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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한 기업 4곳 중 1곳, 주가 되레 하락
올 들어 상장사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큰 폭 하락한 가운데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기업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등 주가 부양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자사주 매입 규모 급증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기업(신탁계약 포함)은 36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조981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34개 기업이 1조154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기업 수는 5.8% 늘었는데 매입 규모는 71.7% 급증한 것이다.금융지주사들이 올 들어 자사주 매입 규모를 크게 늘렸다. KB금융지주는 3000억원,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각각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앞서 주주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월 “은행지주의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며 KB 등 국내 7개 금융지주사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일반 기업 중에는 기아가 5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해 규모가 가장 컸다. KT(3000억원) 셀트리온(1000억원) DB하이텍(1000억원) 신세계(830억원) 등도 자사주 매입 규모가 컸다.자사주 매입 규모는 당분간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자사주 매입안을 주총에 상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10일 대전지방법원은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 판도라셀렉트파트너스, 아그네스 등 사모펀드들이 KT&G를 상대로 낸 ‘자기주식 취득 의안 상정 가처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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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기업, 올 자사주 매입 1조달러 넘을 것"
미국 S&P500 기업의 올해 자사주 매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약 1320조원)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지수회사 S&P다우존스인디시즈 자료를 인용해 올해 S&P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액이 1조달러의 벽을 넘어서는 첫해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S&P500 기업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에 9004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최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어 이런 기대가 커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S&P500 기업과 러셀3000 기업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계획 규모는 2200억달러 이상으로 같은 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에너지 기업 셰브런이 750억달러, 메타가 400억달러, 골드만삭스가 3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했다.시장에서는 S&P500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올해 뉴욕증시를 떠받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해당 주식 수요를 늘리고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당순이익(EPS·순이익/유통 주식 수)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1월까지만 해도 강세였던 뉴욕증시는 2월엔 전달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아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증시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1월엔 6.17% 올랐지만, 2월엔 27일까지 2.31% 떨어졌다.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 세율 인상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사주 매입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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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억弗 자사주 매입"…셰브런의 통큰 결정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런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셰브런은 2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어 750억달러(약 93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는 회사 시가총액(3462억달러)의 약 22%, 연평균 자사주 매입액의 다섯 배 규모다. 셰브런은 2019년 공개한 2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이번 분기 마무리하고, 이번에 결정한 계획을 오는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배당금도 늘린다. 셰브런은 3월 주당 배당금을 전 분기보다 6.3% 늘린 1.51달러씩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셰브런의 배당수익률은 3.4%로 동종 업계 고배당주 중 하나인 엑슨모빌(3.2%)을 추월했다.대대적인 주주환원책을 공개하면서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셰브런 주가는 2.75% 올랐다. 셰브런 주가는 지난해 52.95%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는 170~180달러 사이를 오갔다.셰브런이 이처럼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결정한 이유는 호실적에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자 셰브런을 비롯한 에너지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이번 결정으로 셰브런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역풍도 만만치 않다. 셰브런이 대형 주주환원책을 발표하자마자 압둘라 하산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약속한 셰브런이 750억달러를 부유한 주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나선 건 말도 안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고유가로 폭리를 취한 에너지기업들이 생산 증대를 소홀히 하고 주주환원에만 집중하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등은 에너지기업의 초과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확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셰브런은 27일 작년 4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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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전자' 되자 자사주 담는 삼성 임원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 아래로 떨어지자 임원들이 다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금액은 12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지난 9일 삼성전자 4500주를 주당 5만9055원에 사들였다. 매입금액은 총 2억6574만원이다. 다른 상무급 임원 4명도 6만원대 아래에서 총 5511주를 샀다.삼성전자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5만9200원을 기록하면서 한 달여 만에 6만원대가 깨졌다. 9일 잠시 6만원대를 회복했으나 이날 5만9700원으로 다시 내려앉았다.삼성전자 임원들은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등기·미등기 임원들은 총 123억7321만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다.올해 자사주 매입금액이 가장 컸던 임원은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다. 지난 2월과 4월 총 1만 주를 7억190만원에 매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도 각각 6억9900만원, 5억3700만원어치를 샀다.배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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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반대하면 주식매수 청구권 준다
