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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뉴 삼성 청사진'…이재용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구속 수감돼 있는 동안 삼성 안팎에선 의사결정권자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글로벌 경쟁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동안 삼성은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돌아와야 삼성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아갈 것이란 목소리도 거셌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 부회장이 8월 출소한 뒤 100일 가까이 지났음에도 이렇다 할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가석방 직후인 지난 8월 24일 내놓은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 240조원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읽어내긴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도체와 바이오가 삼성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이 된 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인수합병(M&A)으로 삼성에 새로운 DNA를 심을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은 2017년 차량용 전장 분야에 대한 투자 일환으로 하만을 약 9조원에 인수한 뒤 M&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격적으로 M&A에 뛰어든 경쟁사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LG전자는 전장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꾸준히 M&A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부품 회사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올 7월엔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SK하이닉스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며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지난 3년간 삼성의 인사 키워드는 ‘안정’이었다. 이 부회장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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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추모행사 없이 수원 선영서 추도식…李부회장 등 유족들만 참석
이건희 삼성 회장 1주기 기념식은 조촐하게 치러진다.24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사장단 일부만 참석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 차원의 별도 행사는 마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경제계에선 이 부회장과 유족들이 아직 남아 있는 사법 리스크를 의식해 1주기를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1주기(1988년 11월 19일)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간소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용인 에버랜드 선영에서 열린 이 창업주의 1주기 행사에는 각계 인사 600여 명이 자리했다. 행사에서는 2m 규모로 제작한 이 창업자의 동상을 호암미술관 동쪽에 세우는 동상 제막식도 열렸다.올해 상황은 당시와 다르다.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외부 행사 참석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과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관람할 때도 자신의 일정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다만 1주기 기념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소회와 함께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정 농단’ 파기 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하며 “우리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등 제 나름의 승어부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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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 이건희 회장 살아계셨으면 안주한다고 혼쭐났을 것"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미국 인텔을 누른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동시에 TV와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세계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붕괴한 지난 3분기에도 1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보는 투자자들의 눈은 곱지 않다. 올해 초 10만원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7만원 안팎까지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비전 없이는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PDR(price to dream ratio·꿈주가배수)’ 시대이기에 이런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7만 전자’ 넘어설 비전은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1주기(10월 25일)를 앞둔 24일. 삼성 전직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선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위기일 수 있다. 이 회장의 정신을 되새겨 정신 재무장을 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왔다.삼성 전직 CEO들은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배경으로 이 회장을 꼽았다. 캐시카우인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고 이를 발전시켜 1994년 세계 D램 시장 1위를 거머쥐었다. TV(2006년 1위 달성), 스마트폰(2011년 1위 달성) 등도 ‘초일류’를 부르짖은 이 회장이 키워낸 사업으로 꼽힌다.2021년 삼성이 당면한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이 앞다퉈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전부였던 이 회장 재임 시절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삼성 전직 CEO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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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과점 깨진다"…中BOE, 아이폰13 OLED 본격 공급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중국 BOE가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량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BOE가 애플로부터 조건부 공급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본격적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한다는 의미여서 기존 공급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이 예상된다.