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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화 구조조정' 금융권 협약…"구체적 사업재편 계획 내놔야"

    금융권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단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 금융 지원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석유화학 기업의 자구 노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재편 그림을 조속히 보여달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은행연합회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17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산업 구조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앞으로 기업이 구조조정 지원을 신청하면 주채권은행은 해당 기업 채권을 보유한 은행을 대상으로 자율협의회를 소집한다. 자율협의회는 외부 공동 실사를 통해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권은 필요하면 만기 연장, 금리 조정, 이자 유예, 신규 자금 투입 등 지원에 나선다. 자율협의회 의결 요건은 채권액 기준 4분의 3 이상 찬성이다.정부는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지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아직 산업계가 제시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산단별, 기업별 구체적 감축 계획과 자구 노력의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며 “연말까지 기다릴 것 없이 구체적인 사업재편 그림을 조속히 보여달라”고 촉구했다.은행권은 석유화학 기업 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금융 지원 과정에서 채권이 ‘고정’ 등급 이하로 부실화하더라도 ‘정상’ 또는 ‘요주의’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서형교 기자

  • 애경산업 인수한 태광…"K뷰티 사업 확장할 것"

    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인수를 계기로 화장품과 부동산, 에너지 등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 섬유 부문은 고부가 제품 위주로 체질 전환을 가속화해 그룹 성장 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유태호 태광산업 대표는 29일 주주 서한을 통해 “회사는 새로운 경영환경에서 도태 또는 도약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최근 애경산업 인수 계약과 관련해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K뷰티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태광산업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및 섬유 부문에서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을 정리하고, 모다크릴과 아라미드 등 수익성이 높은 스페셜티 라인을 중심으로 증설한다는 구상을 내놨다.유 대표는 신사업 투자를 담당하는 전담 조직인 미래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에너지 사업 진출을 검토할 계획도 밝혔다. 유 대표는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는 비용 절감은 물론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며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 등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자금 조달 방안인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주주 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된 것에는 “가처분 소송까지 이어진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대외적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태광산업은 다음달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서한에서 밝힌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확보를 위해 사업 목적 추가 안과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상정해

  • 공정위, '구조조정' 석유화학 기업에 "기업결합 신고 땐 신속 심사"

    공정위, '구조조정' 석유화학 기업에 "기업결합 신고 땐 신속 심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장기 부진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발맞춰 기업결합 심사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기업결합 신고 이전부터 업계와 소통 채널을 열어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공정위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주요 석유화학 기업 10곳과 간담회를 열고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8월 업계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사업재편 계획 제출을 앞둔 상황에서 마련됐다. 합작법인 설립이나 사업 통합 등 기업결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선 셈이다.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과잉 설비와 낮은 가동률, 친환경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구조적 압박이 커지자 업계 전반에서 통합과 생산라인 재편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공정위는 이날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고려해 기업결합 신고가 접수되면 최대한 신속히 심사하겠다”며 “책임 있는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에는 심사 역량을 우선 투입해 불확실성을 조기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속 심사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명한 자료 제공과 성실한 협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은 경쟁 구도가 복잡하고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검토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기업결합 신고 전 자료 제출 범위를 미리 협의할 수 있는 ‘사전컨설팅’ △M&A 본계약 체결 전 경쟁제한성을 예비 심사받는 ‘임의적 사전심사’ 제도를 소개하며 적극 활용을 당부했다. 공정

  • [단독] '범용' 철근·형강만으론 승산 없다…中 꺾을 '스페셜티'로 체질개선

    [단독] '범용' 철근·형강만으론 승산 없다…中 꺾을 '스페셜티'로 체질개선

    올초 주요 사업장의 작년 성적표를 받아 든 포스코 경영진은 충격에 빠졌다. 포스코의 상징인 포항제철소가 1973년 설립 이후 51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강판 등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광양제철소와 달리 선재, 후판, 열연강판 등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인 포항제철소의 한계였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5년이 한국 철강산업의 존폐를 가를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저부가 제품은 줄이고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를 확대하지 않으면 국내 철강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범용에서 스페셜티로 전환 유도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올초 설치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보고서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다. 중국의 저렴한 가격과 일본의 높은 품질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된 한국 철강업계가 살아날 길은 고부가 제품 생산 구조로 변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TF는 한국 철강업계에 남은 시간은 5년 정도라고 했다.TF가 제시한 구조조정 방향은 ‘선(先) 제품 고도화, 후(後) 감산·통폐합’이다. 특히 중국과 제품군이 겹치는 철근과 형강, 후판, 강판 등은 부가가치를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TF 관계자는 “범용 제품(에틸렌)에서 품질 차별화가 불가능한 석유화학과 달리 기초 철강제품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품질을 차별화할 수 있다”며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수반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철근 시장이 그렇다. 국내 철근업계 1, 2위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값싼 중국산

