 인력까지 해고해버리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NYT에 따르면 언쟁이 계속되며 불편한 시간이 이어졌고,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루비오 장관이 잘하고 있다”며 논쟁에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은 할 일이 많고 매우 바쁘며 항상 출장을 다니는 동시에 TV에 출연하고, 운영해야 할 부처들이 있다”며 “모두가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NYT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 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인력 감축 규모도 중요하지만 우수하고 생산적인 사람들을 그대로 두는 것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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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싸움에 '새우등'…캐나다, 관세폭탄 맞는다
미국과 중국이 캐나다에 잇달아 관세 폭탄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목재·낙농 제품에 250%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중국도 캐나다산 일부 농축산품 및 수산물에 25~100%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중 사이에서 관세 전쟁을 벌이는 처지가 됐다.지난 8일 중국은 오는 20일부터 캐나다산 농산물·식품에 25~10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국무원 승인을 받아 20일부터 캐나다산 유채씨유, 기름 잔여물 케이크 및 완두콩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 캐나다산 수산물 및 돼지고기에도 25% 추가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이는 캐나다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0%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같은 달 22일부터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중국은 이번 조치를 ‘반차별법’에 따른 것으로 규정했다. 반차별법은 어떤 국가·지역이 무역 측면에서 중국에 차별적 금지, 제한 등을 취할 때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도록 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캐나다가 다년간 목재 및 낙농 제품에서 우리를 갈취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캐나다가 미국산 유제품에 최대 250% 관세를 매기고 있고, 목재에도 엄청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며 “상호주의적으로 동일하게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부과한 ‘25% 관세’를 다음달 2일까지 면제하기로 결정한 뒤 다음 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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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트코인 전략비축' 서명했지만…"추가 매입은 없다"
비트코인이 미국의 비축 대상 전략자산으로 지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략자산 비축 의사를 밝힌 지 4일 만이다. 다만 추가 매입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재무부에 ‘비트코인 전략자산 준비금’ 관리를 위한 사무소를 설립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그간 민형사상 자산 몰수로 획득한 모든 비트코인을 전략자산 준비금으로 관리하게 된다. 한 번 준비금으로 편입된 비트코인은 매각할 수 없다. 현재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 약 20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은 희소성과 보안성 때문에 ‘디지털 금’으로 불린다”며 “공급량이 고정돼 있어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을 최초로 만드는 국가가 되면 전략적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상당량 보유했지만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비트코인의 전략적 위치를 고유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극대화하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는 것은 중국 중앙은행디지털화폐(CDBC)인 ‘디지털 위안화’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26개 도시에서 결제에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DBC와 달리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된 지급 수단으로 평가된다.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시장 기대와 달리 ‘신규 비트코인 매입’은 없다고 못 박았다. 행정명령에는 “미국 정부는 민형사상 자산 몰수 또는 벌금으로 수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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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짙어진 美증시…中·유럽으로 머니무브
미국 행정부는 6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 상당 부분에 부과하는 관세를 한 달간 유예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진 못했다.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일부 자금은 최근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중국과 유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나스닥지수는 이날 2.61%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중순 기록한 고점 대비 10% 넘게 빠졌다. 시장에선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5~6% 떨어지고 마블테크놀로지는 20% 가까이 폭락했다.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의 미래 성장 잠재력이 아니라 관세, 인플레이션 수치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투자자들이 성장 전망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미국 첨단 기업에 몰린 자금은 중국 기술 기업으로 분산되는 조짐을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비야디(BYD), 샤오미, SMIC, 징둥닷컴, 넷이즈를 미국 7개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에 맞서는 ‘7대 거인’이라고 부르며 이들 주가가 올해 40% 넘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딥시크 공개 이후 중국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된 기술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정책 등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계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던 흐름이 지난달 초부터 바뀌어 지난 5일까지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가 유입됐다.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예고한 유럽 증시에도 자금이 몰렸다. 유럽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600은 올해 들어 8.09% 상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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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2조 매도한 외국인…방산·SW주는 쓸어담았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매도 규모를 키우면서도 방산, 철강, 소프트웨어 종목은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를 비롯한 각종 불확실성 속에 미국 정책 수혜주 위주로 선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2조14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직전 5거래일 순매도액인 1조3768억원보다 규모가 커졌다. 5거래일간 외국인은 반도체 주식을 대거 팔았다. 삼성전자를 5547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910억원어치 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와 2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와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불확실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외국인은 방산과 철강 등 ‘트럼프 2기’ 정책 수혜주 위주로 뚜렷한 선별 매수 움직임을 보였다. 순매수 1위는 1961억원어치를 사들인 포스코홀딩스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중국이 조강(미가공 강철) 생산 축소 계획을 밝히며 공급과잉 해소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체적 감축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2030년까지 1억5000만t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외인들은 ‘K방산’ 집중 매수세도 이어갔다.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수출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 한국항공우주가 순매수 2위(1170억원)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4위·647억원), 한화시스템(5위·629억원)도 대거 사들였다. 3위는 카카오(794억원)였다. 오픈AI와의 협력 기대가 커진 데다 글로벌 AI 투자심리가 소프트웨어 업종으로 이동한 효과다.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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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트럼프 관세'…美기업도 정치권도 불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 상당 부분에 매긴 관세를 한 달가량 유예하기로 했다. 관세를 부과한 지 이틀 만에 기존 방침을 뒤집은 것이다.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기업은 물론이고 집권 공화당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불만이 나온다. ◇잦은 정책 변경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 정책에서 수시로 말을 바꿨다. 지난달 1일에만 해도 “3월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그래놓고는 이틀 후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겠다”고 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4일 25% 관세를 발효했지만 하루 뒤 “자동차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했고, 6일엔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적용 품목은 4월 2일까지 관세를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USMCA가 적용되는 멕시코산 수입품은 50%가량이며 캐나다산은 38%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목적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및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로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과 펜타닐(마약) 유입을 내세웠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은 많지 않다. 관련국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런 사이코 드라마를 30일마다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미국 공화당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토드 영 공화당 인디애나주 연방상원의원은 “백악관이 관세 전략을 보다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초기만 해도 협상 전략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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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트럼프와 갈등…"전화로 욕설까지 오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온 트뤼도 총리와 찍은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리며 ‘트뤼도 주지사’라고 호칭했다.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하며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트뤼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거듭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지난 5일 통화에 관해 우호적이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통화가 격렬해지고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욕설이 나왔다는 보도에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다채롭고 건설적인 대화였다”고 표현했다.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경제를 ‘일부러’ 망가뜨리려 한다고 확신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악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캐나다 경제를 망가뜨려 병합할 생각”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전날 통화에서 트뤼도 총리에게 (그의 퇴진을 의미하는) 차기 총선 시기를 물었는데 답변을 못 들었다면서 “트뤼도 총리가 관세 분쟁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 경제클럽 행사에서 트뤼도 총리를 “멍청이(numbskull)”라고 공격했다.워싱턴=이상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