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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직전 '관세 날벼락'…FDA 인증 딴 韓기업 수출 포기
수술기기 전문업체 유원메디텍은 2003년 창사 이후 처음 겪는 일이 올해 잇따라 일어났다. 주력 제품인 수술용 투관침(수술기구 통로)의 품질을 10년간 개선한 끝에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다. 곧바로 미국 업체와 협상에 들어가 대규모 수출 계약을 눈앞에 뒀지만 미국 정부의 15% 상호관세 부과로 수출길이 막혔다. 물류비에 관세를 포함하면 미국 제품보다 가격이 높아져서다. 유원메디텍 관계자는 “올해 말 FDA 인증 취득이 예상되는 제품이 또 있는데 미국 관세 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여전히 대미 수출은 불투명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 40년 거래하다 수출 중단미국이 지난 3월 한국 제품에 상호 관세(15%)와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관세(50%)를 부과한 지 반년이 지났다. 다 잡은 대형 수주 계약이 하루아침에 틀어지고 관세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수출품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관세 대상을 늘려달라는 자국 기업 요청을 계속 받아들이고 있어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미국 관세 피해가 가장 큰 품목은 철강 제품이다. 올초까지 미국 시장을 장악한 국내 철강 제품 수출량은 최대 4분의 1토막 났다. 그 충격은 회사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80%인 배관용·구조용 강관회사 휴스틸은 올 상반기 매출이 3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억원 흑자에서 32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 40년 가까이 수출할 정도로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무관세 혜택을 받는 멕시코산과 캐나다산에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국내 1위 송유관·배관용 강관회사인 넥스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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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50% 관세 굳어지나 '초비상'
“철강은 협상 테이블에도 못 올랐다. ‘소년 가장’이 된 기분이다.”31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철강 관세(50%)가 원안대로 확정되자 국내 철강업계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유럽연합(EU)처럼 일정 물량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무너져서다.50% 관세를 내면 가격 측면에서 국산 철강재가 설 땅을 잃는 만큼 우리 철강업계는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이날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미국에 철강재 276만5000t을 수출했다. 금액으로 47억달러(약 6조4808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철강 수출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 6월 50% 관세가 적용되면서 국내 철강재는 미국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가격이 비싸져서다. 국내에서 t당 83만원에 팔리는 열연강판이 미국으로 건너가면 물류비와 관세를 더해 t당 130만원으로 뛴다. t당 120만원 안팎인 미국 유통가보다 7% 이상 비싸다.반면 지난해 철강재 390만t을 미국에 수출한 EU는 무관세 쿼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20만t을 수출한 멕시코도 미국과 무관세 쿼터를 논의하고 있다. 일본도 한국과 똑같이 50% 관세가 확정됐지만 상황은 다르다.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4위인 일본제철(4364만t)이 US스틸(1418만t)을 인수했기 때문이다.국내 철강업계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양자 회담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조선업 재건에 필요한 특수강과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의 필수품인 강관(파이프)만이라도 50% 관세 예외 품목으로 지정될 여지가 있어서다.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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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수출 쿼터 받았다는데…韓 철강, 관세 못 낮추면 6兆 시장 날린다
미국 철강 시장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뉴코(미국)뿐만 아니라 티센크루프(독일) 아르베디(이탈리아) 등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급 철강재를 제조하는 이들 기업을 상대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내밀 수 있는 카드는 낮은 가격뿐이다.하지만 미국이 유럽연합(EU) 철강 제품 수입량을 제한하되 50% 관세를 면제해주는 쿼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짐으로써 국내 철강기업의 가격 메리트는 사라졌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쿼터제 도입에 합의하거나 철강 관세를 낮추지 못하면 연간 6조4000억원이 넘는 미국 수출 시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철강 쿼터제 도입에 합의했다. 쿼터 물량은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은 쿼터제 도입이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EU 27개국의 미국 철강 수출 물량은 지난해 기준 389만t에 달한다. 이 중 330만t이 무관세로 수출됐다. 독일은 97만t의 철강재를 미국에 수출하며 일본(107만t)의 뒤를 바짝 쫓았다.한국도 올초까지 263만t의 무관세 쿼터가 있었지만 지난 3월 폐지됐다. 현재는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철강재의 미국 시장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열연강판 가격은 이날 기준 t당 83만원이다. 물류비(t당 50달러)와 관세를 더한 미국 판매 가격은 t당 13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t당 120만원 안팎인 미국 내 열연 강판 유통가보다 7% 이상 비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수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열연강판을 t당 600달러 이하로 수출해야 한다”며 “이는 손해를 보면서 파는 수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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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철강株 랠리에 포스코그룹 ETF 날았다
