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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우수 협력사 진원도 쓰러졌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에 루프랙을 납품하는 1차 협력회사 진원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20년 역사의 부품사마저 문 닫게 했다. 진원의 법정관리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일부 완성차업체 공장은 한때 생산 차질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비 증가에 생산량 감소까지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5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진원에 대해 모든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진원에서 ‘돈을 더 빌려줄 수 없겠냐’는 요청을 받았지만, 빚이 너무 늘어 더 이상 지원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울산에 본사를 둔 진원은 2002년 설립된 루프랙(차량 지붕에 짐을 싣게 하는 장치) 전문회사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부품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 544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올렸지만 1년 내 갚아야 하는 은행 빚만 200억원가량으로 늘면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매출은 6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지만,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고정비 증가와 함께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국내 완성차업체의 생산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1~10월 생산은 284만219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19로 11.2% 급감한 작년보다 생산대수가 더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0.3%, 5.7% 증가했지만 르노삼성(-3.2%) 한국GM(-31.3%) 쌍용차(-23.9%)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경기 화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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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기업 플루오린코리아, 코스닥 상장준비 착수
반도체 및 2차전지 소재기업인 플루오린코리아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는 앞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상장 전략과 공모 일정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목표로 한 코스닥시장 입성시기는 2023년이다.2005년 설립된 플루오린코리아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인 불소(F2)가스와 육불화황(SF6)가스, 2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 등을 만들고 있다. 첨단소재 제조기업인 케이엔더블유가 모회사다. 플루오린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74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냈다. 오범석 플루오린코리아 대표는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매출을 늘리고 탄소배출권 사업 규모도 키워 상장시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분야 설비투자와 품질경영 등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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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반도체난…애플, 매출 타격 불가피"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미국 투자회사 인디펜던트솔루션스웰스매니지먼트의 폴 믹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심각성이 과소 평가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믹스 매니저는 닷컴 버블 때 메릴린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믹스 매니저는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한 일부 기업은 제품을 출하하지 못할 것”이라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들 기업의 주가가 아주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락폭이 매우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미국 반도체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스 세미컨덕터 ETF’는 지난 6개월간 35% 상승했다.믹스 매니저는 지난해 6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본격화하기 몇 달 전부터 반도체 제조기업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 그는 여전히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다만 개인투자자가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반도체 수요가 많은지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이 공급망을 잘 운영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브로드컴과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를 공급망에 잘 대응하는 회사로 꼽았다.믹스 매니저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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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5년만의 訪美…반도체·백신 챙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홀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를 마무리 짓고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과제다. 그가 미국 출장에 나선 것은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 파운드리 투자 결정과 관련해) 여러 파트너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논의하기 위해 모더나 측과 만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 (모더나 본사가 있는) 보스턴에 갈 것 같다”고 답했다.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방미 기간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접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에 공급망 관련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고객사 영업비밀 등을 뺀 보고서를 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추가 정보를 요구한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홀로 출장길에 나선 만큼 개인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삼성전자 임원들이 합류할 수도 있지만 수행원이 없다는 것은 철저히 대외비에 부쳐야 할 비즈니스미팅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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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사 맞나요?…엔비디아, AI 넘어 '메타버스 꿈'
