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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사벽 된 애플" 삼성전자의 탄식

    "넘사벽 된 애플" 삼성전자의 탄식

    애플은 2012년 10월 애플코리아 수장이던 도미니크 오 총괄을 경질했다. 삼성전자의 본고장인 한국에서 제품 판매가 부진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유일한 프리미엄 제품 업체로 남았다. 판매량에서는 2위지만 매출 기준으론 ‘부동의 1위’다. 애플과 삼성전자 간 스마트폰 매출 격차는 5년 새 1.9배(2017년)에서 2.7배(2021년)로 더 벌어졌다. 애플의 대당 판매가격(ASP·825달러)이 삼성전자(265달러)를 세 배 이상 웃돈 덕분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한때 특허전쟁까지 치르며 경쟁했는데 이제 우리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며 “애플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의 존재가 된 것 같다”고 탄식했다. 2011년 스티브 잡스에 이어 팀 쿡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때만 해도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면 “혁신적인 제품이 없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하지만 애플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쿡이 취임할 당시 3490억달러이던 애플 시가총액은 지난 1월 장중 3조달러를 찍었다. 지난달 29일 2조5728억달러(약 3258조원)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약 401조원)의 여덟 배 이상이다.쿡의 애플이 세계 최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애플만의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이디로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연결해 쓸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등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업

  • ‘에피스’ 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량채 ‘AA급’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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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스’ 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량채 ‘AA급’ 등극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등급이 에피스 인수,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 등에 힘입어 우량 신용등급인 ‘AA급’으로 상향됐다.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위탁생산(CMO)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등 탄탄한 매출 기반을 갖춘 게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1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영업이익은 1764억 원으로 같은 기간 137% 증가했다.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0일 바이오젠에 지분 인수 1차 대금(10억달러) 납부를 완료하고 100% 자회사로 공식 편입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 능력 내재화를 통해 사업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지난해 10월 부분 가동을 시작한 4공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인천 송도에 들어선 4공장은 공사비만 1조7400억원이 투입됐다.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춰 추가적인 수주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제2 바이오캠 퍼스 추가 용지매입(4260억원) 등이 진행 중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대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3조20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확보된 투자 재원은 에피스 지분 매입뿐 아니라 4공

  • "삼성 리더십 부재…日 반도체 몰락 전철 밟나"

    "삼성 리더십 부재…日 반도체 몰락 전철 밟나"

    “삼성전자에는 이건희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 히타치나 도시바, NEC에는 그런 인물이 없었다.”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설립자 모리스 창은 최근 대만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미국과 함께 세계 반도체산업을 주도한 일본이 1990년대 PC용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서 낙오해 한국에 밀리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PC에 적합한 저가·소형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기로 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전문경영인의 실행력이 한국 반도체산업의 전성기를 일궈냈다는 분석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계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패권’이 위태롭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 간 전쟁에서 한국이 밀리는 데다 무엇보다 수년 뒤 미래를 내다보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확고한 리더십이 삼성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중장기 전략의 구심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8월 가석방됐지만 여전히 ‘취업제한’에 묶여 삼성전자 경영에 적극 나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요 경제단체는 한국 반도체산업을 지키기 위해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부회장은 “반도체 투자, 인수합병(M&A) 등 큰돈이 드는 사안은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의 결단 없이는 어렵다”고 지적했다.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장기 투자전략 부재가 한국 반도체산업의 위기를 넘어 경제안보에 심각한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경쟁자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

  • '빅딜' 쓸어담는 NH투자증권, SK에코플랜트 주관사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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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딜' 쓸어담는 NH투자증권, SK에코플랜트 주관사 낙점

    NH투자증권이 SK에코플랜트 기업공개(IPO)를 주도할 국내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다음 달 상장하는 SK쉴더스, 원스토어에 이어 SK그룹 계열사의 상장 주관을 맡으며 IPO 강자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2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총괄할 주관사로 대표 주관사 3곳과 공동 주관사 2곳을 최종 선정했다. 국내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외국계 대표 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각각 선정됐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합류한다.향후 불거질 수 있는 증시 변동성 리스크에 대비해 상장 전략을 더욱 세밀하게 수립하기 위해 주관사단 규모가 예상보다 커졌다.SK에코플랜트는 조만간 킥오프 회의를 열어 전반적인 상장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수의 하우스가 주관사단에 합류하는 만큼 하우스별 역할 구분 등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산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도, IPO 수행역량, 기업가치 산정 방식의 적정성 및 밸류업(Value-up) 전략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주관사 5곳을 선정했다”며 “해외투자자 유치의 중요성을 고려해 외국계 증권사를 모두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전했다.SK그룹 계열사 IPO 딜을 다수 수임한 NH투자증권이 다시 한번 대표 주관사를 맡으며 SK그룹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주관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동 주관업무를 소화한 데 이어 다음 달에 상장하는 SK쉴더스, 원스토어의 대표 주관사도 맡고 있다.NH투자증권은 하반기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케이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상장

