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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조조정' 주문한 신동빈… 운전대 잡은 '노·정·권 트리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한 가운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이 그룹 구조조정을 총괄한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노준형 사장과 정경운 상무, 권용식 수석 등 세 명이 구조조정의 '총대'를 멘다. 이들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그룹의 구조조정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하지만 '헐값에 매각하진 않겠다'는 방침도 공유했다. 그만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조조정 주도하는 경영혁신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은 지주의 경영혁신실이 주도하고 있다. 롯데는 식품·유통·호텔·화학 사업군을 헤드쿼터(HQ) 체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부와 계열사 매각 등은 그룹 차원에서 총괄한다. HQ 단위의 '각개전투'로는 그룹이 당면한 재무적 위기를 헤쳐가고, 구조조정의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경영혁신실은 노준형 사장이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노 사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혁신실에 한층 힘을 실었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 출신인 노 사장은 그룹 내 전략·기획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경영혁신실 투자전략팀을 이끄는 정경운 상무도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하는 또 다른 '키맨'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인 정 상무는 2020년 말 롯데쇼핑 기획전략본부장으로 합류했다. 강희태 전 롯데쇼핑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롯데쇼핑의 첫 외부 출신 총괄 임원으로 입사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정 상무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주도하는 등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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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6개월만에 2차 희망퇴직…"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에 이어 2차 희망퇴직을 진행한다.롯데온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13일 발표했다. 대상자는 근속 2년 이상 직원으로 2022년 12월 13일 이전 입사자까지 가능하다. 접수는 다음 달 6일까지이며 희망퇴직자에게는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한다.롯데온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며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 입장에 서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앞서 롯데온은 지난 6월 사상 첫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며 어려움을 겪었다.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5억원)에 비해 4.7%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낮은 상품군의 구성비를 낮추고 버티컬 상품군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 개선 작업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롯데온은 설명했다.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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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롯데카드 매각 시동…금융지주 '군침'
카드업계 5위 롯데카드가 2년 만에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금융지주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 인수전 결과에 따라 카드사 및 금융그룹 경쟁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MBK, 주관사 선정2일 투자은행(IB)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3년 만인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로 3조원 이상을 요구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이 무산됐다. 현재 롯데카드의 몸값은 2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의지가 강하다”며 “연말 금융그룹 인사가 마무리된 후 내년 상반기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매각됐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자회사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롯데카드 주식 4471만7000주(지분율 59.8%)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롯데쇼핑도 롯데카드 지분을 20.0%씩 갖고 있다. 금융지주 관심 보일 듯롯데카드의 자산 규모는 2020년 말 14조7970억원에서 올 9월 말 24조430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롯데카드 회원은 952만 명(올 10월 기준)으로 신한카드(1439만 명),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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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계열사 임원 10~30% 줄인다
롯데그룹이 28일 정기 인사에서 각 계열사 임원을 10~30%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돌입한 비상경영체제에 걸맞게 임원 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일부 계열사는 퇴임 임원 통보를 시작했다.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8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정기인사를 발표한다. 애초 다음달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뒤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안정화하고 위기 극복에 주력하기 위해 시기를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업계에선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화학·유통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까지 겹쳐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의 누적 영업손실은 6600억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손실(3477억원)을 넘어섰다. 롯데쇼핑은 해외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3259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지만, 매출(10조5095억원)은 3.8% 감소했다.계열사별 임원 축소 규모는 실적과 미래 신사업 등 회사별 상황을 감안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등 적자 계열사의 임원 감축 규모는 최대 30%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지주도 5년 만에 임원 수를 줄인다. 지주 소속 임원은 2020년 33명에서 올해 3분기 기준 49명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조직 규모가 역할에 비해 과도하게 커졌다는 평가가 있다”며 “임원 수는 줄이되 위기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은 더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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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움츠러든 내수주…백화점 빅3 두자릿수 하락
