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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역차별 '20% 할증' 과세
명목 최고 세율 50%에 달하는 한국의 상속세는 기업의 세대 간 상속을 기피하게 하는 대표적 악법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렇다 보니 삼성 같은 대기업의 총수 일가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팔고, 중견기업은 상속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글로벌 선진국보다 유독 높은 상속세율 때문에 한국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 활동도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경제신문이 24일 한국경제인협회와 함께 한·미 양국의 상속세법을 비교한 결과, 양국 간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제도는 배우자, 직계비속(자녀·손자 등) 공제로 평가됐다. 미국은 배우자에 대해선 상속세를 완전히 면제하고 있다. 자녀, 손자녀 등 직계비속은 지난해 기준 1399만달러(약 200억원)까지는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다.한국은 일괄 공제 5억원, 배우자가 있으면 5억원을 공제해 주는 게 전부다. 가업 상속공제제도가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매출 5000억원 미만인 중견·중소기업에만 적용된다. 상속 후 5년 이상 가업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최대주주에 20% 더 과세하는 ‘최대주주할증과세’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상속세제로 통한다. 한국의 명목 최고 세율은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지만, 최대주주할증과세를 적용하면 최고 세율이 60%로 뛰어올라 사실상 1위가 된다. 미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이고, OECD 회원국의 평균 상속세율은 26.5%다.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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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상속세법 처리하자"…與 "부자감세라며 갈등 조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5억원인 상속세 일괄 공제, 배우자 공제를 각각 8억,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이번주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 집값 상승을 고려해 상속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공감대를 이뤄온 만큼 곧 법안 통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여당이 주장해 온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자녀 공제액 상향 등은 야당이 강하게 반발해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이 대표는 지난 15일 SNS에 일괄 공제·배우자 공제 5억원을 각각 8억원, 10억원으로 증액하는 민주당 법안(임광현 의원안)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수도권의 대다수 중산층이 집 팔지 않고 상속 가능(한 안)”이라며 “다수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세금 때문에 집 팔고 떠나지 않고 가족의 정이 서린 그 집에 머물러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이 추진해 온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서는 “소수 초부자를 위한 특권 감세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부자 감세’ 프레임으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더 강도 높은 일괄·배우자 공제 법안을 발의한 데다 그동안 상속세 논의를 피해온 것이 민주당 측이라는 주장이다. 정부·여당은 공제금액 상향 외에도 최고세율 인하(50%→40%), 자녀 공제액 상향(1인당 5000만원→5억원), 최대주주 할증 폐지 등의 가업상속 완화 관련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지난해 7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으나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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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자감세' 野 반발에…상속세율 인하 또 물거품
정부가 현행 유산세 방식의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속세율은 손대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던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는 후순위 과제로 미루고 상속세의 ‘구조적 전환’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바꿨다는 분석이다.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상속세의 유산취득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세율을 조정하는 내용은 검토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유산취득세 체제에서 인적공제를 늘릴 경우 세수 감액 규모가 얼마나 변동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보다 유산취득세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올해 상반기 중 유산취득세 도입 관련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각각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세금을 물리는 현행 유산세 방식과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재산 15억원을 자녀 3명이 똑같이 나눠 받을 경우 현행 세법상 15억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한다. 유산취득세로 바뀌면 자녀마다 5억원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현행 상속세 체계가 누진세 체계인 점을 고려하면 세 부담이 줄어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속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총 24개국으로, 한국처럼 유산세 방식을 적용하는 곳은 미국 영국 덴마크 등 4개국뿐이다.기재부는 지난 2일 공개한 ‘202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상속세 과세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고 인적공제 확대 등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7월 세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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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완화·배당소득 분리과세도 불발
상속세율 인하와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 정부가 올해 경제 역동성 지원과 조세체계 합리화 등을 위해 추진한 주요 세제 정책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여야 합의에 따라 통과했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은 불발됐다.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35건의 예산 부수 법안을 처리했다.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재석 281명 중 찬성 98명, 반대 180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여당은 물가와 자산 가격 상승 등에 맞춰 오래된 상속세제를 개편하자고 찬성에 투표했지만, 야당이 ‘초부자 감세 법안’이라는 이유로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 개정안은 현행 50%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30억원 초과 과표구간을 삭제하고,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에 들어 있는 최대주주 상속·증여 재산 20% 할증평가 폐지, 자녀 공제 확대 등 제도 개편도 무산됐다.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밸류업 기업’에 투자하면 배당소득 증가액을 저율로 분리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이날 국회에서 제동이 걸렸다.ISA에 대한 세제 지원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는 ISA 납부 한도를 연간 4000만원(5년간 2억원)으로 두 배 확대하고, 비과세 한도를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정부는 ISA 세제 혜택을 늘리면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장기 투자금이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던 금투세와 암호화폐 과세 관련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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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소득분리과세도 사실상 무산