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BOE는 9월부터 아이폰13용 6.1인치 OLED패널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업계에서는 BOE가 애플의 요구 조건을 충족할 경우 내년부터 일부 아이폰에 자사 패널을 납품하는 조건부 공급 승인을 획득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이 때문에 먼저 소량의 OLED를 납품한 뒤 애플의 최종 성능검사를 거쳐 출하량을 큰 폭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리용 등 한정된 용도로만 애플에 OLED패널을 공급하던 BOE가 처음으로 대량 공급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BOE가 아이폰13 OLED패널을 본격적으로 공급하면 삼성의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BOE는 자사 제품의 공급비율을 초기 20%에서 앞으로 40%까지 높여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애플 입장에서는 BOE를 납품업체에 추가하면 OLED 공급망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OLED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의 과점체제가 무너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BOE는 쓰촨성 청두시와 멘양시에 대규모 OLED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폰13용 OLED는 멘양시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충칭시에 있는 생산공장에서도 OLED패널을 양산해 애플 등에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변수는 급속한 탈석탄정책과 석탄가격 급등으로 인한 중국의 전력부족 사태다. 중국 장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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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리스크에도 어쩔 수 없이 지분 매각"…삼성家 남은 상속세 8조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경영권 약화 리스크에도 주식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상속세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유족에게 매겨진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규모다. 지난 4월 서울 용산세무서에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선납해야 할 2조원을 냈고, 이번 주식신탁계약으로 2조원에 대한 재원 마련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8조원의 상속세를 더 내야 한다. 주식담보대출도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만으로는 세금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지분 매각도 만만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가족들이 힘을 보태야 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기업인의 경영 의지를 꺾는 과도한 상속세율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내년 4월까지 2조원어치 주식 매각이 회장의 유산 중엔 주식이 19조원으로 가장 많다. 부동산과 예금 등이 4조원, 미술품이 약 3조원으로 알려졌다. 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3조1000억원, 이 부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유족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그간 소유 주식을 법원에 공탁해 왔다. 공탁은 유가증권을 법원에 임시로 맡겨 법률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족의 경우는 상속세의 연부연납 허가 시 세금 납부나 징수를 담보하기 위한 ‘납세보증공탁’에 해당된다.유족들이 이번에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활용한 ‘주식신탁’ 상품은 은행에 수수료를 일부 떼어주고 주식 매각과 관련된 업무 일체를 맡기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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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분기 매출 70조 처음 넘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이 분기 기준으로는 창사 이후 처음 7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15조8000억원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시기이던 2018년 3분기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실적이 다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이날 주가는 0.14% 하락한 7만1500원에 마감했다.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직전 신기록(66조9600억원)보다 9.02% 많았다. 영업이익은 27.94% 늘었다.투자업계는 “반도체 호황과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사상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부문에선 견조한 D램 수요와 가격 상승, 수율 안정화에 따른 원가 구조 개선으로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됐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단가 인상으로 시스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도 10%대를 기록하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스마트폰도 활약했다. IM(IT·모바일)부문은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3조7000억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8월 출시한 폴더블폰이 한 달여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끈 영향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판매가 늘면서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소비자가전(CE) 부문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펜트업 수요 둔화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20% 떨어진 8000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많다”며 “4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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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3~8% 하락할 것"…4분기는 실적 숨고르기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투자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데다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관리(SCM) 리스크도 커지고 있어서다. 펜트업(보복) 소비에 따른 코로나19 특수도 ‘끝물’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온다.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와 비교해 평균 3~8%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고객사들이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전제품과 대형 TV의 수요가 하락하는 추세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코로나19 특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상황에서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의 대형 이벤트로 마케팅비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이익둔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세계적인 공급망 리스크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가전과 스마트폰 공장이 밀집한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 확산과 이에 따른 록다운(부분폐쇄)으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위로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공급 차질이 연쇄적으로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지난 7월 베트남 호찌민 인근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에 있는 삼성전자 가전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정부 지침에 따라 조업이 일시 중단됐다. 최근 인도와 중국에서 벌어진 전력난도 생산 차질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들어 PC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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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기금 500억'으로…빌딩 사는 산업안전보건공단