올 하반기 상장기업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면 물적분할 직전 주가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해서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4일 발표했다. 소액주주 보호장치 마련인적분할과 달리 기업이 물적분할을 하면 분할 전 회사의 일반주주는 분할로 신설되는 자회사 주식을 받지 못한다. 최근 일부 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단기간 내 상장하면서 모회사 일반주주가 주가 하락 등으로 피해를 보는 문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섰다.정부는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공시 강화 △상장심사 강화 등 3중 보호장치를 통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로 했다.먼저 상장기업의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경우 해당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에 반대한 주주들은 물적분할 추진 전의 주가로 회사 측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매각 가격은 주주와 기업 간 협의로 결정하며, 협의에 실패하면 이사회 결의일 전날부터 과거 2개월·1개월·1주일간 주가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공시도 강화한다. 물적분할 추진 기업은 ‘주요사항보고서’에 물적분할의 구체적 목적, 기대 효과, 주주 보호 방안 등을 공시해야 한다. 자회사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면 예상 일정 등을 밝히고 추후 상장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 정정공시해야 한다.물적분할한 자회사 상장에 대한 심사도 강화한다. 물적분할 이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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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기업들, 자사주 매입·배당 '최대'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규모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19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S&P500 내 기업들의 올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2810억달러(약 362조원)를 기록했다. 전 분기(2701억달러)보다 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들 기업의 배당금 규모도 사상 최대인 1376억달러(약 177조원)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339억달러) 대비 2.8% 늘었다.올 1분기 500만달러 이상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업체 수는 374곳이었다. 전분기(325곳)보다 15% 늘었다. 그간 주로 대형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왔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에서 상위 2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분기 52%에서 올 1분기 42%로 10% 낮아졌다. 이 비율은 2020년 2분기 87.2%를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다.1분기 자사주 매입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업체는 애플이었다. 230억달러(약 30조원)를 썼다. 이어 알파벳(133억달러), 메타(104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88억달러) 순으로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1~4위를 차지했다. S&P글로벌(71억달러), 암젠(64억달러), 웰스파고(60억달러) 등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업체로 꼽혔다.투자업계는 경기침체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의 주주 환원 압박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하워드 실버블랫 S&P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하락 국면에 있는 2분기에도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당분간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규모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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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에 쏟아지는 자사주 매입 공시…"투자는 신중해야"
증시 급락에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공시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자사주 매입 공시뒤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한후, 다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취득 공시만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건 신중해야한다고 말한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서만 32곳의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 공시를 발표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한 이번주(13~16일)에만 18곳의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주주가치 환원'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15일 500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힌 더존비즈온은 16일 주가가 5.72%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낸 위드텍, 아이에이도 각각 주가가 6.06%, 4.87% 올랐다. 16일 장중 1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코엔텍도 3.47% 주가가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다만 자사주 공시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올랐다가 다시 하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메디톡스의 경우 지난 7일 자사주취득 공시 발표후 8일 반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세아특수강도 9일 자사주취득 공시후 다음날인 10일 반등후 다시 하락세다. 급락장에 상장사들이 앞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적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하락장인데다, 자기주식을 매입한뒤 소각하지 않고 추후 다시 처분하는 행태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사주 취득 공시를 모두 분석한 '국내 상장기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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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하겠다"…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자사주 1만5000주 매입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사주 1만5000 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신 대표는 작년 말 주식 처분으로 생긴 차익 전액(약 32억원)을 연말부터 매 분기마다 자사주 매입에 쓰기로 약속했다. 다른 경영진 4명도 이달 안에 자사주를 사들일 예정이다.신 대표는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에서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해당 금액을 회사에 재투자하는 동시에 공익을 위해 환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사용 방안은 사외이사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신뢰회복협의체’를 통해 결정된다. 카카오페이는 “신원근 대표 및 리더들의 주식 매입은 투자자와 사용자, 내부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확신을 드러낸 것”이라며 “계획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성장성을 입증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지난 3월 자사주가 20만 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및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 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경영진들도 작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반납하고 이를 카카오페이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한 임직원 보상 재원에 보탰다.16일 현재 카카오페이 주가는 7만7700원으로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약 1300억원 어치의 스톡옵션을 실행한 사실이 알려진 작년 12월10일(19만6000원) 대비 60.3% 하락했다. 지난 3월 최고전략책임자(CSO)에서 CEO로 승진한 신 대표는 취임 당시 간담회를 갖고 자사주가 20만 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및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뢰회복과 책임경영을 위한 실행안'을 발표했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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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보다 현금 배당이 낫다" 달라진 투자자들, 왜?
