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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할증 폐지·가업상속공제 확대도 논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 승계 부담을 줄이는 상속세 개편안을 마련해 오는 7월 말 발표하는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담기로 했다. 최대주주 할증 과세 폐지, 가업상속공제 한도 확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공청회를 거쳐 명확한 개편 방향을 잡을 계획이다.최 부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안을 말씀드리는 방식이 아니고 시장에서 얘기하는 것들을 펼쳐놓고 한두 개로 좁히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 확대, 밸류업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통해 좁혀지면 그것을 세법 개정안에 담겠다”고 말했다.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최대주주에게는 20% 할증이 붙어 실제 최고세율은 60%에 달한다. 미국(40%), 프랑스(45%), 독일(30%)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을 크게 웃돈다. 기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고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매각하거나 가업을 포기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사업자가 자식 등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가업 상속재산에서 최대 600억원까지 과세가액을 빼주는 제도다. 공제 대상이 되는 중견기업의 매출 기준은 연 5000억원 미만이다. 정부는 2022년 매출 기준을 1조원 미만으로 높이고 공제 한도도 최대 10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무산됐다.최 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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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1·2세대 '한자리에', 15년 역사…상속세 개선 기여
‘소통과 신뢰! 대를 잇는 천년 장수기업의 성공 비전’.2010년 11월 제주 해비치리조트에서 처음 열린 ‘기업승계 희망포럼’의 슬로건이었다. 기업승계 희망포럼은 당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과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은행,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원활한 기업승계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였다. 포럼은 ‘아름다운 바통터치’라는 명칭으로 시작됐다. 이후 2019년 ‘장수기업 희망포럼’으로, 지난해부터 지금의 기업승계 희망포럼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기업승계 희망포럼은 중소·중견기업 1세대와 2세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유일의 행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화선 중기중앙회 기업성장실장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주와 성인이 된 2세의 경영철학이 다를 뿐 아니라 세대 차이도 있어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승계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포럼을 통해 창업주와 2세가 고민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만큼 행사에 참여한 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창업주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승계 희망포럼은 기업승계 제도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년 포럼에서 열리는 기업승계 관련 토론회를 통해 전문가와 기업인들은 각종 불합리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같은 문제를 심층 분석하는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제도 개선을 유도해왔다.기업승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온 상속세 공제 한도가 점차 확대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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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세금폭탄' 한미약품 오너家…한달새 재원 마련할까
한미약품 오너가의 4차 상속세 납부기한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지분매각 계획은 틀어졌다. 납부기한을 연장하거나 지분매각,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등의 선택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할 전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오너가는 내달 초까지 700억원의 상속세 납부를 마쳐야 한다. 2000년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유족들에게 5400억원의 상송세가 부과됐다. 유족들은 연부연납으로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상속자가 함께 납부하는 연대납부 형태다.현재까지 절반인 2700억원가량을 납부했다. 임성기 명예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1120억원, 자녀인 임종윤·종훈·주현이 각각 520억원, 510억원, 570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증권사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4차분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가 여의치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유 주식 대부분이 대출담보로 잡혀 있다. 그만큼 현금화가 쉽지 않다. 형제 측은 보유주식 가운데 93%가량을 담보대출과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거래에 묶여 있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해 2775억원을 일시 납부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계획도 최근 좌절됐다. 임종윤·종훈 형제와 정기주주총회에서 벌인 표대결에서 패배하면서 지분매각은 없던 일이 됐다.형제는 주총에서 공언한 만큼 상속세 납부를 마쳐야 한다. 송 회장은 1080억원, 임종윤·종훈·주현이 각각 480억원, 490억원, 430억원을 더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재원마련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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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재앙…상속·배당소득세 수술을"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국회가 정파·이념을 떠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법안도 여야가 합심해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함께 상속세·배당소득세 손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이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여러 부작용을 촉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저출산 못지않은 국가적 재앙”이라며 “젊은이들의 자산 증식을 가로막아 각종 사회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부 KCGI자산운용 대표는 “한국은 기업 주가를 끌어내리는 세제·제도가 곳곳에 있다”며 “국회가 이들 제도를 손질해 1400만 명 넘는 개인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국회가 금투세 폐지나 유예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내년 도입되는 금투세는 기관투자가와 슈퍼개미의 주식 투자 유인을 줄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예하든 폐지하든 금투세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대표는 “대주주가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끌어내릴 유인이 높다”며 “현재 상속세 제도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대주주에게 포상을 주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고 했다. 이 의장은 “상속세율 과표구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배당소득에서 최대 49.5%를 세금으로 떼가는 세제 손질도 22대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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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물 건너간 상속세 완화·금투세 폐지
