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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兆 들여 R&D단지…반도체 심장서 '초격차' 의지 다진 이재용
“과대망상증 환자.” 미국 인텔이 1983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를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일본 미쓰비시연구소도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새로운 도전자를 폄하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괄시 속에서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서 40년 전 창업자가 남긴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글을 소개한 것은 당시의 결연한 의지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지만,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 등의 추격과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병철 창업자의 유품이 부회장은 기공식에서 창업자 집무실에 걸어뒀던 ‘반도체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글귀를 공개했다. 이 창업자가 당시 임직원으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기흥사업장 모형도’도 사진을 통해 소개했다. 이 부회장이 창립자의 유지(遺旨)와 유품을 임직원 앞에 꺼내 든 것은 과거의 도전정신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기흥캠퍼스는 1983년 세계에서 세 번째 64K D램 개발을 시작으로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태동시킨 곳이다.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반도체 초격차'의 초석을 다진 곳이기도 하다.최근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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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재용, 삼성 반도체 태동지부터 찾았다
“반도체 사업 진출로 잘못하면 삼성그룹 절반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이 아니면 이 모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도쿄선언’ 2년 뒤인 1985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기업이 흔들릴 수 있는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삼성이 아니면 안 된다’는 기업가정신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삼성전자 경기 기흥캠퍼스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28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연구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의 R&D 단지에 R&D 전용 팹(생산라인)을 마련해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었다. 설계도 속의 반도체를 마음껏 현실화시켜보라는 뜻이다.투자 결정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진에 할아버지인 이병철 창업자의 인터뷰 얘기를 여러 번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의 구속과 끊이지 않는 사법 리스크로 삼성전자의 DNA에서 혁신과 모험 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한 해법을 선대 회장의 기업가정신에서 찾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이 거세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선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기술 개발밖에 없다는 게 이 부회장의 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부회장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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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시총 '희비'…한화·현대重 웃었다
‘53.1%.’ 지난 18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10대 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이 차지한 비중이다. 이들 그룹의 주가가 국내 증시의 색깔을 좌우하는 이유다.올해 10대 그룹주 주가를 결정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요약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수혜를 본 그룹주는 부진한 증시에서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실적이 나빠진 그룹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현대重·한화 날았다19일 한국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0대 그룹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1328조517억원에서 지난 18일 1240조5528억원으로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시총 증가분을 제외하면 14.6% 급감했다.현대중공업그룹(22.68%)과 한화그룹(10.99%)은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증시 주도 업종으로 떠오른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관련주가 이들 그룹주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시총은 작년 말 25조3379억원에서 지난 18일 31조834억원으로 22.68%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에너지솔루션(149.53%), 현대미포조선(54.29%), 현대일렉트릭(52.51%), 현대중공업(41.28%), HD현대(10.61%) 등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이 에너지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조선사의 발주량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 3분기 흑자전환한 이후 2024년까지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한화그룹 시총은 작년 말 19조4336억원에서 지난 18일 21조5685억원으로 10.99% 늘었다. 시총 순위도 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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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우크라戰, 10대 그룹 명암 갈랐다…현대重·한화그룹 'Up' 삼성·SK 'Down'
