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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 신용도 '비상'…"돈줄 마르고 분양 위험 커져"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건설사들의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 경기가 하락 국면으로 진입한 데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분양 위험 익스포저(위험 노출)와 자금 조달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분양 위험 익스포저가 크고 재무적 대응력이 낮은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도 하향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BBB급 건설사 신용도 '흔들'한국신용평가는 '주택경기 변곡점에 선 건설산업, 분양위험과 경기대응력에 주목'이라는 웹세미나를 열고 업체별 분양 위험 수준을 점검했다. △위축된 부동산 시장 △원자재값 급등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 '3중고'로 건설사들의 신용도에 균열이 생기고있다는 판단에서다.한신평은 신용등급 BBB급 건설사들의 분양 위험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대구, 울산, 경북, 전남 등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지역의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는 이유를 들었다. 위험지역 물량 비중이 30%가 넘는 BBB급 건설사로는 한신공영, 아이에스동서, 금호건설, 대보건설 등이 꼽혔다. A급 신용도를 갖춘 신세계건설은 대구‧경북지역 사업 예정 물량이 많아 위험도가 높게 측정됐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는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해 7월 1148가구에서 지난 7월 7523가구로 7배가량 늘어났다. 신용등급 A급 이상 건설사들은 대전, 부산, 경기 지역 물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업유형에 따른 위험도 분석 결과도 내놨다. 자체사업 비중이 큰 BBB급 건설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가 많은 A급 건설사들의 위험 수준이 높다는 게 한신평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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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된 국내 기업 상반기 신용평가…정점 찍은 신용등급 개선세 꺾이나
올 상반기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가 마무리됐다. 신용평가사들은 3개년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하되, 상반기 실적 등을 고려해 매년 정기평가를 시행한다. 500개 안팎 기업의 실적을 비교하면서 신용등급을 재점검하는 작업이다.기업들은 “기업 입장에서는 중간고사를 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신평사들의 정기평가를 준비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용등급은 기업의 자금조달에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 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비싼 비용을 내고 돈을 빌려야 한다는 뜻이다.산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하반기부터는 기업들의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국내 기업 신용도 개선세 뚜렷한국경제신문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기업 신용등급(장기 등급 기준)이 올라간 곳은 47개사(중복 포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이 떨어진 기업은 24곳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등급 상향 건수가 하향 건수보다 많은 건 2018년(상향 32곳, 하향 30곳) 후 처음이다.‘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된 기업도 많다. 등급 전망은 등급 조정의 예비 단계다. ‘긍정적(positive)’, ‘안정적(stable)’, 부정적(negative)’ 순으로 구성된다. ‘등급 전망’이 개선되면 향후 신용등급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등급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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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투자를 위한 인프라[ESG 투자 이야기]
흔히 ESG투자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는 투자'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는 너무 포괄적이고 동어반복적이어서 듣는 이에게 ESG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다. 보다 실천적으로 ESG투자를 정의하자면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이나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투자는 결국 기업(주식 채권 등)이나 실물자산(부동산 인프라 등)을 취득하는 행위이고, 투자의 ESG성과는 투자대상의 ESG성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ESG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남는 숙제 두 가지가 분명해진다. 첫째,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이나 실물자산을 어떻게 골라낼 것인가? 둘째, 그러한 기업이나 실물자산의 투자수익과 투자위험이 나에게 만족스러운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ESG평가·ESG지수 품질 높이려면 비재무적 정보 충분히 확보해야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이나 실물자산을 식별하는 데는 ESG평가나 ESG인증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이나 실물자산이 갖는 ESG성능을 점수나 등급의 형태로 측정하는 것을 ESG평가라고 하는데, 이는 기업의 신용을 점수나 등급으로 나타내는 신용평가와 유사하다. 기업에 대해서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와 MSCI가 오래전부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S&P, 무디스(Moody’s), 피치(Fitch)와 같은 신용평가기관도 이 시장에 이미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대표적인 ESG평가 기관이다. 실물자산 특히 부동산에 대해서는 ESG라는 말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녹색건축 인증이 이루어져 왔다. LEED와 BREEAM이 대표적인 인증 서비스인데, 녹색건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환경 부문에 집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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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에코프로비엠 5000억 유증 "재무개선효과 일시적"
한국신용평가는 2차전지 소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이 추진 중인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13일 밝혔다.에코프로비엠은 지난 6일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7월 신주 161만1344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주당 발행 예정가 31만3000원 기준으로 5000억원 규모다.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에코프로비엠은 순 현금 상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유상증자 효과를 단순 반영할 경우 순차입금은 4480억원에서 -52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39.2%에서 75.7%로 낮아진다.다만 유상증자 대금 중 대부분인 약 4000억원이 미국과 유럽 양극재 생산설비에 투입돼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에코프로비엠은 2025년까지 유럽과 북미 지역에 연산 12만9000톤의 양극재 생산 설비를 확보하고 원재료 조달을 위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포항 공장(8만3000톤)도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2026년까지 연산 55만톤의 생산능력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총 24만톤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2016년 에코프로에서 분할한 에코프로비엠은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9년 17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한 데 이어 이번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SDI와 합작 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연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2020년 말 24.7%에서 지난해 말 38.8%로 증가했다.한신평은 에코프로비엠의 설비투자 규모와 자금 조달 방법, 투자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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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지배구조 개편 호재…동원엔터·팜스 신용도 '청신호'