대표적 주주환원정책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 가운데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올해 미국 증시에서는 고배당주의 수익률이 자사주 매입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압박, 금리 상승, 경기침체 우려가 주식시장을 뒤흔들면서 투자자들은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은 성장주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지만, 올 들어 성장주 대신 배당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보다 배당주에 대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투자자들은 미래 이익에 대한 약속보다는 꾸준한 현금 지급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현금의 매력이 증가하는 반면, 기업 미래 이익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미래 기업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최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현금 배당이 낫다는 것이다.실제 미국 증시에서도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보다 고배당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S&P500 고배당지수는 올 들어 3.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 바이백(자사주 매입)지수는 12.97%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7.30% 빠졌다.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은 약세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대표적 고배당주인 통신업체 AT&T는 올 들어 13.95% 상승했다. 담배회사 알트리아그룹도 11.69% 강세를 보였다. 높은 배당수익률에 더해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돋보이면서 매수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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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자사주 매각에…"호재" vs "악재" 증권가 설왕설래
자사주 매각을 결정한 엘앤에프를 두고 증권가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소각하지 않는 자사주는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반면 당장 성장이 절실한 2차전지 업체가 자사주까지 팔아가면서 설비 투자에 나서는 건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24일 장 마감 후 엘앤에프는 2766억원 규모(100만주)의 자사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투자자금과 시설·운영자금의 조달을 위해서다. 갖고있던 자사주 370만주 중 약 3분의 1을 처분한 것이다.이를 두고 시장 한 켠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통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회사가 자기 돈을 들여서 주식을 사면 대개는 시장에 다시 내다 팔지 않기 때문에 해당 주식 만큼 유통주식수가 줄어든 것으로 감안, 1주당 가치가 오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앤에프 사례처럼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내다 판다면 이 전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에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각이 따르지 않는 자사주 매입은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회사가 산 자사주를 즉시 소각함으로써 시장에서 확실히 유통주식수를 없애야 주주가치 제고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엘앤에프의 사례를 단순한 주주가치 훼손 사례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잇따라 제기됐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높지 않은 업체가 자사주를 팔면서까지 자금을 모은다는 건 투자를 위한 돈이 그만큼 필요하단 의미"라며 "엘앤에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테슬라향 양극재 공급을 위한 증설·운영자금이라는 게 명확해 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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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이 최고"…고배당주로 자금 몰린다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현금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자사주 매입 기업에서 배당을 주는 회사로 옮겨가고 있다. 현금에 따른 굶주림을 나타내는 신호라며 '현금의 최고'라는 증거라고 WSJ은 분석했다.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AT&T, 알트리아 그룹 등이다. AT&T주가는 올들어 12% 상승했고, 알트리아 그룹은 10% 올랬다. 이 종목들의 배당수익률은 5%가 넘는다.WSJ은 "금리인상과 치솟는 인플레이션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그간 배당을 하지 않거나 해도 조금만 하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실제 성과도 배당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2020년 초부터 고배당주가 저배당주에 비해 수익률이 좋았다. 또 자사주 매입에 돈을 투입하는 기업들은 저배당주보다도 못한 성과를 냈다.WSJ에 따르면 S&P500고배당지수는 올들어 2.8% 상승한 반면 S&P500바이백지수는 12% 하락했다. S&P 500 지수에 속한 기업들은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인 1,376억 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분기에도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현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미국 '캐시카우' 기업에 집중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COWZ(Pacer US Cash Cows 100 ETF)도 올해 2% 안팎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주요 지수는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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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SA “日 소프트뱅크,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에 더 열심일 것”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올해에는 기술주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홍콩 증권사 CLSA의 올리브 매튜 애널리스트는 13일 CNBC방송에 출연해 “소프트뱅크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1차 방어전을 벌인데 이어 이제는 2차 방어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 1조7080억엔(약 17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손실을 낸 여파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한국의 쿠팡, 중국의 디디추싱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매튜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소프트뱅크그룹이 비전펀드2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에 주력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11월 최대 1조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했다. 13일 일본증시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은 전날보다 12.22% 상승한 5040엔으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올 들어 주가 하락률은 7.2%를 기록했다.