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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3조' 당근마켓을 인수할 경우 벌어질 일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롯데쇼핑이 마켓컬리를 인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GS리테일이 당근마켓을 인수하는 날이 올까? 작년까지만 해도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제로’에 가까웠다. M&A는 팔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고, 사려는 쪽도 웃돈을 줘서라도 사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야 성사된다. "지뢰밭 가득한 e커머스 기업"e커머스 대표 스타트업들은 누구든 성장에 대한 댓가로 기업공개(IPO)를 원했다. 기존 대기업에 팔리는 것보다 수많은 대중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규모도 크고, 계속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IPO의 매력이 훨씬 크다. 쿠팡이 이를 증명했다. 쿠팡의 뒤를 이어 컬리, 당근마켓, 야놀자, 여기어때, 오아시스마켓 등을 비롯해 자칭 명품 플랫폼이라 부르는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등도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유니콘’ 후보들의 콧대가 얼마나 높은 지는 당근마켓 사례가 잘 보여준다. 당근마켓은 카드사, 편의점 등 협업을 통해 시너지가 날 만한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 업종별로 당근마켓이 협업 대상을 ‘간택’했다고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당근마켓에 투자할 때 제1 조건 중 하나가 투자 사실을 외부로 홍보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M&A 장(場)이 서지 못한 데엔 매수자쪽의 ‘의지 박약’도 한 몫했다. 겉으로는 인수 의지가 꽤 있어 보였다. 롯데만 해도 실무선에서 검토 중인 M&A 목록엔 늘 컬리가 상단 어딘가에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김슬아 컬리 대표에게 롯데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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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타깃 실적 쇼크에…이마트·롯데쇼핑도 동반 하락
미국 대형마트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한국 대형마트주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방어주’라는 인식이 강했던 미국 대형마트들은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국내 대형마트 점유율 1위인 이마트는 19일 3.35% 내린 1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91% 떨어지는 등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롯데쇼핑은 이날 3.96% 하락한 9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두 회사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미국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월마트와 2위 업체인 타깃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마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0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5% 감소했다. 지난 18일 월마트 주가는 6.79% 떨어졌다. 타깃은 24.93% 급락하며 198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미국과 한국 대형마트 업체들의 주가 동반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 반면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유통업체들이 월마트와 타깃처럼 인건비·물류비 상승 부담이 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2분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한 수요 반등 효과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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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株 1000억 매집한 까닭
롯데케미칼이 최근 반년 새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 주식을 1000억원어치 넘게 사 모았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회사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지만 롯데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작년 11월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롯데정밀화학 지분 5.08%(131만218주)를 1023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매입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에 대한 지분율이 31.13%(803만1190주)에서 36.21%(934만1408주)로 높아졌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2월 삼성그룹으로부터 롯데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 지분 31.13%(803만1190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롯데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하고자 주식 매입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원활한 합병을 위해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흡수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롯데정밀화학 주주들은 롯데케미칼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커질 경우 흡수 합병 작업이 무산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KP케미칼을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도 쏟아지는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에 합병을 포기했다.회사도 합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CSO·전무)은 지난 13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흡수 합병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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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쌓을수록 주가 오른다고?…아마존·월마트 희비 엇갈린 까닭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아마존닷컴과 월마트 주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마존 주가가 5.21% 하락할 때 월마트는 오히려 1.17%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에 상장된 국내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 주가는 하루에만 22.34% 폭락해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쇼핑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 급락을 단순히 금리 인상기에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성장주들이 타격을 입는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모델이 기존 유통 기업들과 비교해 더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상품 직매입 및 유통으로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 등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각각 약 8%, 5%씩 하락했다. 대형 쇼핑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모델은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대신 판매자들이 마음껏 물건을 팔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플랫폼에 들어온 판매자들이 물건을 많이 팔수록 플랫폼이 받는 수수료도 높아지는 구조다. 유통 산업을 혁신한 이들의 사업모델도 인플레이션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온 이들의 사업모델이 가파른 인플레이션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며 "가격 경쟁으로 사세를 확장한만큼 가격 인상은 판매자에게도, 플랫폼에게도 부담"이라며 "이 와중에 인건비와 운송비가 계속 오르면서 마진은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대형 마트, 슈퍼, 편의점 등 전통적인 유통 기업은 재고를 매입해 마진을 얹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제철 식품을 싼 값에 대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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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잇단 신사업 진출
