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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티몬·위메프…누적 손실 10조 넘어
쿠팡, 컬리, SSG닷컴, 야놀자 등 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의 결손금이 작년 말 기준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결손금은 손실이 쌓이면서 까먹은 순자산으로 흑자를 내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메꾸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존속이 어려워진다.한국경제신문이 29일 e커머스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순손실을 낸 8개 업체의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총 10조7708억원에 달했다. 쿠팡이 5조982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컬리 2조645억원 △티몬 1조2644억원 △위메프 6576억원 △SSG닷컴 2898억원 △야놀자 2367억원 △메쉬코리아 1773억원 △버킷플레이스 981억원 순이었다.이는 이들 업체가 지금까지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한 투자금(자본잉여금)과 맞먹는 액수다. 적자가 쌓이면서 투자금을 거의 다 소진했다는 의미다.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예상되는 쿠팡을 뺀 7곳의 결손금은 연말에 더 불어날 공산이 크다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침투율’(전체 소비지출 대비 전자상거래 비율)은 엔데믹 등의 요인으로 26.7%에 머물러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온라인 침투율이 3%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이 위축되면서 e커머스 업체로 흘러 들어가는 돈도 뚝 끊겼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e커머스 업체가 유치한 자금(스타트업얼라이언스 집계)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넘게 급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코로나 기간 몸집을 키우는 데만 골몰한 대다수 e커머스 기업에 결손금이 시한폭탄으로 떠 올랐다”며 “일부 업체는 적자 지속과 자금 조달 실패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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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간 흑자 앞둔 쿠팡…남은과제 '점유율 30%'
쿠팡의 지난해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약 24%(판매액 기준, 교보증권 집계)로 1위다. 2019년(9.5%) 무료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인 와우멤버십을 도입한 지 3년 만에 점유율이 2.5배로 확대됐다. 작년 3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면서 창사 13년 만인 올해 첫 연간 영업이익(별도 기준)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전문가들은 쿠팡이 주장하는 ‘계획된 적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우선 ‘30% 점유율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획된 적자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수조원대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결국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쿠팡식 성장 모델이다.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30%를 선점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는 지배적 사업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도 이달 초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거대한 유통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고 했다.금융투자업계는 현재로선 쿠팡의 지속적인 점유율 상승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쿠팡은 작년 6월 와우멤버십의 한 달 이용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멤버십 요금을 두 배 가까이로 인상했는데도 회원은 2021년 말 약 900만 명에서 작년 말 1100만여 명으로 20% 넘게 늘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압도적인 물류 투자를 바탕으로 한 빠른 배송과 할인·적립 혜택 공세로 충성 고객을 꽉 붙드는 록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업계에선 쿠팡 역시 코로나19 엔데믹과 경기 침체발(發) e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라는 거센 파도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일부 제조업체 사이에서 ‘반(反)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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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밀린 이마트, 사상 최저가 근접했다
이마트 주가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쿠팡에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내준 데다 영업이익까지 급감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 유니버스’의 성공 여부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17일 이마트는 전날과 같은 8만6600원에 마감했다. 이마트 주가는 한 달 새 14% 떨어져 2011년 6월 신세계에서 분할 상장한 이후 사상 최저가(8만1500원) 수준에 근접했다.부진한 실적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737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1분기 매출은 7조1354억원이었다. 분기 기준으로 쿠팡(7조3900억원)에 처음 역전당했다.SSG닷컴 등 온라인사업 부문의 적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와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야구단 등 자회사 실적 부진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마트 측은 “연수점과 킨텍스점 개편으로 인한 매출 공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올 2분기 실적도 암울하다. 하나증권은 이마트가 2분기 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현정 연구원은 “온라인사업 비용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이자 비용, 임차료 등의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1배까지 떨어진 만큼 주가가 더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가의 관건은 다음달 초 출시 예정인 신세계 유니버스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면세점, 스타벅스, SSG닷컴, G마켓 등을 포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으로 쿠팡에 맞선다는 계획이다.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성장 우선 전략에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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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사상 최저가 눈앞…멤버십으로 반등 가능할까