유통·패션 등 내수주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백화점, 편의점, 의류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하락세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위축된 소비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한 달간 10.6% 하락했다. 올해 주가 하락률은 23.9%에 이른다. 신세계 주가 역시 올 들어 24.8% 떨어졌다. 1개월 주가 하락률은 약 10%다. 지난달 말 이마트와 계열 분리를 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9.4% 줄었다.현대백화점은 올 들어 주가가 16% 떨어졌다. 지난 8일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패션주도 약세다. 두 회사 주가는 올 들어 각각 43.2%, 24% 빠졌다. 동네 상권을 대표하는 편의점주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연초 대비 하락률이 18.7%다.업종을 가리지 않고 내수 종목이 부진한 것은 경기 침체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요 부진이 ‘상수’가 되고 있다”며 “내수주의 이익 체력이 크게 나빠졌는데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은 좀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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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우그룹이라니"…루머에 두번 우는 롯데그룹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받은글] 롯데 제2의 대우그룹으로 공중분해 위기."지난 16~17일 주말. 휴일에 이 같은 이 같은 속칭 '찌라시'가 확산됐다. 롯데그룹이 많은 차입금 탓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기업금융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롯데그룹에 빚이 많지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소문은 일파만파 번지면서 18일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가 큰 폭 떨어졌다. 부랴부랴 롯데그룹이 "사실무근"이라는 공시를 내놓기까지 했다. 롯데그룹은 2022년에도 롯데건설·롯데캐피탈의 위기설 루머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쇼핑은 18일 오후 12시 30분께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다. 롯데그룹이 지목한 루머는 지난 주말에 퍼진 찌라시 내용이다. 여기에는 "롯데홀딩스, 지주 및 롯데케미칼, 호텔롯데의 차입금이 29조9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 촉발했다"며 "그룹 소유 부동산 매각해도 빚 정리 쉽지 않고 유통계열사 중심으로 전체 직원 50% 이상 감원을 예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이 같은 소문에 주가가 큰 폭 떨어졌다. 해명 공시를 냈지만 주가 하락세는 이어졌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49% 떨어진 6만7900원에 거래됐다. 롯데지주는 6.14% 떨어진 2만650원, 롯데쇼핑은 5.96% 내린 5만8400원에 거래 중이다.롯데그룹은 2022년에도 비슷한 루머로 타격을 받은 바 있다. 2022년 10월 퍼진 찌라시에는 "롯데캐피탈이 15%에도 기업 어음이 소화가 안 된다...지금 시장은 완전히 냉각 상태...A건설, B건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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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장기 CP 사랑…신용도 강등 우려에 우회 조달처 모색
롯데그룹이 연말 북클로징(장부 마감)을 앞두고 장기 CP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회사채 시장에서 존재감이 줄어들자 장기 CP로 우회 조달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달 중 1년6개월물 100억원, 2년6개월물 1100억원 등 총 1200억원어치 장기 CP를 조달할 계획이다. 금리는 연 3.575~3.716%로 책정했다. 롯데지주는 오는 29일 1200억원어치 단기 CP 만기가 도래한다. 보유 중인 단기 CP를 장기 CP로 교체하면서 차입구조 장기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롯데그룹이 유통 계열사인 코리아세븐도 장기 CP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8일 1000억원어치 2년물 장기 CP를 찍었다. 앞서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3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피하지 못하면서 증액 발행에 실패했다. 당시 500억원 모집에 37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이에 확보하지 못한 금액을 CP 시장에서 추가 조달한 것으로 관측된다.롯데쇼핑도 지난달 30일 2200억원 규모 장기 CP를 발행했다. 1년6개월 만기로 금리는 연 3.55% 수준이다.롯데그룹 신용도 하향 이슈로 공모채 시장 대신 CP 시장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지주는 신용등급이 ‘A+’로 강등될 우려에 떨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7월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매겼다. 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코리아세븐도 신용도 하향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 신용등급을 모두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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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1주당 최소 3500원 배당할 것"
롯데쇼핑이 11일 유통업계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놨다. 주주에게 최소 주당 3500원을 배당하고,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과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실적 목표를 제시했다.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사진)은 이날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초청한 ‘IR 데이’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4~2030년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중장기 실적 개선 목표 달성과 안정적 배당 지급, 주주환원 등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롯데쇼핑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0% 수준인 주주환원율을 35%로 높이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최소 배당금 방침을 도입한다.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 주당 3500원의 배당금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배당 절차도 당초 ‘기말 이후 배당액 확정’ 방식에서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바꾼다. 연 1회 지급하는 배당금을 나눠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도 공개했다. 해외에선 동남아시아 사업의 구심점이 될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신설한다. iHQ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을 소유한 싱가포르홀딩스가 맡는다. 특수목적법인(SPC)인 싱가포르홀딩스를 법인화해 필요 자금을 자체 조달하고, 동남아 법인의 배당금을 현지 사업에 재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연내 iHQ를 구성하고 향후 싱가포르홀딩스의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내에선 롯데 유통군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은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사업을 본격화하는 한편, 실시간 가격 비교와 자동 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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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청두HK' 유상증자에 4000억 참여
