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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일등공신' 전면에…현대차그룹, 장재훈·무뇨스·송호성 체제로
15일 공개된 현대자동차그룹 사장단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두 가지다. 현대차와 기아를 아우르는 부회장급 자리를 신설했다는 것과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외국인을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실력을 입증한 사람에게 중책을 맡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숙제도 안겼다. 그룹의 양대 축인 현대차와 기아의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것과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가시밭길이 예고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장재훈, 현대차·기아 총괄이날 발표한 인사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트로이카 체제로 재편됐다. 이번에 승진한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신임 현대차 CEO, 유임된 송호성 기아 CEO가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재임 기간 눈에 띄는 실적을 낸 것이다.2020년 말 장 부회장이 CEO로 부임한 뒤 현대차 실적은 날아올랐다. 2020년 104조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62조7000억원으로 56% 뛰었다.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에서 15조1000억원으로 약 6.3배 커졌다.장 부회장은 현대차의 중장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6월 수소 사업을 벌이는 140여 개 글로벌 기업 모임인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으며 글로벌 수소 프로젝트 1400여 개에 현대차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길을 열었다. 최근에는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도 성공시키며 4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도 확보했다. 같은 때 CEO로 취임한 송 사장도 재임기간 매출을 두 배로 늘렸고, 영업이익을 여섯 배 끌어올렸다. 2019년부터 북미법인을 책임진 무뇨스 사장은 미국법인 실적을 2018년 3301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2조7782억원 순이익으로 탈바꿈시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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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더드 뿌리 내리는 현대차…보고 방식부터 회의까지 대대적 변화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 조직 전체가 바뀐다. 외국인 CEO가 사령탑을 맡은 만큼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문화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확 바뀔 수밖에 없다.”15일 현대차가 호세 무뇨스 사장을 CEO로 발탁했다는 소식에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스페인 국적의 무뇨스 CEO가 사령탑을 맡게 된 만큼 보고 방식부터 회의 문화에 이르기까지 업무 시스템 전반이 변화할 것이란 얘기다. 글로벌 대외협력과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수장에도 미국인(성 김 사장)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 전반에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사라지고, 미국식 토론 문화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선 영어가 공용어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현대차그룹은 한동안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가 자리잡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조직 문화도 빠르게 바뀌었다. 미국 중국 인도 유럽 등 10개국에 생산시설을 갖춘 데다 판매 네트워크와 연구소를 세계 64개 도시(현대차 기준)에 둔 게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려면 수직적인 문화를 없애야 했기 때문이다.변화는 정의선 회장이 경영일선에 등장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처음 기조연설자로 나서 15분간 유창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소화했다. 정장이 아니라 노타이에 니트 차림이었다.현대차는 이후 2019년 3월 완전 복장 자율화를 허용해 청바지를 입어도 되는 자유로운 사내 문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현대차는 10대 그룹 처음으로 정기공채를 폐지했다. 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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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계열사 '쇄신'…50대 CEO로 '세대교체'
15일 현대자동차그룹이 단행한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는 ‘신상필벌’과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좋은 실적을 낸 경영자는 승진 명단에 넣고, 젊은 세대를 발탁했다.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부사장과 최준영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한 게 대표적이다. 이 사장은 글로벌 외부 악재에도 글로비스의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하고, 창사 후 첫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는 등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을 인정받았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와 운송 계약을 맺는 등 비계열사 매출을 확대하고 물류 종합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 사장은 기아 국내생산담당으로서 노사 관행 개선을 통해 생산성·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타이거즈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2024 KBO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도 달성했다.수익성이 악화한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는 교체됐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후임은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1970년대생 대표이사 체제로 변신하는 현대건설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에너지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자리는 재무통인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이어받았다.변속기와 차량 시트 등을 제조하는 현대트랜시스는 여수동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현대차 체코법인장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은 백철승 사업추진단장(부사장)이 내정됐다. 백 부사장은 현대트랜시스가 최근 노조 파업으로 모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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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號 첫 부회장, 장재훈 완성차 총괄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현대차·기아의 상품 기획과 제조·품질 경쟁력 등을 관장하는 완성차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부회장을 새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또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외국인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했다. “실력이 있으면 국적, 나이, 성별을 따지지 않겠다”는 정 회장의 인사 원칙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본지 11월 15일자 A2면 참조현대차그룹은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CEO 인사를 발표했다. 장 부회장은 2020년 말 CEO로 취임한 뒤 현대차를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완성차 회사 가운데 하나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 명단에 올랐다. 장 부회장은 이번에 현대차 CEO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겸 북미권역본부장, 송호성 기아 사장과 손발을 맞춰 현대차·기아의 상품 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한다.스페인 출신인 무뇨스 사장은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뒤 북미지역 실적을 대폭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아 CEO로 선임됐다. 2018년 3301억원 순손실을 낸 현대차 미국법인 실적은 지난해 2조7782억원으로 뛰었다.현대차그룹은 또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외정책을 조율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정은/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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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장·성과주의…'현대차식 파격인사' 확산되나
