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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간배당 자제하라"…금감원, 보험사에 권고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낸 데 대해 금융당국이 “회계 착시 효과가 큰 만큼 중간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생명·손해보험사가 올 1분기에만 수조원대 순이익을 냈지만 이는 체질 개선보다 올해 전면 개편된 회계기준 영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들에 중간배당 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분기 보험사 실적 개선은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회계기준(IFRS9·IFRS17) 도입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이를 기반으로 중간배당 등 사외 유출이 발생하면 향후 금리 등 외부 환경 급변으로 실적이 악화할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했다.'회계착시' 보험사 역대급 실적…금감원 "언제든 손실 가능"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생명보험·손해보험회사 20곳의 순이익(별도 기준)은 4조75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조7100억원)보다 27.9% 늘었다. 생보사 10곳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9% 증가한 2조4100억원으로 손보사 10곳(2조3352억원·12.2% 증가)보다 많았다. 생보사 중에는 삼성생명이 올 1분기에 작년 1분기보다 123.5% 급증한 794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교보생명 4492억원(50.6%), 한화생명 3569억원(17.3%), 동양생명 1565억원(129.8%), 신한라이프 1406억원(1.4%) 등 순이었다. 손보업계에서도 삼성화재(5801억원·16.7%) DB손보(4060억원·-15.9%) 메리츠화재(4047억원·24.5%) 현대해상(3336억원·-3.5%) KB손보(2643억원·28.9%) 등 주요 기업이 예상보다 많은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회계 착시의 영향이 크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올해

  • 금감원, 보험사 '고무줄 CSM' 논란에…가이드라인 내놓는다

    올해 도입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상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놓고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 이달 안에 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했다.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11일 23개 보험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러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전달했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 계약의 비실현 이익을 현재 가치로 나타낸 수치다. 각 보험사는 스스로 결정한 손해율, 해약률 등 계리적 가정을 기초로 CSM을 산출한다. ▶본지 5월 8일자 A16면 참조 그런데 최근 업권 및 보험사별 CSM 차이가 지나치게 크게 나타나면서 신뢰성과 비교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해보험사 10곳의 전체 보험 부채 대비 CSM 비중은 평균 36.1%인 데 비해 생명보험사 20곳은 8.0%에 그쳐서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CSM은 각각 9조5587억원과 4조591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에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른 시일 안에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과 무·저해지 보험 비중이 높은 손보업계를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 외에 자의적 판단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추가로 조사해 중요도 순으로 세부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간담회에서 “보험사가 CSM을 높이기 위해 보험 기간을 최대한 늘려 상품을 구성하고 이를 집중 판매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내놨다. 금감원은 CSM 산출과 관련해 DB손해보험 DB생명보험 현대해상 KB라이프생명 등 4개사의 수시검사에 나선다. 차 부원장보는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 CS 사태에…금융지주·보험 신종자본증권 발행 막히나 ‘노심초사’

    CS 사태에…금융지주·보험 신종자본증권 발행 막히나 ‘노심초사’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사태에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보험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불똥이 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22일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잔액은 약 67조6000억원에 달한다. 신종자본증권이 25조1000억원(37.1%), 후순위채가 42조5000억원(62.9%)이다. 은행들의 발행 잔액이 37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6.1%를 차지한다. 이 외에 보험사, 증권사, 여전사, 일반회사, 금융지주 등이 주로 발행한다. ◆은행들 신종자본증권 발행해야 하는데…차환 계획 꼬이나문제는 이번 CS의 AT1 전액 상각 처리로 국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은 2013년 바젤Ⅲ(은행건전성 감독을 위한 국제 협약) 도입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왔다. 은행권은 사업보고서와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는 내달부터 속속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재개하려 했으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리테일 수요에 기반해 발행돼 투자 심리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CS 사태로 “주식보다 채권이 먼저 상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지난달 3000억원 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우리금융지주는 전체 수요예측 참여 금액 7850억원 중 5130억원(65.3%)을 투자매매중개업자 수요로 채웠다. 투자매매중개업자 물량은 증권사 리테일 부서 수요에 해당한다. 리테일 부서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참