롯데쇼핑이 ‘골칫덩이' 중국 법인 ‘LOTTE PROPERTIES (CHENGDU) HK LIMITED’(이하 청두HK)에 4354억원을 추가로 출자한다. 매각을 추진한지 2년이 지났지만,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매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롯데쇼핑은 청두HK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3억1320만8117주를 취득한다고 25일 공시했다. 취득 금액은 약 4354억원이다.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롯데쇼핑의 청두HK 지분율은 73.46%에서 77.6% 높아진다.청두HK는 롯데쇼핑이 2009년 중국의 청두 반성강 지역에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2018년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 철수를 선언한 뒤 2022년부터 청도HK도 매각 대상에 올랐다.다만 2년 동안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청두HK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더욱 심화했다. 청두HK는 지난해 순손실 859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 94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청두HK 자본금은 마이너스 29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마이너스 1810억원에서 더욱 악화됐다.이번 유상증자로 청두HK의 차입금 상환 및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 매각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청두HK의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기 위한 용도로 연결기준 차입금에는 변동이 없다”며 “금융비용 축소를 통해 롯데쇼핑 연결 기준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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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식품주에만 쏠림…바닥 모를 유통주
국내 증시에서 수출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 중심 유통주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화장품, 식음료 등 과거 내수주로 분류되던 제조사들이 수출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주가가 급등한 반면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주는 여전히 바닥을 확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 금리·물가 안정화와 함께 유통주가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0.69% 하락한 5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초 대비 25.1% 내렸다. 이날 롯데쇼핑도 올해 들어 16.5% 떨어진 수준인 6만2600원에 마감했다. 편의점 CU 운영회사인 BGF리테일과 신세계는 같은 기간 각각 22.6%, 9.1% 하락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유통주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유통주의 부진은 수출 시장 개척에 성공하며 주도주로 등극한 식음료·화장품주와 비교하면 더욱 뼈아프다. 과거 마트, 백화점 등 판매망을 보유한 판매사들은 식품·화장품 제조사들에 비해 ‘갑’의 위치였다. 좁은 내수 시장에서 판매사들이 제품을 유통해주지 않으면 판로를 뚫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삼양식품, 사조대림 등 식품주가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두 종목은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각각 184.25%, 217.89%에 달한다. 반면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도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온라인 유통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것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다.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쿠팡(CPNG)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올 들어 주가가 32.2% 상승했다. 반면 경쟁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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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부진에 흔들리는 대기업 재무구조”…신용평가사의 경고
SK·LG·롯데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화학을 비롯한 핵심사업 부문 실적이 나빠진데다 배터리 등 신사업을 위해 조달한 차입금 부담도 불어난 결과다. 내수 비중이 높은 신세계·CJ그룹 신용도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등 '캐시카우' 부문 위축나이스신용평가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크레딧 세미나'에서 그룹별 신용 리스크를 분석했다. SK그룹의 차입금이 120조원에 육박하는 등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SK그룹의 합산 차입금 규모는 2019년 61조원대에서 2023년 117조원대로 급증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같은 기간 44조원대에서 81조원대로 뛰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눈덩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석유화학 부문의 적자가 쌓이면서 차입금이 불었다”며 “자산매각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유상증자 등으로 차입금 증가속도는 다소 더뎌졌다”고 말했다.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SKC을 비롯해 석유화학 부문이 나빠진 시장분위기에 따라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며 "배터리를 비롯한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온 등 배터리 부문에 대해서는 “전기차 수요와 수주 물량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증설을 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LG그룹의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같은 기간 18조4000억원에서 36조9000억원으로 2배가량 늘다. 석유화학(LG화학)과 디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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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中 사드보복 상징 '롯데월드 선양' 매각