동원그룹의 지배구조가 개편되면서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팜스의 신용도 향상에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선순위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상향 검토 등급 감시대상’으로 지정했다. 감시대상이 되면 90일 이내 검토 과정을 거쳐 등급 변경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이번 감시대상 등재는 동원그룹의 기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으로 흡수 합병을 추진하는 데 따른 것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과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우회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지난 7일 제출했다. 합병비율 기준이 되는 주당 평가액은 동원산업 24만8961원, 동원엔터프라이즈 19만1130원이다.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원산업에 흡수된다.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새로운 사업지주회사가 되는 셈이다.동원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는 강점이 자회사들의 신용도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합병의 주요 목적은 지배구조 단순화로 그룹 전반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규모의 경제 창출을 통해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라며 “향후 합병 절차에 대해 주요 일자별로 진행 경과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사료제조업체인 동원팜스의 선순위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도 지난 8일 '상향 검토 등급 감시대상'으로 포함됐다. 이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급 보증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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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여파…기업 신용등급, ESG 중 S에 좌우될 전망
기업들의 신용등급 평가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S(사회위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다.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향후 기업들의 신용등급 평가 과정에서 S를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건설, 조선, 철강, 정유·화학, 기계, 물류 등 산업재해 발생 빈도가 높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경우 앞으로 다양한 규제나 소송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판단이다.올 초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위반 때 경영자에 직접 책임을 부과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과 차이점이기도 하다.한국기업평가는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과 유사한 법률이 있는 국가로는 영국, 호주, 캐나다가 있다"며 "이 중 중대재해처벌법은 범죄 성립 조건이 가장 낮은 데 비해 처벌 수준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비용 부담과 ESG 위험 상승 측면에서 건설업을 포함한 주요 업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요 기업의 안전 관리 비용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특히 한국기업평가는 신용평가 관점에서 ESG 요인 중 S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송수범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시 벌금이나 과징금 부과, 거액의 손해배상 등 직접적인 비용 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사회적 평판 저하로 영위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런 사회위험 상승은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상황에선 이벤트 이슈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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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리더스PE 인수 1년만에…M캐피탈 순이익 200% '껑충'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가계대출이 위축된 사이 투자금융과 기업금융 자산을 확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M캐피탈의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3조6911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4% 늘어난 434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5.65%에서 2.56%로 낮아졌다. 대주주가 바뀐 뒤 1년 만에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과 건전성까지 개선된 모습이다.M캐피탈은 2020년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에스티리더스PE-MG새마을금고 컨소시엄에 3752억원에 매각됐다.에스티리더스PE는 M캐피탈 인수 후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착수했다. 특히 설비금융 중심이었던 기존 자산 포트폴리오에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자산을 늘리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전략금융’으로 분류해 전담 심사부서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해 조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20년 말 2412억원이었던 M캐피탈의 기업금융 자산은 1년 만에 7039억원으로 191% 늘었다. 투자금융 자산도 같은 기간 1601억원에서 5434억원으로 239% 증가했다.아울러 자동차 금융과 사업자담보대출 등을 통한 리테일금융 자산도 늘렸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면 그만큼 신용집중 위험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M캐피탈의 신용등급은 2015년 A0에서 A-로 떨어진 이후 6년여 동안 오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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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음식료업, 러 판매 타격 우려…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점검 분주한 신평사[김은정의 기업워치]
