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오일뱅크, '3100억 손실' 골칫거리 손 본다
HD현대오일뱅크(이하 오일뱅크)가 일본 코스모오일과의 합작사인 HD현대코스모를 합병하기로 했다. HD현대코스모는 최근 4년 동안 누적 손실이 3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부실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일뱅크는 오는 다음 달 1일 일본 코스모오일로부터 현대코스모 지분 50%를 1450억원에 인수한다. 오일뱅크는 이번 매입으로 현대코스모 지분이 50%에서 100%로 늘어나게 된다. 오일뱅크는 오는 12월 30일에 100% 자회사가 되는 현대코스모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비율은 1대0이다.오일뱅크 관계자는 합병 목적에 대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며 "HD현대케미칼과 HD현대코스모로 이어지는 화학 사업의 생산·공급 구조의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흡수합병한 뒤 현대코스모 사업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오일뱅크는 2009년 일본 정유업체인 코스모오일과 50대 50의 합작비율로 현대코스모를 세웠다. 오일뱅크와 코스모오일은 함께 6000억원을 현대코스모에 투입했다. 현대코스모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2010년 오일뱅크의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등 화학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BTX는 플라스틱 용기, 합성수지,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다.현대코스모는 화학사업을 바탕으로 2018년에 매출 2조9893억원, 영업이익으로 1681억원을 찍는 등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20년에 8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에 누적으로 31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
-
HD현대, 브랜드 정체성 강화…계열사 사명에 'HD' 넣는다
HD현대 주요 계열사들이 사명 앞에 ‘HD’를 붙인다. 새 그룹명의 노출도를 높여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해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오일뱅크, 현대일렉트릭 등 계열사들이 일제히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달 예정이다. 사명 변경안은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은 사명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유력 후보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다. 산업현장(‘사이트’)을 움직이는 건설기계, 산업차량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일부 조선 부문 계열사들도 사명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HD현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대대적인 사명 교체에 따른 상표권 수익도 적잖이 발생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HD현대가 계열사들로부터 1년에 320억원의 상표사용료를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로의 사옥 이전에 따른 연 400억~600억원의 임대수익이 추가되면서 배당 여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장서우 기자
-
포퓰리즘에 고개 숙인 정유업계…난방비 지원금 360억 냈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저희는 법인세를 많이 내겠습니다."지난해 한 정유업계 최고경영자(CEO)가 '횡재세' 논란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국의 법인세는 누진세율을 적용받아 수익이 불어날수록 법인세율이 올라간다. 사실상 횡재세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반면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법인세는 우리와 달리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석유를 직접 채굴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미국·영국 에너지 기업은 한국과 달리 횡재세를 징수할 근거가 상당하다.더불어민주당은 미국 등의 사례를 근거로 한국 정유업계에 횡재세 징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밀려 정유업계가 상당한 기부금을 냈다. '준(準) 횡재세'를 냈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온다.SK에너지(기부금 150억원) GS칼텍스(101억원) 현대오일뱅크(100억원) 에쓰오일(10억원) 등 정유업계는 지난 9~10일에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비 지원 명목으로 361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기부금은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 등을 보조하는 데 쓸 계획이다.이 같은 기부금은 예년에 비해 큰 폭 불어난 것으로 정유업계의 역대급 실적을 고려해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9월 누적으로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기부금으로 각각 7억, 23억원을 냈다.이들 정유사는 "요즘 난방비가 크게 치솟은 만큼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지원금을 늘렸다"며 기부금 증액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공식답변에도 정유사 안팎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횡재세에 준하는 기부금을 냈다는 평가가 많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야당 정치인들은 연일 "정유업계를 대상으로 횡재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방비 폭탄'의
-
정유사 4분기 조단위 손실…산업계 '적자 쇼크'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을 비롯한 정유업계가 지난해 4분기에 합쳐서 조(兆)단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정유회사는 물론 화학, 철강 등 산업계 전반에 ‘적자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올 들어 수출길도 좁아지고 있는 만큼 적자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683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22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78조569억원, 영업이익 3조9988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6.6%, 129.6% 늘었다.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급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4분기에 ‘적자 쇼크’에 직면했다. 계열사인 SK에너지를 비롯한 석유사업부문이 지난해 4분기 6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탓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원유 재고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제품 마진(석유제품과 원유 가격의 차이)도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가솔린 제품 마진은 배럴당 5.1달러로 전 분기보다 3.8달러 내려갔다.에쓰오일도 작년 4분기 15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S칼텍스도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오일뱅크는 12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적자를 겨우 면했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회사 3곳의 합산 영업적자는 1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정유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낸 만큼 ‘횡재세’ 논의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횡재세는 석유를 채굴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표적으로 한다”며 “비싸게 원유를 들여와 기름을 정제한 한국 정유사들은 작년 4