롯데, 신세계, BGF리테일 등 유통업체들이 신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쿠팡, 네이버 등 ‘e커머스 공룡’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린다. 롯데마트가 공을 들이고 있는 ‘보틀벙커’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재단장하면서 1층에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들여 화제를 모았다.보틀벙커 내 매장 한쪽에는 80여 종의 와인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시음해볼 수 있는 ‘테이스팅 탭’과 안주를 판매하는 ‘부라타랩’ 코너도 함께 마련돼 있다. 향후 이런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롯데쇼핑 관계자의 설명이다.신세계백화점도 24일 주총에서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신세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미술품 판매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다. 신세계는 미술품 사업을 전담하는 갤러리팀을 별도로 두고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의 주식을 취득하기도 했다.신세계는 이 밖에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광고대행업·기타광고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등도 사업 목적에 새로 넣기로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 앱을 통해 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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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주저앉은 수익성…롯데쇼핑 신용등급 결국 강등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결국 강등됐다.나이스신용평가는 16일 롯데쇼핑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0년 6월 정기 평가를 통해 이미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며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였다.시장 예상치에 비해 저조한 지난해 연간 실적이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원인이 됐다. 중단기적으로 영업수익성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최근 수년간 온·오프라인 유통업태 간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롯데쇼핑의 경쟁력이 빠르게 악화됐다. 이익창출능력 역시 나빠지면서 연결 기준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수익(EBIT)은 2019년 1.8%에서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 1%로 내려앉았다.나이스신용평가는 "주요 경쟁사가 지난해 일정 수준의 영업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롯데쇼핑은 매출·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우수한 신용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전 수준의 이익창출능력 회복이 시급하지만 온라인 부문의 투자 확대를 통한 성과 발현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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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들 신용도 향방 결정짓는 최대 변수는[김은정의 기업워치]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 향방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는 실적 개선 속도가 될 전망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띨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코로나19 여파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별 실적 개선 속도에 따라 신용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란 의미다.1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기업은 총 66곳이다. 부정적 전망을 보유한 기업이 41곳, 긍정적 전망을 보유한 기업이 25곳이다. 전체로 보면 부정적 전망이 더 우위를 보이고 있다.하지만 채권 시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투자 등급(신용등급 BBB- 이상)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긍정적 전망이 22곳, 부정적 전망이 18곳으로 긍정적 전망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나이스신용평가가 시장의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32개 기업을 선별하고 범주를 나눈 결과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사업 실적이라고 판단했다. 분석 대상인 32개 기업 중 사업 실적에 따라 신용등급 결정될 기업이 총 19곳으로 집계됐다.포스코, 종근당, 효성첨단소재, 효성, 풍산,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홀딩스, 금호피앤비화학, 디엘에너지, 현대로템, 에이치엠엠이 사업 실적 개선에 따라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로 꼽혔다.이에 비해 SK루브리컨츠, 롯데쇼핑, CJ CGV, LS네트웍스, 대한항공, CJ푸드빌, 아시아나항공, 신원 등이 사업 실적 저하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이 밖에 자본 확충과 인수합병(M&A)도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분석됐다. SK디스커버리,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한국콜마, JTBC스튜디오 등이 자본 확충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로 올해 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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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강남 1등 탈환"…서민백화점 꼬리표 뗀다