  • 원팀 된 삼성 금융 5社, 핀테크 판 흔든다

    원팀 된 삼성 금융 5社, 핀테크 판 흔든다

    삼성그룹 산하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 등 5개사가 공동 브랜드인 ‘삼성 금융 네트웍스(Samsung Financial Networks)’를 12일 선보였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핀테크 업체의 ‘공습’이 격화되면서 각 계열사 간 협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출시되는 통합 모바일 앱인 ‘모니모’를 시작으로 다양한 비대면·디지털 혁신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삼성’ 브랜드, 금융에 접목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 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을 모아 새 브랜드아이덴티티(BI)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그동안 각 사별로 느슨한 연대를 유지해왔지만 MZ세대 금융소비자의 변화된 욕구에 부응하고, 비대면 위주의 새 금융 환경에 대응하려면 각 사에 흩어진 자원을 결집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이 과정은 철저히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브랜드 전문가들이 모여 직원 대상 심층 인터뷰, 고객 패널조사, 전문가 리뷰 등 과정을 거쳤고, 직원 투표를 통해 최종 BI를 결정했다.새 BI는 ‘삼성(Samsung)’ 표기에 금융과 협업을 의미하는 ‘금융 네트웍스(Financial Networks)’를 영문으로 표시한 형태다. 전문성과 시너지를 높이고 금융 생태계를 넓혀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혼돈을 막기 위해 별도의 한글 BI는 만들지 않았지만, ‘삼성 금융 네트웍스’로 표기할 수도 있다. 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생명이 상표 등록을 마쳤고, 소유권은 공동으로 나눠 갖는 방안을 검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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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형 ETF' 판이 뒤집혔다…미래에셋, 20년만에 삼성 추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삼성자산운용을 추월했다. 2002년 국내에 ETF가 도입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자산운용이 1위 자리를 내줬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17일 삼성자산운용을 넘어섰다. 전날까지 16조249억원이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ETF 순자산이 이날 16조4656억원으로 4000억원 넘게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은 16조1171억원에서 16조2289억원으로 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추월을 허용했다.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ETF 순자산은 17조원까지 불어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ETF 순자산은 17조3104억원, 삼성자산운용은 16조8464억원으로 두 운용사 간 격차는 더 커졌다. 삼성자산운용의 주식형 ETF 시장 점유율은 2019년 48.1%에서 지난달 30일 37.6%로 내려앉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26.4%에서 38.7%로 올랐다.주식형에다 채권형, 파생형 등까지 모두 합한 ETF 순자산총액은 여전히 삼성자산운용이 1위다. 지난달 30일 기준 30조4827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27조4455억원)보다 3조원가량 많다.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식형 ETF 분야에서 20년간 부동의 1위인 삼성자산운용을 제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발 빠르게 내놨기 때문이란 평가가 많다. 2020년 12월 상장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대표적이다. 중국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이 ETF는 1년 만에 순자산이 3조원으로 불어나며 국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ETF가 됐다.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주식형(60%)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역전

  • 삼성카드, 데이터 신사업 뛰어든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아직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카드가 데이터 결합 사업과 관련 스타트업 투자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삼성카드는 17일 주주총회에서 데이터 전문기관과 신기술사업금융업,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 투자자문업 등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마이데이터와 개인사업자 CB업, 투자자문업 등 세 가지는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항이어서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은 보험금 미지급 등 논란으로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중징계)를 받았다. 대주주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 1년간 특정 사업에서 신규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반면 데이터 전문기관이나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이런 대주주 요건이 없어 사업 추진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데이터 전문기관 라이선스를 받으면 각종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데이터 전문기관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현재까지 신한·비씨카드 등 경쟁사와 함께 시중은행, 신용평가사, 통신사 등 총 20여 곳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올 상반기 3~4곳에 라이선스를 내줄 것으로 관측된다.삼성카드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가장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4년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마케팅 시스템(링크 파트너)을 구축했다. 이 같은 빅데이터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혁신 기술을 갖춘 기업에 투·융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성장성이