‘53.1%.’ 지난 18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10대 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이 차지한 비중이다. 이들 그룹의 주가가 국내 증시의 색깔을 좌우하는 이유다.올해 10대 그룹주 주가를 결정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요약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혜를 받은 그룹주는 부진한 증시에서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실적이 둔화한 그룹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현대重·한화 날았다19일 한국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0대 그룹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1328조517억원에서 지난 18일 1240조5528억원으로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시총 증가분을 제외하면 14.6% 급감했다.부진한 증시 속에서도 현대중공업그룹(22.68%)과 한화그룹(10.99%)은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주도 업종으로 떠오른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관련주가 이들 그룹주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다. 특히 대표적인 우크라이나 전쟁 수혜 업종인 태양광, 조선, 방산 관련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현대중공업그룹 시총은 작년 말 25조3379억원에서 지난 18일 31조834억원으로 22.7%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에너지솔루션(149.53%), 현대미포조선(54.29%), 현대일렉트릭(52.51%), 현대중공업(41.28%), HD현대(10.61%) 등 계열사가 일제히 급등했다.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이 에너지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조선사의 발주량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 3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2024년까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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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넘치자 가동률 낮추는 삼성·LG…시설투자도 줄줄이 축소
삼성전자는 TV 등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을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로, 휴대폰 라인 가동률을 81.0%에서 70.2%로 낮췄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절벽’이 현실화하면서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LG전자도 냉장고(127%→119%)와 세탁기(99%→81%), 에어컨(129%→108%) 등 생활가전 라인의 2분기 가동률을 전 분기보다 낮췄다. ○외환위기 때 육박하는 재고율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은 124.6%로, 전월 대비 10.3%포인트 상승했다. 재고율은 기업 재고를 시장에 내다 판 제품의 양으로 나눈 값이다. 팔리지 않고 쌓인 재고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5월 128.6%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133.2%)에 육박한다.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철강 등 제조업 기업을 중심으로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재고자산은 52조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조4998억원 증가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6조5357억원) △SK하이닉스(5조6520억원) △LG화학(4조3634억원) 등의 순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30.7%)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21.3%), 디스플레이 부문(21.8%) 등 전체 사업 부문에서 재고자산이 두루 증가했다.재고자산은 시중에 바로 팔 수 있는 상품과 생산 과정에 있는 반제품·재공품 및 원재료로 구분된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제품이 팔리지 않고 쌓이거나, 원재료값 상승으로 이미 확보한 원자재의 재고 평가액이 늘어난 경우다.최근에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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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바이오 벤처 센다바이오 190억 투자
삼성이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 회사에 투자하며 유전자 치료제 사업에서 보폭을 확대한다.삼성은 미국 바이오벤처 센다바이오사이언스에 1500만달러(약 190억원)를 투자한다고 17일 밝혔다. 투자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지난 3월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인 미국 재규어진테라피에 이어 두 번째 투자다.센다는 코로나19 백신에 적용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체내 원하는 곳에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mRNA는 몸속에서 질병 치료 목적의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한다. mRNA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체내에 잘 전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센다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로 원하는 나노 입자 형태의 전달체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mRNA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관련 업계는 이 플랫폼이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센다와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센다는 모더나를 공동 창업한 바이오·헬스케어 벤처캐피털(VC)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 세운 회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출장 때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을 찾아 누바 아페얀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이번 투자도 이 부회장의 방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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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 美 약물전달체 개발사에 190억원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센다에 1500만달러(약 190억원)를 투자한다고 17일 밝혔다. 센다는 미국 벤처캐피탈(VC)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이 투자한 천연 나노입자 개발 기업 4곳을 합병한 회사다. 동식물 및 박테리아 유래 나노입자 빅데이터에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L) 기술을 적용해 약물전달체를 만드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신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센다의 나노입자 개발 기술은 특정 세포와 조직에 효율적으로 약물을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또 핵산과 유전자가위, 단백질, 펩타이드 등에 적용 가능해 자가면역질환, 대사성 질환 및 암 치료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은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유망 기술 발굴과 국내외 혁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바이오 핵심 기술 육성’ 및 ‘삶의 질 향상’이 목표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7월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바이오벤처 투자 펀드다. 지난 3월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인 재규어진테라피에 첫 투자를 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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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역대 최대 매출…물류비 인상 덕봤다