  • 정진욱 "대기업도 사업재편 자금 지원"

    정진욱 "대기업도 사업재편 자금 지원"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대기업 집단도 사업 재편 때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구조 개편이 시급한 석유화학·철강 부문 기업이 대부분 대기업 그룹에 속해 있어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17일 국회에 따르면 정 의원은 전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이 사업 재편 계획에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 등 사회공헌 계획을 포함하면 자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기업활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사업 재편 계획을 승인받은 기업에 대해 채권 금융사가 법령에 따라 시행해야 하는 신용위험 평가를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담았다.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자산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0.5%에 해당하는 11조6000억원 이상인 46개 기업집단을 의미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지정·발표하는데, 해당 그룹 소속 계열사는 신규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다. 현행 기업활력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이들 기업에 사업 재편 융자, 출연 등의 자금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정 의원은 “최근 중국의 공급 과잉, 탄소중립 규제 등으로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 중심으로 산업 위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해당 업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이라도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 의원은 지난 7월에도 석유화학 구조 개편을 지원하기 위해 주무 부처 승인을 받은 사업 재편 계획에 따른 합병이나 공동행위는 공정위 심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기업활력법

  • '25% 감축' 목표만 세웠다…기업은 눈치보며 '밀당'

    중국이 쏘아 올린 ‘공급 과잉’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선 구조조정이 일상이 됐다. 정부는 ‘기초 석유화학 시설(에틸렌 기준) 최대 25% 감축’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개 석유화학 기업은 에틸렌 생산 규모를 연간 270만~370만t가량 줄이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같은 산업단지에 있는 경쟁 업체들과 시설 통합 등을 협의하고 있다. 각 회사는 연내 자율 구조조정 방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검토한 뒤 세제·금융 지원을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370만t은 국내 석유화학 생산능력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타깃은 전남 여수와 울산, 충남 대산에 있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이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의 합병 및 시설 통폐합, LG화학과 GS칼텍스의 통폐합,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통폐합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기업이 “석유화학 호황 사이클이 올 때까지 버티면 ‘효자 사업’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시설 통폐합을 주저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고용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압박하는 것도 자율 구조조정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발효를 앞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업계 안팎에선 기업 구조조정이 단순히 생산능력 축소에 그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등으로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중국

  • 설자리 잃은 韓제조업…中 엑소더스 심화

    한국 기업의 ‘탈(脫)중국’이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 자급자족’이란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현지 기업이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제품 생산량을 대폭 늘려 한국 기업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현지 ‘애국소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 기업의 탈중국 범위와 강도가 더 크고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6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중국 진출 20년 만에 스판덱스 생산공장인 태광화섬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조만간 철수하기로 했다. 태광산업은 연말까지 현지 직원 500여 명의 고용 계약을 해지하고, 차입금 상환 등 청산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3년간 누적된 935억원의 영업손실과 55%로 주저앉은 가동률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한때 태광화섬은 매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안겨주는 알짜 회사였다. 태광산업은 이곳에서 연 3만2000t의 스판덱스를 생산했고, 2021년에는 스판덱스 브랜드 ‘엘라핏’을 출시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스판덱스 수요가 주춤해진 데다 중국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자 적자기업으로 추락했고, 결국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금호석유화학은 중국 기업과 합작해 2009년 설립한 르자오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 지분 50%를 지난해 전량 매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 합작사를 통해 종이 코팅용 접착제 등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SB) 라텍스를 연 15만t 규모로 생산했다. 이곳 또한 중국 현지 기업들의 증설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 내 환경 규제가 까다로워진 것도 한몫했다. 롯데케미칼도 중국 기업과 합작한 롯데삼강케미칼, 롯데케미칼자싱 지분을 2023년 전량 처분했다.중국 기업들의 증설에 몸살을

  • [단독] SK, 中 석유화학 합작사 지분 전량 판다

    SK그룹이 중국 1위 석유화학 기업인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와 세운 합작사 중한석화 보유 지분 35%를 전량 매각한다. SK가 손을 떼기로 한 중한석화는 에틸렌 등 연 320만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10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한·중 최대 석유화학 합작회사다. 비주력 자산 매각에 나선 SK그룹이 중국발(發) 공급 과잉에 신음하는 범용 석유화학 부문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이 중한석화 보유 지분 35%의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한석화 지분 65%를 보유한 1대주주 시노펙을 비롯해 여러 중국 기업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매각 가격은 장부가(8193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중한석화는 2013년 SK지오센트릭(당시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우한에 설립한 합작사다. 설립 당시 여의도 크기 부지(300만㎡)에 들어선 중국 최대 석유화학 공장으로 에틸렌 110만t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연 320만t 생산하고 있다.SK가 중한석화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당분간 범용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한석화의 주력 제품인 에틸렌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이 공급 과잉 상태에 빠져서다. 2020년 3100만t이던 중국 에틸렌 생산량이 지난해 6000만t으로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설립 후 2021년까지 8년 동안 1조9898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거둔 중한석화는 이후 3년간 1조752억원의 적자를 냈다.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구조조정 대상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산한 셈”이라며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은 과감히