현대자동차의 파격적인 사장단 인사에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다. 4대 그룹 중 ‘경영 상황이 가장 안정적’이란 평가를 듣는 현대차가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임명, 성과주의에 기반한 신상필벌 등을 통해 조직에 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어서다.다음주부터 12월 초까지 각각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삼성, SK, LG도 인사를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별로 처한 환경과 경영 상황은 다르지만,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해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 건 공통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동시에 고위급 외부 인재를 과감하게 중용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국인 CEO 영입 확산 전망15일 현대차의 사장단 인사가 공개된 이후 경제계에선 ‘파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위기감을 갖고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때”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 속 혁신’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이번 인사에 대해선 ‘성과주의’ ‘신상필벌’로 대표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 원칙과 용인술이 발휘된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호세 무뇨스 사장의 CEO 임명은 재계에 적잖은 충격파를 던졌다. 외부 출신 장재훈 신임 부회장이 실력 하나로 정 회장 취임 후 첫 부회장에 오른 것도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이번 현대차의 인사는 삼성, SK, LG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CEO 임명에 대한 금기가 깨진 만큼 추가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그룹은 각각의 주력 사업을 발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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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자신감 충전한 현대차 "소형 전기차로 日시장 재도전"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일본 시장 공략이 쉽지 않지만 고품질 전기차를 온라인으로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경형차의 나라’ 일본에 캐스퍼 전기차를 출시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 웨이’로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장 사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에서 주최한 제26회 ‘세계경영자회의’에 참석해 미래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1위 완성차 회사 도요타를 보유한 일본이 현대차 사장을 연사로 초청한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글로벌 ‘퍼스트 무버’의 위상을 보유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이끄는 헨리 크라비스 공동창업자(회장) 등이 참석했다.장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전략에 대해 “2030년까지 21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200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900㎞ 이상 주행거리와 사륜구동을 갖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무기로 거론됐다. 하이브리드카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북미·중국 등 핵심 시장에선 EREV 등으로 라인업을 넓혀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일본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장 사장은 “수준 높은 일본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판매가 개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서점의 미래’로 불리는 쓰타야서점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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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 된 날 '車전장 큰손'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2주년’인 27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을 만난 건 자동차 전자장치 부품 사업을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삼성전자)와 디지털콕핏(하만), 차량용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삼성SDI) 등 전장 부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 회장은 이날 정 회장의 초청으로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행사 시작 전 도요다 회장과 이야기를 나눈 이 회장은 이후 서킷으로 이동해 정 회장과 함께 행사를 관람했다. 페스티벌이 열린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삼성 소유 자동차 경기장으로 ‘한국 모터 스포츠의 성지’로 불린다.이 회장은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삼성 안팎에선 이 회장이 위기 상황을 감안해 외부 행사 없이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업계에선 예상과 달리 이 회장이 전장 부품 고객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위기 극복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 계열사들의 수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이 회장이 글로벌 기업 최고위층과 맺은 끈끈한 네트워크 활용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삼성은 최근 전장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회장은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전기차용 고성능·저전력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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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주가 '쑥쑥'…내달 주주환원책 기대
