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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은 우리만"…보험사 독점 판매권 경쟁
국내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상품은 구조적으로 비슷하고, 모방도 쉽기 때문에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배타적 사용권 인정 기간이 더 늘어나면 보험사 간 상품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대 최대 신청 전망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총 2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3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업계에서 인정하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기존 상품과 구별되는 독창적인 신상품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보험사에 신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무분별한 상품 복제를 통한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취지로 2001년 12월 도입됐다. 생명보험협회 혹은 손해보험협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2023년 26건, 지난해 36건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말 신청 건수까지 합하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보험업계에 먹거리 다툼이 치열해지자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한 상품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엔 고령 인구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보장이나 특약을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월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CDR척도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담보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았다. DB손해보험은 반려견 물림사고 발생 시 견주가 벌금형을 받으면 보장하는 상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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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환 신한라이프 CFO “자산·부채관리 역량, 보험사 성패 갈라”
"앞으로 자산·부채관리(ALM) 역량이 보험사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겁니다."주성환 신한라이프 재무그룹장(CFO)은 8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관리"라며 "ALM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회사는 저금리 환경에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과 보험부채의 잔존만기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주 그룹장이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하는 건 보험사의 ALM과 킥스 비율이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서다. 이론적으로 자산과 부채 만기가 일치하면 금리 하락기에도 킥스 비율은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부채(보험상품) 듀레이션이 자산(채권) 듀레이션보다 길면 금리 하락 시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이 증가한다. 그 결과 자본은 줄고 킥스 비율은 하락한다.주 그룹장은 "공동재보험 등 ALM 관리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ALM 역량이 보험업계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주 그룹장은 보험업계의 대표적 '재무통'이다. 옛 오렌지라이프에서 계리관리를 도맡았고, 이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한 이래 재무관리본부를 이끌어왔다.최근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신한라이프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말 킥스 비율은 189.3%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30%)를 웃돌았다.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생명보험 빅4’ 가운데서도 신한라이프의 킥스 비율이 가장 높다.주 그룹장은 향후 보험업권의 건전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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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삼성 흔들기'…삼성생명법 또 발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에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24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채권을 총자산의 3%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현재는 주식·채권 가치를 평가할 때 자산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개정안은 이를 취득 가격이 아니라 시장 가격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처분해야 해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삼성생명법은 20대, 21대 국회에서 연달아 발의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2대 국회 발의엔 김남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참여했다.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대주주(19.93%)로서 사실상 삼성전자에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면 삼성전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식 시장 활성화를 내건 새 정부 철학과도 충돌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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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보험사 킥스 비율 급락…건전성 지표 역대 최저 수준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급락했다.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보험사 지급여력 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197.9%로, 지난해 12월 말(206.7%) 대비 8.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킥스 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생명보험사는 190.7%로 전분기 말 대비 12.7%포인트 내렸다. 손해보험사는 207.6%로 3.4%포인트 하락했다. MG손해보험(-18.2%)과 롯데손해보험(119.9%), 동양생명(127.2%) 등이 낮게 나타났다.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가용 자본이 소폭 늘었지만,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 등에 따른 요구자본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킥스 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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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손보험 가입자, 보험료 절반 줄어드나
금융당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실손보험 관련 공약을 속도감 있게 실현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가 본인에게 불필요한 보장 항목을 제외하고 그만큼 보험료를 낮출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약 2200만 명에 달하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최대 30~50%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보험료 비싼 1·2세대 실손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1대 대선 정책공약집에서 “실손보험 선택형 특약 옵션 도입 등을 통한 보험료 부담 경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선택적으로 불필요한 진료 항목을 보장에서 제외하면 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다.실손보험은 출시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구분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각각 638만 명, 1552만 명에 달한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62.2%에 해당한다.과거 판매된 1·2세대 실손보험은 본인부담금이 적지만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가입자 연령에 따라 1세대 실손보험의 월보험료는 20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중에선 높은 보험료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4세대 상품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많았다. ◇ 과잉 비급여 특약 분리 ‘유력’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선택형 특약’이 도입되면 가입자는 본인에게 필요 없는 진료 항목을 보장 대상에서 뺄 수 있다. 그만큼 보험료는 내려간다. 금융소비자에겐 선택권이 넓어지는 셈이다. 기존 상품이 낫다면 그대로 계약을 유지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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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보험사 할인율 현실화' 유예 검토