  • 'D램 악몽' 더는 없다…삼성 '전략적 생산'으로 가격방어

    'D램 악몽' 더는 없다…삼성 '전략적 생산'으로 가격방어

    삼성전자는 27일 2021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 전략을 설명하며 ‘최적’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 썼다. 투자와 생산 규모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적화 전략의 결과물인 ‘효율화’란 단어도 아홉 차례 사용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양이 아니라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8년의 악몽’은 없다메모리 반도체업계는 ‘2018년의 악몽’을 겪은 후 반도체 가격 급등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당시 PC용 D램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8년 2분기 8.19달러까지 치솟았던 D램 가격이 2019년 말 2.81달러까지 고꾸라졌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린 결과였다.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생산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의 전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회사의 D램 비트그로스(bit단위 생산량 증가율)는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감소했다. 전년 4분기 수준의 생산량 증가가 이뤄질 것이란 업계 추정과 딴판이었다. 한 부사장은 ‘최적의 제품 믹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무리한 판매 확대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전략적인 생산 비중 조정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4분기 삼성전자의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은 한 자릿수 초반대로, 업계가 추정한 8%보다 훨씬 낮았다.삼성전자는 이 같은 생산 전략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한 부사장은 “올해는 중앙처리장치(CPU) 신모델이 나오는 등 메모

  • [단독] 삼성 '미래 승부수'…美 바이오젠 품고 신약 최강자 노린다

    삼성그룹이 바이오젠 인수에 성공하면 삼성 바이오 사업은 물론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도약을 하게 된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오리지널 의약품을 똑같이 따라 만든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등 ‘변두리 사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신약 선두주자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 번 제대로 만든 신약은 반도체 같은 제조업처럼 업황 사이클을 타지 않고 꾸준히 높은 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 삼성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바이오젠만 해도 2년 전까지 50%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반도체 분야는 슈퍼 사이클 때나 가능한 이익률이다. 바이오 사업 시너지 기대바이오젠은 1978년 설립 이후 신경질환 분야 바이오 신약으로 ‘대박’을 터뜨려온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암젠, 애브비, 길리어드 등과 함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 대표적인 바이오 1세대 기업으로 꼽힌다.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텍피데라(푸마르산 계열)’ 하나로 작년 39억달러(약 4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마저도 특허 만료로 전년 대비 약 5억3300만달러 줄어든 결과다.바이오젠은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각국 규제기관의 판매 허가를 여러 차례 받아낸 경험이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삼성이 바이오젠을 인수하면 이 같은 성공 노하우와 신약 연구개발(R&D) 비법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신약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데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당장 시너지도 클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 조직·이름까지 바꿔 '뉴삼성 DNA' 심는다

    조직·이름까지 바꿔 '뉴삼성 DNA' 심는다

    삼성전자가 CE(생활가전)와 IM(IT·모바일) 부문을 세트 부문으로 통합한 데 이어 사업부 이름에도 손을 댔다. 20년 된 무선사업부 명칭을 ‘MX(Mobile Experience)사업부’로 바꿨다. 삼성전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달 말부터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뉴 삼성’의 지향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편제와 명칭을 바꾸는 방법으로 해당 조직이 해야 할 임무를 명확히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이은 삼성전자의 파격삼성전자는 10일 MX사업부 이름에 ‘경험’이란 단어를 넣은 것은 ‘소비자’와 ‘서비스’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기기 하나를 내놓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는 데 힘쓰겠다는 얘기다. 제품 개발에서 소비자 반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태문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기기가 아니라 경험을 중시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사업부 명칭 변경을 통해 업의 본질을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올해 선보인 3세대 폴더블폰 사업 전략을 보면 삼성전자의 지향점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3’를 출시한 이후 매달 한 번꼴로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10월엔 고객이 플립3의 앞면, 뒷면 등 색상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내놓기도 했다. 다양하고 복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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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첫 '3차원 V낸드' 개발 주도…삼성전기 인사 혁신, 전자에 전파

    7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수장으로 임명된 경계현 사장은 전자 계열사에서 전자 대표이사로 ‘컴백’한 이례적 인사로 꼽힌다.경 사장은 삼성 내부에서 기술력과 공감·소통능력을 겸비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서울대에서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한 경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메모리 사업부 D램 설계팀, 플래시(낸드플래시) 개발실, 솔루션개발실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를 이끌어낸 기술을 여럿 개발해냈다. 1997년 세계 최초로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을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플래시개발실 담당 상무였던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3차원 입체 V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했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았다.지난해 1월 삼성전기 사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취임식을 생략하고,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매주 직원들과의 대화 코너인 ‘썰톡’ 행사에서는 “왜 우리는 삼성전자처럼 성과급을 많이 못 받나” 등 민감한 질문에도 솔직히 답해 직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전자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인사제도 혁신에 앞장서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개편한 인사제도 내용 중 호칭파괴, 직급 비공개, 동료평가 등은 삼성전기에서 지난해 먼저 도입했을 정도다.경 사장에게 주어진 미션은 만만치 않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사수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내야 한다.전임인 김기남 종합기술원 회장은 앞으로 미래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에 힘쓰게 됐다. 역대 삼성 전문경영인