  • 코스닥 ‘스팩 최대어’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기관 수요예측 선방

    코스닥 ‘스팩 최대어’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기관 수요예측 선방

    코스닥에 상장하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중 역대 최대 공모금액에 도전하는 미래에셋드림스팩1호가 수요예측에서 63 대 1의 경쟁률로 선방했다.미래에셋드림스팩1호는 2월 27~28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63.1대 1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258개 기관이 참여했는데 이들의 총주문금액은 3조3135억원으로 집계됐다.경쟁률 숫자 자체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공모금액이 7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스팩이란 점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상장 전 투자금액까지 포함한 예상 시가총액은 850억원이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코스닥에 상장하는 스팩으로는 이례적으로 주요 공제회와 보험사 등 대규모 운용사가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아 앵커 투자자 역할을 해주었다”며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의 합병 성사 가능성과 비교적 높은 예치 이자율(3.7%)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공모금액 700억원은 2010년 국내에 스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코스닥에 상장한 스팩 중 가장 큰 규모다. 일반 IPO 기업까지 포함해도 올해 가장 공모금액이 큰 IPO 거래다.이전에 코스닥에 상장한 스팩 중 최대어는 NH스팩20호와 하나금융25호스팩, 삼성스팩8호 등 공모금액 400억원 규모였다. 유가증권시장까지 포함하면 지난 2021년 5월 상장한 NH스팩19호(공모금액 960억원)에 이어 미래에셋드림스팩1호가 두 번째다.미래에셋드림스팩1호는 합병 전 대우증권에서 내놓은 2010년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공모금액 875억원) 이후 약 13년 만에 미래에셋증권이 상장시키는 대형 스팩이다. 당초 공모금액 850억원을 목표로 잡았지만, 국내 스펙 시장 상황을 감안해 소폭 하

  • '성과급 잔치' 보험·카드사에도…금감원, 칼 빼든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보험사와 카드사에 대해서도 보수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를 대상으로 임직원 보수 체계 점검에 들어갔다.지난해 고금리 등에 힘입어 약 9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수천억원의 ‘통 큰’ 성과급을 지급해 은행과 마찬가지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작년 1조2837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삼성화재는 임직원 성과급으로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지급했다. KB손해보험(순이익 5580억원·전년 대비 84.7% 증가)도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DB손해보험(9970억원·14.2%)은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줬고 현대해상(5746억원·32.8%)과 메리츠화재(8683억원·30.9%)도 각각 연봉의 30~40%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차장급 기준 2000만~5000만원을 받았고 50여 개 보험사를 합쳐 지급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신한 국민 우리 삼성 등 4개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8467억원에 달했다. 순이익 6223억원(전년 대비 12.9% 증가)을 기록한 삼성카드는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나눠줬고 우리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성과급을 줄 전망이다. 일부 카드사는 이미 성과급 지급을 완료하고도 외부에 관련 정보가 노출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의 보수 체계도 한번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냐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 보험사 공시 강화한다…'5년 계약 유지율' 공개해야

    오는 9월부터 보험사별로 지난 5년간 유지해온 보험 계약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험금 신청 이후 3일 내 지급하는 ‘신속 지급’ 비율과 평균 소요기간 등도 공시된다.금감원은 14일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해 기간별로 보험료를 정상 납부하고 있는 계약 비중을 뜻하는 ‘1년, 2년, 3년, 5년 유지율’을 반기마다 공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는 유지 회차, 상품 종류, 모집 채널에 따른 유지율을 반기마다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얼마나 신속하게 지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신속 지급(3일 내) 공시도 추가할 예정이다. 보험금 청구를 접수하고 3일 내에 지급한 비율 및 평균 소요 기간 등이 공시된다.이호기 기자

  • 채권 내다파는 보험사들…지난달 3.5조어치

    채권 내다파는 보험사들…지난달 3.5조어치

    올해 들어 자금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지만 채권시장 ‘큰손’인 보험사들은 지난달 3조원이 넘는 채권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리스크가 아직 가시지 않은 데다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채권 매각에 따른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지난 1월 채권 13조5702억원어치를 매도하고 10조784억원어치를 매수해 모두 3조49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보험사들의 채권 순매도 행렬은 작년 9월부터 시작됐다. 순매도 규모는 9월 6317억원, 10월 2조2319억원, 11월 3조5534억원으로 석 달 연속 증가했다.2012년에 대거 팔았던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작년 하반기 일제히 도래하면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채권을 내다 판 자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려는 보험사가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엔 보험사들이 채권 1조236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분위기가 잠깐 반전됐다. 생명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이자율을 연 6% 직전까지 끌어올리는 등 금리 경쟁을 벌인 결과 현금(보험료)이 대거 유입된 게 채권 매각 유인을 다소 줄였다는 평가다.보험업계의 채권 순매수세가 한 달 만에 꺾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저축성보험 해지가 늘었는데 보험료 수입은 줄어드는 등 유동성 문제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여기에 올해 4조원이 넘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 자본증권 콜옵션 물량이 대거 쏟아진다.최근 들어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연초에 예상과 달리 금리가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 채권 매각 이익을 실