현대모비스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다음달 공개될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로 두 달 만에 20% 넘게 뛰었다.24일 현대모비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42% 오른 2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반기 저점이던 20만4000원(8월 5일)에서 22.5% 상승했다. 올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다음달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658억원, 매출은 14조111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과 비교해 0.74% 증가했다. 적자 상태였던 자동차 모듈 부문이 3분기 흑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모듈·부품 사업은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 부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듈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품질 비용 축소, 원가 절감 등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증권가에서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룹사 맏형인 현대자동차가 내년부터 3년간 총주주환원율(TSR) 목표를 35%로 제시한 만큼 현대모비스도 이에 부합하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주주환원책에 TSR 개념을 도입하고 목표치를 20% 이상 확대할 것”이라며 “지배구조로 인한 주가 저평가 요인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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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6% 후진…현대차 "경영 고삐 다시 죌 것"
현대자동차가 지난 3분기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동차 판매는 줄었는데 인플레이션 여파로 비용은 더 들어서다. 현대차는 내년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영 고삐를 다시 조이기로 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이익률현대차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9283억원, 3조580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4.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올 1분기(8.7%)와 2분기(9.5%)보다 떨어졌다. 매출은 증권사 추정치와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3000억원 이상 적었다.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주춤한 걸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3분기 해외 판매 대수는 84만1907대로 1년 전보다 4.2% 쪼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국내를 포함한 전체 판매 대수도 101만1808대로 작년 3분기(104만5510대)보다 3.2% 줄어들었다.글로벌 판매 둔화는 판매 인센티브 증액을 불렀고, 인플레이션은 인건비 상승을 부추겼다. 매출에서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5%로 작년 3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 원가율도 80.2%로 0.8%포인트 올랐다. 북미에서 판매한 그랜드싼타페(맥스크루즈)의 엔진 보증을 연장해주며 3200억원을 부채로 잡은 것도 이익을 갉아먹었다.판매는 줄었지만 매출은 늘었다. 인기가 좋아 할인해줄 필요가 없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를 많이 팔아서다. 현대차가 3분기에 판매한 차량 10대 중 6대는 SUV, 1대는 하이브리드카였다. ○“잔치는 끝났다”현대차는 다시 신발 끈을 고쳐매기로 했다. 내년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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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카드 연내 꺼낸다…2000원 분기배당도
현대자동차가 최근 이뤄진 인도법인(HMI) 상장과 관련해 국내 주주를 위한 주주환원 계획을 연내 발표한다. 현대차는 또 유럽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GDR)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현대차 주식에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는 효과를 기대한 조치다.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4일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차 인도법인의 향후 투자 계획을 면밀히 고려한 뒤 현대차 주주를 위한 환원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이사회 보고 및 승인 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인도증권거래소에 HMI를 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인도법인 지분 17.5%를 팔아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했다.현대차가 상장 폐지하기로 한 GDR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총 318만2201주다. 상장폐지일은 오는 12월 18일로 정해졌다. 현대차는 1995년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하면서 2억5000만달러(약 3450억원) 규모로 런던거래소와 룩셈부르크거래소에 GDR을 상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법인 상장을 계기로 국내 증시 활성화 및 관리 차원에서 폐지를 결정했다”며 “유럽 기관투자가가 현대차 주식을 사기 위해선 앞으로 한국 증시에서 직접 사야 하므로 국내 증시가 그만큼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현대차는 이날 지난 3분기 배당금을 1, 2분기와 마찬가지로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엔 분기마다 주당 1500원을 배당했다. 현대차가 분기 배당을 늘리고 인도법인 상장에 따른 주주환원 계획도 내놓기로 하자 시장에선 현대차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향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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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는 글로벌 제2 생산허브"…중동·아프리카에도 수출
인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요즘 가장 많이 찾은 해외 거점이다. 최근 1년여간 세 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다. 22일 정 회장이 찾은 곳은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였다. 현대차 해외법인 중 처음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자리를 직접 챙기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장을 계기로 인도법인을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 허브로 키우기로 했다.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대부분 인도에 재투자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연 150만 대 생산체제세계 최대 인구대국(14억4000만 명)인 인도는 올 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8.2% 증가했다. 인도 정부의 예상치(7.3%)를 웃도는 수치다. ‘탈(脫)중국’에 나선 글로벌 기업을 인도가 껴안은 결과다. 인도는 중위연령이 28세로, 한국(46세)보다 크게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덕분에 지난해 410만 대였던 인도 승용차 시장 규모는 2030년 500만 대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현대차가 해외법인 중 최초로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사람들이 주식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인도 기업’이란 인식이 생길 것”이라며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와 차별을 걱정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현대차는 이번 상장으로 유치한 4조4000억원가량 대부분을 인도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공장의 생산시설 확충 공사에 1조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푸네공장은 이를 통해 내년 연 25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춘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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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印 최대규모 상장…정의선 "인도가 미래"