엔비디아는 최근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암호화폐,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메타버스, 우주 등을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빠지지 않고 포함된다. 이들 ETF의 수익률을 책임지는 회사기도 하다. 올 들어 주가가 135% 올랐다. 최근에는 새로운 테마를 만나 또 한번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메타버스 테마에 올라타면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TSMC를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 시장 잡는다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꾸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다.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시대로의 전환’을 발표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현지시간)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35% 올랐다. 지난 4일 웰스파고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245달러에서 320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하루에만 12% 급등했다. 웰스파고가 주목한 것은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다. 유명 가상세계 3차원(3D) 제작 툴이 한곳에 모이는 오픈 플랫폼이다. 마야, 언리얼엔진, 블렌더 등 서로 다른 3D 제작 툴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이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 공간에선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애런 레이커즈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는 산업, 제조, 디자인, 엔지니어링,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메타버스를 적용하는 데 ‘핵심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독형 서비스인 옴니버스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이다.베타 서비스로 선보인 옴니버스가 인기를 끌자 엔비디아는 기업용 구독 서비스를 따로 내놓고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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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옵트로, 경쟁률 68대1로 일반청약 마감
반도체 부품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바이옵트로가 68 대 1의 경쟁률로 공모주 일반청약을 마쳤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옵트로는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68.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증거금은 638억원이 들어왔다.기관투자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자 일반청약 분위기도 미지근했다는 평가다. 바이옵트로는 지난 4일 마친 기관 수요예측에서 20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비교적 낮은 기관 참여도에 바이옵트로는 공모가격을 희망범위(7500~8500원) 하단인 7500원으로 결정했다.2000년 설립된 바이옵트로는 전기 부품을 납땜한 얇은 플라스틱 판인 인쇄회로기판(PCB)를 검사하는 전기검사기(BBT) 등을 제조하고 있다. PCB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 등에 쓰이고 있다. 바이옵트로는 지난해 매출 161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냈다.공모절차를 마무리한 바이옵트로는 오는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2016년 코넥스시장에 입성한 지 5년 만에 더 규모가 큰 시장으로 옮기게 됐다. 공모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611억원이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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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품사 지오엘리먼트에 3조 몰려
반도체 부품 회사인 지오엘리먼트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진행한 일반청약에 3조원 가까운 증거금이 몰렸다. 15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오엘리먼트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청약에 2조9730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청약 경쟁률은 1537 대 1이었다. 1631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이어 개인투자자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2005년 설립된 지오엘리먼트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박막 증착과 배선 작업에 쓰이는 부품과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공모 절차에 들어가기 앞서 진행한 기술성 평가에선 전문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32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2019년보다 38%, 124%씩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매출 116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공모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오엘리먼트는 이달 11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격(1만원) 기준 시가총액은 614억원이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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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품사 지오엘리먼트, 공모가 1만원 확정
반도체 부품 제조회사인 지오엘리먼트가 기업공개(IPO) 공모가격을 1만원으로 확정했다. 16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하자 공모가격을 당초 희망가격 최상단보다 15% 높였다.지오엘리먼트는 지난달 28~2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 1460개 기관이 참여해 약 16조4000억원의 주문을 넣었다. 경쟁률은 1631 대 1이었다. 참여 기관 중 99.1%가 희망가격(7600~8700원) 최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은 적었다. 참여 기관의 15.4%가 짧게는 15일, 길게는 6개월 동안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확약을 걸었다.이 회사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격을 1만원으로 결정했다. 최종 공모가격 기준 공모 규모는 154억원, 시가총액은 614억원이다. 2005년 설립된 지오엘리먼트는 반도체 공정 중 금속 배선작업에 쓰이는 ALD(원자층 증착)과 PVD(물리적 증착) 공법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공모절차를 시작하기 전 기술성평가에서 전문평가기관들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32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38%, 124% 늘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매출 116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기관 수요예측을 마친 지오엘리먼트는 오는 2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모집물량은 38만6750주다.