포스코그룹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한 달간 다른 대기업그룹 ETF와 비교해 독보적인 수익을 냈다.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인 2차전지와 철강 관련 업종이 최근 랠리를 펼치며 ETF 가격을 밀어 올렸다.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최근 한 달(6월 23일~7월 23일)간 19.42% 급등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KODEX 삼성그룹’은 같은 기간 8.22% 올랐고, ‘TIGER LG그룹+펀더멘털’은 11.55%,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8.4% 상승했다. 연초부터 조선·방위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상승장을 이끈 ‘PLUS 한화그룹주’는 같은 기간 0.06% 떨어졌다.최근 철강주와 2차전지주의 강세가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포스코그룹 ETF 상승을 이끌었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이 기간 31.76% 뛰었다. 중국 철강 기업들의 감산으로 국내 철강주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서다.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최대 철강 업체인 포스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철강 제품 포장 및 철강 부원료 사업을 하는 포스코엠텍도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한 달간 19.4% 올랐다. 미국이 중국산 흑연 음극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원산지에서 흑연을 가져다 쓰는 포스코퓨처엠에 관심이 쏠렸다.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 실적은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며 “철광석·원료탄 가격 안정으로 제조원가가 낮아지고, 판가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는 5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날 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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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주 쓸어담는 기관…中 감산에 연일 초강세
철강주가 연일 초강세다.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철강산업을 위협해 온 중국 경쟁사들이 감산에 나서면서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지수는 2.8% 오른 2666.37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에만 20.08% 급등해 거래소가 집계하는 39개 업종·테마지수 중 가장 큰 폭 상승했다.기관투자가가 철강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기관은 이달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주식을 각각 2657억원, 11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순매수 종목 1위와 7위다.중국 업체들의 감산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게 시장의 기대다. 중국 공산당은 이달 초 철강을 포함한 공급 과잉 산업의 감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지난해 생산량 10억t의 5%에 해당하는 5000만t의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증권가는 국내 철강 업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7배다. 현대제철(0.26배), 세아제강지주(0.45배) 등도 코스피지수 평균(1.07배)의 절반 이하다.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정부의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치와 중국 내 자체 감산이 하반기 철강 판매량 및 가격 회복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철강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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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中 거점 매각…장인화號 사업재편 본격화
포스코그룹이 1997년 한국에 이어 ‘제2 K철강 메카’로 점찍어 설립한 중국 스테인리스강 회사를 팔았다. 중국 내 공급 과잉으로 적자가 지속되자 매출 3조원의 그룹 내 최대 해외 자회사를 과감히 정리한 것이다. 4000억원가량의 매각 자금은 미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新)생산거점에 즉시 투입한다. 비주력·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 투자를 늘리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1위 스테인리스강 회사에 매각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자회사인 중국 장자강포항불수강 지분 82.5%를 중국 칭산그룹에 양도하는 내용의 매매 계약을 지난 3일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40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식엔 장 회장과 샹광다 칭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칭산그룹은 중국 저장성에 공장을 둔 중국 1위 스테인리스강 회사로 세계 최대 니켈 생산 기업이기도 하다. 생산량은 연간 중국 전체 스테인리스강 생산량(3000만t)의 3분의 1인 1000만t 정도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중국에서 생산량 연 110만t의 소규모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2023년부터는 가동률이 낮아져 생산량이 연 80만~90만t에 그치고 있다.포스코가 중국에 세운 장자강포항불수강은 ‘중국의 작은 포스코’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철강 기술력이 낮았던 당시 중국에서 최초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세워서다. 포스코는 이 공장을 2006년 제강·열연·냉연까지 갖춘 중국 최초의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로 키웠다. 매년 수백억원 흑자를 꾸준히 내는 모범 사업장이었지만, 2020년대 들어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칭산그룹과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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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관세비용 9.3조…영업익 35% 사라질 수도