  • [속보] 이재용의 변화 승부수…삼성전자 대표 3인방 모두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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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 이재용의 변화 승부수…삼성전자 대표 3인방 모두 교체

    삼성전자가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대표이사 3인방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을 본격적으로 쇄신하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7일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당초 대표이사 3인이 유임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사안이 유력했지만 이 부회장이 변화를 주문하면서 급격히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2018년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 퇴임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전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면서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출장길에서 돌아오면서는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느낀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대표이사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해 미래기술 개발과 후임 양성에 힘쓰기로 했다. 2018년 권오현 전 부회장이 용퇴할 때도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이동한 바 있다. 종합기술원은 AI(인공지능),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첨단 소프트웨어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브레인'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혁신 기술 개발을 총괄 지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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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부서 5년 일하면 '사내 FA' 자격 부여…삼성전자 새 인사개편안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새로운 인사개편안에는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다. 직원들이 각자의 경력을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제도는 사내 FA(프리 에이전트) 제도 시행이다.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이 다른 직무나 부서로 전환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게 하고 역량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직이 활발한 정보기술(IT)업계처럼 사내에서 직무와 부서 변경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부서와 직무 중심으로 FA 제도를 운영하고, 정착되면 사업부문끼리도 FA가 가능해지도록 확장할 방침이다.부서장이 업무목표 진척도를 수시로 점검하고 지도해주는 수시 피드백 제도도 시행한다. 연초에 정한 업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부서장이 수시로 독려와 멘토링을 해주는 게 주요 내용이다.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삼성전자는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마련하고, 사업장 내 카페와 도서관에도 자율근무존을 운영하기로 했다. 꼭 회사에 들어와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회사를 오가는 시간을 줄이고,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새로 나왔다. 국내 사업장과 해외 법인의 젊은 우수인력을 선발해 일정 기간 서로 교환 근무하는 STEP(삼성 재능 교환 프로그램) 제도다. 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처럼 다른 사업장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 빅테크 기업, 스타트업엔 없는 혜택으로 해외 근무를 희망하는 직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이재용…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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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이재용…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 '승부수'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엔 일하는 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사진)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젊고 능력있는 인재들을 유치하려면 수평적인 조직을 지향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식 인사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방문해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 새로운 삼성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의 슬로건이었던 ‘초격차’만으론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메시지다.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뉴삼성’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만들려면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전면 개편했다는 설명이다.인사제도 개편 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전자는 준비된 인사안을 통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각 조직의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 명 등을 대상으로 미리 내용을 설명하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다. 절차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제도 도입 과정에도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이 같은 의사결정 방식은 이 부회장의 평소 행보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2020년 8월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수시로 직원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 삼성, 실리콘밸리식 인사혁신…30대 임원·40대 CEO 나온다

    삼성, 실리콘밸리식 인사혁신…30대 임원·40대 CEO 나온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직급별 승진 연한을 없애고 임원 직급을 2단계로 단순화한 인사제도 개편을 단행했다. 나이와 입사 연도에 관계없이 성과를 올린 젊은 인재를 임원으로 중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뉴 삼성’을 향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관련기사 A5면, 본지 11월 17일자 ~ 참조삼성전자는 29일 연공서열 폐지를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삼성을 미국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처럼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꾸는 게 목표다.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우선 적용한다.임원 이하 직원들의 기존 직급인 커리어레벨(CL)은 사실상 폐기했다.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과 승격 포인트를 없애 능력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다. 지금까지 CL2(사원대리급), CL3(과차장급)는 각각 10년 가까이 근무해야 다음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앞으로는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승격 세션을 열어 승진 여부를 가린다. 매년 3월 발표하던 정기 승격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 인트라넷에서 직급과 사번 표기도 삭제한다.부사장과 전무를 부사장으로 통합하는 등 임원 직급도 간소화한다. 사장 이하 임원 직급은 ‘상무’와 ‘부사장’만 남았다. 이를 통해 30대 부사장과 40대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기틀을 마련했다.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자격을 없애고 ‘층수’도 줄인 셈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부르던 ‘부장님’ 호칭도 사라진다. 앞으로는 직원들 간 서로 높임말을 쓰고, ‘프로’나 ‘님’으로 부를 예정이다.이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