10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압승하면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세 부담 완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의 밸류업 정책은 동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 등 기업 투자 활성화 정책도 거대 야당 반대에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정부는 올해 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금투세 폐지를 비롯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및 납입 한도 상향,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안 등이 대표적이다. 노후차 개별소비세 감면, 전통시장 소비 공제율 상향 등 소비 진작을 위한 대책도 대기 중이다. 이런 정책은 대부분 법률 개정 사안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을 의원 발의를 통해 제출했다.감세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당정의 대책을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왔다. 금투세를 두고는 당초 계획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발생한 5000만원 이상 양도소득에 20~25% 세율로 부과하는 세금이다.‘기업 연구개발(R&D)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 10%포인트 한시 상향’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안’ 등 기업 투자 활성화 정책도 추진이 불투명하다. 정부는 기업 투자를 유도하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야당은 ‘대기업 세금 깎아주기’라고 맞서고 있다.24년째 그대로인 상속세 개편은 입법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범야권 과반으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데다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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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삼성전자 주식 520만주 블록딜 돌입…'4400억 현금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약 52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한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조달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다.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날 장 마감후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524만7140주(지분 0.09%)의 매각을 위한 블록딜에 돌입했다. 매각 희망 범위는 주당 8만3700원에서 8만4500원이다. 총 금액으론 약 4352억원에서 4394억원에 달한다.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삼성전자 투자 수요에 맞춰 이날 종가인 8만4500원 대비 0~0.95%의 할인율이 책정됐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JP모간이 주관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이 사장은 지난 3월 15일 하나은행과 신탁계약을 맺고 이달 22일까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0.09%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등으로 처분하겠다고 공시 했다. 블록딜이 마무리되면 이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89%에서 0.8%로 줄어든다.이 사장은 앞서 지난 1월에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블록딜로 5586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같은 시점에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도 동시에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세 모녀가 매각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지분가치는 2조7000억원에 이른다.이 사장은 이번 지분매각 목적에 대해 ‘대출금 상환용’으로 공시했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 지분 0.33%를 금융회사에 맡기고 7070억원을 연 5%대 금리에 차입 중이다. 한 달에 내는 이자비용만 30억원이 넘는다. 이렇게 빌린 자금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상속세를 내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은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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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국민연금, 밸류업 기업 투자 해달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에게 ‘밸류업(가치 제고) 우수 기업’에 대해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상속세 부담 완화와 관련해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최 부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국민·기업·투자자 간 상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관투자가들이 밸류업 우수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과 김승모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등이 참석했다.참석자들은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해당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에겐 세액 감면 혜택을 주기로 한 정부 방침에 대해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오는 5월 확정되고, 올 하반기 기업가치 성장 여력이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개발되면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최 부총리는 상속세 부담 완화와 관련해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며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박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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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만 매달 150억…삼성家에도 가혹한 '상속세 폭탄'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삼성가(家) 세 모녀는 삼성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3조3000억원이 넘는 차입금을 조달했다. 이들이 내는 이자비용만 연간 1700억원을 웃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에 부과된 상속세 12조원을 내기 위해 빚을 진 것이다.