삼성SDS가 물류비 인상 효과를 등에 업고 지난 2분기 4조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역대 모든 분기를 통틀어 최대 매출 기록이다.삼성SDS는 지난 2분기 매출 4조5952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1.4%, 영업이익은 20.1% 증가했다.삼성SDS가 ‘역대급’ 매출을 올린 것은 물류비 인상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삼성SDS의 2분기 물류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9% 증가한 3조843억원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상승하고, 중국 주요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물류비가 전반적으로 인상됐다.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를 고도화하면서 국내외 거래를 확대했다.기존 핵심사업이던 IT(정보기술)서비스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1조5109억원을 기록했다. 경영정보시스템(MIS)과 고객관계관리(CRM) 등 기업 업무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삼성SDS는 올 하반기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과 구축·운영을 돕는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사업자(MSP)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클라우드를 유통·서비스, 제조업 등에 확대 적용하며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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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바이낸스가 찜한 플라네타리움 랩스, 시리즈A에서 415억 투자 유치
블록체인 게임업체 플라네타리움 랩스가 시리즈A(첫 번째 기관 투자)에서 3200만달러(약 415억원)을 투자받았다고 7일 밝혔다. 2년도 되지 않아 기업 가치가 30배 이상 올랐다. 이번 투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를 자회사로 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애니모카 브랜즈가 주도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크러스트 유니버스, 삼성전자의 투자 전문 계열사 삼성넥스트, 게임사 위메이드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서 플라네타리움 랩스는 3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플라네타리움 랩스가 지난해 1월 인정받았던 기업 가치는 100억원 정도였다. 당시 네이버 등이 투자했다. 플라네타리움 랩스의 기업 가치는 1년 7개월 만에 30배 이상 올라간 셈이다. 올 1월에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플라네타리움 랩스에 투자했다. 플라네타리움 랩스는 블록체인 기반 역할수행게임(RPG) ‘나인 클로니클’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엔진 ‘립플래닛’을 만들어 게임에 적용했다. 해당 블록체인 기술로 각각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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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술 강조' 이틀 만에 삼성 사장단 '비상경영' 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다녀온 직후인 20일 삼성 계열사 사장단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의 출장에 동행한 경영진이 기술·인재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의 치열한 경쟁 분위기를 전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는 분석이다. 삼성은 20일 경기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이번 사장단 회의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여덟 시간 넘게 이어졌다. 사장단은 차세대 기술 개발과 관련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지난 18일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내비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각 계열사는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재점검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사장단은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불안정한 공급망과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감소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도 점검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회의에서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회의는 이 부회장이 ‘우수 인재 확보’를 강조한 이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려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삼성인력개발원은 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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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 기술 빼돌린 혐의, 삼성직원 무죄"
LG디스플레이(LG)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삼성) 측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던 협력업체 사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함께 기소된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도 무죄를 받으며 두 회사 간 OLED 기술 유출 소송은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OLED 기술 유출 공방 막 내려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6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를 받은 A씨 등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페이스 실’이란 OLED 소자에 대한 공기 접촉을 막아 디스플레이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A씨는 2006년께부터 2010년까지 LG의 의뢰를 받아 페이스실 합착기를 개발해 납품해 왔다. A씨는 LG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이 과정에서 취득한 각종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납품 거래처를 확대하기 위해 삼성 측과 접촉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2010년 3∼4차례에 걸쳐 삼성 직원 B씨 등에게 LG의 페이스실 관련 기술을 설명한 혐의로 2015년 재판에 넘겨졌다. B씨 등 삼성 직원들은 A씨를 통해 LG의 영업비밀을 빼낸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핵심 쟁점은 A씨가 넘긴 자료를 ‘영업비밀’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법정에서 A씨와 삼성 측은 “해당 기술은 업계에 이미 알려져 있는 기술”이라며 “LG 협력업체가 보유한 기술을 구매할지를 두고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뒤 관련 자료를 건네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외적으로 이뤄진 프레젠테이션이어서 기밀로 볼 수 없으며, 구매 계약을 맺지 않아 경제적 이득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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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 공정거래위원회 노크한 까닭은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세종시 곳곳의 스타벅스에는 대기업 대관·홍보 관계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처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이다. 