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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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값 올들어 처음 꺾여…내년 상반기까지 약세 가능성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29일 발표한 10월 D램 고정거래가격 하락폭(-9.51%)은 업계의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최대 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업계는 3개월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분기 첫 달의 가격이 상당 기간 이어진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는 현재 수준의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전조증상은 이미 나타났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한때 5달러를 돌파했던 PC용 D램 현물가격은 지난 5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9월에는 7개월 새 최저치(3.8달러)를 기록하며 연말 가격 조정 가능성을 알렸다. 주로 중소업체들이 적은 물량을 구입할 때의 가격인 D램 현물가격은 시황을 직접 반영해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D램 가격 폭락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고객사 재고가 많다. 공급망(SCM) 붕괴를 우려한 기업들이 미리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고객사가 재고를 우선 소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가격 협상이 장기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시스템 반도체와 부품 수급난으로 반도체 고객사들의 생산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실제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IC(집적회로), 기판 등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금융분석 업체인 서스키해나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리드타임)이 작년 말 13주에서 올 3분기 22주로 크게 길어졌다. 수급난이 심각한 MCU의 리드타임은 33주에 달했다. 애플은 시스템 반도체와 부품 공급 부족으로 올해 아이폰 생산량을 계획보다 1000만 대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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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가 실적 갈랐다…GM 이익 반토막, 현대차·테슬라 질주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포드가 반도체 공급난의 직격탄을 맞았다. GM은 3분기 판매량과 순이익이 거의 반 토막 났다. 반면 현대자동차·기아, 테슬라는 반도체 수급 관리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공급망 관리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GM, 포드는 북미 자동차 시장의 지배자였지만 지금은 테슬라의 그늘에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GM, 순이익 40% 급감GM은 27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 268억달러, 순이익 24억달러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40% 급감했다. 포드는 28일 3분기 매출 356억달러(-5%), 순이익 18억달러(-23%)를 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순이익(2조6126억원)이 흑자 전환하고, 테슬라 순이익(16억2000만달러)이 380%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2분기까지만 해도 ‘생산량 감소→견조한 수요→차값 상승’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깜짝 실적’을 냈다. 소비자들은 신차를 사기 위해 몇 개월씩 기다렸고 차값은 1년 새 평균 6% 이상 뛰었다. 완성차 업체가 대리점에 주는 인센티브도 줄었다. 기업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생산 공장에 반도체를 몰아주며 ‘비싼 차’를 생산하는 데 주력했다.3분기는 달랐다. 반도체 수급 관리에 실패한 GM의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4% 줄어든 53만 대에 그쳤다. 3분기도 2분기와 같은 전략으로 접근했지만, 판매량 급감을 방어하지 못했다. GM보다 그나마 상황이 나았던 포드의 판매량도 같은 기간 14% 줄어든 101만 대에 그쳤다.GM은 아직 반도체 공급난에 허덕이고 있다. GM은 “내년에 딜러점의 재고가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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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파는 것보다 많이 남겨야…반도체 기업 "재고 조절로 이익 방어"
“시장 상황에 따라 재고와 투자를 유연하게 조절하겠다.” 올초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설비 가동 시점을 늦추거나 물건도 덜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매출과 점유율 극대화가 지상과제였던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필요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익을 중시하는 경영기조가 자리잡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외형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삼성전자는 28일 3분기 실적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시황과 연계해 시설투자를 탄력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추진하는 경기 평택과 중국 시안공장 메모리 라인 증설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하겠다는 메시지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라인에 클린룸부터 준비해놓고 가동 여부는 시장 상황을 보고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재고와 출하량을 조절해 시장 수요보다 지나치게 공급이 많아지는 상황을 피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생산 증가율(비트그로스)은 -1.6%였다. 2분기(5.1%)와 비교하면 출하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미국 마이크론의 미국 회계연도 4분기(6~8월) 재고자산도 전 분기 대비 1.1% 감소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계 재고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표현했다.기업들의 재고 조정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D램 수익성을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출하량과 재고를 보수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K하이닉스의 기조도 비슷하다. 3분기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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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투자 보폭 넓히는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 계열 벤처캐피털(VC)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투자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2차전지, 배터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28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배터리 진단 전문기업 민테크의 시리즈 B 라운드에 투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번 라운드의 투자금 규모는 1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45억원 규모 시리즈 A 라운드에 이어 약 1년 6개월 만의 투자 라운드다. 