내년도 세법과 관련한 여야 협상은 지난달 30일 이후 열흘간 멈춰 선 상황이다. 29일 더불어민주당이 감액예산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하면서 여당이 세법 논의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민주당은 예산안 의결을 위해 예산 부수법안인 세법도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쟁점 법안은 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여야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처리됐을 가능성이 높은 감세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됐다.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각종 공제를 대폭 늘리기로 한 정부의 상속세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최고세율 인하에는 부정적이었지만 상속세 공제 확대에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상속세 일괄 공제를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높이고, 배우자 공제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법 개정안을 내놨다. 자녀 공제를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늘리겠다는 정부안과 다르지만, 상속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대전제는 같다.이 때문에 지난달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민주당 안이 절충된 공제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민주당이 세법을 일방 처리하면서 상속세 부담 완화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주주환원에 나선 ‘밸류업 기업’에 투자하면 배당소득세가 줄어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이뤄지지 않게 됐다. 민주당은 이 같은 세제 개편의 수혜는 자산가들이 집중적으로 누리게 된다며 반대해왔다.민주당은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틀 만에 입장을 극적으로 바꾸면서 과세를 유예하게 됐다. 반도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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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10곳 중 6곳 "상속·증여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유발"
국내 중견기업 10곳 중 6곳은 상속·증여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중견기업 151개 회사를 대상으로 '중견기업 기업승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60.7%가 이같이 문제를 제기하며 "기업의 밸류업을 저해한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지분 감소로 인한 경영권 위협(37.7%)’, ‘경영 악화(33.1%)’, ‘사업 축소(13.2%)’ 등 부정적 효과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적어도 OECD 평균 수준인 ‘30%’보다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72.9%로 나타났다”라면서, “특히 20% 이하를 제출한 중견기업이 43.1%에 달할 정도로 상속·증여세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상속·증여세제와 관련한 최우선 개선 과제로는 '상속세율 인하'(74.8%)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상속세 과세표준 상향'(12.6%),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5.3%), '자본이득세 전환'(5.3%), '유산취득세 전환'(2.0%)' 등의 순이었다.응답 기업의 74.4%는 가업상속공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공제 한도 확대'(52.5%), '공제 대상 확대'(21.3%), '사전·사후 요건 완화'(21.3%)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창업주의 고령화로 많은 중견기업의 승계가 임박한 시점에 상속·증여세 부담이 우수 중견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련 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소통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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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액 10배 폭증…국회, 제도개선 시급"
경제6단체가 경제 전반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속세제를 국회에서 개선해줄 것을 촉구했다.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6단체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계는 “현행 상속세제는 25년째 과세표준과 세율이 같다”며 “경제 주체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왜곡하고 기업하려는 의지를 꺾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경제계에 따르면 1인당 국민순자산은 2012년 2억2000만원에서 2022년 4억4000만원으로 10년간 두 배로 증가한 데 비해 상속세 부담은 같은 기간 1조8000억원에서 19조3000억원으로 열 배 이상으로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 경영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상속세 부담으로 가업 승계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경제6단체는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를 부담해야 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외부 세력에 의한 경영권 탈취 또는 기업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이들 단체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글로벌 추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상속세 명목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다.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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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미납' 한미家에 국세청 최종 엄포…고개드는 오버행 리스크