-
1500% vs 0%…실적 따른 성과급에 직장인들 희비 교차
‘성과급 시즌’이 도래하면서 직장인들이 술렁이고 있다. 많게는 월 기본급의 1500%를 성과급으로 주는 기업이 있는 반면 성과급을 꿈도 못 꾸는 회사도 적잖다. 다른 회사 대비 적거나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급을 놓고 직장인의 푸념도 늘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의 액화석유가스(LPG) 유통계열사인 E1은 작년 말 기본급의 1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2008년(3319억원) 이후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추정된다.정유업체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1000%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1000% 안팎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도 비슷한 수준으로 준비 중이다. 1000%는 통상 연봉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작년 초(600% 안팎)에 비해 큰 폭으로 불어났다.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비 쪼그라든 성과급(초과이익성과급·OPI)을 줄 예정이다. 이 회사 반도체부문(DS)은 연봉의 50%, 모바일부문(MX)은 37%, 네트워크사업부는 27%, 생활가전 부문은 7%를 성과급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DS·MX 부문이 연봉 50%, 생활가전 부문이 36%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대체로 낮아졌다.자동차업계 성과급은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성과급으로 각각 1950만원, 2060만원을 지급했다. 한화솔루션의 케미칼부문과 큐셀부문도 각각 700%, 408%의 성과급을 줬다. 금호석유화학(400%) 금호폴리켐(600%)을 비롯해 한솔케미칼(700%) 국도화학(500%) 애경케미칼(400%) OCI(330%) 등 중견 화학업체도 300%를 웃도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종합상사 현대코퍼레이션도 6
-
정제마진 반등…'정유 빅4' 올 영업이익 20조원 전망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한숨을 돌렸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정제마진이 9월 초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반전해서다. 업계에서는 지금 수준의 정제마진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국내 ‘정유 빅4’의 영업이익이 연간 기준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 비용을 제한 금액을 의미한다.23일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4달러다. 9월 첫째주(배럴당 8.4달러) 후 약 석 달 만의 최고치다. 석유 제품 중 하나인 나프타의 마진이 6월 초 배럴당 -37달러에서 -8.5달러로 대폭 개선되면서 복합 정제마진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올해 나프타 마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업체 가동률이 70~80%대로 하락한 영향이다.나프타 마진이 개선된 것은 휘발유 공급 부족 때문이다. 휘발유가 부족해지자 나프타를 블렌딩해 휘발유로 가공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그 영향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공에 필요한 나프타 공급이 줄었고, 나프타 마진과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제자리를 찾았다.휘발유 공급이 줄어든 것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여파 등으로 디젤(경유)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겨울로 접어들면서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에 집중한 영향이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금수 조치와 주요 7개국(G7) 차원의 가격 상한제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증권가에선 정유사들의 실적 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정유 4사의 실적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치를 찍은 뒤 3분기 들어 크게 둔화했다.장서우 기자
-
반도체 이은 '수출효자' 석유제품…3분기 수출 사상 최대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빅4’ 업체의 올 3분기 석유제품 수출 실적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반도체와 함께 한국의 양대 수출 ‘효자품목’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대한석유협회는 올 3분기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1억3300만 배럴, 수출액은 163억4300만 달러(약 22조 원)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9.0%, 81.2% 증가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국가별로 보면 호주(20.6%)로의 수출량이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13.3%), 말레이시아(7.3%), 필리핀(6.9%), 중국(6.6%) 등이 뒤를 이었다.올 1~3분기 누적 실적도 사상 최고치다. 수출량은 3억5433만 배럴, 수출액은 443억3600달러(56조원)로, 1년 전보다 15.2%, 91.4% 늘었다.국내 정유사들은 3분기까지의 누적 원유수입액 중 60.2%를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했다. 이 비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이 적자 폭 축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경유‧항공유 등 전 세계 석유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수출 호황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유(46.8%)와 항공유(20.2%) 등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에서 드러난다. 특히 항공유는 수출액이 1년 전 대비 131% 불어나 석유제품 중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협회 관계자는 “세계 5위 수준의 정제 설비를 갖춘 국내 정유사들이 유럽의 지정학적 불안정과 여객 수요 증가 등에 대응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석유제품은 반도체에 이은 두 번째 국가 주요 수출 품목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
-
투자 중단한 오일뱅크…14조 이라크 사업 접은 한화