미국은 7일(현지시간)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통보하면서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에 붙는 품목관세를 유지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상호관세율은 협상을 통해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품목관세율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25%)와 철강(50%)에 붙는 ‘관세 폭탄’이 상수가 될 것이란 얘기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에 공개한 서한에서 “(상호관세는)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은 상호관세 협상 시한을 8월 1일로 연장했지만 앞서 자동차·자동차부품(25%), 철강·알루미늄(50%) 등에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지난 4월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매긴 데 이어 5월부터는 자동차부품에도 25% 관세를 물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관세 부담이 각각 5조1270억원, 4조2160억원으로 모두 9조34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현대차(14조2000억원)와 기아(12조6671억원) 영업이익 35%가량을 관세 비용으로 떠안는 셈이다.관세 타격은 현실이 됐다.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 수출액(153억4000만달러)은 작년보다 16.8% 급감했다. 관세 부과 전 미국에 쌓아둔 재고가 바닥난 만큼 실적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조6121억원, 3조825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6%, 15.4%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올 하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를 전년보다 10.8% 감소한 726만 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엔 관세 부과 이후 가격 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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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멕시코산 철강 일부 관세 면제…韓도 '쿼터' 늘리나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 일부에 50% 관세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멕시코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양국은 과거 멕시코산 철강 수입량을 기준으로 일정 한도까지 무관세를 적용(쿼터제)하는 방안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하는 단계다. 미국 철강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살리면서도 외국산 철강을 쓰고 있는 미국 제조업체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기 정부에서도 철강 부문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 관세율을 적용한 뒤 각국과의 협상을 거쳐 관세율을 조정해줬다. 우리나라도 최대 수출 한도를 설정하는 대신 관세 적용을 면제받았다. 당시 수출 한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출 규모를 계산해 연 263만t으로 설정됐다.이번 협정에서 결정되는 수출 상한선(미국의 수입 상한선)은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산 철강 약 320만t을 수입했다. 멕시코도 미국산 철강 352만t을 수입했다.지금까지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통해 이런 거래 중 대부분이 무관세로 처리됐다. 그러나 중국산 철강이 멕시코를 우회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사례가 많아지자 미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북미지역에서 제강(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 과정을 거치지 않은 철강은 232조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더 많은 철강을 멕시코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관세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6일에는 워싱턴DC에서 미국 상무부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장관과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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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 관세'에 철강주 뚝
철강주가 크게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영향이다.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세아제강은 10.12% 급락한 15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하락 폭이 지난 3월 이후 가장 컸다. KG스틸(-6.16%), 동국제강(-3.72%), 현대제철(-2.66%), 포스코홀딩스(-2.4%) 등 다른 철강주도 줄줄이 하락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하는 품목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밝힌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주말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US스틸 공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관세에 허점이 있었다”며 “이 조치(관세율 50%)를 피할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3월 25% 관세를 부과했는데도 수입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이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증권사들은 철강 관세 이슈가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까지 러스트벨트 지역 철강 노동자층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묶어두고 싶을 것”이라며 “2018년처럼 1년 내 관세 문제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다만 주요 업체 실적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의 미국 수출 노출도는 5% 미만이라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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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시 관세폭주…"철강·알루미늄 25%→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 중인 25%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US스틸 