한미약품 오너가의 4차 상속세 납부기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너가는 세금 740억원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기한을 넘겼다가 납세 담보된 한미사이언스 주식이 압류되거나 공매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쇄적으로 주식담보대출 연장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 오너가의 상속세 납부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오너일가는 오는 15일까지 4차 상속세분인 74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당초 3월 만기될 예정이었지만 이날까지 8개월 연장했다. 원칙상 이 이상의 추가 연장은 불가하다는 게 세무당국 입장이다. 국세청은 납부하지 못할 경우 상증세법에 따라 연부연납 허가를 취소하고 세액을 일시에 징수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 경우 오너 일가는 2700억원을 즉각 내뱉어야 한다. 현재 오너 일가는 상속세 5400억원을 5년간 6차례 분할 납부하기로 하고 이중 절반인 2700억원을 납부한 상태다. 이번 4차 상속세분은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해당되는 몫이다. 각각 400억원, 200억원, 140억원 규모다.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지난 3월 자신의 몫을 모두 납부했고 임종훈 대표는 190억원 중 50억원을 먼저 납부했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브릿지론 방식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송 회장은 지난 9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양정밀에 주식을 매각해 1459억원을 확보했지만 이 자금은 주담대를 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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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 폐지 '절대 불가'
여야가 오는 14일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심사소위원회를 시작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협상에 착수한다. 야당이 부자 감세라고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제출한 세제 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기업 승계에 대한 과중한 세 부담과 중산층 세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야당 의원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기재부가 내놓은 상속세 개편안의 핵심은 최고세율 인하, 최대주주 할증 폐지, 자녀공제 확대, 하위구간 과표 조정 등이다.현재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50%)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대기업 최대주주는 할증(20%)이 붙어 시장 가격을 감안한 실질 부담은 60%로 뛴다. 정부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출 계획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변화된 경제 여건을 반영하고 기업 승계에 대한 과중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정부의 상속세 개편안은 중산층 세 부담도 낮춰준다. 현재 5개인 과표 구간을 4개(2억·5억·10억원 이하, 10억원 초과)로 줄이고, 하위 과표구간을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이 세법 개정안에 담겼다. 누진 공제액도 1000만원씩 올린다. 자녀공제액은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로 늘어난다.야당도 중산층 세 부담 완화라는 상속세 개편 취지엔 공감하고 있다. 하위 과표구간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이견이 없다. 다만 자녀공제를 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까지 늘리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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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대상자 급증…종부세 3배 넘었다
지난해 사망자(피상속인) 대비 상속세 과세자 비율이 종합부동산세(주택분 기준)의 세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세와 종부세는 부의 편중 완화 등을 목적으로 재산에 부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도한 세율 등으로 징벌적 세제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종부세는 세율 인하와 중과세 폐지로 납세자 부담이 크게 줄었지만 상속세는 1999년 이후 세율·과세표준이 제자리에 머물며 ‘1% 부자 세금’에서 중산층 세금으로 변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속세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개편 요구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11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자와 과세미달자를 합친 피상속인(사망자) 29만2545명 중 과세자는 1만9944명이었다. 과세 비율은 6.82%다. 2022년(4.53%) 대비 1년 만에 2.29%포인트 상승했다. 상속세 과세 비율은 2008년(1.04%) 처음으로 1%를 넘긴 뒤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매년 급등했다.반면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비율은 2.06%로 전년(6.13%)보다 크게 낮아졌다. 종부세 부과 기준이 되는 재산세 과세 대상(1981만 가구) 중 종부세 부과 인원(40만8276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작년 1가구 1주택자의 기본공제 금액이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그 외 가구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오른 영향이다.2006년 도입한 종부세는 2010년대 중반까지 매년 2%가량의 과세 비율을 유지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2018년부터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명분으로 과세 구간을 신설하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대폭 상향했다. 2022년 종부세 과세 대상은 역대 최대인 120만 명으로, 과세 비율은 6.13%로 치솟았다. 서울시민 100명 중 15명이 상속세 대상25년 넘게 세율&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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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떠나니 금투세 없애…저평가 탈출하려면 상속세 손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도입 시기를 두 달 앞두고 폐지 결정을 내렸지만 국내 증시는 이미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외 채권시장 역시 크게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금투세 폐지와 함께 상속세제 개편,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조속히 처리돼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선 “시한폭탄 사라졌다”시장은 금투세 폐지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83%, 3.43% 올랐다.금투세 도입 여부는 올 하반기 내내 증시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져 왔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액수에 대해 22~27.5%의 세율로 과세한다.금투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5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시가총액의 53.1%다. 이들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면 국내 증시는 급락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시장을 짓눌러 왔다.이 대표가 지난 7월 이후 ‘유예→보완 시행→유예→폐지’ 등 잦은 입장 변화를 보이면서 증시도 함께 출렁였다. 