  • '마통' 뚫는 보험사 "유동성 리스크 선제 대응"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단기 차입 한도를 늘리고 있다. 향후 대규모 보험계약 해지나 보험금 지급 등 긴급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려면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은행 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지 꺼내썼다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맥락이다.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단기 차입 한도를 기존 13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단기 차입금은 상환 기한이 1년 이내 도래하는 차입금을 말한다. 금융회사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급전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자기자본의 10%(대기업은 5%) 이상 증감에 대해서는 공시해야 한다.이에 따라 신한라이프는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1조4000억원 한도 범위에서 은행 당좌차월(차입)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을 통해 단기 차입금을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다.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말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전체 보험업계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생명은 단기차입 한도를 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푸본현대생명도 한도를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상향했다.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연말 퇴직연금 만기가 도래해 고금리 은행 예금 등으로 자금을 옮기려거나 향후 경기침체로 보험을 해약하려는 수요가 커질 경우 보험사엔 유동성 압박이 생길 수 있다”며 “그렇다고 보유 채권을 대거 매각하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기 차입 한도를 늘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이호기 기자

  • 보험사 유동성 위험 비상...신평사들 리스크 전수 조사 착수

    보험사 유동성 위험 비상...신평사들 리스크 전수 조사 착수

    신용평가사들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유동성 위험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연말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대거 이탈 조짐을 보이는 데다 2012년 세제 개편을 앞두고 판매한 저축성 보험의 만기 해약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신용평가사들은 기존 유동성 지표뿐만 아니라 운용 상품 비중과 영업현금흐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보험사 34곳을 대상으로 유동성 점검에 돌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퇴직연금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를 대상으로 유동성 대응력을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기업평가는 보험사들의 RP 매도와 관련한 자금 수지 불균형을 조사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보험사의 유동성 현황과 잠재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있다.신평가들이 집중 점검에 나선 것은 보험사의 재무 안정성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들어 국내 34개 보험사 중 약 80%인 26개 사의 유동성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의 유동성 비율은 2016년 12월 350%에서 지난 6월 말 198%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유동성 비율도 250%에서 182%로 주저앉았다. 보험사가 외부 차입 없이 정상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가졌는지 측정하는 수지 차 비율도 2016년 이후 6년간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의 상품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가입자들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2012년 말 세제 개편 직전 공격적으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이 올해 만기가 도래한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저축성 보험은 보험의 원래 기능인 위험 보상과 투자적 성격을 동시에 가진 상품으로, 만기 시 납

  • 돈 급한 보험사, 두달간 채권 5兆 팔아…캐피털債 금리는 3배 '껑충'

    돈 급한 보험사, 두달간 채권 5兆 팔아…캐피털債 금리는 3배 '껑충'

    은행 예금과 초우량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이 장기화하면서 보험 증권 캐피털 등 제2금융권이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시장의 ‘큰손’ 보험사들은 채권을 사들이기는커녕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5조원 가까운 규모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의 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캐피털사는 1년 만에 채권 금리가 세 배 치솟는 등 사실상 자금 조달 길이 막히고 있다. 수년간 저금리 호황을 누린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시장 전반에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보험사 석 달째 채권 순매도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보험업계는 이달 들어 19일까지 2조4900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10월 한 달간 2조2319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2조원이 훌쩍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다. 장기물 채권 시장의 큰손인 보험사들이 이렇게 장기간 대규모로 채권을 순매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달 초 금융당국이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 매도를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보험사들은 앞뒤 사정을 가리지 않고 현금 확보에 혈안이 됐다. 내년 시행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유동성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데다, 보험업계가 2012년 경쟁적으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도 올해부터 만기가 속속 돌아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금 수요가 커졌다. 더욱이 최근 은행 예금으로 갈아타기 위해 보험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1년 만기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시중은행 예금과 비교하면 통상 만기 5년

  • 자본확충 나섰던 보험사, 금융비용 늘자 '비상'

    DCM

    자본확충 나섰던 보험사, 금융비용 늘자 '비상'

    국내 보험사들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의 지급 이자를 포함한 각종 금융비용이 올해 8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요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잇달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기 시작한 탓이다. 최근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콜옵션) 연기 사태에서 나타난 것처럼 내년 이후에도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관련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너도나도 신종자본증권 발행…명암은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초 발간한 ‘신제도 도입에 엇갈리는 보험사별 명암’이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올해 보험사들의 자본증권 관련 금융비용이 8200억원으로 작년(5887억원)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자본증권이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포괄한 개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5~10년 정도로 짧은 후순위채와 달리 30년 이상 명목 만기에다 이자 미지급 가능성 등 조건이 붙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발행된다. BIS가 1998년 기본자본(Tier1)으로 인정하면서 주로 은행권에서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왔지만 보험업계에서도 2017년 IFRS17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조금씩 발행 물량이 늘기 시작했다.특히 보험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을 산정할 때 후순위채는 잔존 만기 5년 이내인 경우 가용자본으로 매년 20% 차감 적용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까지 100% 인정받을 수 있어 금리가 약간 높더라도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