22일 오전 7시 인도 뭄바이에 있는 인도증권거래소 출입구에 긴 줄이 늘어섰다. 하나같이 정장을 빼입고 있었다. 모두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공모액 기준)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의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이었다. 인도 자본시장 관계자 등 참석자 250여 명은 접시에 담긴 심지에 불을 켜고 신에게 바치는 힌두교 의식인 ‘아르티(Aarti)’를 거쳐 입장했다. 인도증권거래소 관계자는 “10년 넘게 근무했는데 이번 기념식이 규모가 가장 크다”고 했다.현대차 인도법인이 이날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공모주 청약에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글로벌 큰손이 몰려 공모가는 예측범위(1865~1960루피) 최상단인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결정됐다. 청약 경쟁률은 2.39 대 1이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며 “현지화에 대한 헌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현대차 인도법인의 ‘몸값’은 190억달러(약 26조원)로 평가받았다. 국내에 상장된 현대차 시가총액(49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지분 17.5%를 팔아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손에 넣었다. 나머지 82.5%는 현대차가 계속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날 인도증권거래소에서 시가총액 60위로 마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사람들이 주식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이제 ‘인도 국민기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기념식에서 만난 한 기관투자가는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라며 “이런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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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2일 인도증시 상장…내년엔 공장 증설
1995년 가장 먼저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가장 큰 전자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지에 연구개발(R&D)센터 다섯 곳, 디자인센터 한 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인도 뭄바이의 고급 상업지구 반드라쿨라콤플렉스에 프리미엄 체험 공간인 삼성 BKC 매장을 열기도 했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프리미엄 체험 공간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가 인도에 체험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TV 판매 시장에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월 인도 사업장을 찾아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하기도 했다.인도 2위 자동차 브랜드로 올라선 현대자동차는 22일 인도 증시에 상장한다. 현지에서 조달한 자금을 공장 증설과 사업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을 추가 가동해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함께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4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를 방문해 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타운홀미팅을 하고 현지 임직원과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LG전자는 1997년 노이다에 가전 공장을 세워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3년이 채 되지 않아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LG전자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인도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 진출 기업이 늘면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인도에 지점을 내고 영업 중이다. 도시 인프라가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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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배터리동맹'…MBK·영풍 걸림돌되나
MBK파트너스·영풍은 고려아연이 현대자동차·LG화학 등과 맺은 '배터리 동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BK파트너스·영풍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도 배터리동맹이 굳건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영풍 체제에서 고려아연의 '배터리 동맹'이 정상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 평가도 적잖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현대차, LG화학으로부터 7639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파트너십은 고려아연이 이들 회사에 2차전지 소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현대차는 작년 8월 해외법인인 HMG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에 5063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고려아연의 지분 5%를 확보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약 50% 고려아연으로부터 공급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2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다. 현대차는 고려아연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탈(脫) 중국'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안에 현대차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지분 75%를 확보한 황산니켈업체 켐코(KEMCO)에 이 자금을 투입한다. 켐코는 이 자금을 활용해 내년까지 울산 '올인원니켈재련소' 공장 설비를 구축한다. 고려아연은 LG화학과도 2차전지 동맹을 맺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고려아연은 LG화학과 257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이후 자회사 켐코를 통해 LG화학과 한국전구체주식회사(한국전구체)를 합작 설립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 자체 생산능력 강화할 예정이다. MBK의 공개매수 작업이 고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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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최대주주, 현대차그룹으로 변경
KT의 최대 주주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바뀌는 절차가 마무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의 최대 주주 변경 건에 대한 공익성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현대차그룹으로 최대 주주를 변경하는 게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19일 발표했다.지난 3월 KT의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하면서 KT 최대 주주는 현대차그룹으로 바뀌었다. KT는 4월 과기정통부에 최대 주주 변경에 대한 공익성 심사를 신청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선 공익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과기정통부는 KT의 최대 주주 변경 이후 사업 내용에 변화가 없는 점과 현대차그룹이 비자발적으로 최대 주주가 됐고 단순 투자 목적의 주식 보유로 경영 참여 의사가 없는 점, 현대차그룹의 현 지분만으로는 실질적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위원회가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현대차그룹이 보유한 KT 지분은 6월 말 기준 현대차 4.86%, 현대모비스 3.21% 등 8.07%다. 3월 KT가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면서 7.89%에서 소폭 증가했다.현대차그룹과 KT는 2022년 9월 자사주를 상호 교환했다. 당시 양사는 지분을 교환하면서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니라 일반 투자로 명시했다. 양사는 자율주행 등 차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해 ‘K-UAM 원팀’ 컨소시엄을 꾸리는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이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