국내 신용평가사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점검하는 데 분주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실물 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신용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신용평가사의 판단이다.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주요 산업별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대표적인 업종이 자동차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연간 160만~170만대 규모로 큰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기아의 점유율이 22.7%로 높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378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5.8%에 해당한다.한국신용평가는 "러시아 경제 제재에 따른 현대차·기아 현지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봤다. 이번과 유사한 2014년 초 크림반도 사태 때도 경제 제재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2015년 러시아 완성차 시장은 전년 대비 35.7%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러시아 판매량도 13.5% 감소했다.아울러 "해외 부품조달 제약으로 현지 생산법인의 가동률이 저하될 수 있는데다 러시아 루블화 약세,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공급망 경색 심화로 손익 측면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음식료 업종도 마찬가지다. 일단 곡물 수급 차질에 따른 원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세계 2위 밀 수출국이다. 세계 6위 옥수수 수출국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역시 밀 수출 4위, 옥수수 수출 4위로 국제 곡물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한국신용평가는 "밀은 제분, 사료, 라면,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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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소비 트렌드에…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 전망
홈플러스의 신용도가 강등될 전망이다.한국기업평가는 25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현재 A-인 장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홈플러스는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BBB급(BBB-~BBB+)으로 내려앉게 된다.한국기업평가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집객력 저하로 영업실적이 저하된 데다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중단기간 내 유의미한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홈플러스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채산성이 낮은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로 영업수익성 저하세가 이어지고 있다. 안산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대전 탄방점, 부산 가야점, 동대전점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하지만 한국기업평가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500%, 50%를 웃돌고 있어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에서 재무구조가 열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비를 충당할 방침이지만 영업실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예상이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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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미니스톱 인수를 바라보는 신평사 간 미묘한 온도 차[김은정의 기업워치]
롯데그룹의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바라보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에 미묘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그룹의 재무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시너지 효과 발생 시점이나 수익성 개선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일제히 한국미니스톱 인수가 롯데그룹의 사업·재무 상태에 미칠 영향을 진단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313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외국인투자기업인 한국미니스톱은 국내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이번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지분 인수에 따른 롯데지주의 재무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인수 금액을 웃도는 현금성자산(약 9000억원)을 갖고 있어서다. 또 롯데지주는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이 나오고 있어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을 갖췄다.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그룹의 이번 지분 인수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편의점 업계는 공격적인 출점 경쟁의 여파와 추가 성장 동력 발굴의 어려움, 경쟁 범위 확대로 점포당 매출이 감소세를 띠고 있다"며 "편의점 근접 출점 규제 자율협약으로 주요 경쟁사발 가맹점 유치 경쟁이 가열될 경우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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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티브로드'…현금흐름 빠르게 개선하는 SK브로드밴드[김은정의 기업워치]
SK브로드밴드의 재무안정성과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1조5860억원이다. 2019년 말엔 1조9230억원, 2020년 말엔 1조6650억원이었다.SK브로드밴드는 연간 7000억원 안팎의 영업창출현금을 바탕으로 설비투자, 이자비용 등 경상적인 자금 소요를 충당해왔다. 인터넷TV(IPTV) 부문의 성장으로 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됐지만 설비투자 부담이 큰 탓에 차입금 감축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SK브로드밴드의 2016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6540억원이었다. 2019년엔 9387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2016~2019년 SK브로드밴드의 설비투자 대비 EBITDA는 1배를 지속해왔다.2020년 4월 잉여현금 창출 기조를 유지하던 티브로드 합병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재무부담도 점차 축소됐다. 합병 때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79.4%에서 지난해 9월 말 114.8%로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46.1%에서 37.3%로 감소했다.국내 통신 산업은 무선통신(이동통신) 시장과 유선통신(인터넷, 유선전화, 인터넷전화, 전용통신, IPTV) 시장으로 구분된다. 이용 환경이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화 수요는 줄고, 무선통신·인터넷 시장은 성숙기 시장에 접어들었다. 완만한 가입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PTV 수요의 경우 서비스별로 성장성이 다른 편이다.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엔 미디어 시청 트렌드가 스마트폰, IPTV로 확산하면서 유료방송 시장 내 통신사업자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방송과 통신서비스가 점차 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SK브로드밴드는 유선통신 시장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초고속인터넷 655만명,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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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항공, 아직은 요원한 신용도 개선[2022년 산업별 신용 전망]