상속세를 내려고 보유한 계열사 지분 5조원어치도 팔았다. 매각 과정에서 삼성가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이 1%포인트가량 하락하는 등 지배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속세 폭탄'의 그림자가 그만큼 짙다는 분석이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증권사·은행에서 총 3조3598억원을 대출받았다.세 모녀는 대출을 위해 삼성전자 지분 1.08%(6454만2130주), 삼성물산 지분 4.89%(1억8559만주)를 담보로 맡겼다. 대출 금리는 연 4.77~5.67% 수준이다. 이를 반영한 이자비용은 연간 1768억원이다. 한 달에 150억원가량의 이자를 내는 셈이다.삼성가가 이처럼 막대한 차입금을 조달한 것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은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상속 재산은 26조원으로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했다. 이 회장의 유산 중엔 주식이 19조원으로 가장 많다. 부동산과 예금 등이 4조원, 미술품이 약 3조원으로 알려졌다.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홍 전 관장 3조1000억원, 이 사장 2조6000억원, 이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 선대회장에게서 물려받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상속세 재원으로 쓰지 않고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삼성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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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에도 '상속세 폭탄'…오너 2세 '눈물의 할인매각'
한 중견 건설사 창업주의 딸이 20년 넘게 보유한 회사 지분을 우여곡절 끝에 평가가치보다 30%가량 싸게 매각했다. 건강 악화로 재산 배분 계획을 짜다가 자신이 가진 주식만으로 자녀들이 100억원에 가까운 세금 폭탄을 맞는다는 점을 알게 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오너일가의 비상장 주식에도 막대한 상속세가 부과되는 현실에 기업인의 가족까지 골머리를 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A사의 오너 2세인 B씨는 최근 보유 중인 회사 주식 3만6000주(30%)를 처분했다. 매각 금액은 약 120억원으로 애초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으로 산정한 가치(약 180억원)보다 33%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5년간 이 주식을 보유하면서 주주 지위만 유지했다. 회사는 경영권을 승계한 오빠 C씨가 이끌고 있다.B씨가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은 상속세 부담 때문이다. 그는 건강이 크게 나빠지면서 2022년께부터 자녀들에게 재산을 배분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사망한 뒤 자녀들이 재산을 물려받으면 A사 주식으로만 약 9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평가한 주식가치의 절반 규모다.자녀들이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떠안는 걸 피하기 위해 B씨는 주식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하지만 C씨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매수를 거절했다. B 씨는 지난해 한 법무법인에 의뢰해 1년간 거래 상대를 찾은 끝에 보유 주식을 팔 수 있었다.B씨 사례는 상속세 부담이 경영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에선 상속재산의 가치가 30억원을 초과하면 50%의 세율을 적용하게 돼 있다. 5억원을 초과하면 최소 세율이 30%다. 비상장 주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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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세금폭탄 맞을 판"…오너 2세, 주식 '눈물의 할인매각'
한 중견 건설사 창업주의 딸이 20년 넘게 보유했던 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그는 건강 악화로 재산 분배 계획을 짜다가 자신의 비상장 주식만으로 자녀들이 100억원에 가까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보유지분을 모두 팔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가족 중 주식을 사갈 사람이 없다보니 외부에서 오랫동안 거래상대를 찾아다닌 끝에 겨우 평가가치보다 30%가량 싼 가격으로 매각을 성사시켰다.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오너일가의 비상장 주식에도 막대한 상속증여세가 부과되는 현실에 기업인의 가족들까지 골머리를 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A사의 오너 2세인 B씨는 최근 보유 중인 회사 주식 3만6000주(30%)를 처분했다. 매각가격은 약 120억원으로 당초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으로 산정했던 가치(약 180억원)보다 33%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약 25년간 해당 주식을 보유하면서 주주 지위만 유지해왔다. 회사는 경영권을 승계한 오빠 C씨가 이끌고 있다. 그랬던 B씨가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은 상속세 부담 때문이다. 그는 건강이 크게 나빠지면서 2022년께부터 자녀들에게 재산을 분배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사망한 뒤 자녀들이 재산을 물려받으면 A사 주식으로만 약 9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평가한 주식가치의 절반 규모다. 자녀들이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떠안는 걸 피하기 위해 B씨는 주식을 모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C씨가 자금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적합한 거래상대를 찾아헤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한 법무법인에 의뢰해 1년간 거래상대를 물색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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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활용 규제, 경영권 방어 막막"
정부가 기업의 자사주 활용 범위를 좁히기로 함에 따라 경영진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국내 기업은 자사주 외엔 별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분쟁에 속수무책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29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대주주가 보유한 자사주에 신설 자회사의 신주를 배정하는 일을 금지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주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주를 바탕으로 새 주식을 받아 신설회사 지배력을 키우는 ‘자사주 마법’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간 정부는 대기업 집단 소유구조 투명화 등을 위해 기업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왔다. 기업은 자회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했다.이에 대해 재계 안팎에선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차등의결권 등 기업의 경영권 방어 제도 개편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M&A나 경영권 침해가 발생할 때 기존 주주에게만 저가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주요 7개국(G7) 중 한국에만 없다. 2011년 상법 개정 당시 도입 논의가 있었으나 당시엔 기업이 자사주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면 된다는 논리에 무산됐다.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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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오지 않더라도 稅 감면 혜택 가능"