주요 기업들이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14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신도시 건설사업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변수가 불거지면서 내실 다지기에 나선 기업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1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7일 ‘비스마야신도시 및 사회기반시설 공사’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 공사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 NIC가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한화건설이 2012년부터 단독으로 추진한 이 사업은 비용만 14조원을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2027년 말까지 이라크 비스마야 지역에 주택 10만 가구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NIC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스텝이 꼬였다. 이 사업과 관련한 한화건설의 미수금·미청구공사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8280억원(상각처리대금 제외)으로 나타났다.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부실을 일찌감치 털어내기 위해서다.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오는 31일 흡수합병한다.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7일 충남 서산 대산 공장에 3600억원을 들여 추진하던 원유정제설비(CDU)·감압증류기(VDU) 설비 투자를 전격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CDU·VDU는 원유를 끓여 휘발유 경유 중질경유 등의 정제유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2019년 투자를 결정했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투자를 미루다 이번에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폭등 탓에 공사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한화솔루션도 1600억원을 들이는 질산유도품(DNT)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
3高에 결국…현대오일뱅크 3600억 투자 철회
현대오일뱅크 한화솔루션 SK하이닉스 등이 투자 계획을 줄줄이 백지화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은 탓이다. 기업을 둘러싼 투자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투자계획을 접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SK도 설비투자 보류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3600억원을 들여 추진했던 원유정제설비(CDU)·감압증류기(VDU) 설비 투자를 전격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CDU·VDU는 원유를 끓여 휘발유·경유·중질경유 등의 정제유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이 회사는 2019년 이들 설비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투자 시점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이번에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공사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수익성도 갈수록 나빠지는 데다 앞으로 원자재 시장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진 것도 투자를 접은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한화솔루션도 1600억원을 들이는 질산유도품(DNT)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접는다고 지난 7일 전격 발표했다. DNT는 가구 내장재·자동차 시트용 폴리우레탄 원료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각종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투자비가 예상 수준을 웃돌았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조달 여건도 나빠져 투자를 철회한다”고 설명했다.SK하이닉스 역시 지난 6월 충북 청주 M17 반도체 공장 증설을 보류했다. 반도체 메모리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
"기름집 잔치 끝났다"…'억대 연봉' 직원들 어쩌나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기름집'으로 통하는 정유업계 직원들은 올 상반기에만 1억원 안팎의 급여를 받았다. 에쓰오일(S-oil)이 1억77만원으로 급여가 가장 높았다. GS칼텍스(8570만원) SK에너지(8500만원) 현대오일뱅크(5400만원) 등도 5000만~8570만원에 달했다. 단순계산으로 연봉은 1억~2억원 수준이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덕분에 연봉도 높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흐름은 바꼈다. 실적 지표인 정제마진이 2년 만에 마이너스로 진입하는 등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현대오일뱅크는 핵심 정제설비 투자도 중단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6일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36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원유정제설비(CDU)·감압증류기(VDU) 설비 투자를 전격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CDU·VDU는 원유를 끓여 휘발유·경유·중질경유 등의 정제유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이 회사는 2019년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2020년에 코로나19가 덮치자 투자 시점을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에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공사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수익성도 갈수록 나빠지는 데다 앞으로 원자재 시장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도 어려워진 것도 투자를 접은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실적이 휘청이는 것도 투자를 접은 배경으로 작
-
"호실적에도 하반기 전망 밝지 않아"…신용도 '노란불' 켜진 정유‧해운‧게임‧증권
올 상반기 기업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주요 산업 부문에 대한 하반기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경기 둔화, 중국의 주요도시 봉쇄 등 악재에도 국내 상장사들은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신평사들의 분석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도는 회사채 발행 금리와 직결돼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며 "하반기 피크아웃(정점 통과)이 시작되면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에 '노란불'이 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 낸 정유…하반기 전망은 ‘우울’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국내 주요 산업군의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점검하고 있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낸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지만 하반기에는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하는 만큼 기업 이익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정유업이다. 고유가로 호황을 누린 정유업체들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냈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 상반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합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8.9% 늘어난 총 100조3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영업이익 상승세도 가파르다. 올 상반기 정유 4사 영업이익은 총 12조3203억원으로 작년 동기(3조8995억원) 대비 215.9% 증가했다. 이번 상반기 흑자만으로 역대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뛰어넘었다. 기존 정유 4사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6년의 7조8736억원이었다.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실