첫 외부인 출신 대표를 맞은 롯데백화점이 조직 개편을 앞세워 ‘1등 회복’을 위한 대대적 반격에 나선다. 정준호 대표(사진)가 내건 기치는 ‘맛과 미’ 부문의 1등 탈환이다. 백화점 본연의 경쟁력 척도인 아름다움(美)을 실현하고, 여기에 ‘강남 입맛(味)’까지 사로잡는 백화점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명품을 3개 부문으로 세분화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식품부문은 상품본부에서 분리해 대표 직속으로 배치한다. ‘강남 1등’ 위한 롯데百의 환골탈태롯데백화점은 9일 상품본부를 12개 부문으로 세분화하는 조직 개편안을 1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상품본부는 본부장 밑으로 1부문(해외명품부문) 6개 팀(잡화여성팀, 화장품팀, 남성스포츠팀, 식품팀, F&B팀, 생활가전팀)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를 2개 본부로 나누고 각각 6개 부문을 관할하도록 바꾼 것이 이번 개편안의 골자다.정 대표는 조직 개편의 배경을 설명한 임직원용 동영상에서 “그간 롯데백화점은 2~3년에 한 번씩 순환 근무를 하면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만드는 데 급급했다”며 “앞으로는 늘어난 부문장 자리에 외부 전문가와 내부의 차·부장급 중 S급 인재를 발탁함으로써 전문가(specialist)를 적극 양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해외 명품은 럭셔리 브랜드, 의류, 시계·보석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의 이번 조직 개편은 본부장에게 쏠려 있던 권한을 부문장에게로 분산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각 부문장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되 식품부문(신선식품과 F&B)을 대표 ‘직할 부대’에 배속한 것이 눈에 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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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 깬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 정기인사에서 칼을 빼 들었다. 부회장이 맡는 롯데쇼핑 신임 수장에 30년 ‘P&G맨’인 김상현 대표(부회장)를 영입했다. ‘비(非)롯데맨’이 대표를 맡은 것은 1979년 롯데쇼핑 설립 이후 처음이다. 롯데그룹 문화에서 전례가 없는 충격요법식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롯데는 25일 롯데지주를 포함해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파격’이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HQ(사업군) 체제 중 두 곳의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김교현 화학 총괄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롯데제과 대표 겸직)는 유임됐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신상필벌’ 원칙을 명확히 드러냈다.유통 사업군을 맡은 김 신임 대표는 P&G에서 1986년 평사원으로 시작해 미국 본사 부사장(신규사업 담당)까지 지낸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홈플러스 부회장과 홍콩 소매유통 그룹 DFI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신 회장이 극비리에 면접을 진행했을 정도로 공들인 인물이다. 침체에 빠진 롯데쇼핑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 특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호텔·서비스 총괄대표에 안세진 놀부 대표를 내정한 것도 예상을 깬 인사라는 평가다. 안 신임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2017년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그룹의 숙원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초 호텔 대표로 면접을 보진 않았지만 C레벨 외부 인사 중 호텔롯데 비전에 가장 적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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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진 신동빈, 30년 'P&G'맨 김상현 롯데쇼핑 첫 외부 CEO로
30년 간 P&G에 몸담았던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가 롯데쇼핑의 대표이사(CEO)에 선임됐다. 1979년 롯데쇼핑 출범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에 ‘비(非)롯데맨’이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로 가다간 e커머스 플랫폼 경쟁에서 영원히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함에 신동빈 롯데그룹이 독한 칼을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그룹 정기 임원 인사안을 발표했다. 기존 BU(사업 부문) 체제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HQ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산업군별로 계열사들을 묶는 조치다. 강희태 부회장이 물러나고 외부 출신 대표가 선임되는 등 유통HQ에 대한 강도 높은 인사가 단행됐다. 김 신임 대표는 P&G의 평사원으로 시작해 아시아태평지역 총괄 사장, 미국 본사 신규사업담당 부사장까지 지내는 등 P&G에서 아시아인으로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전설적인 인물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특화된 데다 조직을 온라인,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는데에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 출신이 장악해왔던 롯데쇼핑의 조직에 강도 높은 ‘메스’를 댈 가능성이 높다. 롯데호텔 신임 대표에 LG그룹, AT커니, 모건스탠리PE 등을 거친 안세진 놀부 대표를 선임한 것도 파격적이다. 롯데 출신이 아닌 데다 호텔과는 무관한 업무를 해 온 인물이어서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호텔의 오랜 숙원인 IPO(기업 공개) 등 구체적인 미션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올해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는 김교현 화학HQ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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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보증사채 발행하는 롯데리츠, 신용도 개선 가능성도 '솔솔'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가 'AA급'(AA-~AA+)을 넘보고 있다. 롯데쇼핑과 장기 임대차 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과 탄탄한 현금흐름 덕분이다.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리츠가 발행 예정인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했다. 롯데리츠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다음달 롯데마트 양평점을 매입할 예정이다. 현재는 마스턴투자운용이 보유하고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마트 양평점을 매입한 뒤 롯데쇼핑에 재임대할 예정이다.롯데리츠가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에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리츠는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 기업에 비해 잉여현금창출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다.이런 데도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건 임대수익 기반이 안정적인 덕분이다. 롯데리츠는 현물출자 받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대해 롯데쇼핑과 11년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엔 롯데쇼핑이 보유한 7개 매장을 기업공개(IPO)와 차입금 조달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매입했다. 그 후 롯데쇼핑에 재임대했다. 롯데쇼핑은 매년 1.5% 인상된 임차료와 매장 관리비, 보험료, 제세공과금, 수선유지비를 부담하고 있다.올 3월엔 롯데쇼핑이 보유한 매장과 롯데쇼핑·롯데글로벌로지스가 보유한 김포물류센터를 유상증자와 차입금 조달을 통해 추가로 매입했다.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롯데쇼핑이 국내 백화점 1위, 대형마트 3위의 시장지위를 갖춘 데다 최대주주로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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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한샘 활용 전략'에 합격점 준 신용평가사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9월13일(15: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한샘 지분 인수를 통해 중장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국내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나왔다.한국기업평가는 13일 한샘 지분 인수 관련 롯데쇼핑의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롯데쇼핑은 지난 9일 한샘 지분 인수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출자금 2995억원 전액을 차입 조달해도 재무안정성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분석이다. 