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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 가는 이재용…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 '승부수'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엔 일하는 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사진)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젊고 능력있는 인재들을 유치하려면 수평적인 조직을 지향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식 인사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방문해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 새로운 삼성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의 슬로건이었던 ‘초격차’만으론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메시지다.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뉴삼성’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만들려면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전면 개편했다는 설명이다.인사제도 개편 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전자는 준비된 인사안을 통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각 조직의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 명 등을 대상으로 미리 내용을 설명하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다. 절차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제도 도입 과정에도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이 같은 의사결정 방식은 이 부회장의 평소 행보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2020년 8월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수시로 직원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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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실리콘밸리식 인사혁신…30대 임원·40대 CEO 나온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직급별 승진 연한을 없애고 임원 직급을 2단계로 단순화한 인사제도 개편을 단행했다. 나이와 입사 연도에 관계없이 성과를 올린 젊은 인재를 임원으로 중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뉴 삼성’을 향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관련기사 A5면, 본지 11월 17일자 A1~3면 참조삼성전자는 29일 연공서열 폐지를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삼성을 미국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처럼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꾸는 게 목표다.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우선 적용한다.임원 이하 직원들의 기존 직급인 커리어레벨(CL)은 사실상 폐기했다.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과 승격 포인트를 없애 능력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다. 지금까지 CL2(사원대리급), CL3(과차장급)는 각각 10년 가까이 근무해야 다음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앞으로는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승격 세션을 열어 승진 여부를 가린다. 매년 3월 발표하던 정기 승격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 인트라넷에서 직급과 사번 표기도 삭제한다.부사장과 전무를 부사장으로 통합하는 등 임원 직급도 간소화한다. 사장 이하 임원 직급은 ‘상무’와 ‘부사장’만 남았다. 이를 통해 30대 부사장과 40대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기틀을 마련했다.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자격을 없애고 ‘층수’도 줄인 셈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부르던 ‘부장님’ 호칭도 사라진다. 앞으로는 직원들 간 서로 높임말을 쓰고, ‘프로’나 ‘님’으로 부를 예정이다.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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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인사 혁신'…삼성전자, 30대 젊은 임원 나온다
삼성전자가 임원 직급 중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합한다.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조직을 보다 수평적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다.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인사제도 개편안을 29일 발표했다.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있는 인재를 대우해준다는 게 새 인사제도의 골자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우선 적용되고, 타 계열사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는 4단계로 꾸려졌던 커리어레벨(CL) 제도가 유명무실해진다. 과거에는 연한을 채워야 직급이 올라갔지만 앞으로는 능력이 있으면 바로 승진할 수 있게 된다. 기존 CL2(이전 사원·대리급), CL3(과·차장급)는 각각 10년 가까이 지나야 승격이 가능했다. 각 직원의 직급과 사번은 본인과 인사팀 외에는 알 수 없게 된다. 회사 인트라넷에 직급 및 사번 표기를 삭제하고, 매년 3월 진행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한다. 동료의 직급이나 입사연도를 알 수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호칭도 '님' 혹은 '프로님'으로 통일하고, 상호 존댓말을 쓰게 된다. CL 제도는 인사팀에서 인사평가를 할 때만 참고한다. 기존 인사제도에서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상대평가도 완화된다. 최상위 고과를 제외한 나머지 고과는 모두 절대평가로 바꾼다. 팀 구성원에 따라 형평성이 어긋났던 기존 고과평가의 단점이 개선된다. 여기에 동료평가를 새로 도입해 부서장에 치중된 평가방식을 보완한다. 새 인사제도에서는 열심히 일한만큼 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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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 '안정'에 방점…대표이사 대부분 유임 가닥
최근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를 확정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내부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인사제도 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잇따라 단행한다.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삼성전자 경기 수원캠퍼스에서 사업보고를 받고 주요 경영진 인사 내용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삼성전자 인사의 관건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부문장 겸 대표이사 3인 체제가 유지되는지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표이사 3인 전부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하지만 김 부회장과 김 사장 등 대표이사 대부분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석방자 신분인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이사를 제외한 사장급 인사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신상필벌 원칙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경제계에서는 삼성의 큰 틀이 바뀌는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면받고 가석방자 신분에서 벗어나는 게 첫걸음이다. 이후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라면 긴급을 요하는 인사가 아니라면 굳이 올해 말에 단행할 이유가 없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경제계 관계자는 “당장 올해는 ‘뉴 삼성’의 기틀이 될 30~40대 젊은 임원 선임과 외부 인사 영입 작업이 우선”이라고 귀띔했다.인사제도 개편안도 이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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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電·車 빨아들이는 美 남동부 선벨트…세금·인건비 낮고 고용환경 유연
