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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나선 상장사, 절반은 주가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 1월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을 내놓은 뒤 자사주를 사들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46%,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60%는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익 체력’을 넘어서는 주주환원책 공시는 투자 심리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입=상승’ 공식 깨졌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상장사는 90곳이었다. 이 중 47곳(52.2%)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지난 9일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42곳(46.7%)은 하락했다. 1곳은 주가가 보합이었다. 90개 종목의 공시 후 평균 주가 상승률은 3.08%였다.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은 한미반도체(105.9%), 스틱인베스트먼트(43%), 한화손해보험(32%) 등이었다. 반면 에이피알(-43.3%), 에프앤에프(-33.95%), 두산밥캣(-26.2%) 등은 주가가 크게 내렸다.코스닥시장에서는 163곳이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 이 중 99곳(60.7%)은 공시 후 주가가 하락했다. 건강식 플랫폼 ‘랭킹닭컴’ 운영사 푸드나무(-52.3%), 반도체·특수가스 전문업체 티이엠씨(-48.3%) 등이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가가 오른 기업은 60곳(36.8%)에 불과했고 4곳은 보합이었다. 163개 종목은 주가가 공시 후 평균 2.05% 떨어졌다. ‘자본 절약’의 딜레마정부가 1월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상장사들 사이에서 자사주 매입 열풍이 불었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취급된다. 자사주 취득은 주가가 저평가일 때 이뤄진다는 인식이 있어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기도 한다. 기업들이 주가 부양 수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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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앞장' 미래에셋, 자사주 1000만주 소각
미래에셋증권이 자사주 1000만 주를 소각한다.미래에셋증권은 3개월 안에 보통주 1000만 주를 장내에서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7일 공시했다. 유통 주식의 2.2%, 전일 종가 기준으로 687억원어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매입 당시 주가에 따라 회사가 실제 투입하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자사주 소각 결정이 알려지면서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5.53% 오른 7250원에 장을 마쳤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들어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 소각이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방안으로 꼽히는 이유다.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 3년간 당기순이익의 35% 이상을 자사주 소각에 활용하겠다는 주주환원 방안을 지난 2월 공개했다. 올초 보통주 1000만 주를 한 차례 소각했고 이번에 또다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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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자사주 8000억 소각
KB금융그룹이 8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에 시동을 걸었다.KB금융은 오는 14일 기존에 매입한 자사주 998만 주를 소각한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취득한 558만 주(취득가 3000억원)와 올해 2월부터 취득한 440만 주(취득가 3200억원)를 동시 소각하는 것이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약 8000억원 규모다.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사주 소각 절차가 완료되는 9월 중순 이후부터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총 발행 주식 수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KB금융은 올 들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예고 공시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올 4분기 공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엔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추가로 내놨다.K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 순자산가치(BPS)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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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8000억원 규모 자사주 998만주 14일 소각
KB금융그룹이 8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에 시동을 걸었다.KB금융은 오는 14일 기매입한 자사주 998만주를 소각한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취득한 558만주(취득가 3000억원)와 올해 2월부터 취득한 440만주(취득가 3200억원)을 동시 소각하는 것으로 지난 6일 종가 기준 약 8000억원 규모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주 소각 절차가 완료되는 9월 중순 이후부터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총발행주식수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KB금융은 올 들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예고 공시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올 4분기에 공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엔 상반기 실적발표와 함께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추가로 내놨다. K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당 순이익(EPS)과 주당 순자산가치(BPS)를 개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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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 소각
신한금융그룹은 26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5000만 주 소각’ 등의 계획을 담은 밸류업 방안을 공시했다. 구체적인 기간(2027년까지)과 수준(5000만 주 소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장사인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통 큰 주주환원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사주 소각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5억900만 주가량인 주식 수를 올해 말까지 5억 주 미만으로 줄이고, 2027년 말에는 4억5000만 주 이하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5000만 주 넘는 주식을 소각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4년간 3조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리딩 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KB금융(4억300만 주)보다 26.3% 더 많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 “신한금융은 경쟁사에 비해 주식 수가 많다”며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발행주식 수를 줄이겠다”고 말했다.신한금융은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ROE를 현재 8% 수준에서 2027년까지 10%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ROE 등 핵심 지표를 그룹 경영진의 평가 보상에 활용할 방침이다.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주주환원이 가능한 13%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금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 50%를 달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이번 밸류업 계획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질문을 받아 답변한다.