오히려 사업적 측면에서 한샘의 높은 집객력이 기존 유통채널의 경쟁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경쟁사들의 인수 사례와 한샘의 시장지배력을 고려했을 때 시너지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현대백화점은 현대리바트와 현대L&C를, 신세계는 신세계까사를 인수했다. 이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해 급성장하고 있는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이 한샘 지분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 상품·콘텐츠·집객 측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한국기업평가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대응을 위한 추가적인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향후 사업 전략과 자금 소요 발생 여부를 관찰해 신용도에 반영할 방침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으로 AA를 부여하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의 부정적 등급전망도 동시에 부여하고 있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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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품은 롯데 가세…'유통 빅3' 리빙 대전
롯데쇼핑이 한샘 공동 인수에 나서면서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빅3’가 리빙시장에서도 맞붙게 됐다. 리빙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하며 유통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른 분야다. 여러 유통 채널과 관련 계열사를 거느린 3사가 맞붙게 된 만큼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리빙을 강화하며 한샘의 대규모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약 3500㎡(1050평) 규모의 울산점 매장, 2개 층에 자리한 메종 동부산 매장이 대표적이다. 모델하우스와 가상현실(VR) 체험존 등이 마련된 체험형 매장이다. 롯데쇼핑은 체험형 매장을 연내 13개까지 만들 계획이었으나 한샘을 인수한 만큼 이런 구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유통 외 건설은 물론 인테리어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롯데케미칼이 터키 벨렌코 공장에서 인테리어에 쓰이는 인조대리석 소재 ‘엔지니어드 스톤’을 생산하는데, 이를 리빙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가구 소재 생산부터 가구 제조, 판매까지 전 과정의 계열화를 구축했다. 2012년 가구업체 현대리바트에 이어 2018년 건자재 계열사 현대L&C를 인수하면서다. 현대L&C가 엔지니어드 스톤 등 가구 소재들을 생산해 현대리바트에 납품하고, 이를 사용해 만든 가구를 판매하는 현대리바트 매장이 현대백화점과 아울렛에 입점해 있다.신세계그룹의 가구 업체 까사미아는 해외 고가 가구 판매를 늘리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 등 전 분야의 해외 고급 브랜드를 강화하는 신세계와 발맞춘 행보다. 지난해 까사미아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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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IMM PE와 함께 한샘 공동 인수한다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9월10일(10: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롯데쇼핑이 국내 사모펀드(PEF)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을 인수한다.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전날 한샘을 함께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SI)로 롯데쇼핑을 결정해 통보했다. 롯데쇼핑은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결성하는 펀드에 기관투자자(LP)로서 2995억원을 출자한다. 한샘 인수전에는 LX하우시스 등 다수의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어 관심을 모았으나, 롯데그룹이 최종 낙점됐다.롯데그룹은 계열사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롯데건설, 하이마트 등과 시너지가 크다고 보고 이번 인수에 참여했다는 분석이다. 한샘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보유한 가구, 인테리어 부문 경쟁력을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더하면 양사 모두에 ‘윈윈(WIN-WIN)’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국에 440여 개 매장이 있는 롯데하이마트에 한샘의 인테리어로 바꾸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그룹의 한샘 인수전 참여로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은 백화점 등 대형 유통그룹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의 유통 부문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이미 각각 까사미아와 리바트를 보유하고 있다. 가구 인테리어 업계는 코로나 19 여파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 사업 분야으로 떠오르고 있다.IMM PE는 내주 중 한샘 측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7월14일 한샘 측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두달여 만이다. 매각 대상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30.21%다. 전체 매각 금액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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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소매유통업 신용도 [김은정의 기업워치]
≪이 기사는 08월04일(11: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소매유통 업체들의 신용도 전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재편이 너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소매유통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축적된 사업 성과 데이터도 많지 않아 당장 각 사별로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 영업전략의 우위를 가르기도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각 사별 투자 규모와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신용도 방향성을 재고 있다.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매유통업에 대한 정기 평가 결과 1개사의 신용등급이 오르고, 1개사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14개사의 신용등급은 유지됐다.영업 실적과 재무안정성 개선세가 두드러진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단기 신용등급이 A1으로 오르고, 재무안정성이 크게 흔들린 에이케이에스앤디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달렸다. 다른 업체 대부분은 예상을 웃도는 영업실적 회복세를 나타냈다. 점포 구조조정 등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계획도 원활하게 진행돼 신용도를 유지했다.한국기업평가는 올 하반기 소매유통업의 사업 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가 회복세를 띠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여전하고 이커머스의 저마진 경쟁이 오프라인 업계의 영업수익성 회복 폭을 제약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소매유통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구조적 변화를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순식간에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최한승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