-
상반기 최고 실적 '정유 빅4'…하반기 신용도는 ‘먹구름’
고유가로 호황을 누린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분석이 나왔다.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악재가 줄줄이 예고된 탓이다. 하반기 들어 ‘어닝쇼크(실적 충격)’가 현실화되면 정유업체들의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 ‘빅4’의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점검했다.한기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유 4사의 합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8.9% 늘어난 총 100조3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볼 수 있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 증가한 14.3%에 달했다.영업이익 상승세도 가파르다. 올 상반기 정유 4사 영업이익은 총 12조3203억원으로 작년 동기(3조8995억원) 대비 215.9% 증가했다. 이번 상반기 흑자만으로 역대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뛰어넘었다. 기존 정유 4사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6년의 7조8736억원이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이 3조9783억원, GS칼텍스가 3조2133억원, 에쓰오일이 3조539억원, 현대오일뱅크가 2조7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급등한 게 탄탄한 실적을 쌓은 비결로 꼽힌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가 등 비용을 제외한 수치를 뜻한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정제마진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정유 4사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
-
정유 빅4, 2분기 웃고 3분기 '쇼크'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빅4’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올 3분기는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6달러로 나타났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지난 5월 배럴당 21.1달러, 6월 24.5달러에 달했던 정제마진이 주저앉은 것은 지난달(9.1달러)부터다. 지난달 25일엔 연중 최저치인 0.8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감안한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 선”이라고 설명했다.2분기까지 정유업계의 분위기는 밝았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매출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에쓰오일도 2분기에 영업이익 1조7220억원을 올려 1분기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2분기에 영업이익 1조3703억원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정제마진이 급감한 하반기엔 어닝 쇼크가 우려된다. 정제마진이 추락한 것은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스리랑카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은 외화 부족으로 석유제품 수입을 큰 폭으로 줄였다.반면 공급 물량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중국과 미국이 치솟는 석유제품 가격에 대응해 정제설비를 풀가동한 영향이다. 중국의 하루 휘발유 수출량은 지난달 49만3000배럴로 2021년 평균(45만 배럴)을 크게 웃
-
현대오일뱅크·롯데제과, 바이오사업으로 뭉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그룹 식품 자회사인 롯데제과가 국내외 식품·바이오 사업에서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기존 화학 분야에서 맺어진 두 그룹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식품·바이오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이진성 롯데제과 사업대표는 1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바이오 사업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롯데제과는 국내외 식료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디젤 공정 원료로 공급하게 된다. 정유사와 식품사의 공동사업은 업계 최초다.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 또는 동물성 지방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연료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제과가 식료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름 찌꺼기, 지방산 등을 재활용하고 가공해 바이오디젤 원료로 쓴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기름 등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마가린 등을 제조하고 남는 기름은 폐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첫 단계다.두 회사는 장기적으로 바이오에너지 원료 조달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료 조달뿐 아니라 에너지와 식품산업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현대중공업그룹과 롯데그룹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은 2014년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설립하는 등 화학 부
-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철회한 속내는
현대오일뱅크의 갑작스런 상장 철회 발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6월말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해 연내에만 상장을 완료하면 되는데, 서둘러 상장을 포기하면서다.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는 IPO 작업을 세 번이나 추진했다가 번복한 탓에 시장의 실망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향후 5년 간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주식 시장 상황과 동종업체 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IPO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2012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 이상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증권가는 현대오일뱅크의 결정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상장 주관사도 당일 오전 철회 소식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갑자기 상장을 접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증시 침체와 국제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회사다. 국내에서는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SK에너지와 함께 국내 5대 정유사로 꼽힌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0조6066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원의 좋은 실적 올렸다.현대오일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10조원 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국내 1위 정유사인 S-Oil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