이마트 주가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쿠팡에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내어준 데다, 영업이익까지 급감한 탓이다. 증권가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 유니버스’의 성공 여부가 주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17일 이마트는 전날과 같은 8만6600원에 마감했다. 이마트 주가는 한달 새 14% 떨어져 2011년 6월 신세계에서 분할 상장한 이래 사상 최저가(8만1500원) 수준에 근접했다.부진한 실적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737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1분기 매출은 7조1354억원으로, 분기 기준 쿠팡(7조3900억원)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SSG닷컴 등 온라인 사업부문의 적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와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야구단 등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마트 측은 “불황에 따른 장바구니 부담과 연수점·킨텍스점 개편으로 인한 매출 공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2분기 실적도 암울하다. 하나증권은 이마트가 2분기 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현정 연구원은 “온라인 사업 비용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이자비용, 임차료 등 구조적 비용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1배까지 떨어진 만큼 주가가 여기서 더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가의 관건은 다음달 초 출시예정인 신세계 유니버스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면세점, 스타벅스, SSG닷컴, G마켓 등을 포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으로 쿠팡에 맞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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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1분기 매출·영업익 최대…"연간 이익 흑자전환 청신호"
쿠팡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통시장 정체 속에서도 1분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목표 달성을 향한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억677만달러(약 1416억원)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2억571만달러)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10일 밝혔다. 3개 분기 연속 흑자이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억달러선을 넘어선 것이다.쿠팡은 지난해 3분기 7742만달러(약 1027억원), 4분기 8340만달러(약 1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1분기 매출은 58억53만달러(약 7조6915억원)로 1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순이익도 9085만달러(약 1205억원)로 지난해 동기(당기순손실 2억929만달러)와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쿠팡이 올해는 1분기부터 흑자로 출발하면서 2010년 창업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쿠팡은 또 지난 12개월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처음으로 4억5100만달러(약 598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뛰어난 운영 역량에 힘입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평했다.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억4091만달러(약 3194억원)였다.지난해 -1.8%였던 마진율이 4.2%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매출은 1억5001만달러(약 1989억원)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7% 줄었다.음식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의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다만, 조정 EBITDA 손실은 4745만달러(약 629억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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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2분기 연속 흑자 기대에…월가 큰손들 다시 매입행렬
지난해 3분기 로켓배송 출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쿠팡이 4분기에도 흑자를 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021년과 지난해 '손절'에 나섰던 월가 큰손들은 다시 쿠팡 매입에 나서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0.04~0.05달러였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월가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쿠팡은 지난해 3분기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예상을 깨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490억원, JP모건은 368억원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38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쿠팡이 로켓 배송을 위한 물류 시스템의 정비를 마무리한 단계인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쿠팡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내고 향후 1년간 주가가 24.25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주가 대비 53% 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주가는 올해 5.7% 올라 현재 15.77달러다. 