금융당국이 2027년까지 예정된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규제 강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보험업권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급락하자 업계 안팎에서 건전성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서다. 당국은 보험사의 킥스 비율 권고치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추기로 했다.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보험업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보험업권 건전성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기로 했다. TF에서는 할인율 현실화 시행 계획, 기본자본 킥스 규제 도입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할인율 규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며 킥스 비율에 문제가 생긴 보험사가 속출하고 있다”며 “기존 일정대로 할인율 규제를 강화하는 게 무리가 없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할인율은 보험사가 미래에 들어오거나 나갈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커져 부채가 늘어나고 킥스 비율은 하락한다.할인율 규제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23년 당국이 킥스 제도의 안정적 도입을 위해 할인율을 높게 설정한 뒤 매년 낮추고 있어서다. 예컨대 올해부터 최종 관찰 만기가 20년에서 23년으로 확대돼 지난 1분기 보험사 킥스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할인율 규제 강화 수준을 조정하거나 일정을 늦추면 보험업계엔 큰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보험업 감독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의결하고 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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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규제 완화 기대에 나란히 반등한 보험株
보험주가 반등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기업 지배구조 개편, 업계 규제 완화 기대 등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 지수는 이달 들어 11.16% 뛰었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다. 지난 4월 9일 연저점을 찍은 뒤 두 달 만인 이날 연고점을 돌파했다. 삼성생명(23.15%)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17.41%), 동양생명(13.90%), 삼성화재(9.89%)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정부가 자본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자 보험주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에는 실손보험에 선택형 특약 옵션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2세대 실손보험 계약을 보장하지만 가입자가 불필요한 진료 항목을 보장 내역에서 제외하면 보험료를 인하해 주는 것이 골자다.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의 불필요한 ‘의료 쇼핑’이 감소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상법 개정 등 이재명 정부가 내건 자본시장 활성화 관련 공약도 보험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보험주 가운데서도 삼성생명 등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 상승률(한 달 43.97%)이 특히 가파른 이유다. 홍예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장기채 위주로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사의 자본비율도 개선될 것”이라며 “최근 보험주 주가 상승세는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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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금융주, 전망 갈려…증권·은행 '맑음' 보험은 '흐림'
금융주가 주주환원 확대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업종별 차별화가 커질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증권과 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겠지만, 보험은 환경 변화 및 규제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증권사 11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21.49% 급등했다. 금융지주·은행주 10개를 담은 KRX 은행지수는 10.93%, 보험주 11개를 담은 KRX 보험지수는 12.05% 상승했다.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증권업계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 이후 금융사 주주환원율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재평가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외국인이 금융주를 대거 순매수하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금융주 내에서도 업종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권사는 하반기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선정 등 신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운용하면서 원금을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추가 자금 조달 수단을 통해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 역시 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늘릴 것이란 기대가 여전하다.보험업은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1분기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어든 4조967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도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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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보험사 순이익 4조원…손해율 상승으로 15.8% 감소
올해 1분기 보험회사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감과 산불로 인해 손해보험사의 지급보험금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었다.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조9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8%(7699억원) 감소했다.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1조69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1%(2083억원) 줄었고, 손보사는 19%(5616억원) 급감한 2조4011억원의 순익을 냈다.상대적으로 손보사 이익 감소폭이 큰 것은 대형 산불 등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에 따라 보험손익이 나빠져서다.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등으로 1분기 투자손익이 전년 대비 4182억원(46%) 늘었지만, 손해율이 뛰면서 보험손익은 36%(1조863억원) 줄었다. 생보사의 경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악화하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1조6956억원을 기록했다.수입보험료는 생·손보사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는 31조1121억원으로 11.0%, 손보사는 31조6190억원으로 3.2% 불어났다. 이 밖에 1분기 총자산이익률(ROA)은 1.27%로 작년 동기 대비 0.32%포인트 하락했다.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94%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총자산은 1300조6000억원, 총부채는 1168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각각 2.5%(31조6000억원), 3.7%(41조3000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132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6.9%(9조8000억원) 감소했다.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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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30년물 2.63% vs 10년물 2.77%…보험사 '초장기채 사재기'에 금리 역전
초장기 30년·5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0년 만기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초장기채 매입을 늘린 영향이다. ‘초장기채 수요 폭발→금리 하락 가속화→건전성 악화’라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연 2.631%를 기록했다. 만기가 더 짧은 10년 만기채(연 2.766%), 20년 만기채(연 2.732%)보다 금리가 낮았다.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527%로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대비 더 낮았다.일반적으로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가격이 더 싸다는 의미다. 장기 채권일수록 금리 변동과 같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모두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국채보다 더 높은(저렴한) 이유다. 통상 경기 침체가 예상될 때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지만,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2.348%)는 10년 만기보다 낮다.최근 국내 초장기채 금리가 역전된 배경엔 보험사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초장기채 공급이 시장(보험사) 수요를 따라오지 못해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내리는 것이다. 보험사는 주로 장기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돈이 들어올 시기와 나갈 시기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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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고무줄 회계 논란…조사 나선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예상손해율 산정 과정을 조사한다. 