기업집단국은 2017년 신설된 뒤부터 삼성·SK·한화를 비롯한 대기업의 위법 행위를 적발·제재하면서 재계의 두려움을 불러왔다.최근 SK그룹 한 계열사가 로펌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과와 공정위 기업집단국에 투자 관련 문의를 했다. 국내서 해외투자를 유치받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 여부가 없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과징금을 매긴 공정위 기업집단국에 SK그룹 계열사가 문의를 하면서 관가와 재계도 주목하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한 곳이 최근 산업부와 공정위에 합작투자 관련 문의를 했다. 지주회사 규제와 관련한 내용이다. SK그룹은 지주사인 SK㈜와 그 계열사들이 지주회사 규제를 적용받는다. 예컨대 SK㈜→SK이노베이션→SK에너지·SK온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공정거래법상 SK㈜를 비롯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SK에너지 등) 증손회사를 거느리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지주사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한 규제다. 만약 SK에너지와 SK온이 자회사를 세우려면 무조건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예외 조항도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국 투자를 받아 증손회사를 설립할 때는 예외적으로 지분 보유 조건을 100%에서 50%로 완화해준다. SK㈜ 손자회사인 한 계열사가 최근 증손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해외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외촉법에 따라 해외투자를 받아 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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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년 450조 '초격차 투자'
국내 주요 대기업이 수백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투자액 대부분을 국내에 배정해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미래 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기치로 내건 윤석열 정부 산업정책에 경제계가 보조를 맞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삼성 계열사들은 2026년까지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에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해 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란 슬로건을 내걸었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지 사흘 만에 나온 발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자금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도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한국을 ‘미래 사업의 허브’로 육성한다는 것이 투자안의 핵심이다. 전체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38조원을 내연기관 제품 최적화에 투입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공장 신설을 비롯한 전동화사업에 16조2000억원,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에 8조9000억원을 투입한다.롯데그룹은 5년간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의약품과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에 전체 투자액의 41%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큰 대규모 복합몰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공장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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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조 승부수 띄운 이재용…삼성 '제2 반도체 신화' 쓴다
삼성이 향후 5년간 450조원의 초대형 투자를 결정한 데는 반도체 시장에서의 ‘초격차 리더십’을 확보하고 바이오·6세대(6G) 이동통신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반면 차세대 먹거리 부문의 성장은 여전히 반도체에 비해 더디기 때문이다.삼성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 안보동맹에서 반도체가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만큼 반도체 시장에서의 패권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AP와 EUV 투자 확대삼성전자는 독보적 시장 1위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2~3위 업체와의 격차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EUV는 반도체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삼성전자는 세계 유일한 EUV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을 통해 향후 5년간 쓸 장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는 한 대에 2000억~3000억원가량 할 정도로 고가인 데다 한 해 생산량이 40대 안팎으로 제한돼 있어 돈이 있어도 미리 확보하지 못하면 갖출 수 없는 장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D램은 마이크론의 10㎚급 4세대 D램보다 선폭이 짧아 앞선 기술력으로 인정받는다”며 “시장점유율을 현재 약 44%에서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반도체 설계 부문인 팹리스에서는 고성능 저전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AP 중에서도 갤럭시 시리즈 전용 AP 개발에 최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파운드리 부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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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스마트 안전 스타트업에 40억원 투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스마트 안전 전문 기업인 지에스아이엘(GSIL)에 4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4일 GSIL에 지분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30억원을 투자해 GSIL의 지분 10%를 취득했으며 나머지 10억원은 스마트 안전 기술을 사업화는 데 투자할 예정이다.GSIL은 국내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스마트 안전 플랫폼과 스마트 안전 장비, 위험 예측 분야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안전관리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해 협업해 왔다.삼성엔지니어링과 GSIL은 스마트 안전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도 속도를 낸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안전 관리 플랫폼과 스마트 안전 장비 등을 구독형으로 확장하고,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스마트 안전 시장은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 안전 법규 강화 등 사회적 안전 강화 요구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라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