항공운송 기업들이 올해 과도기적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하락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화물 사업의 이익창출 기조에도 낮은 탑승률과 고정비가 수익성을 제약할 것이란 분석이다.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항공운송 산업의 신용 전망은 유동적이다. 단정적으로 긍정적이나 부정적 방향성을 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가 완화되면서 주력인 국제 여객 사업의 수익창출능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출현 탓에 국제 이동의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경기 회복과 공급망 경색에 따라 항공 화물 실적이 나쁘지 않을 전망이지만 국제유가나 금리·환율 등 외부 변수의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현재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으로 각각 BBB+, BBB-를 부여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매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투기 등급으로 전락한다.대한항공은 대규모 자본확충과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신용등급 하향 조정 압력이 크게 줄긴 했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주력인 국제 여객 사업 부진과 이익창출능력의 가변성 때문이다.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여객 운항 감축에 따른 변동비 감소, 인건비 절감, 신규 항공기 도입 이연에 따른 상각비 감소 효과가 있다"면서도 "화물 중심의 실적 호조는 본원적인 이익창출능력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국제여객 수요 회복 수준과 사업 환경 정상화 때 본원적인 이익창출능력 변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경과에 따라 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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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의류, 보복소비에 볕드는 신용도[2022년 산업별 신용 전망]
의류 기업들이 신용도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코로나19로 악화됐던 소비자 심리지수와 의류비 지출 전망이 살아나고 있어서다. 경쟁 강도가 거세지고 있는 의류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어 일부 기업들의 신용도는 개선세를 띨 전망이다.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는 올해 의류 산업의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주요 소비자 동향지수가 재차 상승세로 전환됐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하면서 의류 소비 회복에 대한 전망도 많아지고 있다. 기저효과에 따른 성장세 전환이 예상된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공통적인 판단이다.의류는 대표적인 소비재다. 경기 변동이나 경제 성장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민간소비 동향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 금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실업률은 의류 산업 전반의 실적에 중요한 변수다. 아웃도어 시장의 장기 침체는 2017년 이후 의류 산업 저(低)성장세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2020년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류 시장이 역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들어서야 위축된 경기가 살아나면서 의류 시장의 성장률이 회복세를 띠고 있다.의류 유통 채널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기존 유통 채널인 백화점이나 대리점에 비해 온라인 유통은 판매관리비 부담이 낮다. 의류 기업 입장에선 수익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김수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기업들의 자사 온라인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높은 성장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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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기대 수준 높아져" 파생결합사채 수수료 받기로 한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가 오는 4월부터 파생결합사채 신용평가 수수료를 신설한다. 신용평가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신용평가사들이 수수료 체계 현실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오는 4월부터 파생결합사채(ELB·DLB) 신용평가 수수료 체계를 신규 도입한다.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파생결합사채 수수료 체계 신규 도입은 시장 성숙에 따른 자본시장의 높은 기대 수준과 서비스 요구 증가를 반영한 결정"이라며 "적합한 수수료 체계 운영과 공시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파생결합사채는 2013년 5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기존 주식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중 원금 보장형 상품의 경우 사채권으로 분류하게 됐다. 발행 기업의 신용도에 연동돼 발행되고 있다. 감독당국은 2014년 2월 파생결합사채 발행 때 적격 외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평가 등급을 받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파생결합사채 시장은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면서 발행액과 평가 횟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한국신용평가는 파생결합사채 발행액과 수수료는 회사채 연간 발행 한도별 수수료 체계에 합산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파생결합사채의 기본 수수료를 총자산 기준으로 장기 신용등급과 동일하게 부여하기로 했다. 약정 기간 내에선 장기 신용등급 본 평가 때 기본 수수료를 면제한다. 파생결합사채 발행 규모에 따라 발행액 구간별로 수수료도 차등 부과한다. 1조원 이하는 2000만원, 2조원 이하는 3000만원, 3조원 이하는 4000만원, 4조원 이하는 5000만원, 4조원 초과는 6000만원이다. 정기 수수료는 기본수수료의 30%를 부과한다.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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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공포에 시계제로 신용 시장…신용평가사별 전망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내년 산업별 신용 위험 전망을 발표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내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함께 '2022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를 연다.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요 주제로 다룬다.코로나19 대확산 이후 급격하게 악화된 경기가 각국의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회복세를 띠었다. 주춤해지는 듯했던 코로나19 확산은 오미크론 변이로 다시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산업별 전망과 국가 신용등급 이슈,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 추이와 전망을 집중적으로 발표한다.한국신용평가 역시 오는 7~8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함께 내년 신용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다. 오는 7일엔 한국의 신용 전망과 거시경제를 주로 다룬다. 정부의 경쟁력과 장단기 위험 요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또 은행과 비(非)은행 금융회사의 회복력과 취약성도 설명한다.이어 오는 8일엔 탄소중립에 따른 산업별 영향과 글로벌 시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발표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내년 산업별, 기업별 신용 위험을 가늠해보고 시장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