삼성전자가 24일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제2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낙점하면서 미국 남동부 지역 ‘선벨트’가 글로벌 전자·자동차 기업의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낮은 전기요금과 세금, 비교적 싼 인건비, 유연한 고용환경 등이 입지 1순위로 꼽히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텍사스·테네시·앨라배마·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州)로 이어지는 남동부는 일조량이 많아 선벨트로 불린다.테일러는 인구 1만7000명의 소도시로, 삼성전자의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과 불과 25㎞ 떨어진 곳이다. 오스틴은 테슬라의 다섯 번째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가 연말까지 들어서는 곳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본사를 오스틴으로 옮긴다고 밝히기도 했다.텍사스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세 부담이다. 주(州) 법인세는 물론 개인 소득세도 없다. 미국 내 최고 수준의 주 법인세(8.84%)와 소득세(13.3%)를 물리는 캘리포니아와 대조적이다.선벨트 주들은 전기요금도 비교적 싸다. 미국 포드와 SK온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한 테네시와 켄터키는 전기요금이 각각 ㎾h당 5.85센트, 6.06센트로 미국 평균인 7.53센트보다 30% 안팎 저렴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도 테네시에 들어설 예정이다.반면 포드, GM 등의 본사가 있는 전통의 자동차 중심지 미시간은 전기요금이 ㎾h당 8센트에 달한다. 배터리 공장의 에너지 소비량이 일반 자동차 공장보다 다섯 배 높은 점을 감안하면 전기요금이 테네시·켄터키와 미시간의 승패를 가른 이유 중 하나라는 게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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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격전지서 돌아온 이재용…파운드리 글로벌 1위 ‘승부수’
열흘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4일 김포공항에 들어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귀국 첫마디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느꼈다”였다. 풍성한 출장 성과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의 안드로이드 동맹 강화 등 성과를 안고 돌아왔다. 경제계에선 이 부회장이 앞으로 펼쳐질 반도체 기업 간 치열한 경쟁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 지원이 삼성전자에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대만 TSMC도 미국 내에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고,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약육강식의 반도체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해석이 쏟아지는 이유다. ○파운드리로 시스템반도체 승부수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직접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인공지능(AI), 고사양 서버, 메타버스 등 미래를 좌우할 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미국 테일러시에 들어설 신규 파운드리는 2022년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두 파운드리에 최첨단 미세 공정이 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번 투자는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에선 TSMC와 삼성전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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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 이번주 임원인사…별들의 세대교체 빨라지나
이번주 LG와 롯데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가 이어진다.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다. 실력을 갖춘 젊은 임원을 전면에 배치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21일 경제계에 따르면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이번주 후반 이사회를 열고 연말 인사안을 확정한다. 올해의 관심사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자격으로 그룹의 안살림을 맡았던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공백을 누가 대신하느냐다. 업계에선 권봉석 LG전자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권순황 LG전자 BS사업본부장(사장) 등을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인 ㈜LG의 역할을 투자회사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롯데그룹도 이르면 이번주 정기 임원인사를 한다. 발표는 다음달 1일이나 2일이 유력하다. 신동빈 회장과 함께 인사를 총괄하는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이 각 사 최고경영진에 해당하는 ‘C레벨’을 맡을 수 있는 외부 전문가의 목록을 몇 개월 전부터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은 이르면 다음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주 귀국 후 인사의 폭과 내용을 최종 점검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된 김기남 DS(반도체)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대표이사 3인 체제가 유지될지가 관심이다. 계열사에선 2017년에 선임된 CEO 중 일부가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SK그룹은 예년과 같이 12월 초에 임원 인사 및 조직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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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차장 계급장 떼고…'김프로' '박프로'로 불러주세요
삼성전자 직원들이 서로를 부르는 공식 호칭은 ‘프로’와 ‘님’이다. 하지만 ‘과장’ ‘차장’ 같은 기존 직급을 섞어 쓰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전통적인 직급 호칭이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임원이 아닌 직원을 구분하는 직급 자체가 폐지되기 때문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3월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직급단계를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하고 임직원 간 호칭을 ‘프로’ ‘님’ 등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팀장, 그룹장, 임원 등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직책을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하지만 현실에선 이 같은 호칭 시스템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처음 보는 옆 부서 동료를 만날 때 사내망으로 직책을 검색한 뒤 ‘CL4’면 ‘부장님’, ‘CL3’면 ‘차장님’이라고 부르는 일이 많았다. 영업과 마케팅처럼 외부 미팅이 잦은 부서일수록 전통적인 호칭을 썼다. 회사 관계자는 “건방지게 보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다른 팀 선배를 ‘프로’로 부르는 것을 꺼리는 직원이 많다”고 설명했다.인사제도 개편 후에는 ‘프로’나 ‘님’ 이외의 대안이 사라진다. 사내망으로 동료를 검색해도 CL 등급이 나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싫든 좋든 상대를 ‘프로’나 ‘님’으로 부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삼성의 전자 계열사 사이에선 이미 ‘프로’라는 호칭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삼성전기는 사내망을 뒤져도 직원들의 CL 등급이 검색되지 않는다. 삼성SDS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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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파격…직급 완전히 없앤다