공장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는 미국 철강산업을 더욱 탄탄하게(secure)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5%(기존 관세율)는 허점이 있었는데, 이 조치(50%)를 피할 방법은 없다”며 “누구도 이 (철강)산업을 훔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만 언급했으나 이후 SNS에 올린 글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모두 적시해 6월 4일부터 즉각 관세를 높여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관세 대신 품목관세 집중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철강 관세 인상은 지난주 연방국제통상법원(CIT)이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의 근거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사용에 제동을 건 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관세 효력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지만 IEEPA가 처음부터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관세 드라이브’를 이어갈 다른 협상카드가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품목별 관세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를 둔다. 트럼프 1기부터 적용된 만큼 법적 리스크는 훨씬 적다. 상대국 상품 전체에 부과할 수 있었던 상호관세에 비하면 품이 많이 들지만 각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산업을 타깃으로 삼은 후 협상을 통해 일부 관세율을 낮춰주거나 해제하겠다고 유인하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특히 한국은 이 같은 전략에 취약하다.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인 자동차와 반도체는 대미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상호관세(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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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품질 다 잡은 레드테크…韓 투톱 산업, 이미 中이 삼켰다
20년 넘게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것은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2013년이다. 그 뒤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가 세계 D램 시장을 나눠 먹었다. 주도권을 쥔 나라는 단연 한국이었다. 2015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81.5%에 달했다.하지만 10년이 흐른 올 1분기 점유율은 75.9%로 축소됐다. 마이크론이 잘해서가 아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란 ‘다크호스’가 나와서다. 업계에선 올해 CXMT의 점유율이 1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인 D램마저 중국에 턱밑까지 추격당했는데 다른 산업이 온전할 리 있겠느냐”는 푸념이 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 중소형 OLED 시장 40%, 中에 넘어가1일 옴디아, SNE리서치 등 국내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8대 주력 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한국 수출(6383억달러)의 63%(4005억달러)를 차지한 8대 산업이 무너지면 성장률 하락은 피할 수 없다.중국의 사정권에 든 업종에는 수출 1위 반도체(작년 1419억달러)와 2위 자동차(933억달러)도 포함됐다. CXMT는 범용 D램을 넘어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DDR5와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채비도 마쳤다. 이미 기술적으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 2월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첨단 패키징을 제외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 기술 등에서 중국에 밀렸다.중국 1, 2위 완성차업체인 비야디(BYD·427만 대)와 지리그룹(334만 대)의 지난해 판매량을 합치면 세계 3위인 현대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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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철강 '2중 관세' 피했지만…"자동차 대미수출 9.2조원 줄어들 것"
품목별 관세에 상호관세가 더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 자동차·철강업계는 2일(현지시간) 나온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결과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가 3일 시행에 들어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타격은 불가피해졌다.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달러(약 51조원)로 전체 미국 수출(1278억달러)의 27.1%를 차지했다. 자동차로 좁히면 미국 시장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한국 전체 자동차 수출액(708억달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이른다.작년 생산량(49만 대)의 84%(41만 대)를 미국행 선박에 실은 한국GM은 생사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지난해 미국 판매량(171만 대) 중 60%에 달하는 101만 대를 수출로 채웠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관세 여파로 올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작년보다 9조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3조4000억원과 2조3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KB증권)는 전망도 나온다.현대차·기아는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준공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능력을 연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대차 앨라배마(연 36만 대)와 기아 조지아(연 34만 대)를 포함해 미국에 12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HMGMA에서 만드는 차의 40%는 기아 차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를 반영해 차값을 올릴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관세 영향을 평가하고 있지만 당장 미국에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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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못판 中제품 쏟아질라"…각국 '무역장벽' 높인다