바클레이즈는 “쿠팡은 아마존,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 신선식품 배달 앱 프레시 다이렉트를 모두 합쳐놓은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대형 기관들의 매입 행렬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은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1324만1623주를 주당 14.71달러에 사들였다. 총 1억9478만달러(약 2520억원) 규모다. NBIM은 2년 전인 2021년 3월 쿠팡&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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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의 제왕' 블랙록 회장이 쿠팡 추가 매입한 이유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보유량을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쿠팡에 베팅하는 '큰 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블랙록은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704만7491주를 추가 매입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블랙록은 쿠팡 주식 292만8258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전체 보유 지분(997만5749주)의 가치는 전날 종가(15.44달러) 기준 1억5403만달러(약 2000억원)에 이른다.블랙록은 운용 자산이 9조달러(약 1경14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 운용사다. '월스트리트의 제왕'으로 불리는 래리 핑크 회장이 이끌고 있다. 블랙록은 애플과 아마존, 삼성전자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억만장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짐 사이먼스 회장이 창업한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도 지난해 4분기 기준 쿠팡 주식 291만9493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영국의 자산 운용사 베일리 기포드는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674만2347주를 매수했다.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쿠팡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7742만달러(약 1037억원·분기 평균 환율 1340.5원 기준)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했다.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e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뒤 분기 기준 흑자를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매출은 51억133만달러(약 6조838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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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CJ와 협력 기류…'가재는 게 편' 이젠 안 통해
쿠팡과 CJ제일제당이 촉발한 제판전쟁의 양상은 과거와 달리 단순하지 않다. ‘가재는 게 편’이란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유통업체인 이마트만 해도 내부에선 쿠팡보다 CJ제일제당이 승기를 잡기를 원하는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도 마트와 슈퍼마켓 사업부를 통합하기로 하면서 CJ제일제당 등 대형 식품 제조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마트와 슈퍼마켓의 통합 소싱을 추진 중”이라며 “슈퍼마켓에도 롯데마트와 동일한 공급가를 적용해달라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롯데제과 등의 발주를 최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같은 대형마트라도 이마트는 롯데쇼핑과는 속내가 다르다. 같은 유통업체 편을 들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납품사인 CJ제일제당과 ‘1등끼리’라는 정서를 공유한다는 분석이 많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993년에 1호점을 낸 이마트는 2000년대에 신흥 유통 강자로서 농심과 기싸움을 벌이는 등 한때 제판전쟁을 주도했다”며 “월마트, 카르푸 등 외국계와의 전쟁에서 완승하고, 대형마트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이후로는 제조사와도 싸움보다는 공생을 택했다”고 말했다.실례로 CJ제일제당이 신제품을 만들면 이마트는 매대에 적극적으로 진열해준다. 원가 구조 변화에 따라 마진율을 서로 양보·조정하면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마트의 성장을 잠식하고 있는 등 보다 직접적인 경쟁자라는 점도 이마트가 CJ제일제당에 유대감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제조사도 모두 한편이라고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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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방파제" vs "한식 세계화"…명분 싸움도 치열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이번 전쟁을 치르면서 치열한 명분 싸움도 병행하고 있다. 납품단가(판매수수료)를 둘러싼 건곤일척의 승부가 자신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소비자, 주주, 전·후방 기업 등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27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인플레이션 방파제’가 돼 소비자 후생에 기여하는 것을 이번 전쟁의 핵심 가치로 꼽는다. 쿠팡에 ‘가격’은 양보할 수 없는 지향점이다. 쿠팡은 올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물가 방어의 첨병 역할을 했다. 여기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동원해 쿠팡만의 ‘적정 가격’을 찾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게 도움을 줬다.쿠팡은 첨단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정한 가격을 적용하는 데엔 부동의 1등 납품사라고 해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지난해 말 납품단가 협상에서 커피믹스 1위 동서식품과 혈투를 벌인 것도 그런 사례다. 이 협상이 결렬되면서 동서식품 제품이 올초 3개월간 쿠팡에서 판매되지 않기도 했다.CJ제일제당 역시 양보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한식의 세계화’다. 2010년대 초·중반부터 본격화한 해외 사업은 이제 안정 단계로 접어들어 회사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CJ제일제당은 올 3분기 해외에서만 식품사업으로 전년 대비 23.0% 늘어난 1조38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도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국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K푸드’ 본고장인 한국에서 흔들리면 글로벌 시장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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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CJ가 불붙인 '제·판 전쟁'…롯데도 "발주 중단" 참전