삼성전자가 일반 직원의 직급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고 성과로 직원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능력 있는 인재에게 많은 보상과 빠른 임원 승진 기회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원협의회와 성과관리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제도의 변화 방향을 설명하고 협의회의 의견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이달 말께 인사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가장 큰 변화는 커리어레벨(CL)로 불리는 직급체계의 폐지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4단계 직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차에 따라 CL1(고졸사원)부터 CL4(부장급)까지 네 단계로 직급이 나뉜다. 삼성전자는 4단계 직급을 2~3단계로 줄이는 1안과 아예 직급 제도를 없애는 2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완전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으로는 CL 체제가 없어지고 임원 밑으로 모두 같은 직원이 된다. 자연스레 직급별 기본 연봉 테이블도 사라진다. 호칭 역시 바뀐다. 지금도 직급을 부르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차장’ ‘부장’ 등으로 호칭을 붙이는 관행이 남아 있었다. 이제 이 같은 호칭도 사라지고 모두 이름 뒤에 ‘님’자를 붙이거나 ‘프로’로 부르게 된다.연봉 기본 인상률의 개념은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매년 일정액의 연봉을 올려줬다. 내년부터는 기본 인상률을 배제하고 성과평가만으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 일을 잘하는 직원의 임금은 파격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업무 능력만 보겠다는 취지다.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으로 직원들의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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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용의 '인사혁신' 실험…30대도 성과내면 '임원 직행'
삼성전자의 김모 프로는 대리급 직원(CL2) 시절 3년 연속 인사평가에서 EX(excellent)를 받은 사내 ‘에이스’다. 인사평가에 따라 연봉등급도 매년 ‘가’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CL3(과장~차장) 직급으로 승진한 뒤 불만이 생겼다. 직급이 높아진 뒤 연봉 인상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 프로는 “똑같이 EX를 받아도 연봉 인상폭이 적어져 열심히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성과평가로 연봉 인상률 정한다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김 프로 같은 사례는 이제 삼성전자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내년 인사제도 개편에 따라 직급이 전면 폐지되고, 온전히 성과로만 연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뉴 삼성’이 본격 닻을 올리기에 앞서 전반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이번 인사제도 개편의 골자는 연차보다 성과를 우선으로 대우해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매년 두 차례 직원들의 성과를 ‘EX,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으로 평가한 뒤 연봉등급을 ‘가, 나, 다, 라, 마’로 매겼다. 여기에 직급별 기본연봉과 기본인상률이 더해져 연봉 수준이 결정됐다. 같은 직급이어도 연차가 오를수록 임금도 높아졌다. 앞으로는 매년 1회 성과평가로 연봉 인상률이 정해진다. 대신 연봉등급에 따른 인상률이 지금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성과평가에서 EX 등급을 받고 연봉등급 ‘가’를 받으면 연봉이 10%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평균보다 우수한 ‘가’와 ‘나’ 등급의 상승률은 더 커진다. 그 대신 4년마다 연봉테이블을 갱신해 지나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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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승부수 적중…"내년 판매 확 늘릴 것"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신제품 흥행에 힘입어 3분기 스마트폰 사업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대세로 떠오른 폴더블폰은 내년에도 판매량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삼성전자가 28일 발표한 2021년 3분기(7~9월) 실적 확정치에 따르면 IM(IT·모바일) 부문은 매출 28조4200억원, 영업이익 3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25.4%, 영업이익은 3.7% 늘었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24.7% 줄었다.올 3분기가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실적이라는 평가다. 폴더블폰 ‘승부수’가 적중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올 8월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스테디셀러’ 갤럭시노트 시리즈 대신 폴더블폰 신제품(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을 공개했다.3세대 폴더블폰은 9월 말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00만 대 팔렸다. 한국에선 출시 39일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이는 작년 8월 나온 갤럭시노트20보다 빠르고,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세 번째로 빠른 속도다. 플립3는 디자인을 개선하고 접었을 때 기능을 추가한 것이, 폴드3는 화면에 필기하는 S펜을 새로 적용한 것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삼성전자는 올 4분기와 내년에도 폴더블폰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수배 늘어나고 내년에도 큰 폭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은 200만 대였다. 시장에선 올해 700만 대 이상, 내년엔 1000만 대 이상으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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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뉴 삼성 청사진'…이재용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구속 수감돼 있는 동안 삼성 안팎에선 의사결정권자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글로벌 경쟁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동안 삼성은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돌아와야 삼성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아갈 것이란 목소리도 거셌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 부회장이 8월 출소한 뒤 100일 가까이 지났음에도 이렇다 할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가석방 직후인 지난 8월 24일 내놓은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 240조원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읽어내긴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도체와 