하나금융도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올 상반기에 조기 마무리했고, 매입한 자사주는 다음달 전량 소각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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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백래시’?…자사주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 봇물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자사주 처분 공시를 강화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카오와 호텔신라를 포함해 23개 기업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등 10곳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카카오는 지난 4월 자사주 460만주를 담보로 28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밖에 코스피 상장사 자화전자(375억원), 디아이(200억원) 유니드(154억원) 등 기업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호텔신라는 지난 5일 자사주 213만5000주를 담보로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0%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 청구기간은 지난 12일부터 2029년 6월 28일까지다. 1주당 교환가액은 이날 호텔신라 종가 5만1500원 대비 20% 가량 높은 6만2200원으로 정했다.3분기 중 시행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증권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개정안에는 자사주 보유 현황과 목적, 향후 처리계획을 작성해 이사회에 승인받아야 한다. 자사주 소각 압력을 피해 미리 자사주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자사주를 담보로 한 교환사채 발행에는 양면성이 있다. 기업들은 교환사채를 발행해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거나 높은 금리로 발행된 채권을 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시장에 자사주 물량이 풀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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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오토모티브 "자사주 100억 매입 후 소각"
글로벌 자동차 방진 부품 제조기업 DN오토모티브가 100억원 상당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결정했다고 22일 공시했다.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DN오토모티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기 주식 매입을 완료한 뒤 소각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19일 종가(8만1600원) 기준 시가총액의 1.22%에 해당하는 규모다.이번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 방침의 후속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N오토모티브는 10일 공시에서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 방침 등을 담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다. 2024회계연도부터 연간 배당금액과 자기주식 취득·소각 금액의 합산이 주당 4000원(예정된 주식분할 후 기준으로는 주당 800원) 이상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DN오토모티브는 이미 주당 2000원의 중간배당 방침도 발표했다. 이에 따른 배당금 총액은 약 209억7361만원이다.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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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이후 자사주 소각 190% 늘어
올 상반기 기업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 시행 이후 상장 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5.1% 늘어난 2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자사주 소각 규모는 190.5% 증가한 7조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그만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올 상반기 기아(5000억원), 쌍용C&E(3350억원), 크래프톤(1992억원) 등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SK이노베이션(7936억원), 삼성물산(7676억원), 메리츠금융지주(6400억원) 등은 자사주를 소각했다.같은 기간 상장기업 배당액은 총 3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2조2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조원 규모의 배당이 이뤄졌다.거래소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벤치마크(펀드 등 운용 상품의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 활용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KRX코리아밸류업지수 개발을 올 3분기까지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지수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파생상품 등 밸류업 관련 금융상품 등도 올해 말까지 개발할 예정이다.심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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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바닥"…자사주 교환사채 잇단 발행
자사주 교환사채(EB)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5일 자기주식 213만5000주에 대한 사모 EB 처분결과보고서를 공시했다. 발행된 EB 총액은 1328억원 상당으로, 호텔신라 시가총액의 6.54%에 해당한다. 표면·만기 이자율이 0%인데도 불구하고 호텔신라 EB를 인수하기 위해 메자닌 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호텔신라 주가가 올 들어 18.75% 떨어졌는데 EB에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다시 매입해주는 옵션이 있어 투자자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호텔신라 외에 유니드(154억원), 선익시스템(180억원), 알서포트(37억원) 등 주가가 부진한 다른 상장사도 잇따라 자사주 기반 EB 발행에 뛰어들고 있다.업계는 전환사채(CB) 대신 자사주 기반 EB 발행이 늘고 있는 배경으로 지분 희석 문제를 꼽는다. 최근 금리가 0%로 발행되는 ‘제로금리 CB’가 흔해질 정도로 상장사들은 우호적인 조건으로 CB를 찍어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CB는 만기 때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돼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 반면 EB는 만기 시 자사주를 지급하기 때문에 지분율이 하락할 우려가 없어 기업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일각에선 정부 ‘밸류업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 골칫덩이가 된 자사주를 처리하기 위한 방책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올 3분기 자사주 처분 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권고하는 정책 시행을 예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압력이 더 커지기 전에 미리 용처를 정해버리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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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수 19%까지 줄였다…美 자사주 매입 '대장'은 누구
미 증시에서 부는 자사주 매입 ‘붐’에 올라타 추가 수익을 노리란 조언이 나왔다. 미국에서 자사주 매입은 대부분 소각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른 발행 주식 수 감소는 주가 상승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1분기 자사주 매입 이력 △1년간 총발행주식 5% 감소 △65% 이하 부채비율 등 3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28개 추천 종목을 선별했다. CNBC는 “벅셔해서웨이가 1분기 자사주 매입에 26억달러(3조6000억원)를 썼는데, 이런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며 “여력이 있는 월가 ‘자사주 매입의 왕’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러선 페트롤리엄의 주식 수는 자사주 소각으로 최근 1년간 19% 줄었다. 28개 상장사 중 가장 주식 수가 감소했다. 시가총액 614억달러(85조3000억원)의 대형 정유사다.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도 22억달러(3조원)로 3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업황 악화로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16.57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대비 30% 줄어든 수치다. 올 들어 주가는 4월까지 43.82% 올랐다가 상승 폭 절반을 반납한 상태다. 1분기처럼 자사주 매입으로 다시 주가를 부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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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자사주 750억원어치 9월까지 매입"