지난 라운드 때 20억원을 투자한 미래에셋벤처는 팔로온(후속 투자)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2015년 설립된 민테크는 배터리를 진단·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고유의 배터리 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의 제조 공정에서 안전성 평가 설비나 배터리 사용 중 실시간 진단, 재사용 베터리 평가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전개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검사 시장도 덩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GS에너지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미래에셋벤처가 15억원을 투자한 솔리드아이오닉스도 눈여겨 볼 소부장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전고체전지의 핵심인 고체전해질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대 무기재료공학 박사 출신 신동숙 대표가 이끌고 있다. 현대자동차·삼성기술원 등 국내외 주요 2차전지 및 전기차 제조사에 유상샘플을 공급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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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전문업체 로지텍, 부품 수급난에 주가 하락
마우스·키보드·헤드셋 전문업체 로지텍 주가가 영업이익 급감, 공급망 문제 등의 여파로 급락했다.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브라켄 대럴 로지텍 대표(CEO)는 최근 "공급망 문제 때문에 충분한 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22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말까지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대럴 CEO는 "부품을 항공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과거 4~5일에서 2주로 늘었고 비용은 급등했다"며 "더 많은 공급업체를 추가하고 부품 재고를 늘리고 있지만 몇 가지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지텍은 현지시간으로 25일 저녁 2022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2분기(7~9월) 실적을 공개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3억1000만달러로 증권사 컨센서스(12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2억1100만달러, 순이익은 48% 줄어든 1억3950만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매장 판촉 및 마케팅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실적 공개 이후 첫 거래일인 26일 스위스증권거래소에서 로지텍 주가는 4.27% 하락했다. 이날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도 로지텍은 6%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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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부족에 중국 반도체업체 이익 급증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반도체 재료인 웨이버 제조업체 항저우리앙웨이(상하이증시·605358)는 지난 3분기(7~9월)에 매출 7억2490만위안(약 1320억원), 순이익 3억4020만위안(약 621억원)을 올렸다고 25일 공시했다. 작년 3분기에 비해 매출은 88%, 순이익은 257% 뛰었다. 회사 측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웨이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보안카메라와 자동차 반도체 설계에 특화한 푸한웨이(선전·300613)는 3분기에 매출 5억6190만위안, 순이익 1억3050만위안을 거두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5% 급증했다.전자태그(RFID)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줘성웨이(선전·300782)는 매출 11억위안, 순이익 5억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은 15%, 순이익은 40% 늘어났다. 통신과 자동차 등 특수목적 반도체 설계업체인 쯔광궈웨이(선전·002049)는 매출 15억위안, 순이익 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105% 증가했다. 쯔광궈웨이는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쯔광그룹(칭화유니)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중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된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 대부분의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소비자가전, 자동차, 통신장비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강하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반도체 수탁생산업체(파운드리)들은 일제히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중신궈지(SMIC) 등 5개 주요 기업이 올해 발표한 투자액 합계가 2250억달러(약 26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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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몸값 1500억된 트윔 “완벽한 無人공장 마지막 퍼즐 맞춘다”
“스마트팩토리에 필요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검사기를 한 번에 개발해 제작하는 능력은 저희가 독보적이라고 자부합니다. 기술력이 고도화될수록 사람 한 명 없이도 공장이 돌아가는 완전한 스마트팩토리를 볼 날이 가까워질 것입니다.” ◆모든 불량품 잡아내는 AI 꿈꾸다정한섭 트윔 대표(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인 공장은 검사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실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윔은 학습을 통해 진화하는 AI를 적용한 검사 소프트웨어와 검사기기를 만들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제조 현장에 검사 소프트웨어와 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금 여러 제조공장에 가보면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은 검사 현장”이라며 “정형화된 기준으로 정상과 불량을 분류하는 기계만으로는 100% 검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다시 한 번 검사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트윔은 AI가 끊임없이 다양한 불량 유형을 학습하는 방식을 통해 완벽한 검사가 가능한 스마트팩토리를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간판 제품인 ‘홍삼정 에브리타임’ 제조공장이 트윔의 검사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현장이다. 이 제품은 홍삼진액을 소형 파우치에 밀봉하기 때문에 포장이 완료된 이후에도 정교한 검사가 필요하다. 정 대표는 “생산과정에서 AI가 학습을 통해 불량 유형을 세분화하면서 검사 정확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기계가 경험하지 않았던 불량 유형도 직관적으로 판단해 골라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트윔은 KGC인삼공사 외에도 삼성SDI, CJ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