  • "석화發 채권시장 충격 땐 안정자금 100조원 투입"

    금융당국이 석유화학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최대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이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상환 과정에서 차질을 빚어 채권시장 전반으로 유동성 불안이 번지는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무조건적인 자금 공급에는 선을 긋고 있다.▶본지 8월 25일자 A8면 참조28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을 비롯한 채권시장 상황을 하루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일부 석유화학 기업에서 발생한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 곧바로 시장안정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총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 가운데 40조원가량의 채권시장 안정펀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금융위원회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12·3 비상계엄, 미국발(發) 관세전쟁 등으로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유동성을 공급해왔다.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건 석유화학 기업의 시장성 차입금 상환이 최대 난제로 급부상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LG화학, HD현대케미칼 등 국내 10대 나프타분해설비(NCC) 기업의 시장성 차입금 가운데 만기가 1년 이내인 회사채·CP 잔액은 5조2900억원에 달한다.일부 석유화학 기업은 회사채·CP 차환(롤오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석유화학 기업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 시장 전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회사채·CP 등 시장성 차입 상환은 각 기업의 책임이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방

  • 에틸렌 올인 대신 분리막 공략…대한유화, NCC 중 '홀로 흑자'

    에틸렌 올인 대신 분리막 공략…대한유화, NCC 중 '홀로 흑자'

    한국 1호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 대한유화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내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수요 감소 여파로 여천NCC 등 국내 에틸렌 제조업체가 일제히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에틸렌에 올인하는 대신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제품으로 일찌감치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 선제 투자한 HDPE 등이 효자 역할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유화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01억원이다. 예상대로 되면 2146억원 영업손실을 낸 2022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다. NCC 사업을 벌이는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 국내 10개 회사(석유화학 부문 기준) 중 흑자가 예상되는 곳은 대한유화뿐이다. 증권업계는 대한유화의 내년 영업이익이 192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일등공신은 대한유화가 2018년부터 신사업으로 육성한 HDPE, PP다. HDPE는 포장재·대형파이프, PP는 자동차 범퍼·건자재 등에 들어가는 합성소재다. 이들 품목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서 한발 비껴 있는 데다 전기차 확산 등에 힘입어 수요가 늘고 있다.1970년 정부 주도로 설립된 대한유화는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상징 같은 회사다. 1987년엔 민영화와 함께 공기업 물을 뺐다. 나프타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에틸렌을 뽑아내는 데만 신경 쓴 민간 NCC 업체들과 달리 생산 품목 다변화에 힘을 줬다. 정유업체의 전유물이던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설비도 2008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석유화학

  • [단독] 10대 석화기업 단기 차입금만 5.3兆…대주주 증자 압박 커진다

    [단독] 10대 석화기업 단기 차입금만 5.3兆…대주주 증자 압박 커진다

    국내 10대 석유화학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기업어음(CP)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만 5조원어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이 닻을 올린 가운데 회사채, CP 등 시장성 차입금 상환이 최대 난제로 급부상했다. 최근 부도설에 시달린 여천NCC를 비롯해 HD현대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시장성 차입금보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석유화학 기업에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은 대주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 회사채·CP 상환 리스크 부각24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국내 10대 나프타분해설비(NCC) 기업(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LG화학, HD현대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에너지스, 에쓰오일, GS칼텍스, 대한유화)의 시장성 차입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8조556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가 16조3060억원, CP 등 단기 금융증권이 2조25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내인 회사채·CP 잔액만 5조2900억원에 달했다.한화솔루션(1조8250억원)과 롯데케미칼(1조3800억원)은 각각 1년 내 만기 도래 물량이 1조원어치를 넘는다. 한화토탈에너지스(6500억원), HD현대케미칼(6250억원), SK지오센트릭(5100억원), 에쓰오일(3000억원) 등도 수천억원 수준이다. DL케미칼, 대한유화는 시장성 차입이 없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LG화학과 GS칼텍스도 회사채 만기가 모두 1년 넘게 남아 있다.회사채, CP 등 시장성 차입은 은행 대출과 달리 채권자(투자자)가 매우 많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일반 개인투자자 비중도 상당하다. 정부가 은행권