금투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코스닥지수는 올초 대비 약 1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2.5% 떨어졌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 수준이 최악인 상황에서 비과세였던 매매차익에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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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상속세가 지배구조 흔드는 '트리거'…개편 논의는 공회전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 50%(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 60%)는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를 흔드는 ‘트리거’로 지목되고 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오너 일가의 지분이 급감하면서 외국계 자본과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한 구조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해 정부가 상속세 최고세율 50%에서 40%로 인하, 최대주주 할증평가 20%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상속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야당은 ‘부자 감세’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이런 내용의 상속세법 개정안을 정기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 5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1999년 45%에서 50%로 오른 이후 25년째 유지되고 있다. 대기업 최대주주의 경우 여기에 할증(세금의 20%)이 붙어 세율이 최고 60%로 뛴다.과도한 상속세는 국내 기업들이 ‘장수 기업’으로 성장하는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목된다. 예컨대 창업주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라도 2세가 물려받으면 지분율이 40%로 낮아지고, 이를 3세가 물려받으면 16%까지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사업해서 번 돈에 세금을 물리고, 최대주주가 사망할 때 또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가업 승계가 되겠느냐”는 불만이 나온다.기재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평가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방 기회발전특구로 이전·창업하는 중소·중견기업은 한도 없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해 상속세를 물리지 않는 방안도 추진한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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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으로 상속세…'1호 작품' 등장
상속세를 예술적 가치가 큰 미술품으로 납부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상속세법 개정으로 작년 초 미술품 물납제도를 도입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개인이 소장한 중요 미술품을 정부가 상속세 대신 거둬들이면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미술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월 한 미술품 상속인이 관할 세무서에 낸 물납 신청을 지난달 초 최종 허가했다. 물납 대상 작품은 아시아 생존 작가 중 최고가 기록을 보유한 중국의 쩡판즈가 그린 ‘초상’을 비롯해 총 4점이다. 미술품 물납제는 객관적 가치 측정이 어렵고 부유층 특혜라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대납 대상에 포함하지 못하다가 삼성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남긴 시장 가치 3조원 규모의 미술품 2만3181점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법제화됐다.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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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구성 끝낸 기재위…상속세·종부세 논의 본격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회 개원 넉 달 만에 소위원회 구성을 완료한다. 세법 심사의 1차 관문인 조세소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상속·증여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25일 국회에 따르면 기재위는 26일 전체 회의를 열고 소위 구성의 건을 의결한다. 조세소위 위원장은 기재위 여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이 맡기로 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임을 내세워 “여야가 1년씩 위원장을 번갈아 맡자”고 요구했으나, 여당은 “조세소위가 관할하는 세법은 세입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여당이 맡는 것이 관례”라고 맞서왔다. 그 대신 경제재정소위 위원장은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이, 예산결산기금소위 위원장은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맡기로 했다. 청원 심사 소위 위원장은 여당 소속 구자근 의원이 맡는다.기재위의 소위 구성은 국회 상임위 중 가장 늦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2022년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11월에 마무리된 것과 비교해서는 2개월가량 이르다. 11월 말까지 조세소위가 구성되지 않으면 예산 부수 법안인 각종 세법 개정안도 12월 본회의에 정부안 그대로 회부돼 야당의 양보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조세 소위 구성으로 각종 쟁점 세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상속·증여세 개편이다. 정부는 상속세 최고 세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내리고, 자녀 공제를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여당에서는 권성동 의원이 가업 상속 공제와 관련해 피상속인 경영 기간 조건을 10년 이상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최대 주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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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제 바꿔 기업 지속가능성 높여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사진)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상속세 과세 방식을 자본이득세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12일 말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시점에 과세하는 현행 방식에서 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하는 시점에 과세하는 방식으로 재편하자는 뜻이다. “기업인들이 경영을 계속하는 동안에는 세금을 이연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이들 기업이 고용을 창출해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세제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성 실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 발표자로 나서 “경제 성장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합리적 조세체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다른 세목에 비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면서 경제의 비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을 제약하는 세제가 현행 상속세”라고 강조했다.성 실장은 또 내년 상반기 피상속인의 전체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유산세 방식에서 상속인별 취득재산을 기준으로 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산취득세를 도입하면 자녀가 둘 이상일 때 납부할 상속세가 크게 줄어든다.질문자로 참여한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세금을 줄일 때는 확실히 줄여야 효과가 있다”며 “유산취득세 정도로는 안 되고 무조건 자본이득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상속세 최고세율도 2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방향에 대해서는 완전히 동의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관철 여부도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