관세 전쟁이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전방위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다음달부터 수입 철강 쿼터를 줄이기로 했고, 일본은 중국산 흑연전극에 95%대의 반덤핑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세계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EU 인도 일본, 관세 전방위 확산EU는 25일(현지시간)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 개정안을 확정해 관보에 게재했다. 현재 시행 중인 철강 세이프가드에 따라 저율 혹은 무관세로 할당된 수입 물량을 최대 15% 줄이는 게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분기 내 할당된 쿼터를 소진하지 못하면 다음 분기에 미소진 물량만큼 무관세로 추가 수출할 수 있었지만, 7월부터는 일부 제품군에 이월 시스템이 아예 폐지된다.한국은 열연 강판 쿼터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4월 1일~6월 30일 기준 한국 열연 쿼터는 18만6358t이었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쿼터가 약 14% 줄어들어 무관세 수출 물량이 16만1144t에 그친다. EU의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중국산 저가 철강 등이 유럽으로 몰릴 것으로 우려되자 유럽도 무역장벽을 높인 것이다.인도도 지난 18일 일정 가격 이하로 들어오는 중국·베트남산 철강에 12% 임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이지만 최근 중국·일본에서 철강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저가 또는 표준 이하 수입품의 유입으로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관세 인상을 위해 업계 의견을 모으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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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 아니다…세계가 '무역장벽' 높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세계로 확전하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미국 내 제품 판매가 어려워진 국가들이 다른 지역에 물량을 우회시키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EU) 인도 등도 관세를 물리기 시작해서다.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1930년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으로 불붙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재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지정학적 긴장 관계와 국가 안보 등이 함께 얽히면서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다시 낮아지기 쉽지 않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EU·인도·일본, 관세 전방위 확산2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에 나선 뒤 세계 각국은 철강 수입품에 대한 관세 강화로 대응에 나섰다. 미국 정부가 각종 관세 정책 가운데 철강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가장 먼저 현실화하면서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등 다른 무역 조치들은 유예된 상태다. 이에 따라 EU 인도 등 대규모 철강 수입국들은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중국산 철강 제품이 저가로 밀려올 것을 대비하고 있다. EU는 25일(현지시간)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 개정안을 확정해 관보에 게재했다. 현재 시행 중인 철강 세이프가드에 따라 저율 혹은 무관세로 할당된 수입 물량을 최대 15% 줄인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에는 분기 내 할당된 쿼터를 소진하지 못할 경우 다음 분기에 미소진 물량만큼 무관세로 추가 수출할 수 있었지만, 7월부터는 일부 제품군에 대해서는 이월 시스템이 아예 폐지된다.인도 관세청은 18일 일정 가격 이하로 들어오는 중국·베트남산 철강에 12% 임시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이지만 최근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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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鐵의 장벽'…EU 수입 줄이고, 美·인도는 관세
유럽연합(EU)이 다음달부터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 줄이기로 했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 수출이 막힌 철강이 유럽으로 쏠리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철강 관세를 높이는 등 전 세계에 ‘철강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스테판 세주르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금속산업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EU는 다음달부터 사실상의 수입 쿼터(할당량)인 ‘철강 세이프가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EU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응해 일정한 할당량을 넘는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조치는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라 내년 6월 만료되지만 EU는 그 전에 새 보호 조치를 제안할 방침이다.유럽철강협회 추산에 따르면 EU는 2023년 철강 완제품을 총 2557만t 수입했다. 한국이 317만7000t으로 가장 많은 철강을 EU에 수출했고 인도(286만3000t), 대만(239만1000t) 등이 뒤를 이었다. EU가 철강 수입을 줄이면 한국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대(對)EU 주력 수출품인 열연과 합판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EU는 철강 제품의 원산지를 최초로 용해되거나 주조된 국가로 못 박는 ‘용해·주조 원산지 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일부 수출업체가 비(非)EU 국가에서 생산한 철강을 들여온 뒤 최소한의 변형 조치를 통해 EU산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또 탄소 배출량을 고려해 수입 제품에 일종의 탄소세를 매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을 철강·알루미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