삼성그룹이 2019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부한 500억원 규모 ‘반도체 백혈병 기금’이 애초 기금 조성 취지와 다르게 엉뚱한 건물 매입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적 합의로 민간 기업이 큰마음 먹고 낸 돈을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나온다.30일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이 기탁한 기부금 중 380억원을 경기 군포시에 있는 건물(사진)을 사는 데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막바지 매입 협상을 하고 있다. 공단은 이 건물을 산업안전 분야를 연구하는 산하 미래전문기술원 청사로 사용할 계획이다.삼성은 2007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 씨 유족, 반도체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인권단체 ‘반올림’과 장기간 갈등을 빚어오다 2018년 11월 중재 합의를 이뤘다. 이듬해 합의 이행 차원에서 공단에 500억원을 ‘산업안전 보건기금’으로 기탁했다. 돈을 받은 공단은 기부금 사업계획서를 통해 “전국 각지에 산업안전보건센터를 세워 산재 예방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경기도에 전자, 서울에 서비스·건설, 울산에 화학 산업과 관련한 센터를 세워 산재 예방 연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원래 계획대로라면 공단은 올해 말까지 기부금 500억원 중 485억원을 써야 한다. 하지만 9월 기준 집행금액은 2억원에도 못 미친다. 돈을 쓰지 못해 발생한 이자 수입만 4억원이 넘는다. 기부받은 지 만 3년이 되는 내년 6월까지 기금을 소진하지 않으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245억4000만원의 증여세를 떼일 판이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l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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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악관의 오징어게임'서 살아남나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정인설 워싱턴 특파원입니다. '한경 글로벌마켓' 유투브를 통해 '정인설의 워싱턴 나우'를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워싱턴 나우는 미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워싱턴 이너서클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인데요.오늘은 백악관의 삼성 길들이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워싱턴 정가의 가장 큰 관심은 두 개입니다. 정치적으론 중국이고요. 경제에선 공급망입니다. 북한과 아프가니스탄이 아닙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공급 부족을 잘 해결해서 여론의 지지를 받으려고 합니다. 그래야 내년 중간선거 나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 부족이 가장 심한 곳이 자동차 부문입니다. 특히 여러 부품 중에서 반도체가 가장 많이 부족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그런데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택한 게 '닥치고 공격'입니다. 그냥 무조건 상대방을 압박하는 거죠.반도체가 부족하다고 하니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누르는 겁니다. 대놓고 할 수 없으니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부담을 주는 겁니다. 삼성 SK하이닉스에 영업비밀 요구한 백악관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3일(현지시간) 'CEO 서밋'을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 같은 반도체 제조사들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 기업, 포드 제너럴모터스(GM)을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대상이었습니다. 회의 주재자는 지나 러몬드 미 상무장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이들은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니 실태 파악을 해보겠다고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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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실적 전망 상향조정…주가는 하락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2025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5nm 이하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에 대한 주문이 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피터 베닝크 ASML 대표(CEO)는 이날 투자자 대상 프레젠테이션에서 "2030년까지 매출이 연 평균 11%씩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베닝크 CEO는 "미국, 유럽, 중국의 자국 반도체 육성 정책에 대한 추가 수요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이날 ASML은 2025년 매출 전망치도 기존 150억~240억유로에서 240억~300억유로로 올려잡았다. 총이익률도 기존 50%에서 55%로 상향조정했다. ASML은 "반도체 시장이 매년 7.4%씩 커질 것이고 이는 전자산업의 메가트렌드"라며 실적 상향 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ASML의 자신감은 EUV 노광장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UV 노광장비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길 때 활용되는 기기다. 기존 제품보다 더 얇게 회로를 새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5nm 이하 초미세공정에선 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다.대당 2000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TSMC, 삼성전자, 인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대량 주문을 넣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EUV 노광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ASML이 유일하다.이날 뉴욕증시에서 ASML 주가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3%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ASML 주가는 연초 대비해선 50.99%, 최근 1년 간은 101.86% 급등했다.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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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삼성 등에 "재고와 고객정보 내놔라" 압박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회사들의 재고와 고객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미국 관리들이 수요와 공급에 관한 투명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반도체 수급 상황, 재고, 고객 부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에도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반도체 업체와 애플, 포드 등 반도체 고객사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반도체 부족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FT는 "반도체 제조회사들은 가격을 더 높게 지불하는 가전 회사에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칩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 정부 측 인사들은 델타 변이로 인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반도체 공급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제외한 외국 회사들은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면 해당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이 줄었다고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주장했다. 이어 5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금 지급 안건을 조속히 하원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FT는 "유럽연합(EU)dms 아시아 반도체 생산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고 미국은 공급망 문제를 풀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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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中 저장성 영파법인 철수…"중국내 생산기지 일원화"