  • 채권단 "대주주 고통분담해야"…석화기업 '옥석 가리기' 시동

    채권단 "대주주 고통분담해야"…석화기업 '옥석 가리기' 시동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석유화학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직후 ‘금융권 공동 협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돈줄을 죄고 있는 금융권을 활용해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벼랑 끝에 놓인 국내 석화산업 생존을 위해 선제적 자구노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대주주 책임 다 해야”금융위원회는 21일 3대 국책은행과 5대 시중은행 등을 소집해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번 구조조정의 3대 기본 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 분담, 신속한 실행을 강조했다. 특히 대주주와 계열기업은 책임감을 갖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계획, 신속한 실행으로 시장을 설득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 지원’ 방침에 불만을 드러낸 석유화학업계를 향해 “물에 빠지려는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는데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안일한 인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질타했다.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앞두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이번 구조조정은 부실기업이 아니라 정상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선제적 구조조정 사례로 꼽힌다. 정부는 중국·중동발(發) 공급 과잉, 원가경쟁력 저하 등으로 더 이상 석화산업의 수술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선제적 사업재편을 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 전반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했다.앞서 정부는 현재 1470만t에

  • "석유화학 기업별로 감축목표 내라"

    금융당국이 석유화학업계 자율 구조조정에 앞서 기업별·산업단지별 생산량 감축 목표를 요구하기로 했다. 정부가 전례 없이 정상 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한 만큼 철저한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신속한 사업재편을 위해 다음달 은행연합회 주도로 ‘채권은행 협약’을 맺은 뒤 관련 업체 실사 등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를 소집해 채권단에 석유화학 기업과 대주주의 선제적 자구노력이 있어야만 금융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업재편 원칙을 전달했다. 자구노력을 전제로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채권금융기관 공동 협약을 통해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선제적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대산, 여수, 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 산업단지별·업체별 에틸렌 생산량 감축 목표를 채권단과 함께 요구하기로 했다. 앞서 발표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뭉뚱그린 ‘25% 자율 감축 조치’로는 실효성 있는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봐서다.당국은 10조원이 넘는 석유화학업체의 회사채·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금을 해소하기 위해 대주주 유상증자를 비롯한 고통 분담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박재원/서형교 기자

  • 금융위 "석화기업 차입금 회수 자제해달라"

    금융위 "석화기업 차입금 회수 자제해달라"

    금융당국이 석유화학기업 사업 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은행권 공동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자율 구조조정에 나서는 업체에는 차입금 회수를 당분간 자제하고, 생산량 감축 등 선제적인 자구 노력에 나선 업체에 대출 금리를 깎아주는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1일 3대 국책은행과 5대 시중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 관계자를 소집해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연다. 간담회에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권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마련한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채권 금융기관에 협력을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특히 금융당국은 석유화학업체들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이끌 ‘당근’으로 ‘차입금 회수 자제’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업계 공동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율 협약에 참여하기로 한 석유화학업체들의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총 32조1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은행권 대출금은 약 18조원, 시장성 차입금은 14조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엔 대출 금리 감면 등 혜택을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제적 구조조정 조치에 나선 석유화학업체 중 실사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한 곳에 금리 인하 혜택을 줄 예정”이라고 했

  • 공장 통폐합 논의 본격화…여수산단이 관건

    공장 통폐합 논의 본격화…여수산단이 관건

    정부가 20일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림에 따라 여수(전남), 울산, 대산(충남) 등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입주기업 간 통폐합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목표를 현재 생산량의 최대 25%(연 375만t)로 잡은 만큼 10여 개 공장이 통폐합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정유사와 석유화학회사의 수직적 통합이다. 원유를 취급하는 정유사와 손잡으면 에틸렌의 원재료인 나프타를 싸게 조달하는 등 시너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게 대산산업단지에서 현재 논의 중인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NCC 설비 통합 운영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이곳에 각각 110만t, 85만t 규모 NCC를 운영하고 있고, HD현대오일뱅크는 별도로 정유 시설도 갖췄다. 롯데케미칼의 NCC 설비를 HD현대케미칼이 통합 운영하고,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가 추가 출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산단에는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의 NCC 설비도 있다. 이들 업체의 설비 통합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울산산단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가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은 정유사인 SK에너지에서 나프타를 공급받아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만든다. 대한유화는 에쓰오일에서 나프타를 공급받고 있다. 두 회사가 합치면 SK에너지와 맞물려 정유사와 NCC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다만 SK의 매입 제안에 대한유화가 자금 부족을 들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가장 난관이 예상되는 곳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산단이다. 여천NCC(연 228만5000t)와 LG화학(200만t), 롯