  • 반복되는 A급 보험사 외면 현상…ABL생명 후순위채 수요예측 미달

    반복되는 A급 보험사 외면 현상…ABL생명 후순위채 수요예측 미달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자본성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에서 잇따른 미매각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자본 확충을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이 쏟아지면서 신용등급 A급 보험사들이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보험은 630억원 규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13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신용평가사들은 ABL생명보험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매겼다. 10년 만기에 발행 후 5년째 되는 연도에 기관들이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콜옵션이 달려 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ABL생명보험은 지급여력(RBC) 비율 개선을 위해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ABL생명보험의 RBC비율은 상반기말 기준 210.3%에서 219.2%로 오를 예정이다.자본 확충을 위해 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면서 기관투자가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신용등급이 A급인 보험사들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신용등급 A급인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의 자본성증권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최대 6.7%의 고금리를 제안한 ABL생명보험도 증권사 등 리테일 수요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AA급 자본성증권이 5%대 고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기관투자가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단기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5년 콜옵션의 투자 기간이 길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발행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이 길어지자 유상증자로 자본 확충에 나서는 보험

  • 'IT 인력 모시기' 나선 금융사들

    'IT 인력 모시기' 나선 금융사들

    국내 금융회사의 전체 임직원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정보기술(IT) 인력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과 금융회사의 협의체인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31일 발간한 ‘2021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155개 금융회사의 IT 인력은 1만1541명으로 전년(1만264명)보다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금융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22만5721명에서 22만4060명으로 0.7% 감소했다.금융사들이 전체 인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IT 인력의 신규 채용을 확대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융사 전체 임직원에서 내부 IT 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말 4.5%에서 지난해 말 5.2%로 높아졌다. 특히 금융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기획·설계 인력과 개발 인력 규모가 전년 대비 각각 37.5%, 20.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금융사들은 IT 인력의 외주 비중도 축소하고 있다. IT 인력 가운데 외주 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58.1%, 2020년 57.8%, 2021년 55.5%로 줄었다. 외부 IT 인력 의존도가 가장 높은 업종은 신용카드사(70.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44.7%)은 외부 인력 의존도가 가장 낮았다.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IT 예산은 7조9748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했다.박상용 기자

  • 금융위 "해약환급금 준비금 신설"…내년부터 보험사 배당 등 유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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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해약환급금 준비금 신설"…내년부터 보험사 배당 등 유출 제한

    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신설해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건전성이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될 경우 회계상 이익 증가에 따른 보험사의 ‘과다 배당’이 줄어들 전망이다.금융위원회는 25일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10차 회의를 열고 IFRS17 도입 이후 준비금 적립방안을 논의했다. 금리 변동에 따른 보험사의 해약환급금 부족액을 이익잉여금 내 해약환급금 준비금(법정준비금)으로 적립토록 한 것이 주된 내용이다.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할 경우 보험사가 적립하는 보험부채가 감소해, 보험계약 해약시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인 해약환급금(원가 평가)에 미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해약환급금 부족액은 자본으로 인정된다. 보험부채 감소→자본(이익잉여금) 증가→(주주)배당가능이익 증가→주주 배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하지만 이렇게 해약환급금 부족액이 지속적으로 사외 유출될 경우, 보험사가 실제 적립한 보험부채가 부족해 계약자에게 해약환급금을 지급하지 못하게될 수 있다. 해약시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임에도 별도의 적립 의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이에 금융위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새로 만들었다. 이 법정 준비금은 배당가능 이익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해약환급금 부족액의 사외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실제 돈을 더 번 것이 아니라 ‘회계상 이익’이 증가한데 따른 배당 부담 확대를 피할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큼 배당받을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quo

  • "금리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둔화…PF발 보험사 건전성 우려"

    최근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훨씬 큰 보험업권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긴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산업의 부동산 PF 대출' 리포트를 발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보험업권의 PF 대출 잔액은 42조원으로 국내 18개 은행(29조원)보다 13조원이나 많다.보험업권 PF대출 잔액은 2018년 23조3000억원, 2019년 27조3000억원, 2020년 36조4000억원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말 20.1%에서 작년 말 30.6%로 확대됐다.매년 연체율은 개선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업권 PF 연체율은 2017년 0.31%에서 작년 0,07%까지 낮아졌다. 2010년 저축은행 업계발(發) PF 부실 사태가 터진 이후 보험사들이 PF 관련 위험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가령 브릿지론 비중을 줄이고 대출상환 순위가 높은 계약 비중을 늘렸다. 또한 시행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신탁계정을 통해 자금관리를 했으며, 공정률과 분양률 연계를 통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 등도 펼쳤다.그러나 전 연구위원은 "부동산 PF대출 시장에서 차주의 위험관리로 인해 보험회사가 노출된 위험의 크기는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와 이로 인한 분양 위험에는 여전히 노출돼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해외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 생명보험산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