보험사마다 예상손해율 추이가 다르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자 금감원이 구체적인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2023년 보험회계기준(IFRS17) 시행 후 3년 차를 맞았지만 ‘고무줄 회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쪽에서 “보험사들이 실적을 부풀리고 있으니 금융당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다른 한쪽에선 “기업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한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 확산2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각 보험사에 장기보험 예상손해율 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근거를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별로 예상손해율 추이가 다르게 나타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현재 보험사별로 공시하는 전체 상품의 예상손해율 외에 주요 담보별 손해율 등을 쪼개서 들여다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금감원이 이 같은 조사에 나선 것은 메리츠화재가 제기한 실적 부풀리기 의혹 때문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14일 콘퍼런스콜에서 “회사 간 실적손해율은 유사한데, 예상손해율 추세는 완전히 반대인 경우가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예상손해율을 낮게 잡으면 회사는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리고 지급여력(K-ICS) 비율을 높이는 등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대부분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주장에 크게 반발했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16일 콘퍼런스콜에서 “장기 예상손해율을 바라보는 데 있어선 회사의 상품 포트폴리오나 보유 계약 구조 등에 따라 그래프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냥 보수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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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 해외점포, 작년 흑자전환
국내 보험사가 지난해 해외점포에서 2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해외점포 순이익은 1억5910만달러(약 217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430만달러 적자에서 1억7340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생명보험사는 2023년보다 3.5% 늘어난 6400만달러(약 885억원)의 이익을 냈다. 생보사들이 보험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영향이다. 손보사는 산불 등 대형 사고 기저효과로 9510만달러(약 131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지난해 말 자산은 73억4000만달러(약 10조8000억원)로 2023년 말보다 14.3%(9억2000만달러) 늘었다. 보유계약 증가 등에 따른 책임준비금 확대로 부채가 16.1% 많아졌고, 순이익 증가와 자본금 납입 등으로 자본도 12.0% 불어났다.해외 진출한 국내 보험사는 11곳(생보 4곳·손보 7곳)으로 11개국에서 4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점포가 가장 많다. 지난해에는 DB손해보험이 베트남 현지 손보사 2곳의 지분을 새로 취득하면서 국외점포가 2곳 늘었다. 금감원 측은 “현지 경기 변동, 기후변화 등에 따라 해외 점포의 재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해외점포의 재무 건전성 및 신규 진출 점포의 사업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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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해외사업 실적, 삼성·DB 웃었다
지난해 해외사업 실적 1위(순이익 기준)를 차지한 보험사는 삼성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의 해외 실적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 시장 포화로 성장 정체를 맞은 보험사들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글로벌 보험사와 비교할 때 국내 보험사의 내수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다.◇삼성화재 해외 실적 1위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해외 점포가 있는 4개 생명보험사(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와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가운데 해외사업 성적이 가장 좋은 곳은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유럽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7개 법인과 지점에서 지난해 순이익 440억원을 올렸다. 집계 대상 실적은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 현지 법인과 해외 지점이다. 해외 실적으로 잡히진 않았지만 삼성화재는 지분 19%를 보유한 영국 캐노피우스에서도 작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화재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수입보험료는 2023년 5089억원에서 지난해 6841억원으로 34.4% 증가했다.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 곳은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해외 점포에서 38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회사의 해외 수입보험료는 2023년 5711억원에서 작년 1조353억원으로 81.3% 급증했다. DB손해보험이 작년 4월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 등 두 개 보험사 지분 75%씩을 인수하며 외형이 커진 덕이다.현대해상의 작년 해외 점포 순이익은 168억원으로 전년보다 226.7% 늘었다. 이 회사의 해외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30.3% 증가한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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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 규제 완화…지급여력 150→130%로
보험회사가 지켜야 하는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기준이 기존 150%에서 130%로 낮아진다.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보험업법 시행령·감독규정을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달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된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당국은 후순위채 중도 상환 및 인허가 등의 요건으로 보험사에 킥스 비율 150%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금리 하락 등으로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급락해 규제 준수가 어려워지자 당국이 권고치를 조정하고 나섰다.해약환급준비금 적립 비율 규제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킥스 비율이 190% 이상일 때 준비금을 80%만 적립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170% 이상이면 된다.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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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쟁탈전'…보험만 석달새 1.1조 이탈
40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자금을 둘러싸고 금융회사 간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보험업권이 올 들어 유일하게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 들어 1조원 넘게 줄어든 반면 은행과 증권업계에선 각각 3조원 넘게 증가하면서다. 최근 보험사들이 암보험 등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저축보험 및 연금 상품에 소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보험사의 연금 사업이 축소되고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중장기적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연금 쪼그라드는 보험업21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6개 생명·손해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96조363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 확정급여(DB), 확정기여(DC),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을 모두 합한 수치다. 작년 말(97조4975억원)과 비교해 1조1336억원 쪼그라들었다.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228조998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조2302억원 증가했다. 국내 14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총액은 같은 기간 3조6931억원 급증하며 107조6188억원을 기록했다.그동안 보험업권은 은행에 이어 ‘퇴직연금 2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작년 증권업권이 처음으로 보험업권을 역전한 후 올 들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된 후 보험업권의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올해 기금형 퇴직연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부담 요인이다. 시장에선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시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