‘e커머스 최강자’ 쿠팡과 납품업체 간 연말 납품단가(2023년 적용분 판매수수료) 협상이 살벌하게 흘러가고 있다. 매년 ‘협상시즌’인 이맘때가 되면 양측 간 기싸움이 치열하긴 했다. 하지만 올해는 내년에 최악의 경기침체가 닥칠 것으로 관측되면서 양쪽 모두 ‘물러서면 죽는다’는 인식이 팽배하다.제조·판매사가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제판(제조·판매)전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플랫폼 업체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사까지 참전해 필수소비재 기업들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대치 이어가는 쿠팡·CJ27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식품업계 대장’ CJ제일제당이 내년에 적용할 납품단가를 놓고 진행 중인 협상은 공전을 거듭해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이들의 신경전은 쿠팡이 지난달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 햇반 등 발주를 중단하면서 표면화했다. 당시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납품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쿠팡이 일방적으로 발주를 끊었다”고 받아쳤다.쿠팡에서 직매입한 CJ제일제당 제품은 현재 재고가 소진돼 ‘로켓배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가 CJ제일제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CJ제일제당은 다른 플랫폼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물밑에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양사 공식 입장이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다. 두 곳 모두 최고경영자(CEO)가 실무진에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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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혁신 시즌2'는 로봇…현금 수조원 쏟아붓는다
지난 3월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센터(FC)는 쿠팡의 ‘비밀 기지’로 불린다.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다. 총 3200억원을 투자했다.축구장 46개 넓이만 한지게차는 비전나비로보텍스코리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FC는 쿠팡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쿠팡은 전국을 실핏줄처럼 잇는 371만㎡ 규모(9월 말 기준)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눈과 지능 갖춘 ‘가제트 로봇’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앞으로 로봇 등 물류 자동화에 수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 쿠팡의 대구FC는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물류 로봇과 인간 노동의 최적 결합에 관한 ‘거대한 실험실’로 통한다. 이 센터는 내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내부는 거대한 도서관을 연상시킨다. 일반 남성 키만 한 선반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고객의 주문이 작업자의 PDA(개인정보단말기) 화면에 뜨면 ‘AGV 로봇’이라 불리는 운반 로봇이 작업자 앞까지 선반을 가져온다.작업자는 ‘블루 라이트’가 표시하는 물건을 집어 자동포장 설비에 갖다 놓기만 하면 된다. 포장된 상품은 축구장만 한 공간을 빠르게 오가는 수백 대의 분류 로봇들 덕분에 어느 지역으로 배송될지 삽시간에 분류된다. 주문자 주소와 가장 가까운 물류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물품이 배송 차량에 실리는 데까지 채 10분이 안 걸린다.쿠팡은 대구FC의 자동화를 위해 무인 지게차를 비롯해 사람처럼 눈과 지능을 갖춘 ‘비정형 3차원 로봇’까지 투입했다. 지게차는 비전나비로보텍스코리아가 3차원 로봇은 씨메스라는 국내 로봇 기업이 제작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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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의 '무모한 도전' 시즌2…쿠팡 최첨단 '비밀 기지'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올 3월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센터(FC)는 쿠팡의 ‘비밀 기지’로 불린다.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다. 하루 전에 지원해도 사지 멀쩡하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쿠팡의 다른 물류 시설과는 격이 다르다. 총 3200억원을 투자했으며, 축구장 46개 넓이만 한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FC는 쿠팡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물류 로봇과 인간 노동의 최적 결합에 관한 거대한 실험실이 바로 쿠팡 대구FC다.'트로이의 목마' 전략 성공시킨 쿠팡김범석 쿠팡 창업자(쿠팡Inc 대표)는 플라이휠의 신봉자다.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더라도 초기에 엄청난 투자로 거대한 바퀴를 만들어 굴리는 순간, 수많은 작은 바퀴가 가는 거리보다 훨씬 더 멀리 갈 것이란 신념이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를 철저히 벤치마킹한 것이긴 하지만, 제너럴모터스, 삼성전자, 월마트 등 글로벌 굴지의 기업 대부분이 플라이휠의 작동원리를 실현함으로써 왕좌의 자리에 올랐다.쿠팡의 전략은 마치 트로이의 목마와 비슷하다. 그리스 정예군을 숨길 거대한 목마가 자신들의 땅에 세워질 때 트로이 사람들은 ‘무엇에 쓰일 물건’인 지 가늠조차 못했다. 김 대표가 수조 원을 들여 전국에 대형 풀필먼트센터들을 연달아 지을 때 국내 e커머스 시장의 경쟁자들은 ‘미친 짓일 뿐’이라며 폄하하고 조롱했다. 제조업이 아니라 유통업에서 쿠팡처럼 엄청난 고정 투자를 단행한 곳은 이제껏 없었다.쿠팡에 대한 오랜 의심은 올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함으로써 완전히 일소됐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코로나19로 인한 비용 증가 등으로 약 9500만달러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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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스톤자산운용,평택 물류센터 2250억에 매각 완료