롯데그룹이 중국 ‘롯데월드 선양’을 매각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2016년 말 건설을 중단한 지 7년여 만이다. 롯데월드 선양은 롯데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처럼 백화점, 호텔, 테마파크, 극장과 오피스, 주거시설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단지로 조성하려던 대규모 프로젝트다. 사업 중단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보복의 대표 사례로 꼽힐 만큼 상징성이 컸다.롯데쇼핑 등 롯데 계열사들이 출자한 롯데글로리프로퍼티스 선양은 작년 12월 중국 선양시 황구구 자회사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계약액은 두 회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선 약 4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받아야 할 매각대금 일부가 남아 계약이 완전히 이행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롯데글로리프로퍼티스 선양은 애초 약 3조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연면적 145만㎡ 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2014년 백화점, 극장 등을 먼저 완공한 뒤 2016년 말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가 경북 성주 골프장 롯데스카이힐을 정부에 사드 부지로 제공하자 중국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선 탓이다. 롯데는 중국에서 롯데월드 선양뿐 아니라 유통, 식품 사업을 대규모로 펼치고 있었다. 롯데마트와 슈퍼 매장은 112곳에 달했고, 백화점도 5곳 운영했다. 롯데컬처웍스가 12개 극장을, 롯데홈쇼핑은 5개 지역 TV홈쇼핑 사업을 벌였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등은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사드 보복이 극심해지면서 대부분의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해야 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수시로 매장 문을 닫게 했고, 중국 소비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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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때 '웃돈' 주고 산 편의점·온라인몰…1년 새 몸값 수천억씩 꺼져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인 2020년 이후 유통사들은 경쟁적으로 기업 쇼핑에 나섰다. 사람들의 돈 쓰는 방식이 급격히 바뀌자 엄청난 위기감을 느낀 영향이었다. 온라인 쇼핑의 부상, 소비 양극화, 극단적인 가성비 제품 선호 현상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동시에 나타났다.기업 인수합병(M&A)은 이런 트렌드 변화에 올라타거나 아예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졌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지금 M&A에 나섰던 유통사들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M&A가 큰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탓이다. M&A 후유증에 시달려롯데가 극명한 사례다.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2022년 편의점 미니스톱을 약 3300억원에 인수했다. 코리아세븐은 CU와 GS25 양강 체제에 밀린 ‘만년 3위’로 편의점 시장 내 입지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업태 중 성장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인수 배경이었다. 하지만 편의점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2년 10%를 넘은 CU, GS25의 매출 증가율은 5% 안팎으로 반토막 났다. 코로나19 상황에선 사람들이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 많이 갔지만 최근엔 대형마트와 슈퍼 등으로 분산된 영향이다. 미니스톱 영업권은 인수 당시 인수자금의 60%가량인 2000억원을 조금 웃돌았다. 하지만 작년 1~3분기 상각한 644억원을 제하고도 약 1400억원의 추가 상각 가능성이 있다.현대백화점은 유통이 아니라 제조업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다 어려워진 경우다. 2022년 현대백화점은 침대 매트리스 제조사 지누스 지분 38.1%를 8790억원에 인수했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또 아마존 등 온라인에서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프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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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롯데유통군 부회장 "올해 본격적 외형 성장 나설 것"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유통군 총괄대표)이 올해 본격적으로 외형 성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성장 방안으로는 해외 사업 확대와 유통 사업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리테일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그동안의 체질 개선 작업이 성공적이었다 보고 올해는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늘리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신년 영상 메시지에서 “2022년부터 진행해온 ‘트랜스포메이션 1.0’은 수익성 개선이 먼저였다”며 “올해부터는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진행하며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질 개선은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사업들을 구상해보고 파일러팅(piloting·시험 사업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외형 성장 방안으로는 해외 사업 확대를 꼽았다. 김 부회장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엔 우리나라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성장이 기대된다”며 “신규 사업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9월 정식 개장한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와 같은 쇼핑몰과 그로서리(식료품) 사업 확장을 들었다. 이어 “동남아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저희 상품들을 수출하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리테일테크 기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작년 한 해 동안 생성형 AI가 화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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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깜짝 실적'…7년 만에 흑자전환
전반적인 소비 침체 속에서도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슈퍼 통합 소싱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백화점·e커머스·하이마트 부문의 사업을 효율화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사업부별 실적이 개선되면서 2017년부터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아 온 당기손익도 흑자로 전환했다.롯데쇼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8일 발표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회계 기준 변경 등으로 6년간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났다.흑자 전환은 대부분 사업부에서 영업이익 규모를 키운 덕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5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늘었다. 경기 침체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연간 가이던스 및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로 평가된다. 매출은 전년보다 5.9% 줄어든 14조5559억원으로 집계됐다.롯데쇼핑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 부문에선 국내 주요 3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낸 서울 잠실점·본점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매출(3조3033억원)을 달성했다. 저마진 상품인 명품·리빙보다 마진이 큰 패션 매출이 늘었고 판매관리비를 절감해 영업이익도 증가했다.해외에선 지난해 9월 문을 연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초기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매출은 크게 늘었다.2022년 말부터 시행한 롯데마트·슈퍼 통합 소싱 효과도 컸다.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873억원으로 80.4% 급증했다. 2014년 이후 10년 만의 최대 흑자다. 롯데슈퍼의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구매력을 키워 가격 경쟁력을 높인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