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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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1분기 애플 주가 떨어질 때 7600억원어치 샀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분기 애플 주가가 떨어졌을 때 애플 주식 6억달러 어치를 매수했다고 밝혔다.2일(현지시간) 버핏은 주주총회 후 CNBC에 출연해 “1분기 애플 주가가 사흘 연속 하락하던 날 주식을 추가로 샀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히도 주가가 회복돼 매입을 중단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얼마나 샀을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애플은 본래 벅셔해서웨이가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이다. 1분기 기준으로 벅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총 1591억달러(201조5800억원)어치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버핏은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애플을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를 이끌어가는 '네 거인' 중 하나로 꼽았다. 1분기 애플 주가는 수 차례 등락곡선을 그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기술주를 비롯한 증시가 휘청이면서다. 2일 종가 기준 157.96달러인 애플 주가는 지난 3월 150.6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버핏은 “나는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자사주 매입 전략의 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플은 미국에서 자사주 매입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상장사다.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900억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도 밝혔다.애플 배당금도 상당한 수익이다. CNBC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매년 애플 배당금으로 평균 7억7500만달러(9800억원)를 받는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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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여섯번째 자사주 매입 결정…500억 신탁계약 체결
휴젤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삼성증권과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오는 10월 6일까지다. 휴젤의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약 74만주, 1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를 통해 취득했다. 이 중 10만주를 소각했다. 2020년에는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해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200%)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설명이다. 휴젤 측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외부적 요인에 의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며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했다. 휴젤은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해, 진출 첫 해인 지난해에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다. 올 1월에는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로부터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에 대한 승인 권고 의견을 받고 영국을 포함해 7개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유럽 24개국, 내년에는 36개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북미와 호주 진출도 예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부터 무상증자, 총 다섯 차례의 자사주 매입까지 주주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힘써온 만큼, 향후에도 주주 친화 정책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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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배당 주는 대신증권, 자사주도 산다
대신증권이 투자은행(IB) 부문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늘어난 현금배당과 200억원대 자사주 매입 등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0.2% 급증한 885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8.9% 증가한 6158억원으로 집계됐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가 있었다. 오익근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외형을 키워온 IB 부문이 호조를 보였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카카오페이 등 13개사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며 주관 실적 6617억원을 달성했다.대신증권은 주당 1400원(보통주 기준)의 현금배당과 함께 150만 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지난달 28일 결의했다. 현금배당은 작년 주당 1200원보다 16.7%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6.7%다. 우선주는 주당 1450원(시가배당률 8.08%), 2우B는 1400원(8.06%)을 배당한다. 별도실적 기준 배당성향은 52.8%다. 회사 측은 “라임펀드 투자자들의 보상비용을 감안해 배당 가이드라인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다”며 “일반적인 경영 환경하에서는 별도 기준 30~4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자사주 매입도 시행한다. 취득 예정기간은 2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취득 예정금액은 244억50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차지하는 금액 비중(총주주환원율)은 최근 3년간 평균 80.2%에 달한다.올해 대신증권은 ‘리츠 넘버원 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해 리츠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대신 글로벌 리츠’도 준비 중이다.서형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