바이오가 삼성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이 된 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인수합병(M&A)으로 삼성에 새로운 DNA를 심을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은 2017년 차량용 전장 분야에 대한 투자 일환으로 하만을 약 9조원에 인수한 뒤 M&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격적으로 M&A에 뛰어든 경쟁사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LG전자는 전장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꾸준히 M&A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부품 회사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올 7월엔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SK하이닉스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며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지난 3년간 삼성의 인사 키워드는 ‘안정’이었다. 이 부회장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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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추모행사 없이 수원 선영서 추도식…李부회장 등 유족들만 참석
이건희 삼성 회장 1주기 기념식은 조촐하게 치러진다.24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사장단 일부만 참석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 차원의 별도 행사는 마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경제계에선 이 부회장과 유족들이 아직 남아 있는 사법 리스크를 의식해 1주기를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1주기(1988년 11월 19일)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간소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용인 에버랜드 선영에서 열린 이 창업주의 1주기 행사에는 각계 인사 600여 명이 자리했다. 행사에서는 2m 규모로 제작한 이 창업자의 동상을 호암미술관 동쪽에 세우는 동상 제막식도 열렸다.올해 상황은 당시와 다르다.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외부 행사 참석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과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관람할 때도 자신의 일정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다만 1주기 기념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소회와 함께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정 농단’ 파기 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하며 “우리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등 제 나름의 승어부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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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 이건희 회장 살아계셨으면 안주한다고 혼쭐났을 것"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미국 인텔을 누른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동시에 TV와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세계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붕괴한 지난 3분기에도 1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보는 투자자들의 눈은 곱지 않다. 올해 초 10만원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7만원 안팎까지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비전 없이는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PDR(price to dream ratio·꿈주가배수)’ 시대이기에 이런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7만 전자’ 넘어설 비전은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1주기(10월 25일)를 앞둔 24일. 삼성 전직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선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위기일 수 있다. 이 회장의 정신을 되새겨 정신 재무장을 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왔다.삼성 전직 CEO들은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배경으로 이 회장을 꼽았다. 캐시카우인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고 이를 발전시켜 1994년 세계 D램 시장 1위를 거머쥐었다. TV(2006년 1위 달성), 스마트폰(2011년 1위 달성) 등도 ‘초일류’를 부르짖은 이 회장이 키워낸 사업으로 꼽힌다.2021년 삼성이 당면한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이 앞다퉈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전부였던 이 회장 재임 시절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삼성 전직 CEO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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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과점 깨진다"…中BOE, 아이폰13 OLED 본격 공급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중국 BOE가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량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BOE가 애플로부터 조건부 공급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본격적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한다는 의미여서 기존 공급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이 예상된다.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BOE는 9월부터 아이폰13용 6.1인치 OLED패널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업계에서는 BOE가 애플의 요구 조건을 충족할 경우 내년부터 일부 아이폰에 자사 패널을 납품하는 조건부 공급 승인을 획득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이 때문에 먼저 소량의 OLED를 납품한 뒤 애플의 최종 성능검사를 거쳐 출하량을 큰 폭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리용 등 한정된 용도로만 애플에 OLED패널을 공급하던 BOE가 처음으로 대량 공급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BOE가 아이폰13 OLED패널을 본격적으로 공급하면 삼성의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BOE는 자사 제품의 공급비율을 초기 20%에서 앞으로 40%까지 높여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애플 입장에서는 BOE를 납품업체에 추가하면 OLED 공급망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OLED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의 과점체제가 무너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BOE는 쓰촨성 청두시와 멘양시에 대규모 OLED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폰13용 OLED는 멘양시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충칭시에 있는 생산공장에서도 OLED패널을 양산해 애플 등에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변수는 급속한 탈석탄정책과 석탄가격 급등으로 인한 중국의 전력부족 사태다. 중국 장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