비크나 라자 라자앤드탄아시아 세무·신탁 및 개인고객 부문 책임자(사진)는 지난 25일 싱가포르 현지 사무소에서 한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고 사업 규제도 상대적으로 적어 전 세계 글로벌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로 대거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라자앤드탄아시아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시아 최대 로펌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10개국에서 1000여 명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다.라자 책임자는 글로벌 부호의 재산을 관리하는 신탁 전문가다. 고객들의 자산 규모가 수백억원부터 최대 수천억원에 달한다. 고객은 싱가포르에 이민을 오거나 현지에 신탁 및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할 수 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의 설립 승인을 받으면 이민을 오지 않더라도 다양한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라자 책임자는 현재까지 현지 패밀리오피스 100여 곳의 설립을 도왔다.라자 책임자는 “최근 1~2년은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의 ‘차이나 런(China run)’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싱가포르=하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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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부담에 폐업·매각 고려" 42%
중소기업인 10명 중 4명꼴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 매각·폐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기업의 영속성과 장수기업의 경제·고용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상속세 및 상속인 요건 등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12월 4~7일 중소기업인 7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2.2%가 상속세 등의 문제로 가업승계 대신 매각 또는 폐업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원만한 가업승계가 가져올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해외시장 진출 확대’(57.3%·중복 응답), ‘기술개발 및 투자 확대’(43.2%), ‘고용 확대’(35%) 등이 기대된다고 응답했다.무협은 “원활한 가업승계는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 전수, 성장동력 확보에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라며 “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부합하는 25% 내외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자녀, 배우자, 부모, 형제로 제한된 상속인 요건에 손자, 손녀, 전문경영인을 포함해 승계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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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상속세도 배당세도 없는데…한국서 사업할 이유 없다"
절세 목적으로 싱가포르로 이주하거나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한국인 부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불리고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데 다양한 이점이 있어서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해 상속·증여 시점을 고민하는 자산가가 늘어나면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속·증여세 없앤 세금 천국28일 싱가포르 정부와 주싱가포르 대사관 등에 따르면 현지에서 한인을 상대로 법인 설립과 이주·이민 컨설팅을 하는 회사는 총 7곳이다. 그중 가장 큰 회사가 이김컨설팅이다. 현재 관리하는 회사만 1100여 곳에 달한다. 이영상 이김컨설팅 대표는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중소·중견기업을 경영하는 기업 오너들의 상담이 가장 흔하다”며 “당초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문의했다가 이런저런 혜택을 듣고 나서 싱가포르 이주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거액 자산가들에게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고의 세금 천국’이라고 불린다. 싱가포르는 2008년 상속세와 증여세를 없앴다. 이전엔 상속재산 1200만달러까지는 5%, 그 이상은 10%의 상속·증여세를 부과했다.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증여세율로 고민하던 한국 기업인들이 이런 세금 혜택을 들으면 솔깃할 수밖에 없다.한국에서 중견기업을 경영하던 A씨는 고민 끝에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회사를 매각하고 가족들과 함께 싱가포르로 와서 정착했다. A씨는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설립한 뒤 글로벌 운용사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양도세·배당세도 없어싱가포르 6대 로펌인 TSMP에서 코리아데스크를 이끄는 김미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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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상속세에…기업인·자산가 싱가포르行 러시
국내에서 중견기업을 경영하던 A씨는 2013년 회사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팔고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회사 매각 양도소득세와 보유 주식 국외전출세 등 각종 세금을 납부하고 싱가포르에 들고 온 재산은 약 2000억원.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난해 A씨의 자산은 주식·채권 투자 등으로 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A씨는 자녀 두 명에게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증여했다. 싱가포르엔 상속·증여세가 없어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A씨가 만약 한국에서 3000억원을 증여했다면 자녀 두 명이 물려받는 돈은 각각 750억원에 그친다.이영상 이김컨설팅 대표는 지난 26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상속·증여 절세 방안을 찾기 위해 싱가포르에 상담받으러 오는 한국인이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A씨 같은 기업 오너에서 은퇴한 자산가와 대기업 고위 임원, 30~40대 코인 부자 등 상담하는 사람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싱가포르에서 법인 설립과 이주·이민 컨설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이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법인이 연평균 250여 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이김컨설팅처럼 한국인의 법인 설립과 이주 컨설팅을 하는 회사만 일곱 곳에 달한다.한국뿐만 아니다. 전 세계 부자가 싱가포르와 같은 ‘세금 천국’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런 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2008년 상속·증여세를 없앴다. 양도세와 배당세도 없으며, 법인세와 소득세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낮게 과세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로펌인 라자앤드탄아시아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