페블스톤자산운용이 경기도 평택에 있는 복합물류센터를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에 2250억원에 매각했다. 대체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돈 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투자 수익을 돌려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거래로 평가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페블스톤자산운용은 이달 중순께 평택BLK물류센터를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 AEW캐피탈에 매각했다. 상온과 저온 시설을 함께 갖춘 12만3058㎡(약 3만7225평) 규모 복합물류센터로 현재 쿠팡이 사용 중이다. 거래 금액은 약 2250억원이다.이번 거래에는 싱가포르계 금융기관인 UOB와 삼성생명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페블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2020년 1월 KKR(콜버그앤크래비츠로버츠)로부터 1976억원에 인수했고 아직 펀드 만기가 남아있지만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조기 매각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블스톤은 당시 지방행정공제회와 경찰공제회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인수를 진행했다.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줄을 묶어버리면서 기존 투자사업 자금마저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며 "공제회들 입장에선 이번 매각으로 어느 정도 유동성을 확보하고 수익도 예상보다 더 높게 거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이번 거래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중단되거나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올해 '최대어'로 손꼽혔던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매각도 무산됐고 타워8, 아이콘역삼 등도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물류센터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수도권의 물류센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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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효과'…해외 큰손, 쿠팡 더 담는다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쿠팡이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4분기에도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14일 미국 투자 매체 인사이더몽키에 따르면 쿠팡의 대주주 중 한 곳인 베일리기포드는 3분기 쿠팡 지분을 소폭 늘렸다. FMR LLC도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아직 3분기 보유 지분을 밝히지 않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도 지분을 늘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타델인베스트먼트그룹, 콘티키캐피털, 엔지니어스게이트매니저 등 헤지펀드도 올 들어 쿠팡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지난 10일 쿠팡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하면서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의 매수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1년 내 쿠팡 목표주가는 30달러”라고 예상했다. 현재 주가는 19.14달러다.쿠팡의 신사업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올 3분기 쿠팡의 신사업 손실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50%가량 줄어들었다. 샌딥 라오 레버리지셰어즈 연구원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쿠팡파이낸셜 등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한국의 e커머스 시장이 정점에 다다른 건 향후 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라오 연구원은 “전체 시장의 둔화가 뚜렷한 만큼 쿠팡의 출혈 경쟁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며 “한국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인수합병 등의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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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주목하는 해외투자자들…"이커머스 실적 개선에 신사업성장도 관찰"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쿠팡이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4분기에도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미국 투자 매체 인사이더몽키에 따르면 쿠팡의 대주주 중 한 곳인 베일리기포드는 3분기 쿠팡 지분을 소폭 늘렸다. FMR LLC도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아직 3분기 보유 지분을 밝히지 않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도 지분을 늘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타델 인베스트먼트그룹, 콘티키캐피털, 엔지니어스게이트매니저 등 헤지펀드들도 올들어 쿠팡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지난 10일 쿠팡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의 매수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1년 내 쿠팡의 목표주가는 30달러"라고 예상했다. 현재 주가는 19.14달러다.쿠팡의 신사업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3분기 쿠팡의 신사업 손실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50% 가량 줄어들었다. 샌딥 라오 레버리지 쉐어즈 연구원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쿠팡파이낸셜 등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정점에 다다른 건 향후 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라오 연구원은 "전체 시장의 둔화가 뚜렷한 만큼 쿠팡의 출혈경쟁 전략은 계속 될 것"이라며 "한국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인수·합병 등의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