셀트리온이 7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14일 셀트리온은 자사주 41만734주를 오는 17일부터 오는 9월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서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전날 종가 기준 약 750억원어치다.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올들어 세번째다. 지난 3월과 4월 각각 7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월엔 4000억원 규모, 4월엔 2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다. 이번 발표까지 합하면 셀트리온의 올들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총 2250억원에 달한다. 정부 등이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 등에 맞춰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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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쌓아둘 필요 없이 밸류업에 전념"…포이즌필 반기는 기업
일본 3위 정유회사인 코스모에너지홀딩스는 2023년 일본 행동주의 펀드 시티인덱스일레븐스의 공격을 받았다. 코스모에너지 지분 20%를 보유한 시티인덱스는 경영진에게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할 매각과 정유소 통합 등을 요구했다. 코스모에너지는 ‘포이즌필’(경영권 침해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주주가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을 꺼내 들어 이 펀드의 공세를 막았다.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은 일본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경영권 방어 제도는 일본 밸류업의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기업이 주주·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정부가 15년 만에 경영권 방어 제도 논의를 재점화한 데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거세진 행동주의 공세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한국경제인협회는 금융감독원 후원으로 오는 26일 열리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서 기업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 사례와 영향을 살필 전망이다. 포이즌필과 차등의결권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포이즌필과 차등의결권을 이사회 결의만으로 도입할 수 있는 미국의 사례 등도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과 각계 반응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상법 개정안의 윤곽을 잡을 계획이다.이는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거세진 것과 맞물린다. 한경협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은 한국 기업은 지난해 77개사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23개국 가운데 미국 550개사, 일본 103개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공격 대상이 된 한국 기업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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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60억달러 자사주매입 계획 발표
제너럴모터스(GM)는 11일(현지시간) 이사회가 3분기부터 시작되는 자사주 매입에 새로 60억달러(8조 2,700억원) 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GM 주가는 이 날 개장전 거래에서 1.4% 상승했다.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GM이 지난 해 11월 발표한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이달말까지 완료된다. 올해 1분기에 GM은 3억 달러의 주식을 매입했으며 2분기가 끝나기 전에 남은 11억달러를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GM은 1분기 배당금을 종전 주당 9센트에서 12센트로 인상했다. GM은 자사주 매입 및 배당금으로 2022년에는 28억달러, 작년에는 116억달러를 썼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자사주매입 14억달러와 배당금 3억달러 등 총 17억달러를 주주들에게 반환할 것으로 예상된다..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폴 제이콥슨은 “우리는 사업의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전기차(EV)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개선하는 한편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M은 대규모로 투자한 순수 전기차 도입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과 신차에 대한 고객 수요 정체속에서도 전반적인 실적 호조로 올해 주가가 약 32.4% 상승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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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학 3社 임원 127명, 자사주 매입…주가 방긋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롯데그룹 화학부문 3사 임원 127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11일 롯데케미칼은 총 93명의 임원이 지난 3~4일 자사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2억3983만원어치에 해당하는 2155주를 매입했다. 황진구 부사장, 이영준 부사장도 각각 1100주, 1068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임원 18명과 롯데정밀화학 임원 16명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2100주(1억69만원어치)를 사들인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와 2400주(1억1487만원어치)를 매입한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 등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는 대표뿐 아니라 지난해 말 상무보로 승진한 신임 임원도 모두 참여했다.이날 롯데 화학 3사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전날에 비해 8.61% 올랐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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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떼의 공격 막아라"…'3兆 백기사' 물색하는 SK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SK그룹 사람들 힘들다죠?"다른 대기업 임직원들은 호기심 섞인 눈빛으로 묻는다. 우리 회사에 사고가 터지면 입이 바싹 마른다. 하지만 남의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팝콘각'이다. SK그룹 '세기의 이혼'은 그동안 재계를 뒤흔든 사건의 축약판이다. 적잖은 대기업들이 겪은 '경영권 분쟁', '오너가 리스크', '정경유착' 등이 모두 녹아 있다.SK그룹은 이번 이혼 소송의 결과로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SK 주식 가치가 저평가된 점과 상당한 자사주 보유 지분을 문제 삼을 채비다. SK는 이번 위기를 넘기기 위해 '우호주주(백기사)'에 자사주 지분 24.4% 상당수를 넘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앞서 지난 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SK그룹의 우호주주로 남겠다'고 발언한 보도를 부인했다. 노 관장 측 법률 대리인은 지난 1일 "노 관장은 SK그룹의 선대회장 시절 좋은 추억만 갖고 있어 계속 우호지분으로 남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 관장은 이튿날 한 언론에 "내 언어가 아니다, 정리되면 말하겠다"며 SK그룹 우호주주로 남겠다는 보도를 부인했다.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주식도 분할 대상'이라며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0억원가량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혹은 SK㈜ 지분을 유동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그만큼 대주주의 지배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 노 관장이 1조3800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SK 주식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