삼성중공업이 중국 내 생산법인인 '영파(宁波) 유한공사'를 26년 만에 철수한다. 중국 내 생산기지를 하나로 합쳐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 구조도 개선시키기 위해서다.삼성중공업은 중국 절강성 영파시의 선박 블록 생산법인인 영파 유한공사 철수를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법인이 소유한 토지 등 자산은 중국 정부가 인수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잔여 공정을 연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초 인수 인계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중공업은 과거 호황기 선박 건조 물량 증가에 대응하고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1995년 영파시, 2006년에 산동성 영성시에 선박 블록 생산법인을 설립해 거제조선소에 블록을 공급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생산량은 각각 15만톤, 20만톤 규모다.하지만 설비노후화로 영파 법인의 생산효율이 저하되면서 해외 사업장 운영 효율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영파 법인을 철수하고 영성 법인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내 2개 사업장에서 이뤄진 블록 제작은 향후 설비 합리화가 갖춰져 생산성이 높은 영성 법인으로 일원화한다"며 "영성 법인을 집중 육성해 효율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삼성중공업은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미래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거제조선소 인근 사원 아파트단지 등 대규모 비핵심 자산의 매각을 추진해 자구계획 이행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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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늘어나는 특허소송에 2년 연속 변리사 공개 채용
삼성 전자 계열사들이 변리사를 공개 채용한다. 특허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이달 진행하는 ‘2021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통해 변리사를 선발할 예정이다. 3급(대졸) 신입사원 공채보다 이틀 늦은 지난 9일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지원 마감은 오는 17일이다. 2022년 2월 이전 졸업 또는 졸업 예정자 중 변리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문직종에 해당하는 변리사 채용 지원자는 GSAT(삼성직무적성검사)을 치르지 않는다.변리사를 공개 채용하는 대기업은 삼성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채를 통해 신입 변리사를 뽑았다. 삼성이 공채를 통해 변리사를 선발하는 것은 지식재산 관리 업무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등록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20만5816건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유 특허가 8.2% 증가했다.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특허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변리사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은 ‘전선’이 넓은 기업이다.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TV를 비롯해 전자업계가 취급하는 부품과 완제품 중 상당수를 생산한다. 특허를 사들인 뒤 소송으로 로열티 수익을 올리는 ‘특허괴물(NPE)’로선 공격할 곳이 많은 기업인 셈이다.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5월까지 미국에서 삼성이 특허 침해를 이유로 피소된 사건은 총 403건에 달한다. 이 중 원고가 NPE인 사건은 총 298건으로, 전체의 73.9%에 이른다.송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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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근 WCP 대표 “인공혈관, 담수필터 등으로 사업 확장할 것”
≪이 기사는 08월13일(05:4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전기차용 분리막뿐 아니라 의료용, 담수필터용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2025년엔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겁니다."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전문업체 WCP의 최원근 대표는 지난 12일 투자설명회(IR) 이후 충북 충주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글로벌 넘버원 소재·화학 기업이 나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WCP의 IR은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WCP 전환사채(CB)를 매수하려는 투자자를 위해 사전녹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대표는 이날 "휴대폰 반도체 등 기존 IT용 분리막 판매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국내와 해외 공장까지 포함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생산성 높인 기술력이 핵심WCP는 2016년 삼성전자 출신의 최 대표가 창업한 분리막 생산 및 판매기업이다. 배터리의 음극재와 양극재 사이에 분리막이 들어가는데 이 분리막은 내재된 기공을 통해 이온이 잘 흘러가도록 통로 역할을 한다. 과열되지 않고 충전도 잘 되면서 이온이 잘 흘러가도록 분리막을 만드는 게 핵심 역량이다.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 원재료 비용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부품으로 꼽힌다. 충주 생산법인 WCP는 2016년 세웠지만 일본에 상장한 더블유스코프는 2005년 설립됐다. 당시 대기업도 아닌 스타트업이 분리막을 생산한다는 걸 믿지 못하는 국내 분위기 속에서 일본 벤처투자협회로부터 투자를 유치, 현지에 본사를 세운 것. 최 대표는 "일본에 먼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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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렌즈모듈 납품하는 해성옵틱스…부채비율만 606%
스마트폰 부품 업체 해성옵틱스의 신용도가 하락 추세다.한국기업평가는 17일 해성옵틱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B로 떨어뜨렸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달아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도 내비쳤다.해성옵틱스는 카메라모듈 업체간 경쟁 심화로 사업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영업적자와 순손실로 재무안정성도 나빠졌다. 해성옵틱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2차 부품 공급 업체다. 스마트폰용 렌즈모듈과 카메라모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한국기업평가는 "제품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조사의 부품 단가 인하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고 덧붙였다.지난해 말 기준 해성옵틱스의 부채비율은 605.9%에 달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일부 제조공정 외주화 등 생산 효율성 제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물량 확보 경쟁과 열위한 단가 교섭력으로 인해 중단기적인 이익창출능력 개선이 제한적"이라며 "추가적인 자본확충이나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배제하면 재무부담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